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는 클라스 : 의학·과학 편 - 팬데믹 시대에 현대인을 위한 생존법은 무엇인가 차이나는 클라스 5
JTBC <차이나는 클라스> 제작진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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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차이나는 클라스>를 즐겨 본다. 다양한 분야의 강의를 해주어서 잘 몰랐던 분야도 재미있게 듣는다. 특히 학생들은 거리낌 없이 질문을 하면서 '맞아, 나도 저거 궁금하네'라는 생각을 하기도 하고, 예전에 강의한 내용이 잘 생각나지 않아서 나의 몹쓸 기억력에 웃기도 한다. 안 그래도 해당방송 애청자인데, 당연히 솔깃해서 이 책을 읽어보고 싶었다. 특히 <차이나는 클라스> 제작팀이 '의학,과학 편'을 묶어서 책을 냈다니 호기심이 더해져서 이 책 『차이나는 클라스』를 읽어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JTBC의 대표 교양 프로그램 <차이나는 클라스>의 중심은 단연 질문이다. 하나의 주제에 대해 평생을 연구한 석학들과 세상의 모든 지식과 지혜를 파고드는 패널들을 잇는 연결고리 또한 질문이다. <차이나는 클라스: 의학, 과학 편>은 진실과 거짓이 뒤섞여 혼란한 세상에서 믿을 수 있는 지식을 안내하는 나침반과도 같다. 보이지 않는 미시 세계에서 인류를 끊임없이 위협해온 적들의 정체를 낱낱이 밝히며, 건강하고 안전한 삶을 위해 현대인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지식을 전한다. (책날개 중에서)

이 책은 총 2부로 구성된다. 책을 시작하며 '뉴 노멀 시대에도 '차클'의 차이는 계속됩니다_신예리 JTBC 보도제작국장'을 시작으로, 1부 '현미경 속 적들이 인간의 미래를 위협하다'에서는 국내 감염학계의 권위자인 김우주 고려대 교수의 '바이러스 vs 인간, 전쟁의 승자는?', 종양내과 전문의인 강진형 가톨릭대 교수의 'DNA의 배신, 암', 세계적인 나노 독성학자 박은정 경희대 교수의 '두 얼굴의 나노, 약인가 독인가', 계명찬 한양대 생명과학과 교수의 '환경 호르몬, 누구냐 넌?'을 주제로, 2부 '과학, 생명의 시작과 끝을 탐구하다'에서는 뇌과학 분야의 대가인 강봉균 서울대 교수의 '우리는 어떻게 기억하는가', 미생물학자인 천종식 서울대 교수의 '당신은 미생물과 함게 잘 살고 있습니까?', 현직 병원장인 박종훈 고려대 교수의 '병원은 환자를 살리는 곳인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초대 원장을 지낸 정희선 성균관대 교수의 '진실을 밝히는 과학의 힘'을 들려준다.



방송에서 다룬 내용을 핵심을 잘 담아내어 책으로 구성하니 도움이 된다. 특히 의학 과학 편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도록 구성한 점이 마음에 든다. 차클의 유용한 강의가 도움되지만, 정보를 기억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으니 이렇게 책을 통해 중요한 내용을 나중에 다시 펼쳐들어 보는 것도 좋다. 안그래도 팬데믹 시대에 더 알고 싶은 의학 과학 정보를 담았으니 여러모로 유용하다.

특히 인상적으로 보았지만 잊고 있던 강의를 책을 통해 다시 볼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기억이 가물가물한 것을 복습하는 기분으로 읽어나갔다. 정말 좋은 강의였고, 방송을 몰입해서 봤는데 이렇게 다시 보니 반가운 생각이 들었다. 차클 출연자들과 강연자의 대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직접 현장에서 설명 듣는 듯 몰입도가 뛰어났다. 중요한 부분은 표시해두고 나중에 다시 짚어봐도 좋을 것이다.




