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언니의 방구석 극장
양국선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주로 책을 읽고 아주 가끔 영화를 본다. 극장에 간 지는 정말 오래되었다. 책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덮어버리면 되지만, 잘못 선택한 영화는 혹시나 나중에 재미있어질까 하는 마음과 시간과 비용을 투자했다는 것 때문에 꾸역꾸역 참고 다 보다가 그냥 다음에 영화 안 보는 걸로 결론을 내기도 한다. 그러면 나는 왜 영화를 보았던 것일까. 정성일 영화감독의 추천사에서 그 답을 얻었다.

누군가는 영화를 보고 펑펑 울겠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펑펑 울기 위해서 영화를 보러 간다. 같은 말이지만 누군가는 영화를 보고 깔깔대고 웃겠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깔깔대고 웃기 위해 영화를 보러 간다. 양국선은 우리에게 영화의 감정사용법 입문이라고 불러야 할 이상한 책을 썼다. 종종 이 영화에서 저 영화에로 자유자재로 건너뛰기 위해서 당신이 지금 준비해야 할 유일한 낙하산은 감정이라고 일러준다. (정성일 영화감독,영화평론가)

그러고 보니 요즘은 영화를 본지 한참 되었지만, 그래서 어떤 영화가 새로 나오고 있는지 어떤 영화가 명작인지에 대한 정보를 접해본 지도 오래되었지만, 그래도 내 마음은 늘 준비가 되어 있다. 영화를 보며 울고 웃을 준비 말이다. 어쨌든 시간 들여 영화를 고르고 실패하는 일보다는 이 책을 읽는 것을 선택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 책 『쿡언니의 방구석 극장』을 읽어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양국선. 영화가 좋아서 영화관에서 일하고 영화를 공부하고 영화를 만들었다. 방송국과 문구회사, 서점, 화장품 브랜드 등 다양한 직종을 거쳐 얼마 전 '언니네 잡화점'이라는 감성 소품숍을 론칭했다. 좋아하는 영화를 함께 볼 수 있는 사람들과 오래 영화 이야기를 하고 싶어 이 책을 썼다.

이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된다. 1장 '영화는 어떻게 인간을 치유할까', 2장 '내가 좋아하는 나로 성장시키는 영화의 힘', 3장 '진정한 나를 마주하기 위한 영화 사용법', 4장 '인생 여행자를 위한 일곱 가지 영화 목록', 5장 '영화는 아무것도 아닌 동시에 그 모든 것이다'로 나뉜다. 에필로그 '모든 순간이 영화였다'로 마무리된다.



저자의 글 속에는 영화 장면이 있고, 영화 속 대사가 있다. 우리는 누구나 자신이 관심을 가지는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데, 저자에게는 그 소재가 영화다. 가볍게 부담 없이 풀어내는 이야기를 읽어나가다 보면 때로는 잊고 있던 영화를 떠올리게 되기도 하고, 모르던 영화지만 호기심이 생기기도 한다.

<카모메 식당>에는 고마운 마음이 있고, 배려가 있고 따뜻한 위로가 있다. 마음이 지치는 순간 <카모메 식당>을 찾아보는 이유다. 영화의 주인공 세 사람은 어떤 아픔을 가진 인물인지는 자세히 모르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제 그녀들은 각자의 공허함과 아픔을 극복하기 위해 도전하는 인물들이라는 것이다. 그 과정이 여느 액션 영화처럼 스펙터클하진 않아도 스스로 그 행복에 닿아간다는 점에서 내겐 큰 힘이 되는 영화다.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을 뿐이에요."

