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여서 다행이야 - 엄마와 나, 둘이 사는 집에 고양이가 찾아왔습니다
모리시타 노리코 지음, 박귀영 옮김 / 티라미수 더북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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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은 고양이는 '질색'이라던 모녀의 고양이 동거 에세이다. 여기까지 설명을 보았을 때에는 그냥 별 느낌이 없었지만, 책 뒤표지에 있는 설명을 읽고 나서 나는 갑자기 말이 많아졌다.

우연히 우리 집 화단에서 출산한 길고양이였다. 성가시게 됐다며, 빨리 다른 데로 가버렸으면 좋겠다고 빌기까지 했다. 그랬는데 그 길고양이가 지금 내 귀가를 기다리고 있고, 나는 그 고양이를 빨리 만나고 싶어 달리고 있다. 현관문을 열자 벌써 미미가 복도를 곧장 달려 나와 있다. (……) 큰 대 자로 누워 옆으로 보니, 내 옆에서 미미와 다로도 함께 드러누워 있다. 그런 우리를 보고, 엄마가 소파에 앉아 싱글싱글 웃고 있었다. 아빠와 살았을 때 엄마가 짓던 포근한 미소다……. 느닷없이 서글프고, 안타깝고, 울고 싶어졌다.

행복하다…… (책 뒤표지 중에서)

고양이는 그런 존재일까? 나에게도 길고양이의 기억이 있다. 나는 동물과는 별로 친하지 않은 사람인데, 그동안에도 내가 나타나도 무시하고 지나치던 길고양이가 자꾸 나를 불렀다. 내가 그냥 다른 데로 갈라치면 다시 야옹야옹 하면서 나를 기어이 그곳까지 끌고 갔다. 거기에는 아기 고양이 세 마리가 있었다. 아기 고양이 세 마리를 어떻게든 먹여살리고자 하는 어미 고양이의 본능이었나 보다. 나는 물과 음식도 가져다주고 포근하게 자리도 마련해 주면서 이들이 커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앗, 지금 내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이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도 시작부터 내 얘기가 많아졌다. 이 책은 그런 책이다. 뒷부분에 '옮긴이의 말'을 보아도 옮긴이 자신의 이야기가 나온다. 키우고 있는 고양이 이야기 말이다. 아마 이 책을 보면 '맞아, 나도 그런 적 있어'라며 자신의 이야기를 떠들고 싶어지는 순간이 올 것이다. 그런 순간이 고양이를 키우든 아니든, 아니면 길고양이와의 인연이 있거나 혹은 주변에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등 이 책을 읽으면 떠오르는 이야기가 많은 책이다.

반려동물이 삶에 들어오면 인생이 달라지는 경험을 한다고들 한다. 특히 고양이의 경우는 이렇게 길고양이에게 고양이 집사로 간택당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니 이들의 이야기가 더욱 궁금했다. 어떤 이야기를 펼칠지 《함께여서 다행이야》를 읽어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이 책의 저자는 모리시타 노리코. 20여 년 동안 꾸준한 사랑을 받은 스테디셀러 《매일매일 좋은 날》은 다도를 하며 느낀 점을 그려낸 책으로 2018년 영화 <일일시호일>로 개봉됐으며, 그 후의 이야기인 《계절에 따라 산다》도 특유의 담담하고 서정적인 정서로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스무 살 때 시작한 다도만큼이나 뒤늦게 만난 고양이 또한 작가에게 깊은 위안과 행복을 선사한다. (책날개 발췌)

이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된다. 들어가며 '가족의 추억 나무'를 시작으로, 1장 '절벽 끝 새끼고양이들', 2장 '고양이를 돌보는 사람들', 3장 '가을의 이별', 4장 '새로운 가족', 5장 작은 창밖', 6장 '함께 있는 것만으로'로 이어지며, 그 후 이야기 '행복은 지금 여기에'와 옮긴이의 글 '고양이가 함께 있어주지 않았더라면'으로 마무리된다.



이들 모녀는 고양이가 아니라 '개파'였다. 그래서 처음에는 당황하며 어떻게든 다른 곳으로 보내고 싶어 했다. 그렇다고 보건소에 연락해서 해결하거나 자연사하게 놔두는 일은 할 수 없었다. 하루하루 지나며 고양이를 싫어했던 마음이 점점 고양이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도록 변화하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렇게 마음을 변화시키는 존재가 고양이다.

