사물의 중력 - 사소하지만 소중했고 소중하지만 보내야 했던 것들에 대하여
이숙명 지음 / 북라이프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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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떤 물건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세상이 표현된다. 상상이 현실이 되고 구체적으로 표현되는 데에는 실제 만들어진 물건이 영향을 준다. 그러면서 더 좋은 물건을 갖고 싶고 주변의 누군가가 새로운 물건을 장만하면 물욕이 강해진다. 이 책은 물건들에 대한 조금 특별한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다. 사소하지만 소중했고, 소중하지만 보내야 했던 것들에 대한 생각을 담은 책이다. 이 책《사물의 중력》을 읽으며 과거와 현재의 물건들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이 책의 저자는 이숙명. 영화지 <프리미어>, 여성지 <엘르>,<싱글즈>에서 일했으며 펴낸 책으로《어쨌거나 뉴욕》,《패션으로 영화읽기》,《혼자서 완전하게》등이 있다. 현재 인도네시아 누사페니다에 머물며 이런저런 잡지에 글을 기고한다.

이 세상에 생겨나 나의 손을 거치고 어디론가 떠나간 사물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싶었다. 이 책은 그러니까, 내가 소유했던 물건들에 대한 기록이자 내 삶의 인덱스 같은 것이다. 나를 붙들어준 정든 물건들이여, 안녕히. (9쪽_프롤로그 中)

 

이 책에는 잃어버린 애착인형, 나에게 주는 생일 선물, 완벽한 손톱깎이, 투자를 위한 소비, 샤넬 백과 에코백, 울부짖는 냉장고, 젓가락의 맛, 내 생애 가장 잘 산 물건, 당신의 지도에는 없는 사람, 취향 없는 사람, 물건은 사기보다 버리기가 어렵다, 쓰레기가 되지 않을 물건, 인생을 트렁크 하나에 담을 수 있다면, 아무것도 없으면 모든 것이 새롭다, 완벽한 커피를 찾아서, 가난뱅이의 쇼핑, 개도 좋아하는 신발, 캐시미어의 힘, 이건 그냥 밥통이라고요, 왜 사는가 등의 글이 담겨 있다.

 

미니멀리즘을 지향하지만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을 안다. 없으면 불편하고 있으면 편리한 물건들이 수두룩하다. 그다지 큰 애착은 없더라도 일단 집이라는 공간에 있다보면 굳이 있는 물건을 없애기도 아깝다. 때로는 편리함에, 때로는 추억에, 때로는 무의식적으로, 물건에 둘러싸여 살고 있다. 저자는 제 역할을 충실히 하는 물건을 볼 때의 감탄을 손톱깎이를 보면서 하게 되고, 물건과의 의리 따위로는 물욕을 이기지 못하는 법이라는 것을 TV를 바꾸고는 깨달았다. 내 주변에 이런 물건들이 있었구나, 내 주위를 둘러보기도 하고, 저자가 들려주는 물건들의 이야기에 집중해보기도 한다.

 

어쩌면 내가 하는 물건에 대한 생각도 이렇지 않았을까. 적당히 표현된 내 마음을 보는 듯하다.

꼭 아끼는 물건이 아니어도, 돈을 좀 들였거나 아직 제 구실을 하는 물건을 처분할 때는 골치가 아프다. 끼고 살자니 공간이 부족하고, 버리기는 죄스럽고, 누굴 주자니 아깝고, 파는 건 귀찮다. (135쪽)

 

 

 

 

이 책을 읽으며 갖고 싶은 물건에 대해 생각하기도 하고, 필요없는 물건을 깔끔하게 치우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이제 나에게 필요없는 물건을 치우기 위해서는 보통 번거로운 것이 아닌데, 생각만으로 멈추지 말고 행동에 옮기고 싶다.

