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교양 지적대화 걸작 문학작품속 명언 600 - 헤밍웨이 같이 사유하고, 톨스토이처럼 쓰고
김태현 지음 / 리텍콘텐츠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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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언'은 오랜 세월을 견뎌내고 살아낸 문장이다. 세월의 흐름에도 깎이고 다듬어지고 보석같은 문장들이 살아남은 것이다. 그런데 명언 중에서도 걸작 속에 오랜 기간 살아남은 알짜배기 명언을 이 책 한 권으로 접할 수 있다니 궁금한 생각이 들어서 한 번 읽어보고 싶었다. 사실 시간적 여유가 될 때 읽어보겠다고 생각한 책은 여전히 뒤로 미루고 있다. 쉽게 여유가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한 권으로 간단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 더 접근성 있다는 생각이 든다. 꼭 읽어보고 두고두고 꺼내들고 음미하는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 이 책 《지적교양 지적대화 걸작 문학작품속 명언 600》을 읽어보게 되었다.


 



책의 저자는 김태현. 여러 분야의 지식 관련 빅데이터를 모으고 큐레이션하고 있다.

많은 작가들이 책을 쓸 때 자신이 깨달은 삶의 지혜를 녹여 내거나 소중한 경험을 담습니다. 그리고 문학은 인간과 세상에 관한 치열한 고민과 사유 끝에 창조되는 예술입니다. 하지만 고전 소설은 오래된 책일수록 두께가 두껍고, 페이지 넘기기다 어렵지요. 이 책은 바쁜 현대인들이 그러한 작품에서 얻을 수 있는 통찰력을 놓치지 않게끔 돕기 위해 집필되었습니다. (4쪽_시작하며 中)


이 책은 총 7장으로 구성된다. 1장 '꿈은 이루어진다_성장을 이야기한 문학작품 속 한 문장', 2장 '반항하는 삶_인간 내면을 탐구한 문학작품 속 한 문장', 3장 '연인에게 보내는 편지_사랑을 노래한 문학작품 속 한 문장', 4장 '칠전팔기 백전백승_용기를 주는 문학작품 속 한 문장', 5장 '문학으로 힐링하기_마음을 위로하는 문학작품 속 한 문장', 6장 '21세기 이후의 인간_미래를 엿보는 문학작품 속 한 문장', 7장 '문학의 정수를 맛보다_세계의 명시 속 한 문장'으로 나뉜다.



​유명한 고전부터 현대문학까지, 제목과 작가 이름만 보아도 '아, 그 작품!' 떠오른다. 하지만 읽었는지 아닌지 가물가물한 것도 있고, 확실히 아직 읽지 않은 것도 눈에 띈다. 특히 고전은 그렇다. 누구나 알지만 제대로 읽은 사람은 없다는 그 '고전'도 상당수 있다. 어쨌든 이런저런 책들 중에서 핵심적인 문장을 추려내어 거르고 걸러서 접하는 것이니 그야말로 진국인 문장을 만나는 셈이다.

시간이 많다면야 각종 문학작품을 직접 읽으며 감상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알다시피 세상에 책은 많고 열심히 읽어도 평생 다 읽을 수 없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럴 때에는 누군가 정리해준 문장만이라도 접하는 것이 차선책이다. 문득 집어들어 읽어나가다가 마음을 훅 치고 들어오는 문장을 발견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럴 때에 그 책을 전체적으로 접할 계기를 마련해주기도 한다. 여러모로 써머리같은 느낌의 책도 필요한 것이고, 이 책이 다양한 책의 명문장을 핵심적으로 훑어주어서 도움이 된다.