어미는 새끼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얼룩이, 호랑이, 까망이, 줄무늬, 여러 모양이 엄마 고양이 배에 매달려 애벌레처럼 꿈틀거렸다.

"새끼 고양이 한 마리마다 천사 여섯 명이 따라다닌대."

"정말? 그럼 여기에는 지금 천사 서른 명이 북적대고 있구나." (54쪽)



볕에 말린 이불에 감싸인 듯 폭신폭신한 기분이 들었다. 명치 부근이 따끈따끈하고,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근 것처럼 훈훈하다. 잘 자고 일어나 한껏 기지개를 켠 것처럼 마음도 몸도 상쾌하다. 피로도 어딘가로 사라졌다. 고민도 초조함도 모두 자취를 감췄다.

아무것도 필요 없다. 이대로 좋다…….

눈시울이 왈칵 뜨거워졌다. (56쪽)



고양이를 원래 좋아하고 관심 있었던 사람이 아니라, 오히려 고양이를 싫어하고 되도록 키우지 않고 싶어 하던 저자여서 마음을 돌리고 키워나가며 하나씩 배워가는 이야기가 더욱 와닿았다. 주변 사람들 중 고양이에 관심이 많고 잘 아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으니 도움을 요청하면 배워나갈 수 있다는 사실도 글을 통해 알게 된다. 몰라서 못 키우는 게 아니라, 하나씩 알아가며 키우는 것도 의미 있다는 생각이 든다. 초보 고양이 집사의 우왕좌왕 이야기가 흥미로워 푹 빠져들어 읽게 되었다.



내가 고양이 책을 쓰다니, 인생을 살다 보면 예기치 못한 일이 생깁니다. 그러니 이것은 고양이 책입니다만, 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 동물을 키운 적 없는 사람도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253쪽)

삶에 고양이가 들어왔다. 느닷없이,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다. 하지만 우리네 인생이 언제 예상대로 흘러갔던가. 특히 저자는 고양이를 별로 안 좋아하던 사람이어서 더욱 이야기가 맛깔스럽게 다가왔다. 고양이를 대하는 마음이 진심 변화하였으니 말이다.

이쯤에서 우리 집에 왔던 그때 그 고양이들을 떠올려야겠다. 아기 고양이 세 마리와 엄마 고양이 한 마리는 매일 챙겨준 사료와 물을 먹으며 몸을 풀고 나날이 무럭무럭 자랐는데, 어느 날 홀연히 사라져버렸다. 그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어쩌면 저자처럼 그 고양이들이 순순히 나를 따라 방안에 자리 잡았다면 어땠을까? 문득 저자가 하나씩 배워가며 고양이들을 키우고 입양도 보내며 고양이와 함께 한 일상 이야기를 돌아본다. 이 책을 읽으며 고양이들과 함께 한 시간과 표정을 생각해 보며 마음 푸근해지는 시간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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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의 역사 - 지도로 그려진 최초의 발자취부터 인공지능까지
맬컴 스완스턴.알렉산더 스완스, 유나영 옮김 / 소소의책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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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대동여지도만 해도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전국방방곡곡을 몇 차례나 직접 돌아다니며 만들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좀 더 오래전, 좀 더 넓은 세계에 대한 것은 어땠을까?

지금까지 알려진 최초의 세계지도부터

역사적으로 중요한 주제도의 원본들과 항공사진까지,

65점의 지도를 완벽하게 되살렸다! (책 뒤표지 중에서)

이 책에서는 지도로 그려진 최초의 발자취부터 인공지능까지 지도의 역사를 훑어준다고 한다. 이거다. 이거는 꼭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해서 이 책 『지도의 역사』를 읽어보게 되었다.



지도 제작 전문가인 맬컴 스완스턴과 알렉산더 스완스턴 부자는 종교, 탐험, 이주, 제국, 무역, 그리고 전쟁 등 인류역사의 핵심 내러티브를 추적하는 지도를 만드는 데 평생을 바쳤다. 바빌론의 고대 점토판부터 해리 벡의 그 유명한 런던 지하철 노선도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우리 주변 환경을 탐구·항해해온 여정의 결정적 순간을 포착하고 있다.

