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가 함께 간 한국의 3대 트레킹 : 지리산 둘레길 편 형제가 함께 간 한국의 3대 트레킹
최병욱.최병선 지음 / 이담북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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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형제가 함께 간 한국의 3대 트레킹 지리산둘레길 편이다. 제주올레 한 달 완주기 편, 해파랑길 편, 지리산둘레길 편 이렇게 '한국의 3대 트레킹'을 용감한 형제가 해나간 것이다. 어떤 '형제'냐 하면 20대의 팔팔한 청년은 아니지만, 심신을 단련하며 체력을 꾸준히 기르고 계신 1953년생 형님과 그 동생이시다. 그동안 차곡차곡 쌓아올린 트레킹 관련 이력이 화려하다. 이들이야말로 이렇게 책을 통해 한국의 3대 트레킹을 소개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리산둘레길은 이 장엄한 지리산의 주위를 마을과 마을을 연결하는 옛길, 고갯길, 숲길, 강변길, 논둑길, 농로길, 마을길 등을 따라 걸으면서 아름다운 경치,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 역사적인 발자취, 각 지방의 특색, 볼거리, 먹거리 등을 즐기면서 즐거움과 행복을 맛보는 길이다. 봄의 갖가지 꽃들과 파릇파릇한 새싹들, 여름의 울창한 숲, 가을의 황금빛 들판, 풍성한 과일 등을 즐길 수 있는 좋은 계절을 선택하여 지리산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머리말 중에서)



사실 2009년에 1박2일 동안 그곳에 가서 걸어본 적이 있다. 인월-금계 구간 19.3km를 걸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마 다 걷지는 못했을 것이다. 중간에 막걸리 마시고 평상에 누워 지리산의 하늘이, 나무가, 막 나에게로 오는 경험도 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지리산둘레길의 가을 풍경을 내 마음에 담았던 기억이 난다.

엄청 좋은데, 내 체력으로는 엄청 힘들기도 하고, 그래도 보람찼던 순간이었다. 마냥 좋았다는 것, 그리고 언젠가 또 한 번 가보고 싶다고 생각하고는 결국에 못 가고 있는 그런 곳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며 지금 현재의 지리산둘레길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지리산 둘레길은 걷기 여행을 위해 새로 만든 길이 아니라, 할머니들이 장날에 장터에 가기 위해 나서던 지름길, 마을에 걸어가던 길 등 예전부터 있었던 길을 이어서 쉬엄쉬엄 걷는 여행길이라고 한다. 나에게는 신기한 여행길이 이들에게는 평범한 일상이겠구나, 생각하며 풍경을 마음에 가득 담아보는 길이다.

이 책은 정보제공의 역할도 톡톡히 한다. 지리산둘레길을 걸어보려고 계획하는 사람에게 특히 유용한 정보가 될 것이다. 직접 그곳을 걸어본 형제가 들려주는 이야기이니 말이다. 지리산둘레길 21구간을 거리와 시간, 난이도에 따라 구분해 주니 이 책을 기준으로 코스를 계획해도 좋을 것이다. 지리산둘레길 안내센터 연락처나 지리산둘레길을 걸을 때 참고사항도 도움이 될 것이다.




 

지리산둘레길을 걸었던 기억을 떠올려보며 한껏 들뜬 마음으로 이 책을 읽어나갔다. 아주 일부 구간만 걸어보고는 지리산둘레길을 논하기에는 부족하니 이 책의 정보가 더욱 새롭게 다가왔다. 21구간 중에서도 각각의 구간 중 걸리는 시간을 끊어서 상세히 알려주니 철저히 정보제공을 해준다. 바쁜 시간 쪼개서 지리산둘레길을 걷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깨알 같은 꿀팁이 되리라 여겨진다.



지리산둘레길을 걸으며 우리나라의 산천평야가 정말로 아름답다는 것을 다시 느꼈다. 지리산 구석구석이 아름다운 펜션들로 가득했고 집집마다 갖가지 꽃들로 정원을 예쁘게 가꾸어 놓았다. 옛날 시골이 아니었다. 세계 어느 곳보다도 아름답고 넉넉했다. 지리산둘레길 구간마다 길을 특색있게 꾸며 놓으려고 애쓴 흔적이 역력했다. (234쪽)

