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맘대로 고전 읽기 - 신화부터 고대까지 동서양 역사를 꿰는 대표 고전 13
최봉수 지음 / 가디언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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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은 나에게 숙제같은 것이다. 언제 시간 나면 천천히 읽고 싶지만 여전히 나는 바쁘고 세상엔 책이 많다. 나는 알고 있다. 당분간 나는 고전 한 권 놔두고 몇날 며칠 음미하듯 읽지는 않을 거라는 것 말이다. 이런 나에게 《내 맘대로 고전 읽기》 류의 책은 시간과 노력을 아껴주는 역할을 한다. 드라마나 영화를 주요장면 명대사 뽑아서 핵심적으로 보여주는 것처럼, 동서양의 고전을 써머리하듯 쑥쑥 뽑아서 보여주니 말이다.

'나중에 시간날 때 천천히'는 언제 올지 모르는 미래지만, 지금 나는 《내 맘대로 고전 읽기》를 읽는다. 현재 내가 감당할 만큼의 분량으로 다가온 동서양 역사를 꿰는 대표 고전 13이다. 책은 나무를 보듯 깊이 있게 들어갈 책도 있고, 숲을 보면서 큰 그림을 그려야 할 책도 있다. 고전이 너무 부담스럽고 어마어마해서 접근조차 하기 힘들었다면, 이 책을 통해 조금은 가볍게 발을 담가보는 것이 어떨까. 숲을 보면서 큰 그림을 그리듯 말이다.



이 책은 총 2부로 구성된다. 1부 '내 맘대로 읽는 서양 고전'에는 《그리스 로마 신화》, 호메로스 《일리아스》, 호메로스 《오디세이아》, 그리스비극, 헤로도토스 《역사》, 오비디우스 《변신 이야기》, 플루타르코스 《플루타르코스 영웅전》, 2부 '내 맘대로 읽는 동양 고전'에는 사마천 《사기》, 《열국지》, 《초한지》, 《삼국지》, 김부식 《삼국사기》, 《일본서기》가 수록되어 있다.

먼저 《그리스 로마 신화》부터 시작된다. 흔히 '고전'이라고 하면 다들 알지만 제대로 읽어본 적은 없는 것이라고 말한다. 나에게도 몇 가지 기억이 있다. 예전에 읽은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읽지 않았던 고전과 예전에 읽긴 읽었는데 별로 기억이 잘 나지 않는 고전이 있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읽기는 부담스러운 고전들을 이 책에서 하나씩 짚어주니 이만큼이라도 다시 기억에 담는다.



이 책을 읽으며 아는 이야기는 한 번 정리하고 넘어간다는 의미로 쭉 읽어나가고, 모르는 이야기는 호기심을 가지고 접하는 시간을 갖는다. 서양고전과 동양고전을 한 권의 책으로 훑어본다는 것이 의미 있는 시간이다. 속도감 있게 읽으며 지식도 풍성하게 채우는 듯한 느낌이 든다.



방대한 분량과 복잡한 내용 때문에 제대로 읽지 못했던 열세 권의 동서양 고전을 저자가 나름의 해석과 상상을 통해 누구보다 쉽게 설명해준다. 《그리스 로마 신화》부터 그리스비극, 《초한지》, 《삼국지》까지 우리가 잘 안다고 생각했던 고전이 이제부터는 색다르고 재미있게 읽힐 것이다. (책 뒷표지 중에서)

이 책은 동서양 고전의 써머리라고 생각하면 된다. 고전 속 인물 이야기를 주로 했다. 한 학기 수업을 한 번에 훑어준다고 생각하면 될까. 이 책을 읽으며 방대하고 묵직한 고전을 사라락 훑어보는 시간을 갖는다. 핵심적으로 알아야 할 이야기들을 속도감 있게 살펴본다. 이 책을 입문서 삼아서 더 깊이 알고 싶은 생각이 든다면 가지뻗기를 하듯 책을 찾아서 읽어나가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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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영어 - 랩천재 영어천재 고등래퍼 하선호와 배우는
하선호 지음 / 길벗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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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랩천재 영어천재 고등래퍼 하선호와 배우는 요즘 영어다. 요즘 영어라면, 요즘 한국어 같은 느낌이라고 생각하면 될까. 미국 1020이 지금 이 순간 쓰는 진짜 영어를 배울 수 있는 책이라고 한다.