(책날개 중에서)

이 책의 저자는 맬컴 & 알렉산더 스완스턴. 30여 년간 함께 고대 로마로부터 베트남에 이르는 광범위한 주제로 역사에 대한 글을 쓰고 지도를 만들어왔다. (책날개 발췌)

이 책의 목적은 내가 평생 직업으로 삼아온 기술을 독자에게 소개하는 것이다. 이 책의 앞부분은 역사상 최초로 세계를 설명하려 한 지도들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수천수만 점의 사례 중에서 엄선한 지도들이 이 이야기를 들려주는 데 부족함이 없기를 바랄 따름이다. 그다음에는 세계의 공백을 채우는 작업과 관련된 지도들로 넘어간다. 세상이 어떤 모양을 띠고 있는지 알고 난 후에는, 그 지구가 사람들로 채워지고 문명이 성장하고 그 모습이 바뀌어온 과정을 설명할 것이다. 그리고 끝으로 이 시대 지도 제작의 미래에 이 책을 바치며, 지도 제작 데이터와 주제 데이터의 끝없는 업데이트에 활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의 잠재력을 엿보려 한다. (11쪽, 서문 중에서)

이 책은 총 18장으로 구성된다. 1장 '지도에 그려진 인간의 발자취', 2장 '시에네의 우물에 태양이 비칠 때', 3장 '로마의 유산', 4장 '낙원으로 가는 길', 5장 '신세계를 발견하다. 6장 '우리가 먼저 왔다네', 7장 '최초의 세계 일주', 8장 '세상의 모든 곳을 탐사하라', 9장 '메르카토르의 해도', 10장 '남쪽의 땅', 11장 '노예무역', 12장 '과학적 측량', 13장 '제국의 문제', 14장 '경도와 위도', 15장 '영토 분쟁', 16장 '세계대전', 17장 '도시 지도의 서사', 18장 '더 '높은 곳'으로'로 나뉜다.

왜 나는 그동안 세계최초의 지도가 궁금하지 않았을까? 이제야 보게 된다. 사실 지도에 관심 있었던 적이 있긴 하다. 학창 시절 별의별 지도가 있길래 신기해하다가도 등고선이 어쩌고 축적이 어쩌고 하면서 문제를 풀어야 하는 상황이 오자 자연스레 거리가 멀어지고 말았다. 그렇게 오랜 기간을 흘러와 지금에 왔다. 하지만 별 관심이 없다가도 비로소 궁금해지면 더욱 궁금해지면서 흥미롭게 다가온다.

이 책에 보니 기원전 6세기의 바빌로니아 세계지도가 지금까지 알려진 최초의 세계지도라고 한다. 고대 바빌로니아인의 시점에서 그들이 알고 있던 세계를 보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이 책을 통해 온갖 지도를 보면서 시야를 넓혀본다. 저자가 지도 제작 전문가여서 더욱 값진 책이다. 이제야 출간될 수밖에 없는 책이며, 저자의 노고가 고스란히 담긴 그의 인생역작이다.




이 책의 원제는 '지도 그리는 법'이지만 지도 제작의 기술적 측면을 본격적으로 다루지는 않으며, '지도 제작의 역사'에 더 가까운데 그렇다고 본격적인 역사책은 아니다. 사실 지도의 역사에 대해서는 더 두껍고 상세하고 전문적인 책이 많이 나와 있다. 이 책은 '지도 제작자의 역사 산책'이라고 해야 가장 정확할 것이다. 지도 제작 외길로 55년을 걸어온 개인사가 곳곳에 녹아 있고, 지도 제작에 공헌한 역사적 인물을 소개하는 부분에서는 동업자 의식에서 우러나온 애정이 느껴진다. (286쪽, 옮긴이의 말 중에서)

옮긴이의 말을 옮겨보았다. 이 책이 어느 정도의 무게감으로 어떻게 다가올지 이 설명에서 가늠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너무 무겁거나 가볍지 않으면서도 지도 제작 외길 인생이 잘 우러나온 책이다.

