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박자박 걸어요 - 내 삶에서 챙겨야 할 소중한 것들을 위해
김홍신 지음 / 해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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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김홍신 작가의 신작 산문집 『자박자박 걸어요』다. '김홍신'이라면 장편소설 『인간시장』으로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의 밀리언셀러 소설가가 된 그분 아니신가. 그분의 근황이 궁금하기도 하고, 소설 말고 에세이로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기도 해서 이 책이 궁금해졌다. 표지에 보면 '내 삶에서 챙겨야 할 소중한 것들을 위해 자박자박 걸어요'라고 적혀 있다. 무언가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물씬 풍긴다.

먼저 제목에서 들려주는 '자박자박'이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과 표지 그림에서 주는 분위기가 잘 어우러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림을 바라보면 오솔길에서 천천히 걸어가는 듯하다. 직접 그 길을 걷고 있다고 상상해보아도 좋을 것이다. 자연 속 풍경에서 꽃도 보고 나무도 보고, 풀밭도 바라보고 저 먼 산도 한번 바라보고, 주변을 보면서 느릿느릿 걸어가는 느낌이다. 그러다 보면 저절로 사색에 잠기게 될 것이다. 바쁜 일상에서 쌩하고 지나쳐버린 소중한 무엇을 놓치지 않고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그 마음이 느껴진다.

그나저나 '자박자박'이 정확히 어떤 뜻인지 사전을 찾아보았다. '자박자박'은 얕은 물이나 진창을 밟는 소리 나 모양을 나타내는 순우리말이라고 한다. 인생살이 살아내면서 인생의 주인공으로 걸어나가는 것을 표현하는 데에 잘 어울리는 단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해서 이 책 『자박자박 걸어요』를 읽어나갔다.




이 책의 저자는 김홍신. 1976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이후 『인간시장』 『칼날 위의 전쟁』 『바람 바람 바람』 『내륙풍』 『난장판』 『풍객』 『대곡』 등으로 대한민국에 소설 폭풍을 일으키며 한국소설문학상, 소설문학작품상을 수상했고, 우리 민족의 자존심을 높이는 대하역사소설 『김홍신의 대발해』(전10권)를 발표해 통일문화대상과 현대불교문학상을 수상했다. 2015년 장편소설 『단 한 번의 사랑』으로 한국문학상을 수상했고, 2017년 장편소설 『바람으로 그린 그림』을 발표하며 상처를 끌어안는 사랑의 향기를 전했다. 지금껏 130여 권의 책을 출간하면서 신념 있는 삶을 살아가는 기쁨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있다. (책날개 발췌)

사람 사는 세상의 따스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저는 그동안 수필문학의 디딤돌이란 평가를 받는 잡지 《월간 에세이》에 연재를 해왔는데, 100회를 연재했으니 그 시간이 8년 4개월이요, 200자 원고지 1,000장에 글자 수로는 20만 자를 썼습니다. 그중에 의미 있는 글을 골라 이 책에 담았습니다. 다른 문예지에 실었던 글 몇 편도 담고, 불안한 시대를 함게 잘 건너가보자는 용기를 드리고 싶어 새로 글을 적어 넣기도 했습니다. (6쪽)




이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된다. 1장 '여유와 쉼이 필요한 당신에게', 2장 '나다움과 자유를 지키고 싶다면', 3장 '따로 또 같이 삽시다', 4장 '사랑과 용서가 어렵습니까', 5장 '피하지 말고 통과하기', 6장 '오늘은 어떻게 행복할까'로 나뉜다. 짜깁기 인생, 생계형 낭만주의자, 때로는 한눈팔며 살아보세요, 내가 박은 마음의 가시, 행복해지는 최상의 방법, 나를 살게 하는 존재들, 보물에 얽힌 비밀과 약속, 세상을 바꾸는 작은 힘, 관상이 말해주는 것들, 부대낌의 미학, 글 쓰는 자의 숙명,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면, 소중한 것은 공짜다 등의 글이 담겨 있다.



"자박자박 한눈 팔며 살아보세요."

가슴이 철렁했다. 앞만 보고 힘차게 걸으라는 말은 들어봤어도 한눈팔며 살아보라는 말은 생경하기만 했다. 나는 비교적 세상에 널리 알려진 사람이고 다양한 사회 활동을 했기에 으레 남의 시선을 의식하며 살아왔다. 바른 척, 청렴한 척, 겸손한 척, 검소한 척을 하며 살았고 잠시라도 한눈팔면 단박에 명예가 실추되는 것으로 알았다.

