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같은 날 청바지를 입다니 경솔했다! - 매일매일 #OOTD 그림일기
김재인(동글)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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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이 바뀌고 있다. 무더위가 영원히 지속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을 하게 될 무렵, 아침 저녁이면 제법 쌀쌀한 날씨가 되어버렸다. 조금 더 있으면 긴팔 옷이 필요할 것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작년 가을, 아니 가까운 올해 봄만 떠올려보아도 무엇을 입고 다녔는지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 옷장을 열어보아도 갑갑한 마음은 매한가지. 가을에는 도대체 무슨 옷을 입어야 할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그림 일기로 내가 입은 옷을 그려 놓는 것도 참신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상의 기분을 오래 기억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고, 내가 어떤 옷을 입고 어떤 기분이었는지 새록새록 떠오를 것이기에 소중한 기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 『오늘 같은 날 청바지를 입다니 경솔했다!』를 읽으며 오늘의 '나'를 표현하는 가장 사소하고도 직관적인 기록을 읽어보는 시간을 갖는다.


 

 


이 책의 저자는 김재인(동글). 인스타그램에서 매일매일 그날 입었떤 옷을 그림으로 그려서 간단한 상황과 함께 기록하고 있다.

옷과 소품을 고른 과정을 들여다보면 그날의 상황과 내 생각을 알 수 있다고 생각해요. 비 예보가 있는 날에는 긴 청바지를 피하는 것처럼 말이에요. 만약 그날 짐이 많다면 에코백보다는 백팩을 선택하고, 오래 걸어야 한다면 굽이 있는 신발보다는 편한 운동화를 신을 거예요. 제 그림에는 이렇게 옷을 입을 때 흘러가는 생각들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사소하지만, 그냥 옷을 입은 것이 아니라 그날의 상황과 기분을 고려해서 옷을 선택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땁니다. 그래서 그날의 전체적인 코디뿐 아니라 함께 착용한 아이템도 같이 소개했어요. (프롤로그 中)


월, 화, 수, 목, 금, 토, 일 등 요일 별로 나누어 그날의 패션을 소개하고 있다. 옷을 고른 마음과 그날의 상황이 아주 간단하게 표현되어 있다. 이렇게 하면 정말 기억에 쏙쏙 남을 것이다. 하루에 상당 시간을 함께 하며 나를 표현하는 수단인데,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골라 입었는지 그림일기로 일상을 남기고자 한 생각이 참신했다. '이렇게 입고 싶다'라는 생각보다는 작가만의 개성을 들여다보며 나의 개성도 소홀히 하지 않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에는 '하나씩 있으면 좋은 기본 아이템'과 'ONE POINT TIP'도 알려준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며 '이렇게 다양하게 패션을 구사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좀더 패션에 관심을 갖고 싶어졌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렇게 상황에 따른 패션 감각을 풀어내는 글을 읽으며 하나씩 배워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갑자기 많은 아이템을 구입하고자 욕심을 내지 말고, 기본 아이템부터 차근차근 관심을 갖고 접근해야겠다. 

 


제목을 들었을 때에는 격식을 갖춰야 하는 자리에 대한 이야기일 것이라 막연히 생각했지만, 표지 사진만 보아도 어떤 상황에서 말하는 것인지 알게 된다. 그림과 상황과 그날의 옷이 개성 있게 담긴 그림 일기다. 16만 구독자와 매일 스타일을 공유하는 동글의 옷장 속 이야기를 담았다는 점에서 가벼운 마음으로 한 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센스 있는 패션왕으로 거듭나는 것까지 욕심부리지는 않더라도, 일상을 기록하는 나만의 방법을 모색하는 데에는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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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는 대신 할 수 있는 일 99가지
타라 부스.존 마이클 프랭크 지음, 이지혜 옮김 / 생각의날개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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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태풍이 오고 있다. 죽을 맛이다. 우울한 생각은 날씨가 안 좋을 때 더한데, 태풍이 다 끝난 줄 알았는데 또 다가오고 있다. 바람도 강하게 불고 비가 많이 내린다는데 몸과 마음이 천근만근이다. 사실 우울하고 사는 게 버거울 때 힘내라는 말처럼 무기력한 조언은 없다. 죽을 힘으로 살라는 말처럼 추상적인 것보다는 기분을 끌어올릴 무언가를 알려주는 것이 훨씬 유용할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을 보고 솔깃했다. 게다가 '포기하고 싶은 순간 사실 가장 미친짓을 할 용기가 생긴다!'는 설명이 마음에 와닿는다. 죽는 대신 평소에 하지 못했던 짜릿한 무언가를 찾고 싶어서 이 책『죽는 대신 할 수 있는 일 99가지』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은 타라 부스, 존 마이클 프랭크 공동 저서이다.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만화가인 두 작가가 그리고 쓴 것이다.