옮긴이의 말처럼 이 책은 지도 제작자의 역사 산책이라는 설명에 부합한다. 특히 시험공부를 위해 대동여지도 김정호를 외웠던 것 말고는 지도 제작자에 대해 잘 모르면서 관심을 가지지도 않았기에 특히 이 책에 담긴 지도들이 나에게 신선하게 다가왔다. 지도가 주인공, 역사가 주인공 친구 정도라고 할까. 이 책을 읽으며 지도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그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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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나는 비건 - 소문난 레스토랑의 맛있는 비건 레시피 53
김홍미 지음 / 리스컴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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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해, 환경을 위해

오늘 비건 요리 어떠세요?

(『오늘, 나는 비건』 뒤표지 중에서)



사람마다 채식을 하는 이유도 다양하다. 취향에 따라, 소신에 따라, 그 무엇에 따르든 말이다. 그런데 채식은 별로 맛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면 큰 오산이다. 그렇다면 더더욱 이 책을 보아야겠다. 소문난 레스토랑의 맛있는 비건 레시피를 53가지나 담고 있으니 말이다. 비건 요리를 이렇게 멋있게 맛있게 즐길 수 있다니 신기하게 다가올 것이다.

비건을 지향하는 나 또한 이 책에 담긴 다양한 레시피들이 궁금했다. 일단 비건 레스토랑의 레시피도 궁금했고, 슬슬 넘겨보다가 '오, 이건 한번 해먹어 보고 싶네'라고 생각되는 레시피를 발견하면 그 또한 즐거움이지 않겠는가. 호기심 반, 도움을 받고자 하는 마음 반으로 이 책 『오늘, 나는 비건』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김홍미. 여성지 리빙센스 기자로 시작해 20여 년 동안 여성조선, 퀸 등을 거쳐 여행지 레스타임의 편집장으로 2년간 전국 각지를 여행하며 살았다. 현재는 프리랜서로 활동하며 퀸의 생활 기사와 육아, 요리, 인테리어 등의 단행본을 기획, 진행한다. (책날개 발췌)

비건 음식은 왠지 맛없을 것 같아서, 비건이 되는 길은 너무 어려울 것 같아서 망설이고 있나요? 하루 한 끼, 비건식으로 작은 발걸음을 내디뎌보면 어떨까요?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비건은 나와 지구를 위한 즐겁고 설레는 선택이 될 것입니다. (5쪽, 프롤로그 중에서)

이 책에서는 비건키친, 지금 여기가 맨 앞, 비건헤븐, 로컬릿, 브리암, 카페시바, 슬런치, 꿍탈레, 베지베어, 에티컬테이블, 비건비거닝 등 11곳의 비건 레스토랑과 그곳의 알짜 레시피를 공개한다. 이 책을 보면서 두 가지에서 놀랐다. '어머, 비건 레시피가 이렇게 다양하다니!'가 첫 번째 반응이었고, 두 번째로는 '이거 먹고 싶다'라는 생각이 드는 메뉴가 생각보다 많았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레스토랑 메뉴를, 그것도 상세히 레시피를 공개하는 것이 이들의 손해가 아닌가 생각했는데 그건 아니겠다. 직접 해먹기보다 가서 사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으니 말이다.

맛있는 비건 요리를 집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레스토랑의 비밀 레시피도 소개합니다. 레스토랑의 고유 레시피를 공개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닐 텐데, 셰프님들이 더 많은 사람들과 더 맛있는 비건식을 나누고 싶은 마음으로 기꺼이 알려주었어요. "비건이 아닌 사람이 먹어도 맛있는 비건식을 만들려고 노력했습니다." 비건 레스토랑의 셰프님들이 입을 모아 한 말이에요. 비건도 맛있게 먹을 권리와 방법이 있다는 것입니다. (5쪽)

바로 비건 레시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고, 먼저 배경지식부터 간단하게 짚어본다. 비건이란? 비건이 되는 이유, 다양한 채식의 단계, 비건 식생활 노하우, 비건 요리에서 자주 쓰는 재료, 대체식품, 비건 조리법, 비건 전문 사이트 등의 정보를 제공해 준다.

