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인생을 정리해드립니다 - 삶이 바뀌는 신박한 정리
이지영 지음 / 쌤앤파커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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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텔레비전 프로그램 <신박한 정리>를 꼬박꼬박 챙겨보았다.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별 관심이 없었는데, 버리기와 공간 재배치를 통해 같은 공간 다른 느낌의 기적을 볼 수 있었다. 의뢰인의 인생이 달라지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특히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안 나오는 공간을 보며 '저기에서 어떻게 바뀔 수 있겠어?'라고 생각했지만, 그곳마저도 척척 바뀌는 것을 보면 신기했다. 또한 의뢰인들의 표정이 감탄과 행복으로 변하는 것을 보면 정말 기분이 좋아서 그 재미로도 보게 된다.

'tvN <신박한 정리> 공간 전문가 이지영이 소개하는 우리 집 공간 컨설팅의 모든 것'이라는 설명을 보자마자 이 책을 당장 꼭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요즘 매일 조금씩 정리에 대해 생각하고 있기에 더욱 자극을 받고 싶어서 이 책 『당신의 인생을 정리해드립니다』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이지영. 공간 크리에이터, 우리집공간컨설팅 대표다. 정리수납, 인테리어 관련 강연과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 끊임없는 소통을 이어가고 있는 저자는 tvN 예능 프로그램 '신박한 정리'에 공간 전문가로 출연해 최적화된 공간을 선보이며 의뢰인들의 고민을 말끔하게 해결해주고, '신박한' 정리수납 꿀팁을 공개해 주목받았다. (책날개 발췌)

저는 '사람이 우선인 공간, 라이프스타일에 맞고, 사용하기에 가장 편리한 공간'이 가장 좋은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9쪽)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된다. 프롤로그 '지금 살고 있는 집, 편안한가요?'를 시작으로, 1부 '누구를 위한 집인가?', 2부 '버리는 게 능사가 아니건만', 3부 '당신의 인생을 정리해드립니다', 4부 '내 손으로 직접 해보는 우리 집 공간 컨설팅'으로 나뉜다. 계속 머물고 싶은 집, 공간마다 각기 다른 역할을 부여하라, "그 방은 안 쓰는 방이야", '미니멀라이프'도 좋지만, '미니멀'보다 '라이프'가 먼저', 처음부터 버릴 생각으로 물건을 들이지는 않겠지만, 소중한 추억을 어떻게 버릴 수 있나요?, 정리의 순서는 한 공간을 집중적으로 드라마틱하게, 항상 깔끔한 욕실의 비밀은 '아무것도 없는 것 처럼', "어머, 내 옷장이 편집숍이 되었네." 등의 내용을 볼 수 있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진 요즘입니다. 예전의 집은 먹고 자고 씻는 곳이었지만, 요즘 집은 학교이자 직장이고 극장이자 맛집입니다. 영화도 집에서 보고, 배달음식도 집에서 먹고, 학교 수업도 집에서, 회사 일도 집에서 합니다. 예전에는 집에만 있으면 답답했는데, 어쩔 수 없이 못 나가게 되니 나름대로 자구책을 찾아 가드닝, 요리, 홈트 같은 새로운 취미를 갖게 되었다는 분들도 많습니다. 여러분의 집은 어떤가요? 집에 있을 때 편안한가요? (프롤로그 중에서)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정리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시대가 되긴 했다.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내니 말이다. 더 진지하게 공간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고, 어떻게 하면 더 편안한 공간을 만들어낼지 고민하게 되었다. 정리에 큰 관심이 없던 사람이라도 당연히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때다. 그러니 공간 전문가의 조언도 당연히 들어보고 싶었다. 당장 적용할 수 있는 신박한 방법을 건져내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 책을 읽어나갔다.

이 책에서는 '비워야 할 물건이 많다는 것은 후회와 불안이 많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과거에 집착하느라, 혹은 미래가 불안해서 가지고 있게 된 물건들은 삶을 가둔다(21쪽)는 글을 보며 조금은 더 느슨한 기준으로 버릴 물건을 모아야겠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그렇고 내가 누리고 싶은 것은 '현재'이니 말이다.



