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곁에 미술관 SLEEP 내 곁에 미술관
샤나 고잔스키 지음, 슬기 (Red Velvet)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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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곁에 미술관' 시리즈 정말 딱 내 스타일이다. 처음엔 그저 미술관 못 가는 마음을 책으로 조금이나마 달래보겠다는 목적이었다. 삭막하게 코로나에만 집중하며 속상한 나날을 보내기보다는 무언가 내 마음을 채울 다른 도구를 발견하고자 했고, '미술'도 좋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그런데 기대 이상의 책을 만났다. 실제 이 책을 접하고 보니 이 책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다.

그런 점은 레드벨벳 슬기의 노래를 처음 들었던 때와 닮아 있다. <정글의 법칙>에서 레드벨벳 슬기를 처음 보았는데, 거기에서 김준현의 기타에 맞춰 '리멤버 미'를 부를 때, 그제서야 '오호~ 노래 잘 하네~!'라는 생각을 한 것이다. 실제로 노래하는 걸 듣고 나서야 그 매력에 빠져들었던 것처럼, 이 책도 실물로 보고 나서야 그야말로 '내 곁에 미술관'으로 자리 잡아버린 것이다.



이 책의 지은이는 샤나 고잔스키. 옮긴이는 레드벨벳 슬기다. 부록으로 슬기가 준비한 마그넷, 포토카드, 엽서가 수록되어 있는데, 그녀의 팬이라면 더욱 큰 선물이 될 것이다. 팬이 아니더라도 명화 마그넷과 명화 엽서가 마음에 들어올 것이다.

이 책에는 그림과 함께 짧은 글이 어우러져 있다. 두께감 있는 그림 사진집을 넘겨보는 느낌이 든다. 고급 진 질감에 짤막한 스토리로 엮인 명화 감상이 풍요로운 한때를 보낼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이다.



이 책에는 다양한 작가와 작품이 골고루 담겨 있다. 모두 '잠'이라는 테마로 엮인 것이다. 도판 목록은 맨 뒷부분에 수록되어 있다. 엄선된 작품을 내 방 안에서 감상하는 호사를 누릴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책이다.



'잠' 편의 부록에는 고양이 포토카드가 눈에 확 띈다. 잠이 안 올 때, 고양이 사진을 찾아보는 취미가 있는 터라, 정말 깜짝 반가운 선물이었다. 잠 안 올 때 꺼내봐야겠다. 명화 엽서는 책상 앞에 붙여두어야겠다. 레드벨벳 슬기의 고운 목소리처럼 포근하게 다가온 책이다.



'내 곁에 미술관' 시리즈는 내 손바닥 안으로 미술관을 통째로 가져다 놓은 듯한 느낌을 주는 책이다. 흔히 알려진 유명한 작품만을 담은 책이 아니라,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들이 함께 담겨 있어서 더 흥미로웠다. 책장에 꽂아두었다가 문득 그림 감상을 하며 휴식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때 꺼내들어야겠다. 마음에 예술작품 하나쯤은 품고 있어야 살아갈 힘을 얻을 세상이라는 생각이 드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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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나로 살 뿐 2 - 원제 스님의 정면승부 세계 일주 다만 나로 살 뿐 2
원제 지음 / 수오서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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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원제 스님의 정면승부 세계 일주 제2권 『다만 나로 살 뿐 2』이다. 두 권으로 구성된 스님의 세계 일주 여행기이다. 저자가 세계 일주 1호 스님이라는 점에서 호기심이 생겨서 1권을 읽고 보니, 바로 2권까지 이어서 읽어보게 되었다.

"이제, 나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봅니다."

두루마기 승복, 낡은 삿갓, 흑요석 염주와 함께한 2년간의 세계 일주

(책 표지 중에서)

이 책을 바라보면 딱 봐도 '스님이 쓴 책'이라는 정체성이 느껴지는데, '스님의 세계 일주'라는 소재가 참신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 중에 스쳐 지나가는 종교인들을 보면 이들의 시선으로 본 세상이 궁금했는데, 이렇게 책을 통해 만나보니 흥미로웠다.



