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마리 유키코 지음, 김은모 옮김 / 작가정신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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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띠지를 보면 경고를 날린다.

'이 책을 읽으면 오늘 밤 당신은, 집 안의 문을 여는 것조차 무서워질지도 모른다!' 고 말이다.

사실 이런 말이 있으면 몰래 더 들여다보고 싶은 것이 인간 심리인가보다. 신선한 자극이 필요하기도 했고, 날도 덥고 축 늘어져서 몸도 마음도 흐물흐물해져버린 요즘이다. 어디 한 번 나를 무섭게 해보라며 피식 웃으며 이 책 『이사』를 펼쳐들었다. 이때만 해도 공포에 휩싸이게 될 줄은 전혀 모르면서 말이다.





이 책의 저자는 마리 유키코. 2005년 『고충증』으로 메피스토 상을 수상하며 데뷔했다. 2008년에 출간한 『살인귀 후지코의 충동』이 3년 후 입소문을 타고 화제가 되면서 일본에서만 50만 부 이상이 팔린 베스트셀러에 올라 작가로서 널리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기리노 나쓰오, 미나토 가나에의 뒤를 잇는 '다크 미스터리'의 여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이야미스' 장르를 개척한 작가로 평가받는다. '이야미스'란 '싫다'라는 뜻의 일본어 '이야다'와 '미스터리'를 합친 조어로, 인간의 내면 깊숙이 자리 잡은 불쾌하고 어두운 감정을 집요하게 파헤쳐 읽고 나면 심리적 불편함과 함께 깊은 여운을 남기는 장르를 일컫는다. (책날개 中)

사실 진작에 읽으려고 집어들었다가 몇 번을 뒤로 미룬 책이다. 마음을 다잡기 위해서였다. 이 책이 '이야미스' 장르라고 하지 않는가. 불쾌하고 불편하고, 그런 심리적 바닥으로 가기 위해서는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한다. 안그래도 요즘 불쾌지수가 높은데 괜찮을까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읽다보니 한 가지 깨달음을 얻는다. 불쾌할 때는 억지웃음을 짓거나 좋은 것만 보려고 노력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불쾌의 바닥까지 끌고 내려가는 편이 낫다는 것 말이다.

이 책은 마리 유키코의 저력을 여지없이 발휘하면서도 누구나 한 번은 경험할 법한 이야기를 통해 현실적인 공포를 더 실감나게 그려낸 작품이라고 한다. '어디 한번 보자!' 하는 마음으로 읽어나갔는데, 읽다보면 '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의 목소리를 내게 될 것이다.



문, 수납장, 책상, 상자, 벽, 끈……

일상 가장 가까이에 있는 것들이 극도의 공포로 되돌아오는 리얼리티 호러의 진수 (책 띠지 中)

이 책은 '이사'에 관한 여섯 편의 공포 미스터리 연작이다. 문, 수납장, 책상, 상자, 벽, 끝, 작품 해설, 그리고 옮긴이의 말로 마무리 된다. 아, 솔직히 말하면 심약한 편인 나는 처음부터 제대로 낚였다. 그러면서도 '이거 참신한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라는 대로 했는데 나를 당황시키는 한 마디에 큭. 어쨌든 긴장감을 조금은 풀고 이 책을 읽어나갔다.




 

읽다보니 술술 읽히는 데다가 '생각보다 안 무섭네'라고 안심할 무렵 두둥, 마음에 치고 들어오는 무언가가 있다. 쌔~한 느낌이다. 대놓고 공포가 아니라 갑자기 나타나 스멀스멀 다가오는 돈벌레같은 느낌이랄까. 일상에서 충분히 있을 법한 이야기를 소재로 글을 써내려갔는데 여운이 불쾌하다. '리얼리티 호러'가 추상적이라면 그냥 이 소설을 떠올리면 될 것이다. 딱 이거다 싶었다.

