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멘토 모리 - 이병철 회장의 24가지 질문에 답하다 이어령 대화록 1
이어령 지음, 김태완 엮음 / 열림원 / 202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故 이병철 회장이 죽기 전에 질문한 24가지의 질문에 대한 이어령 선생의 답변과 코로나시대의 죽음의 역설까지 알차게 담아낸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메멘토 모리 - 이병철 회장의 24가지 질문에 답하다 이어령 대화록 1
이어령 지음, 김태완 엮음 / 열림원 / 202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저자 이름을 보고 읽어보기로 했다. 불과 얼마 전, 시대의 지성 이어령과 인터스텔라 김지수의 인터뷰를 담은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을 보았는데, 또다시 이어령의 신간이 나와서 반가운 생각에 읽어보았다. 아마 출판사 책소개를 읽고 나면 이 책을 더 읽어보고 싶어질 것이다.

삼성 고 이병철 회장은 죽음과 대면했을 때, 가톨릭 신부님에게 종교와 신과 죽음에 대한 스물네 가지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 2021년 지독한 병마와 싸우고 있는 한국의 대표 지성 이어령이 그 스물네 가지 질문에 대해 신부님과 다른 입장에서 답한다.

비유, 스토리텔링, 상상력, 추리력을 바탕으로 전개되는 멘토 이어령의 답은 지금 혼돈의 포스트 코로나를 살아가는 사람에게 분명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이 책은 앞으로 출간될, 총 20권에 이르는 방대한 시리즈 『이어령 대화록』의 제1권이다. (책소개 중에서)

이 책은 '시대의 지성, 이병철 회장의 24가지 질문에 답하다'라는 책이다. 어떤 내용을 들려줄지 기대하며 이 책 『메멘토 모리』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 이어령은 1934년 충남 아산에서 태어났다.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문학박사, 문학평론가, 이화여대 석좌교수, 동아시아 문화도시 조직위원회 명예위원장이며, 유네스코 세계문화예술교육대회 조직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여러 신문의 논설위원을 지냈으며, 월간 <문학사상>의 주간으로 편집을 이끌었다. 서울올림픽 개폐회식을 주관했으며 초대 문화부장관을 지냈다. 2021년 한국문학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문화예술 발전 유공자로 선정되어 금관문화훈장을 수훈했다. 이 책은 김태완이 엮었다. 김태완은 호흡이 긴 글을 쓰는 기자가 되었다. 시문학으로 등단했으며 박남수문학상을 수상했다. (책날개 발췌)

암과의 투병 중 어느 날 한 기자가 저를 찾아와 이병철 회장이 죽음에 대면했을 때 신부님들에게 종교와 신과 죽음에 대해서 스물네 가지 질문을 했다는 말을 저에게 전했습니다. 그에 대해서 신부님과 다른 입장에서, 오늘 똑같이 죽음에 당면해 병마와 싸우고 계신 이 선생님의 입장에서 답변해주실 수 있을는지요, 하고 물었어요. 그 말을 듣는 순간 기자에게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제 입술에는 엷은 미소가 스쳤습니다. (9쪽)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된다. 1장 '2021년 12월', 2장 '2019년 7월~10월', 3장 '2021년 5월: 코로나 팬데믹과 예수님의 얼굴', 4장 '스물네 개의 질문을 마치고'로 이어지며, 엮은이의 말로 마무리된다.

이 책은 기자와 이어령의 대화로 구성된다. 기자가 내용을 정리하고 엮은 것이다. 기자가 어떻게 그 만남을 이루고 대화를 나눴는지 들려주며, 대화형식으로 구성되어 현장감 있게 그 이야기를 함께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기자는 지난 4월부터 이 선생을 괴롭혔다. 1987년 10월 초 삼성 창업주 고(故) 이병철(1910~1987) 회장이 천주교 정의채 몬시뇰에게 전한 스물네 가지 신과 죽음에 관한 질문에 답해줄 것을 요청했다. 허락은 하였으나 건강상의 이유로 여러 차례 미뤄졌다. 인터뷰 날짜를 하루 앞두고 무산된 적도 있었다. 기자는 가끔 죽음을 앞둔 이 회장이 목말라했던 영혼의 갈증을 떠올려보았다. 이 선생이 언젠가는 조물주의 현현하심을 밀교의 형식이 아닌 약초의 언어로 우물을 파주리라 믿었다. 결국 지난 7월 10일 서울 평창동 그의 자택에서 만남이 이뤄졌다. 그는 암 투병 중이다. 그러나 쉬지 않고 새로운 문명의 키워드를 찾고 패러다임을 예언하기 위해 지금도 마르지 않는 창조의 우물을 파고 있다. (67쪽)



故 이병철 회장의 24가지 질문에 대한 답변에 더해, '이어령 선생이 말하는 코로나의 역설, 죽음의 역설'도 들려준다. 메멘토 모리를 떠올리면 코로나 팬데믹 또한 자연스레 따라오는 것이니, 거기에 대한 고찰까지 알차게 살펴본다.

