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신세계에서 1~2 - 전2권
기시 유스케 지음, 이선희 옮김 / 해냄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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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29회 일본 SF 대상 수상작 『신세계에서』이다. 먼저 표지의 그림이, 맞다 그 작품이다. 고흐의 「삼나무가 있는 밀밭」이다. 무언가 격동적이며 강렬한 세계를 보여주리라 짐작되는 표지 그림이다. 거기서부터 이 소설의 이미지는 이미 나를 압도한다. 첫인상부터 나를 사로잡으며 기대감을 심어준다.

생각해보면 우리도 과거에서 바라보면 상상도 못할 미래 인간이다. 1,000년을 두고 생각해보면 말이다. 갑자기 궁금해져서 검색해보니 고려 현종 11년, 경신년이다. 그때는 사람들이 어떤 음식을 먹고 어떤 옷을 입고 다녔는지 상상이 잘 안 된다. 그런데 이 소설의 무대는 1,000년 후의 일본이라고 한다. 한치 앞도 버거운 사람으로서 일단 '1,000년 후의 미래'라면 거기에 대한 상상은 소설가에게 맡기고 그가 펼쳐낸 미래 모습을 소설을 통해 감상해보는 것도 괜찮은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해져 이 책 『신세계에서』를 읽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 책의 저자는 기시 유스케.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났으며 이 책 『신세계에서』는 2008년 제29회 일본 SF 대상 수상작이다.

『신세계에서』의 밑바닥에 있는 것은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가 가지고 있는 일종의 '업(業)'입니다. 태고 시대의 인류는 가냘프고 나약한 존재에 불과했지만, 다른 수많은 생물들이 '악(惡)'으로 여기는 특성으로 세력을 확장하면서 오늘날의 번영을 이루었습니다. 21세기에 접어든 지금도 인간은 그 '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현대에 수많은 문제를 일으키는 원흉이 되었고, 인류가 여기서 더 발전할지 멸망할지도 그것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 '악'이란 과연 무엇일까요? 대답은 이 책에 쓰여 있습니다. (6쪽, 한국어판 서문 중에서)

저자는 되도록 띄엄띄엄 읽지 말고 따로 시간을 내어 단숨에 읽도록 권유한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1,000년 후의 다른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을 즐길 수 있을 거라고 말이다. 저자가 자신의 작품에 의견을 제시할 때에는 대부분 거기에 따라준다. 어떻게 감상하느냐에 따라 그 맛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되도록이면 권하는 대로 맛보았을 때가 최상이라는 것도 이미 경험해본 바에 의한 것이니, 그 말에 따라주며 시간을 내어 단숨에 이 책을 읽어나갔다.



와타나베 사키가 자신의 기억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소설은 시작된다. 와타나베 사키는 210년 12월 10일, 가미스 66초에서 태어났다. '원래 인간의 기억 중에 빠져 있는 부분은 날조로 채워지는 것일까? 어떻게 공통의 체험에 모순되는 부분이 이렇게 많은 걸까?' 온갖 의문을 가지면서 되도록 사건의 세밀한 부분을 충실히 묘사할 생각으로 기록을 시작한다는 것이다. 이 초고는 산화하지 않고 적어도 1,000년은 간다고 하는 종이에, 색이 바래지 않는 잉크로 쓰고 있다고 하며, 별도로 두 부를 복사해서 모두 세 부를 남기려고 한다는 세밀한 계획까지 밝힌다. 이 수기는 1,000년 후의 동포에게 보내는 기나긴 편지라니 호기심이 생겨 그 이야기에 주목해본다.

읽어나가며 악귀, 업마, 요괴쥐, 거짓고양이 등의 등장이 다소 생소했다. 어릴 때 들었던 '망태할아버지' 같은 느낌이랄까. 아니면 '호랑이가 잡아간다' 같은 것? 어쨌든 가미스 66초의 규칙을 알아가며, 주력에 대해 접해가며 서서히 익숙해진다. 읽다보니 왜 단숨에 읽어나가라는지 알 듯도 하다. 한치 앞의 미래가 아니라 1,000년 후의 상황에 대한 상상은 다소 생소하게 시작한다. 멈추었다가 독서를 하면 적응하는 데에 시간이 걸린다. 쭉쭉 읽어나가며 이미지를 그려나가야 한다. 그러다가 문득 그 세계가 훅 들어오는 순간이 있다.




