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화와 기담사전 -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잘난 척 인문학
이상화 지음 / 노마드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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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 끌렸다.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이라는 수식어 말이다. 너무 어렵고 깊어 무거운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깃털 같이 가벼운 것도 아니고,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정도라면 알고 싶지 않겠는가. 알아두고 이왕이면 잘난 척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는 '설화와 기담'에 대해서 잘난 척 할 수 있는 정도의 지식을 한 권으로 완성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다.



 

 


 


 

이 책의 저자는 이상화. 1973년 방송작가로 데뷔하여 30여 년 동안 <TV 손자병법>, <호랑이 선생님> 등 수많은 tV 드라마와 라디오 드라마를 집필했다. 경원전문대학교 문예창작과 겸임교수, 한국방송작가협회 교육원 등에서 지속적으로 후진들을 양성해왔고, 성의 문화와 역사를 탐구, 집필활동을 펼치고 있다. (책날개 발췌)

그 수많은 판타지를 책 한 권에 모두 담기는 도저히 불가능하다. 그리하여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판타지들을 간추렸다. 우리나라의 판타지도 다소 생소한 것들도 있겠지만 거의 모두 우리 민족의 삶과 가까이 있어서 익숙하고 친숙한 것들이다. 내용도 되도록 자세하고 이해하기 쉽고 흥미있게 꾸미려고 노력했다. 이 책에 담긴 판타지들을 한꺼번에 다룬 자료는 지금까지 거의 없다. 재미와 함께 새로운 지식을 얻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 (책머리에 中)

이 책은 총 5부로 구성된다. 1부 '신화와 전설', 2부 '영물과 괴물, 요괴', 3부 '괴담과 기담', 4부 '믿기 어려운 사실들', 5부 '이승과 저승'으로 나뉜다. 중국의 창세신화, 일본의 창세신화, 도깨비의 시조 치우, 신화 속의 여신들, 우리나라의 영물, 우리나라의 요괴, 피닉스와 스핑크스, 히드라와 켄타우로스, 마귀의 정체는 무엇인가, 마법은 실제로 존재할까, 인간에게 초능력이 있을까, 신내림, 빙의와 퇴마, 삼수갑산, 옥황상제, 염라대왕, 저승사자 등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얇고 두루두루 설화와 기담을 들여다본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우리의 일상에서 흔히 들어온 이름이지만 잘 몰랐던 것들을 이 책의 설화와 기담으로 접해본다. 옛날 이야기를 듣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하고, 누군가 애써 수집한 방대한 설화와 기담을 한 권의 책으로 만나는 듯하기도 하다. 어쨌든 한 권으로 동서양 설화와 기담을 압축해서 보는 느낌도 꽤나 괜찮다. 지식이 풍부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 책을 읽으면서 설화와 기담에 대해서 집대성해놓은 새로운 이야기를 알아가는 흥미로운 시간을 가져본다. 특히 어렸을 때 할머니께 들었던 옛날 이야기 혹은 전래동화 속 이야기를 들여다보는 느낌이다. 우리나라의 요괴라든지, 빅풋과 예티,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까지 다방면으로 두루루 알아가니 박식해지는 듯하다. 특히 아이들에게 동서양의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서도 이야깃거리가 풍부한 이 책이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판타지의 세계는 언제나 매력적이다.

시간과 공간의 경계도, 상상력의 경계도 없다.

판타지는 동서양을 가릴 것 없이

아득한 옛날부터 언제나 우리 곁에 있어왔다. (책 뒷표지 中)

이 책은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시리즈 중 한 권이다. 영어잡학사전, 철학잡학사전, 우리말 어원사전, 문화교양사전, 우리 역사문화사전 등 알아두면 잘난 척할 만큼의 지식을 제공해주는 책이어서 심심풀이로, 지식충전용으로, 지적인 대화의 소재로 두루두루 이용할 수 있으니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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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의 밥상
박중곤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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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표지에 보면 숟가락 위에 코로나바이러스가 자리잡은 형상이다. 긴급상황을 알리는 것이다. 게다가 이런 말이 눈에 띈다. '인간이 먹거리를 찾아 야생을 파괴하는 바람에 낯선 바이러스들이 불려 나와 세상을 침몰시키고 있다. 혼돈의 밥상이 혁명적으로 개선되지 않고는 인류 미래에 희망이 없다.'라고 말이다. 정신이 번쩍 들며, '뜨끔' 한 생각이 들었다. 사실 편리함에 많은 부분을 외면하고 있었고, 요즘엔 과일을 사면 실패한 적이 한 번도 없고 완전 달다는 것이 이상했지만 더 깊이 생각하지는 않았다. 정말 계속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문제 인식을 함께 하고, 앞으로의 방향을 함께 나눈다는 것이다. 식생활에 대한 것은 저자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임에도 문제 자체도 제대로 모르고 있으니, 이 책을 읽으며 건강을 위한 밥상은 물론, 지구 환경을 해치지 않으며 공존하기 위한 밥상을 생각하기로 했다. 어떤 문제와 해결 방안이 있는지 이 책 『종말의 밥상』을 읽으며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이 책의 저자는 박중곤. 현재 바른건강연구소 소장으로서 각종 식품 관련 컨설팅을 하며, 저술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책날개 발췌)