이 책은 차이나는 클라스의 의학 과학 명강의를 모아서 엮어낸 책이다. 책으로 읽어도 좋고 직접 강의를 찾아서 보아도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요즘은 가짜뉴스가 현혹하는 시대인 만큼 더 믿을 만한 정보가 필요한 세상이다. 이 책은 국내 최고 전문가들의 강연을 모은 것이니, 의학, 과학에 관해서 일반인들이 알아두면 좋을 지식을 추려서 설명해주고 있다. 이렇게 책으로 출간되었으니, 이번 기회에 이 책에서 들려주는 지식에 귀 기울여보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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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정류장과 필사의 밤 소설, 향
김이설 지음 / 작가정신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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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김이설 소설 『우리의 정류장과 필사의 밤』이다. '필사'에 대해 생각해본다. 필사는 글을 꾹꾹 눌러 마음에 담는 과정이다. 문득 지금의 나를 생각한다. 문장을 갈망하면서도 마음에 와 박히는 문장을 그대로 흘려보내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지금의 내가 보인다. 내 인생의 통과의례를 지독하게 겪으며 살아내고 있으니 말이다. 어쩌면 지금 나에게 책을 읽는다는 것 말고 필사를 하며 견뎌내는 행위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득 생각이 많아지는 가을날, 이 책 『우리의 정류장과 필사의 밤』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은 '소설, 향' 시리즈 중 한 권이다.

작가정신 <소설, 향>은 1998년 "소설의 향기, 소설의 본향"이라는 슬로건으로 첫선을 보인 '소설향'을 리뉴얼해 선보이는 중편소설 시리즈로, "소설의 본향, 소설의 영향, 소설의 방향"이라는 슬로건으로 새롭게 시작하고자 한다. '향'이 가진 다양한 의미처럼 소설 한 편 한 편이 누군가에는 즐거움이자 위로로, 때로는 성찰이자 반성으로 서술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책 속에서)

이 책의 저자는 김이설. 200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열세 살」이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아무도 말하지 않는 것들』 『오늘처럼 고요히』, 경장편소설 『나쁜 피』 『환영』 『선화』 등이 있다.

이 책에는 '우리의 정류장, 목련빌라, 필사의 밤, 치우친 슬픔이 고개를 들면, 여름 그림자, 시인의 밤' 이야기가 담겨 있다. 구병모의 '우리의 문장을 싣고 달리자'와 작가의 말로 마무리 된다.



생각해보면 어느 누구의 인생도 그저 순탄한 것만은 아니다. 자신만의 묵직한 무언가를 견뎌내야 하니 말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도 마찬가지다. 어찌보면 답답하고 소심하고 자신감마저 없어 보인다. 그런데 삶의 크고 작은 시련을 견뎌내는 도구로 '시를 필사하는 것'을 이용하고 있다. 꿋꿋이 살아나가게 하는 힘을 거기에서 찾을 수 있다. 나중에 결과는 어찌될지 모르겠지만, 그것에 대한 판단은 일단 보류다. 불안하고 힘들고 지칠수록 일단 지금은 시를 골라 노트에 필사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걱정은 아무 도움이 안 되니 말이다.



책상 앞에 앉을 엄두도 못 내던 근 1년 동안 시를 쓰기는커녕, 시 한 편 제대로 읽지를 못했다. 필사도 마찬가지였다. 둘째가 돌이 지나고 나서야, 밤에 통잠을 자기 시작한 이후에야 식탁 앞에 앉을 수 있었다. 책상이 있는 내 방에선 동생이 자야 했으므로 이제 나의 책상은 식탁이 되어버렸다. 다시 시를 읽고 다시 필사를 시작했다. 그러나 시가 써지지 않았다. 그 한 해가, 아무것도 읽고 쓰지 못했던 그 1년 때문에 먹통이 돼버렸다. 머리도 마음도 그저 텅 빈 것처럼 깜깜할 뿐이었다. (79쪽)