이 책에 담겨 있는 문학작품 속 명언에는 숫자가 매겨져있다. 1번부터 600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장을 훑어볼 수 있는 책이다. 해당 작품에 대한 간단한 이야기와 함께 그 안에서 보게 되는 명언, 작품을 쓴 작가에 대한 간단한 소개까지 굵직굵직하고 알차게 짚어보는 책이다. 각종 문학작품을 읽어보고 싶지만 쉽게 시간을 내기 힘든 사람들에게도, 문학작품의 핵심을 한 권의 책에서 만날 수 있는 책이어서 부담없이 다가올 것이다. 곁에 두고 마음에 드는 문장을 음미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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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여유가 없다고 느껴질 때
최태정 지음 / 경향BP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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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을 보고 생각에 잠긴다. 좀더 느긋해도 되는데, 한 템포 쉬어가도 될 텐데……. 정말 정신없이 바쁠 때에도, 어느 정도 느슨해질 때에도 나에게는 마음에 여유가 없다고 느껴질 때가 많았다. 그리고 여전히 '여유가 없다고 느껴지는 것들이 사는 동안 서서히 줄어들기를' 바라고 바란다. 책 표지에 있는 글들을 보며 내 마음도 그러함을 느낀다. 어쩌면 나와 비슷한 생각이 많으리라 생각되어 이 책 《마음에 여유가 없다고 느껴질 때》를 읽어보게 되었다.

누구나 살다 보면 한번쯤은 느낄 삶에 대한 권태와 복잡하게 얽혀 있는 관계 속에서 오는 회의감, 내가 힘들고 지치면 같이 오는 우울감, 그때 잘 챙겨주지 못하고 보내준 사람, 어느 샌가 잊고 사는 것들, 내 마음인데 내 마음대로 되지 않고, 내 마음을 나도 알 수 없는 날들, 마음에 여유가 없다고 느껴지는 당신에게 보내는 이야기들이 작은 쉼이 된다면 좋겠습니다. (4~5쪽, 프롤로그 中)


 

 


 

이 책의 저자는 최태정.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된다. 1부 '삶은 지속되고 일상은 반복된다', 2부 '아무도 몰랐던 이야기', 3부 '세상은 넓은 숲, 나는 외로운 나무', 4부 '혼자 살아도 혼자는 아니야'로 나뉜다. 잘하고 있고 잘될 거라는 말, 시간을 맞춰간다는 것, 삶의 질을 높이는 방법, 지나친 자책은 독이 된다. 사람이 하늘도 보고 살아야지, 쓴맛이 단맛으로 느껴지던 날, 너는 별로여도 나는 좋을 수 있습니다, 때로는 좋아하는 것과 정반대로, 마음에 여유가 없다고 느껴질 때, 제대로 숨을 쉰다는 것, 내 목소리를 낸다는 것, 점쟁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일부러 걷고 싶은 날, 계절의 뒷배를 타는 사람들, 어디에나 있지만 어디에도 없는 나, 꽃도 저마다 피는 시기가 다르다, 우울할 땐 청소를 해요, 가끔 그럴 때가 있어 등의 글이 담겨 있다.

이 책을 읽다보면 '내 마음이 그 마음'이라고 느껴지는 문장이 보인다. 그 앞에서 멈춰서서 생각에 잠긴다. 하긴 세상살이는 누구에게나 고된 법이다. 잘 지내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에게도 그늘 하나쯤은 있는 법이니까. 그냥 조금 솔직하고 민낯 그대로의 나를 만나도 된다. 애써 포장하지 말고 말이다. 사실 그러기에는 나중에 후회되기도 하고, 차라리 책을 보며 혼자 생각에 잠기는 편이 낫긴 하다. 그럴 때에 이 책이 '맞아' 소리내며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다.