물건은 사기보다 버리기가 어렵다. 일단 마음먹기가 어렵고 마음을 먹었대도 실행에 옮기기가 어렵다. 새 물건은 카드만 긁으면 집 안까지 배달된다. 덤도 끼워주고, 적립금도 주고, 야단법석을 떨면서 소비를 축하해준다. 하지만 처분할 때는 갖은 수고를 들여야 한다. 쓰레기를 분리하고 배출하는 것도, 쓰레기장으로 들고 나르는 것도 모두 내가 직접 해야 한다. 어디 그뿐인가. 버리는 데도 돈이 든다. 나는 이제 물건을 살 때 그것을 소유하고 즐기는 일 못지않게 버릴 일을 상상한다. 주기적으로 50리터 쓰레기봉투를 가득 채워 낑낑대며 쓰레기장으로 끌고 나가던 일, 중고거래를 하느라 시간 쓰고 스트레스 받던 일, 서울을 떠나기 전날 시간이 촉박해 공업용 쓰레기 포대에 부엌살림을 쓸어 담고 친구 차로 몇 번이나 쓰레기장을 왕복한 일. 그런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해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둘 중 하나다. 사지 않거나, 쓰레기가 되지 않을 물건을 사거나. 버리고 버리다 얻은 교훈이다. (145~146쪽)

 

취향은

남에게 과시하기 위해 쓰면 허영이 되고

남을 무시하기 위해 쓰면 폭력이 된다. (115쪽)

이 책을 읽으며 물건들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나또한 내 삶의 인덱스 같은 느낌으로 내가 소유했던 물건들을 떠올려본다. 차 한 잔 마시며 대화를 나누는 듯한 느낌의 책이기에 함께 읽으며 물건에 대해 생각해보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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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 나 혼자 만나는 나에게 - 김소울 박사의 미술심리치료 에세이
김소울 지음 / 일리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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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을 읽겠다고 펼쳐들고는 잊고 있던 무언가를 떠올리는 듯, 마음이 쿵 내려앉는다. 요즘 나 자신에게 위로는커녕 아무 것도 주지 못하고 있고, 그러니 자존감은 바닥을 달리고 있었다.

나만큼 나를 잘 알고, 공감해 주고, 위로해 줄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있다. 내가 평소에 잊었던, 소중하게 여기지 않았던, 그러나 나를 가장 잘 알고 이해해 주는 세상에 유일한 그 사람. 바로 나 자신이다.

오늘 밤, 나 혼자 나를 만나보자. 힘들고 지쳤을 나를 꼭 껴안아주자.

울컥 눈물이 쏟아질 것 같은 나에게 애틋한 마음을 전해 보자.

오늘 밤, 나 혼자 만나는 나에게 그동안 마음 쓰지 못해 미안하다고 용서를 빌자.

'괜찮아 힘내!'라고 용기를 주자.

오늘 밤, 나 혼자 만나는 나에게 정말 사랑한다고 고백하자.

오늘 밤, 나 혼자 만나는 나에게…. (11쪽_프롤로그 中)

지금껏 힘든 나를 외면만 했던 시간이 미안했다. 다독여주고 싶었다. 위로하고 싶었다. 나 자신에게 힘내라고 말하고 싶었다. 그래서 내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싶은 마음에 이 책『오늘 밤, 나 혼자 만나는 나에게』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김소울. 플로리다 마음연구소 대표이며,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상담심리학과 특임교수이다. 현재 국제 임상미술치료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10년 이상 미술치료 임상 경험을 쌓았다.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갈등을 겪고 있는 내담자들이 심리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된다. 1장 '그림자와 손편지', 2장 '고양이를 만나기까지', 3장 '더 행복하게', 4장 '마음 그리고 마음'으로 나뉜다. 난 저 애가 이유 없이 싫어, 네가 뺄 살이 어딨어?, 허한 마음을 채우는 음식, 백지에 설레는 까닭, 내 기준으로 살아야, 스트레스가 폭발할 것 같아, 강아지처럼 사랑하고 고양이처럼 배려하기, 죽음을 생각해 본 적 있니, 좋은 사람은 어떻게 되는 걸까, 결혼 언제 하냐구요?, 내가 언제 이렇게 나이를 먹었지, 얼마가 되면 알 수 있을까, 행복한 스크루지 되기 등의 내용을 볼 수 있다.