2권에는 일본, 터키, 이스라엘, 이집트, 영국, 탄자니아, 나미비아, 남아공, 브라질, 아르헨티나, 칠레, 페루, 볼리비아, 에콰도르, 콜롬비아, 쿠바, 멕시코, 미국 등의 여행지가 담겨 있다.

스님의 여행이라고 특별한 것은 아니고, 마찬가지로 배낭여행을 하는 누군가의 여행기를 보는 듯하다. 세계 일주를 시작하기에 앞서 연습 삼아 제주도와 일본에 가보았는데, 제주도에서는 여행 장비 테스트 목적으로 스쿠터를 빌려 해안 도로를 달리며 일주를 하고 야외에 텐트치고 잠을 자보기도 했으며, 일본은 카우치서핑을 경험해보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는 것이다.

이 책에는 원제 스님이 바라본 세상과 그 안에서 만난 풍광, 그리고 사람 이야기가 진하게 담겨 있다. 특히 스님의 호기심과 그로 인한 인연이 카우치서핑으로 연결되는 것이 신기했다.

'혹시 이스라엘에 있는 유대인 중에서도 선 수행을 하는 사람들이 있지 않을까?'

카우치서핑으로 유대인 친구 집에 머물며 유대교에 대한 조사를 하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구글에서 검색을 하다가 마침내 찾아낸 곳이 바로 관음선원이었습니다. (49쪽)

여행은 각자 자신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담아낸 책을 읽는다는 것은 나의 세상을 넓히는 일이다. 만약 내가 그곳을 여행한다면 그런 생각까지는 하지 못했을 테니, 이 책을 읽으며 다양하게 생각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간을 갖는다.



세계 일주를 하는 배낭여행자들에게는 3대 블랙홀이 있습니다. 물건뿐 아니라 빛조차 빠져나올 수 없을 만큼 중력이 강한 천체처럼, 여행자들이 한번 들어서면 절대로 빠져나오지 못하는 블랙홀 세 곳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파키스탄의 훈자, 태국의 방콕 카오산 로드, 이집트의 다합입니다. 일정이 맞지 않아 세계 일주 중에 파키스탄 훈자에는 가보지 못했고, 태국의 카오산 로드는 그 번잡스러움 때문에 오랫동안 머물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집트의 다합은 달랐습니다. 요르단을 떠나 이스라엘 국경을 거쳐서 제가 이집트 다합으로 들어온 날은 2013년 11월 29일이었습니다. 그리고 블랙홀과도 같았던 다합을 빠져나온 것은 2014년 1월 4일이었습니다. (62쪽)

여행을 좋아하거나, 장기간 여행을 해본 사람 특히 배낭여행자가 되어본 사람이라면 이 책에 더욱 솔깃해서 읽어보게 될 것이다. '여행'에 방점을 찍고 여행기를 넘겨보는 마음으로 이 책을 읽어나가게 되니 말이다. 특히 '3대 블랙홀'에 대한 호기심도 있던 터라, 더욱 솔깃한 마음에 이 책을 읽어나갔다. 세계 일주 중 단일 장소로는 가장 오랜 기간 머문 곳이 다합이라고 하니 어떤 매력이 있는지 하나씩 들여다보면서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며 문득 생각해 보았다. 처음에는 '스님'의 책이라는 점에서 종교적인 편견이 약간의 거리감을 느끼게 했는데, 막상 읽다 보니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세계 일주 여행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어 한국인의 여행기라든가 공무원의 여행기 등과도 비슷한 느낌이랄까. 그냥 누군가의 세계 일주 여행 이야기를 책을 통해 바라보며 그 감상을 함께 하는 데에 의미가 컸다. 생각보다 재미있고, 기대 이상의 진솔한 여행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여행 중에 만난 사람들에 대해서도 풍성하게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내고, 여행지의 풍경 사진과 스스로 사진 속 풍경이 된 모습도 이 책을 다채롭게 장식한다.



세계 일주를 다녀온 뒤, 간혹 이런 질문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래, 스님 세계 일주를 마쳤는데, 세계 일주를 다녀온 소감이나 의미랄 것이 있는가요?"

대부분의 경우 저는 다음과 같이 대답했습니다.