생각해보면 우리말도 교과서에 있는 말과는 또 다른 실제 사용 언어가 있다. 예전보다 외래어 사용도 많고, 말을 막 줄이기도 하고, 생각지 못한 단어를 갖다가 쓰기도 하니, 외국인이 우리나라 말을 배울 때에도 당황하는 순간이 있을 것이다. '이런 거 책에 없었는데?'라는 생각으로 말이다.

교과서로 언어를 익히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실제 생활 속에서 사용하는 표현을 익히면 재미있으리라 생각된다. 우리도 마찬가지로 영어를 이렇게 익히니 무척 신기하고 재미있다.

이 책의 저자는 2002년생 래퍼이며, 서울외국어고등학교 재학 중이다. 영어 생각만 해도 몸서리치는 모든 사람들이, 랩을 하듯 즐겁게 영어로 말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책날개 발췌)



이 책에는 처음 보는 표현이 많아서 신기했다. 어렵지도 않다. 그냥 한 마디 툭 던지듯 표현하는 건데 미국 1020이 지금 이 순간 쓰는 진짜 영어를 가르쳐준다. 재미있게 배울 수 있다. 특히 살아있는 영어 표현을 알고 싶고 잘 익혀서 직접 말해보고 싶다면 이 책에 있는 표현들을 외우면 좋을 것이다. 아니, 일부러 억지로 외우지 않아도 그냥 읽으면 무슨 말인지 알겠다. 워낙 독특해서 그냥 외워진다. 영어공부가 지루한 것이 아니라 그냥 술술 들어오니 좋다.



You do you!

마음에 드는 옷을 찾았는데, 다른 사람들이 이상하다고 할까 봐 살지 말지 고민한 적 있나요? 어떤 일을 할지 말지 망설인 적은요? 이렇게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느라 나답게 행동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할 수 있는 표현이 있어요.

You do you! 눈치 보지 말고 하고 싶은 대로 해! (77쪽)

이런 표현도 마찬가지로 처음에 You do you!라는 표현을 보았을 때에는 무슨 뜻인가 감이 안 왔지만, 의미를 보고 나니 잊을 수가 없다. 기회가 생기면 막 써먹고 싶어진다.



Butter도 마찬가지다. butter up은 누군가에게 '아부하다, 아첨하다'라는 표현이라고 한다. 우리는 사탕발림, 서양에서는 버터칠을 한다고 표현한다는 것을 알고 보면 더 재미있다. 표현 하나하나 신기한 것이 들어 있어서 재미있게 익힐 수 있는 영어책이다. 진짜영어 공부하는 데에는 최고!



Down to earth는 '현실적인'이라는 의미이다. 부정적인 것이 아니라 긍정적인 의미로 사용되는데, 뜬구름 잡는 이상주의자가 아니라 세상 물정에 밝은 현실주의자라는 것이다. 어떤 의미인지 미묘한 느낌까지 짚어주니 영어를 모국어로 하지 않는 사람에게도 느낌 알도록 도움을 준다.



표현 하나하나가 새롭고 참신해서 재미있게 익힐 수 있다. 적으면서 공부하면 더 오래 기억에 남으니 열공모드로 열심히 적어본다. 나중에 펼쳐보면 금세 떠오를 듯 하다. 새로운 표현을 이번 주에도 외워보았다.

오디오클립 <선호영어> QR코드를 통해 직접 들어가면 예문 mp3파일을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유튜브 영상과 요즘영어 샘플북 파일이 도움될 것 같아서 첨부한다.

https://youtu.be/FlODoJ8UF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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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 박물관
오가와 요코 지음, 이윤정 옮김 / 작가정신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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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한번은 유럽 여행을 하면서 '미술관 박물관 가지 않기'를 여행 테마로 잡은 적이 있다. 예술 작품이나 고대 문물을 잘 모르니 굳이 열심히 돌아다니더라도 나에게 별 감흥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 것도 기억하지 못할 바에는 그냥 길을 거닐다가 지금 그곳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나 보자는 심산이었다. 생각해보니 사는 데에 너무 지친 때였기에 일가견이 전혀 없는 예술작품을 감상하는 것이 의미가 없었고, 정적인 곳보다는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싶었던 것이다. 갈 때마다 미술관 박물관에 안 간 것이 아니라, 여러 여행 중 딱 한 번 그런 테마로 돌아다닌 적이 있다는 것을 밝히는 바다.