 

일상 속 단상을 가볍게 풀어나가다가, 사람의 심리와 연결시키고 그림과 연관지으며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틀을 제공해준다. 인간 심리를 그림과 연결시켜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데, 핵심을 잘 짚어내준다. 조곤조곤 들려주는 이야기에 집중하다보면 어느새 내면을 바라보게 되고, 내 마음을 어루만지는 느낌이 든다. 내 안의 나에게 화해의 손짓을 하며 나를 더 사랑할 수 있고, 상대방을 더 이해하고 싶어진다. 글과 그림을 통해 이해의 폭을 넓히며 치유의 시간을 보낸다.

 

 

모네가 들고 나온 이 그림은 마치 30분도 안 되는 시간 안에 대충 그린 듯, 붓터치가 성의 없어 보였고, 반쯤 그리다 만 것과 같은 모습이었다. 대중과 평론가들은 "붓질조차 서투른 아마추어.", "집안의 벽지만도 못한 그림." 이라고 <인상: 해돋이>를 비난했다. 그러나 모네는 이렇게 대답했다.

"풍경은 그 자체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변화하는 공기와 빛에 의해 살아나는 찰나의 인상이다."

그는 인상주의라는 새로운 화풍을 개발하는 데 총력을 다했고, 그 덕분에 현대미술에 큰 획을 긋는 새로운 장르의 미술이 탄생할 수 있었다. 만약 모네가 <인상: 해돋이>를 발표하고 비난에 위축되어 대중들에게 익숙한 그림만을 그렸다면 미술사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77쪽)

 

많은 여성들이 아프로디테처럼 아름답게 태어난 여성들을 매일 부러워하지만, 우리는 다음 질문을 한번쯤 던져보아야 할 것이다.

아프로디테는 과연 외모 고민을 하지 않았을까?

정말 자신의 외모가 모두 마음에 들었을까?

매력적인 신의 마음을 얻으려고 그녀는 거울 앞에서 얼마나 많은 시간을 보냈을까?

그녀도 매일 조금이라도 더 예뻐지려고 옷매무새를 가다듬었을 것이며, 긴 머리카락을 관리하기 위해, '미의 여신'이라는 타이틀이 주는 기대감을 충족시키기 위해 애쓰며 살았을 것이다. (27쪽)

이런 미술심리 치료책은 없었다. 읽기만 해도 마음이 편안해진다. 불안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마음건강을 지켜줄 책이다. 임상사례들을 구체적으로 소개하고 있어 흥미롭고 신뢰가 간다.

_오정연/네이버 대표 섭식장애카페 '소금인형' 매니저

 

심리책인데 미술작품까지 얹었다. 미술을 심리학으로 풀어냈다고 할 수도 있겠다. 어찌되었든 미술심리치료라는 것이 색다르게 다가오며 새로운 지평을 여는 듯, 시야를 확 틔워주는 느낌을 받는다. 이왕이면 밤에 읽자. 온전히 나 혼자 있을 수 있는 시간에 펼쳐들자. 그러면 좋겠다. 이 책을 읽겠다고 펼쳐든 시간이 책의 존재감을 급상승시켰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 시간대, 홀로 읽기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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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둘째 별글아이 그림책 4
서숙원 지음, 김민지 그림 / 별글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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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별글아이 그림책 제4권『내 이름은 둘째』다. 4세~6세 유아를 위한 그림책이다.

저는 우리 집의 둘째랍니다. 나이도 두 번째, 키도 두 번째, 몸무게도 두 번째 (책 뒷표지 中)

이 책을 읽으며 언니와 남동생의 중간에 자리하고 있는, 둘째 딸 연두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이 책의 글은 서숙원, 그림은 김민지가 맡았다. 서숙원은 방송작가이자 카피라이터로 활동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육아에 재능을 발견, 인성에 관한 책을 쓰고 인성 강사로 활약 중이다. 늘 동화 같은 삶을 꿈꾸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작가이자 천의 목소리로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동화 스토리텔러다. 김민지는 홍익대학교 서양화과에 다니고 있다. 이 책의 주인공 연두는 딱 우리 이웃집 둘째 같다. 연두를 탄생시키는 동안 연두에게 푹 빠져 완벽한 연두 편이 되었다. 언제부턴가 어린이들을 관찰하는 것을 좋아했는데, 이 책을 시작으로 그림 작가로서 개성만점 인물들을 한 명씩 세상에 내놓고 싶다.

