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는 산드라 크라우트바슐. 오스트리아의 작은 마을에서 물리치료사로 일하며 남편과 세 아이와 평범하게 살았다. 2009년 9월, 다큐멘터리 영화 <플라스틱 행성>을 보고 난 뒤 지구를 뒤덮어 버린 플라스틱을 그대로 보고 있을 수 없어 딱 한 달만 플라스틱 없이 살아보는 실험을 해보기로 했다. 재미있을 거 같다는 호기심으로 시작한 플라스틱 제로 실험이 가족의 일상을 바꾸었고, 드디어 쓰레기 제로 생활에 도전하게 되었다. (책날개 발췌)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이 책은 여러분에게 무슨 충고나 하자고 쓴 책이 아니다. 게다가 본래는 나올 필요도 없는 책이다. 그런데 나왔다. 이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한 가족의 이야기이다. 필요한 건 모두 갖고 있는, 아니 보기에 따라선 필요 이상으로 너무 많이 갖고 있는 가족의 이야기이자, 그것을 깨닫고 스스로 좋은 삶을 살아 보기로 결심하면서 다른 가족들도 그랬으면 하는 바람을 담은 한 가족의 소박한 이야기이다. 그 가족은 바로 우리다. (5쪽_들어가며 중에서)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된다. 1부 '질문'에는 우리 가족은 플라스틱 없이 살기로 했다, "정말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실험에 동참했나요?", 플라스틱 없이 사는 것만으로 충분할까?, 쓰레기의 출발점은 어디일까?, 2부 '실험'에는 7년의 실험 '반쪽짜리 자동차', 강제적 채식주의자?, 고쳐쓰고 덜 사고, 포장 용기에 대한 새로운 제안들, 냉장고 절반 채우기 그리고 식품 구조 운동, '공짜 가게'로 물건의 수명 연장하기, 3부 '해결책'에는 실험에서 운동으로 이웃과 함께, 거부 포기의 즐거움, 먹을거리의 가치와 푸드 셰어링, 교환학생 제도의 생태 결산표, 슬기로운 디지털 기기 사용법, 지혜롭게 비우기, 물건의 새로운 가치 업사이클링, 물건과 정보의 공유로 모두 함께, 우리 실험에 대한 짧은 총평, 내 몫의 책임을 지다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이들 가족은 다큐멘터리 <플라스틱 행성>을 본 후 더 이상 이렇게 살지 않겠다고 결심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사실 현실을 인식한 것은 꽤나 오래전부터였지만, 무슨 일이든 특별한 계기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 덕분에 실행에 옮기게 된다. 이 책을 읽어나가기 전, 먼저 내 주변을 돌아본다. 플라스틱이 없을 수가 없다. 수돗물로 요리하면 특유의 냄새가 나서, 게다가 수돗물에서 유충이 나왔다는 뉴스 이후에는 더더욱 돌아갈 수가 없다. 생수병은 꾸준히 나오고 딱히 재활용하지 않고 쓰레기장으로 바로 간다. 플라스틱 용기에 담겨 나오는 식재료들도 주기적으로 구입한다. 집에 옮겨진 후 바로 쓰레기장으로 가는 신세지만 어찌할 수 없다. 그런데 플라스틱 없는 생활을 어떻게 할까? 대책이 안 서는 것, 대안이 반드시 좋은 대안이 아니라며 생각을 이어간다. "그런 물건들을 그냥 '쓰지 않는 것'이 이 실험의 승패를 가리는 가장 본질적인 부분임을 재빨리 깨달았다(17쪽)"는 것이다.
이 책을 읽어나가며 나도 그들의 생각에 동참하며 '그래, 이건 괜찮겠다'라고 생각하거나, '이건 나에게는 무리다'라며 대안을 생각해 보는 등 머릿속이 복잡했다. 사회적 인식과 시스템이 우리도 가능하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런 글을 보면 말이다.
10년 전 내가 장 보러 가면서 유리병이나 스테인리스 통을 따로 챙기기 시작했을 때 그건 퍽 낯설고 특이한 모습이었다. 누군가는 찬사를 보냈지만 누군가는 코웃음을 쳤다. 요즘은 그사이 다 큰 우리 아이들만 자연스럽게 통을 챙겨 가는 것이 아니라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따라 하고 있다. 대형 마트들도 그것에 호응하고 있다. 예를 들어 어떤 마트는 고객이 가져온 통에 식료품을 채워 주는 것을 공식으로 허용하고, 위생 규정에 맞는 판매 시스템을 끌어들였다. (1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