일단 이 책을 집어드니 끝까지 읽지 않을 수 없다. 독자를 단숨에 끝까지 끌고 가는 마리 유키코의 필력에 박수를 보낸다. '아, 이 소재를 이렇게 풀어나갔구나!' 그 부분에 감탄했다. 어느 순간 곁에 와있는 불쾌한 감정, 어찌보면 무서울 것 없는 갖가지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생각보다 괜찮다. 내 스타일이다. 문, 수납장, 책상, 상자, 벽, 끝이 다시 보인다. 그러면서 한동안 이사는 가지 않으리라 결심한다. 마리 유키코의 이사 호러 괴담집, 기대 이상의 소설집이었기에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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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투스 - 인간의 품격을 결정하는 7가지 자본
도리스 메르틴 지음, 배명자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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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인간의 품격을 결정하는 7가지 자본에 대해 들려준다. 그 일곱 가지가 무엇인가 하면, 심리, 문화, 지식, 경제, 신체, 언어, 사회다. 책 표지에 무엇무엇을 말하는지 다 알려주지만 사실 구체적인 내용을 알고 싶어서 책을 읽어보는 것 아니겠는가. 여기까지 설명을 보면 좀 막연하다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그러면 이건 어떤가. "독일 최고의 컨설턴트 도리스 메르틴의 부와 성공에 대한 통념을 뒤집는 탁월한 통찰"이라는 설명 말이다. '통념을 뒤집는'이라는 문장에 눈에 확 들어온다. 이 책을 읽으며 습관(Habit)보다 강한 아비투스(Habitus)의 힘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나를 나로 만든 것이 아비투스다. 내가 아는 모든 사람, 내가 즐기는 모든 것, 내가 해내는 모든 과제가 나의 아비투스를 만든다. 다시 말해 더 나은 삶을 살고 싶다면, 아비투스만 바꾸면 된다. 찰나의 태도부터 평생 쌓아온 지식과 인맥까지, 개인의 모든 것을 자본으로 활용하는 인생 전략이 여기에 있다. (책 뒷표지 中)

아비투스(Habitus)

타인과 나를 구별 짓는 취향, 습관, 아우라

사회문화적 환경에 의해 결정되는 제2의 본성

계층 및 사회적 지위의 결과이자 표현

책날개 중



 

이 책의 저자는 도리스 메르틴. 언어에 대한 깊은 지식을 바탕으로 그 안에 담긴 코드를 분석하여, 인간의 언어, 비언어적 태도와 개성을 잠재력, 성공과 연결시켰다. 이를 바탕으로 기업과 개인에게 컨설팅과 강연을 해오며 20년 넘게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다. 다양한 계층의 수많은 사람을 만나온 그는 성공한 삶과 개인의 품격이 돈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따. 자산이나 소득이 비슷해도 지식이나 문화적 취향, 그리고 심리 상태와 사회적 관계 등에 따라 완전히 다른 삶을 살고 있었다. 한마디로 부르디외가 말한 아비투스가 한 개인의 인생을 결정한 것이다. 이에 그는 부, 성공, 품격, 사람을 얻는 엘리트의 모든 코드를 분석해, 평범한 사람도 쉽게 아비투스를 바꿀 수 있는 방법과 전략을 제시한다. 이제 습관으로도 바꿀 수 없었던 당신의 본성을 재구성할 시간이다. (책날개 발췌)

심리학에는 '크랩 멘털리티 효과'라는 용어가 있다. 어부들이 게를 잡아 그냥 산 채로 바구니에 던져놓는 것에서 유래한 용어다. 게들은 사실 바구니에서 쉽게 기어올라 탈출할 수 있다. 높이 기어오른 동료를 다른 게들이 다시 아래로 끌어내리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당신은 여기서 선택할 수 있다. 아무런 도전도 하지 않고 다른 게를 방해만 할 건지, 조금 오르다 쉽게 좌절할 건지, 아니면 끝까지 기어올라 결국 바구니를 탈출할 건지. 당신이 지금까지 어떤 '게'였든 앞으로는 더 나은 꿈을 꾸길 바라며 이 책을 썼다. (4쪽_한국어판 서문 中)

이 책은 총 8장으로 구성된다. 1장 '아비투스가 삶, 기회, 지위를 결정한다', 2장 '심리자본: 어떻게 생각하고, 어디까지 상상하는가', 3장 '문화자본: 인생에서 무엇을 즐기는가', 4장 '지식자본: 무엇을 할 수 있는가', 5장 '경제자본: 얼마나 가졌는가', 6장 '신체자본: 어떻게 입고, 걷고, 관리하는가', 7장 '언어자본: 어떻게 말하는가', 8장 '사회자본: 누구와 어울리는가'로 나뉜다.