"글쎄,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10년 정도는 더 살펴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일생의 크나큰 과제나 경험과도 같았던 세계 일주를 마쳤으니 나름의 의미 규정이 필요하기도 할 것입니다. 그런데 무엇보다 '내 다시는 세계 일주는 하지 않겠다!'는 것이 저의 솔직한 심정입니다. '집 나가면 고생'이라는 말이 사실임을 세계 일주를 통해 분명하고도 뼈저리게 확인했으니 말입니다. 사람이란 이렇게 스스로의 경험을 통해서 가장 확실히 배우는 듯합니다. (340쪽)

원제 스님이 세계 일주를 마친 지는 6년이 지났는데, 지금까지도 그 여행의 의미를 찾아가고 있는 과정 중이라고 한다. 또한 세계 일주 역시 수행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또한 수행이 되었다는 것을 나중에서야 눈앞의 삶으로 확인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스님의 세계 여행을 책을 통해 만나보며 내가 보는 세상도 조금은 넓어진 듯해서 나 또한 수행에 동참한 듯한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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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영의 브랜딩 법칙 - 대한민국 1등 브랜드는 어떻게 탄생하는가
노희영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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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노희영'이라는 이름만으로 읽어보고 싶었다. 예전에 요리프로에 심사위원으로 나온 적이 있으며, '그렇게 브랜딩을 잘한다더라'라는 소문 같은 이야기를 들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제품들이 있는지 잘 알지는 못했다. 이 책에서는 말한다. "우리는 매일 노희영이 만든 세상에서 살고 있다!"라고 말이다. 표지에 보니 "비비고, 마켓오, 올리브영, CGV, 평양일미"등 널리 알려진 브랜드가 보인다. '정말 이 브랜드를 다?' 호기심이 생겼다. 기획, 개발부터 마케팅, 컨설팅, 경영까지! 전무후무한 브랜드 전략가의 30년 노하우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싶어서 이 책 『노희영의 브랜딩 법칙』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노희영. 브랜드 컨설턴트다. 노희영이 주로 하는 일은 세상에 없던 브랜드를 기획, 마케팅 하는 것과 이미 만들어진 브랜드를 새롭게 리노베이션 하는 것이다. 기획한 브랜드는 마켓오, 비비고, 계절밥상, 제일제면소, 삼거리푸줏간, 쓰리버즈, 세상의 모든 아침, 평양일미, 퍼스트+에이드 등 총 200여 개에 달한다. <명량> <광해> <설국열차> 등의 영화 마케팅에도 참여했다. 리노베이션한 브랜드로는 백설, CGV, 올리브영, 갤러리아 백화점 명품관, 뚜레쥬르, 투썸플레이스, 빕스, 다시다, 프레시안, 햇반, 해찬들, 쁘띠첼, 올리브TV 등이 있다.

이 책은 총 2부로 구성된다. 1부 '남다른 브랜드를 창조하다 "아무것도 믿지 마라. 내 최고의 경쟁력은 눈과 혀"', 2부 '더 나은 브랜드로 성장시키다 "무모한 모험이 아닌 계획된 도전을 한다"'로 나뉜다. 마켓오 '새로운 창조보다 '한끗' 차이를 만든다', 비비고 '브랜드는 자라고, 다치고, 죽기도 하는 생명체다', 계절밥상 '브랜드 철학이란 '이것만은 지키겠다'는 소비자와의 약속', 세상의 모든 아침 '브랜드의 역사와 가치를 불어넣는 일, 스토리텔링', 삼거리푸줏간 '브랜드에 닥친 위기, 절망 대신 해야 할 일을 찾는다', 퍼스트+에이드 '포스트 코로나 시대, 브랜드의 방향을 제시하다', 백설 '지켜야 할 자산을 아는 것이 리뉴얼의 시작', CGV '치밀한 상상력으로 공간을 리노베이션하다', 올리브영 '주제 파악을 하라, 그것이 차별화 전략이다', 갤러리아 백화점 '특수와 독점을 무기로 VVIP 고객을 사로잡는 법', 광해 '마케팅의 시작은 제품이 기획되는 순간부터', 명량 '어떤 상황에서도 할 수 있다를 증명하는 것이 내 일이다' 등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처음 이 책을 선택할 때만 해도 단순한 호기심이었고, 어떤 브랜드들을 어떻게 다루었는지에 대해서만 궁금했을 뿐이다. 하지만 읽어나갈수록 이건 남 얘기가 아닌 것이었다. 이 책을 펼쳐들면 그것부터 깨달으며 읽어나갈 수 있다.