이 책은 무언가 신비로운 표지 그림이 시선을 이끈다. 별자리도 달도 보인다. 우주를 품은 듯한 유물이다. 몇 천 년 세월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게 담고 있을 듯한 모양새다. 그런데 이 '침묵 박물관'이 무엇인고 하니 한때 이 세상에 존재했던 죽은 자들의 유품을 전시하는 곳이다. 그 설정부터가 나의 관심을 끌었다. 왜 그런 거 있지 않은가. 무언가 일어날 것 같고, 나는 그것을 지켜볼 것 같은 예감 말이다. 그렇게 이 책 『침묵 박물관』에 초대받는 시간을 가졌다.



이 책의 저자는 오가와 요코. 투명하리만치 섬세한 문체, 무국적성을 띤 장소, 현실성이 결여된 몽환적인 분위기, 그 속에서 흔들림 없이 고요하게 자신의 본분과 열정 속으로 침잠하는 인물들은 오가와 요코 작품 세계의 핵심이다. 『침묵 박물관』은 이러한 오가와 요코의 미학이 아름다우면서도 그로테스크하게 피어난 작품으로, 육신이 그곳에 존재했었다는 생생한 증거이자 죽음 이전의 열망이 온전히 재현된 유품을 보존하려는 박물관을 배경으로 한다. 작은 마을에서 불가사의한 연쇄살인사건이 일어나자 잇따른 죽음 가운데서 '생生의 본질적 증거'로서의 유품을 수집하는 데 점차 집착하게 되는 인물들은 형언하기 어려운 공포와 불안을 자아내며 오가와 요코 작품의 정수를 선사한다. (책날개 발췌)



'내가 그 마을에 도착했을 때 손에 들고 있었던 것은 작은 여행 가방 하나였다. 내용물은 옷 몇 벌, 손에 익은 필기도구, 면도기 세트, 현미경 그리고 『안네의 일기』와 『박물관학』이라는 책 두 권이 전부였다.(5쪽)'

이 소설은 이렇게 시작된다. 그런데 여기서부터 나도 주인공과 함께 새로운 세계로 들어가는 듯 금세 소설 속으로 뛰어들었다. 기차를 타고 가다가 문득 아무 연고도 없고 이름조차 생소한 기차역에서 한번 내려서 돌아다녀보고 싶다는 충동을 느낀 적이 있다. 작은 마을이어서 볼 것이 없다고 해도 어쩌면 예상치 못한 무언가가 내 삶에 훅 들어올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말이다. 이 책을 읽는 것은 그런 느낌이었다. 얼떨결에 새로운 마을에 입성한다. 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거기에서 일어날 일에 대해서는 짐작조차 하지 못한 채 말이다.



사실 이왕 읽는 소설이라면 아예 '이 책은 소설이다'라는 느낌을 주는 것을 좋아한다. 특히 몽환적인 느낌, 그것은 작가의 상상력이 어디까지인지, 내 빈약한 상상력을 이끌어주는 힘이 있다. 이소설에서 박물관을 만들고자 하는 노파의 캐릭터도 신비감을 더한다. 도대체 무슨 박물관을 만들려고 하는 건지 궁금해져 계속 읽어나간다.

어떤 종류의 공간이든 수장고는 나에게 친숙한 곳이다. 관람객은 들어올 수 없는 그 고요한 방에 혼자 틀어박혀 사료와 마주하는 시간이 좋았다. 그런데 그곳은 내가 가본 그 어떤 수장고와도 달랐다. 수장품 하나하나가 자기 주장이 너무 강해서 참기 어려운 불협화음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정돈되지 않은 수장고라고 해도 같은 박물관에 수집된 물건들 간에는 어떤 연대 의식이 느껴지게 마련이다. 그러나 그곳에는 일말의 유대감도, 단합도 없었다. 주변을 살피는 배려심도 없었다. 그것이 나를 불안하게 했다.