영화 <엑시트>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요즘 유행이야? 밑도 끝도 없이 잘될 거라고 하는 거?" 나는 그 말에 전적으로 공감했다. 언젠가부터 SNS상에는 잘하고 있고, 잘될 거라고 하는 글귀들이 일종의 전염병처럼 퍼져 나갔다. 그때마다 '아니, 사람들이 정말 저런 뻔한 말에 힘을 얻고 위로를 받는다는 거야?'라는 생각을 자주 했다. 그 무렵 나는 전례 없던 침체기를 겪고 있었는데도 그런 말들이 힘이 된다거나 와닿지 않아서였다. 그때는 나조차도 내가 낯설 만큼 삶의 전반에 걸쳐 권태가 왔고 일상도 엉망이었다. 그럼에도 정작 힘들 때면 누구에게든 힘든 일을 속 시원하게 털어놓을 수 없었다. (15쪽)

이 책을 읽다보면 남의 글을 보는 것이 아니라, 내 얘기인가 생각되는 부분이 많아서 깜짝 놀랐다. 나도 잘 모르는 내 마음을 어느 순간 글에서 발견했을 때, 글을 통한 공감의 시간을 갖는다.

삶에 지쳐 미각을 잃었나, 도통 사는 맛을 느끼지 못한다. 매일이 똑같아 감각을 잃었나, 당최 재밌거나 즐겁지 않다. 뒤죽박죽 엉망으로 뒤섞인 것 같다. 해도 안 한 것 같고 하지 않아도 한 것 같다. 일상에서 쓴맛이 나니 달달함은 낯설기만 하다. 그래도 억척같이 잘 살아가고 있구나 싶어 헛웃음이 나기도 한다. (65쪽)




아무리 바쁘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살아도 종종 하늘을 올려다보자.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내 모습이 아무렴 어떠냐고 그래도 괜찮다는 말을 해주는 것 같을 때도 있다. 사람 사는 게 뭐 별거 있을까. 아무리 안 좋고 안 풀려도 머리 위 높은 하늘도 보고 저 멀리 탁 트인 바다도 보고 그렇게 살아야 하는 거 아닐까. (62쪽)

사람이 항상 긍정적일 수는 없다. 또한 항상 부정적일 수도 없다. 그냥 그때그때 꾸미지 않는 솔직한 말도 필요하다. 힘든 데 행복하다고 강조하거나 힘이 하나도 안 나는데 힘내라는 말처럼 공허한 말도 없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적절하게 내 마음을 짚어주는 편안함이 있었다. 특히 17쪽에 나오는 저자의 친구가 한 말에 나도 동의한다. 나도 저자에게 그 친구처럼 '안어울리는 말 하지 말고, 듣기 좋은 말 하지 말고, 하고 싶은 말 하라'고 격려해주고 싶다. 슥 넘기다가 공감하는 문장 앞에서 내 생각을 정리해볼 수 있는 책이다. 그런 점이 마음에 드는 에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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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듦의 이로움 - 성공적인 노화 심리학, 2021년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
Alan D. Castel 지음, 최원일 옮김 / GIST PRESS(광주과학기술원)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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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표지에 보면 이런 글이 있다.

난 절대 늙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나에게 노인이란 항상 지금 내 나이보다 15년 후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_프란시스 베이컨

아마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며 노년을 맞이하지 않을까?

누구나 늙어가지만 노화에 대해 부정적이다. 솔직히 생각하고 싶지 않은 일이기도 하다. 그러니 이 책에서는 그 이야기를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갈지 궁금했다. 나이가 들어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지만 이왕이면 성공적인 노화를 위해 책을 읽고 함께 생각에 잠기고 싶었고, 그런 의미에서 이 책 『나이 듦의 이로움』 을 읽어보기로 했다.




노화에 관한 최신의 심리과학 연구와 성공적인 노년기를 보내고 있는 각계각층의 유명 인사들과의 인터뷰로 의미 있는 인생, 행복한 노후를 설계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책! (띠지 中)



이 책의 저자는 Alan D. Castel. 인지심리학자이다. 인지 노화, 노인 기억 등의 연구를 활발하게 수행하고 있다. (책날개 발췌)

이 책의 제목은 시간이 흐르며 점점 잘 익어가는 좋은 와인을 생각나게 할지도 모른다. 좋은 와인처럼 성공적인 노화는 시간의 흐름과 함께 성숙이 요구되는 능동적이고 복합적인 과정이다. 이 책이 우리의 삶이 어떻게 나이가 들며 더 좋아질 수 있고, 어떻게 노년기의 이로움을 즐길 수 있는지에 대한 한 가지 길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프롤로그 中)