예전에 언젠가 책을 따라 미니멀라이프를 지향하며 물건을 많이 버린 적이 있다. 처음에는 정말 시원했다. 하지만 그 다음에는 무언가 허전한 느낌이 드는 것이었다. 특히 홈쇼핑이나 인터넷만 보아도 사고 싶은 물건들이 많으니, 맘에 들어서 하나, 필요해서 하나, 허전하니 하나 더, 그렇게 다시 공간을 채우고 말았다.

이 책에서는 조언한다. 인생관을 바꿔 미니멀리즘을 실천하겠다고 결심했더라도 무턱대고 다 버리는 대신 현명하게 버리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95쪽)고 말이다. 남이 정해준 딱딱하고 이론적인 기준보다는 자신에게 맞는 방식을 찾으라고 권한다. 정리는 그렇게 해야 나만의 라이프스타일을 구현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으며 다른 이들의 공간을 들여다보기도 하고, 나만의 공간에 대해 생각해보기도 한다. 다양한 의뢰인들의 이야기도 적절히 들어가 있어서 '아, 이런 경우에 이렇게 해결 되었구나' 알 수 있었으니, 더욱 풍부하게 이 책을 읽어나갈 수 있다. 그들의 예를 보면서 내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나만의 공간을 상상해본다.

특히 요즘에는 추억의 물건을 어떻게 정리할까 고민 중인데, 이 책을 통해 방법을 알게 되었다. 추억의 물건은 사용, 전시, 보관의 3개 카테고리로 나누고 분류한 뒤, 그 세 개의 카테고리에 속하지 않는 물건이 있다면 이 물건은 버리는 것이 좋다고 언급한다. 사용하지도, 전시하지도, 보관하지도 못하는 물건이라면 그 물건에 담긴 추억도 어쩌면 더 이상 가치 있는 것이 아닌지도 모르겠다는 것이다. 영영 돌아보지 않을 추억이라면 건강하게 이별하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말에 진심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마지막으로 추억의 물건 정리하기에 나선 많은 사람에게 말해주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추억의 물건은 그 추억을 돌아볼 수 있을 때에만 가치가 있다는 것입니다. 나의 추억이 어디에 전시되어 있는지, 어디에 보관되어 있는지를 돌아볼 수 있어야 합니다. 스스로 나아갈 수 있게끔 만들어준 원동력인 추억의 물건들을 많은 이들이 의미 있게 보관할 수 있기를, 나아가서 건강한 이별도 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132~133쪽)



처음 만났을 때 확신에 찬 말투로 "전 공간에 있는 '사람'이 중요해요"라고 말하던 이 대표님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비우기와 공간 재배치를 통해 사람을 위로하고, 행복을 나누려는 대표님의 철학이 이 책과 함께하는 많은 분들에게도 전해지길 기원합니다.

-tvN <신박한 정리> 김유곤 PD

이 책을 보면 '한번 놓아버리면 연쇄적으로 모든 공간이 어수선해지고, 그 시간이 길어지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리는 경우도 많습니다.(146쪽)'라는 말이 나온다. '나도 그랬어'라는 생각이 들면서, 그래서 요즘 매일 조금씩 정리에 돌입하고 있는 것은 어쩌면 이제 좀 사람 사는 것처럼 살고 싶다는 의지와 희망의 표시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며 공간 크리에이터의 진심을 담은 조언에 귀 기울이기를 권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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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그림 일러스트 연습장 - 따라만 그려도 저절로 실력이 느는 마법의 테크닉 손그림 일러스트 연습장 1
쿠도 노조미 지음, 김진아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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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하고 낙서하는 것을 좋아한다. 아니, 좋아했다. 생각해보니 한참을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내 인생도 메말랐던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요즘은 손으로 무언가 사부작사부작 그리거나 낙서를 하는 등의 시간을 종종 갖는다. 그러지 않으면 무언가 허전하다. 컴퓨터를 닫으면 내 세상은 아무 것도 없으니 말이다.