"우리는 모두 브랜딩이라는 우주 속에서 살고 있다.

그 우주 속에서 미아가 될지, 우주의 주인이 될지는 오롯이 자신의 선택에 달려 있다."

(책속에서)

이 책을 읽어나가다가 문득 마음에 와닿는 문장 앞에서 멈춰 선다. '맞아'라는 생각이 들며 몰입한다. 브랜드에 있어서도, 삶의 다른 어느 부분에 있어서도 건져내어 활용할 것들을 발견해내는 쾌감이 있다.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맛은 호불호도 심하고 대중에게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그리고 좋아하게 된다고 해도 '특별한 음식'으로 인식돼서 자주 먹지 않는다. 소비자는 '창조'를 원하지 않는다. 셰프들이 새로운 맛, 생소한 맛을 개발해오면 나는 늘 이렇게 말한다.

당신 같으면 이걸 일주일에 몇 번이나 먹을 것 같아요?

본인도 본인 가족도 자주 먹을 것 같은 음식을 개발해야 그것이 신메뉴인 것이다. 무턱대고 새로운 것이 신메뉴, 신제품일 것이란 망상을 버려야 한다. (37쪽)



각종 브랜드 이야기와 함께 저자 노희영이 들려주는 자신의 이야기도 주목할 만하다. 세상 어떤 일이든 그것을 하는 사람과 떼어놓고 생각할 수는 없으니 말이다.

나는 26세부터 사업가로 살아왔고, 40대에 대기업에 입사해 10년간 임원생활을 하며 많은 경험과 깨달음을 얻었다. 기업에서 일할 때는 누구보다 더 열심히 브랜드를 만들었고, 오너보다 더 오너처럼 회사를 생각하며 일했다. 그리고 50대가 되어 다시 사업가의 자리로 돌아왔다. 자리가 사람을 바꾼다고 했던가. 100% 지분을 가진 식음연구소의 대표가 되어보니 마음가짐이 이전과 달라졌다. 내가 온전히 책임지는 나의 사업체를 갖게 된 지금, 비로소 진정한 사업가가 됐다고 생각한다. (148쪽)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브랜드의 방향을 제시하는 것도 눈길을 끈다. 이 책에서는 과거의 업적만을 나열한 것이 아니라 코로나 시대에도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분석하고 알려준다.

"사회는 방역을 외치지만 개인에게 중요한 것은 면역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다들 사업을 접는 이 시기에 나는 과감히 새 브랜드를 론칭했다. '우리의 음식은 레시피가 아니라 처방입니다' 퍼스트+에이드의 콘셉트는 이렇게 탄생했다."(151쪽)



한 번쯤 들어보았거나 먹어보았거나, 어느 정도 알 듯한 브랜드를 죄다 모아서 바라보는 재미가 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이 한 사람과 연관된다니, 그 점이 더욱 흥미로웠다. 노희영의 열정, 경쟁력, 30년 노하우가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 책을 보다 보니 짐작할 수 있다. 그 모든 결과는 하루아침에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말이다. 노력과 열정이 책 곳곳에 가득 느껴졌다.

저자는 대한민국의 수많은 기획자, 마케터, 영업자, 디자이너, 자영업자 그리고 열정이 넘치는 젊은이들을 위해 출간을 결심했다고 고백한다. 브랜드와 관련된 일을 할 때뿐 아니라 퍼스널 브랜딩을 할 때나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어떻게 접근하고 도전해야 하는지 이 책이 그 해답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도 말한다. 이 책을 읽어보면 그 말이 무슨 의미였는지 알게 될 것이다. 그 열정을 고스란히 전달받는 느낌으로 읽어나가다가 문득 사소한 무언가에서 나에게 필요한 것을 발견하는 순간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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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나로 살 뿐 1 - 원제 스님의 정면승부 세계 일주 다만 나로 살 뿐 1
원제 지음 / 수오서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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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원제 스님의 정면승부 세계일주 제1권 『다만 나로 살 뿐 1』이다. 2권으로 구성된 책이다. 스님의 세계 일주라니! 저자가 세계 일주 1호 스님이라는 점에서 호기심이 생겨서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은 세계 일주의 기록입니다. 또한 눈앞의 허공을 도량 삼아 살아가는 원제라는 한 수행자의 조금은 특별한 수행기이자, 삶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11쪽)