 

마을의 경계 밖에 무서운 존재가 있다는 전설을 확인하고 싶어 친구들과 함께 금단의 영역에 발을 들여놓은 와타나베 사키. 이 소식을 접한 윤리위원회는 금기를 어긴 아이들을 소환해 기억을 조작하고, 위험한 징조를 보인 아이들을 배제하는 것으로 안정을 꾀하려 한다. 하지만 아이들은 인류가 유토피아에 숨겨둔 핏빛 역사와 맞닥뜨리게 되고, 이후 악의 존재와 인간 본연의 실체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책 뒷표지 중에서)



이 소설을 읽다보니 나의 반응은 '엥?'에서 '아!'로 변화한다. 다소 낯선 분위기는 금세 지금의 우리 마음과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에 대해 성찰을 하도록 이끈다. 인간은 금기된 무언가를 들춰냄으로써 돌아갈 수 없는 강을 건너지 않던가. 그 옛날 판도라의 상자를 열던 그 마음과 1,000년 후 신세계에서 금단의 영역에 발을 들여놓는 그 마음이 인간을 인간이게 만든다. 특히 미래의 가상세계에 빗대어 현 인류의 모순을 전면으로 드러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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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운명게임 1~2 세트 - 전2권
박상우 지음 / 해냄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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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을 읽으며 두 번 놀랐다. 첫 번째는 '운명게임'이라는 제목으로 소설을 쓴다고 할 때, 예상되는 그럭저럭 뻔한 그런 모습들을 생각했다면 상상력의 범위를 넓혀보아야 한다. 이 소설은 그것을 훨씬 뛰어넘으니 말이다. '이걸 이렇게?'라는 느낌이 신선했다. 두 번째는 띠지에 나온 저자의 말 "나는 이 소설을 쓰기 위해 지구에 태어났다"라는 그 말이 이 소설을 읽다보면 그냥 허투루 나온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는 점이다. 펼쳐드니 광활한 마법같은 이야기를 보여주는 그런 소설이다.

별 기대 없이 읽든, 기대를 하고 읽든, 이 소설에서는 그동안과는 다르게 색다른 이야기가 펼쳐진다. 우주적으로 확장되는 상상력에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며 나아가는 시간을 보낸다. 이 소설과 함께 하면 저절로 그렇게 된다. 그런 힘이 있는 소설 『운명게임』이다.





 

이 책의 저자는 박상우.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에 중편소설 「스러지지 않는 빛」이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 1999년 중편소설 「내 마음의 옥탑방」으로 제23회 이상문학상을 수상했고, 2009년 소설집 『인형의 마을』로 제12회 동리문학상을 수상했으며, 2019년 제12회 이병주 국제문학상을 수상했다. (책날개 발췌)

이 소설을 펼쳐들면 심오한 한 마디가 눈에 들어온다. 첫 장부터 단순하면서도 강렬하게 다가온다.

이것은 나의 것이 아니다.

이것은 내가 아니다.

이것은 나의 자아가 아니다.

-샤카무니

그러면서 시작 페이지를 펼치면, '엥?' 이라는 반응을 이끌어낸다. '새벽 2시 15분. 원룸의 천장으로부터 눈부신 원통형의 광선이 밀려 내려온다.'라고 시작하니 말이다. 무언가 강렬하지만 낯선 시작이다. 다소 생소해서 내 취향이 아닐지 모르겠다는 두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이내 '이보리'라는 등장 인물의 캐릭터에 빠져들고 만다. 이보리가 조필규의 전화를 받고, 어르신을 만나며 대화를 나누고, 그렇게 이 소설에 빠져드는 데에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소설가의 이야기가 담긴 글도 매력적이다. 소설이 새롭게 창조되는 우주라니, 소설 속 주인공을 창조한 창조주라니. 신선한 접근이다. 그렇게 소설 속 이야기에 푹 빠져들게 된다.