코로나19로 인해 우리 안에 갇혀 있다고 여긴 사자와 호랑이, 즉 죽음이 길거리로 뛰어나온 거지. 죽음의 공포, 굶주린 맹수의 습격을 한두 사람이 아니라 온 마을, 온 도시, 온 인류가 깨닫기 시작한 거야.

생각해보세요. 으르렁대는 호랑이는 무섭기는 하나 우리 안에 갇혀 있다고 생각하고 살았는데 그놈이, 그 끔찍한 공포가 거리로 뛰쳐나온 겁니다. 두려움에 바들바들 떠는 사람이 타인이 아닌 코로나19를 겪는 우리 자신입니다. (190쪽)



선생은 이런 말도 했다.

"사람들이 자꾸 지옥이 있느냐 없느냐를 묻는데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이 지옥이지 무슨 지옥이 따로 있겠어요?"

지옥 같은 현실을 딛고 서 있는 '나'와 '우리'의 생이 바로 기적이라는 말이었다. (217쪽)

이 말이 인상적이고 자꾸 맴돌아서 기록에 남긴다.

이 책은 이야기보따리를 펼쳐 보이는 듯해서 지루할 틈 없이 읽을 수 있었다. 옛날이야기도 섞어가며 흥미롭게 풀어나가고, 특히 종교 이야기도 무조건적이지 않고 눈높이에 맞게 인문학적으로 펼쳐나가니 오히려 와닿는 부분이 많았다. 어쩌면 이어령 선생이기에 가능한 표현력이라는 생각이 든다.

일단 펼쳐들면 방대하고 넓고 깊은 지식의 세계에 초대받는 듯한 느낌이 든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어나갔다. 故 이병철 회장이 죽기 전에 질문한 24가지의 질문에 대한 이어령 선생의 답변과 코로나시대의 죽음의 역설까지 알차게 담아낸 책이다. 인식의 지평을 넓혀주는 책이니 이 책을 읽고 신과 인간과 코로나팬데믹에 관해 생각에 잠겨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용서하지 않을 권리
김태경 지음 / 웨일북 / 202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제목을 보고 뭉클, 마음속에 부글부글 무언가 뜨겁게 끓어오른다. '용서하지 않을 권리'라니! 그것부터가 강렬하게 마음에 와닿는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며 피해자에게 용서를 강권하는 사회에 살고 있는 지금, 잔혹한 사건 뒤 남겨진 피해자의 삶은 비참하다. 사람들은 사건 후 시간이 지나면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이제 기운 내야지." "잊고 새 삶을 살아." "웃다 보면 나아질 거야." 그럼에도 막상 그들이 기운 차린 모습을 보면 태도를 바꾼다. 그런 일을 당하고 어떻게 저럴 수 있냐며 비난을 서슴지 않는다. 결국 피해자는 모르는 사람 앞에서는 억지로 웃는 척하고, 아는 사람 앞에서는 슬퍼하는 나로 있기를 선택한다. 사건보다 피해자를 더 힘들게 하는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주변인임을, 사건이 일어난 후 남는 것은 가해자의 민낯이 아니라 무신경한 사회임을 깨닫게 된다. (책날개 중에서)

이 책은 '그것이 알고 싶다', '책 읽어주는 나의 서재' 화제의 인물 임상수사심리학자 김태경 교수의 첫 책 『용서하지 않을 권리』이다. 피해자를 바라보는 적정한 시선과 태도에 관하여 들려준다고 하니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김태경. 우석대 상담심리학과 교수, 서울동부스마일센터(강력범죄피해자전문심리지원기관) 센터장으로 재직 중이다. 범죄 피해자들이 후유증을 극복하고 일상을 회복하는 고된 과정을 돕기 위해 힘쓰고 있다. 또한 대법원 전문심리위원, 검찰청 과학수사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하면서 형사사법기관의 의뢰를 받아 가해자와 피해자의 심리분석이나 진술 신빙성 관련 자문을 제공하는 임상심리학자이자 피해자학자, 그리고 범죄심리학자다. (책날개 발췌)

이 책의 목적은 범죄피해자의 사건 후 경험에 대한 이웃들의 이해 폭을 넓히는 것, 나아가 피해 회복을 위해 이웃인 우리가 해야 할 지침을 제안하는 것에 있다. 이를 위해 그간 내가 목도해 온 범죄 사건의 특성, 범죄 피해자를 괴롭히는 오해와 편견, 피해자의 수사와 재판 과정에의 경험 그리고 범죄가 피해자와 이웃, 나아가 사회 전체에 남기는 상흔을 살펴보고 이를 토대로 피해자의 빠른 회복을 돕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이야기한다. 마지막으로 범죄 피해를 당한 아이가 보이는 특유함을 강조하기 위해 아이가 범죄 피해자가 되었을 때 어떤 특성을 보이는지, 나아가 그들의 보호 지원시에 그런 특징을 어떻게 고려해야 하는지 살펴본다. (7쪽)

이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된다. 1장 '범죄의 그늘에 가려 잊힌 사람들의 이야기', 2장 '타인의 아픔에 공감한다는 착각', 3장 '작은 배려와 존중의 큰 힘', 4장 '용서로 모든 것이 끝나지 않는다', 5장 '그래도 살 만한 세상이라는 믿음', 6장 '상처 품은 아이를 이해한다는 것'으로 나뉜다.