<카모메 식당>에서 가장 좋아하는 대사다. 사치에처럼, 나도 순간을 믿으며 스스로에게 온전히 충실한 삶을 살고 싶다. (67쪽)



한때 영화감독이 꿈이었던 저자 자신의 이야기도 인상적이다. '꿈이란 당신이 잠에서 깨어나며 잊어버리는 그 무엇이 아니라 당신을 잠에서 깨우는 그 무엇이다.'라는 찰리 헤지스의 말과 함께 저자는 자신의 꿈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글을 읽는 독자는 저자의 꿈을 읽어나가며 자신의 꿈은 무엇이었는지 되돌아보게 될 것이다. '내 꿈이 죽지 않고 내 안에 살아 있는 한, 또 다른 나의 꿈을 위해…….(118쪽)'라는 마무리는 저자만의 독백이 아닐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저자가 얼마나 영화를 사랑하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저자가 풀어내는 크고 작은 이야기 속에는 영화가 있다. 삶의 순간에 영화가 어우러져 풍성하게 담긴 느낌이다. 단순히 누군가의 에세이를 읽고자 선택하든가, 이 책을 읽으며 영화를 건져내고자 하든가, 이 책을 펼쳐들면 일상과 영화의 세계로 안내해 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딱 하나만 선택하라면, 책 - 책덕후가 책을 사랑하는 법 INFJ 데비 텅 카툰 에세이
데비 텅 지음, 최세희 옮김 / 윌북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덕후'라! 엄청 궁금했다. 이 책이 카툰 에세이라는 점이 부담 없이 다가왔다. 책 읽다가 쉬엄쉬엄 책덕후의 이야기를 보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나는 책 읽는 것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책덕후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러니 책덕후의 이야기를 보면서 공감되는 부분은 공감하고, 나보다 심한 것은 어떤 점일지 찾아보기로 했다. 책덕후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궁금해서 이 책 『딱 하나만 선택하라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나는 책을 읽을 때

과거를 여행하고

미래를 탐험하며

세상을 다른 각도에서 바라봐.

이건 나를 발견하는 여정의 시작이야. (21쪽)



재미있다. 흐흐흐 웃으며 읽었다. 어떤 부분은 어쩜 그렇게 내 이야기인 것 같은지 공감되는 부분이 상당히 많았다. 나도 '책 + 차 = 완벽한 주말'이라고 생각한다. 책을 읽는 동안 세상은 내 것이 되어 좋다. '사람들이 나의 독서를 방해할 때'도 정말 공감한다. 갑자기 나타나서 "뭐 읽냐?" "무슨 책이야?" "재미있냐?" 질문을 하며 흐름을 끊는 것이 싫어서 이어폰을 꽂고 있기도 했다. 책만 보고 있을 때에는 그런 질문을 던지던 사람들도 이어폰을 끼고 몰입하고 있으면 그렇게 방해하는 사람은 확 줄어든다.

생각해 보니 그것도 예전의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요즘은 코로나19로 독서의 세계가 달라졌다. 책 읽고 서평 쓰는 시간은 지금껏 어떤 때보다 최대한으로 늘어났는데, 코로나19로 도서관을 안간지 한참 되고 보니 책 선택이 한정되어 그것은 좀 아쉽다. 도서관에서 손에 닿는 책을 마음껏 펼쳐보던 때가 언제였는지 아득해진다.

"제일 좋아하는 책이 뭐야?" 이런 질문을 받을 때 '제일 좋아하는 책? 하나만 고르라고?' 당황하며 난감해하는 것은 딱 내 마음이다. 난 사실 한 권 못 고르겠다. 그동안 읽었던 책들 중 무엇 하나 선택한다는 것은 힘들다. 다 색깔이 다르고 느낌이 다른데 어떻게 한 권만 고르라고 하는지. 이런 질문에 바로 답변이 툭 나오는 사람들을 보면 부럽다. 나는 그런 질문 안 받고 싶다.