나와 마이클은 꽤 오래 우울증과 불안, 자살 충동 같은 마음의 여러 통증을 경험해봤다. 우리는 그렇게 느꼈던 감정들을 이 책에서 그림과 함께 하나하나 풀어보기로 했다. 마음이 아픔과 통증이 삶에 전혀 예상 밖의 전환점을 제공해주기도 하며, 이때 곁에 있는 사람들이 오해나 편견 없이 바라봐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 나와 마이클이 그랬던 것처럼, 많은 이들이 우리의 이야기를 읽고 마음의 아픔을 유쾌하게 마주하는 경험을 해볼 수 있기를 바란다. (5쪽_프롤로그 中)


그림과 글을 하나씩 살펴보며 이 중에서 직접 해보아도 괜찮겠다는 것을 체크해보기도 하고, '우와, 이건 정말 미친짓이다'라고 생각해보기도 한다. '헬스 클럽에서 가장 비싼 회원권을 끊고 얼씬도 하지 않기' 같은 거, 예를 들어 '억대 회원권을 끊고 얼씬도 안하는 거를 죽는 대신 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니 웃음부터 난다. 본전을 찾고 싶어서 못 죽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불씨가 붙을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장작을 비벼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집중하다보면 어느 순간, 죽으려고 생각했던 것 자체도 잊고 몰입하고 있을 듯 하다. 얼굴에 예쁜 문신 새겨보기 같은 것은 어떤가. 몸에 새기기도 싫은데 죽으려고 하면 뭔들 못하겠나 싶다가도 아무래도 그것만은 하기 싫다고 생각해본다. 미친 척하고 뱀에게 입맞추기는 또 어떤가. 이 책에 적혀있는 방법과 그림을 보며 어이없이 웃기도 하고, 돈 안들면서도 기분 전환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모색하며 이 책을 읽어나간다.



사실 이 책은 저자들이 직접 우울증과 불안, 자살 충동 같은 것을 경험해보고, 거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시도하거나 생각해본 방법들을 글과 그림으로 담은 것이기에 더욱 와닿는 느낌이다. 어떤 목록은 지독하게 비현실적이지만, 어쩌면 그런 것을 하기 싫다면 그냥 살자는 생각을 하게 될 수도 있겠다. 죽을 힘으로 살아가야 한다든지, 남은 가족은 어떻게 할 것이냐는 등의 교과서적인 발언보다는 훨씬 마음에 와닿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수익은 모두 국립자살방지협회에 기부하기로 했고, 한국 출판사 역시 수익의 일부를 자살예방 관련 단체에 기부할 예정이라고 한다. 또한 자살예방상담전화가 있고, 번호는 1393이라고 하니 기억해두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기분 전환하기 위해 할 일들 목록을 글로만 적어놓은 나의 다이어리가 밋밋하게 느껴진다. 실력이 있든 없든 나만의 느낌을 담아 그림과 함께 글을 담아놓으면, 그렇게 해놓고 한참을 잊고 있다가 우울할 때 펼쳐들면, 일단 웃음부터 나면서 기운 나는 일을 하게 되리라 생각된다. 목록 중 '좋아하는 친구와 머리를 맞대고 '죽는 대신 할 수 있는 일 목록' 만들기'가 있다. 친구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목록을 작성해두는 것도 멋진 추억이 될 것이다. 우울한 때에 읽어보니 웃음이 나며 미친 짓 하나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드는 책이어서 효과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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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면의 역사 - 평평한 세계의 모든 것
B. W. 힉맨 지음, 박우정 옮김 / 소소의책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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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대부분의 시간을 평평한 곳에서 지낸다. 그러면서 평지에서만 생활하는 것보다는 산도 오르고 다이나믹하게 활동하며 사는 것을 권장한다. 하지만 평면의 가치를 너무도 모르고 살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서는 '평면이 지배하는 세상의 평평함을 읽는다!'고 말한다. 지금껏 그 의미를 알지 못하고 살아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류의 역사에서 평면은 어떻게 활용되고 있을지 이제야 궁금해진다. 우리가 미처 알아보지 못한 평면의 진정한 가치를 통찰하고자 이 책『평면의 역사』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B.W.힉맨. 오스트레일리아 국립대학교의 역사학과와 서인도대학교의 명예교수이다. 이 책은 총 9장으로 구성된다. 1장 '당연한 듯 특별한 평평함의 세계', 2장 '평면은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3장 '지구는 정말로 둥글까?', 4장 '매우 평평한 그곳에 서면', 5장 '왜 평평하게 만들어야 할까?', 6장 '평평한 운동장이 낳은 것들', 7장 '평평한 물질들', 8장 '그림은 평면화를 넘어설 수 없을까?', 9장 '다가올 평면성의 명암'으로 나뉜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이 어디에 있든지 분명 평면이 지배하는 공간에 살고 있을 것이다. 이것은 현대 세계의 한 조건이다. 이 글 자체도 평평한 종이나 평면 디스플레이 위에 평평한 문자로 이루어졌다. 당신이 이글을 읽고 있는 방도 평평한 바닥과 벽, 천장으로 이루어진 육면체일 것이다. 그 방에는 평직으로 짠 깔개나 카펫, 테이블, 책장, 캐비닛 등이 놓여 있을 것이고 기능성과 효율성 등에서 내부와 외부 요소가 모두 평면으로 된 그림이나 포스터, 지도 등으로 장식되어 있을 것이다. 아마도 당신은 인생의 3분의 1 정도를 드러눕거나 수평으로 몸을 뻗고 누워 생활할 것이다. (7쪽)