시 쓰는 여자

이선영

시를 쓰기 전에

쓰레기를 버리러 가는 여자

시를 쓰기 전에

이불을 깔았다 개고 걸레질을 하는 여자

시를 쓰기 전에 밥을 안치는 여자

(……)

뒤숭숭한 세간들 사이로 시만 실뱀처럼 빠져나간 여자

꽉 차 있으나 늘 텅 비어 있는 여자

이선영, 「시 쓰는 여자」 부분, 『60조각의 비가』, 민음사

결혼을 했든 하지 않았든 이 소설을 읽는 여성들 중에 주인공에 감정이입을 하며 울컥한 독자가 많으리라 생각된다. 늦은 줄 알고 출발했지만 너무 늦었다는 자책에 시달리거나, 현실적인 벽에 맞닿으면 자꾸 잘못된 결과가 되어버려 길을 잃은 아이처럼 방황하는 것 말이다. 마음대로 안 되는 현실에 울컥하며 방황하는 것이 인생인가보다.



저자의 말에 이런 글이 있다.

매일 시집을 읽던 나날이 있었다. 내 안의 언어가 전부 소멸해 아무것도 쓸 수 없던 시절. 이대로 소설을 못 쓰게 되리라는 절망에 빠졌던 때였다. 그건 나를 잃는 일이기도 했다. 나는 소설 속 인물처럼 무수한 필사의 밤을 보내고서야, 소설이 아니라 시를 만나고서야, 다시 소설을 쓸 수 있게 되었다. 처음 말을 배우는 어린애처럼, 처음 글자를 배우는 아이처럼 더듬더듬 한 마디씩, 한 글자씩 다시 써나갔다. 소설 속 인물이 힘든 시기를 이겨내고, 곤란한 일을 헤쳐나간 것처럼, 때론 미련하게 참았지만 끝내 자신을 위한 선택을 했던 것처럼, 나도 용기를 내어 다시 쓰기 시작했다. (191~192쪽)

요즘 내 언어의 한계를 느끼고 있다. 무언가 나의 언어를 풍부하게 해주는 책을 읽고 감상하고 싶은데 마음처럼 되지 않고 하루는 너무 짧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어서일까. 소설이라기 보다는 누군가의 지독한 현실과 더불어 돌파구인 '시 필사'를 알려주는 듯하다. 이또한 저자 자신이 언어의 소멸, 절망을 딛고 일어나서 그 소재를 소설에 끌어다 썼으니 더욱 생생하게 다가온다.



이번에야말로 안 되면 던지자, 같은 불가능한 결심만 10년 넘게 반복하던 시절의 나를 오려내다 거기 갖다붙인 줄 알았다. 『우리의 정류장과 필사의 밤』 속에 나타난 여성의 숨막히고 진저리 나는 삶에 대한 이야기다. 몇몇 문장과 장면에서 눈길이 멈출 때마다, 잊은 척했던 환멸이 속에서 치받쳐 오른다. 그런 상태를 감내하고 통과해본 사람이 알 수 있는 감각이다. (181쪽)

'그런 상태를 감내하고 통과해본 사람이 알 수 있는 감각'이라는 소설가 구병모의 글에 공감한다. 특히 그 감각을 아는 독자에게 동질감과 뭉클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며 펜과 노트를 꺼내들도록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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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계절의 클래식
이지혜 지음 / 파람북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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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내 삶이 왜이리 단조로울까 생각해보니 음악이 빠져있었다. 음악을 듣지 않은지 오래 되었는데, 클래식은 말해 무엇하랴. 생각해보니 음악이 함께 했던 시절은 다채로운 감각이 살아있던 시기였던 것 같다.

