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는 김범준. 성균관대학교 물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통계물리학을 전공했고,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현상에 대한 궁금증에서 출발해 현실의 빅데이터를 모으고, 이를 복잡계 과학의 다양한 방법을 적용해 설명하고 이해하는 연구를 한다. 2006년 한국물리학회에서 수여하는 용봉상을 수상했고 '변화를 꿈꾸는 과학기술인 네트워크(ESC)'의 대표, 한국물리학회 대중화위원회와 통계물리분과의 위원장으로 활동 중이며 과학의 대중화를 넘어 대중의 과학화를 꿈꾼다. 과학은 현대를 살아가는 모든 시민의 핵심 교양의 하나라고 믿으며 과학을 널리 알리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책날개 발췌)
빅뱅으로 탄생한 티끌이 모여 티끌같이 사소한 인간이 되었다. 이제 인간은 과학의 도움으로 스스로를 이해하는 여정을 이어가고 있다. 앞이 안개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아 막막하지만, 그래도 아름다운 여정이다. 나의 이해에 이른 138억 년이라는 긴 여정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진다. 이 멋진 여정에 모두가 함께하기를 바란다. 더 이해할수록 더 아름다운, 지루할 틈 없는 아름다운 길이다. (13쪽)
이 책은 총 7강으로 구성된다. 1강 '나: '나'를 발견하는 물리학의 아름다움', 2강 '우주: 나를 알기 위해 우주를 보다', 3강 '관계: 당신과 나 사이의 과학적 연결고리', 4강 '모습: 나의 모양은 어떻게 결정되는가', 5강 '만남: 거대한 세상 속 우리라는 기적', 6강 '미래: 예측할 수 없기에 삶은 흥미롭다', 7강 '선택: 달려오는 미래,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로 나뉜다.
우리은하의 중심을 태양이라고 생각하고 우리은하의 중심을 공전하는 태양을 지구라고 생각해, 태양이 우리은하의 중심을 한 바퀴 도는 2억 3,000만 년을 우리은하의 1년으로 비유해보자. 우리은하의 별들은 우주가 탄생한 이후 우리은하의 중심을 생각만큼 많이 공전하지는 못했다. 우리은하가 한 번 회전하는 시간을 한 살로 생각하면 우리은하의 나이는 55세 정도다. 지구의 1년에 비유하면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의 내 나이와 비슷하다. 또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점을 다음 해로 넘어가는 순간인 12월 31일 24시라고 하면, 단군이 고조선을 건국한 것은 12월 31일 밤 11시 50분쯤이다. 우리 각자는 우리은하의 1년 중 10초쯤 살다가 소멸하는 존재다. (30쪽)
어마어마한 숫자가 잘 와닿지 않을 때에는 이런 비유가 이해하기 빠르다. 지구의 1년을 기준으로 하면 우주는 138억 살이라니, 나이도 많고 크기도 엄청나다. 관측 가능한 우주의 반지름은 약 465억 광년이며, 우주가 태어난 이후, 우주의 시공간도 함께 커져왔다니 상상조차 하기 힘들다. 특히 '우리 각자는 우리은하의 1년 중 10초쯤 살다가 소멸하는 존재'라고 하니 아웅다웅 다투지 말고 즐겁게 살자.
많은 원자가 모여 사람의 몸을 이루고, 원자로 이루어진 사람의 몸은 물리학의 상호작용인 전자기력과 중력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다. 내부가 텅텅 빈 수많은 원자가 모여 이루어진 인간은 중력의 영향을 이기고 직립보행을 하는 과정에서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 만약 내 몸을 이루는 구성 성분과 몸의 밀도를 똑같이 유지하면서 내 키가 지구의 반지름인 6.400km라면 나는 절대로 이런 모습일 수 없다. 키의 세제곱에 비례해 늘어난 질량으로 엄청난 중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앞에서 설명했듯이 내 모습은 지구처럼 완전히 동그란 구의 모습일 수밖에 없다. 내 몸에 두 팔과 두 다리가 있고 머리가 있는 지금의 모습은 내가 지구처럼 크지 않기 때문이다. 내 몸의 모습도 결국은 물리학의 원칙에 위배될 수 없다. (195쪽)
'물리학'하면 어렵다고만 생각하는 문과생들에게도 이 정도 이야기는 쉽게 다가올 것이다. '나는 물리학과 관련 없어'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도 '모든 세상은 물리다! 나, 너, 우리의 관계까지도!'라는 말에 어느새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이렇게 흥미로운 과학 강의라니! 일단 펼쳐들어 읽어나가다 보면 그 이야기가 궁금해져 저절로 집중하게 될 것이다.
내 인생에 '물리학'이 필요한 순간들
○ 밤하늘의 별을 볼 때면 궁금해진다. "우주 속 나는 어떤 존재일까?"
○ 나를 둘러싼 세계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궁금하다면
○ 한 치 앞날까지 불확실한 삶에 해답이 필요할 때 (책 뒤표지 중에서)
서울대 강의뿐만 아니라 인생명강 시리즈를 통해 대한민국 대표 교수진으로 폭을 넓히는 시도에 박수를 보낸다. 앞으로도 이 시리즈의 책은 계속 출간될 예정이니 또 어떤 강의를 만나게 될지 기대된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그동안의 고정관념을 깨고 새로운 지식을 채울 수 있어서 평생 필요한 일이다. 이 책은 평생교육을 실천하도록 도움을 주는 시리즈라는 생각이 들어서 계속 강의를 듣는 마음으로 읽어나가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