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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일의 한국의 사찰 답사기
신정일 지음 / 푸른영토 / 2019년 12월
평점 :
저자의 책을 처음 읽은 것은『신정일의 새로 쓰는 택리지: 제주』에서였다. 지금 시대에 알 수 있는 모든 정보를 총망라해놓은 느낌이 들었고, 누군가 역사의 한 점을 찍어야하는데 저자가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신정일 작가의 신간이 나오자마자 이 책을 꼭 읽어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번에는『신정일의 한국의 사찰 답사기』이다. 한국의 사찰을 직접 답사하는 기분으로 이 책『신정일의 한국의 사찰 답사기』를 읽어나간다.
"깊은 산 속에 들어앉은 고찰
꽃, 나무, 깊숙한 곳의 선방
모든 시끄러움, 이곳에서는 모두 사라지네."
_당나라 때의 시인 고적의 <고상시집>에 실린 시 (책속에서)


이 책의 저자는 신정일. 문화사학자이자 도보여행가다. 1989년부터 문화유산답사 프로그램을 만들어 현재까지 '길 위의 인문학'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한국 10대 강 도보답사를 기획하여 금강, 한강, 낙동강, 섬진강, 영산강 5대 강과 압록강, 두만강, 대동강 기슭을 걸었고, 우리나라 옛길인 영남대로, 삼남대로, 관동대로 등을 도보로 답사했으며, 400여 곳의 산을 올랐다. (책날개 발췌)
이 책에는 화암사, 태안사, 청량사, 관룡사, 용문사, 상원사, 사나사, 미황사, 청량사, 장곡사, 삼화사, 청평사, 천관사, 운주사, 남장사, 북장사, 수종사, 고달사, 신륵사, 동학사, 갑사, 봉서사, 송광사, 위봉사, 회암사, 무위사, 도갑사, 청룡사, 석남사 등의 우리 나라 사찰 답사기가 수록되어 있다.
이 책의 처음에는 원효와 의상이 수행했던 신라 명찰 화엄사가 나온다. 원효와 퇴계, 공민왕의 흔적이 서린 영남 사찰의 대명사 청량사에도 가보고, 국토 최남단에 위치한 호남 불교문화유산인 전라남도 해남 미황사에 대한 이야기도 들어본다. 속세의 번뇌를 씻겨주는 동해의 산사 수행처인 삼화사에는 정말 언제 한 번 가보고 싶다고 찜해놓는다. 정약용 가문의 순교의 상흔이 서려있는 마재와 천진암 이야기도 새롭다. 이 책을 읽으며 몰랐던 사실을 알아가며 지식을 충족시키며, 방 안에서 한국 사찰들을 답사하는 듯한 흥미로운 시간을 보낸다.

옛날이야기를 듣는 어린 아이가 된 것 처럼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이 책에 담긴 이야기에 집중하게 된다. 또한 직접 여행은 하지 못하더라도 크게 아쉬울 것 없도록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 이 책의 특징이다. 이 책에 담긴 그곳의 사진을 보며 각종 자료에서 뽑아낸 자세한 설명을 들으니 지적 호기심이 충족된다. 전국 방방곡곡의 사찰 답사를 떠난 듯하다. 그동안 들러본 사찰 몇 군데는 별다른 지식이 없어서 그냥 '사찰이네'라는 생각으로 바라보기만 했는데, 이 책이 사찰 가이드를 해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장소든 스토리텔링이 있어야 그곳에 숨결을 불어넣는 듯 생생해진다. 그 시절의 그 사람들이 어떤 이야기를 그 장소에 담아놓았는지,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내면 흥미롭게 듣게 되고 그곳이 달리보인다.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나 혼자 그곳에 가더라도 절대 알 수 없는 이야기를 한 권의 책을 통해 옛날 이야기를 듣는 듯한 기분으로 접하는 것이다. 그곳에 얽힌 이야기, 전설, 가는 길의 배경 등을 이 책을 읽으며 눈 앞에 그려본다. 이야기가 잘 녹아든 사찰 답사기여서 이 책을 읽고 우리 사찰에 대한 관심을 키우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