(26쪽)

이 책을 읽다 보니 어떤 느낌이라고 할까. '아차! 이건 나에게 하는 말이구나!' 생각하며 뜨끔하기도 하고, '앗, 이런 말은 나에게 도움이 되겠구나!'라고 생각하며 마음에 담아보기도 한다. 문득문득 나를 일깨워주는 생각이 담긴 책이다. 나보다 먼저 인생을 살아본 사람의 말을 들으며 나도 어렴풋이 그런 듯도 한 것들을 문득 깨닫는 시간이다.

숨만 쉬어도 나이 먹는 걸 느끼는 나이가 되면 세상만사를 유심히 바라보게 된다. 인생을 직선으로 살아보려고 애썼지만 인생은 곡선이라는 걸 알아차린 것도 나이 먹은 덕임을 알게 된다. (57쪽)




 

어려운 시대를 지나오면서 느낀 것이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라는 것이다. 누군가 삶에서 얻은 귀중한 경험을 글을 읽으며 건네받는 느낌이다. 특히 이 말을 마음에 담아놓고 싶다.

우리 민족사에서 가장 귀한 보물로 알려진 팔만대장경 5,200만 자를 딱 한 글자로 응축하면 마음 '심(心)'이라고 한다. 사람마다 마음밭이 있는데, 그 밭에 향기 나는 꽃을 키우다가도 때로는 가시덤불을 키우고 꽃과 가시덤불을 섞어 키우기도 한다. 남의 탓을 하고 핑곗거리를 애써 찾는 것은 가시덤불을 키우는 것이고, 내 탓이고 모든 것은 나로부터 시작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은 마음밭에 꽃을 피우는 것이리라. (179쪽)

세상살이 다 마음에 달려있다는 것을 김홍신 작가는 말하고 있다.

때로는 웃으며, 때로는 진지하게, 세상을 바라보고 또 내 마음을 들여다보며 이 책을 읽어나간다. 풍성한 글 속에서 잊고 있던 무언가를 떠올리며 건져내는 느낌이 들었다.

"우리에게 소중한 것은 다 공짜랍니다."

우리가 태어난 것부터가 공짜였다. 부모로부터 받은 사랑도 모두 공짜였다. 생존에 꼭 필요한 공기며 햇빛이며 하늘에서 쏟아지는 빗물과 드넓은 바다와 제아무리 높은 산도 공짜다. 한없이 고마워해야 하는데 모두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하며 살았다. 그러나 공짜로 누린다고 해서 가치가 없는 것이 아니며 공짜로 주어지는 이 모든 것을 누리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건강을 잃으면 공짜로 주어진 것도 누릴 수 없는 것이다. (248쪽)

이 책을 읽으며 이미 나에게 있는 내 인생의 해답을 찾기 위해 내 마음을 들여다본다. 문득 잊고 있던 소중한 무언가를 떠올리는 시간을 갖는다. 소중한 것을 소중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내 삶에서 챙겨야 할 소중한 것들을 잊지 말도록 조곤조곤 이야기해 주는 책이다. 인생은 직선이 아니라 곡선이니까! 표지의 오솔길을 다시 한번 들여다보면서 생각에 잠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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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스토텔레스 시학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35
아리스토텔레스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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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현대지성 클래식 35 『아리스토텔레스 시학』이다. 글쓰기에서 플롯과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을 인식하며 안 그래도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을 한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이라는 점에서 이 책이 눈에 들어왔다. 사실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이라고 하면 괜히 두껍고 어려울 것 같아서 읽을 생각조차 하기 힘들었지만, 막상 이 책을 접하고 나니 생각보다 얇아서 이 정도라면 읽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중이 찾고, 공감하고, 환호하고, 잊지 못하는 이야기는 어떻게 만드는가?

"인생에서 비극을 만나도 한 편의 드라마처럼 사는 법" (책 뒤표지 중에서)

현대지성 클래식으로 재탄생한 『아리스토텔레스 시학』을 읽어보는 시간을 갖는다.




먼저 이 책의 표지를 보자. 책날개에 표지 그림에 대한 설명이 있으니, 더 관심을 가지고 다시 한번 표지 그림부터 감상한다. 이 작품은 네덜란드 풍속화가 얀 스틴의 작품으로 동방박사가 아기 예수를 찾은 때를 기념하는 주현절의 풍경이라고 한다. 1661년 경의 작품이다. 네덜란드에서는 헤롯 이야기를 중심으로 한 희곡 공연이 활발했다고 한다.