표지의 사진을 보면 딱 '스님이 쓴 책'이라는 정체성이 분명하게 느껴진다. 스르륵 넘겨보면 일단 사진이 시선을 끈다. 어쩌면 그런 점이 이 책을 더욱 호기심 있게 바라보도록 했다는 생각이 든다. 스님의 종교적인 깨달음이라기보다는 한 인간이 세계 일주 여행으로 느끼는 인간다운 면모라는 생각에서 말이다.



이 책의 저자는 원제 스님. 서강대학교에서 종교학을 전공하며 수행하던 중 '여기에 뭔가가 있다', '이 사람(부처님)은 진짜를 말하고 있다'라는 확신으로 출가를 결심했다. 2006년 해인사로 출가, 도림법전 스님의 제자로 스님이 되었다. 지금은 김천 수도암에서 정진 중이다.

가 절집에 들어와 본격적으로 수행을 시작한 지 6년 즈음 흘렀을 때, 세계 일주를 결심했습니다. 수행이 진척되지 않고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는 듯한 답답함이 큰 이유였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때야말로 그동안 해오던 수행을 세계 도처에서 점검해야겠다는 나름의 결의도 있었습니다. 스승은 산문 안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산문 밖의 선지식을 찾아내는 그 사람이 진정한 공부인"이라는 말을 여러 어른 스님들께 듣기도 했습니다. 마음의 눈이 열린다면 산문 밖 여러 곳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스승을 만나고 경험할 것이라 믿었습니다. 이러한 믿음으로 시작한 세계 일주입니다. 2012년 9월, 그렇게 저는 산문 밖을 나가 2년여 시간 동안 5대륙 45개국을 다니는 세계 일주를 완수했습니다. (9쪽)

여행을 하며 해외에 다니다 보면 스님들도 종종 만나게 된다. 복장으로 알아볼 수 있으니 특별히 대화를 나누지 않아도 알지만, 그들의 여행 준비와 실행에 대해서는 상세하게 알 수 없었다. 그래서인지 여행 준비나 카우치서핑을 통한 여행 계획부터 흥미롭게 다가왔다. 세계 일주의 시작점은 바로 티베트의 수미산, 영어로 카일라스, 현지 말로 킹리포체라 불리는 '수미산'이다. 수미산은 비단 불교뿐만 아니라 힌두교, 자이나교에서도 우주의 중심에 있는 산이라고 믿고 있으니 많은 종교인들이 인생에 꼭 한 번은 순례하고 싶어하는 성지다. 의미 있는 여행지라는 생각에 스님의 여행기에 집중해본다.




 

미군에서 카투사로 군 복무를 마치기도 했고, 대학에서는 제2전공으로 영문학을 했던 터라 사람들과 영어로 대화하는 데는 무리가 없었다는 원제 스님은 카우치서핑도 하고, 사람들과의 만남과 대화로 견문을 넓힌다.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역시 사람과의 만남입니다. 자연의 풍광도 좋고, 다양한 체험도 좋지만, 사람 사이의 만남이 역시나 가장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스님인 저에게 있어서 불교는 그 모든 만남과 소통의 시작이며 중심입니다. 불교 신자나 불교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만나 그들이 생각하는 불교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그들이 살아가는 삶의 방식을 들으며 제 경험을 들려주는 일이 제가 하는 대화의 주된 내용이었습니다. (88쪽)




 

그때가 언제였는지 정확히 꼬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저에게도 여행 매너리즘은 찾아오고야 말았습니다. 세계 일주를 하는 장기 여행자들에게는 반드시 여행 매너리즘이 찾아오는데, 저 또한 예외가 아니었던 것입니다. 쉽게 볼 수 없는 이국적이고 웅장한 자연 풍광을 보아도, 현지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도, 이전에 겪어보지 못한 색다른 경험을 해도 마음에 이렇다 할 만한 자극이나 감흥이 일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의 마음은 좀더 새로운 자극을 원하는데, 시간이 흐르면 새로운 것들에도 적응하고 익숙해지는 바람에 기대 이상의 감흥을 느끼지 못하게 됩니다. (162쪽)

별다른 감흥 없이 익숙한 무료함으로 이어지는 여행 매너리즘을 스님도 느꼈다니 더욱 공감하며 읽어나간다. 여행이 길어졌을 때 나도 그런 느낌이 있었는데, 스님도 그랬다니 수행자도 역시 사람인가보다. 원제 스님에 의하면 무료함과 지루함의 연속인 매너리즘도, 언젠가 수그러들 날이 오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즉 매너리즘에도 유통기한이 있다는 것이다.