아비투스란 세상을 사는 방식과 태도를 말한다. 아비투스는 누구에게나 있다. 그러나 아비투스는 일부에게만 평평한 길을 만들어주고, 누군가에게는 날개가 되어주기는커녕 날아오르는 것 자체를 방해한다. 하지만 이런 아비투스는 바꿀 수 있다. 어떻게? 이 책에서 그 방법을 알게 될 것이다. (17쪽)

그런 책이 있다. 막연히 그런 것 같긴 하지만 구체적으로 짚어보면 더 이상의 설명을 할 수 없는 안개낀 듯한 일련의 생각이 또박또박 글에 담긴 그런 책 말이다. 이 책이 그런 느낌이었다. '아비투스'라는 틀에서 정리가 되니 더 몰입해서 이 책을 읽어나가게 되었다.



 

비밀을 나 혼자 몰래 듣는 느낌으로 읽을 수 있는 책이어서 재미있다. 누군가 '너만 알고 있어' 라며 지금껏 알던 것과는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면, 귀가 쫑긋, 눈을 크게 뜨고 집중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이 그런 느낌이다. 섣불리 추천하기보다는 '나만 알고 있을래'라는 생각으로 혼자 몰래 읽고 싶다고 하면 욕심이려나? 지금껏 생각해왔던 것과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바라보도록 하면서, 거기에 대한 근거를 제시해주니 정말 '솔깃'하다. 나를 둘러싼 모든 것에 대해 근본부터 생각해볼 수 있는 책이다. 한 번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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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지 않는 인간
백지혜 지음 / 책과나무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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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무척이나 슬펐던 적이 있다. 인간은 누구나 죽는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였다. 나도 가족도, 천년만년 살 것만 같은 그 누구도 백년쯤 지난 후에는 이 세상에 아무도 남지 않는다는 사실이 서러웠다. 지금에야 그 정도는 당연한 듯 무덤덤하게 느껴지지만, 그때는 왜 그렇게 그 사실에 마음이 아팠을까.

어렸던 내가 어른이 되고 세월은 흘렀지만, 어렸을 때 친구들이 예측하던 미래와 지금은 상당히 다르다. 알약 같은 거 하나만 먹으면 식사를 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들 이야기했지만 먹기 위해 사는 것도 괜찮다며 먹는 즐거움을 극대화시켜 먹방이 유행하고 있고, 평균수명은 예전보다 엄청 늘었지만 질병이 사라진 것은 아니라 오히려 병들고 수명만 늘어난 경우도 상당히 많다. 또 무엇이 있을까?

그렇다면 이쯤에서 소설가의 상상력은 어떨지 궁금해진다. 이 책은 2050년 대한민국을 살고 있는 세 가지 부류의 인간 시대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알 수 없는 것이 미래이지만 지금 변화의 속도를 봐서는 가능할 법도 한 '영생수술'이라는 개념에 상상의 시간을 가져보고자 이 소설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백지혜. 영화 시나리오 작업에 서브작가로 참여하는 등 현재 소설 작품부터 시나리오 작품까지 폭넓은 집필 활동을 해나가고 있다. '반전'이라는 키워드에 입각한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데, 필명 '반전 작가'로 활동하며 반전 없는 작품은 쓰지 않는다는 것이 원칙이다. (책날개 발췌)

프롤로그에는 흔히 볼 법한 장면 묘사로 시작된다. 하지만 바로 다음 장, '2050년 현재'다. 그리고 '영생인간의 시대'에 대해 들려준다. 2050년 현재의 대한민국은 생물학적 한계를 뛰어넘어 더 이상 늙지도, 죽지도 않는 새로운 인간의 시대를 맞이하였다는 설정이다. 생각해보니 참신하다. 그런 것 있지 않은가. 돈 많으면 좋겠다, 오래 살면 좋겠다, 인간이 죽지 않으면 좋겠다… 그런 막연한 생각을 하며, 당연히 돈은 많고, 수명도 오래, 무조건 많은 것이 좋겠고 인간이 죽지 않는 것이 당연히 좋다고들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어떤 선택을 하든 거기에는 혹독한 대가가 필요하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거기에 대한 꽤 구체적인 생각을 이어나갈 수 있는 소설이다.

늙지도, 죽지도 않는 영생수술을 통해 영원한 생명을 얻은 인간 제1호.

영생수술을 거부하고 유한한 삶을 지향하는 원초적 인간 OHC.

