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여름 - 여름 가을 겨울 봄 그리고 마음그림책
아르기로 피피니 지음, 이리스 사마르치 그림, 신유나 옮김 / 옐로스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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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그리스 IBBY 국제아동청소년협의회 2016 최고의 그림책 수상작이다. 그림책은 글로 한 번, 그림으로 한 번 더 마음에 여운을 남긴다. 이왕이면 수상작이 글과 그림의 완성도가 높으리라 기대되어 이 책을 펼쳐들었다. 어느 버려진 집에 깃든 두 번째 여름, 과연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궁금했다. 이 책의 글과 그림을 보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기분이 좋아질 것 같아서 이 책『여름 가을 겨울 봄 그리고...다시 여름』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아르기로 피피니. 그리스에 사는 작가이면서 배우다. 2012년에 그리스 문학 번역에서 수여하는 상을 받았으며, 어른들과 아이들을 위한 작가 교실과 수업을 열고 있다. 이 책의 그림은 이리스 사마르치. 그래픽과 인테리어 디자인, 아동 미술을 공부하고 2004년부터 어린이책에 그림을 그리고 있다.

집은 두 종류가 있습니다. 건물일 뿐인 집과 가족이 살아가는 공간으로서의 집. 아이들이 뛰어놀고 가족들의 목소리가 들리고 웃음소리가 넘치는 장소가 바로 가족이 살아가는 집입니다. 집은 우리가 가장 안전하게 머물 수 있는 안식처이기도 하고 꿈의 씨앗이 처음 심어지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곳에는 여름과 또한 다른 모든 계절이 숨어 있씁니다. 입맞춤을 나누고 소망을 품고 때론 작별이 찾아오기도 하고 우정을 나누는 삶의 공간입니다. … 나는 집으로 향하는 이 여행을 세상의 모든 가족과 새로운 출발을 하려는 사람들에게 제안합니다. 우리는 때로 상실을 겪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행복이 찾아옵니다. 하나의 여름이 지난 다음 다시 여름이 찾아옵니다. 그렇게 집으로 가는 여러분의 이야기도 해피엔딩일 것입니다. (아르기로 피피니_한국의 독자들께 中)


이 그림책은 버려진 집에 새로운 가족들이 둥지를 틀며 집에 숨결을 불어넣는 과정을 그려낸 책이다. 외딴 시골 마을에 버려진 집이 있었는데, 새들은 이제 버려진 집에 날아오지 않았고 둥지를 틀지 않았으며, 고양이들도 그 집에서 새끼를 낳지 않았다. 집은 돌봐 주는 사람이 없어 점점 병들어 갔다. 그러던 어느 여름날, 한 가족이 집을 기웃거리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 가족이 거기서 살기로 결정하면서 집은 점점 살아난다. 그냥 버려두면 폐허가 되지만 사람들의 발소리, 목소리가 흘러넘치면 집은 다시 생기를 찾는다. 

 


집의 입장에서 사람들이 생기를 불어넣어주어 조금씩 힘을 찾아가는 모습을 잘 그려냈다. 어느새 흑백에서 칼라로, 버려진 집에서 활력이 넘치는 포근한 집으로 탈바꿈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시간이 흐르고 사람들이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그 공간은 살아난다. 한 가족이 화목하게 어우러져 집이라는 공간을 만들어나가는 것을 보니 주변을 둘러보게 된다. 상자 안에 넣어두었던, 어쩌면 한때 내 보물이었던 물건들을 다시 아끼며 돌보고 싶어지기도 하고, 창틀을 한 번 닦아주거나 화초를 돌봐주며 내가 사는 공간에 숨결을 불어넣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어린이들에게, 동심을 찾고 싶은 어른들에게도, 이 책은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마법을 보여줄 것이다. 또한 자신이 살고 있고 가족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그 공간에 대해서도 소중한 의미를 부여하게 될 것이다. 한 번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은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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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요리노트 -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요리사였다고?
레오나르도 다 빈치 지음, 김현철 옮김 / 노마드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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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는 요리와 사랑에 빠진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은밀한 취미를 들려준다고 한다. 무조건이다. 이 책은 무조건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이 한 마디가 더욱 호기심을 자극했다. '스파고 만지아빌레? '먹을 수 있는 끈'이라는 뜻이다. 이게 무얼까?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만든 신개념 국수로 오늘날 스파게티의 원조다.' 갖가지 방면에서 특출함을 자랑한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요리에 대해서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어떤 요리가 소개될지 궁금해서 이 책『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요리노트』를 읽어보게 되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이탈리아의 미술가, 과학자, 건축가, 발명가, 사상가로 이탈리아의 피렌체와 밀라노, 프랑스에서 주로 활동했다. 회화에서는 엄격한 관찰을 바탕으로 한 인체와 공간의 표현, 깊은 정신성으로 르네상스 회화의 정점을 차지한다. 예술, 인생, 인체 연구, 자연 관찰, 기계설비 등 다양한 분야에서 그가 남긴 소묘나 각서는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천재의 통일적 세계관을 전해준다.