초창기에 짤막하게 그 길을 걸었던 나로서는 상상도 못할 정도로 길이 이어져있다. 지리산 둘레를 한 바퀴 둘러 가며 총 21코스 274.1km의 길이 연결되어 있는 것을 보니, 이 책이 지리산 둘레길을 걷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가이드북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코로나19가 사라지면 슬슬 국내부터, 천천히 걸으며 풍경을 마음에 담는, 그런 여행부터 해봐도 좋을 것이다. 지리산둘레길도 좋은 여행지가 되리라 생각된다. 그때를 위해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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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여전히 꿈을 꾼다 - 여행이 멈춘 시대, 다시 떠날 그날까지 간직하고 싶은 길 위의 이야기 여행과 쉼표 3
정수현 지음 / 행복우물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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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하지 말아야 할 때여서 그런지 지금이야말로 여행 에세이를 읽으며 여행을 꿈꾸기 좋은 시기라는 생각이 든다. 이 시기도 언젠가 끝날 거라는 희망이 우리를 꿈꾸게 하고 살게 하니까. 봄이 바로 눈앞에 와있는 시기이기도 하고, 마음만은 세계를 누비고 다니는 우리이기에 이 책 『길은 여전히 꿈을 꾼다』를 읽으며 여행을 생각하는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된다. 1장 '비추어 보다', 2장 '그리움의 시간', 3장 '네가 있어야 할 곳은 어디에', 4장 '일몰처럼 아주 천천히'로 나뉜다. 물들인다는 것에 대하여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비추어 보다 [볼리비아 우유니], 초심자의 행운 [요르단 페트라], 부처의 등뼈 [인도 부다가야], 혼자가 아니야 [스웨덴 스톡홀름], 뒤집어야 할 타이밍 [중국 시안], No problem [인도 바라나시], 길 떠난 이를 향해 누군가는 손을 흔들어줘야지 [페루], 일몰처럼 아주 천천히 [라오스 루앙프라방] 등의 글이 담겨 있다.

맨 앞에 보면 저자의 인스타그램 주소가 있다. 인스타그램에 올리기 적당한 글과 사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으로 시작하고 그렇게 길지 않은 글이 이어진다. 그러니까 소제목과 함께 사진이 먼저 주어지고, 그다음에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렇게 이어지는 글을 보며 여행의 단상을 느껴보는 것이다.



그토록 원했던 히말라야에 왔지만 눈밭에 쓰러져 괴로워하는 마음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몰라 나는 당혹스러웠다. 生을 선택하여 나오지 않았고, 死 역시 한 치 앞을 알 수 없으니, 인생은 존재 자체로 苦다. 산의 중턱에 들어선 이상 끝까지 걸어 위로 오르든, 포기하고 밑으로 내려가든, 무엇을 선택하든 어쨌든 걸어야만 한다.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는 그 길을 내가 'Go'해야만 한다. (185쪽)

아무리 충동적으로 히말라야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도 '절대' 그러지 말아야겠다. 내 체력으로는 감당해낼 수 없는 곳이니 말이다. 나도 아마 그곳에 간다면 그런 기분이 들 것이다. 苦와 Go 모두 감당해야 하는 그런 상황 말이다. 그저 책으로 간접 경험을 하는 지금, 다행이라고 생각해 본다.



책을 준비하는 동안 코로나19라는 누구도 경험해보지 못한 고난의 시기가 찾아왔다. 혹자는 이제 자유여행의 시대가 끝났다는 암울한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그러나 '여행이 우리를 떠났습니다'로 시작하는 어느 항공사의 광고처럼, 떠나간 것들은 반드시 제 자리로 돌아올 것을 믿는다. 길을 나서 본 사람은 알 것이다. 떠난다는 것은 돌아온다는 것과 동의어라는 사실을. 그 기억과 소망들이 모여 간절히 부르니, 너무 늦지 않게 바람이 불어올 테다. 우리의 머리를, 가슴을, 발을 유혹하는 바람이 다시 불어올 것이다. (294쪽)

그 바람, 너무 늦지 않게 불어오기를 바라며, 지금은 여행 책으로 내 마음을 달랜다. 이 책은 한껏 가벼운 느낌으로 여행지를 바라볼 수 있다. 한 곳을 깊이 바라보는 여행 서적도 인상적이지만, 이렇게 조금씩 여러 곳을 훑어보는 듯이 짚어주는 여행 책도 좋다. 지금은 이렇게 다른 이의 예전 여행을 보면서 여행을 하던 과거의 내 마음도 떠올리고, 글쓴이의 여행에서 깨달은 바를 나도 짐작해보기도 하면서 이렇게 시간을 보내면 된다. 지금은 그 시간이 나를 설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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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거품을 위하여 - 네덜란드와 함께 한 730일
이승예 지음 / 행복우물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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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이승예 에세이 『내 인생의 거품을 위하여』이다. 먼저 제목의 '거품'이 무슨 의미일까 생각해 보았다. '시원한 맥주 한 잔처럼, 때로는 인생의 거품도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글을 보며 이 책이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지 짐작해본다. 특히 요즘같이 여행이라고는 상상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한 시기에 이렇게 책을 통해 네덜란드 여행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을 갖는다.