'내가 책갈피로 사용하는 것들'도 딱 내 이야기였다. 옛날에 받은 영수증, 전단지, 펜, 옷에 붙은 태그, 눈앞에 보이는 것 그냥 집어 들어 사용하는 것 중에서 이런 것들은 기본적으로 들어간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했다. '나는 이도 안 났다'라고 말이다. 이건 상대적인 것인가? 사실 이 책의 주인공이 좀 오버하는 경향이 있다. 그냥 나는 그렇게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하며 남 이야기인 양 바라본다. 이 또한 재미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상을 바꾼 10대들, 그들은 무엇이 달랐을까? - 가난, 질병, 환경, 인권 등 위기를 이겨낸 평범한 10대 33명의 놀라운 이야기
정학경 지음 / 미디어숲 / 202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가난, 질병, 환경, 인권 등 위기를 이겨낸 평범한 10대 33명의 놀라운 이야기를 담은 『세상을 바꾼 10대들, 그들은 무엇이 달랐을까?』이다. 누구나 10대 시절을 거친다. 때로는 그 시기에 하는 생각과 행동이 "이건 어린애가 생각해낼 수 없는 것이다. 어른이 도와준 것이다."라는 반응을 얻기도 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오히려 그 시기이기 때문에 남들이 생각해내지 못한 것을 할 수 있고 다른 이들과 다르게 행동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에 담긴 10대들의 이야기는 평범하지는 않다. 하지만 이들의 이야기를 보고 나면 생각이 조금은 달라질 것이다. 그들은 특별한 재능을 타고난 것이 아니라, 어쩌면 남들처럼 겪는 평범한 일상에서 무언가를 발견하고 행동으로 옮겨서 실행하는 데에 있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다양한 10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선한 영향력을 가진 자기주도적인 삶을 살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는다.



이 책의 저자는 정학경이다. 이 책은 '인재'보다 '인간'이 더 필요한 세상에서 어떻게 청소년이 자신의 잠재력을 극대화해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지를 다루었다. 독자는 건강한 사회적 혁신가이자 행복한 이타주의자의 삶을 사는 세계 각국의 청소년 '영웅'의 이야기를 읽으며 희망과 용기를 얻을 것이다. 더불어 급변하는 교육 패러다임의 대전환 속에서 불안한 가운데 든든한 안내자가 되어 줄 것이다. (책날개 발췌)

이 책에는 스스로 문제를 찾아 해결하는 방법이 자연스럽게 녹아든 교육이 담겨 있습니다. 읽다 보면 어릴 때부터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바꾸는 일에 참여할 수 있도록 청소년의 역량을 강화하는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저절로 와 닿을 것입니다. (11쪽)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된다. 1부 '꿈과 희망으로 세상을 바꾼 10대들', 2부 '내 안의 잠자는 영웅을 깨워라', 3부 '나를 둘러싼 세상을 혁신하는 방법'으로 나뉜다. 췌장암을 정복한 잭 안드라카, 가뭄을 해결한 키아라 니르긴, 지뢰 제거 드론을 만든 하쉬와단 잘라, 수영으로 난민 보트를 구한 유스라 마르디니, 평화환경운동가로 성장한 조너선 리, 위대한 1인 시위 그레타 툰베리, 대체에너지로 환경을 보호하고 불우이웃을 도운 카산드라 린, 파키스탄 인권운동가 말랄라 유사프자이, 아동노동을 없애기 위한 작은 행동 비비안 하르, 고아들의 자립을 도운 네하 굽타 등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예전에 텔레비전 프로그램 <영재발굴단>에 나왔던 김건 어린이의 이야기도 반가웠다. CCTV에서 흐릿한 화면에 스쳐 지나가는 차를 보고 차종을 척척 알아보길래 대단하다고 생각했는데, 방송 출연 이후 자신이 좋아하는 자동차 공부를 더 열심히 하고 있다는 것이다. 덕분에 경찰서에서 여러 번 표창장을 받기도 했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자동차 브랜드의 광고까지 찍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건이에게는 이보다 더 큰 소원이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뺑소니가 모두 사라지면 좋겠어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포기하고 여느 아이들처럼 학원에 다니면서 문제집만 풀었다면 건이는 자신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확인할 수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건이는 자신의 재능을 사회에 기부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보탬이 되기까지 합니다. 여러분도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있다면 절대 무시하지 마세요. 관심 가는 것에 용기를 내어 푹 빠져 보세요. 혹시 아나요? 나의 흥미와 재능으로 세상을 더 아름답게 바꿀 수 있을지 말이에요! (185~186쪽)




 

'어떻게 하면 가뭄으로 인한 사람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까?'