인간을 위한, 인간에 의한, 모든 것들이 완벽히 차단된 기계인간 제2호.

인간으로서의 죽음을 앞둔 OHC 영천은 손녀 이브의 영생수술을 막기 위해 2호 기계 인간 아담을 선물하지만, 영천에게 예상치 못한 뜻밖의 일이 찾아오면서 세 사람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는데…. (책 뒷표지 中)

소설 속 미래, 그리 멀지 않은 2050년이라는 미래에는 이런 인간형이 세상에 존재한다. 그들의 고뇌와 갈등, 실질적인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을 갖는다. '죽음이 사라진 세상에서 처음 맞이하는 그의 '자연사''라는 이슈를 가진 존재라니! 특종감이고 참신하다.



 

소설을 읽다보면 다양한 생각이 스친다. 2020년 현재, 병원의 모습이 떠오른다. 의학의 발전으로 예전 같으면 죽을 지도 모를 환자가 살아나고, 재활이라는 부단한 과정을 거치며 삶을 붙잡고 있다. 어떤 때에는 과연 이런 재활이 맞는 것인지, 다른 의미의 학대는 아닌지에 대한 논란을 하는 사람들의 대화 내용을 쉽게 들을 수 있는 공간이 병원 대기실이다. 자연스럽게 죽음을 맞이하는 것과 누구를 위한 것인지도 모른 채 병원에서 삶을 이어가야 하는 것 중 어느 것이 옳은지는 당연히 판단보류다. 이 소설속 배경은 2050년이다. 사람에게는 어느 시기든 정답이 없는 가치의 문제가 있는 법이다. '영생'은 그것이 현실화되면 좋든 싫든 부수적인 문제가 생길테니, 이 소설을 읽으며 생각에 잠긴다.

이 소설은 읽어나가며 나와 주변의 삶을 떠올리며 몽글몽글 상상의 시간을 보낸다. 소설 속 현재 모습을 보면서 가치판단을 하게 되는 수많은 상황에 대해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이 소설에는 반전이 있다. 소설이니 '있다'는 것 정도만 언급하고 통과한다. 제목을 보며 예상한 내용과는 약간 다르다는 느낌이 들었다. 긍정적인 말이다. 좀더 인간적이고 따뜻했다. 이 소설을 읽으며 영생에 대해, 영생수술에 대해, 어쩌면 현실로 다가올지도 모를 미래 어느 순간을 상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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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자리에 오른다는 것 - 재능만으론 사장이 될 수 없다 CEO의 서재 24
아타라시 마사미 지음, 박재영 옮김 / 센시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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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CEO의 서재 24권 『사장자리에 오른다는 것』이다. 사장이 갖춰야 할 20가지 조건을 들려주는 경제경영서다. 이 책에서는 말한다. 성장하는 기업과 망하는 기업의 차이는 80%가 '사장의 품질'에 달려있다고 말이다. 구체적인 내용이 궁금했다. 또한 사장에게는 능력이나 뛰어난 카리스마보다 먼저 갖춰야 할 것이 있다는데, 무엇일지 알고 싶었다. 여러 가지로 호기심이 생겨서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아타라시 마사미. 셸석유, 일본 코카콜라, 존슨앤드존슨, 필립스 등 유수한 글로벌 기업에서 CEO를 역임한 전설의 사장. (주)국제 비즈니스브레인의 대표이사. 50여 년간 미국, 유럽, 일본 기업의 경영자로서 수많은 경험을 했다. 현재 '경영 전문가'로 다양한 회사의 고문, 경영자들의 멘토로 활약하고 있으며, 오랜 경험과 실적을 바탕으로 강연 및 기업 연수, 집필활동을 하며 리더 양성에 힘쓰고 있다. (책날개 발췌)

내가 '인간력'이라는 엄청난 명제에 몰두했을 때 가장 큰 스승이 돼주었던 것이 세 가지 있다. 오랫동안 여러 실패를 겪으면서 쌓은 경험과 직접 만난 수많은 훌륭한 경영자들, 그리고 책이다. 나는 사장자리에 올라 어떻게 회사를 경영해야 하고, 부하직원들과 관계를 맺고, 그들이 사장을 중심으로 회사의 목표를 향해 다 함께 나아가게 할 수 있을지 등 많은 질문에 대한 답을 이 스승들 덕에 찾을 수 있었다. 이 책은 이 스승들이 누누이 말하고 강조한 사장자리에 오른 사람의 자질에 대해 집대성한 것이다. (7쪽)