이 책의 저자는 이승예. 에어프랑스 기내 통역원 KLM네덜란드항공 승무원 경력이 있다.

KLM 승무원으로 한 달에 세 번, 한 번 올 때마다 2박 3일을 암스테르담에 머문다. 처음에는 호텔방에서 꼼짝 않고 잠만 잤다. 그러다 문득 '2박 3일의 휴가'를 어떻게 보낼지를 생각했다. 잠을 줄여가면서 걷기 시작했다. 암스테르담에서 나는 이방인이자 산책자였다. 나의 걷기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숙소로부터 점점 더 멀어져 갔다. 이 도시는 '호기심 천국'이었다. 운하와 도로와 건물, 그리고 사람이 낯설었지만 금세 낯익어 갔다. 이 책에 지난 2년간 네덜란드를 겪으며 느꼈던 나의 순수한 감정과 진실을 담아내려고 했다. (프롤로그 발췌)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된다. 1장 '작은 것이 아름다워', 2장 '내 인생의 거품을 위하여', 3장 '자유를 자유하라', 4장 '세 번의 비쥬, 두 번의 포옹'으로 나뉜다. 아를의 밤, 빈병팔이, 작은 것이 아름다워, 새처럼 날고 싶어, 네덜란드에서는 거지도 영어를 한다, 진짜 풍차를 보셨나요?, 인간에게 필요한 공간, 내 인생의 거품을 위하여, 세상에서 가장 멋진 생일파티에 당신을 초대합니다, 고흐와 나, 자전거에는 날개가 있다, 고흐 자화상, 일상은 사소하지 않다, 목적지는 바로 당신입니다, 보이지 않는 길 등의 글이 담겨 있다.



여행이 아니라 일로 그곳에 가야 한다면, 아마 나도 숙소에만 하루 종일 머물며 쉬다가 올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저자는 조금씩, 그곳을 거닐며 마음에 담았다.

네덜란드가 풍차로 유명하다고 해서 아무 곳에서나 볼 수 있는 건 아니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네덜란드를 목적지로 여행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고, 대개 암스테르담을 경유하여 유럽 각 지역으로 가는 경우가 많다. 혹 네덜란드를 여행한다고 하더라도 길어야 이틀 정도 머문다. 이런 짧은 일정으로는 네덜란드의 진면목을 발견하기 어렵다. 설마 암스테르담에서 풍차를 보려는 사람은 없겠지. (79쪽)

그러고 보니 예전에 경유지가 암스테르담이었던 적이 있다. 물론 공항에서 잠깐 대기하며 '여기가 네덜란드다!'라며 네덜란드 땅을 밟아본 적은 있다. 하지만 '네덜란드' 하면 튤립과 풍차, 그거 보려고 공항을 나가고 싶지는 않았다. 모르긴 너무 몰랐다는 생각이 든다. 풍차에 대해서도 이 책을 읽으며 알게 된다. 나는 아직 진짜 풍차를 본 적이 없다.

네덜란드 남쪽에 위치한 킨더다이크라는 풍차마을. 그곳을 방문했다. 적막을 가르는 거위 소리와 바람 소리를 벗 삼아 마을을 돌아본다. 수로와 풍차와 갈대 숲과 농가가 고즈넉하다. 밀레의 그림에 등장할 법한 전원적인 풍경이다. 하지만 풍차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풍차 자체의 이미지는 그다지 곱지 않았다. 우선, 크기가 하도 커서 한참을 올려다보아야 했다. 삐걱삐걱 소리를 내며 날개가 돌아갈 때면, 그 소리와 바람에 내 몸이 휩쓸려 들어갈 것 같다. 현실의 풍차는 단순히 바람에 빙빙 돌아가는 낭만적인 바람개비가 아니다. 거센 바람을 맞으며 홍수로부터 이 땅을 지켜낸 수호신이었다. (80쪽)



내 인생의 거품에 대한 글도 인상적이다. 맥주를 가장 맛있게 마실 수 있는 황금비율은 거품과 맥주 비율이 2:8이라고 한다. 이 비율을 지키기 위해 각도를 잘 조절해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은 것이다. 저자는 그걸 보며 인생에도 거품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물거품이 아닌 맥주 거품 말이다. 인생에서 고민, 노력, 절망, 실패 등 인생의 '쓴맛'에 해당되는 그게 있어야 한다고 말이다.