『시학』은 아리스토텔레스가 당시 그리스인의 삶에 아주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 잡았던 '비극'을 집중적으로 탐구하여 시의 본질과 원리를 제시한 책이다. 여기서 말하는 '시'는 비극, 희극, 서사시, 서정시 등을 모두 포함하는 넓은 개념이다. (책 뒤표지 중에서)

아리스토텔레스는 기원전 384년에 그리스 마케도니아 지방의 스타게이로스에서 태어났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스승 플라톤과 함께 서양철학사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위인이다. 『시학』은 당시 많은 시인이 본능에 따라 쓰고 대중이 재미로 즐기던 비극과 서사시를 하나의 철학이자 학문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흥행하고 살아남는 이야기 및 서사에 담긴 "비극 → 정화 → 즐거움" 코드는 지금도 여전히 인기 있는 구성 방식이며, 감정의 정화를 통한 인격 성숙과 미덕 향상은 문학의 영원한 주제이기도 하다. (책날개 발췌)

이 책은 총 26장으로 구성된다. 모방으로서의 시와 모방 수단, 모방 대상, 모방 방식, 시의 기원과 발전, 희극과 서사시의 역사, 비극의 정의와 구성요소, 비극의 플롯과 그 길이, 플롯의 통일성, 플롯의 필연성과 개연성, 플롯의 종류, 플롯의 요소, 비극의 구성요소, 서사시, 서사시에 대한 비판과 그 해결책, 서사시보다 더 우월한 비극 등이 담겨 있다.

일단 우리는 '고전'을 지나치게 경외하며 부담스러워하는 경향이 있다. 사실 내 얘기다. 그래서 이번에는 '그 시절에 어떻게 이야기했는지 어디 한 번 보자' 하는 약간은 가벼운 마음으로 이 책을 읽어나갔다. 그랬더니 이미 우리가 알고 있고 익숙한 것들이 많이 보인다. 이미 우리는 소설이든 영화나 드라마든 이야기를 접하며 살아가고 있으니 말이다.

물론 당연히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에 의하면'이라는 수식어는 없었지만, 이미 널리 알려지고 그렇게 해왔던 것들의 출처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에서 다 나온 이야기였다는 것이다. 신기한 마음으로 이 책을 읽어나가며 플롯에 대해, 스토리텔링에 대해, 하나씩 건져내는 시간을 갖는다.




이 책의 뒷부분에는 역자 박문재의 해제가 수록되어 있다. 해제를 제외하고 보면,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자체는 116페이지에서 끝나니, 전체적으로 100페이지 남짓한 분량으로 생각보다 짧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 번쯤 도전해보아도 좋을 것이다. 특히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기를 권한다. 막혔던 무언가가 풀리는 계기가 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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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 절대공식 9 - 주린이도 따라하면 반드시 수익이 나는
송영욱 지음 / 스몰빅인사이트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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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본 지 이제는 일 년도 넘은 시간이 흘렀다. 예전에는 돈을 벌었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만 들려왔는데, 이제는 잃었다는 이야기도 솔솔 들려온다. 특히 초기의 운으로 수익을 얻은 후에 이성을 잃고 달려들어 마이너스에 속앓이를 꽤 하고 있다는 누군가의 이야기도 들었다. 주린이일수록 원칙을 세워두고 길게 보고 이성적으로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다.

이 책은 '주린이도 따라하면 반드시 수익이 나는'이라는 수식어가 붙어있는데, 사실 그것보다는 '고수들만이 알고 있는 종목 선정과 매매 타이밍의 원칙!'이라는 설명에 더욱 관심이 갔다. 특별부록 '10년 성장이 기대되는 <유망 투자 섹터 6선>과 <유망 투자 종목 5선>도 솔직히 궁금하기는 했다. 장기투자를 생각하고 있으니 참고하기에 좋을 듯했다.

이 책이 알려주는 주식투자 방법은 복잡하지도 않고 어렵지도 않다. 저자가 20년 이상 주식투자를 하면서 배우고 경험했던 것들 가운데 정말 중요하고 핵심적인 것들만 엄선하여 9가지 공식으로 정리했기 때문이다. 종목을 고르고 매매 타이밍을 잡는 기법에 관해서는 이미 수십 가지 기준들이 있지만, 오히려 너무 많은 기준을 제시하는 것은 주식투자에 혼란을 초래할 뿐이다. 누구라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단순하고도 분명한 기준과 원칙을 머릿속에 담아두고 흔들리지 않는 태도로 투자에 임하는 것이 수익을 달성하는 가장 빠른 길이다. 이 책의 9가지 공식이 그 길로 안내할 것이다. (책 뒤표지 중에서)

특히 요즘은 동학개미운동 이후로 주린이들이 주식투자에 참여하고 있고, 나도 언젠가는 참여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추세를 살피고 있으니 이 책이 도움을 주리라 생각되었다. 이번에 『주식투자 절대공식9』를 읽으며 주식투자의 기본 공식을 배워보는 시간을 갖는다.