*일러두기: 이 책의 원본은 1981년 샹트페테르부르크의 에르미타주 박물관에서 발견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코덱스 로마노프』이다.


이 책은 총 3장으로 구성된다. '들어가는 말'을 시작으로, 1장 '산드로와 레오나르도의 세 마리 개구리 깃발 식당', 2장 '최후의 만찬', 3장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요리노트'로 나뉜다. 부록 '나만의 엽기발랄 요리 레시피'로 마무리 된다. 들어가는 말에는 이 책을 읽을 때 주의해야 할 점 다섯 가지를 짚어준다. 레오나르도의 요리나 인물에 대한 평가는 글자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곤란하다는 것과 요리에 쓰이는 재료의 양과 조리기구, 재료의 성격 등은 그 시절 만찬을 위한 음식이라는 점을 감안할 것이며, 그대로 따라하다가는 큰코다치기 십상이라고 경고한다. 또한 '나만의 엽기발랄 레시피'는 요리를 하다가 불현듯 기발한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때 나만의 레시피를 만들어보라는 노트다.


상상력을 자극하는 엽기발랄한 책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남긴 노트가 함께 담겨 요리를 창조하는 비법 노트를 엿보는 느낌이다. 요리뿐만 아니라 조리기구를 고안하는 메모를 한 것도 보는 재미를 더한다. 그림 옆에는 그 도구가 어떻게 이용되었는지 후일담을 알려주는 글이 있어서 호기심을 채워준다. 예를 들면, '힘든 절구질에서 벗어나기 위해 고안해낸 다기능 혼합기. 핸들, 톱니바퀴 등을 통해 작동된다. 레오나르도 당시에는 생활에 응용되지 못했지만 레오나르도가 죽은 지 30년 되는 해에는 밀라노 순대 공장에서 거의 비슷한 형태의 기계가 사용되었다고 한다.' 같은 설명 말이다. 냅킨 접는 법, 왼손잡이용 병마개뽑이, 스파게티용 면발을 뽑기 위한 장치, 레오나르도가 발명한 회전식 냅킨 건조대, 달걀의 크기를 재기 위해 레오나르도가 발명한 기구 등 메모만 골라서 보아도 그 재미가 쏠쏠하다.  

 


<최후의 만찬>에 얽힌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만찬'과 '요리'는 레오나르도의 구미를 당기는 것이었다. 그가 제안을 받고 열두 달이 지나도록 별에 물감칠 한번 하지 않고 수도원의 포도주와 음식들을 싹쓸이해서 참다못한 수도원장이 루도비코에게 항의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그런데 2년 9개월 동안 요리라는 요리는 모두 맛보며 겨우 상 위에 차릴 요리 선별 작업이 끝났는데, 일단 요리가 결정되자 단 3개월만에 작업이 끝난 것이다. <최후의 만찬> 그림 속 요리는 잘게 썬 당근을 곁들인 삶은 달걀, 풋참외꽃으로 치장한 검둥오리 넓적다리, 자잘한 빵, 뭇국, 장어요리라는 것을 알고 보니 그림이 더욱 가깝게 느껴진다.