일상 생활에서 나만의 그림을 그리며 활력을 얻고 싶다는 생각은 예전부터 했다. 하지만 나같은 초보자는 방법을 잘 몰라서 생각만으로 머물게 마련이다. 이런 나에게 딱 맞는 책을 드디어 발견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패드 드로잉은 부담스럽지만 일단 손그림으로, 그것도 연필로 술술 부담없이 그릴 수 있는 노하우를 알려주는 책 『손그림 일러스트 연습장』이다.



이 책의 활용 방법

「순서 확인하기」 → 「선 따라 그리기」 → 「직접 그리기」, 이 세 가지 단계로 일러스트 그리기를 익힙니다. 순서를 잘 따라 하며 연습해 보아요. 완성된 그림에 색칠하면 더 재미있습니다!

이 책에는 간단하게 따라 할 수 있는 860개의 귀여운 손그림 일러스트가 수록되어 있다. 쉽고 편한 방법을 찾는다면 딱이라는 생각이 드는 책이다. 그림 그리는 거 정말 어렵지 않다. 그림 그리는 순서를 알아보고, 선 따라 그려보면 끝! 그림 선도 어렵지 않다. 아주 단순해서 '아, 이렇게 하면 금방이구나!' 생각된다.



 

양배추, 오이, 애호박, 양송이 버섯, 생강, 밤, 땅콩, 딸기, 체리, 우유, 달걀, 참치, 새우 등 여러 가지 음식부터 여러 가지 가재도구, 사람과 반려동물, 역, 자동차, 탈 것, 도로, 꽃집 등 길거리 모습, 여러 가지 생물, 학교와 사무실, 외출과 이벤트 등 살아가면서 기록에 남기고 싶은 작은 그림들을 모조리 배워볼 수 있다.

이왕이면 나만의 메모를 남길 때, 메모나 노트 구석에 깜찍하게 그림을 그려넣는다면 당신은 센스쟁이! 편지와 엽서, 선물에도 손그림 일러스트가 화룡점정 같은 효과를 줄 것이다. 받는 사람의 느낌이 달라질 것이라 생각되는데, 그것은 입장 바꿔서 생각해보면 바로 느낌이 올 것이다. 학교나 유치원, 취미 교실이나 이벤트 등등 각종 안내문을 만들 때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하니 일상 생활 중에서 마음껏 활용해보면 좋을 것이다.



 

정말 쉽고 간단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따라 그리게 된다. 선 그리는 순서를 알려주니 보고 따라 그려보면 끝! 몇 가지 해보면 생각보다 쉬워서 이것저것 자꾸 그려보고 싶을 것이다. 처음에는 연필로 그리며 잘못 그렸을 경우에는 지우개로 지워가며 해도 좋겠지만, 속도가 붙고 실력이 생기면 볼펜이나 색연필을 활용해서 그려보는 것도 좋겠다.



지금 나에게 딱 필요한 책을 만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림을 그리는 취미를 가지고 싶지만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것은 망설이게 되는데, 대단한 작품을 만들기 보다는 일상에서 소소하게 활용할 수 있는 낙서 같은 그림을 그리기 위해 이 책이 딱이다. 틈틈이 펼쳐들고 이 책 속의 손그림 일러스트를 다 익히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스러운 책이다. 쉽게 그릴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이 책에 담긴 그림들이 앙증맞고 특징 표현이 잘 되니 두고두고 펼쳐들어 틈틈이 손그림을 그리고 싶고, 선물할 때에도 손그림 하나 곁들이고 싶어진다. 소소한 작은 손그림 일러스트를 배우고 싶다면 이 책으로 충분히 독학할 수 있으니, 한권 마련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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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 수프 - 삶이, 우리를 향해 돌을 던질 때
아잔 브라흐마.궈쥔 선사 지음, 남명성 옮김, 각산 감수 / 해냄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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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잔 브라흐마'라는 이름만으로 이 책에 대한 기대가 상승했다. 이미 『술 취한 코끼리 길들이기』와 『시끄러운 원숭이 잠재우기』로 나에게는 기억되는 이름이니 말이다. 그러니 이 책 『개구리 수프』도 당연스레 읽어보게 되었다. 그런데 이 책은 이전의 책들과는 조금 다른 느낌의 책이다. 이 책은 아잔 브라흐마와 궈쥔 선사가 불교 수행을 하면서 경험한 에피소드를 들려주고 있다.