시기나 마음이 맞아떨어져서 이 책에 호기심이 생겼다. 지금의 나에게 선물처럼 다가온 책이다. 클래식 음악과 함께 풍성한 가을날을 보내고 싶어서 이 책 『지금 이 계절의 클래식』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이지혜. 현재 클래식 음악을 통한 감성 교육 컨설팅 'The 感' 대표를 맡고 있다. 2002년부터 클래식 음악 해설가로 마이크를 잡았다. 해설가이자 공연기획자로 왕성한 활동을 하면서도 바이올린 연주와 합창단 활동, 발레, 미술 감상 모임 등 새롭고도 다양한 예술 체험을 여러 분야에서 나누고 있다. (책날개 발췌)

소소한 일상이 모여 절기를 이루고 계절이 순환하는 동안 인생은 무르익어 간다. 예술가들이 계절과 교감하고 영감을 받았듯이, 우리 모두는 오감을 활짝 열어 그 아름다움과 경이로움을 느끼고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 마음만 먹는다면 그 아름다움 속으로 언제든 들어갈 수 있다. 그리고 음의 향연을 음미하는 동안 서로가 서로에게 각별하고 애틋한 존재가 되어 주길 바란다. (7쪽, 프롤로그 중에서)

이 책은 가을, 겨울, 봄, 다시 여름의 총 4장으로 구성된다. '가을'에는 기타에 불어넣은 생명력, 사랑에 아파본 당신이라면, 뜨거운 안녕, 그의 혼잣말을 듣다 등의 글이, '겨울'에는 부활의 씨앗, 동심과 동경, 새해 첫날의 왈츠, 이루지 못한 꿈을 위한 노래, 다시 사랑한다면 등의 글이, '봄'에는 자유와 기쁨의 노래, 초심을 기억하라, 최고이자 유일한, 단 하나의 러브 레터 등의 글이, '다시 여름'에는 한여름 밤의 꿈처럼, 빼어난 선율, 더욱 열정적으로, 지독한 사랑 등의 글이 수록되어 있다.



음악 감상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이는 미술작품을 감상할 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아무 배경 지식 없이 오로지 작품만을 감상하는 것과 작품의 시대적 배경이나 작가의 삶 등의 배경지식에 대한 설명을 듣고 감상하는 것 말이다. 이 책은 후자다.

저자는 클래식 음악 해설가다. 조곤조곤 친절하게 이야기를 풀어가면서 내가 몰랐던 사실을 짚어준다. 특히 아는 만큼 보인다고 생각한다면 이 책에 대한 만족감이 더 클 것이다. 이 책이 지식을 풍성하게 해주며 클래식 음악에 한 걸음 다가가게 해줄 것이니 말이다.



이 책은 계절을 테마로 음악을 소개해주는 것이 참신하게 다가온다. 유독 가을에 이별 사연이 많다면서 지난 사랑에 아파본 당신이라면, 지금 뜨거운 사랑에 빠져 있는 당신이라면 <사랑의 꿈>을 읊조려 보기를 바란다(20쪽)고 권하기도 하고, ''겨울!' 하면 생각나는 작품이 있다. 정확히는 겨울에 들어야 제맛이 나는 노래들이다. 한 겨울에 살얼음이 동동 떠 있는 동치미 국물 맛이 제격이듯. (90쪽)'라는 설명으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작곡가들 가운데 '봄'을 닮은 이는 누가 뭐래도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158쪽)라는 설명도 인상적이다. 마음에 드는 음악이라고 항상 좋은 것이 아니라, 계절에 맞춰 들으면 생생하게 어울린다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며 인식한다.



명곡을 들으면서 예술가의 인생과 절기를 음미하다 보니, 자연스레 나와 주변을 돌아보게 됩니다. 클래식에 대한 소양을 전하는 것뿐 아니라 예술가를 매개로 감성지능을 자극하는 것이야말로 저자의 진정한 노림수가 아니겠는가 싶네요. 예술가의 고뇌와 갈등, 선택과 대처는 뉴노멀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극복해야 하는 우리에게 힐링과 인사이트를 동시에 선사합니다.