이 책은 총 10장으로 구성된다. 1장 '사장은 일만 잘하는 사람이 아니다 : 리더십,교양', 2장 '사장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교육, 설명 능력', 3장 '회사란 꿈으로 시작해 행동으로 완성된다 : 포부, 행동력', 4장 '결정할 수 없는 사장은 사장이 아니다: 권한 위임, 결단력', 5장 '회사의 이익을 높이는 방법과 존경받는 방법은 똑같다: 윤리관, 기업가 정신', 6장 '사장이 아니면 누가 책임질 것인가?: 책임, 존경', 7장 '일터는 인간에 대해 배우는 가장 훌륭한 교실: 자기계발, 자기희생', 8장 '건강한 회사를 만드는 사장의 조건: 인간력, 건강', 9장 '당신의 회사는 달라질 수 있는가?: 혁신, 고결함', 10장 '사장을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고 마음먹게 하는 법: 열정, 덕망'으로 나뉜다.

이책에서 강조하는 부분은 확 와닿는 표현으로 설득력 있게 들려준다.

사장은 그것이 옳은 길이라면 직원에게 경사가 급한 언덕을 올라가게 할 수 있어야 하고, 비가 내리는 와중에도 다음 목적지까지 쉬지 않고 걷게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렇게 힘든 상황에서도 모든 사람을 끌고 갈 수 있는 힘은 업무력이 아니라 인간력에서 나온다. 따라서 리더십이란 업무력이 20퍼센트, 인간력이 80퍼센트를 차지한다. (18쪽)

이 글을 읽고 나면 그냥 인간력이 중요하다는 설명보다 훨씬 구체적으로 마음을 끌어들인다. 이 책을 읽으면서 사장에게 필요한 능력에 대해 살펴보는 시간을 갖는다.



 

'리더십', '카리스마' 등의 단어를 들으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면, 어쩌면 그것은 과거의 산물일지도 모른다. 조금 다르게 재구성해야할 때다. 이 책에는 사장이 갖춰야 할 20가지 조건이 담겨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지금 시대에 특히 필요한 가치인 '인간력'에 집중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특히 사장이라면 필독서로 삼고 하나씩 점검해야 할 것이다. 기업체를 이끌어가야 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의 내용이 유용하게 다가올 것이다. 또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에게도 귀감이 될 것이다. 한 번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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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르본 철학 수업 - 세상을 바꾸기엔 벅차지만 자신을 바꾸기엔 충분한 나에게
전진 지음 / 나무의철학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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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를 보면 에펠탑이 보이고 커다란 가방을 멘 학생이 눈에 띈다. 치마를 입고 단발머리를 한 학생은 고정관념이라고 우기지 않는 한 여학생이다. 그런데 저자의 이름이 전진. 물론 책날개에 보면 본명이라고 강조하고 있는데, 생판 남인 독자가 보기에도 떠오르는 다른 얼굴이 있어서 그런지 혼란스럽다. 책에 보면 '동양인 여학생'이라고 확실히 구분되어 있다.

사실 이 책은 저자에 대해 궁금한 생각이 들어서 읽어보게 되었다. 파릇파릇한 느낌이랄까. 다듬어지거나 깨지지 않은, 닳고 닳지 않은, 그런 느낌을 전달해주리라는 기대감에서였다. 아마 지금이기에, 이런 느낌의 책을 쓸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공부가 더해지고 나이가 들고 교수 정도의 위치로 올라가면 글에서 다른 느낌이 날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이 궁금했다.

"학생은 왜 철학을 공부하나요?"

"긴 얘기가 될 텐데요."

프롤로그의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된다. 파리의 철학도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궁금해서 이 책 《소르본 철학 수업》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전진. 파리의 철학도. 20세기 끝자락의 부산에서 나고 자랐다. 고등학교 졸업식날 '명품 인간이 되라!'는 교장 선생님의 외침에서 알 수 없는 수상함을 감지하고 스무 살이 되던 2015년, 모스크바를 경유해 프랑스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파리 제1대학 철학과 학사를 마치고, 2020년 가을부터는 동대학원 철학과 미술사학부에서 미학을 공부할 예정이다. 더 많은 사람과 '철학하기'의 유익을 향유하며 우리 모두에게 가장 좋은 삶이 무엇일지 함께 이야기해보고 싶어 이 책을 썼다.