요리에 대한 레오나르도의 주체할 수 없는 관심은 <최후의 만찬>을 그릴 때 절정에 이르렀다. 레오나르도는 <최후의 만찬>을 그리면서 요리에 일가견을 갖게 되었고, 그래서 이제 요리에서 벗어나 다른 관심거리로 눈을 돌렸다. (62쪽)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엽기발랄 요리노트다. 이 책을 읽으며 '헉' 소리를 내는 경우가 많았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시대의 식재료와 조리도구, 상상력을 자극하는 엽기발랄한 요리를 만나보고 싶다면 이 책이 흥미롭게 다가올 것이다. '엽기발랄'이라는 단어를 강조하고 싶으니 요리하고자 마음 먹지 말고 재미있게 읽기만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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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 블록체인부터 죽음까지, 그림 인문학
임상빈 지음 / 박영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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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목에서 주는 궁금한 느낌 때문에 읽어보게 되었다. 말 그대로 '예술가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는 것'은 어떤 느낌이며 어떻게 다를까, 궁금했다. 특히 '블록체인'이라는 단어 앞에서 예술가는 도대체 어떻게 바라볼지 상상이 가지 않았다. 이 책으로 '예술가' 하면 떠오르는 고정관념을 깨보는 시간이 되리라 생각되었다. 이 책『예술가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기』를 읽으며 블록체인부터 죽음까지, 그림 인문학 수업에 초대받는다.


 

 


이 책의 저자는 임상빈. 미술교육과 예술 연구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미국 등 국내외 여러 기관에서 미술작품 활동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으며, 현지 성신여자대학교 서양화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동안 공부하고 터득한 자신만의 예술적인 통찰을 다양한 분야와의 연계를 통해 심화, 확장된 글쓰기를 지속하고 있다.

블록체인부터 죽음까지라니, '아, 세상을 이렇게 볼 수도 있구나', '세상만물에 '사람의 맛'이 도무지 나지 않는 분야가 없구나'와 같은 삶에의 '통찰', 그리고 여러 이야기들을 나는 이 책을 통해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 (3쪽_이 책에 대하여 中)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된다. 프롤로그 '예술적인 시야가 아름답다'를 시작으로, 1부 '기술은 사람의 자화상이다: 공학이 과연 사람의 맛을 낼까?', 2부 '과학은 예술의 동료다: 나는 어디론가 떠날 수 있을까?', 3부 '예술은 마음의 거울이다: 내 시야가 과연 아름다울까?', 4부 '사람은 생각의 놀이터다: 내 삶이 과연 뜻 깊을까?'로 나뉜다. 블록체인, 해시, 암호화폐, 클라우드 컴퓨팅, 증강현실, 인공시대, 지동설, 만유인력의 법칙, 상대성이론, 빅뱅이론, 직관, 상징, 알레고리, 창조, 감독, 감상, 게임, 지능, 의식, 평등, 교육 행복, 명상, 삶, 죽음 등에 대해 들어보는 시간을 갖는다.


궁금했던 '블록체인' 이야기부터 시작된다. 저자의 책상에는 벌써 몇 달째, 선물 받은 '블록체인' 책이 뒹굴고 있다며 그 책을 읽게 된 느낌부터 이야기를 풀어낸다. '그동안 내 인생이란 별 관련 없는 줄 알고 살았다. 그런데 웬걸, 관련 있다.'라고 말이다. 이렇게 하나씩, 블록체인, 해시, 암호화폐 등이 예술가의 눈을 통해 해석되어 나온 것이 이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며 예술가의 눈을 통해 해석된 세상을 하나씩 알아가는 시간을 보낸다.

 


나는 예술가만 예술을 논하고, 공학도만 공학을 논하고, 과학도만 과학을 논하는 세상이 아닌, 우리 모두가 함께 공유하는 세상을 꿈꾼다. 특히, 상식의 수준에서 다들 참여하는 '예술적 인문학'을 지향한다. (16쪽)

예술적 인문학을 추구하는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며 예술가와 함께 구체적으로 상상의 세계에 들어가보는 시간을 갖는다. 그동안 예술 작품이 주인공이며 배경 지식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식의 책을 주로 읽어왔는데, 이 책은 세상만사 이야기를 위주로 풀어나가다가 연관되는 예술 작품이 살짝 더해지는 묘미가 있었다. 이런 식의 구성도 색다른 느낌으로 흥미를 자극한다. 대화하기 좋아하는 박식한 예술가가 이런저런 세상사를 풀어내는 듯한 느낌의 책이기에 함께 하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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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학자의 식탁 - 식물학자가 맛있게 볶아낸 식물 이야기
스쥔 지음, 류춘톈 그림, 박소정 옮김 / 현대지성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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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고구마인 줄 알고 먹었는데 뇌가 위축된다고?