물레, 금니, 장갑, 그림 붓, 등산화, 거품기, 석고 붕대, 요람……. 주변에 있는 물건들을 다시 한번 찬찬히 살펴보았지만 소득은 없었다. 더 혼란스럽기만 했다. "유품이야." 노파가 말했다. "전부 마을 사람들의 유품이지." "이걸 전시하고, 보존하는 박물관을 만들어주었으면 해." (45쪽)

노파가 열한 살 되던 해 가을부터 모았다고 한다. 계산하기 귀찮을 만큼 오랜 세월 동안 수집해왔고 앞으로도 계속 수집할 거란다. 마을에서 누가 죽을 때마다 그 사람과 관련된 물건을 하나씩 모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노파가 모으는 물건은 그 육체가 틀림없이 존재했다는 증거를 가장 생생하고 충실하게 기억하는 물건이다. 그게 없으면 살아온 세월이 송두리째 무너져 버리는 그 무엇, 죽음의 완결을 영원히 저지할 수 있는 그 무엇이다. 여기에서부터는 이 책에 완전히 빠져들어 읽어나갔다.

박물관이라는 공간, 거기에 이 세상에 존재했던 자의 유품을 전시한다니, 그 발상이 신선하다. 유품 하나하나마다 엄청난 스토리를 담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것만 풀어내도 이야깃거리가 무궁무진할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소설. 거기에 무슨 '사건'이 더해져야 완성되는 '소설'이다. 작가는 매력적인 소재를 탄탄하게 구성해 독자의 시선을 잡아끌어, 앉은 자리에서 다 읽어버리게 만든다.



흡인력 있는 소설이다. 한번 발 담그면 중간에 멈추지 못하고 끝까지 함께 내달려야 한다. 100m 달리기를 하는 듯한 느낌이다. 그것도 완전 전력질주로 말이다. 끝까지 가게 되고, 나름의 반전도 맞닥뜨리면서 "좋은 경주였어."라며 뿌듯했다. 소재 자체가 매력적으로 다가온 소설이면서 처음 만나보는 낯선 마을을 여행하고 온 듯 신선하다. 그 마을에서 벌어지는 일이 따뜻하고 행복한 것만은 아닌 '사건'이어서 으스스한 매력이 더해진다. 책을 열 때만해도 예측하지 못한 독특하고 신비한 세계가 활짝 펼쳐지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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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죽기 전에 꿈을 꾼다 - 호스피스 의사가 만난 1,400명의 죽음
크리스토퍼 커 외 지음, 이정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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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사를 오가며 몇 개월을 섬망 상태로 지내신 어머니의 말씀에 의하면 "그때 난 꿈만 꿨어"라고 하신다. 사람은 죽기 전에도 귀는 열려서 좋은 말씀 많이 해드려야한다(앗, 어머니 지금은 살아나셨다. 나랑 잘 지내고 계신다. 혹시 오해가 있을까봐 언급함)는 이야기가 있어서, 그때 나는 힘이 되는 말, 좋은 말, 웃으면서 해드리려고 무진장 애썼다. 하지만 내가 옆에 있었는지, 무슨 말을 했는지, 도통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하신다. 어떤 부분에서는 실컷 좋은 말 많이 해드렸는데 내가 옆에 있었는지조차 모르셨다는 게 조금은 서운하기도 하다.

어쩌면 '누구나 죽기 전에 꿈을 꾼다'는 이 책의 제목처럼 사람은 죽기 전에 꿈을 꾸다가 자신의 죽음을 인식하지 못한 채 떠나가는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인간은 누구나 한 번 죽음을 맞이하니 그에 대해 틈틈이 사색에 잠길 시간을 마련해두어야 할 것이다. 이번에는 『누구나 죽기 전에 꿈을 꾼다』를 읽으며 호스피스 의사가 만난 1,400명의 꿈과 죽음에 대해 살펴보는 시간을 갖는다.



이 책의 저자는 크리스토퍼 커. 호스피스 의사다. 커 박사는 수천 명의 환자를 보살피면서 죽음의 과정에는 일반적인 꿈과는 다른 꿈이 존재한다는 것을 발견한다. 1,400명이 넘는 환자와의 인터뷰와 10여 년에 걸쳐 정량화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임종몽과 임종시가 임종 과정을 보다 인간답게 만들어 주는 특별한 경험이라는 것을 밝힌다. (책날개 발췌)

나는 다른 의사들과 마찬가지로 죽음을 맞서 싸워야 할 적 그 이상으로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나는 사람들이 의식과 호흡을 유지하도록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는 맹목적인 의료 개입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지만, 어떤 한 개인이 원하는 죽음의 방식이나 결국 죽음은 피할 수 없다는 그 명백한 사실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해 본 적도 없었다. 그랬던 내가 임종몽과 임종시(말기 환자가 생을 마감하기 수일전이나 수주 전부터 반복적으로 경험하는 꿈이나 환시를 말한다-옮긴이)를 경험하는 말기 환자들을 자주 목격하게 되면서, 그들의 경험이 임상적으로나 인간적으로 매우 특별한 의미를 지니는 임종 현상이라는 사실을 자각하게 됐다. (17쪽)