책날개에 보면 세계 일주 기록을 책으로 엮자는 요청이 많았지만 그 의미를 규정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고 고백한다. 어떻게 기록해나간 것일까. 이 책에 보니 블로그에 여행기를 기록해가면서도 해인사 편집부에서 발행하는 월간 <해인>과의 약속에 따라 매달 특정한 주제로 여행기를 연재했다는 것이다. 그렇게 모인 글들이 이렇게 인상적인 책 두 권으로 엮인 것이다.



다양한 여행지와 그곳의 풍경, 여행 중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가 잘 어우러져서 금세 1권을 다 읽게 된다. 이 책의 뒤표지에 보면 '수행도 삶도 정면승부입니다. 묵은 경전 글귀에서가 아니라, 고요한 선원 좌복 위에서가 아니라, 삶이라는 생생한 터전에서 그 승부가 여지없이, 숨김없이 판가름 나는 것입니다.'라는 글이 있다. 삶이라는 생생한 터전에 스스로 들어가서 풍경이 된 경험들이 앞으로의 수행에 깊이 녹아들어 단단한 자양분이 되리라 생각된다. 어서 2권을 읽어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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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모르겠고 내 집은 있습니다 - 지속 가능한 1인용 삶을 위한 인생 레시피
김민정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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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을 보고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 첫번 째는 결혼 언제 하냐는 질문을 정말 많이 받을 법한 연령대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고, 두 번째로는 이 대답은 누군가에게 직접 대답하기는 힘들어도 책으로 출간하니 독자를 솔깃하게 하는 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결혼은 모르겠고 내 집은 있습니다"라는 말은 솔깃하고 쫄깃하고 당당하게 다가온다.

내 집을 갖는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비혼에 비정규직 여성인 나에게는 더 그랬다.

나는 생각을 바꿔 보기로 했다. 혼자서는 집을 갖기 힘드니 결혼을 고려할 게 아니라

비혼의 삶을 이어 나가기 위해서라도 집이 필요하다고.

가장 불안한 사람이 가장 절실한 법이니까.

그렇게 나는 내 집 마련 레이스의 출발선에 섰다.

(책 속에서)

이 책은 '지속 가능한 1인용 삶을 위한 인생 레시피'를 담은 에세이 『결혼은 모르겠고 내 집은 있습니다』이다. 내 집 마련부터 내 마음 정리까지 유튜브 화제의 채널 '1인2묘 가구' 이야기를 이 책을 읽으며 들어보는 시간을 갖는다.



이 책의 저자는 김민정. 직업은 방송작가, 정체성은 페미니스트. 2019년부터 '1인2묘 가구'라는 비혼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책날개 발췌)

인생은 한 번뿐! 욜로, 소확행, 플렉스에 빠져 살던 내가 어떻게 내 집을 마련했을까?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사는 여성에게 내 집 그리고 일, 가족, 친구는 어떤 의미일까? 내 집 마련이 내 친구의 이야기, 그리고 나의 이야기가 되는 그날을 위하여. 지금부터 '1인2묘 가구'의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책 속에서)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된다. 프롤로그를 시작으로, 1부 '운명의 집을 찾아서', 2부 '집의 기쁨과 슬픔', 3부 '나를 닮은 집', 4부 '가족을 찾아서'로 이어지며 에필로그와 '1인2묘 가구 도서 베스트'로 마무리 된다. 내 집 마련은 딴 세상 이야기라, 당신이 '여성'세입자라는 이유만으로, 운명의 집을 찾아서, 비정규직 비혼 여성도 사람이외다, 14년 세입자의 한풀이 리모델링, 집만 있으면 다 될 줄 알았지, 내일부터 안 나가겠습니다, 월세도 안 내는 옷에게 방을 내주다니, 비혼이 뭐냐고 물으신다면, 호캉스가 필요 없는 삶, 나는 아플 때 서재로 간다, 잼 뚜껑 하나에 남자를 떠올리다니, 혼자 사는데 아프면 어떡하지, 고독사라는 헤드라인은 사양한다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먼저 소제목들을 찬찬히 살펴보며 마음에 콕 와닿는 글을 발견한다. '월세도 안 내는 옷에게 방을 내주다니'는 미니멀 라이프를 꿈꿀 계기가 되었을 것이고, '잼 뚜껑 하나에 남자를 떠올리다니'는 의외로 사소한 이유로 현실 결혼을 떠올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제목들이 궁금증을 자아내니 저자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 이 책을 계속 읽어나간다.