시작부터 시선을 사로잡는다. 현대 사회를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해당되는 것인데, 괜히 주변을 살펴보게 되기도 하고, 그러면서 지금 현재를 짚어보게 된다. 평평한 것에 대해 살펴볼 마음의 자세가 첫 장부터 가다듬어진다. 평면에 대한 지적 여행의 넓고 깊은 세계로 들어갈 준비는 처음부터 완료다.


이 책을 펼쳐들고 먼저 '네모의 꿈'이라는 노래 가사가 떠올랐다. 당연한 듯 아무 느낌이 없는데다가, 지구평면설을 접했을 때 옛날 사람의 허황된 생각으로 치부하고 말았는데, 지금은 다시 평면의 의미를 하나씩 파헤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그야말로 평면의 모든 것을 훑어준다. 읽어보면 '이, 이런 심오한 뜻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지금껏 별다른 감흥이 없이 대한 데다가 의미 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살아왔는데, 이 책을 읽으며 그 의미를 제대로 짚어보는 시간을 갖는다.


이 책에서는 '현대의 삶에서 평면의 중심적 역할을 설명해주는 것은 무엇인가?' 하는 문제에 답하기 위해 서로 대조되는 세 가지 관점에서 평면을 살펴본다. 인간이 평면을 인식하게 된 방식, 우리가 평면을 창조하게 된 방식, 평면이 재현되는 방식 등 세 가지 관점에서 평면을 살펴보고 이해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 책에서는 방대한 지식을 풀어내며 지금껏 생각지 못한 것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준다.

 


아프리카 사바나, 미국 대평원, 오스트레일리아 사막, 티베트 고원, 러시아 대초원, 저지대의 평평한 풍경을 비교,대조하면서 지리학, 인간의 생존 본능, 넓은 공간과 자유의 관계 등에 대한 다양한 통찰력을 제공한다.