이 책은 총 10장으로 구성된다. 1장 '그곳은 이곳으로: 병원은 죽음을 모른다', 2장 '서투른 시작: 죽어 가는 이들의 목소리', 3장 '병상에서 바라본 세상: 인생의 마지막에 찾아오는 꿈', 4장 '마지막 유예: 악몽을 꾸는 사람들', 5장 '사는 대로 죽는다: 좋은 죽음은 없다', 6장 '사랑은 한계를 모른다: 오랜 부부가 헤어질 때', 7장 '아이가 말하는 죽음: 십 대 아이들의 마지막 꿈', 8장 '서로 다름에 관하여: 지각 장애를 가진 이들의 임종몽', 9장 '남겨진 사람들에게: 이별과 그 후의 삶', 10장 '꿈의 해석 그 너머에: 해석은 필요하지 않다'로 나뉜다.



누구나 아름다운 마무리, 웰다잉을 꿈꾸지만 그러기 힘들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도 말한다. 오래 살기는 더 쉬워졌지만 잘 죽기는 더 어려워졌다고 말이다. '미국인 대부분이 가족의 보살핌을 받으며 자기 집에서 생을 마감하고 싶어 하지만, 많은 사람이 집이 아닌 보호 시설에서 홀로, 혹은 낯선 사람들의 보살핌 속에서 세상을 떠난다(20쪽)'고 하는데, 우리라고 다를 바가 없다.

죽음을 앞둔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숨 쉬지 못하는 게 아니다. 그들은 자신의 삶이라 말할 수 있는, 즉 자신의 '인생을 가치 있게 만들어 준' 자기만의 삶을 잃게 될까 봐 두려워 한다. (20쪽)

이 책을 읽으면서 몇 번을 뭉클하고 묵직한 느낌에 멈춰섰는지 모른다. 무겁지만 생생한, 버겁지만 알아야 할 일들이다. 특히 병원에서 어머니 입원하셨을 때 보호자로 함께 지내며 생사를 오가는 사람들을 보아왔기에 인생의 마무리가 너무 형편없다는 것도 알고 있어서 그런지 울컥한 심정으로 이 책을 읽어나갔다. 커 박사가 있는 호스피스 병동의 사람들은 좀더 편안한 마음으로 인생을 마무리하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우리가 꼭 알아야 할 게 있다. 암 치료가 중단된다고 하더라도 책임 있는 의료 서비스는 계속 제공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앓고 있는 질병과 함께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 역시 그에 적합한 치료가 필요하다. (38쪽)



읽어나가는 속도가 매우 더뎠지만 몰입감은 특별했다.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하여 치유마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39쪽)' 말처럼 마음에 콕 와닿으면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글이 많다. 특히 환자 개개인의 사례를 들어주며 이야기를 풀어나가면서 통계 자료도 함께 들려주니 도움이 된다.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임종 전 경험 중 45%가 수면 중에 일어났고, 16%는 깨어 있는 상태에서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39% 이상이 수면 상태와 각성 상태를 가리지 않고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자의 상황 여하를 불문하고 우리 환자들은 임종 전 경험을 자신들이 지금까지 겪어 본 경험 중 가장 또렷하고 생생하며 실제적인 경험이었다고 묘사했다. (73쪽)

어머니가 뇌출혈로 쓰러지셨을 때, 구급차를 타고 병원 응급실로 갔을 때만 해도 너무 갑작스러워서 혼란스러웠고, 혹시 너무 늦게 간 것인가 자책했지만, 의사는 더 늦었으면 바로 혼수상태로 들어가고 돌아가셨을 지도 모른다고 했다. 그래서 그런지 지금 되찾은 소박한 일상은 제2의 인생처럼 특별하다. 어쩌면 평생 후회만 하며 살지도 모를 일상에 주는 기회일 것이다. 그런 경험이 있어서인지 이 책의 문장들이 더욱 생생하게 살아서 내 마음을 툭툭 건드린다. 어떤 부분에서는 너무 쿡쿡 찔러서 마음이 아프기도 하고, 저절로 눈물이 흐르기도 했다.