나는 이 소설의 주인공 이보리를 창조한 소설가이다. 이보리만 창조한 게 아니라 이 소설의 전체 시공간을 만들어낸 창조주이다. 이치상 구약성서의 창세기에 등장하는 하나님과 다를 게 없다. 하나님이 엿새 동안 온 세상과 만물과 생물과 인간을 창조하고 이레째 되는 날 안식을 했다는 걸 기억하면 될 것이다. 다만 창조가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것이고 소설도 그와 같은 과정에서 시작되기 때문에 비유적으로 말하는 것이니 오해 없기를 바란다. 일개 소설가가 전지전능한 창조주를 흉내 내는 것이 아니라 이보리라는 인물이 나의 분신이고 내가 그의 창조주 역할을 하고 있다는 걸 독자들에게 이해시키기 위함이다. (1권, 48쪽)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소설이 아닌 철학을 하는 느낌이랄까. 심오하고 방대하다. 스르륵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멈춰서서 인간의 근원적인 무언가에 대해 집요하게 질문을 던지고 사색에 잠긴다. 몰입도가 뛰어난 소설이다. 소설가가 창조한 우주에서 펼쳐지는 거대한 서사시이며, 그 안에서 '하나'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이다.




 

장편소설 『운명게임』의 키워드는 '나'이다. 문장으로 바꾸면 '나는 무엇인가'. 그것을 더 확장하면 '인간은 무엇인가', '인생은 무엇인가'쯤 될 것이다. 그 모든 것들에 대한 집요한 의구심과 탐구심은 결국 소설의 결말에 이르러 양자역학적 얽힘과 공명으로서의 '하나'로 확장되고 심화되면서 모든 존재성이 일체를 이룬다. 그래서 샤카무니의 가르침과 우파니샤드의 '탈 것', DNA의 '칼 것(vehicle)'이 나오고 윤회가 나오고 아눈나키의 유전자 조작에 의한 호모사피엔스 창조가 나오고 외계문명의 지구 식민지배와 종교의 허구성이 나오고 갖가지 음모론이 나온다. '나'의 뿌리를 역으로 추적하면 그렇게 거대한 지구서사와 우주서사가 등장한다. 한 소설가의 황당한 소설적 상상력이 아니라 지구상 도처에 널리고 깔린 것들을 조합하는 것만으로도 소설서사가 감히 따라잡을 수 없는 거대 서사가 조성되는 것이다. 그렇데 그 '나'가 오늘날의 과학에 이르면 심각한 성찰의 대상으로 두드러진다. '나'라는 존재성의 본질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한 인생살이가 말짱 헛삽질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320~321, 작가의 말 중에서)



픽션과 논픽션이 교차하고 본격소설과 SF, 판타지가 어우러지며 마침내 엮어낸 인간 문제의 궁극에 대한 답

나는 무엇인가, 인간은 무엇인가, 영혼은 무엇인가! (책 띠지 중에서)

철학적 주제를 우주적 상상력으로 풀어내니 이 주제를 이렇게 소설로 접하는 것도 정말 의미 있는 시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명상을 통해 우주적 에너지와 교신하는 수수께끼의 남자 이보리, 그리고 이보리가 주인공인 소설을 쓰고 있는 소설가의 시점이 번갈아가며 나오는데, 몰입감이 뛰어나고 철학적 사색으로 알찬 시간을 보낸 듯하다. 꽤나 괜찮은 소설을 읽었다는 뿌듯함이 느껴지고 여운이 남는다. 독자에게도, 그리고 소설가 자신에게도 여운이 길게 남으리라 생각되는 그런 소설이다. SF, 판타지이면서 철학적인 생각이 가득하게 안내해주는 소설을 읽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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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 챌린지 플래너 - 강력한 습관 만들기로 인생을 변화시키는 100일간의 실천 프로젝트
마티아스 헤클러 지음, 김영옥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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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만의 실천 100일'을 실천하며 100일의 힘을 몸소 깨닫고 있다. 블로그에 매일 글을 하나씩 남기는 것인데, 그것만으로도 나의 생각과 행동이 변화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간의 100일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100일'을 다시 시작할 즈음, 이 책을 만났다.

이 책은 강력한 습관 만들기로 인생을 변화시키는 100일간의 실천 프로젝트 '100일 챌린지 플래너'이다. 매일 아침 15분, 강력한 습관 만들기로 목표 달성을 돕는 최고의 파트너로 앞으로 100일간 함께 하고자 이 책을 살펴보게 되었다.