생각해 보니 네덜란드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다고 할까. 이 책을 읽으며 새로 접하는 것이 많다. 네덜란드 국왕 이야기도 신선했다.

네덜란드 사람이라면 모두들 그의 생일날을 손꼽아 기다린다고 하니 빌렘 알렉산더, 당신은 도대체 누구신가요?

빌렘 알렉산더는 네덜란드 국왕이다. 왕실 가 사람들은 내각에 전혀 관여하지 않지만 국민의 폭넓은 지지와 사랑을 받고 있다. 다들 평범하게 직장을 다니며 살고 있다. 실제로 알렉산더 왕을 만날 수도 있겠다. 왜냐하면 그는 KLM의 단거리 노선의 부기장이기 때문이다. 왕이 상사의 눈치를 볼 것인지 상사가 왕의 눈치를 볼 것인지 궁금하다. 왕의 생일은 영어로는 킹스데이, 네덜란드어로는 꼬닝스다흐라고 한다. 이 날은 네덜란드 최대 국경일이자 국민적 축제를 벌이는 날이다. (194쪽)

KLM 스튜어디스로 네덜란드에서 주어지는 2박 3일의 시간을 짬짬이 돌아다니며, 그렇게 모인 이야기를 이 책을 통해 들려주고 있다. 시간이 충분히 주어지는 것이 아니어서 더욱 순간순간이 소중했으리라 생각된다. 저자가 네덜란드와 함께 했던 730일간의 이야기들을 들으며 생각해 본다. 무엇보다 네덜란드에 대해 잘 몰랐던 것들을 하나씩 알게 되어 흥미로운 여행 에세이다. 이 책을 펼쳐들면 아마 당신도 잘 모르고 있던 네덜란드로 초대받는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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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매혹적인 고전이라면 - 한번 빠지면 헤어 나올 수 없는 고전 읽기의 즐거움 서가명강 시리즈 15
홍진호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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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조금씩 고전 읽기의 즐거움을 깨닫고 있다. 가끔은 '더 어렸을 때 읽었어야 그 감성이 전해졌을 텐데…'라고 생각되어 아쉬워지는 작품이 있는가 하면, 어떤 작품은 학창 시절 지겹게 시험문제로 나왔던 작품이지만 지금에야 쿵 하면서 심금을 울리는 작품이 있다. 그런데 그러한 마음을 툭 건드려주는 이런 책을 읽으면 그 마음에 불을 지르는 것이다. 고전을 대하는 내 마음은 이 책을 읽기 전과는 달라졌다. 책을 즐겨읽긴 하지만 고전은 여전히 두려운 지금 이 시점에서 한 번 짚어볼 만한 책이었으니 바로 『이토록 매혹적인 고전이라면』이다.



이 책의 저자는 홍진호. 서울대학교 독어독문학과 교수이다. 학창 시절 처음 헤세의 작품을 읽고 감동한 이후 줄곧 문학을 공부해온 학자로서 독일문학이 지닌 다채로운 매력을 국내에 소개하는 일에 힘쓰고 있다. 특히 여러 매체를 통해 대중과 만나면서 문학 읽기의 즐거움과 함께 삶과 세계에 대한 고민을 나누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책날개 발췌)

독일의 고전 명작들을 소개하는 사람들에게 주어진 과제라면, "독일의 명작을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까?" 혹은 "독일의 명작을 어떻게 하면 즐길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답을 제시하는 일이 될 것이다. 이 책은 두 가지 방식으로 그 질문들에 대한 답을 제시한다. 첫 번째는 작품이 쓰인 시대의 사회문화적 맥락을 상세하게 소개함으로써 작품에서 얘기되고 있는 내용이 무엇인지를 올바르게 이해하도록 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전통적인 문학작품을 올바르게 감상하고 즐기는 여러 가지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 책에서는 모두 네 명의 독일 작가가 쓴 다섯 편의 작품들을 하나씩 차근차근 살펴본다. (12쪽_들어가는 글 중에서)