셀러리가 정자를 죽인다는 게 사실일까?

공복에 감을 먹으면 위험할까?

이 책을 읽어보고 싶게 된 데에는 이 질문들의 영향이 크다. 그 답변이 궁금했기 때문이다. 채식을 하지만 시장에서 파는 식물만 먹고 사는 입장이라 그밖의 식물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하기도 했고, 무엇보다 뇌가 위축된다는 고구마같은 그 식물의 정체는 무엇일지 궁금하기도 했다. 이 책『식물학자의 식탁』을 읽으며 하나씩 알아가는 시간을 보낸다.



이 책의 저자는 스쥔. 식물학 박사다. '옥미실험실, 톈진옥미세기과기유한공사' 설립자, 중국 식물학회 난화 분회 이사, 중국 과학 보급서 작가 협회회원이다. 난과 식물 번식과 보호를 주로 연구했다. 이 책의 그림은 삽화가 류춘텐이 맡았다.

매일 식탁에 오르는 식물에도 과학이 있다. 아는 만큼 맛있고 유익한 식물의 세계. 과학이라는 냄비로 맛있게 볶아낸 군침 도는 식물의 세계로 당신을 초대한다. (책 뒷표지 中)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된다. 1부 '식물학자의 경고'에는 은행, 용규, 카사바, 감초, 야생 식물, 터키 베리, 진달래, 연리초, 그물버섯, 나한송, 홍두삼, 자배천규, 옻나무가, 2부 '식물학자의 추천'에는 셀러리, 참죽나무, 고사리, 시금치, 아스파라거스, 미후도, 감, 채소 형제 연대, 차, 핵도, 추규가, 3부 '식물학자의 개인소장품'에는 육두구, 박하, 빙초, 육계와 계화, 개말, 조미료, 대마, 양귀비, 빈랑, 요과, 앵도, 계단화, 우두가 소개된다.


이 책의 저자는 중국인, 다른 문화권에 살고 있기에 이 책에 담긴 식물들 중 생소한 느낌이 드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래도 1부에서는 독성 있는 식물들에 대한 경고를 담아 이야기를 풀어나가는데, 은행에 독성이 있어서 한번에 많이 먹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우리도 알고 있으니 일단 아는 것부터 읽기 시작해서 하나씩 앎의 영역을 넓혀가는 느낌이 들었다. 


특히 책 뒷표지에 있는 물음에 대한 답변을 궁금해하며 이 책에서 해답을 찾아가며 읽는 재미도 있다. '고구마인 줄 알고 먹었는데 뇌가 위축된다고?'는 고구마가 아니라 카사바라는 식물이다. 저자는 즉흥적으로 인터넷에서 카사바를 왕창 구매한 적이 있었는데, 카사바는 거대 고구마처럼 생긴 식물로 감자보다 부드럽고 고구마보다 달다고 한다. 그런데 만약 카사바를 주식으로 하면 단백질에너지 결핍증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또한 '셀러리가 정자를 죽일 수 있을까?'라는 질문은 셀러리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둘째를 갖고자 하는 저자의 이야기에 더욱 솔깃할 것이다. 과연 결론은 무엇인지, 저자는 아이를 낳았는지, 이 책을 보며 호기심을 풀어본다.


 

 


'야생의 것은 신기하고, 텃밭의 것은 실속 있다'는 표현도 재미있다. 야생의 것을 함부로 먹다가 위험한 것을 경계하기도 하면서 말이다.

참죽나무 부침개, 냉이 훈툰, 쑥부쟁이 무침은 봄철 식탁에 오르는 맛있는 음식이지만, 모든 야생 식물이 다 이렇게 순한 것은 아니다. 야생 식물들은 인류의 수요를 위해 생겨난 게 아니라 스스로 성장하고 번식하는 데 목적이 있단느 걸 알아야 한다. 따라서 어린잎이나 꽃송이 같은 부위에 다량의 유독물질을 저장해 두고 몰래 훔쳐 먹는 동물들에 대처한다. 야생 식물에 들어 있는 네 가지 독소는 야생 식물을 가정에서 흔히 먹을 수 없게 만드는 장본인이다. (57쪽)


중간 중간 미식비법을 통해 배울 점도 많다. 약초로 차를 우릴 때는 신중해야 한다, 야생 식물을 먹는 몇 가지 원칙, 왜 채소와 과일에는 짠맛이 없을까?, 알레르기를 일으키기 쉬운 과일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등 알아두면 좋을 정보도 함께 제공한다. 