모범 답안도 아니면서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이런 고백을 하는 이유는, 답을 찾기 위한 내 방법을 시험대에 올려보고 싶은 까닭이다. 삶이 아니라, 삶을 이해하는 방법을 비교 대상으로 선보이는 작업은 《고백록》을 쓰던 루소의 다짐과 닮아 있는지도 모르겠다. '내 고백은 필연적으로 많은 사람의 고백과 이어져' 있으니까. (7쪽)

이 책은 총 2장으로 구성된다. 1장 '배움의 시간: 나에게 가장 좋은 삶'과 2장 '배움의 재구성: 모두가 덜 불행한 세상'으로 나뉜다. 명품 인간이 되고 싶나요?, 내지 않은 휴학계, 낯선 언어로 다시 태어나는 법, 언어 학습자에게 보내는 편지, 돈 없으면 배움도 없다?, 좋은 삶을 공부로 배울 수 있나요?, 내게는 너무 서글펐던 집, 바뀐 이름을 걸고서, 건포도빵의 교훈, 하늘을 나는 철학과 과제, 도시 연애 수난기, 평범한 인종차별, 그녀는 왜 입꼬리 주사를 맞았나, 채식주의자의 파이 나누기, S#15 파리 13구의 슈아지 공원, 수치를 모르는 가난, 마초맨의 수난, 책에 관한 일곱 가지 짧은 이야기, 울기엔 좀 구린 슬픔, 걸려온 전화 등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저자의 글에서 명품 인간이 되라는 교장선생님의 발언은 중요한 계기가 된다. 고등학교 졸업식 날 교장 선생님이 "여러분, 명품 인간이 되십시오!"라고 말씀하셨고, 박수 소리가 장내를 가득 채웠다는 것이다. 거기에서 현기증 날 정도로 이상한 느낌이 든 것이다. 사람을 물건 취급 하다니! 하지만 그 교장선생님도 물건 취급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거나, 우리학교 졸업생들 최고가 되세요 같은 덕담이 아니었을까. 아마 사람들의 박수는 '와, 끝났다!'의 의미일 수도 있었을텐데. 지금보면 어른이라고 완벽한 인간은 아닌 것인데, 고교 졸업 무렵에는 다르긴 하다. 누군가의 한 마디로 실망해버리거나 그 한 마디로 인해 인생이 바뀌기도 한다. 어쨌든 '명품 인간'이라는 것은 저자에게 화두처럼 다가와 파리행을 감행하고 철학을 공부하는 계기가 되었다.

자신의 경험담과 그에 대한 생각을 진솔하게 풀어내는 에세이다. 프랑스 유학 생활을 하는 동생이 있어서 그런지 책 속의 글이 더 현실감 있게 다가왔다. 특히 이런 것 말이다. '집을 구하려면 은행 계좌가 필요한데 은행 계좌를 만들려면 집 주소가 필요하다고? 프랑스, 나랑 싸우자는 건가? (77쪽)' 같은 것은 파리 유학생이라면 특히 공감할 것이다. 또한 크루아상이나 빵 오 쇼콜라가 아닌 빵 오 헤장을 고르는 취향이라니, 그 취향 존중합니다!

 



파리 제1대학 철학과 학사를 마친 지금 시점에서 한 번 짚고 넘어갈 철학적 사고를 적절하게 잘 해냈다는 생각이 드는 에세이다. 에세이는 다른 어떤 장르의 책보다 자신을 드러내야 하는 책이다. 소설이든 철학서든 다른 장르의 책은 저자가 어떤 사람인지 알기 힘들지만, 에세이는 그렇지 않다. 에세이를 읽는 독자는 저자가 진실을 말한다는 기본 전제로 읽어나간다. 그래서 때로는 '이런 말까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그 안에서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기도 한다. 이 책을 읽으며 고등학교를 갓 졸업했을 때의 이야기부터 파리에서 좌충우돌 하나씩 삶을 채워가는 모습과 함께 철학적 사색까지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는다. 통통 튀지만 모나지는 않고, 정제되지 않았지만 부드러운 느낌의 80% 다크초콜릿 같은 에세이다. 저자의 앞날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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