이 책은 총 9장으로 구성된다. 1장 '성공적인 노화란 무엇인가?', 2장 '행복: 나이 들어가며 일어나는 흥미로운 일', 3장 '기억: 노화와 함께 더 선택적이 되어가는 것', 4장 '지혜: 인생의 경험과 창의성의 이로움', 5장 '여전히 예리한 삶: 능동적인 생활양식이란 무엇인가?', 6장 '두뇌 훈련: 컴퓨터 게임은 우리를 더 똑똑하게 만들까?', 7장 '습관과 취미: 오랜 그리고 새로운 친구들', 8장 '은퇴 후의 삶: 삶을 다시 연결하기', 9장 '나이 들며 좋아지는 삶: 성공적인 노화, 지금 시작하라'로 나뉜다.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은 노인이 아닐 것이다. 왜냐하면 일단 글자 크기가 너무 작다. 그리고 책이 두껍다. 노화를 겪기 전인 사람들이 미래의 어느 시간을 위해 준비하는 마음으로 읽거나, 혹은 노화를 겪고 있는 부모님을 위해 알아둘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기 위해 읽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그런데 '고령'의 기준부터 마음에 쏙 들어오는 설명이 이어진다.

'고령'의 기준은 뭘까? 65세 이상의 노인들이 3,000명 가까이 참여한 대규모 조사연구에서 응답자들은 '평균적인 사람'들이 68세부터 고령자에 해당한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이 숫자는 거짓말이다. 왜냐하면 같은 응답자들 자신은 언제 고령자로 분류될 수 있냐고 물으면 85세라고 대답했기 때문이다. 고령의 시점을 정확하게 규정하기 어려운 것은 대부분의 '노인들'이 실제로 그렇게 늙었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6쪽)

병원에 다니시는 어머니는 '어르신'이라는 단어를 정말 싫어하신다. '어머님'이나 'ooo 님'이라고 이름으로 불리기를 원하신다. 위의 고령 기준, 즉 응답자 자신들이 85세 정도는 되어야 노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르신이라는 호칭이 듣기 싫은 것이다. 주로 어르신이라 부르며 친절하게 행동하는 청년들이어서, 옆에서 바라보던 나는 호칭이 뭐 대단하냐는 말을 하며 넘겼지만, 이 책에서도 '60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어떤 여론조사에서 절반 이상의 응답자들이 자신을 연장자Senior 라는 단어로 부르는 것에 불편하다'고 느꼈다는 것이다. 이 책을 보면서 노인이나 어르신보다는 "성함을 불러드리면 좋아하세요."라는 어느 직원의 말을 꼭 기억해두기로 한다.

오늘날 성공적인 노화에 대한 정확한 정의를 내리는 것은 아직 논쟁 중이라고 한다. 특히 '노화'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보고 생각을 해보지 못한 일반인으로서 이 책을 통해 구체적인 연구 상황을 접하는 것은 매력적인 일이었다. 또한 노년기를 보내고 있는 각계 각층의 인물들의 이야기도 흥미를 자극했다. 현재 86세인 워렌 버핏이 하루에 코카콜라 다섯 캔을 마시는데, 물과 브로콜리를 먹는 식단으로 바꾼다고 더 쉽게 100살까지 살 수 있다는 증거를 아직 찾지 못했지만, 열광적인 독서를 한다는 점은 기억해둘 만하다.




노화 분야의 선도적인 연구자인 앨런 카스텔 박사가 읽기 쉽고, 매력적이며, 유용한 정보가 가득한 작품을 빚었다. 이 작품은 성공적인 노화를 위해 정말 필요한 내용들로 가득하다.

