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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모험 - 인간과 나무가 걸어온 지적이고 아름다운 여정
맥스 애덤스 지음, 김희정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7월
평점 :
품절
이 책을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한 데에는 단 한 마디의 설명이면 충분했다. 바로 '숲을 사랑한 고고학자의 나무 연대기'라는 점이다. 호기심을 발동시키며 궁금한 생각이 들어서 이 책을 꼭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숲속 고고학자가 발굴한 인간과 나무의 오래된 미래를 담은 책『나무의 모험』을 읽으며 각종 나무들의 세상에 초대받는 느낌으로 하나씩 살펴보는 시간을 갖는다.


이 책의 저자는 맥스 애덤스. 영국의 고고학자이자 숲 전문가다. 요크대학교에서 고고학을 전공했고, 서덜랜드대학교 교육대학원을 졸업했다. 6세기 말 앵글로색슨족이 브리튼섬에 이주하면서 생겨난 지리적, 문화적 변화에 관한 연구 성과를 인정받아 더럼대학교 고고학 발굴단의 총책임자를 지냈다. 수많은 유적지를 누비며 인류 문명의 여정을 복원해오던 그는, 나무야말로 인간에게 물질적 풍요와 지혜를 선사하는 오랜 스승이자 영감의 원천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이후 영국 더럼주에 위치한 약 16만 제곱미터 면적의 삼림지를 사들여, 그동안 꿈꿔온 숲속에서의 삶을 실현한다. 3년 동안 이어온 숲 관리와 목공 작업은 점차 인간의 가장 오랜 친구이자 스승인 나무의 내력을 파고드는 여정으로 이어졌다.
이 책은 총 12장으로 구성된다. 프롤로그 '지혜로운 인간, 지혜로운 나무'를 시작으로, 1장 '우리에게 나무란 무엇인가', 2장 '이토록 똑똑한 나무라니', 3장 '자손 번식 프로젝트', 4장 '그들에게는 전사의 피가 흐른다', 5장 '숲속의 위대한 동거', 6장 '나무는 어떻게 문명의 재료가 되었나', 7장 '목기시대', 8장 '세계 최고의 엔지니어', 9장 '숯의 탄생', 10장 '세상의 모든 건축은 나무로 통한다', 11장 '나무의 어제', 12장 '나무의 내일'로 이어진다. 에필로그 '숲에서 살아간다는 것'으로 마무리 된다. 각 장의 끝에는 자작나무, 마가목, 사과나무, 주목나무, 유럽소나무, 개암나무, 너도밤나무, 산사나무, 호랑가시나무, 참나무, 느릅나무, 물푸레나무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나무에 대한 박식한 지식으로 펼치는 이야기에 시선을 집중하며 읽어나간다. 숲을 사랑한 데다가 숲에서 살아본 경험까지 있는 저자라는 점에서 더욱 시선을 집중하며 이 책을 읽어나갔다. '어느 날, 나는 숲에서 살게 되었다'를 보면 숲에서 사는 것에 대해 현실적인 경험담을 들려준다. 현대인은 이제 더 이상 숲속에서 살 필요가 없게 되었지만 일부러 그런 삶을 선택하는 이들이 있다며 저자 또한 그러했다고 고백하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리고 숲속에서 사는 경험과 의미, 그것이 삶을 어떻게 바꾸는지를 헨리 데이비드 소로만큼 잘 묘사한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월든에 대한 이야기도 간략하게 풀어낸다. 그 생활이 낭만적이지만은 않았던 것이다. 그 생활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던 이유들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종이에 관한 신화'를 보면, 그동안 책을 많이 읽으면서도 마음 한켠에 자연을 훼손한다는 찜찜한 죄책감같은 것이 있었는데 달리 생각하기로 했다. 상당히 도움이 되는 부분이다. 지식도 얻고, 그동안 확신을 갖지 못했던 점을 짚어보기도 해서 여러모로 유용한 책이다.
나는 종이를 더 많이 소비하라고 권하고 싶다. 거기서 그치지 말고, 성냥을 사고, 참나무와 물푸레나무, 단풍나무로 만든 가구도 들이고, 유리가 이중으로 들어간 나무 창호를 달자. 나무를 때는 난로도 설치하자. 숲은 유용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종이와 성냥을 만들기 위해 조성된 숲에는 베어지는 나무보다 더 많은 나무가 새로 심어진다(그런 점에서 스칸디나비아인들은 나무를 잘 돌본다). 숲이 돈이 되면 숲의 생존이 보장된다. 나무가 가진 경제적 가치를 보지 못하고 나무의 경제학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해하지 못한 채, 감상적으로만 나무를 대하고 숲을 갈아엎어 특용 작물을 기르거나 초원으로 바꾸려고 하는 순간, 숲의 운명은 끝나는 것이다. 그러니 이 책을 보며 펄프가 된 나무를 위해 눈물 흘리지 말자. 책 한 권을 더 사는 것이 숲을 구하는 길이다. (344-345쪽)

"서정적인 산문이자 여러 가지 지식을 근사하게 담아낸 책이다. 읽다 보면, 당신도 모르게 밖에 나가 도토리를 줍게 될 것이다."
_《이콜로지스트》
나무에 관해서 적어내려간 흥미로운 책이다. 나무에 대한 해박한 지식으로 역사와 과학, 예술을 넘나들며 지적 여정을 펼치는 책이다. 지식과 지혜를 모두 얻게 되는 책이어서 읽는 즐거움이 있었다. 너무 무겁거나 진지하지 않아서, 적당한 무게감이 마음에 든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