나름대로 카오스로 넘치는 밥상에 코스모스적 질서를 부여하기 위해 목소리를 높였지만, 나의 목소리가 현실을 개선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는 기대하지 않는다. 지구촌에서 식원병으로 수 억명의 사망자가 나오기 전에는 21세기 아담, 이브들의 고정관념이 바뀌기 힘들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가닥 희망의 등북이라도 밝히려는 간절한 마음으로 이렇게 책을 만들어 세상에 보낸다. (10쪽, 프롤로그 中)

이 책은 총 5부로 구성된다. 1부 '선악과를 따는 사람들', 2부 '생명 안테나 부러지다', 3부 '혼돈의 밥상과 질병', 4부 '식탁의 불편한 진실들', 5부 '질서의 밥상 제안'으로 나뉜다. 에필로그 '꿀통에 빠진 곤충 신세, 인간'으로 마무리 된다. 계절을 거스른 이단아, 과일인가 설탕 덩어리인가, 농장에서 밀려난 토박이 동식물, 생명 없는 무정란과 단명하는 육계, 천성 거부당하는 돼지, 젖소인가 우유 펌프인가, 물고기들이 수상하다, 박쥐 요리와 코로나19 팬데믹, 식탁의 6가지 불청객, 사탕인가 사탄인가, 대자연의 섭리 거스르는 화식, 사라진 통곡물 식습관과 부분식품의 함정, 신자연주의 밥상, 식품안전지수의 개발 및 실용화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선악과 즐기는 현대의 아담과 이브'라는 소제목을 보니 경각심이 생긴다. 오늘날 식탁의 풍요는 인류 시작 이래 최고조에 달했고, 우리도 사실 어렴풋이 문제 있는 식탁이라는 것을 알지만, 시간이 부족하기도 하고 '설마' 하는 마음으로 판단을 보류하며 살고 있기는 하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말한다. '혼돈의 밥상은 지구촌에 전란이나 외계인 침공 수준의 위기를 불러왔다'고 말이다. 이런 밥상이 근본적으로 개선되지 않고는 인류 미래에 희망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과일인가 설탕 덩어리인가」를 읽다보니, 요즘 내가 달달한 과일을 잘 고른 것은 내 실력이 좋아서가 아니다. 당도가 극도로 향상된 과일들만 살아남았을 뿐이다. 오늘날 자연의 질서를 벗어나 억지로 잡아 늘리고 당도 위주로 맛을 변질시킨 과일들은 현대인에게 건강상 많은 문제점을 야기한다(28쪽)고 하는 말에 일리가 있다.

씨앗 없는 농산물, 농장에서 밀려난 토박이 동식물, 나비와 토종벌이 사라진 밭, 생명 없는 무정란과 단명하는 육계 등 하나씩 알아가면서 생각보다 충격적인 현실을 깨닫는다. 그러면서 코로나 등 전염병까지 연관되니 '건강의 시한폭탄 돼가는 지구촌 유행병'이라는 점에서 경각심을 불러 일으킨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이 책에서는 '신자연주의 밥상'을 제안한다. 제철 천연 밥상과 오색오미 밥상을 우수한 우리 농수산물을 이용해서 섭취하는 것이다. 가족 건강을 위해 농약과 화학비료 사용을 최소화 하고, 퇴비를 넉넉히 주어 건강하게 거둔 것이야 한다고. 하지만 사실 소비자로서는 믿을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말로만 무농약인지 어떻게 알 것이며, 벌레 한 마리 발견되지 않는 채소가 어떻게 신선한지 알 것인가 하는 의문이다.