_Laura Carstensen 스탠퍼드 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이 책에서는 여전히 제대로 이해되지 못하거나 오랜 시간 동안 부정적인 것으로 여겨졌던 노화의 흥미로운 측면들에 대해 설명할 것이다. 이 편견들은 우리가 실제 나이를 먹으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부정확하게 지각하도록 만든다. (35쪽)

책을 읽으며 지금까지의 편견을 깨고 다르게 생각해볼 기회를 마련하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이 책은 흥미롭게 읽으며 나이 듦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계기를 마련해주는 책이다. 특히 노화에 대한 심리적인 측면의 강한 영향을 다루고 있어서 하나씩 짚어보며 성공적인 노화에 대한 구체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두껍지만 다양한 연구와 구체적인 사람들의 이야기가 알차게 담겨 있어서 한 번 읽어보며 생각에 잠기는 시간을 갖기를 권한다. 어쩌면 노년의 삶에 대해 지금까지 생각해왔던 고정관념을 깨고 다르게 바라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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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기억 1~2 - 전2권 (특별판)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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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을 읽겠다고 결심한 데에는 '베르나르 베르베르 소설'이라는 것 만으로 충분했다. 사실 소설이나 영화를 보면서, 중간에 멈추기도 애매하고 계속 읽기도 지루한 그런 느낌이 정말 싫다. 이왕이면 시간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책을 읽고 싶었는데,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은 작가의 이름만으로 선택하는 작품 중 하나다. 작품마다 나를 사로잡았으니 이 책에 대해서도 기대를 하며 베르나르 베르베르 장편소설 『기억』 을 읽기 시작했다.

먼저 이 책 표지가 눈을 사로잡는다. 렌티큘러 표지라고 한다. 각도에 따라 사람도 나비도 달리 보인다. 1,2권이 비슷한 듯 다른 색상이다. 이 책을 읽기 전부터 이미 마음을 열고 소설 속 이야기에 초대받을 준비를 한다. 자꾸 눈이 가고 들여다보게 된다. 이번에는 전생이다. 상상력의 거장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작에 기대감을 가지고 읽어나가기 시작한다. 이 소설 『기억』을 읽으며 시공을 오가는 상상속으로 들어가보는 시간을 갖는다.

최면사의 쇼 장면에서 소설은 시작된다. 솔직히 나는 최면, 전생, 그런 것들에 대해 믿는 건 아니지만 안 믿는 것도 아닌, '잘 모르겠다'는 의견이다. 증명할 수 없다고 없는 것은 아니니까.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에 멈춰있지만, 소설가는 역시 상상력의 작은 씨앗만 있더라도 크게 부풀려 나무를 만들고 열매를 맺는다. 최면사의 쇼에 나 또한 참여하는 듯한 마음가짐으로 이 책을 읽기 시작한다.

이 책의 주인공은 르네 톨레다노. 역사 교사다. 우연히 전생을 알게 되었는데 전생을 오가며, 또한 현실인지 망상인지 헷갈리는 사건에 혼란스러워하며, 소설이 진행된다. 사실 전생 체험을 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들이 상상할 수 있는 나라와 사회적 지위인 경우가 거의 다여서 남이 말하는 전생은 믿기가 힘들다. 전생이라는 것이 아예 없다는 부정적인 의견이 아니라, 아직 내가 체험하지 못한 분야로 남겨놓고 있긴 하다. 이 소설 속 주인공도 우연히 유람선 공연장에서 최면사의 쇼에 피험자로 선택되며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소설이 진행되며 이전에는 생각지 못했던 상황이 펼쳐지고, 상상력의 끝은 어디인가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느낌으로 머릿속이 바빠졌다.