 

이 책의 저자는 송영욱. 웰니스금융연구소장이다. 외환은행, 교보생명, 교보증권, 흥국증권에서 20년을 근무한 전천후 금융맨이며, 해커스금융에서 증권 및 펀드를 비롯한 투자교육 전문가로 활동 중이다. 여러 금융회사에서 근무했던 그는 주식, 펀드뿐 아니라 예금, 보험, 신종 상품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투자자의 상황에 맞게 배분하여 One-stop 서비스하는 자산관리 전문가이기도 하다. 특히 투자 경험과 지식이 적은 직장인을 대상으로 '샐러리맨 부자 만들기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직장인에 대한 맞춤형 강의를 제공하고 건전한 투자 문화 정착을 위해 앞장서고 있다. (책날개 발췌)

이 책의 프롤로그 제목이 확 와닿는다. '사람을 믿지 말고, 자신의 기준을 믿어라!' 이 제목을 보고 나서 더욱더 나만의 기준을 잘 세워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주식투자를 할 때 수익이 많이 나든 손실이 나든, 나만의 기준이 있어야 길게 버티는 것이니 말이다. 사실 여전히 망설이고 있는 것은 상투 잡을까 하는 걱정보다는 나만의 기준이 없어서 줏대 없이 흔들릴까 걱정되어서이다. 이 책에서는 말한다. '행동하시라! 이 책이 주식투자를 망설이는 사람들에게는 행동하는 계기가 되고, 아직 주식투자로 재미를 보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성찰과 재장전의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5쪽)'라고 말이다.

이 책의 차례에는 제목에 있는 아홉 가지 공식이 담겨 있다. 먼저 그것부터 집중해서 읽어보기를 바란다. 이 책의 특징은 '차례'에서부터 큰 틀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해 준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첫 번째 공식 '대박이 아니라 수익을 내라'를 보면, 주식투자를 하는 가장 분명한 이유는 수익을 내는 것인데 정확하게 얼마의 돈을 벌고 싶은지 생각해 보았는가? 질문을 던진다. 막연하게 돈을 벌고 싶다는 것과 정확히 얼마의 돈을 벌고 싶다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라는 것이다. 두 번째 공식은 투자 기간에 대한 이야기인데, 막연하게 단기, 중기, 장기라고 생각하지 말고, 3개월이면 3개월, 1년이면 1년, 3년이면 3년, 확실하게 정하라고 조언한다. 특히 세 번째 공식 '손절매 기준을 정하고 반드시 지켜라'는 누구나 알지만 대부분의 투자자가 실천하지 못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공감하며 읽어나간다. 절대로 대충 정하지 말라고 하니 조언을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이런 식으로 차례만 보아도 새겨들어야 할 기본 공식이 잘 나열되어 있다. 특히 각각의 공식과 해당 페이지 밑에 박스 안에 한 문단 정도의 조언이 이 책을 본격적으로 읽기도 전에 큰 도움이 되며 신뢰도를 높여준다. 특히 요즘은 전문가라고 나서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들의 말에 마구 흔들리곤 하는데, 그것보다 믿어야 할 것이 나 자신의 기준이라는 것을 인식하며 이 책을 읽어나간다.




 


되도록 쉽게 설명하려고 애쓴 흔적이 곳곳에 보인다. 주린이도, 주식에 관심을 갖고 투자하고 싶지만 막막한 사람들에게도 필요한 입문서 격인 책이다. 예를 들어, ETF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고? 이 책에서는 'ETF는 해물파전'이라고 설명해 준다. 메뉴판에 파전 1만 원, 부추전 1만 원, 오징어새우전 2만 원, 굴전 3만 원, 이렇게 있으면 고르기 쉽지 않지만, 해물파전은 야채와 해물을 모두 넣었지만 가격은 1만 5,000원이라고 한다면, 모든 전을 다 시켜 6만 원을 부담하는 것보다는 1만 5,000원짜리 해물파전을 시켜서 다양한 맛을 보는 게 낫지 않겠냐며, 주식시장에도 해물파전과 같은 상품이 있으니 그게 바로 ETF라는 것이다. 눈에 쏙쏙 들어오는 설명이다.