_민희경(CJ 사회공헌추진단 단장)

왜 계절이 '가을'부터 시작하는가 생각해보니 지금이 가을이기 때문이다. 이왕이면 이 계절이 가기 전에 이 책을 접하기를 권한다. 음악 듣기 좋은 계절이니 말이다. 클래식 음악과 거리가 멀던 사람도 다소 감성적으로 변하는 이 계절에 클래식 음악 하나 쯤은 마음에 품어도 좋을 것이다. 그러다보면 겨울, 봄, 다시 여름까지 클래식 음악감상의 폭을 넓히게 될 것이다. 적절한 설명으로 클래식 음악에 한 걸음 가까워질 수 있는 책이니 이 가을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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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그대로의 글쓰기
니콜 굴로타 지음, 김후 옮김 / 안타레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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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에 도움을 받고 싶어서 주기적으로 글쓰기 책에 관심을 갖고 읽어보고 있다. 글쓰기 책은 다양하다. 어떤 책은 정보 제공, 어떤 책은 교훈적이고, 어떤 책은 막연하다. 읽다보면 글쓰기야 말로 어느 한 권을 붙들고 그 책에서 하란대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책을 읽고 그 책 속에서 나의 글쓰기에 적용할 만한 것을 잘 뽑아서 나의 글에 녹여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도 그런 의미에서 읽어보게 되었다.

그런데 이 책은 읽기 전에 기대감이 있었다. 그런 것 있지 않은가. 그냥 첫인상이 좋은 책 말이다. 이 책이 그랬다. 나에게 무언가 커다란 의미로 다가올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읽어보지 않을 수 없는 글쓰기 책 『있는 그대로의 글쓰기』는 나에게 그렇게 다가왔다.



이 책의 저자는 니콜 굴로타. 자신이 쓴 글이 '있는 그대로의 삶'에서 '있는 그대로의 행복'을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작가이자 칼럼니스트, 강연가, 블로거, 콘텐츠 개발자, 요리 레시피 연구가, 녹차 애호가이며, 매일매일 손수 빵을 구워 저녁 식탁을 차리고 싶지만 그러지 못해서 때때로 우울해하는 아내이자 엄마다. 이 책의 바탕이 된 글쓰기 커뮤니티 '와일드워즈'를 만들어 작가로서의 삶을 살고자 하는 사람들의 내적, 외적 성장을 돕고 있다. (책날개 발췌)

이 책은 총 10장으로 구성된다. 프롤로그 '작가의 삶은 계절로 이루어진다'를 시작으로, 1장 '시작의 계절', 2장 '의심의 계절', 3장 '기억의 계절', 4장 '불만의 계절', 5장 '돌봄의 계절', 6장 '양육의 계절', 7장 '문턱의 계절', 8장 '눈뜸의 계절', 9장 '피정의 계절', 10장 '완성의 계절'로 이어지며, 에필로그 '언젠가 사라지기에 소중한 삶'으로 마무리 된다.

이 책의 프롤로그를 읽으며 무릎을 탁 쳤다. '아, 나는 지금껏 무엇을 쓴 거지?' 이렇게 흩어져버리는 일상을 아쉬워하면서도 왜 거기에 대해서는 관찰도 기록도 하지 않았던 걸까. 프롤로그에서는 메리 올리버의 <아침>이라는 시와 거기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한다.

아침

메리 올리버

유리병 속 반짝이는 소금.

파란 그릇에 우유. 노란 리놀륨.

베개에서 까만 몸을 펴는 고양이.

앙증맞고 상냥한 몸짓은 곡선미.

자기 그릇을 깨끗이 닦는다.

그러고는 세상 속으로 나가고 싶다.

훌쩍 뛰어올라 이유도 없이 잔디밭을 가로지르더니.

완벽하게 가만히, 풀 위에 앉는다.

그 모습을 보고 나는 생각한다.

있는 그대로의 말로써 무엇을 더할 수 있을까?

차가운 주방에 서서, 나는 녀석에게 인사한다.