 

「만나서 반갑네, 르네. 내가 누군지 알고 있나?」

「알 것 같아요.」

「나는 자네 과거의 육신이야. 그리고 자넨, 내 미래의 육신이지. 나는 과거의 자네이고, 자넨 미래의 나지.」

「당신도 그걸 알고 있군요?」

「물론이네. <선행 명상>을 통해 내 후생들에 다녀올 수 있으니까. 그런데 이번에는 자네 정신으로 들어가 자네 시대를 보지 않고 내 시대로 자네를 소환했네. 여기서 함께 얘기를 나누고 싶어서 말이야. 그러는 자넨, 자넨 어떤 기술을 통해 나를 만나러 왔지?」 (1권 133쪽)

시공을 넘나드는 상상의 세계에서 함께 탐험하는 느낌으로 이 책을 읽어나간다. 그러면서 나에게도 질문을 던진다. 눈 앞의 나 자신만 보며 좁은 시야로 살다가 문득 이런 의문을 가지고 질문을 던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당신이라고 믿는 게 당신의 전부가 아닙니다. 당신은 누구인가요. 당신이 진정 누구인지 기억할 수 있나요?」 (1권 13쪽)




이번 소설은 최면을 통한 전생 여행을 소재로 하고 있어서 이 소설을 읽는 동안 전생에 대해 다방면으로 생각에 잠길 수 있었다. 믿거나 말거나 한 이야기, 판도라의 상자 같은 자칫 위험할 수도 있는 '기억의 문' 등 상상력의 폭이 이전보다 풍부해지며 그만큼 독자를 의심의 문턱 앞에도 데려다 놓았음을 느낀다. 이 책은 일단 읽기 시작하면 1,2권을 다 읽어야 직성이 풀릴 것이다.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지니 말이다.

소설은 일단 읽기 시작하면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끝까지 끌고 가는 힘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다른 일들에 밀려 결국 마지막까지 읽지 못하고 중단하게 마련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은 그런 면에서 읽는 보람을 느끼게 해준다.

"눈을 감고, 긴장을 푸세요. 머릿속에 계단을 떠올린 다음 내려가 보세요. 무의식의 문이 보이시나요?"

사실 전생 체험에 성공해본 적이 한 번도 없다. 집중하려고 할수록 딴 생각에 빠져들며 나에게는 무의식의 문이 보인 적이 없다. 그러니 소설을 통해 대리 체험을 하는 정도로 만족한다. 이 소설을 읽는 시간 만큼이라도 이 세계를 인정하기로 한다. 마음을 열고 읽어나가면 이 책에서 펼쳐내는 이야기가 다르게 다가온다.

최면, 전생의 소재는 어떻게 엮어내느냐에 따라 그 맛이 달라진다. 이번에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작품을 통해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모험을 떠나본다. 최면을 통한 전생의 기억을 부정하는 생각을 자극하는 대사를 통해 오히려 소설이 아니라 현실처럼 느껴진다. 아마 의심과 믿음, 두 가지 감정 속에서 혼란을 느끼는 일반 독자들에게 더 현실같은 소설로 다가오리라 생각된다.



「나는 내 안에 숨어 있던 다른 기억들에 접근했던 것 뿐이야. 그건 병이라고 부를 수 없어.」

「아니, 그건 조현병이라는 병이야.」

「나는 그것을 의식의 확장이라고 믿어. 올더스 헉슬리가 말했듯이 나는 새로운 지각의 문을 연거야. 그 유명한 록 밴드 도어스의 이름도 거기서 나왔지.」

「지금 농담하는 거야? <판도라의 상자>에서 한 경험이 네게 지각의 문을 열어 줬다고 우기는 거야? 넌 그것 때문에 현실에서 멀어졌어.」 (2권 15쪽)

 

주제와 변주.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새 소설을 읽을 때마다 드는 생각이다. 첫 작품 『개미』부터 신작 『기억』에 이르기까지 확장과 진화를 거쳐 온 그의 작품들을 관통하는 주제 의식은 한결같다. 순환적 세계관과 타자적 관점, 그리고 인간에 대한 낙관과 유머. (2권 397쪽_옮긴이의 말 中)

