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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비거니즘 만화 - 어느 비건의 채식 & 동물권 이야기
보선 지음 / 푸른숲 / 2020년 1월
평점 :
생각해보니 그동안 나는 채식주의가 아닌 척 살고 있었다. 고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설득할 만한 논리도 부족하고, 구차하게 설명하느니 그냥 먹는 척 하면서 안 먹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다. 특히 모임이 있으면 그랬다. 두루두루 좋게 좋게 지내기 위해서는 가리는 음식을 내세우지 않는 편이 낫다는 생각도 했다. 까탈스럽게 느껴지니 말이다. 동물권에 대해 이야기하면 그들은 식물도 아픔을 느낀다느니 하면서 더 이상 할 말이 없게 만들었다. 그것은 종교나 정치 이야기를 하는 것만큼이나 난감했고,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 편이 나은 주제였다. 그런데 이 책을 보니 솔깃했다. 이 책이라면 만화로 부담없이 비거니즘에 대해 읽으며 주변인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리라 생각되어서 이 책《나의 비거니즘 만화》를 읽어보게 되었다.


비거니즘 = 모든 동물의 삶을 존중하고, 모든 동물의 착취에 반대하는 삶의 방식이자 철학
비거니즘이란 일종의 '삶의 태도'이며 이런 태도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우리는 비건이라 합니다.
종요한 건, 불완전한 실천이라도 의미가 있다는 사실!
다른 존재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줄이고 싶다면, 비거니즘의 세계로 어서 오세요! (책 뒷표지 中)
이 책의 저자는 보선. 그리고 쓰는 사람. 타자의 고통에 아픔을 느끼며 더 많은 존재가 덜 고통받길 바라는 마음으로 비건을 지향하고 있다.
《나의 비거니즘 만화》에는 비건의 일상부터 비거니즘으로 바라본 세상, 농장 동물의 삶, 공장식 축산의 문제까지 다루며 동물과 새롭게 관계 맺을 수 있는 도구들을 담았습니다. 진심으로 그리고 썼습니다. 저의 이야기가 여러분에게 사색의 시간이 되어주길, 비거니즘에 다가갈 작은 용기가 되어주길 바랍니다. (7쪽)
이 책에는 총 35가지 에피소드가 담겨 있다. 또한 스페셜 에피소드 15가지도 추가되며, 프롤로그와 에필로그 1,2,3도 포함된다. 비건이 된 이유, 채식주의란?, 비거니즘이란?, 허기진 밤, 귀여워서 슬픈 동물, 변하고 싶은 마음, 친구들의 취향, 마음을 행동으로, 동물 해방, 에코페미니즘, 식물의 고통, 지치지 않게 비건 지향, 비건 페스티벌, 중고 옷, 편의점 도시락 등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먼저 20쪽에 보면 '채식주의자의 범주'가 있다. 간단하게 채식주의자의 범주를 구분해놓았다. 비건은 동물 착취로 얻은 가죽, 화장품 등도 소비하지 않으며, 페스코는 채식을 하나 생선, 달걀, 유제품까지는 허용한다. 폴로는 붉은 살코기를 먹지 않고, 플렉시테리언은 채식을 지향하나 때에 따라 육류와 생선을 먹으며, 프루테리언은 식물의 생존을 방해하지 않는 열매, 잎, 곡식 등만 먹는다. 등등 채식주의자의 범주는 비건, 락토, 락토오보, 페스코, 폴로, 플렉시테리언, 프루테리언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저자는 스스로 어떤 채식주의자라고 정하고 단어 안에 갇히는 게 좋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중요한 것은 채식을 대하는 각자의 '마음'이라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단순히 먹는다는 것을 넘어서서, 삶을 대하는 태도까지 생각의 지평을 넓혀본다. 비건에 대한 다양한 정보 제공을 비롯하여 읽기 쉽게 그림 에세이로 펼쳐져서 핵심 메시지가 눈에 쏙쏙 들어온다. 특히 저자 자신이 직접 비거니즘을 실천하며 사색을 통해 이 책이 출간된 것이기에 더욱 와닿는 느낌이다. 완벽을 추구하면 쉽게 지치니 그냥 소소하게 실천하는 의미로 생각하며 함께 나아가면 좋을 것이다. 나의 마음도 함께 하고 싶다.
저는 비거니즘에 대한 논의가 비거니즘의 틀린 점을 지적하는 대신에 보다 생산적인 방향으로 흘러가면 좋겠어요. 만약 일부 사람들이 비건에 대해 우려하는 대로 식물이 정말 고통을 느낀다 해도, 인간이 정말 고기를 먹어야만 살 수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비거니즘이 틀렸다는 근거는 될 수 없습니다. 비거니즘을 실천하는 데는 수많은 방향이 있기 때문이죠. 꼭 완전 채식을 해야 비거니즘을 실천하는 건 아니에요. 비거니즘은 채식이 절대 선이라 말하는 것도 아니고 육식이 절대 악이라 말하는 것도 아니며 그저 조금이라도 많은 존재가 덜 고통받길 바라며 끊임없이 생각과 행동을 다듬는 시도이자 실천이니까요. 저는 현재의 비거니즘이 치열하게 논의되어 앞으로 나아갈 수 있길 바랍니다. (404쪽)

비거니즘에 대한 쉽고 유쾌하며 친절한 가이드북. 비거니즘은 완벽한 채식주의가 아니라, 더 평화로운 세상에 대한 삶의 방향성이자 지향이다. 모두가 비건이 될 수는 없더라도 누구나 비건 지향적인 삶을 살 수는 있을 것이다. 동물과 이웃들이, 그리고 우리의 유일한 서식지인 지구가, 지금보다는 덜 고통스럽고 더 평화롭기를 희망하는 모두에게 강력 추천하고 싶은 책.
_황윤 (영화 <잡식가족의 딜레마> 감독,《사랑할까, 먹을까》저자
황윤 감독의 추천사를 보니 이 책이 주는 메시지와 독자로서 이 책을 읽은 내 마음이 잘 표현되어 있다. 이 책을 비거니즘에 대한 가이드북으로 생각해도 좋을 것이다. 함께 읽고 같이 생각하게 되길 바란다. 이 지구에서 공존하기 위해 비거니즘에 대해 알고 이해하고 실천하면 좋을 것이다. 음식뿐만 아니라 삶의 방식이자 철학으로 비거니즘을 함께 했으면 좋겠다. 이 책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