차가운 주방에 서서, 나를 둘러싼 온통 멋진 것들을 둘러본다.

아침에 날이 밝았을 때 고양이가 돌아다니는 단순한 풍경을 어쩌면 이렇게도 아름답게 묘사할 수 있을까? 잠에서 깬 고양이가 기지개를 하더니 파란 그릇에 담긴 우유를 마신다. 유유히 정원에 나가 잔디밭을 거닐다가 앉는다. 그리고 시인은 마지막 무렵에 질문 하나를 던진다.

"있는 그대로의 말로써 무엇을 더할 수 있을까?" (5쪽)

프롤로그부터 내 마음은 들뜬다. 내 주변에 흑백사진처럼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던 온통 멋진 것들이 갖가지 색상으로 되살아나는 느낌이다. 글도 마찬가지다. 항상 소재가 부족한 듯하고 무언가 특별한 것을 쓰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생각부터 바꿔야 한다. 누군가의 일상, 그리고 나의 일상, 그 안에서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가치 있는 것들을 발굴해내는 것이 글쓰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상처 입지 않는 방법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문학상 등의 공모라든가 출판사에 원고를 제출했다가 거절 당하면 마음의 상처를 입을 것이다. 또한 블로그를 하다보면 누군가의 부정적인 댓글에 하루 종일 기분이 언짢을 수도 있다. 그 부분에 대해서 짚어주는 것도 기억에 남는다.

우리의 글이 항상 머물 곳을 찾을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의 메시지가 모든 사람의 공감을 얻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므로 당신의 에세이가 선택받지 못했다고 해서, 당신의 시가 채택되지 않았다고 해서, 또는 블로그에 올린 글에 익명의 독자가 부정적인 댓글을 남겼다고 해서 모두 당신의 글쓰기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거절 통보를 받았을 때 그것이 당신의 내면에 상처를 입히지 않도록 하는 몇 가지 방법이 있다. (65쪽)



이 책을 읽다보면 글로 쓸만한 소재가 없다는 말은 못 하겠다. 이 책을 읽으며 우리의 삶을 들여다보고 행복을 찾는 시간을 보내게 된다. 계절에 따른 구성도 흥미롭다. 차분하게 독자를 이끌어준다. 그리고 독자 스스로 글을 자신 안에서 끄집어낼 수 있도록 용기를 준다.



글을 쓰면서 겪게 되는 상황을 '10가지 계절'에 비유해 풀어나간다. '글 쓸 시간이 없다'고 말한 적이 있다면, 그러면서도 '글을 쓰고 싶다'고 바란 적이 있다면, 이 책을 꼭 읽어야 한다. 실용적이면서 감동적인 글쓰기 책은 이 책 말고 어디에도 없다.

_제프 고인스, 《당신은 작가다》 저자

우리의 삶은 각자 자신이 바라보는 시각에 달렸다. 흩어져 사라져버리는 일상을 자신만의 시각으로 글쓰기를 통해 되살리면 그것이 특별한 인생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이 그 방법을 알려준다. 살림 때문에, 육아 때문에, 나를 힘들게 하는 모든 일 때문에 글쓰기를 할 시간이 없다고? 이 책에서는 시간이 없어서 글을 쓰지 못한다는 핑계는 당장 사라지게 만들어준다. 그리고 열정이 샘솟을 것이다.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행복을 찾아가는 여정을 시작하게 될 것이다. 글쓰기를 어렵게만 생각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표현하도록 의욕을 북돋워주는 책이다. 여운이 남는 글쓰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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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나도 그랬으니까 - 이근후 정신과 전문의가 알려주는 서툴지만 내 인생을 사는 법
이근후 지음, 조은소리.조강현 그림 / 가디언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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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이근후 정신과 전문의가 알려주는 서툴지만 내 인생을 사는 법 『괜찮아 나도 그랬으니까』이다. '이근후' 저자의 이름을 보고 얼른 이 책을 선택했다. 이근후 님은 우리나라 정신의학계에 큰 영향을 끼친 전문의로 50년간 환자들을 돌보고 학생들을 가르쳤다. 76세의 나이에 고려사이버대학교 문화학과를 최고령으로 수석 졸업하면서 세간에 화제를 불러일으킨 이력도 있다.