 

이웃집 둘째 같은 연두가 이 책의 주인공이다. 위에서 두 번째 둘째. 키도 나이도 몸무게도 두 번째다. 하지만 처음부터 그냥 둘째였던 건 아니었고, 귀여운 막내였던 적도 있었다는 것. 그러나 동생이 태어난 뒤 진짜 둘째가 되자 모든 게 달라졌다고 고백한다. 살다보면 가족들에게 상처도 많이 받고, 또 가족이라는 존재로 인해서 치유도 받는다. 일상 속에서 가족들의 행동에 서운함을 느끼던 연두는 어떤 일을 계기로 존재감을 부각시키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며 둘째 딸 연두가 자존감을 회복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함께 지켜본다.

 

 

 

둘째 아이 연두가 소외감과 질투심을 극복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글과 그림을 통해 바라본다. 스토리도 스토리이지만 무엇보다 그림이 마음에 들어 아이들에게 읽어보라고 하고 싶은 그림책이다. 둘째가 표지의 연두처럼 뾰루퉁한 표정을 짓고 있다면 조용히 이 책을 건네보면 어떨까. 둘째의 마음을 잘 담아내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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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다정한 문장 - 카피라이터의 시선에 포착된 마법 같은 문장들
이시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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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카피라이터 이시은이 들려주는 에세이『오랜 시간, 다정한 문장』이다. 카피라이터가 일상에서 포착한 삶의 힌트를 들려주는 에세이라는 점에서 궁금한 생각이 들어서 휴일 오전, 이 책을 꺼내들었다. 카피라이터의 시선에 포착된 마법 같은 문장들을 이 책을 통해 읽으며 생각에 잠겨본다.

 

 

 

 

이 책의 저자는 이시은. 외국계 광고대행사에 근무 중이다. 곧 17년차 카피라이터. 일본 광고와 카피에 관심이 많아서 마음에 드는 것을 모으다가, 다른 이들과 함께하고 싶어 하나둘 블로그에 올리다 보니, 어느새 74만 명이나 다녀간 인기 블로그의 주인공이 되었다.

이 책에 쓰여 있는 문장들은, 감정적일 순 있으나 잔혹하진 않으며 무력할 수도 있으나, 저에겐 분명 강력했던 말들입니다. 그래서 작게나마 바라는 점이 있다면, 제 삶에 좋은 영향을 끼쳤던 문장들이 읽는 누군가에게도 부디 좋은 힘이 되었으면 하는 것입니다. (6쪽)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된다. 프롤로그 '문장의 힘을 믿고 있다'를 시작으로, 1부 '지금을 버티게 해준 문장들 "의외로 월요일에 웃을지도 모른다"', 2부 '모든 순간을 의미 있게 한 문장들 "그동안 한 일들이 허사는 아니었다"', 3부 '사람이 힘들 때, 문득 위로가 되어준 문장들 "착한 사람일 필요는 없어. 나쁜 사람만 안 되면 돼"', 4부 '한 걸음 더 내딛을 힘을 준 문장들 "끝나는 것도 어쩌면 즐거울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로 나뉜다. 아침에 꿋꿋하게 일어나는 것도 능력입니다, 추억은 옛날의 것이 아닌지도, 소심한 나를 위한 건배사, 준비되지 않는 게 맞다, 못하니까 재밌다, 새것은 언제나 헌것이 된다, 격이라는 단어의 격, 후회하리라는 걸 아는 선택, 누구나 커서 악역이 된다, 사람은 다들 누군가의 짐이야, 시간은 쌓이는 것이다, 외롭지 않은 어른은 없다 등의 내용을 볼 수 있다.