어떤 사람이 되고 싶나요?

어떤 삶을 살고 싶나요?

변화를 향해가는 여정 그 자체가 당신의 목적지입니다!

(책날개 중에서)

이 책은 서문부터 63쪽까지는 읽어보며 파악하고, 68쪽부터 본격적인 도전 일지를 작성해볼 수 있다. 꾸준히 계속 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책의 저자는 독일의 사업가이자 작가인데, 21세라는 젊은 나이에 첫 회사를 설립한 후 여러 사업체를 왕성하게 운영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번아웃'으로 인생의 큰 위기를 맞이했고, 방황과 열정을 모두 경험해본 사람이다. 시행착오 끝에 얻은 귀중한 지혜들을 이 책에 담아냈으니 더욱 몰입해서 읽어볼 수 있다.



"제가 드리는 제안은 엄격한 이론이 아닌, 개인적인 경험을 토대로 한 것임을 참고해주세요.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 저도 무엇이든 빠른 결과가 나오는 것을 좋아합니다. 작고 단순한 목표로 자신만의 프로젝트를 시작하라고 추천하는 까닭이기도 합니다. 원한다면 본격적으로 일지를 작성하기 전, 샘플 페이지에 나오는 내용으로 연습을 해볼 수도 있어요. 어떤 식이든 자신에게 가장 알맞은 방법을 선택하세요." (책 속에서)

순서대로 읽어나가다보면 묘하게 설득된다. <100일 챌린지 플래너>는 어떻게 탄생한 것인지 저자의 이야기가 녹아들어가 이 책의 필요성을 절실히 깨닫는다. 그 다음은 이 책을 어떻게 활용할지 플래너를 이용하는 방법도 익혀보고, 나 자신의 내면 탐구를 해보는 시간도 갖는다. 내 인생의 비전을 써보거나 나의 위시 리스트를 만들어보고 나의 목표를 써보는 등 나를 탐구하는 시간이 의미 있을 것이다.

그 다음으로는 1일부터 100일까지, 내가 채워나가는 다이어리다. 그날 그날, 그렇다고 그렇게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짤막하게 목표와 동기부여, 힘, 포커스, 마음 챙김, 내면의 힘, 오늘의 마음가짐, 오늘의 선한 행동, 내가 성공한 일과 나를 기쁘게 한 일 그리고 나에게 생긴 기회 등을 살펴보고 오늘의 성찰을 적는다. 이렇게 차곡차곡 하루하루가 쌓이다보면 100일의 시간을 채워나갈 것이다. 지금은 살짝 먼 미래 같지만 100일은 언젠가 맞이할 시간이기에, 그리고 생각보다 금세 찾아온다는 것을 알기에 더욱 값진 느낌이다.



적당하게 채워져 있고 필요하고 가치 있는 질문을 던지는 다이어리여서 빈 노트를 채우는 것보다 훨씬 고무적인 생각이 든다. 자기계발서로 실천하기에 손색이 없다. 아무리 좋은 이론이라도 스스로 실천해나가는 것이 무척이나 어려우니 말이다. 이 책은 나만의 글을 적으며 내가 실천해나가는 것이니 더 없이 소중하다.



- 아마존 유저들이 극찬한 바로 그 플래너!

"내가 원하는 모든 기능을 갖춘 다이어리를 드디어 찾았다!"

"목표 달성뿐만 아니라 건강한 사고방식을 유지하고 나쁜 습관을 없애는 데 도움이 되는 훌륭한 도구!"

"더 나은 나를 위한 최고의 아이디어, 스스로에게 주는 '인생 선물'이다." (책 띠지 중에서)