왜 그런 생각 한 번쯤 한 적이 있지 않을까. 어떤 종교든 종교인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볼 때, 그들의 경험담과 생각이 궁금해지는 경우 말이다. 예를 들어 템플스테이를 한다면 담당 스님이 전반적인 불교 교리를 이야기해주는 것보다, 그 절에서 지내면서 일어난 에피소드라든지 스님 개인의 생각을 이야기해줄 때 더욱 집중해서 듣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이 책도 마찬가지의 생각이 들었다. 좀더 생생하게 살아있는 현실을 만나는 느낌으로 이 책을 읽어나갔다.



이 책은 아잔 브라흐마, 궈쥔 선사 공동 저서다. 아잔 브라흐마는 영국 런던에서 태어나 케임브리지대학에서 이론물리학으로 학위를 받고, 학자 생활에 환멸을 느낀 후 아잔 차를 스승으로 모시며 태국의 정글에서 승려가 되는 수련을 쌓았다. 30년 넘게 승려 생활을 이어왔다. 아잔 브라흐마는 마음을 끄는 위트와 지혜의 조화를 통해 다양한 언어로 번역한 자신의 저서들을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려놓았고 그가 강연 여행을 할 때마다 세계 각국에서 수천 명의 사람들이 찾아오고 있다. 궈쥔 선사는 싱가포르의 마하보디사의 쑹녠법사로부터 구족계를 받았으며 선불교에서 명성이 높은 성옌 스님의 가장 젊은 후계자 가운데 한 사람이다. 궈쥔 선사는 1997년부터 명상을 통해 수련하고 있으며, 티베트 불교와 테라와다 불교는 물론 마하야나 불교의 다양한 면까지 연구하고 있다.

악감정, 흠 잡기, 죄책감, 처벌, 두려움으로 마음을 다스리려 애쓰는 대신, 훨씬 더 강력한 힘을 사용하세요. 바로 아름다운 친절, 다정함, 삶과 화해하는 용서입니다.

_ 아잔 브라흐마

낙하할 때에는 붙잡을 것이 없습니다. 이 상황을 통제할 방법이 없지요. 그저 상황에 순응하면서 내려놓는다면 자유의 기쁨을 맛볼 수 있습니다.

_궈쥔 선사

(출처) 『개구리 수프』 중에서

이 책은 2부로 구성된다. 1부 '삶에 다가서기: 아잔 브라흐마'와 2부 '비백의 아름다움: 궈쥔 선사'로 나뉜다. 1부에는 삶에 다가서기, 치료 아닌 돌봄, 바람과도 같은 바람, 가장 중요한 건 다정함, 아무것도 없다, 개구리 수프, 베푸는 기쁨, 하하야나, 과거에 가정은 없다, 2부에는 파멸의 원인, 비백의 아름다움, 헤헤야나, 특별할 것 없다, 흘러가는 대로, 마음 밭 갈기, 잔재의 냄새, 불확실성 받아들이기, 하늘 111, 선의 일곱 가지 놀라움, 한 끼 식사, 그저 있는 그대로, 자극으로 성장하기, 여시아문, 사물의 속 들여다보기, 세상 깨우기가 담겨 있다.