이 책은 서가명강 시리즈 중 한 권이다. 서가명강이란 서울대 가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강의다. '서가명강'은 현직 서울대 교수진의 유익하고 흥미로운 강의를 엄선하여 살아가는 데 필요한 교양과 삶에 품격을 더하는 지식을 제공한다. 서가명강 시리즈 책을 읽으면 다양한 주제의 강의를 현장에서 직접 듣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이번에는 고전이다.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된다. 1부 '그 책은 나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 헤세 『데미안』', 2부 '단 한 문장도 허투루 쓰인 것은 없다 - 괴테 『젊은 베르터의 고통』', 3부 '아직도 풀지 못한 수수께끼 같은 책 - 호프만스탈 「672번째 밤의 동화」', 4부 '어느 날 찾아온 기괴하지만 특별한 세계 - 카프카 「변신」 「시골의사」'로 나뉜다.



얼마 전에 헤세의 『데미안』을 다시 읽고 예전과는 다른 감동을 받았던 지라 '『데미안』이 내 삶을 영영 바꿔놓고 말았다'라는 저자의 말에서 주는 힘을 짐작하겠다. 중학교 2학년 때 데미안을 읽고 '문학에 답이 있다.'라고 생각했으며, 어느 순간 독일문학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사람이 되어있다는 것이다. 전혜린의 일화를 보아도 '어머나, 그렇게까지?'라는 생각이 들어서 거리감이 느껴진다. 하지만 이런 독자의 마음을 아는지, 저자는 이렇게 이야기하며 부드럽게 풀어나간다.

'서양문학의 고전이라면 분명 뛰어난 문학작품일 텐데, 나는 읽고 나서 재미를 느끼기는커녕 읽는 것 자체가 힘들기 짝이 없으니 내가 잘못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은 고전을 읽으며 누구나 한 번쯤 해본 생각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에겐 잘못이 없다. 당연히 서양 고전에도 이 상황에 대한 잘못은 없다. 굳이 누군가에게 잘못이 있다면, 그 누군가는 작가와 작품에 대한 선행지식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은 채 '서양 고전'을 '살아가며 한 번쯤 반드시 읽어야 할 것'으로 소개하거나 읽기를 강요하는 사람들일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중, 고등학생들에게 아무런 준비 없이 서양문학의 고전 작품들을 읽도록 유도하는 것이나, 줄거리만 요약하여 서양 고전소설들을 동화책으로 만들어 어린아이들에게 읽도록 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이렇게 고전을 접한 아이들은 고전이란 재미없고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라는 선입견을 갖게 될 테니, 성인이 되어서 오히려 고전을 멀리할 가능성이 크다. (35쪽)

나는 이 말이 반가웠다. 내가 그렇게 자란 사람 중 하나여서 그렇고, 고전을 멀리하다가 이제야 조금씩 고전의 맛을 알게 되었기도 해서다. 정말 멀리 돌아서 왔다. 어른들이여, 아이에게 고전을 강요하지 말지어다. 오히려 어렵고 지겹고 싫은 것이라는 생각에 돌고 돌아서 나처럼 나중에야 읽거나, 아니면 평생 고전은 쳐다도 안 볼지도 모를 일이다.



한 마디로 이 책은 소장하고 두고두고 꺼내 읽고 싶은 책이다. 이 책을 읽고 나니 고전을 대하는 나의 태도가 달라졌다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책을 읽으며 행간에 숨겨진 의미를 찾는 번거로움을 피하고, 스트레이트로 핵심을 콕 집어서 이야기하는 책들을 선호했다. 이 책 덕분에 행간을 읽어야 하는 고전문학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파악할 수 있어서 유익하다.

고전문학을 읽는다는 것은 문장 뒤에 살짝 숨겨놓은 것들을 찾아내야 하는 것이다. 그런 것들을 짚어주니 책을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 책을 읽으며, '아, 이런 것도 숨겨져 있었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고전문학을 접한다. 고전에 대한 선입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고전에 대한 새로운 눈을 뜨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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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을 만나 행복해졌다 (특별판 리커버 에디션, 양장) - 복잡한 세상과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 심리법칙 75
장원청 지음, 김혜림 옮김 / 미디어숲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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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심리학을 만나 행복해졌다』 특별판 리커버 에디션이다. 일상의 심리학, 알아두면 쓸모 있는 심리 법칙, 뭐 그런 책이다. 사람 마음을 어찌 규정할 수 있겠냐마는 그래도 사람 심리에 대해 좀 더 깊이 연구하는 사람들을 통해 듣는다면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고 인간에 대한 이해의 폭도 넓어지고 그러는 것 아니겠는가. 이번에는 이 책 『심리학을 만나 행복해졌다』를 읽으며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보기로 한다.



