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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주의 선언 ㅣ 동물권리선언 시리즈 12
코린 펠뤼숑 지음, 배지선 옮김 / 책공장더불어 / 2019년 8월
평점 :
이 책은 인간과 동물이 공존하는 사회로 가기 위한 철학적, 실천적 지침서이다. 인간으로서 기본적으로 짚어보아야 할 문제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 책『동물주의 선언』을 읽어보게 되었다.
*동물주의란 동물의 권익을 지키기 위해 실천하고 삶의 방식을 지키는 사람들을 결집시키는 철학적, 사회,문화적, 정치적 운동으로, 궁극의 목적은 동물착취의 종말에 민주적으로 도달하는 것이다. (책 뒷표지 中)


이 책의 저자는 코린 펠뤼숑. 철학자로 파리 서부 마른 라 발레 대학 교수이다. 연구 분야는 실천윤리, 의료윤리, 동물정치, 환경정치와 윤리이다. 저자는 어째서 인류는 현재의 발전 모델이 이미 수많은 피해를 초래했고, 초래하고 있는데도 삶의 방식을 바꾸지 못하는지 질문하면서, 이론과 실천 사이의 간극을 메우고자 시도한다. 행동의 원칙과 결과에 초점을 맞추는 대신 인간을 행동하게 하는 내밀한 동기, 마음속에서부터 우러나 결국 행동을 변화시키는 동기에 대해 분석을 시도하면서 덕성과 존중의 윤리를 발전시키고 있다.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된다. 1부 '동물학대와 동물권 운동의 현주소', 2부 '동물 문제를 정치의 장으로!', 3부 '동물권리 실현을 위한 구체적 제안'으로 나뉜다. 동물학대의 쟁점, 결국 인간 우리 자신과의 전쟁, 고통을 딛고 관대함의 실천으로, 종차별주의와 종차별반대주의, 동물권익 옹호의 역사와 의미, 진보의 걸림돌들, 황폐의 시대에서 생명체의 시대로, 동물을 향한 정의, 동물은 정치적 주체이다, 동물의 권리와 인간의 책임, 세 가지 차원의 정치적 투쟁, 동물주의, 가깝고도 먼 정치 투쟁의 길, 당장 합의 가능한 실제적이고 절박한 요구들, 사육장과 도살장의 변화를 위한 제안, 음식 패선 산업 일반에서의 혁신, 동물보호의 실질적 강화, 교육 연수 문화, 우리가 도달해야 하는 세계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오늘날 모피산업, 가죽산업, 수산업, 축산업, 취미와 여가 산업, 화장품과 제약 산업의 현장에서 동물에게 가해지는 폭력은 우리가 자본주의라고 부르는 체제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보여준다. 자본주의 개념은 자본가와 노동자의 대립 이데올로기로만 축소되어서는 안 된다. 이 같은 축소론은 정치적 차이를 넘어서 전략적 운동의 형태를 보이는 동물권익 옹호의 보편적 대의를 간과하게 한다. 실제로 여성의 예속화에 대한 저항과 노예제 폐지를 위한 투쟁처럼 모든 착취에 대항하는 투쟁은 동물을 위한 싸움과 함께한다. 또한, 동물학대는 그동안 우리 사회가 감춰 온 여러 문제를 드러낸다. (11쪽)
사실 여기까지 읽다보면 '다 그러는데,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게 뭐 어때서?'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조금 더 깊이 들어가보면 부당하다는 생각이 들고 변화가 필요하다고 여길 것이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무감각하게 바라보았던 일상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다르게 바라볼 수 있는 시선을 제공해주는 의미가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지금까지와의 생각과 다르게 한 걸음 나아가서 고민해볼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가축은 매년 71억 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지구온난화의 일곱 번째 주범으로, 자동차 배기가스보다 더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를 생산한다. 500킬로칼로리의 콩을 생산하는 데는 421리터의 물이 필요하고, 500킬로칼로리의 감자를 생산하는 데는 89리터의 물이 필요한 것에 비해, 500킬로칼로리의 고기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4,902리터의 물이 필요하다. 이처럼 고기를 생산하려면 막대한 환경적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44쪽)
식용 가축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은 문화적, 윤리적 근간을 형성하는 일이기도 하다. 고기를 먹는다는 것을 단순히 개인의 식성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사회적,환경적 문제로 함께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동물의 문제를 인간의 문제로 연결시키고 이 사실을 논리적일 뿐 아니라 마음으로 인정하면서 혼종 사회에서 인간으로서의 책임을 다할 것을 주장한다.
그리고 이를 모두에게 호소하고 설득력 있는 방식으로 구체적 대안을 제시한다.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동물에 대한 부당한 대우에 마음이 움직일 준비가 된, 그런 경험이 한번이라도 있는 모든 사람은 '동물주의'라는 약간은 생소한 개념, 저자의 문제 의식과 제안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132쪽_옮긴이의 말 中)
무의식적으로 이용하다가 알고 나면 마음이 불편해지는 것이 있다. 그럼에도 알아야 하고, 잊혀질 만한 시간이 흐르고 나면 다시 각성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비록 나 하나의 미미한 영향력이라도 없는 것보다는 낫고, 함께 추구하는 가치가 더해져서 세상이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비록 시간이 흐르고 나면 잊을지라도 지금 이 책을 읽으며 알아가는 시간이 필요하다.
얇은 책이지만 가볍지만은 않은 내용이다. 마음이 불편해지기도 하고, 묵직한 무언가가 짓누르기도 한다. 인간이라는 종이 다른 종에게 가하는 위해가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점에서 놀라게 된다. 저자가 위급한 마음으로 이 책을 썼다는 데에 경각심을 느낀다. 동물주의, 동물권에 대해 알고 고민하고 동의하는 것만으로도 이 책의 의미는 크다. 동물과 공존해야 하는 철학적, 실천적 지침이 구체적으로 와닿는 느낌이다. 문제 인식조차 하지 못했던, 불가능할 것이라고 믿었던 것이 지금은 바뀌었으니, 동물주의는 문제 인식부터 이제 한 걸음 시작인 것이다.
동물권에 대해 이미 고민하고 있었던 사람이나, 처음 동물주의에 대해 접한 사람 모두에게 이 책은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이 책을 읽고 동물주의, 동물권에 대한 윤리적, 철학적, 실천적 고민을 할 수 있으니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