 

이 책의 제목과 동명의 글이 궁금했다. 80쪽에 「개구리 수프」라는 글이 나온다. 탁발을 통한 공양의 중요한 점은 받은 걸 먹는다는 것, 즉 골라서 먹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방식은 동시에 역겨운 일일 수도 있다며 경험담을 들려준다. 태국 북동부에 있을 때 마을 사람들이 너무 가난해서 개구리 수프를 줄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개구리 수프에 들어가는 개구리 한 마리의 크기가 중국집 숟가락에 딱 한 마리 들어갈 정도라고 한다. 소금, 간장, 칠리소스 등의 어떤 조미료 없이 개구리들을 물을 삶아 내어주는데, 개구리 수프는 숟가락으로 개구리 한 마리와 약간의 국물을 함께 떠서 먹는 것이다. 눈을 감고 개구리를 입에 넣은 다음 씹어 삼키는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날개의 무게만을 지탱하며 이 나라 저 나라를 넘나드는 새처럼 승려도 승복과 공양 발우만 소유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여행용 가방을 들고 하늘을 나는 새를 본 적이 있는가? 마을 사람들은 근근이 먹고사는 농부들이었다. 그들은 모두 쌀농사를 지었다. 우리는 채소를 먹을 일이 없었다. 과일도 없었다. 망고도 바나나도 없었다. 우리는 쌀을 먹었고, 땅바닥을 기어 다니거나 펄쩍거리며 뛰는 건 뭐든 먹었다. 우기에는 작고 가시가 있는 물고기들도 먹을 수 있었다. 물에 삶아서 먹었다. 소금이나 간장도 없이. 이런 식의 고행을 견디며 우리는 어떻게 해야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잇는지 본능적으로 배웠다. 삶은 개구리? 훌륭했다. 개미로 끓인 수프? 못 먹을 것 없지. 우리는 불자들이 주는 것만 먹고 만족하는 법을 배웠다. 추가로 요구하지 않는 법을 배웠다. (84쪽)



에피소드 위주로 읽어나가다가 문득 나에게 다가오는 문장 앞에서 깨달음을 얻는 듯하다. 한동안 '이럴 걸, 저럴 걸' 하면서 나 자신을 괴롭히며 살았는데, 이제 더 이상 그것을 하지 말아야겠다고 결심한다. 특히 나의 결정에 자신이 없었는데, 다른 사람들의 말에 휘둘리지 말고, 나 자신의 결정을 믿고 제대로 이행하는 데 에너지를 사용하기로 한다. 그 생각으로 이끌 수 있도록 글에서 힘을 얻는다.

모든 과거는 가정이 불가능하다. 가정을 하면서 과거를 생각하지 말라. 괴로움을 자초하는 일이며 철저한 시간 낭비일 뿐이다. 혹시 이랬을까, 저럴 수 있었을까, 이래야만 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삶이 평화로울 방법은 어디에도 없다. 결정을 내릴 때는 자신의 가슴을 믿어라. 그리고 내린 결정을 제대로 이행하는 데 에너지를 사용해야 한다. (111쪽)



유명한 불교계 스승 두 분의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이 매력적인 책은 누구나 마주하는 가장 평범한 문제들 중에서 하나에 대한 조언을 선사한다. 열린 마음과 맑은 정신을 어떻게 유지할지, 사람들과 주변 상황이 우리에게 등을 돌린다고 느낄 때 어떻게 차분해질 수 있는지에 대한 가르침이다.

_잰 초즌 베이, 그레이드 보 수도원장

아잔 브라흐마와 궈쥔 선사가 절반씩 채워나간 책이다. 이 책을 읽는 독자는 이들의 에피소드를 편안한 마음으로 읽어나가다가 그들의 생각을 들으며 문득 자신에게 와닿는 이야기에 집중하게 될 것이다. 무언가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애쓴 것이 아니라, 일화 속에서 느낀 것을 툭 던져주듯 들려주는데 오히려 마음에 와닿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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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ond Miracle - 대한민국 두 번째 기적을 위한 미래전략
황훈진 지음 / 예미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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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표지를 보면 한반도가 호랑이 형상이라는 것을 잘 표현했다. 하지만 이리저리 치이면서 여전히 대내외적으로 힘든 시기를 지내는 것을 보면 호랑이가 맞나 싶은 의문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사실 역사는 반복된다는 관점에서 바라보더라도 작금의 상황이 과거 국난 즈음 상황과 상당히 유사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저자의 말에 동의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가 들려주는 우리나라의 미래전략을 들어보기 위해 이 책 『세컨드 미라클』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황훈진. 경영전략 전문가다. 지난 18년 동안 경영 컨설턴트로 활동했다.