'청각장애인도 수화 통역자 없이 자유롭게 다니면서 자기 생각을 마음껏 말할 수 있다면 얼마나 편할까?'

'저 바람이 전기가 된다면, 저 전기 바람만 잡을 수 있다면, 밤늦게까지 책도 읽고 부모님도 농사를 짓기 편하실 텐데.'

그들은 문제의식을 느끼고 자신이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나섰습니다.

변화는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책날개 발췌)

이 책은 평범한 10대 33명의 비범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책이 청소년들의 시야를 넓혀주고 세상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행동으로 옮길 용기를 낼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줄 것이다. 청소년기에 읽은 이 책이 자신의 선한 영향력을 끌어내어 세상을 밝힐 계기가 될 수 있기에 청소년들에게 읽어보기를 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신은 우리에게 두 개의 콩팥을 주었다
류정호 지음 / 파람북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을 보니 딱 느낌이 온다. 신장 하나를 내어주었다는 말이다. 누구나 가능한 일이지만 그 결정이 얼마나 어려운지는 짐작도 못할 일이다. 이 책은 만성신부전증으로 투석을 이어오던 남편의 보호자로 병상을 지키고, 남편에게 신장을 기증하는 공여자로서 이식수술을 자처하며, 퇴원 후 예후의 관리자로서 일상을 회복해나가는 과정을 솔직하고 생생하게 기록한 책이라고 한다. 기록으로도 의미 있고, 어쩌면 같은 고통에 있는 사람에게 누군가의 이야기가 도움이 되고 길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든다. 간병 일기이자 치유 에세이인 이 책 《신은 우리에게 두 개의 콩팥을 주었다》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류정호. 천주교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의 생명사목연구회와 가톨릭대학교 가톨릭 생명윤리연구소 연구위원으로 활동 중이며, 저서로 《스토리텔링으로 떠나는 꽃차여행》 《여행길에 찻집》 《마음 하나 챙겨 떠나는 찻집여행》 등이 있다.

투석만큼은 피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한 번 망가진 콩팥은 되돌리기 어렵더군요. 환우들이 한쪽 필을 내놓은 채 투석줄에 자신을 맡기고 있는 인공신실은 형장과도 같았습니다. 투석기에서 연신 돌아가는 붉은 피가 어찌나 처연하던지요. 시간이 지나면 형장도 익숙해지는 모양인지, 삶의 난관을 배회하는 남편 곁을 지키며 짧은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틈이 날 때마다 끄적여온 글이 점점 부풀어 올라, 이식 후 여섯 달이 지나는 동안 예상치 않게 책으로 엮였습니다. (7쪽)

이 책은 총 2부로 구성된다. 1부 '기꺼이 내어주다'에는 산다는 것은 조용히 우는 것, 이식 전 검사 건사 검사, 장기 하나에 담긴 한 사람의 생애, 나로 인해 누군가 웃을 수 있다면, 사랑은 두려움을 밀어내지, 이식의 마지막 관문 서류 서류 서류 등이, 2부 '겸허히 받아들이다'에는 내어주고 받아들던 순간, 내 배에도 왕(王)자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기적은 현재진행형, 공연한 공치사는 NO!, 산다는 게 말이야, 고통을 받아들이는 방식 등의 글이 담겨 있다.




 

시작부터 마음이 쿵. 그래, 지금은 복면 사회다. 아파서 병원에 입원해 있는 것만으로도 벅찬 일인데, 코로나19 바이러스 때문에 손씻기, 마스크, 사회적 거리 등의 지침으로 정말 숨쉬기 조차 힘든 상황이니 그 고통이 오죽할까.