 

사람들은 같은 세상을 살아도 다른 곳을 바라보며 하루를 보낸다. 이 책을 읽으며 카피라이터인 저자의 일상, 혹은 추억을 생각해본다. 내가 접하지 못한 드라마나 광고, TV 프로그램을 매개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기도 하고, 일상적인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하며, 자연스럽게 그 안에서 깨달은 바를 전달한다. 특히 일본 광고는 볼 기회가 없으니 새롭게 다가왔고, 저자의 블로그도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심의 공원, 두 개의 벤치가 나란히 있다. 두 남자가 각자 벤치에 앉아 캔 커피를 마시고 있다. 일본의 캔 커피 광고이다. 한 남자는 누가 봐도 회사원의 복장인 정장을 입고 있고, 한 남자는 누가 봐도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이다. 회사원이 옆자리의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남자를 슬쩍 보며 마음속으로 말한다.

'아, 스트레스 없어 보이네. 좋겠다.'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남자는 회사원을 슬쩍 보며 생각한다.

'편해 보이네. 좋겠다.'

그 둘은 그러다 각자 이런 상상을 하게 된다.

'만약 내가 건설 현장에서 일한다면 높은 곳에서 바들바들 떨며 일할 수 있을까?'

'만약 내가 회사원이라면, 굽신굽신거리며 자존심 버리고 클라이언트를 대할 수 있을까?'

둘은 서로 고개를 저으며 상대를 향해 마음속으로 말한다.

'당신, 대단하네.' 그리고 마지막 한마디

'오늘도 수고했어. 어디의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31~32쪽)

 

'I LOVE YOU를 번역해보면'이라는 글도 인상적이다. 상상과 감성을 소용돌이치게 하는 문장, 그 설렘을 이렇게 짚어주니 알 것도 같다. 언제부터 현실적이고 직설적으로 살았던 것일까.

남자가 문득 밤하늘을 보며 말했다.

"달이 예쁘네요."

여자는 의심 가득한 눈으로 남자의 시선이 머문 밤하늘을 보며 말한다.

"달은 보이지 않습니다만."

그러자, 남자가 말했다.

"나츠메 소세키의 일화입니다. I love you'를 일본어로 번역하면 '달이 예쁘네요'가 된다고."

여자는 이상하다는 듯 말한다.

"그 번역은 잘못됐습니다."

"아니, 그렇지만 일본인은 얼굴을 마주보고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잖아요. 달이 예쁘네요. 그 말에 그 생각을 담는다. 그게 일본인의 정서라는 그런 의미입니다. 그러니까, 달이 예쁜 거예요. 달이 매우 예쁩니다." (181쪽)

 

특히 텔레비전 광고는 집중해서 보는 것이 아니라, 어서 끝나기만을 기다리는 일반인으로서는 광고를 새롭게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좋았다. 이 책에 담긴 글을 읽으며 카피라이터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간을 보낼 수 있기에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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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써 말 걸지 않아도 대화가 끊이지 않는 법
기무라 다카시 지음, 이혜윤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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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인간관계가 제일 어렵고, 대화를 나누는 것도 만만치 않다. 무슨 이야기를 해야할지도 모르겠고, 낯선 사람에게 다가가는 것도 영 내키지 않는다. 부담스럽고 힘에 겹고 망설여진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애써 말 걸지 않아도 대화가 끊이지 않는 법을 알려준다고 한다. 어찌 읽어보지 않을 수 있겠는가. 나에게 꼭 필요한 생존전략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 책『애써 말 걸지 않아도 대화가 끊이지 않는 법』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기무라 다카시. 인간관계 컨설팅 전문가이자 칼럼니스트로 기초적인 커뮤니케이션 방법부터 연애, 결혼,직장 고민까지 1만 명이 넘는 내담자를 만나며 인간관계에 관한 수많은 상담을 해왔다. 누구와 만나도 편안하게 소통하는 능력을 바탕으로 유명인 전문 인터뷰어, 연애 컨설턴트, 텔레비전 프로그램 패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다른 사람들에게 말을 붙이기조차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말하라는 충고는 현실적으로 실천하기 너무 어렵다. 반대로 상대가 먼저 말을 걸고 싶게 만들 수 있다면 좋겠다는 고민 끝에 이 책을 쓰게 됐다" (책날개 中)