'나는 고기 안 먹어'라고 한다고 해서 비건은 아니라는 점을 짚어보자면, 채식의 단계는 매우 다양하다는 것이다. 식물의 생존을 방해하지 않는 열매, 잎, 곡식 등만 먹는 프루테리언, 동물성 음식을 먹지 않고 동물 착취로 얻은 제품도 소비하지 않는 비건, 채식을 하긴하기만 유제품까지는 허용하는 락토 베지테리언, 채식을 하긴 하지만 달걀까지는 허용하는 오보 베지테리언, 채식을 하긴 하지만 달걀과 유제품까지는 허용하는 락토 오보 베지테리언, 채식을 하긴 하지만 생선, 달걀, 유제품까지는 허용하는 페스코 베지테리언 등이 있다. 또한 붉은 고기를 먹지 않는 폴로 베지테리언, 채식을 지향하지만 때에 따라 고기를 먹는 플렉시테리언이 있다.

비건식은 고기, 생선, 달걀과 유제품을 모두 사용하지 않는 식단이니, 비건식을 하는 사람에게 외식은 정말 선택의 폭이 좁을 것이다. 그렇다고 집에서 만들어 먹자니 레시피가 한정되어 음식을 즐기기 힘들 것이니, 레시피를 다양화하거나 외식할 때 비건 식당을 찾아 한 끼 근사하게 먹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적절한 때에 이 책이 출간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는 비건 레스토랑에 대한 소개에 이어 비건 레시피를 상세히 알려주고 있다. 재료 준비부터 조리 방법까지 생각보다 괜찮다. 요리 잘 못하는 나도 '재료가 좀 낯설기는 해도 이 정도면 재료 준비해서 한번 만들어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는 그냥 취향 때문에 오보 베지테리언으로 살다가 가끔은 페스코 베지테리언으로 살고 있는 입장에서도 이 정도 다양한 레시피라면 충분히 동참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11곳의 레스토랑 비건 메뉴 중 네다섯 가지씩 소개해 준다. 비건 찹스테이크, 비건 BBQ버거, 비건 장조림 청양마요 덮밥, 비건 만두 스튜, 버섯 떡갈비, 콩불고기 주먹밥 등 고기를 좋아하는 사람도 충분히 비건으로 즐길 수 있는 메뉴도 있고, 비트 카르파초, 피스타치오 두부크림 브륄레, 비건 렌틸 볼로네제, 브레이즈드 레드 캐비지, 비건 똠얌, 쏨땀, 얌운센, 비건 네기토로돈, 비건 분팃느엉 등 이름만으로는 생소한 메뉴도 있다. 허브 꽃밭 샐러드, 버섯 들깨 덮밥, 된장 소스 가지 두부 밥 등 한식으로 만날 수 있는 메뉴도 있다. 취향껏 골라 먹을 수 있도록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다.




그래도 맛있는 한 끼를 직접 레스토랑에 가서 먹는다면 시간과 분위기 모두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레스토랑에 대한 소개도 함께해 주어서 여러모로 유용한 책이다.



오래전부터 비건으로 살아온 사람도 있겠지만, 이제 막 비건의 길로 들어가고자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이라면 이 책이 특히 더 도움이 되겠다. 비건 레시피도 이렇게 다양하고 맛있을 수 있다는 것을 한 권의 책을 통해 보여주고 있으니 말이다. 또한 평소 고기를 즐겨 먹던 사람도 이 책을 보면 '나도 되도록 비건 요리 먹고 싶어'라는 생각이 들게 될 것이다. 나를 위해, 환경을 위해 비건에 관심을 가져보면 어떨까? 이 책이 그 길을 안내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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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눈치 없는 언어들 - 알쏭달쏭하다가 기분이 묘해지고 급기야 이불킥을 날리게 되는 말
안현진 지음 / 월요일의꿈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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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달쏭하다가 기분이 묘해지고 급기야 이불킥을 날리게 되는 말'이라는 책 표지의 글을 읽으며 '맞아, 그럴 때가 있지'라는 생각을 해본다.

"왜 그 말만 들으면 잠이 안 오지?"

익숙한데, 때로는 다정한데도

마음이 아파 오는 그들의 무심함에 대하여 (책표지 중에서)

이 글을 읽고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아마 다른 독자들도 그럴 것이다. 제각각 다르겠지만 떠오르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뿅뿅뿅 나타나서 박박 긁는 그런 사람들 말이다.