이 중 '순환적 세계관'과 '인간에 대한 낙관'에 특히 공감한다. 그래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을 읽으면 시야의 폭이 넓어지며 기분이 나쁘지 않아서 좋다. 육회처럼 시도해보기 힘든 겉모습이 아니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는 스테이크 같은 모습에 상상 이상의 소스가 더해진 느낌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떤 맛을 느낄지는 독자의 몫이다. 한 번 시도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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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 물건 - 웬만하면 버리지 못하는 물건 애착 라이프
모호연 지음 / 지콜론북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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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곤도 마리에의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를 읽으며 옷 정리에 돌입할 때였다. 이야기를 하기 전에 하고 싶은 말은 가족 중 한 명이라도 동참하지 않으면 정리는 대실패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하여간 어머니께 설레지 않는 옷을 말해달라고 이야기하니, "다 설레"라는 답변을 듣고 말았다. 물건마다 스토리를 담고, 감정을 실어서 대하는 사람이 가족 중 한 명이라도 있으면 절대 미니멀리스트가 될 수 없다. 무언가를 버리는 데에는 달래고 어르고 온갖 설득을 해야하니 피곤하고 지치는 일이다. 그냥 맥시멀리스트로 살기로 마음을 바꾸는 것이 한결 편안하다. 세상에서 가장 쉽게 바꿀 수 있는 건 바로 '나'이고, 내 마음을 바꾸는 게 가장 속편한 일이니 말이다.

어쨌든 마음이 편안하고자 생각하고 보니 이 책이 눈에 들어왔다. 저자는 미니멀 라이프는 자신의 삶의 방식과 어울리지 않는 듯하다고 고백한다. 설레게 하는 물건이 너무 많다나. 물건에 대한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해서 이 책 『반려 물건』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모호연. 방송국 시사 프로그램 작가다.

어차피 물건을 갖거나 버리는 과정은 감정적이고 편파적이며 때론 고집스럽고 비논리적이다. 사람이 늘 효율적일 수는 없고 물건을 갖는 기쁨도 거짓은 아니다. 내 공간, 내 물건들을 생각하는 데에는 오로지 나의 취향, 나의 기분에 충실할 뿐이다. 내 곁에 있는 물건은 내 삶의 일부이고, 나의 반려이다. 미니멀리스트가 되지 못해 다소 슬픔을 겪은 이들에게 이 책이 희망이 되기를 바란다.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언제나 물건과 함께 있다. (11쪽)

이 책에는 예쁜 물건은 쓸모 있다, 모으는 게 아니라 보관하는 겁니다, 버리지 못한 물건들, 나의 물건 연대기, 빈티지를 사랑하는 사람, 잘못 산 물건들, 좋아하지만 가질 수 없어, 선물 가장 효과적인 물욕 해소법, 만남과 헤어짐의 미학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나의 물건 연대기

물건의 과거는 그 물건을 가진 사람의 역사다. (67쪽)

저자가 들려주는 물건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유리병, 수건, 양말, 플라스틱 서랍 등 잡동사니처럼 느껴지는 물건들도 애착을 갖고 바라보게 되고 의미 있는 물건으로 거듭나는 듯하다. 다들 미니멀리스트를 꿈꾸다가 좌절할 때, 저자는 당당하게 반려 물건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특히 '누가 돈 주고 그런 걸 사'의 '누구'라는 말 앞에서는 범접할 수 없는 맥시멀리스트의 아우라가 느껴진다.




없어도 괜찮지만 있으면 더 즐거운 어떤 물건. 복잡한 내 마음의 회로를 통과해 전기가 짜르르 통하고 마는 어떤 물건. 마주치기 전에는 설명할 길이 없지만 첫 눈에 반할 그 어떤 물건을, 나는 또다시 만나게 될 것이다. 언젠가 아주 운명적으로. (155쪽)

이 책을 읽으며 반려 물건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저자가 말하는 물건들에 대한 이야기에 집중해서 읽다보니, 내 곁에 있는 물건들을 돌아보고 내 마음을 들여다본다. 물건에 대한 저자의 마음은 아마 비슷비슷한 사람들이 많으리라 생각된다. 내 곁에 있는 물건들에 대해 떠올리며 이런저런 생각을 할 수 있는 책이니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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