이 책은 중국의 식물학자가 들려주는 식물 이야기다. 중국인에게는 익숙하지만 우리에게는 생소할 수도 있는 수많은 식물들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는 책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낯선 식물인 줄 알았던 것들이 의외로 알던 식물임을 깨닫기도 하고, 식물에 대한 관심이 생기기도 하며,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기도 한다.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생소함과 익숙함의 사이에 있다. 학술적인 것과 실용적인 느낌의 중간 지점에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중국 식물학자가 들려주는 식물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이 책이 호기심을 채워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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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100세, 존엄과 독립을 생각하다 - 경험하지 못한 미래, 100세를 살 준비
박상철 지음 / 코리아닷컴(Korea.com)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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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아픈 사람이 없을 때에는 100세 시대가 도래한다는 것이 축복이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가족이 아파 병원에서 보호자가 되어보니 다르게 보였다. 세상에 왜 이렇게 아픈 사람들이 많은지, 의사 표시도 못하면서 앞으로 남은 인생을 침대에 누워서 병원에서만 보내야 하는 수많은 어르신들이 눈에 들어왔다. 누군들 독립적이고 존엄한 인생을 원하지 않았겠는가. 우리는 예상치 못한 생명 연장으로 숫자만 늘어난 100세 시대를 살아갈 수도 있겠구나…. 생각이 많아진다.


그러던 중 이 책의 '거룩한 노화 Holy Aging'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왔다. 지금은 생각하고 싶지 않지만 언젠가 훅 들어와있을 노년, 미리 생각하고 대책을 마련하고 싶어서 이 책『당신의 100세, 존엄과 독립을 생각하다』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박상철. 노화 연구 분야의 세계적 석학이다. 30년 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생화학과 교수로 재직하였으며 과학기술부 노화세포사면연구센터와 서울대학교 노화고령사회연구소 소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전남대학교 연구석좌교수로 재직 중이다. 노화학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 <노화의 원리> 동양인 최초 편집인으로 활동했고, 국제백세인연구단 의장, 국제노화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환자가 진료하는 임상의학 전공이 대부분이었던 시절, 그는 기초의학에 눈을 돌린 보기 드문 의대상으로 기초의학 중에서도 생명의 본질을 다루는 생화학을 선택하여 암을 연구하였다. 연구 중 콩나물에서 숙취 제거에 효과가 있는 아스파라긴을 추출했고, 고기를 태운 부분에 발암 물질이 있다는 것을 처음 밝혀낸 주인공이기도 하다. 대사적 활성화에 대한 연구에 매진하던 중 외부의 강한 독성에 젊은 세포보다 늙은 세포가 더 높은 생존력을 보이는 실험결과를 얻었는데, 이를 통해 노화는 살기 위한 적응 과정이며, 생명체의 생존 연장에 도움이 된다는 새로운 노화 이론을 정립했다. 국내 최초로 100세인 연구를 시작한 그는 세포나 동물 수준에서 연구되던 노화 연구를 실제로 장수하는 인간을 통해 추적, 연구하는 노화종적관찰연구를 국내 최초로 발전시켰다.

나는 실험을 통해 확인한 결과를 가지고 노화를 죽음으로 가는 과정이 아니라 오히려 죽음에 대한 저항 과정으로 정의하면서, 노화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주장하였다. 노화는 세포가 증식을 포기하는 대신 생존을 선택한 거룩한 생명 유지 현상의 일환이라는 사실이다. (10쪽)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된다. 1부 '당당한 현역 100세인들을 만나다', 2부 '지금 100세를 살고 있는 사람들의 자화상', 3부 '초고령인에게 남아 있는 관계의 모습'으로 나뉜다. 들어가며 '노화는 생명 보존을 위한 생존 전략'을 시작으로, 100세를 위한 준비 1 '당신이 처음 경험하게 될 미래를 직시하라', 100세를 위한 준비 2 '100세를 맞을 당신이 지금 해야할 것들', 100세를 위한 준비 3 '나이듦에 대한 인식을 바꾸라' 등의 실질적인 조언도 담겨 있다. 나가며 '노인 독립 운동을 기대한다'로 마무리 된다.