어쨌든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문제 인식을 함께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또한 바쁜 일상에서 편리한 식품으로 간소하게 한 끼 챙기는 경우도 더러 있어서 모든 식사가 인간과 자연의 건강을 살리는 음식으로 채워질 수는 없더라도, 잊지 말고 한 번씩이라도 '신자연주의 밥상'을 챙기려하는 그 마음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밥상으로 인한 종말을 막기 위해 이제부터라도 인간의 생각과 행동을 바꾸려면 이 책이 그 시작을 응원해줄 것이다. 우리에게는 '종말의 밥상'을 '생명의 밥상'으로 바꿔야 할 책무가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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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왜 이렇게 불편한 게 많지?
다카하시 아쓰시 지음, 임경화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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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관심이 생긴 것은 '무례한 일상에서 내향성 인간으로 살아남는 법'이라는 글귀를 보고 나서였다. 생각해보면 정말 '무례한 일상'이다. 사람들과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서로 선을 살짝 넘나들며 상처를 주고 받는 것일테다. 그래도 도통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면 꾸역꾸역 참고 견디느라 곤혹스럽다. 이 책 『난 왜 이렇게 불편한 게 많지?』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해서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다카하시 아쓰시. 회사에서 근무하다가 자신의 민감한 기질 때문에 회사에서 근무를 계속하기 어려워져 현재는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다. 스스로가 'HSP(Highly Sensitive person)'라는 것을 알게 된 후, HSP로 살아가는 일상의 곤란함을 기록하고 HSP 기질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없앨 수 있도록 4컷 만화를 그려 블로그 '중년 HSP 일기'에 연재했다. 공저로 출간한『너무 민감해서 곤란한 나의 대처법』이 14쇄를 찍으며 일본에서 스테디셀러가 되었다.

소위 민감한 사람이라 불리는 HSP에 대해 알게 된 후 나 자신을 탓하는 일이 줄어들었다. 문제가 생겼을 때도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해하게 되었고 나와 비슷한 기질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외로움도 느끼지 않게 되었다. 이 책에는 내가 매일매일 느꼈던 민감한 사람의 괴로움에 대해 적었다. 책을 읽은 이들이 공감의 웃음과 함께 답답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달랠 수 있다면 기쁠 것 같다. (15쪽)


이 책은 총 3장으로 구성된다. 1장 '난 왜 이렇게 불편한 게 많지?', 2장 '남들은 왜 이렇게 둔감하지?', 3장 '예민함이 나를 구할 거야!'로 나뉜다. 사람들과 있기만 해도 피로를 느낀다, 타인의 기분이나 컨디션에 민감하다, 앞으로의 일을 미리 걱정한다, 다른 사람이 혼나는 모습을 보면 괴롭다, 다른 사람의 영향을 쉽게 받는다, 긴장을 쉽게 떨쳐내지 못한다, 남에게 들은 말을 마음속에 담아둔다, 눈에 띄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에너지 뱀파이어의 표적이 되기 쉽다, 프리랜서를 목표로 한다, 다른 사람과의 거리감을 조절한다, 민감한 사람이 인류를 구한다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저자는 우연히 일레인 아론 박사가 명명한 'HSP'라는 개념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오랫동안 고민해 온 위화감이나 괴로움은 잘못된 사고방식이나 생활방식 때문이 아니라 HSP가 지니고 있는 생물학적인 특징, 즉 높은 감수성에서 기인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다섯 명 중 한 명이 이런 기질을 갖고 있다고 하니, HSP 인구는 생각보다 많은 것이다. 그런데 과연 나는? 앞부분에 HSP 체크리스트로 확인해볼 수 있다.


사실 어느 정도의 민감함이 HSP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런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고. 어쨌든 읽다보면 공감하게 되는 부분이 보인다. 어느 부분에서는 내 얘기라고 느껴지는 그런 것 말이다. 내 얘기 또는 남 얘기를 담은 4컷 만화와 에세이다.


사람들은 나에게 고민을 잘 털어놓는다. 내가 꼬치꼬치 캐물어서가 아니다. 먼저 말을 꺼내는 건 상대방이다. 게다가 "왜 갑자기 나한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불쑥 고민을 털어놓기 때문에 많이 당황스럽다. 가만히 보면 상대방은 본인 얘기에 도취되어 내가 이해를 하든 말든 상관이 없어 보인다. 몇 시간이고 계속 말할 기세다. 어떻게 된 건지 평소의 그 사람이 아닌 것 같다. 억지로 얘기를 듣고 있는 나는 안중에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 (101쪽)

이건 나도 한때 그런 적이 있어서 할 말이 있다. 내가 믿을 만하다거나 나에게라면 고민을 털어놓고 싶어서 그런 것이 절대 아니다. 그냥 하소연하는 것이다. 나에게 이럴 정도면 온 데 다 떠들고 다니고 입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사람이란 말이다. 자신만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말기를. '내가 알 정도면 주변 사람들도 다 알겠네'라고 생각하면 거의 맞다. 그들의 고민을 두고두고 걱정해주는 어리석은 일을 하지 말 것. 아마 말하고서 다 잊을 것이다. 그냥 이것은 지나고 보니 드는 내 생각이다. 요즘은 나도 저자처럼 화제를 딴 데로 돌리거나 슬쩍 자리를 피한다. 나름 비슷하긴 하다.