그리고 이때까지만 해도 나 자신이 그랬던 부분에 대해서는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을 것이다. 아마 이 책을 읽으면 생각이 약간은 달라질 것이다. '아, 이 말이 이렇게 들릴 수도 있다고?', '이렇게 해석될 수도 있었다니 생각조차 못 했네.' 등등 마음속이 복잡해질 것이다. 어쩌면 진지하게 자신의 언어생활을 들여다보기에 좋을 듯하다. 어떤 언어들이 그런지 『참 눈치 없는 언어들』을 읽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이 책의 저자는 안현진. 현재 서울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조직 내 커뮤니케이션과 정신건강에 대해 연구하며 인사조직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 마인드풀니스를 재해석한 '마음을 단단하게 만드는 글쓰기 클래스'를 운영하며, 글쓰기와 인센스, 차 등을 결합한 저널링 툴킷 박스를 만들고 있다. (책날개 발췌)

이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된다. 1장 '생각할수록 참 눈치 없는 말', 2장 '알고 보면 참 눈치 없는 말', 3장 '힘 빠지게 만드는 참 눈치 없는 말', 4장 '눈치 없이 유행만 따르는 말', 5장 '눈치 없이 가치를 몰랐던 말'로 나뉜다.

이 책을 읽으며 생각이 많아진다. '나도 그랬다', '괜찮겠어?', '여유를 가져', '힘 빼', '원래 그렇다' 등등 나도 흔히 사용하던 말이 그 속을 들여다보면 정말로 '생각할수록 참 눈치 없는 말'이었던 것이다. 뜨끔하기도 하고,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네!'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런데 그런 것이 너무 예민하게 꼬투리를 잡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네'라는 반응을 이끌어내니 나름 흥미로웠다. 어쩌면 누군가는 쉽게 내뱉는 말이면서 '이런 것 가지고?'라는 반응을 보일 수도 있고, 누군가는 '이건 당연히 조심해야지'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런 데에서 저자는 자신만의 기준으로 조곤조곤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이러이러하니 이렇게 생각할 수 있겠구나.' 그렇게 하나씩 짚어본다.

글 시작 전 소제목에는 어떤 특정 단어를 소개한다. 그리고 거기에 대한 일화나 가치판단 등이 이어진다. 그 단어에 대해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읽어보기 전에는 잘 모른다. 이 말이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들려왔는지, 짚어주고 나서야 '그런 경우에는 불편할 수도 있었겠네'라고 생각한다. 그 속마음이 궁금해서 집중해서 읽어나간다. 그러면서 거기에 대해 내 생각을 더하고, 앞으로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어떤 부분을 조심할지 나름 판단해 보는 시간을 갖는다.




이 책에는 총 48가지 말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어떤 단어는 '그게 뭐?', 어떤 단어는 '그렇지'라는 생각을 하면서 읽어나가게 된다.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기에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은 각자 자신의 경험과 이야기를 떠올리게 될 것이다. 이 과정이 흥미로워서 새로운 글자가 나올 때마다 하나씩 집중해서 읽고 무언가를 떠올렸다.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실수하지 않자면 말을 안 하거나 그냥 그 자리에 안 가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겠다. 하지만 우리는 실수를 할 수도 있고 그로 인해 남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고 상처를 받을 수도 있다. 그런데 그걸 모르는 것이 직무유기인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예전 일을 하나씩 되돌려 떠올려보고 앞으로는 어떻게 할지 생각해 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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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면서 태어났지만 웃으면서 죽는 게 좋잖아 - 참 다른 우리의 남다른 죽음 이야기
정재희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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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보고 싶었다. 하지만 읽기를 주저했다. 죽음에 대한 이야기고, 암에 걸린 시아버지 간병 이야기이며, 보호자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았기 때문에 덜컥 겁이 나기도 했다. 울면서 태어났지만 웃으면서 죽는 게 좋잖아'라는 이 책의 제목도 심상치 않았다. '참 다른 우리의 남다른 죽음 이야기'라는 부제도 눈에 쏙 들어왔다. 우리는 죽음과 전혀 관계없는 것처럼 살다가도, 어느 순간 죽음이 우리 근처에서 맴돌다가 불쑥 찾아온다는 것을 느낀다. 죽음의 무게가 누군들 가볍지는 않을 것이다.