_<스펙테이터>


다양한 관점에서 평면성의 역사를 추적하는데, 특히 3장에서 다루는 '창조 신화에 나타난 세상의 모습', '지구 평면설' 등은 왜 지금껏 지구가 평면이라는 옛 사람들의 이야기를 좀더 깊고 넓게 들여다볼 생각은 하지 않았을까. 스스로 질문을 던지게 했고 생각이 많아졌다. 고대 사상이 어떻게 펼쳐졌는지 이 책에 한 데 모아 설명해주니, 이것만 읽어도 지식을 쌓는 뿌듯함이 있다. '평평한 세계의 모든 것을 담은 책'이라는 설명에 걸맞게 꽉꽉 눌러담은 느낌이 드는 책이니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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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의 발견 - 오늘부터 가볍게 시작하는 일상 우울 대처법
홋시 지음, 정지영 옮김 / 블랙피쉬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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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게 정말 마음 같지 않다. 우울한데 더 침울해지는 일이 겹쳐서 생기기도 하고, 기운 빠지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 이 책 표지에 보면 고양이 한 마리가 느긋하게 일광욕을 즐기고 있다. 늘 이 정도만 되었으면 좋겠지만 삶이 맘대로 되지는 않는 법. 이 책에서는 말한다. '어제도 우울했는데 오늘도 기분 꿀꿀한 당신을 위한 세상에서 가장 쉬운 기분 전환법!'이라고 말이다. 그 설명에서 시선이 확 쏠렸다. 주먹 불끈 쥐며, '그래, 아무 것도 하지 않기 보다는 무엇이라도 해봐야지' 라고 생각해본다. 일상 우울 대처법을 배우고 활용하고 싶어서 이 책『기분의 발견』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홋시. 직접 해본 우울증 치료법들을 그날그날의 효과와 난이도에 따라 매핑해 트위터에 올렸고, 이 책은 우울한 감정을 정리하고 기분 좋아지기 위해, 저자가 직접 시도해본 33가지 방법을 담은 책이다. (책날개 발췌)

이 책은 4년 전에 우울증에 걸리고, 현재는 안정되어 증상이 거의 없어진 상태인 저자가 지금까지 실천해온 우울 증상의 대처법을 정리한 것이다. 반드시 효과가 있는 방법이라고 확언할 수는 없지만, 우울증으로 고통받으면서도 자신을 바꾸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출간했다-편집부 (11쪽)


이 책은 총 2부로 구성된다. 1부 '애쓰지 않아도 쉽게 내 기분을 끌어올리는 방법', 2부 '어렵지만 차근차근 내 기분을 끌어올리는 방법'으로 나뉜다. 반려동물, 허브티, 유튜브 시청, 취미에 몰두, 잠자기, 심호흡, 트위터, 단것 줄이기, 어둡지 않은 경험담, 만화책,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텔레비전 시청, 게임, 애니메이션, 소비 등이 1부에 속하고, 산책, 상담, 기록을 남긴다, 목표를 세운다, 사고를 단순하게, 독서, 타인과 비교하지 않기, 인지개선, 친구와 놀기, 평소 만나지 않던 사람 만나기, 돈, 이해자의 존재, 자기 이해, 항우울제, 여행, 식습관 바꾸기, 근력 운동, 우울증 커뮤니티 등이 2부에 해당된다.


저자는 우울증을 앓았다. '약만으로는 내 병을 완전히 고칠 수 없어.'라는 생각을 했고, 우울증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진 것부터 일반적으로 안 하는 편이 낫다고 말하는 일까지 뭐든 다 해봤다고 한다. 그 결과 조금씩 상태가 회복되고 외출도 할 수 있게 되었으니, 이 체험을 누구나 알기 쉽게 공유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우울증 매핑'을 트위터에 공개하기에 이른 것이다. 우울증에 영향을 주는 것들을 하나씩 직접 해본 결과를 담은 책이어서 더욱 실감나게 읽어볼 수 있었다.

 


우울하거나 무기력하다면 이 책의 아무 페이지나 펼쳐서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따라 해보는 것도 좋겠다. 그런 뒤 자신에게 맞으면 동그라미, 맞지 않으면 가위표를 치면서 나만의 매뉴얼을 구성해보는 것이다. 저자가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좋은 팁이 있으면 추가해보자. 그게 곧 자기 사용 설명서이자 자기 이해 가이드북이 될 테니 말이다.