이거 정말 물건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 자신에게 주는 소중한 '인생 선물'은 물론, 소중한 사람에게 한 권 건네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긍정적인 사고방식으로 나를 돌아보고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주는 플래너다. 오늘부터 하나씩 차곡차곡 채워나갈 것이다. 플래너를 잘 활용하면 기적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100일 후의 나는 또다른 모습이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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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매일매일 - 빵과 책을 굽는 마음
백수린 지음 / 작가정신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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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때로는 소설가의 산문에 더 관심이 간다. 막상 소설은 난해하거나 내 취향이 아니더라도 그 작가의 에세이만큼은 내 맘에 들어오는 그런 작가들이 몇몇 있다. 어떤 작가인지는 살짝 비밀로 하고, 호기심으로 반짝거리며 이 책을 읽어보았다. 왜냐면 그들은 어휘 선택이 풍부하면서도 우리가 일상에서 미처 인식조차 하지 못하는 것들에 대해 매의 눈으로 콕 집어내서 글로 풀어내니 읽으면서 깨닫는 부분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소설가 백수린의 첫 산문집이다. 소설가가 된 이래 처음으로 소설 아닌 글을 책으로 묶었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빵과 책을 굽는 마음'이라는 글을 보자마자 당장 이 책을 마음에 담았다. 그 말에 당장 입안에 침이 고이며 행복해지는 빵순이의 마음으로, 골라 읽은 책이 유난히 마음에 들어 뿌듯해지는 책순이의 마음으로, 이 책 『다정한 매일매일』을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이 책의 저자는 백수린. 2011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거짓말 연습」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젊은작가상, 문지문학상, 이해조소설문학상, 현대문학상을 수상했다.

내게 작은 바람이 있다면 읽고 쓰는 나날을 기록한 소박한 글들이 온기, 라는 단어와 어울렸으면 하는 것이다. 이 책을 읽는 사람들에게, 고양이가 앉았던 자리만큼의 온기가 되어주었으면. 이상하고 슬픈 일투성이인 세상이지만 당신의 매일매일이 조금은 다정해졌으면. 그래서 당신이 다른 이의 매일매일 또한 다정해지길 진심으로 빌어줄 수 있는 여유를 지녔으면. 세상이 점점 더 나빠지는 것만 같더라도 서로의 안부를 묻고 안녕을 빌어줄 힘만큼은 여전히 우리에게 남아 있을 것이므로. 그런 마음으로 당신에게 이 책을 건넨다. (6쪽)

이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된다. 1장 '당신에게 권하고픈 온도', 2장 '하나씩 구워낸 문장들', 3장 '온기가 남은 오븐 곁에 둘러앉아', 4장 '빈집처럼 쓸쓸하지만 마시멜로처럼 달콤한', 5장 '갓 구운 호밀빵 샌드위치를 들고 숲으로'로 나뉜다. 사랑해서 하는 일,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삶을 살아내게 하는 것들, 진실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다, 정성으로 가꾸는 매일, 상처는 스스로 빛을 낸다, 흔한 빵을 나눠 먹고 싶은 사람, 서툴러 경이로운 당신, 상처를 응시하는 섬세한 눈길, 언제고 다시 이 순간으로, 이해와 노력으로 자라는 마음, 버리지 못하고 모아둔 그리움, 세상에 기적이 존재한다면, 통밀빵을 굽는 온순한 즐거움, 찻집 상상 등의 글이 생일 케이크, 컵케이크, 브라우니즈 쿠키, 마카롱, 팬케이크, 멜론빵, 슈크림빵, 티라미수, 사과머핀, 호빵, 바나나 케이크, 델리만쥬, 생크림 토스트, 롤케이크, 호두과자, 통밀빵, 단팥빵 등과 어우러져 담겨 있다.

* 몇 편의 산문을 추가하긴 했지만 이 책에 실린 글 대부분은 '책 굽는 오븐'이라는 제목으로 한 신문에 책을 소개하기 위해 연재했던 짧은 원고들을 매만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 빵집에서 빵을 하나씩 만나는 듯한 느낌이다. 갓구워낸 빵의 냄새도 나를 설레게 하고, 아는 빵 모르는 빵 모두 맛깔스럽게 어우러져 있다. 각양각색의 빵을 보면서 빵 하나에 이야기 하나씩을 담아낸 듯한 느낌이다. 하나씩 꺼내 먹으며 설레는 시간이다.

