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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의사도 모르는 진짜 치과 이야기 - 충치에서 임플란트까지
김동오 지음 / 에디터 / 2019년 2월
평점 :
얼마 전 치과에 다녀왔다. 잇몸에 염증이 생겨서 밥도 못 먹을 만큼 아파서 마지못해 가게 되었다. 치과는 번쩍이는 불빛 밑에서 꼼짝없이 누워서 드르륵 이가 갈리는 소리를 들어야 하는 공포스러운 곳이어서, 죽을 만큼 아프지 않으면 발걸음이 닿지 않는 곳이다. 때로는 이 정도는 그냥 지내도 되는 건지 괜히 병을 키우는 것은 아닌지 고민될 때가 있다. 이런 때에는 누가 속 시원하게 짚어주면 도움이 될 것인데, 그것도 무려 치과의사가 알려준다고 하니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충치에서 임플란트까지' 속 시원하게 들려주는『치과의사도 모르는 진짜 치과 이야기』에 집중해본다.


이 책의 저자는 김동오. 현재 서울에서 작은 치과를 운영하고 있는 치과의사다.
10여 년 전부터 사례들을 모으기 시작했고, 이제 어떤 치료가 필요하고 어떤 치료가 치아와 몸에 오히려 해가 되는지, 치아와 얼굴의 좋지 않은 구조로 인한 치아의 악화 및 치과 치료의 한계 등을 설명하는 책을 쓰게 되었습니다. 치과 치료의 부작용을 미리 알았더라면 큰 고통에 시달리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환자들이 한 명이라도 덜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 이 책을 쓴 가장 큰 이유입니다. (11쪽)
이 책은 총 6부로 구성된다. 1부 '아이의 치아를 사랑하는 법', 2부 '충치 치료의 두 얼굴', 3부 '작아진 턱, 불규칙한 치아', 4부 '치아의 한계', 5부 '치과의 배신', 6부 '치아의 주인'으로 나뉜다. 유치는 집에서 빼도 된다, 불소 도포보다 양치질, 구강 검진을 받을수록 늘어나는 충치, 세균을 없애면 충치가 사라질까?, 진화를 알면 치아 질환이 보인다, 신경 치료와 크라운을 해도 치아는 빠진다, 치아를 묶지 말고 자유롭게, 사랑니는 쓸모없는 치아가 아니다, 잇몸 치료를 해도 치아는 빠진다, 식생활이 치아 건강을 결정한다 등의 내용을 볼 수 있다.
가장 먼저 유치 발치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어릴 때 집에서 유치를 빼서 치열이 고르지 못하게 났다고 생각하는 요즘 부모들은 아이를 억지로 데리고 치과에서 유치를 뽑는다. '이렇게 아이들을 억지로 데려와 치과에서 유치를 뽑는 것이 큰 도움이 될까요?'라는 질문에 '아니요'라고 답하며 글을 전개한다. 치과의사와 부모들은 유치를 빨리 또는 제때 뽑아야 영구치들이 바르게 나온다고 생각하지만, 요즘 아이들의 턱은 이전 세대보다 훨씬 작아져서 영구치가 바르게 배열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그때문에 치과에서 인위적으로 유치를 뽑아도 영구치의 바른 배열을 보장하기 어렵다고 한다. 이렇게 어느 것이 도움이 될까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물음에 이 책에서는 시원스레 대답을 해주며 설명을 이어간다.

우리는 치과에 가는 것을 매우 당연시합니다. 그러나 이런 모습은 불과 100년 전만 해도 보기 힘들었습니다. 물론 당시에는 치과가 없었으니까, 건강 및 치료 지식이 부족했으니까, 오래 살지 않았으니까 등의 이유를 제시하 수 있겠지만 근본적으로는 충치 등의 치아 질환이 흔하지 않았기 때문에 치과에 갈 필요가 없었던 것입니다. 충치는 현대 문명이 만들어낸 새로운 병입니다. 따라서 충치가 없었던 과거와 충치가 만연한 현대의 차이를 살펴보면 충치의 근본 원인을 파악할 수 있고 치아 질환을 해결하는 데 좀 더 가까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식생활의 변화와 그에 따른 얼굴의 진화가 치아 질환의 발생 원인입니다. (108쪽)


치아 건강을 위해 열심히 치과에 다니는 것이 도움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안 좋을 수 있다는 것을 치과의사가 솔직담백하게 들려주니 신뢰가 간다. 차례를 보며 특히 궁금한 부분을 먼저 찾아보아도 좋을 것이며, 처음부터 넘겨보다가 해당 사항을 집중해서 읽을 필요도 있다. 안 좋다면 어떤 부분에서 그러한지 논리적으로 설명해나가서 이해가 간다. 무엇보다 실제 사례를 들려주는 Q&A는 저자 본인과 가족, 지인들의 이야기가 대부분인데 흥미를 유발하는 내용이어서 솔깃한 심정으로 읽어나갔다.
이 책 속의 '당신의 선택'이라는 제목의 글이 시작되기 전에 들려주는 노리나 허츠의 말이 인상적이다. '전문가가 말할 때면 우리는 마치 스스로 생각하기를 멈추는 듯하다. 이는 정말이지 무서운 일이다. 그럼에도 문제가 있다는 의심조차 하지 않는다.' 라는 말에 주목한다. 역시 양치질과 식습관에 좀더 노력을 하며, 치과와는 적당한 거리를 두겠다는 결론을 낸다.
충치 치료부터 SS크라운, 실란트, 금인레이, 아말감, 글래서 아이오노머, 턱관절 스플린트, 임플란트, 브릿지, 교정, 양악 수술까지 선택의 기로에 서 있을 때에 일단 이 책을 읽기를 권한다. 치과에 가기 전에 먼저 읽어보고 스스로 주관을 갖고 결정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