내 직업은 방송작가다. 그중에서도 희귀하다는 '뉴스' 방송작가로 "뉴스에도 작가가 있나요?"라는 질문을 수시로 듣는다. 그러게 말이다. 사실 나도 그런 직업이 있는 줄 몰랐다. 그리고 내가 뉴스 작가를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예능 프로그램으로 작가 생활을 시작했다가 지옥을 맛보고 도망친 곳이 뉴스였는데, 어느덧 10년째 이 일을 하는 중이다. 전혀 적성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일이 막상 해보면 꽤 잘 맞는 경우가 있다. (36쪽)

저자는 '뉴스 방송작가'라고 한다. 다른 프로그램에서 일하고 있던 한 방송작가를 알게 되었고, 독립했다는 그 친구가 '자가'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내 집 마련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옮겼다.

원래 능력 있는 누군가가 했다면 그냥 당연하게 여겼겠지만, 비혼에 비정규직 여성인 저자가 해낸 것은 현실적으로 상당히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지 모범 사례로 널리 퍼져나갈 수 있을 것이다. 대단한 성취를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완전 몰입도가 있었다. 목표 금액을 달성하고 운명의 집을 찾는 과정 모두 내 심장을 쫄깃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내 집 마련에 성공한 1인2묘 가구는 오래도록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끝'이 아니라 현실적인 이야기를 들려주기에 더욱 솔깃했다. 비슷한 나이대와 위치에 있는 여성이라면 더욱 몰입해서 읽을 수밖에 없는 책이다.



나는 그저 식빵에 잼을 발라 먹으며 허기를 달래고 싶었을 뿐이다. 하지만 아무리 힘을 줘도 열리지 않는 잼 뚜껑이 야속했다. 딸기잼보다 새빨개진 손바닥을 바라보다가 나도 모르게 이런 생각을 하고 말았다.

'이럴 때 집에 남자가 있었더라면.'

아…. 겨우 잼 뚜껑 하나에 남자를 떠올리다니. 집에는 응당 남자가 있어야 한다는 낡은 신화가 아직도 내 안에 살아 있었던 것일까. (200쪽)

어쩌면 결혼의 기로에 서있는 사람들에게 정말 '이것 때문에 결혼을 해야하나?'라는 생각이 드는 사소한 무언가를 이 책을 읽으며 엄청 크게 느끼는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다. 잼 뚜껑도 그렇고, 아플 때, 고독사 등의 소재도 생동감 있게 글로 버무려냈다.

나는 언제나 내 이야기를 하는 것에 인색했다. '내가 뭐라고'라는 생각 때문에. 하지만 이제는 안다. 여성으로서, 비혼으로서 목소리를 낸다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이 비혼의 삶에 관한 작은 이정표로 남았으면 좋겠다. (18쪽)



이 책은 비혼에 비정규직 여성인 저자가 들려주는 내 집 마련과 1인2묘 가구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다. 다들 그렇게 살아야만 할 것 같은 인생 과정이 아니라, 자신만의 이야기를 용기 있게 풀어냈다는 생각이 들어서 박수를 보내고 싶다. 자신의 색깔이 있는 삶, 소신을 잃지 않는 당당함을 응원한다. 무엇보다 몰입하며 읽을 수 있는 에세이여서 읽는 맛이 있었다. 특히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중간중간 출연하는 고양이 개미와 라쿤의 모습을 보는 재미도 쏠쏠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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