노화를 연구하면서 여러 궁금증이 생겼다. 사람이 늙으면 생체 기능이 점점 저하되는데, 생의 마지막 순간에 필요한 최소한의 생리 기능 또는 생명 활동은 무엇일까? 100세에도 온전한 삶을 유지하고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지키며 행복할 수 있는가? 이러한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 한국의 100세인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다. (10쪽_들어가며 中)

이 책에 처음부터 매료된 것은 저자의 이력이었다. 연구소 안에서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직접 발로 뛰며 100세인들을 찾아다니고 조사하여 결과를 도출해낸 것이니, 그저 책 속에서만 보는 대략 예상되는 결과가 아니라 그야말로 과학적인 연구 결과가 집약된 결과를 이 책을 통해 살펴보는 것이다. 저자가 100세인 조사를 시작한 20여 년 전만 해도 100세 시대는 먼 미래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현실이 되었으니, 이 책을 읽으며 자신의 100세 인생을 그려보고 몸과 마음을 준비하라는 조언이 꽤나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당당하게 생명을 지켜 나가는 이들의 모습을 통하여 노화란 초췌해지고 쇠퇴되어 뒤안으로 밀려나는 것이 아니라 앞에 나서서 적극적으로 삶을 살아나가는 모습임을 보게 되었고, 이를 새롭게 '거룩한 노화'라고 정의해 보고자 한다. '거룩하다'라는 용어의 사전적 의미는 '위대하다', '성스럽다', '뜻이 매우 높다' 등이다. 100세인들이 오랜 세월의 풍상을 이겨 내고 당당하고 성실하게 살고 있는 모습은 그 자체로 생명의 위대함, 범접할 수 없음, 귀중함을 드러낸다. (14쪽)

책 속에서만 보는 이론적인 장수인들이 아니라 구체적인 실제 인물들을 살펴보는 것이 이 책의 특징이다. 그들의 삶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이 흔히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어서 더욱 값진 시간이다. 이 책을 슬슬 넘기게 되는 것이 아니라 글자마다 꾹꾹 눌러가며 천천히 음미하며 읽게 되는 이유다. 

 


100세인들의 개별적인 사례만을 살펴보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100세를 위한 준비'를 하도록 이야기를 풀어나가서 함께 생각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은 100세 사회를 살아나갈 사람들이니 말이다. 건강 장수 행동강령의 기본 원칙 3강을 비롯하여 행동강령 8조목을 살펴보고, 세계의 장수 식단을 짚어보고 운동과 숙면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은 실제 우리의 장수를 위해 필요한 일이다. 100세인들의 개별적인 사례를 짚어보니 100세를 위한 준비를 어떻게 해야할지 구체적으로 다가온다. 이론으로만 접했던 것들이 생생하게 구체적으로 다가오는 느낌을 받게 되는 책이다.


이 책의 목적은 나이듦이 거룩한 일임을 알리고 생의 존엄과 독립을 생각하게 하는 데 있다. 100세인의 삶에서 생명 현상의 핵심인 생로병사 중 무엇 하나 문제없이 넘어가는 것이 있는가? 산다는 것은 문제투성이고 고통을 빚는 일의 연속이지만 그래도 생명을 거룩하게 보는 이유는 무엇인가? 어떠한 간난신고에도 생명을 지켜 내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는 100세인의 삶이 숭고함을 보여 주기 때문이다. (276쪽)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책 제목이 다시 보인다. '당신의 100세, 존엄과 독립을 생각하다'라는 문장에는 많은 의미가 있다. 이 책에서 전달하는 메시지의 핵심이 압축되어 담겨 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100세 사회를 살아가야 할, 살아내야 할 우리들이기에 이 책을 꼭 읽어보기를 강력 추천한다. 노화 연구의 세계적 석학이 들려주는 이야기이기에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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