이 책의 저자는 장원청. 심리와 경제 분야 도서를 저술하고 번역해왔다. 수많은 문제 앞에서 막막해하는 사람들을 위해 복잡한 세상과 사람을 이해하는 인식의 지평을 넓히고자 이 책을 쓰게 됐다. (책날개 발췌)

이 책은 단편적인 심리 법칙 몇 가지만을 다룬 것이 아니라 인간 심리와 관련된 최신 연구결과 중 가장 주목할 만한 75가지를 망라했다. 살아가는 방식이 제각각인 독자에게 능동적으로 자신의 성격과 주변 환경에 필요한 심리 법칙을 깨닫게 한다. 그리고 저자의 통찰력 있는 해석과 법칙의 적용은 담백하면서도 깊이가 있어 절대 가볍지 않다. (9쪽_옮긴이의 말 중에서)

우리의 행동 뒤에는 언제나 재미있으면서도 괴상한 심리학적 효과가 숨어 있다!

'당신을 귀찮게 하는 모든 삶의 문제를 설명한다.'

(옮긴이의 말 중에서)

이 책은 총 13부로 구성된다. 1부 '나를 뛰어넘어 진정한 나를 만나다', 2부 '지혜롭게 세상을 건너는 법', 3부 '내 마음이 마음대로 안 될 대', 4부 '나를 끌어올려 성공하라', 5부 '탁월함은 어디서 오는가', 6부 '술술 풀리는 인간관계 기술', 7부 '나에 대한 호감도를 높여라', 8부 '인생은 한 판 게임이다', 9부 '내 말을 따르게 하는 설득법', 10부 '투자와 소비 속에 숨어 있는 함정', 11부 '직장에서 인간답게 살아남는 법', 12부 '사람을 알면 관리가 쉬워진다', 13부 '어떻게 행복해질 수 있을까'로 나뉜다.


 

이 책은 특이하게도 옮긴이의 말이 제일 앞에 있다. 옮긴이의 말을 읽다 보면 '오컴의 면도날'이 인상적이었다고 한다. 그 부분부터 궁금해져서 찾아 읽어보게 되었다. 그러고 나면 다른 이야기도 궁금해져서 읽어나가게 될 것이다.

14세기 영국의 논리학자이자 프란체스코회 수사인 오컴은 "동일한 이론, 동일한 문제의 논증 과정 혹은 여러 가지 해석과 증명 과정에서 절차를 최소화하고 간결하게 증명하는 것이 제일 효과적이다."라고 말했다. 요약해 보면 '필요하다면, 곁가지를 늘리지 말라.'는 것이다. 그 후 사람들은 이를 기념하기 위해 이 원리를 '오컴의 면도날'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60쪽)

이렇게 '오컴의 면도날' 법칙에 대해 알려주며 시작하는데, 저자의 설명과 함께 다양한 사례가 어우러져 이 법칙에 대해 현실적으로 이해하도록 도움을 준다. 게다가 마무리는 깔끔하게, 아인슈타인의 격언 중 "세상만사 가능한 한 간결해야 하지만 너무 간단해서는 안 된다."라는 말로 마무리된다. 간결하지만 간단하지 않은 것이 '오컴의 면도날 법칙'의 정확한 사용 방식이라는 것이다.

이 책이 '오컴의 면도날'과 같은 역할을 한다. 각각 심리 법칙에 대해 너무 장황하지 않으면서도 간결하게, 그렇지만 너무 간단하지 않게 핵심을 잘 짚어낸 책이다. 베스트셀러이자 특별판 리커버 에디션으로 나올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틈날 때마다 펼쳐들어 인간 심리를 하나씩 알아나가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이런 것도 있구나!'라면서 하나씩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 무엇보다도 술술 읽어나갈 수 있도록 설명해 주니, 글을 읽어나가다 보면 인간에 대한 이해가 풍부해지고 시야가 넓어지는 느낌이 든다. 이 책이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켜준다. 단순히 책 속의 심리학 이론이 아니라 일상의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어우러지는 심리학 책을 읽어보고 싶다면 이 책이 도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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