신장이란 게……. 허리 바로 위 척추 양쪽으로 200그램 내외의 어른 주먹만 한 크기라는 것. 강낭콩처럼 생기고 빛깔이 팥색을 띠어 콩팥이라는 별칭이 있다는 것. 우리 몸의 건강을 절대적으로 지켜내는 파수꾼이라는 것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지난날이다. 그리고 신장의 기능이란 게 우리가 먹은 음식물이나 약물에서 생긴 노폐물을 없애고, 우리 몸 안의 수분과 염분을 조절하며, 혈액과 체액의 전해질과 산염기의 평형을 조절하고, 혈압을 조절하는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는 사실도 나중에야 알았다. (35쪽)

왜 우리는 몸이 안 좋아지고 나서야 그 존재를 알게 되는 걸까.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는 것을 알고도 흘려 듣다가 아프고 나서야 후회하지만 늦곤 한다.

아픈 사람의 보호자로 있으면 어떤 때는 대신 아프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절박해진다. 어떤 때에 의료진을 재촉해야할지, 또 어느 정도여야 급하게 행동에 옮겨야할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 '숨이 차면 응급실로 오라고 했지만, 어느 정도로 숨이 차야 응급 상황인지를 가늠하지 못했다.(37쪽)'와 같은 상황이 충분히 벌어질 수 있으니 보호자 일기인 이 책을 읽으며 속상하고 우왕좌왕 한 그 마음을 들여다본다.




 

이식을 앞두고 두렵지 않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그런데 거짓말 같지만 나는 두려움이 전혀 없었다. 아, 전혀 없다기보다 두려움에 맞선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무엇이 두려운가? 신장 두 개 중에 하나로는 잘 살아갈 수 없단 말인가? 아니면 자주 아프거나 수명이 줄어들까? 심청이가 인당수에 뛰어들 듯 온몸을 송두리째 내던지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하나를 주고 남은 하나로 충분히 살아갈 수 있는데 뭐가 두렵단 말인가? (77쪽)

이식을 앞두고 두려움에 당당히 맞서는 모습과 '이식수술로 일심동체를 이룰 것이며, 동병상련의 길을 함께 걸어갈 천생연분'이라고 말하는 당찬 모습에 감탄한다.

신장이식은 이식을 결심하고 그냥 수술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그 과정이 복잡하다. 이 책을 읽으며 그 과정 또한 상세하게 살펴본다. 신장투석을 하는 남편에게 신장이식을 해주기로 하고 수술까지 겪게 되는 일과 준비 과정, 그리고 그 이후의 일까지 이 책을 보면서 그동안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다.




 

이 책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었다. 에필로그 '인생의 한쪽 문이 열릴 때, 다른 한쪽 문이 닫힌다'라는 제목을 보면 무언가 복선이 깔린 듯하지 않은가.

내 몸의 일부가 남편 몸으로 건너가 그의 일부로 자리 잡으면, 절반의 행복만으로도 모든 걸 얻게 될 줄 알았다. 인생살이는 각본 없는 한 편의 드라마다. 드라마의 묘미는 예상치 못했던 반전에 있다고 했던가. (220쪽)

이번에는 건강한 보호자였던 저자가 환자가 된 것이다. 인생 참 그렇다. 예상치 못할 이야기가 벌어지는 게 인생이다. 이들의 이야기는 여전히 진행형이겠지만, 이번에도 두려움에 맞서 잘 이겨내리라 생각한다. 환자의 보호자로 작성해나간 간병 일기이자 에세이인데 진솔한 마음이 느껴져서 더욱 집중해서 읽어나가게 되는 글이다. 제발 아프지 말기를, 이번에도 잘 이겨내기를 응원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 누구도 당신이 아픈 진짜 이유를 말해주지 않는다
강신용 지음 / 내몸사랑연구소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픈 거 정말 싫다. 지긋지긋하다. 하지만 세상일이 그렇다. 원인도 모르고 해결도 잘 안되는 일이 많다. 질병도 마찬가지다. 질병의 원인도 모르고 치료도 잘 안되는 사람이라면 다른 방법으로도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이 책이 질병에 걸리는 근본 원인을 파악하여 치료의 핵심 전략을 파헤치겠다고 한다. 어떤 이야기를 펼칠지 궁금해서 이 책 『그 누구도 당신이 아픈 진짜 이유를 말해주지 않는다』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강신용. 병약한 몸으로 태어난 핸디캡을 극복하고 다른 사람들의 건강을 돌보는 한의사다. 중학생 때 신장질환을 앓았던 저자는 병이 치료되고 회복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한의사의 길을 걷게 되었다. 이 책은 우리 몸을 아프게 하는 근본 원인 5가지와 질병에 걸렸을 때 눈에 보이지 않는 우리 몸의 4가지 상태를 연구하여, 건강한 몸을 만들기 위한 9가지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풀어낸 책이다. (책날개 발췌)