_변지영 임상심리학자,《내 감정을 읽는 시간》저자

저자가 직접 해본 것들에 대해 효과가 높은지 낮은지, 쉬운지 어려운지 화살표로 표시하고 어디에 해당되는지 동그라미로 표시해놓았다. 난이도, 효과, 추천도, 장점, 단점까지 체험담을 간단하게 알려주는 '오늘의 발견' 부분을 먼저 보고서 마음에 드는 방법을 이야기 하는 본문을 구체적으로 읽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미리 읽어두고 우울하거나 무기력할 때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우울증 치료를 제일 빠르게 진행하려면 '너무 느린 게 아닐까?' 라고 생각할 정도의 자기 속도를 지키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 말처럼 조급하지 않게 자기 속도를 지키며 일상을 살아내기 위해서 이 책은 다양한 방법을 제시해준다. 쉬운 것부터 어려운 것까지 골고루 담아낸 저자의 경험담으로 시행착오를 줄이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자신만의 기분 전환법을 찾아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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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TV쇼닥터에게 속고 있다
이태호 지음 / 오픈하우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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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어느 순간 갑자기 나타나서 그것을 먹지 않으면 큰일날 듯한 느낌이 드는 건강식품이 있다. 그동안 유행을 타며 새로 생기고 사라지기를 반복하던 것들을 떠올려본다. 사실 어떤 건강식품이 유행을 탈 때, 정말로 방송에서 보는 엄청난 효과가 있는 건지, 누가 그 실체를 밝혀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게 좋다는 것을 나만 안 먹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다. 그런데 이렇게 원하던 내용이 책으로 출간되니 반가운 생각이 먼저 들었다. 이 책은 '몸에 좋다던 건강식품의 배신'에 대해 다룬다. 어떤 내용이 담겨있을지 궁금해서 이 책『우리는 TV쇼닥터에게 속고 있다』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이태호. 부산대학교 명예교수이며, 국립보건원 및 식약처 심의위원, 한국미생물생명공학회 및 한국미생물학회 이사 등을 지냈고, 현재『중앙일보』에 <이태호의 잘 먹고 잘살기>를 연재 중이다.

필자는 십수 년 동안 이런 왜곡된 사실을 바로잡기 위해 여러 언론매체에 250개가 넘는 주제로 엉터리 유사과학과 쇼닥터들의 주장에 반박 글을 써왔다. 그리고 현재 연재 중인『중앙일보』의 지면을 통해서 출판사와 연이 닿아 그 글들을 간추리고 묶어 출간하기에 이르렀다. 더 이상 소비자들이 쇼닥터의 농간에 속지 않고 올바른 건강 상식을 가지는 데 이 책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 (13쪽_프롤로그 中)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된다. 1장 '건강식품의 배신', 2장 '그거 진짜 몸에 좋은 거 맞아?', 3장 '건강상식, 제대로 알기', 4장 '뉴스 속 건강 핫이슈'로 나뉜다. 유산균에 대한 환상, 요즘 브라질너트 안 먹는 사람 있나?, 콜라겐을 먹어서 보충하라니!, 항산화제의 거품, 자작나무에는 자일리톨이 없다, 체내 지방 녹인다는 석류즙과 크릴오일 믿을 수 있나?, 식초 예찬에 초 치기, 현미가 그렇게 좋다면서요, 하루에 물 몇 잔이나 드시나요?, 변비는 있어도 숙변은 없다, 설탕의 오명을 벗기다, 밀가루는 몹쓸 식품인가?, 활성산소가 그렇게 무서운가?, 유산소운동과 무산소운동이라는 이상한 구분, 소식하면 오래 살 수 있을까?, 바외선과 피부암 선탠과 비타민 D, 비만은 오로지 과식 탓일까?, 매연은 발암물질인데 연기 쏘인 훈연식품은 괜찮을까?, 항암식품은 없다, 음이온에 대한 맹신이 불러온 라돈 사태, 살균제 몸에 나쁘지 않은 게 없다, 커피의 두 얼굴, 방부제는 억울하다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텔레비전을 틀면 의사, 한의사, 식품영양학자 등 여러 직종의 사람들이 어떠한 증상에 대해 설명하고 해결책으로 건강식품을 언급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방송을 보다보면 그들의 입담에 조금씩 설득이 되고, 어느 순간 그것을 먹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생각마저 든다. 방송이 끝나고 채널을 돌리다 보면 해당 건강식품을 판매하고 있어서 한 번더 마음이 흔들리고, 시장에 가면 몸에 좋다는 그 식재료를 선전 문구와 함께 진열해놓고 팔기도 한다. 이 책의 프롤로그에 보면 종편이 생기고 나서 '쇼닥터'라는 신조어가 탄생했다고 한다. 의사 신분으로 방송 매체에 출연하여 의학적으로 인정되지 않은 시술을 홍보하거나 건강기능식품 등을 추천하는 등 간접, 과장, 허위 광고를 일삼는 일부 의사를 쇼닥터라고 한다는 것이다. 가끔 방송을 보아도 솔깃하며 소비 심리를 자극하는데, 이런저런 거품을 빼고 납득할 만한 정보를 얻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유용한 정보를 중립적으로 제공해준다는 느낌을 받는다.