삶에서 가장 의미 있는 것은 우리가 사랑하는 존재들, 즉 엄마, 아빠, 자녀, 배우자,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소박한 일상'과 우리가 그들에게 받는 사랑과 관련된 것들이다. 임종 전 경험은 당연하게 생각했을지 모를 과거의 중요한 순간들이나 우리가 다른 계획을 세우느라 너무 바빠서 놓쳤던 일들을 재조명한다. 임종 전 경험은 유언이나 상실에 관한 이야기가 아닌, 더 강해진 자아나 결코 끊어지지 않는 친밀한 관계에 대한 이야기로 죽음을 재구성하게 해 준다. (167쪽)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말기 환자들에게는 딱히 얻을 만한 게 없을 것이라는 가정은 임종 과정 전반에 대한 부족한 이해를 그대로 보여 준다. 여러 면에서 볼 때, 인생의 마지막 여정은 삶의 정수를 한데 모아 가장 만족스러운 순간으로 만들어 내는 통합 과정의 정점이라 할 수 있다. 우연이든 계획적으로든 우리가 살면서 건네받은 인생의 대본을 다시 들춰 보고 고쳐 쓰는 과정이기도 하다. 죽음이 임박하면 전에 없던 새롭고 뚜렷한 관점이 생기면서 과거를 돌이켜보며 바로잡는 과정이 가속화된다. 우리 모두는 우리가 선택하지 않은 출생, 가족, 문화, 역사가 쓰인 인생 대본을 받게 된다. 그 대본에 맞춰 살아가기도 하고, 그 내용을 다시 고쳐 쓰기도 한다. 가끔은 세상을 떠나기 며칠 전에야 그 내용을 바로잡기도 한다. (264쪽)

지금껏 읽었던 책들 중에 임종몽, 임종시에 대한 글은 처음이었다. 죽음에 대한 책은 묵직하고 무겁다. 이 책도 물론 그렇지만 조금은 다른 느낌이다. 완전 부정적이고 생각하기도 싫은 부분이 아니라, 자신과 사랑하는 가족의 웰다잉을 위해서 꼭 알아야 할 내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유한한 삶을 사는 모든 이에게 적극 추천한다'는 데일 브레드슨의 추천사에 나 또한 동의한다. 정말 특별한 책이다. 여운이 오래 남을 책이고 언젠가 다시 꺼내들어 읽을 책이다.

알에이치코리아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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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펌프드 - 우버, 위대한 기회는 왜 최악의 위기로 돌변했는가
마이크 아이작 지음, 박세연 옮김, 류현정 감수 / 인플루엔셜(주)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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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책에 보면 대부분 "그후로도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로 끝난다. 하지만 어른이 되어서 보면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아주 잘 알게 된다. 우리네 인생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사랑도 결혼도, 그리고 기업도 말이다. 난 우버가 아주 잘 되고 있는 줄로만 알았다. 그동안 승승장구하는 성공전략만 보았지, '실패?' 이거 정말 생소했다. '우버 이야기 맞나?' 하는 생각이 들었으니 말이다. 어떤 내용일지 궁금해서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출간 즉시 미국 전역을 뒤흔든 화제작 『슈퍼펌프드』를 읽으며, 우버의 탄생과 성장, 그리고 파문에 관한 가장 치밀한 기록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는다.



이 책의 저자는 마이크 아이작. <뉴욕타임스>를 대표하는 테크놀로지 분야 전문 기자다. 우버 창업자인 트래비스 캘러닉 퇴출 전말에 관한 탐사보도로 2018년 비즈니스 저널리즘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제럴드로엡상을 수상했다. 2017년 우버 투자자들이 CEO 교체를 요구하며 캘러닉에게 보낸 메일을 입수하고, 그의 사임 소식을 최초로 보도하며 큰 화제가 되었다. 우버, 페이스북을 비롯한 실리콘밸리의 거대 기업 관련 기사를 지속적으로 다루며 CNBC와 MSNBC 등의 방송에 출연했다. (책날개 발췌)

우버를 취재하는 동안 나는 캘러닉을 비롯한 많은 리더가 기술 세상의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저질렀던 거짓과 배신, 음모와 사기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모바일 시대 첫 번째 유니콘으로서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을 바꾸어놓은 동시에 부도덕한 행동과 의사결정, 탐욕의 용광로 속에서 스스로를 태워버린 기업의 이야기에 한 부분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우버의 역사와 함께할 수 있었던 것은 내게 큰 행운이었다. (33쪽)