우리를 살게 하는 것은 어떤 힘일까? 나는 삶이 고통스럽거나 누군가의 불행 앞에서 무기력한 마음이 들 때 이 소설 속 빵집 주인이 건넨 한 덩이의 빵을 떠올리곤 한다. 어떤 의미에서 내게 소설 쓰는 일은 누군가에게 건넬 투박하지만 향기로운 빵의 반죽을 빚은 후 그것이 부풀어 오르기를 기다리는 일과 닮은 것도 같다. 그런 생각을 하며 나는 오늘 아들을 잃은 부부에게 빵을 건네는 이의 마음으로 허공에 작은 빵집을 짓는다. 젊은 부부에게 온기를 전하는 빵집 주인의 마음으로. 어딘가 있을 당신에게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 책들을 건네기 위해서. (22~23쪽)

저자는 소설을 쓸 때 가장 좋아하는 건 구상과 퇴고의 단계이며, 가장 싫어하는 것은 아무래도 초고를 만드는 단계라고 고백한다. 초고를 쓰다 막히면 습관처럼 두려움이 찾아오기도 하는데, 경계한다고 노력했지만 언젠가 읽은 누군가의 문장이나 표현이 무의식에 남아 글에 섞여 있으면 어쩌나 하는 불안 같은 것, 하지만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이전 소설에 드러난 한계가 이번 소설에서도 반복되는 게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라는 것이다. 소설을 쓰지 않으니 초고 단계가 가장 힘들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그런가 싶다가도, 언젠가 읽은 누군가의 문장이나 표현이 무의식에 남아 글에 섞여있을까 두렵다는 것에는 무척이나 공감된다.



 

그럴 줄 알았다. 맛있는 책이다. 글맛 말이다. 착착 감긴다. 실은 이 책에서 인용하고 싶은 문장이 정말 많아서 어느 한 군데 잘라서 넣기가 버거울 정도다. 제목 하나에 이어지는 글이 어느 부분을 잘라서 담아도 글맛이 좋다. 여기를 하자니 저쪽이 아쉽고, 다 넣자니 그건 서평이 아니니, 부디 이 책을 읽는 분들이여. 그냥 맛있는 빵을 통째로 다 먹는 기분으로 이 책을 맛보는 시간을 갖기를 권한다. 어느 부분을 베어물어도 사르르 녹는 그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재료를 아끼지 않고 듬뿍 넣어서 맛있게 구워낸 빵이라는 입소문을 내고 싶어진다.



소설이 무엇인지는 여전히 모르겠고, 나는 매번 백지 앞에서 초심자처럼 두렵고 막막하지만, 한 가지 그래도 지난 시간 동안 바뀐 것이 있다면, 소설을 쓰는 재능에 대한 회의나 의구심이 불쑥불쑥 찾아올 때마다 그것들을 곱게 접어 서랍 한 구석에 넣어둘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71쪽)

이 글을 보며 무슨 이유인지는 잘 모르지만 안도감을 느꼈다. 소설이 잘 안될 때면 일단 서랍 한 구석에 넣어두고 이렇게 산문을 쓰시기를, 빵과 책과 사색이 어우러져 하나하나 작품이 된 이런 글을 더 많이 만들어 주기를 기대한다. 또다시 꺼내들어 한 가지 맛씩 곱씹으며 음미하고 싶은 산문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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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해력 공부 - 혼란한 세상에 맞설 내공
김종원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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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을 보면 '문해력'이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온다. 어떤 의미일지, 왜 이 책을 읽어야할지, 그 모든 것은 '문해력'에 담겨 있다.

인간은 자신이 느끼고 상상한 만큼 성장할 수 있다. 앞으로의 세상을 더 멋지게 살고 싶다면 단순하게 누군가에게 지식을 배우는 수준에서 벗어나, 자신의 눈으로 보고 머리로 생각한 '자기만의 지식'을 더 많이 가진 사람, 즉 문해력을 갖춘 사람이 되어야 한다. (책 뒷표지 중에서)

이 책은 100만 독자를 매료시킨 '인문학 수업' 김종원 작가의 신간이다. 제대로 읽고 쓰는 법에 대한 '문해력'은 지금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능력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 책 『문해력 공부』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김종원. 인문 교육 전문가다. 인문학 고전을 공부하며 깨달은 지식을 부모들이 맞닥뜨리는 고민 해결에 적용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옮기는 데 정평이 나 있다. 매년 100회 이상의 전국 강연을 진행하면서 수많은 부모의 절절한 고민을 듣고 나눴다. 수백 회를 거듭한 강연에서 그는, 부모와 아이 사이에 생기는 갈등과 다 큰 어른들의 고민에 공통점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20년 넘게 그가 분투하여 찾은 답은 바로 '문해력'이었다. 이 책에 수년간 문해력 공부로 얻은 작가만의 통찰이 오롯이 녹아 있다. (책날개 발췌)