유산균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먼저 나온다. 사실 프로바이오틱스에 대해 별다른 관심을 갖지 않다가 내 몸을 위해서 무언가 하고 싶다는 생각에 텔레비전을 틀면 여기저기 나오는 정보에 솔깃하며 얼마 전에 복용을 시작했다. 사실 좋아지는 건 기분이다. 나를 위해 무언가를 한다는 뿌듯함과 몸이 좋아지는 듯한 기분 말고는 잘 모르겠는데, 덴마크 코펜하겐대학교 교수팀은 프로바이오틱스가 건강한 성인에게는 아무 효과가 없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는 글을 읽으니 그런 것 같기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서는 좀더 객관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도록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당장 안 먹으면 큰일날 것 처럼 호들갑 떨며 선전하는 목소리 톤을 한 단계 낮추며 생각할 시간을 주는 듯한 느낌이다.

유산균은 건강식품 중 변원 처방이 자주 나오는 거의 유일한 제품이다. 건강식품은 약이 아니다. 얼마만큼의 효과가 있는지도 의문이다. 건강한 사람은 먹어도, 먹지 않아도 상관없다. 결론적으로 병원 처방을 받아야 할 정도로 장 건강이 나쁜 사람만 먹으면 되고, 건강 보조의 목적으로 일부러 먹을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20쪽)


커피에 대한 이야기도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하루에 서너잔 커피를 마시며 건강을 위해서는 끊어야한다고 생각했지만, 이 글을 보며 한시름 놓는다. 부정적인 생각을 덜어놓는 의미이다.

여담으로 어떤 책에서 읽었던 역사 속 이야기를 적어본다. 스웨덴 국왕 구스타브 3세는 한창 인기가 있던 커피의 유해성을 두고 논란이 일자 커피의 독성을 증명하고자 했다. 18세기 한 살인범에게 죽을 때까지 날마다 커피를 마시도록 하고, 다른 살인범은 차를 마시도록 했다. 누가 먼저 죽나 비교해 커피의 독성을 증명하기 위해서였다. 이를 감독하기 위해 두 명의 의사가 임명되었는데 이 긴 실험 동안 가장 먼저 죽은 사람은 두 의사였다. 다음으로는 1792년 왕이 암살되었고, 그 뒤 수년이 지나 두 살인범 중 한 사람이 먼저 죽었다. 83세였는데 차를 마셔온 쪽이었다. 필자도 위의 새로운 주장 탓에 커피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 엷어져 이제 하루에 한 잔 이상 마시는 것이 습관화됐다. 다소 중독성을 의식하고 또 느끼면서. (288쪽)

 


물을 8잔 이상 마셔야 한다? 숙변을 제거해야 한다? 그런거 아니라는 것을 이 책을 보며 짚어본다. 현미에 대해서도 중립적인 의견이다. 설탕중독, 탄수화물중독이란 말을 통상적으로 사용하지만 이 말은 유사과학이 낳은 신조어(110쪽)라고 하니 반가운 느낌이다. 우리가 수천 년 동안 늘 먹어온 음식에 마약에나 쓰는 단어를 붙이면 되겠냐며 강조하는데, 그동안 방송이나 책을 읽으며 조절하지 못하는 나만 죄인이 되는 느낌이어서 주눅들었는데 이 글에 시원한 느낌마저 들었다. 지금껏 건강상식이라고 알려진 것이 사실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함께 짚어보는 마음으로 들여다본다.


건강에 대한 상식은 언제 뒤바뀔지 모르는 것이다. 지금은 당연하게 생각해도 나중에 보면 어이 없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이 책도 정답을 찾는다는 의미가 아니라, 중립적으로 다가가기 위한 한 걸음의 노력이라고 생각하며 읽으면 좋을 것이다. 지금껏 한쪽 의견만 보며 찬사만 보내고 먹지 않으면 불안한 심리가 있었다면,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특히 저자 특유의 유머가 곳곳에 녹아 있어서 웃어가며 샅샅이 살펴보게 된다는 점이 장점이다. 궁금했던 건강식품에 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다른 것도 집중해서 읽게 되는 책이다. 지금껏 쇼닥터에게만 건강 정보를 듣고 믿었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기를 바란다. 다른 방향에서 생각해볼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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