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는 브루스 후드. 현재 브리스톨대학교 실험심리학과 교수 겸 동 대학 인지발달연구소장으로 재직 중이다. 지난 200만 년 동안의 인류의 뇌 진화 과정을 연구한 《뇌는 작아지고 싶어한다》 출간 후에는 동 주제로 영국 왕립예술협회, 왕립학회, 첼튼엄과학축체 등에서 강연을 했다.
이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된다. 프롤로그 '왜 인간의 뇌는 줄어들었는가'를 시작으로, 1장 ''사회'라는 환경을 탐색하다', 2장 '뇌는 어떻게 결정을 내리나', 3장 '유전인가 환경인가', 4장 '내 생각과 행동의 주인은 누구인가', 5장 '우리는 원래 약하게 태어났나', 6장 '갈망에 관하여'로 이어지며, 에필로그 '우리의 미래를 상상하다'로 마무리된다.
이 책에 의하면 인간의 뇌가 작아진 이유를 정확히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아직 없다고 한다. 하지만 거기에서부터 다양한 가설을 생각해 볼 수 있으니 그것들을 짚어보는 것도 흥미롭다. 그중에, 저자의 설명에 의하면 '터무니없이 들릴지 모르는 가설'이 있다고 소개한다. 바로 '인간이 길들여졌기 때문'이라는 가설이다. 인간이 동식물을 개량하고 길들인 것과 마찬가지로, 인간은 보다 넓은 협력 관계 속에서 모여 살기 위해 자신도 이런 식으로 길들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단, 인간의 경우는 '자기 가축화'라고 볼 수 있는데, 신이 개입했다고 믿지 않는 한 우리보다 우월한 존재가 마음에 드는 사람만 골라서 번식시킨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10쪽)'라는 것이다. '인간이 스스로 길들여왔다?' 이 점에 대해 어떻게 설명해 줄지 궁금해서 더욱 관심을 갖고 구체적으로 읽어나간다.
뇌에 관한 갖가지 가설을 이야기해 주니 흥미롭게 읽어나갈 수 있다. 역사로 생각해 보자면 정사보다 야사가 더 쫄깃쫄깃하게 파고드는 무언가가 있지 않던가. 그런 느낌으로 이 책을 읽어나간다. 지금껏 못 들어본 이야기를 막 꺼내들어 펼쳐 보여주는 느낌이 들어서 더욱 집중하며 읽어나갈 수 있다. 게다가 저자는 이번이 세 번째로 출판하는 대중 과학 도서라고 말한다. 여전히 쓰기 쉽지 않았다는 것은 전공자가 아닌 일반 대중을 위한 언어로 쉽게 풀어나가야 하는 것이니 그 노고가 짐작된다.
옮긴이 조은영의 이력을 보니 어려운 과학책은 쉽게, 쉬운 과학책은 재미있게 옮기려는 과학 도서 전문 번역가라고 한다. 이 책은 번역의 힘도 한몫 더해져 일반인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뇌과학 책으로 탄생했다는 생각이 든다.
'자기 가축화'라고 하면 조금은 반발심이 생길 수 있겠다. 하지만 '사회적 길들이기'라고 표현하면 어느 정도 수긍이 될 것이다. 이 책은 인간의 길들여진 삶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 살펴볼 수 있는 책인데, 단순 이론서 느낌이 아니라 풍성하고 생생한 느낌으로 다가와서 몰입도가 뛰어나다. 뇌과학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에게도 접근성이 뛰어난 책이니 읽어보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