내심 그분의 근황이 궁금했는데 이렇게 신간을 통해 소식을 알려주시니 반가운 마음에 얼른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그의 저서는 『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를 처음으로 접했다. 그 책이 2013년에 베스트셀러가 되어서 저자의 이름을 알게 되었고, 그 이후에 『오늘은 내 인생의 가장 젊은 날입니다』를 읽어보았으며, 이어서 이번에는 이 책 『괜찮아 나도 그랬으니까』를 읽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서투름으로 인해 마음 고생을 하는 분들을 생각하며, 그리고 나도 고통스러웠던 여러 가지 경험을 되돌아보며 이 책을 썼다. 나이가 들어 지금까지 살아온 경험을 서투름에 맞추어 되돌아보니 서투름이 서투름으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쌓이고 쌓여 결국 익숙해진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것을 알아차리는 데는 이만한 세월이 지나야 하나 보다. (6쪽)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된다. 1부 '나만의 인생', 2부 '성장과 성공', 3부 '관계와 소통', 4부 '생각해 보았으면 하는 것'으로 나뉜다. 엄마 말 안 들어야 성공한다, 엄마에게 물어보고요, 나는 나다, 착각이 있어야 통찰에 이른다, 성공이냐 성장이냐, 돌다리는 두들기지 말자, 성공하려면 천천히 가라, 눈치를 보면 내가 없어진다, 생각이 많으면 고통스럽다, 느림의 미학 등의 글이 담겨 있다.



나는 이 책을 읽는 젊은 독자분들께 돌다리를 두들기지 말아보기를 권한다. 돌다리는 건너라고 만들어진 것이다. 튼튼하든 부실하든 물 위를 건너는 용도로 만들어졌다. 강을 건너려면 무조건 돌다리를 밟아야 한다. 돌다리가 튼튼한지 안 튼튼한지, 이것저것 걱정하다 보면 건너지 못할 수도 있다. 건너야 할 이유가 뚜렷하다면 앞뒤 가릴 것 없이 건너야 한다. (79쪽)

돌다리라는 위험을 두들기고만 있으면 기회는 빠르게 사라지고 마니, 나이들어 되돌아보면 '그때 내가 돌다리를 너무 두들겨서 그렇구나'라는 후회가 들 수 있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나이 든다는 것에 대해 그렇게 깊이 생각해보지는 못했다. 문득 몇십 년 후의 내 마음이 궁금해진다. 그 궁금증을 이 책에서 어느 정도 풀어본다. 어쩌면 나도 그렇게 생각할 듯해서 말이다.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면 젊었을 때 미처 생각지 못했던 모든 것이 감사하게 느껴진다. 이제는 잠을 자고 나서 아침에 깨어나는 일도, 깨어나서 하루를 보낼 수 있는 소일거리가 있다는 것도 감사한 일이 되엇다.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감사함이 느껴지는 것 또한 감사한 일이다. 늦었지만 지금 이 나이에 범사라는 의미를 알아차렸다는 것만 해도 감사하다. 지금은 범사에 감사하는 것이 어려울 것이다. 나도 그랬으니까. 시간이 걸려도 깨닫기만 하면 된다. 감사함을 모르고 일생을 마치는 사람도 많을 것이기에…. (209쪽)



이 책은 자기계발서다. 하지만 부담없이 편안한 에세이 느낌이다. 그냥 정신과 전문의인 인생 선배가 조언을 들려주는 듯하다. 부담없이 쓱 읽어나가다가 문득 마음에 드는 문장 앞에서 생각에 잠긴다. 이 책을 읽으며 40만 부 베스트셀러 『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의 저자가 들려주는 인생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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