지난 20년 이상 나는, 지금 그대로의 자신을 최대한 꺼내 쓰는 통찰력을 제공할 수 있는 책을 쓰기 위해 분투했다. 나의 방황을 믿듯, 그대의 가능성도 믿는다. 그대의 숨어 있는 가능성과 살아갈 희망을 찾아주는 책, 문해력 공부를 이제 시작한다. (11쪽, 프롤로그 중에서)

이 책은 총 7장으로 구성된다. 프롤로그 '한 권의 책이 우리 삶을 구할 수 있다면'을 시작으로, 1장 '나만 몰랐던 의도 : 문해력은 세상의 기적을 지우는 무기다', 2장 '가짜 사이에서 살아남으려면: 문해력은 결국 사는 힘이다, 3장 '언어가 곧 나의 세계다: 문해력 단련법', 4장 '하나에서 여러 갈래를 발견하는 관찰법 : 문해력을 높이는 '낯설게 하기' 기법', 5장 '정보와 지식을 흡수하는 자기만의 방식: 관찰과 문해력의 차이', 6장 '다르게 읽어야 다른 걸 발견한다 : 문해력의 본질은 독서에 있다', 7장 '범접할 수 없는 격차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 문해력에서 찾은 생존 키워드의 실체'로 이어지며, 에필로그 '일상을 소중히 하는 데에서 문해력은 시작한다'로 마무리 된다. 부록 '문해력 향상을 위한 추천도서'가 수록되어 있다.



부담없이 스르륵 읽어나가면서 문해력에 대해 살펴보는 시간을 보낸다. 특히 저자는 문해력을 높이는 방법은 '일상의 글쓰기'로 많은 부분을 이뤄낼 수 있다고 말한다. 아무리 순간을 잡아내는 능력이 탁월해도, 글과 사물을 읽고 느낌을 짧게라도 남겨 놓지 않으면 느끼는 모든 것은 순간에 사라진다는 것이다. 즉, 일상의 쓰기는 자신이 소중하게 겪은 일상이 떠나지 않게 꽉 붙잡아 주는 문해력의 도구라는 것이다. 어쨌든 매일 글을 남기는 것은 문해력 향상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니 기억해두어야겠다.

세상에는 불공평한 것이 참 많다. 돈이 없거나 환경이 받쳐 주지 않아서 할 수 없는 것이 많으니까. 그러나 읽기는 누구나 평등하게 자신의 가치를 누릴 수 있는, 스스로의 힘으로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최고의 기회다. 굳이 그 좋은 기회를 버릴 이유는 없지 않은가? 지적인 내가 되고 싶다면, 자신의 하루를 읽고 남기자. (218쪽)



'문해력이란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미지, 환경, 사건을 텍스트로 만들어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다. 그래서 문해력이란 시각적 감각이 필수다. 내가 무엇을 보고 있는지는 오직 나만 알 수 있다. 이를 글로 풀면 '나만 쓸 수 있는 글'이 되고, 말로 풀면 '나만 할 수 있는 말'이 되는 것이다. 나는 당신이 매일 바라보는 일상을 소중히 대하기를 바란다. 세상의 모든 드라마와 소설, 영화는 결국 일상에서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것을 즐기는 것도 좋지만, 그것이 시작한 곳을 자주 바라보며 읽고 관찰한다면, 소비자의 삶에서 벗어나 일상의 사소한 것을 혹은 역사의 어느 부분을 자신의 관점으로 변주해서 세상에 새로운 것을 내놓을 수 있게 될 것이다. (279쪽)

문해력에 대해 여러 시선으로 접근해서 살펴볼 수 있는 책이다. 어떻게 책을 읽을지, 어떻게 생각에 잠길지, 이 책을 읽으며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특히 하루 3시간씩만 잠을 자며 인문학에 몰두하고 있는 저자 김종원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책이니 한번 읽어보기를 권한다. 책 속에서 건져낼 것들이 풍부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의 자신에게 꼭 필요한 문해력을 장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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