사람을 믿지 말고, 자신의 기준을 믿어야 한다. 이 책을 통해 당신만의 투자기준과 매매기준을 세워 실천하길 바란다. 그리하여 꼭 성투하시길! (11쪽)

이 책을 처음 읽을 때나 마지막을 덮을 때나 꼭 기억해야 할 것은 이것이다. 나만의 기준을 세워야 한다는 것, 나만의 투자기준과 매매기준을 세워 실천하지 않는다면, 이리저리 흔들리다가 뼈저린 후회를 하기 십상일 것이다. 주식투자에 있어서 꼭 필요한 기준을 세울 수 있도록 큰 틀에서 안내해 주는 책이니, 이 책을 읽고 자신만의 기준을 세워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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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에게 갔었어
신경숙 지음 / 창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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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부탁해 이후 아버지에게 갔었어, 어떤 이유로든 읽어보게 되는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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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에게 갔었어
신경숙 지음 / 창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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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숙 장편소설 『아버지에게 갔었어』가 출간되었다. 『엄마를 부탁해』이후 이번에는 '아버지'를 이야기하는 소설이니 한번 읽어보고 싶었다. 『엄마를 부탁해』는 소설을 즐겨읽지 않던 내가 소설 작품에도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던 무렵이기도 했고, 내가 블로그에 서평 남기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던 초창기의 작품이어서 기억하고 있다. '엄마'를 이야기하던 그 소설가가 이번에는 '아버지'에 대한 소설을 쓴다고 하니 궁금한 생각이 들어서 이 책 『아버지에게 갔었어』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신경숙. 전북 정읍에서 태어나 서울 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1985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에 중편 「겨울 우화」가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한 이래 소설집 『겨울 우화』 『풍금이 있던 자리』 『오래전 집을 떠날 때』 『딸기밭』 『종소리』 『모르는 여인들』, 장편소설 『깊은 슬픔』 『외딴방』 『기차는 7시에 떠나네』 『바이올렛』 『리진』 『엄마를 부탁해』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짧은 소설집 『J이야기』 『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등을 펴냈다. 『엄마를 부탁해』가 미국을 비롯해 41개국에 번역 출판된 것을 시작으로 다수의 작품들이 영미권을 중심으로 유럽과 아시아 등에 출판되었다. (책날개 발췌)

-언젠가 내가 아버지에게 당신에 대한 글을 쓰겠다고 하자 아버지는 내가 무엇을 했다고? 했다. 아버지가 한 일이 얼마나 많은데요, 내가 응수하자 아버지는 한숨을 쉬듯 내뱉었다. 나는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 살아냈을 뿐이다,고. (책 속에서)

소설가가 자신의 경험과 동떨어져서 작품을 창작해내지는 못할 것이다. 작가가 자라온 공간과 시간은 작품 속에 녹아들어 든든한 배경이 되었을 것이다. 예전에 누군가가 자신이 살던 동네가 신경숙 소설가의 작품에 그대로 나와서 눈에 선하다는 이야기를 한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이 소설 속에 등장하는 J시가 바로 그곳, 하지만 소설 속 배경으로 창조된 그 공간이리라. 문득 그 생각을 떠올리며 이 책을 읽어나갔다.

엄마가 병원에 입원하기 위해 여동생을 따라나서자 J시의 오래된 집에는 아버지 홀로 남게 되었다. (10쪽)

소설은 이렇게 시작한다. 하지만 내 눈길을 끈 것은 두 번째 문단의 그 느낌이다.

엄마와 함께 집을 떠나올 때 아버지가 대문 앞에서 울었다는 말을 여동생에게서 듣지 않았다면 엄마가 없는 동안 내가 J시에 가 있어야겠다는 생각까지는 못했을 것이다. 오년이 넘도록 나는 J시에 가지 않고 있었다. 그사이에 엄마와 아버지는 점점 더 늙어갔다. (10쪽)

왜 오년이 넘도록 J시에 가지 않았는지 그 이유를 알게 되면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질 것이다. 그렇게 금세 이들의 사연에 익숙한 듯 읽어나간다. 다들 비슷한 듯 다르고, 다른 듯하지만 딱히 다를 것도 없는 가족의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 아닌가.