2019년 12월 30일~ 2020년 6월 6일

39년생 토끼띠 시아버지와 빠른 86년생 소띠 며느리가 함께 한 시간 (책 속에서)

우리는 누구나 언젠가는 죽는다. 그런데 그 말은 누군가는 보호자가 되어 그 과정을 지켜줘야 한다는 소리다. 그래서 자신이 아무리 아름다운 마무리, 웰다잉을 하고 싶다고 해도 병원 중환자실에서 생을 마감할 가능성이 크며, 매장될지 화장될지는 본인의 의지로 선택할 수 없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시아버지가 췌장암에 걸려 돌아가시기까지 며느리가 바라본 현실을 조곤조곤 이야기해 주고 있다. 드라마나 영화가 아니라 현실 속 우리네 모습인 듯해서 더욱 몰입해서 읽게 된 책 『울면서 태어났지만 웃으면서 죽는 게 좋잖아』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정재희. 이 책은 시한부 시아버지와 지낸 180일을 바탕으로 <브런치>에 써 내려간 글을 책으로 출간한 것이다. (책날개 발췌)

세대나 환경의 차이는 둘째치고 어쨌거나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었다. 시아버지가 췌장암 진단을 받은 2020년 1월, 나는 본격적으로 시작될 '보호자'라는 깜깜한 터널 입구에 서 있었고 세상은 얼마나 오래갈지 그땐 미처 알지 못한 코로나 바이러스로 시끄러워지는 참이었다. 1월에 걸맞게 모든 것이 시작되고 있었다. (42쪽)

이 책은 총 15장으로 구성된다. 1장 '천국과 지옥의 회색지대', 2장 '열 손가락의 상대성 이론', 3장 '보호자답지 않다', 4장 '항암 치료를 받지 않는다는 것의 의미', 5장 '섬망', 6장 '말해봐요, 나한테 왜 그랬어요?', 7장 '트라우마가 남긴 흔적', 8장 '한강의 주역 vs 현대판 시시포스', 9장 '스위트홈 말고 스위트룸', 10장 '마지막은 팬티', 11장 'Quantity or Quality-of-life', 12장 '드라마가 아닌 건 아는데요', 13장 '후회도 선택할 수 있나요?', 14장 '죽음 후에 남는 것들1', 15장 '죽음 후에 남는 것들 2'로 나뉜다.

삶과 죽음에 대해 고민할 여유도 없이 당장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온 게 죄라면 죄일까. 죽을 날이 가까워져서야 알게 된 죽음 앞에서 그걸 어른스럽게 받아들이기를 바라는 것은 어쩌면 잔인한 일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30쪽)

장담할 수는 없는 거다. 죽음을 의연히 받아들일 수 있는지는 죽음 앞에서, 맨정신이 아니라 죽을 만큼 아프고 섬망이나 통증으로 혼란스러울 때에 비로소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지극히 현실적인 부분에서 생각에 잠긴다.

그때 나는 남편에게 딱 이렇게만 말했다. "우리가 어떤 결정을 하든, 항암을 하든 하지 않든 마지막 순간에는 결국 후회하게 될 거라고. 결정에 대해서는 후회할지라도 모시고 있는 동안 우리가 한 일에 대해서는 후회하지 말자"라고. (184쪽)

정말 어떤 결정을 하든 후회하게 마련이다. 그렇게 다짐했지만 암이 생각보다 빨리 퍼져 처음부터 항암 치료받을 걸 하며 결국 후회했다는 이야기를 한다. 다짐과 현실은 괴리감이 크다.

이 책은 일단 집어 들면 독자를 잡아끄는 힘이 느껴진다. 그러면서 대화를 나누고 싶어진다. 나도 그런 적 있다고,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고,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겠지만 나중에는 아닐 수도 있다고 등등등 군데군데 멈춰 서서 말 걸고 싶은 생각이 든다. 삶은 무엇이고 죽음은 무엇일까. 그 사이에서 타인의 죽음을 지켜보는 입장에서 덤덤하게 들려주는 이야기들이 마음에 와닿아 화두처럼 맴도는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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