이 책은 총 5부로 구성된다. 1부 '전설의 시작', 2부 '유니콘의 조건', 3부 '위기의 시그널', 4부 '밝혀지는 민낯', 5부 '생존을 위한 투쟁'으로 나뉜다. 캘러닉의 첫 창업, 택시 잡기의 어려움, 우버의 성장, 무인자동차 경쟁, 순조로운 항해, 폭풍 3개월 전, #우버를 삭제하라, 치명적인 사건들, 투자자 연합 전선, 벤처캐피털의 역습, 쿠데타 그 이후, 대할인 행사, 캘러닉 지우기 등 32장에 걸쳐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먼저 이 책의 제목인 '슈퍼펌프드 super pumped'의 의미를 짚고 넘어가야 한다. 슈퍼펌프드는 최고의 열정과 에너지로 가득한 상태를 뜻하는 캘러닉의 용어(51쪽)라고 한다. 캘러닉이 제시한 원칙은 아마존의 기업 가치와 너무도 비슷했는데, 이에 따르면 캘러닉 왕국의 사람들은 행복하거나 슬픈 것이 아니라, '슈퍼펌프드'되어 있거나 '그렇지 않은' 것으로 구분된다는 것이다.

'세상 모든 것을 옮기겠다'는 포부로 제2의 아마존을 꿈꾸던 우버, 그들을 10년 만에 130조 원 가치의 기업으로 견인한 동력은 다름 아닌 '슈퍼펌프드', 초인적 열정이었다. 수십억 달러의 투자금을 등에 업고 공유경제라는 혁명적 이념을 제시하며 전 세계 운송 산업의 판도를 바꿔버린 우버에게 더 이상 거칠 것은 없어 보였다. 2017년, 그들이 감추고 있던 기만적인 기업문화가 한꺼번에 드러나기 전까지는. (책날개 중에서)

세상일은 참 그렇다. 흥망성쇠의 과정을 거치며 변화를 일으킨다는 원칙에 우버도 예외일 수는 없었다. 이 책은 승승장구일 것 같은 우버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그 민낯을 낱낱이 공개해준다.



이 책을 읽고 난 뒤, 나는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전기를 다시 꺼내 읽어보고 있다. 캘러닉의 꿈이 현실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갔을 때, 그는 잡스와 마찬가지로 자신이 설립한 회사에서 쫓겨나갔다. 예상대로 2017년 우버 이사회의 권력 투쟁 과정과 1985년 애플 이사회의 갈등 과정은 유사한 면이 있었다. 창업자는 경영 자질을 의심을 받았지만 회사를 떠나기를 거부했고, 이사회 멤버와 직원들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마지막까지 몸부림쳤다. (532쪽)

'애플' 이야기가 나오니 이 책의 의미가 더욱 와닿는다. 성공이다, 실패다, 그런 결론을 짓기에는 아직 이르다. 지금은 과정이다.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이 책에서 치밀하게 살펴볼 수 있으니 흥미롭게 읽어나갈 수 있다.



이제껏 우버에 대해 이렇게 깊숙이 들어간 분석은 만나보지 못했다.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세계의 속살을 가감 없이 들여다보고 싶은 분들에게 강력 추천하는 책이다.

_임정욱 (TBT파트너스 공동대표)

이 책은 저자 마이크 아이작이 수년간 우버를 취재하며 입수한 각종 비공개 문서와 전현직 임원 200여 명과의 인터뷰를 기반으로 작성한 책이다. 충분한 자료를 기반으로 기록해나갔다. 출간 즉시 언론의 주목을 받으며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2019년 아마존 에디터가 선정한 베스트북 20 및 최고의 경제경영서 1위에 선정되었다.

이 책에서는 "제2의 우버를 꿈꾸는 이들이라면 우버의 뼈아픈 실책을 절대 놓치지 말라!"고 조언한다. 누군가의 화려한 성공 뒤에는 뼈를 깎는 노력이나 뼈아픈 실책이 있는 법이니, 교훈 삼아 딛고 일어날 수 있도록 알아두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천재적 CEO의 흥망성쇠와 한 기업의 연대기를 실감나게 그려낸 본격 기업 르포르타주'인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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