필자는 지난 28년간 질병의 5가지 근본 원인을 찾고 단순히 증세 완화가 아니라 건강한 몸을 만들기 위한 체계적인 치료법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 자연치유력을 구성하는 소화, 건강한 장, 면역 균형, 해독, 스트레스 이 5가지 근본 요소는 서로 사이클을 이루며 선순환 혹은 악순환을 만들어나간다. 또한 이렇게 자연치유력이 손상된 상태의 우리 몸은 눈에 보이지 않는 4가지 상태인 혈액순환 장애, 저산소, 저체온, 만성염증 상태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따라서 우리 몸의 진정한 회복과 치료는 몸을 아프게 하는 근본 원인 5가지와 더불어 눈에 보이지 않는 4가지 상태를 정상적으로 회복했을 때에 비로소 이루어진다. 필자는 앞으로 이 책을 통해 우리 몸을 아프게 하는 5가지 근본 원인을 이해하고, 자연치유력을 높여 내 몸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다. (25쪽)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된다. 1부 '누군가 내가 왜 아픈지 말해주면 좋겠다', 2부 '내 몸을 아프게 하는 질병의 근본 원인 5가지', 3부 '아픈 몸을 회복하는 치유 전략 4가지'로 나뉜다. 2부에는 소화, 장, 면역, 해독, 스트레스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고, 3부에서는 질병의 근본 원인 4가지를 살펴보며, 식이요법과 치유 전략을 알려준다.



"저는 모든 상황이 좋아요. 그래서 전혀 스트레스를 받지 않습니다." 때때로 병원을 찾아와 필자에게 이렇게 이야기하는 사람들 중에는 놀랍게도 이미 장누수가 생긴 경우가 많았다. 스스로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각종 원인으로 인해 일어나고 있는 질병과 염증이 우리 몸에 숨겨진 스트레스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우리가 체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오히려 더 큰 병을 만들어내기가 쉽다. (179쪽)

이 부분에서 남 이야기 같지 않아서 마음에 걸린다. 별 걱정 없다고, 스트레스 받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지냈지만, 사실 스스로 괜찮다고 속이며 내 몸이 스트레스 작용을 하도록 방치한 것은 아닐까. 이 책을 읽으며 여러 질병을 안고 있거나 미병 상태이거나 상관없이 자신만의 자연치유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방향 설정을 하는 데에 주력하고 싶어질 것이다. 어쩌면 지금 그럴 마음을 먹는다는 것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것이니 말이다.



이 책에서는 내 몸을 아프게 하는 질병의 근본 원인 5가지와 아픈 몸을 회복하는 치유 전략 4가지를 알려준다. 일상생활에서 우리 몸을 위해 스스로 어떤 점에서 신경을 쓸지 파악하기 위해 이 책이 도움을 줄 것이다.

우리 몸을 아프게 만드는 악순환의 고리를 확실하게 끊고 싶다면 소화장애, 장누수, 면역 불균형, 독소과다, 스트레스를 치료하는 동시에 눈에 보이지 않는 혈액순환 장애, 만성염증, 저산소, 저체온 치료에 들어가야 한다. 이 9가지는 늘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우리 몸을 아프게 한다. (214쪽)

특히 이 책에서는 자연치유력을 회복하는 데 있어 처음부터 끝까지 가장 신경 써야 할 부분은 바로 '식습관'이라고 강조한다. 그동안 편하다는 이유로 자꾸 잊고 있었는데, 가장 중요하면서도 당장 할 수 있는 방법인 '식이의 변화'를 추구해야겠다. 그러기 위해서 이 책에서 알려주는 팔레오식이와 저포드맵 식이 도움이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