4컷 만화와 글이 담긴 에세이다.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책이지만, 사실 민감하다는 부분이 불편한 것이니 즐긴다는 것도 이상한 표현이긴 하다. 저자는 이 책을 자신이 민감한 기질을 타고난 사람, 즉 HSP라는 사실을 모른 채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가볍게 해주고 싶은 마음에 쓰게 되었다고 한다. 이 책을 읽으며 HSP라는 것에 대해 알고 '나만 그런 것은 아니구나' 생각하며 그 무게를 덜어낸다면, 그것으로 작가에게 뿌듯함을 안겨줄 것이다. 내향적인 사람이라면 한 번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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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좀 빌려줄래? - 멈출 수 없는 책 읽기의 즐거움
그랜트 스나이더 지음, 홍한결 옮김 / 윌북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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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표지를 보면 책에 둘러싸여 있는 여유로운 모습이 보인다. 게다가 내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은 한 문장이 있었으니 바로 '세상의 모든 책덕후를 위한 카툰 에세이'라는 점이었다. 어떠어떠한 책이 좋았다는 등의 이야기가 아니라 그냥 '책'에 관한 카툰이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책이라는 것 자체에 대해 이런 저런 이야기가 궁금해 이 책 《책 좀 빌려줄래?》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그랜트 스나이더. 낮에는 치과 의사, 밤에는 일러스트레이터다. 《뉴욕 타임스》에 만화를 연재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2013년 카툰 어워드에서 '최고의 미국 만화'에 선정되었다. 재치 있는 글과 그림으로 전 세계 아티스트들에게 영감을 준 그가 이번에는 읽고, 쓰고, 그리면서 겪은 이야기를 《책 좀 빌려줄래?》에 녹여냈다. (책 속에서)

이 책을 선택한 것은 남 얘기가 아닌 바로 내 얘기를 볼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대감에서였다. 책 좋아하는 사람들의 심정은 비슷하지 않은가. 집에 언젠가는 읽을 책이나 읽느라 애쓴 책들이 가득한데, 차마 정리하기는 힘들고, 오래된 책 냄새 좋아하고 등등. 그래서인가. 이 책을 읽으며 공감하게 되는 부분이 정말 많았다. 나도 무슨 물건이든 책갈피로 써서 한참 전에 찾던 것을 예상치 못한 책 속에서 발견하기도 하고, 언젠가는 고전을 읽고 말거라는 생각도 하고 그러니까. 일종의 동질감 같은 것을 느끼며 이 책을 읽어나갔다.

이 책 정말 매력적이다. 단순히 활자로만 된 책이었다면 그냥 그런 느낌이었겠지만, 그림으로 표현되니 멋진 카툰으로 거듭났다. 소재도 좋고 내용도 공감가고, 정말 책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마음을 들킨 듯 뜨끔한 마음으로 읽어나갈 것이다. 특히 나는 <타인의 책장> 이야기에 많이 뜨끔했다. 남의 서재는 보고 싶고 내 서재는 안 보여주려는 마음, 절대 공감!




 

이미 책에 둘러싸여 있거나, 책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없는 사람이라면 당장 소장하고 싶은 책이다.