이 책을 읽으며 예전에 『엄마를 부탁해』를 읽을 때의 마음을 떠올린다.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에 책장에 꽂아두고는 바쁘다는 핑계로 미루고, 다른 책을 먼저 읽어보겠다고 미루고, 여차여차하여 몇 개월의 시간이 그냥 흘러버린 적이 있다. 가족이 그런 존재인지도 모른다. 한때 같은 공간에서 함께 지내왔어도, 그래서 늘 당연하다는 듯 가깝다고 생각되어도, 그래서 오히려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마찬가지로, 이번에는 '아버지'다. 그래도 이번에는 궁금한 마음에 너무 뒤로 미루지 않고 읽어나갔다. 아버지를 비롯하여 가족, 옛 기억, 사람 살이 등등 영역을 넓혀가며 생각에 잠긴다. 이 소설을 읽다 보면 그렇게 된다. 그림을 그리듯 생생하게 펼쳐내어 그려주는데 그 속에서 삶을 견뎌낸 힘을 본다. 생명력이 느껴지는, 잘 견뎌내고 살아낸 그 마음을 바라보며 뭉클해지는 것은 그 시절 그분들의 마음을 엿볼 수 있어서일 것이다.

그 눈 내리는 겨울밤, 늦게 귀가한 아버지가 엄마가 내놓은 구운김에 밥을 싸서 빙 둘러앉은 우리들의 입에 차례로 넣어주던 순간을 나는 여러번 글로 썼다. 그때그때마다 비유가 달랐겠지만 우리는 무슨 참나무 숲의 딱따구리 새끼들처럼 아버지가 싸준 김밥을 쏙쏙 받아먹었다고. 그때는 입안에 남아 있는 고소한 김의 여운을 느끼며 다시 내 차례가 돌아오길 기다릴 뿐이었으나 언젠가 인터뷰에서 행복하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문득 그 겨울밤이 떠올랐고 아버지가 김에 싸준 밥을 받아먹었을 때 참 행복했다고, 대답했다. 큰오빠가 그 글이 실린 지면을 패널로 만들어 내게도 보내주고 여기에도 가져와 작은방 책장 앞에 세워두었다. 아버지가 읽고는 그때 행복했냐?고 물었다.

-예, 아버지.

아버지는 헛헛하게 웃었다. 내가 행복했다는 그때를 두고 아버지는 무서웠다고 했다. 젊은 날에 당신의 새끼들인 우리가 음식을 먹는 걸 보면 무서웠다고.

-무서우셨어요? 뭐가요?

내가 의아해서 묻자 아버지는 얼굴에서 웃음을 지우고 막막한 표정을 지었다.

-그것이 설명이 되냐?

아버지가 말을 거두려 하자 엄마가 옆에서 거들었다.

-너그들이 먹성이 얼매나 좋으냐. 양석 걱정 없이 살게 된 지가 얼마나 되간? 오늘 저녁밥 먹음서 내일 끼니 걱정을 하며 살었는디. 밥 지을라고 광으로 쌀 푸러 갈 때 쌀독 바닥이 보이는 때도 있었는디. 그 가슴 철렁함을 누가 알겄냐. 쌀독은 점점 바닥을 보이는디 먹성 좋은 자식 여섯이 마구 달려들어봐라, 안 무서운가……

아버지가 삼킨 말을 대신하는 동안 무거워진 생각을 털어내듯 엄마는 곧 생기를 되찾곤 했다.

-무섭기만 했시믄 어찌 매일을 살겄냐. 무섭기도 하고 살어갈 힘이 되기도 허고 …

(196쪽)

가족이라는 것이 그런가 보다. 부모의 마음이 그런 건 가보다. 이 소설을 읽으며 '무섭기도 하고 살아갈 힘이 되기도 하고…'라는 말에 담긴 갖가지 의미를 하나씩 건져서 꺼내보는 시간을 갖는다.

이 소설에서는 우리가 잘 모르는 시골살이를 눈앞에 상세하게 펼쳐내고 있다. 그래서 읽다 보면 이미 다 알고 있고 경험한 이야기인 듯, 즉 남 이야기가 아닌 것처럼 생생한 느낌이 들어서 나 또한 동참하는 마음으로 읽어나간다. 영화 속 장면처럼 선명하게 보여주며, 가족들의 심정까지 상세하게 그려냈다. 부모의 자식에 대한 교육, 치열한 삶이 너무도 상세하게 기록처럼 담겨있는 소설이다. 한동안 이 소설의 여운이 남아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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