 

이 책은 총 여섯 챕터로 구성된다. 챕터 1 '애써 말 걸지 않아도 저절로 시작되는 대화의 원칙', 챕터 2 '상대가 말을 걸게 만드는 현장 테크닉 10', 챕터 3 '대화에 활기를 불어넣는 리액션', 챕터 4 '상대를 내 편으로 만드는 호감형 대화의 기술', 챕터 5 '언제 어디서든 대화가 끊이지 않는 법', 챕터 6 '부담을 내려놓고 무심코 웃게 되는 대화법'으로 나뉜다. 말을 잘하고 못하고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웃지 않는 사람에게 말을 걸 수 있는가?, 눈을 마주쳐야 대화가 시작된다, 상대의 눈에 드는 3-3 접근법, 대화하고 싶은 사람의 왼편에 앉아라, 정 어려우면 메모라도 남겨라, 흥미진진하게 듣고 있다는 걸 표현하라, 의자를 고쳐앉기만 해도 분위기가 달라진다, 침묵이 필요한 순간도 있다, 가끔은 일부러 틀려보자, 다시 만나고 싶어지는 마무리 인사법 등의 내용을 볼 수 있다.

 

 

 

그동안 사실 대화를 하기 위해서 언변을 키워야 하고, 사람들에게 다가가야한다고만 생각했는데, 그것은 내 성향과 반대여서 힘에 겨웠다. 그렇기에 특히 내성적인 사람이라면 이 책에서 쓸만한 대화법을 건져내리라 생각한다. 두루두루 넓고 가볍게 인간관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을 하기보다는 내가 원하는 사람과 제대로 소통하기 위해서 필요한 노하우를 알 수 있으니 말이다. 특히 '대화하고 싶은 사람의 왼편에 앉아라'가 인상적이었다.

오늘 회사에서 중요한 모임이 있다. 바로 사원들을 격려하기 위한 이벤트로 '본부장과의 대화'가 마련된 것이다. 보나마나 나서기 좋아하는 인사팀장이 대화를 주도하겠지만, 기왕이면 본부장님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고 싶다. 당신이라면 어디에 앉겠는가? 가장 좋은 자리는 어디일까? 바로 본부장의 왼쪽 자리다. 모임의 리더나 주최자 왼쪽 자리에 앉으면 옆에서 던지는 말을 거드는 것만으로도 주목받을 수 있다. 기본적으로 회사 모임의 대화는 리더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게 보통이다. 리더가 화제를 꺼내면 대화가 오고 가는 식이다. 이때 리더는 참석자의 동의를 구하거나 의견을 묻게 되는데 그때 '작대기'를 가장 자주 받는 사람이 왼쪽 옆에 앉은 사람이다. 왜 그런가 하면 사람은 대부분 오른손잡이이기 때문이다. 오른손으로 펜을 잡거나 수저를 드니 오른팔과 어깨가 움직이고 상대적으로 오른쪽 시야가 좁아지게 된다. 왼쪽으로 시야가 열리고 몸도 왼쪽으로 돌아간다. 따라서 왼편에 앉아야 얼굴이 더 잘 보이고 말을 주고받을 기회도 더 늘어난다. (62쪽)

 

이 책에는 상대가 먼저 말을 걸게 하고, 어색하게 대화가 끊이지 않도록 하는 51가지 노하우가 담겨 있다. 부담 없이 실천해보기 좋은 실용적인 방법들이어서 당장이라도 써먹을 수 있을 것이다. 대화를 잘 하려면 말주변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이 책에서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알려준다. 이 책을 읽으면, 말 걸고 싶은 상황을 만드는 법이라든지 호감이 가서 말을 걸고 싶은 사람이 되는 법을 알 수 있다. 대화에 대한 강박에서 벗어나 다른 면에서 생각해볼 수 있기에 이 책을 권한다. 특히 대화를 주도하지 못해서 조바심이 나거나 자책하는 내성적 성격의 소유자라면 이 책으로 새로운 세상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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