_위치타 공영 라디오 KMUW

이 추천사를 보고 '뜨끔' 했다. 책소개만 보고 이 책을 갖고 싶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아마 나 같은 마음의 사람이 많지 않을까. 읽어야 할 책이 가득하고, 언젠간 읽겠다고 결심한 책도 수두룩한 마당에, 자꾸자꾸 읽고 싶은 책은 늘어나는 현실에서, 쉬어가는 마음으로, 공감하는 느낌으로, 편안하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즐겁게, 책에 대해, 편안하게 '책' 자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면, 부담없이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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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많은 사람이 슬픔도 많아서 - 가장자리에서의 고백
정용철 지음 / 좋은생각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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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한동안 월간지 《좋은생각》을 즐겨 읽은 적이 있다. 얇은 책자에 가지고 다니기도 좋아서, 한동안 이동할 때 버스나 지하철 안에서, 혹은 자투리 시간에 틈틈이 즐겨 읽으며, 글에서 감도 받고 힘도 얻으며 지냈다. 학창시절의 소소한 기억이라고나 할까. 추억의 한 장면으로 저장해놓았다. 그런데 오랜만에 그 기억이 떠오르는 것은 저자가 관련자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좋은생각》의 창간인이자 전 발행인이다. 그 점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아마 그의 책이 출간되었다는 사실 만으로 많은 사람들이 추억을 소환하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좋은생각》의 글을 조금씩 천천히 음미하던 그때를 생각하며, 이 책 《사랑 많은 사람이 슬픔도 많아서》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정용철. 월간 《좋은생각》 창간인, 전 발행인이다. 1992년에 월간 《좋은생각》을 창간할 때, 그의 생각은 딱 한 가지였다. 하루에 좋은 이야기를 하나라도 접하면 그 사람이 좋아질 것이라는 확신이었다. 이후 27년간 《좋은생각》을 통해 '지금 여기 우리'의 이야기를 전했다.

생각을 마음에 담았다가 꺼내면 글이 된다. 그 글이 책이 되려면 다시 글을 마음에 담고 꺼내기를 여러 번 해야 한다. 글과 마음 사이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 일은 쉽지 않았다. 글과 마음 사이의 거리가 좁혀지지 않고 서로 겉돌기만 했다. 결국 내가 택한 방버은 글을 마음에 담았다가 꺼내기를 더 오래 하는 것이었다. 글이 마음에 자리 잡기를 바라면서 나도 글을 고치고 또 고쳤다. 마음을 다독이고 또 다독였다. 이 일이 나에게는 끝이 없을 것 같았다. 그러던 어느 순간 내 마음이 글을 향해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괜찮아. 다 해결할 수 없어. 그냥 해 봐.' 이 책은 내 마음의 책이다. (4쪽)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된다. 1장 '나는 이렇게 살고 있다', 2장 '삶이 내게 알려 준 것', 3장 '말과 글', 4장 '나의 고백'으로 나뉜다. 아침, 단풍나무, 밤, 평등, 통증, 시간, 사랑, 보약, 태풍, 미용사와 아내, 어머니, 잃어버린 것, 밤의 음악, 여백, 집으로, 있음, 기다림, 답게, 대화, 열림, 존재, 슬픔, 질문, 모른다, 안과 밖, 한계, 빛, 한 장면, 춤, 문을 열고, 좋은 물건, 본질, 소망, 부지런함, 공부, 따뜻한 무관심, 절제, 고민, 흐르기, 기본, 평온, 잊힌 것, 소명, 분산, 기다림, 침묵, 쓰는 이유, 진심, 좋은 생각 등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각각의 소제목에 글이 그리 길지는 않다. 하지만 읽다보면 문득 툭~ 내 마음을 건드리는 글귀를 발견한다. 《좋은생각》을 읽던 그 느낌이다.

신은 그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 태어날 때 다 가르쳐 주고 잠시 비밀로 해 둔다고 한다. 그 비밀의 문이 열리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우리는 그때를 기다리면 된다. (58쪽)




너무 길지도 않고, 짤막한 글이지만 알차게 꽉꽉 채워넣은 진심이 느껴지는 글이다. 이 책을 읽다보니 예전에 《좋은생각》을 읽던 나 자신이 생각났다. 그때의 나는 어떤 꿈을 꾸고 있었는지, 문득 아련해지며 생각에 잠긴다.

나이가 들면서 하나씩 포기하는 것은 짐을 하나씩 덜어내는 느낌이다. 그 덜어 낸 짐은 다시 질 수 없다. 그래도 아직 내 어깨에는 몇 개의 짐이 남아 있다. 나는 그것을 지고 비틀거릴지라도 어디론가 갈 것이다. 폴 투르니에는 이러한 일을 '제2의 이력'이라고 했다. 밖이 닫히면 안이 열리고 앞쪽이 닫히면 뒤쪽이 열린다. 나는 지금 안과 뒤쪽을 열고 새로운 세상을 본다. (76쪽)

예전 《좋은생각》을 읽을 때의 그 감성으로 읽어나간다. 아날로그의 느낌이랄까. 천천히 글을 읽고, 멈춰서서 생각에 잠기고, 추억을 떠올리고, 또 몇 줄 읽고 생각하고, 그런 시간을 보낸다. 이 시간도 한동안 기억에 남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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