필자는 지금까지 경영컨설팅을 하면서 여러 기업의 미래 전략을 수립한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국가 전략을 제대로 수립하면 어떻게 될 것인가를 지속적으로 고민해왔다. 우리나라가 미래에 어떻게 나가는 것이 좋을 것인지에 대해 명확한 길을 제시하는 것이야말로 필자가 지금까지 국가와 사회로부터 받은 혜택을 돌려드리는 것이라 생각했고, 그 내용을 책으로 엮었다. (8~9쪽, 여는 글 중에서)

이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된다. 1장 '들어가는 말', 2장 '미,중 간 글로벌 패권 경쟁', 3장 '우리나라의 전략', 4장 '실행체계', 5장 '맺는 말'로 이어진다. 글로벌 분업체계, 글로벌 패권 경쟁 사례, 미중간 글로벌 패권 경쟁 시나리오, 유력 시나리오 및 시사점, 우리나라 전략목표 ,대외전략, 대내전략, 새로운 혁신 세력, 혁신세력의 구조화 등의 내용을 살펴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미래전략에 대한 논의를 전개하기 위해 먼저 미국과 중국 간 글로벌 패권 경쟁에 대해 분석해본다. 여기에 영향을 미칠 주요 변수들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영역에 존재하니 시나리오 분석을 통해 발생 가능 상황을 설정하고, 이를 기반으로 우리나라에 대한 전략적 시사점을 도출한다. 또한 우리나라의 바람직한 중장기 전략목표를 설정하고 이에 기반하여 목표 달성을 위한 대내외 전략들과 그 전략들을 실행하기 위해 우리가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가 등의 실행체계를 살펴본다.



이 책은 경영전략 전문가가 제시하는 대한민국 국가전략서다. 특히 요즘 국론이 분열되어 혼란스러운 정황은 임진왜란을 두고 동인과 서인으로 나뉘어 국론 분열의 절정을 이루었던 때와 딱히 다르지 않아보여서 그런지 지금이야말로 국가 전략을 잘 세우고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통해 미래전략을 잘 구축해야할 때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어보면 저자의 생각에 동의하며 시나리오에 따른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우리가 처한 현실은 답답하지만 우리에게는 세계적인 강대국이 되기 위한 제2의 기적을 이뤄낼 힘이 있다는 것을 믿는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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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를 향한 비상 - 매와 부성애에 대한 아름답고도 잔인한 기억
벤 크레인 지음, 박여진 옮김 / arte(아르테)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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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에세이다. '매' 하니 이청준의 소설 '매잡이'가 생각난다. 하지만 매 훈련사인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는 처음이라 신선한 느낌이 들었다. 이 책의 제목과 매의 그림에서 그다지 느낌이 오지 않았다면, 책날개에 있는 저자 소개부터 읽어보기를 권한다. 바로 이 책에 대해 호기심이 생길 것이다.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는 매 훈련사의 에세이는 아마 이 책이 유일한 것 아닐까. 궁금한 생각이 들어서 이 책 『자유를 향한 비상』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벤 크레인. 사진작가이자 매 훈련사이고, 미술 교사다. 유럽, 미국, 파키스탄 전역을 돌아다니며 참매, 새매, 독수리 등을 훈련했다. 사회적응이 어려운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다. 겉으로는 정상처럼 보여도 '머릿속에는 형편없이 조율된 그래픽 이퀄라이저가 들어 있는 기분'이라고 말한다. 가까운 인간관계는 늘 실패하면서도 자연 세계와는 성공적으로 관계를 맺는다. 그는 새의 깃털, 비행 패턴, 사냥, 죽음, 부패 등 자연에서 일어나는 모든 순간을 마치 세밀화 그리듯 찬란하고 섬세하게 묘사해간다. 상처 입은 새를 치유하고, 훈련하고, 다시 자연으로 돌려보내기까지, 하나의 대상에 대한 인내와 사랑은 저자 자신과 아들과의 관계 회복으로 이어진다. 매 훈련서 외에 정식 출간은 처음인데도 영국 출판 에이전트가 스십만 달러 규모로 두 권을 연달아 계약할 만큼 자연과학 및 에세이 작가로서 그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책날개 중에서)

