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는 이광식. 나이 쉰 중반에 생업을 접고, 우주나 사색하다 가야겠다는 생각에 강화도 퇴모산으로 귀촌, 낮에는 텃밭일 하고 밤에는 별을 보는 한편, 천문학, 물리학 책 1백여 권을 읽었다. 지금은 개인 관측소 '원두막 천문대'를 운영하면서 일간지, 인터넷 매체 등에 우주, 천문 관련 기사와 칼럼을 기고하는 한편, 각급 학교와 사회단체 등에서 우주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이 책을 쓴 뜻은 부족하게나마 우주의 탄생과 그 진화라는 '큰 그림'을 보여주기 위함인 만큼, 보다 깊은 천문학-천문학사 지식을 얻을 수 있는 다음 독서 단계로 나아가는 데 디딤돌이 된다면 더 바랄 게 없겠다. (8쪽)
이 책은 총 8장으로 구성된다. 지은이의 말 '쉰 살, '천명'을 알아야 할 때'와 프롤로그 '어느 날 문득 '우주'가 나를 찾아왔다'를 시작으로, 1장 '세상은 어떻게 시작되었나?', 2장 '만물의 근원인 수소가 맨 처음 한 일', 3장 '우주는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나?', 4장 '우주는 얼마나 클까?', 5장 '우주는 끝이 있을까?', 6장 '우주에서 가장 기괴한 존재, 블랙홀', 7장 '알수록 신기한 '태양계' 동네', 8장 '다정한 형제, 지구와 달 이야기'로 이어지며, 에필로그 '우주는 어떤 종말을 맞을까?'로 마무리된다. 중간중간 <재미난 쉼터>가 수록되어 있다.
저자 이름을 보니 생각난다. 어디 한 번 보자는 심정으로 읽었던 책 『잠 안 오는 밤에 읽는 우주토픽』이 무척 재미있었다. 잠 안 오는 밤에 읽었다가는 날 새겠다는 생각이 들었으니 말이다. 웃느라고 잠자기는 다 글렀다고 생각하던 몇 년 전 겨울날이 떠오른다. 이 무렵이었다. 맨눈으로 별자리가 일그러지는 것을 보려면 적어도 5만 년을 살아야 한다는 앙드레 브라익(프랑스 천문학자)의 말도 인상적이었고, 막연한 것을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글이 재미있었다. '당신이 오늘 밤 본 오리온대성운의 빛은 신라, 백제, 고구려가 아웅다웅하던 삼국시대에 출발한 빛인 것이다'라든가 '오늘 밤 내가 보는 베텔게우스 별빛은 이성계가 위화도에서 군대를 돌리던 무렵 별에서 출발한 빛인 것이다' 같은 표현은 요즘에도 밤하늘을 보다가 가끔 떠올린다.
그러니 이 책에 대한 기대도 컸다. 물론 기대를 충족하고도 남은 책이어서 뿌듯하다. 너무 거창하게 무게 잡는 것이 아니라 재미있게 웃으면서 볼 수 있어서 접근성이 뛰어나다. 그러면서 마음에 담아둘 이야기도 곳곳에서 발견한다.
"인간은 광대한 우주에 살고 있으며, 인간 못지않게 경탄할 만한 우주에 살고 있다. 그러므로 인간의 주위를 에워싸고 있는 이 넓고 큰 세계의 기원과 숙명을 무시하고서는 참된 의미의 만족스런 생활을 해나갈 수 없다."_중국의 작가이자 문명비평가인 린위탕 『생활의 발견』 중에서 (2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