매와 함께 그리고 매를 위해 살았던 삶은 늘 진화했고, 늘 놀라웠다. 무엇보다 그것은 자연의 순환 주기를 토대로 한 감각적 경험이었으며, 잠재력을 일깨워주는 늘 활기찬 삶이었다. 나를 기꺼이 풍경 속으로, 자연 속으로 들여보내 언제나 생각하고, 느끼고, 궁금해하도록 이끄는 삶. (21쪽)

사람 사는 거 다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 때면 대리경험을 하는 심정으로 책을 읽기도 한다. 하지만 그 사람만이 경험할 수 있는 이야기를 보면 그 자체만으로도 새로운 경험이 되기도 한다. 이 책이 그렇다. 그 누구도 저자가 경험한 세계를 이야기할 수 없다. 저자만의 특징과 성향이 사람보다는 자연에서 의미를 찾을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프롤로그부터 매료되는 책이다.

내가 맹금류를 발견한 것은 계시였다. 처음 매를 잡았을 때의 그 놀랍도록 강렬하고 선명한 느낌은 충격적이었다. 내면에 금이 가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내가 그토록 찾아 헤매던 그 느낌이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매의 세세한 특징들이 서서히 눈에 들어왔다. 내가 느꼈던 강렬한 유대감이 이해가 되었다. 매는 매우 순수한 생명체다. 대단히 예민하고, 지능이 높고, 경계심이 많으며, 생의 대부분을 고독하게 살아간다. 매는 매 순간 현재를 살며, 어중간하게 애매한 면이 없으며, 태고난 본능에 따라 행동하고 반응한다. 일관성과 조심성 없이 매를 대하면 매는 자연으로 돌아가버린다. 매와 인간 사이의 좋은 관계에는 명확하고 내밀한 척도가 있는데 이 척도는 인간이 아니라 매가 정한다. (15~16쪽)



매에 대해서는 '매'라는 이름과 어렴풋한 생김새 정도만 아는 것이 전부였던 나에게 이 책에 실린 내용 대부분은 처음 접하는 것이기에 다소 생소하고 특별했다. 이 책에서 접하는 자연은 상세하게 그림을 그려주는 것처럼 생생하게 내 머릿속에서 완성된다. 시각, 청각, 후각 등의 감각과 함께 말이다.

널리 알려진 사실은 아니지만 매에게서는 냄새가 나는데, 사고를 당한 후 암컷 새매의 숨결에 쇠 냄새와 시큼한 생선냄새, 암모니아 냄새가 뒤섞였다는 것이다. 세 가지 냄새가 뒤섞인 그 냄새가 무엇일지 비슷한 무언가를 상상해본다. 또한 '처음에 들린 소리는 바람이 풀숲을 지나며 내는 '쏴아' 하는 단조로운 자장가 소리다. (73쪽)' 같은 문장을 보면, 그 장면이 떠오르면서 소리까지 생생하게 재연되는 것 같다. 이 책에는 그런 문장들이 엄청 많다. 일상적이지 않은 감각을 일깨운다.



저자 벤은 마흔이 넘어서야 자폐성장애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 상처 입은 새를 치유하여 자연으로 돌려 보내는 매잡이 벤과 오랜 단절 끝에 아들을 만나는 아버지 벤의 이야기가 이 책에 담겨 있다. 어쩌면 이 책이 매에 대한 이야기만 담겼다면 이토록 독자의 감정을 불러일으키지는 않았을 것이다. 단순하고 밋밋한 심정으로 다큐멘터리를 보는 정도였으리라 짐작된다. 하지만 저자의 이야기가 함께 담겨 있으니 입체적으로 다가온다. 역시 글에는 작가의 경험과 생각이 녹아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의 특별한 경험이 나에게도 특별하게 다가오는 순간이어서 잔잔한 여운이 남는 에세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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