온갖 사건사고가 일어나는 세상이다. 저자는 임상심리학자이자 범죄심리학자이다. 처음부터 각종 살인사건을 들어가며 이야기를 펼치는데, 읽어나가며 마음이 아팠다.

누구나 살아가는 동안 예기치 않게 그리고 아무런 잘못도 없이 범죄의 피해자가 될 가능성은 항상 존재한다. 그러니 더욱더 조심하며 살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니 더욱 주변 사람을 의심하며 불안해하자는 이야기도 아니다. 그러니 누군가 범죄 피해자가 되었을 때 우리의 일부가 상처 입었다고 생각하고 그 아픔을 건강한 방식으로 공감해 주자는 말이고, 그들이 잘 회복해서 건강한 이웃으로 돌아오도록 돕자는 말이다. 여러 연구에서 범죄 영향을 벗어나는 데 가장 큰 도움이 되는 요인이 '주변의 지지'임을 공통되게 보여준다. 이 말은 이 책을 읽는 당신이 범죄 트라우마로 고통받는 누군가를 도울 유일한 자원일지도 모른다는 뜻이다. (51쪽)



"상식은 18세 때까지 후천적으로 얻은 편견의 집합이다."

_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일상 경험을 토대로 범죄 피해자의 생각과 감정을 추측하며 그것을 이해라고 착각함으로써 무수히 많은 오해를 양산한다. 심지어 피해자가 예상보다 더디게 회복하면 무능하거나 게으른 사람이라 비난하고,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하면 피해자답지 못하다고 손가락질 하기도 한다. 안타까운 것은 이러한 오해가 편견을 형성하고 그것이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의 원인이 된다는 점이다. (56쪽)

이 책을 읽다 보면 우리 사회가 피해자에게 주는 상처가 너무 커서 울컥한다. '세상 사람은 가해자에게는 '묵비권'을 주면서, 피해자에게는 범죄를 당한 이유를 찾으며 사생활까지 낱낱이 말하기를 바란다(책 속에서)'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우리는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지만 일단 나는 아니라는 생각에 무감각하다.



이 책은 몰입도가 뛰어나다. 소제목만 보아도 활자가 살아 움직이며 마음을 두드리는 듯한 느낌이다. 특히 이 책이 생생하게 와닿는 것은 피해자의 진술에서 발췌한 말들이 중간중간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사건을 떠올리면 숨쉬기가 힘들고 무언가 알 수 없는 힘이 내 심장을 억누르는 느낌이 들어요. 동생을 찾아 헤매던 풀숲, 물웅덩이에서 나던 썩은 냄새… 그 모든 게 잊히지 않고 자꾸 떠올라요. 모든 게 끝나지 않는 영화 같아요. 그 영화 속에서 나는 아직도 동생의 시신을 찾아 풀숲을 헤매고 있어요.

_살인사건 유족의 진술에서 발췌 (16쪽)

진술 조사를 받을 때, 사건을 다시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되게 힘들어서 중간에 화장실 가서 헛구역질을 했어요. 그래도 버텨보려고 감정을 차단하고 애써 침착하게 이야기했는데, 그게 조사하는 분한테는 이상해 보였는지 피해자답지 않다고 저를 막 혼냈어요.

_성폭행 피해자의 진술에서 발췌 (108쪽)

지금껏 뉴스를 통해 가해자 범죄의 잔혹성에만 집중해서 들여다보았다면, 이 책을 통해 피해자의 심정을 위주로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범죄 사건이 발생하면 초기에는 많은 사람들이 공분하며 언론 보도에 관심을 두기 바쁘다. 하지만 사건의 잔혹성에만 주목하는 가해자 위주의 보도가 넘쳐나면서 피해자의 존재는 점차 사라져 가고 피해자의 고통에 귀 기울이던 사람들의 관심도 옅어져 간다. 이 책에서 김태경 교수는 범죄 피해자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에 대해 다양한 범죄 사례를 바탕으로 고찰하며, 피해자에 대한 오해와 착각으로 섣부르고 잘못된 우리의 '공감'이 가져올 문제점에 대해 다각도로 접근한다. (책 뒤표지 중에서, 범죄심리학자, 박지선)

이 책은 시작부터 강렬하고 김태경 교수의 이야기 하나하나 놓칠 수 없게 시선을 잡아끄는 힘이 있다. 그동안 피해자에 대해 미처 생각지 못했던 만큼 이 책을 읽고 나의 시야가 넓어지는 느낌을 받는다. 이 책을 통해 더 큰 세계를 바라본 듯하다.

그동안 미처 생각지 못했다. 잔혹한 사건만 바라보았지, 거기에 남는 피해자에 대해 생각지 못했다. 그러니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어보았으면 좋겠다. 피해자에게 섣불리 용서를 권하기 전에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동양화 도슨트 - 청소년을 위한 동양 미술 수업
장인용 지음 / 다른 / 202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제목을 보자마자 신이 나서 1번으로 읽어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동양화 도슨트'라는 제목만으로도 느낌이 팍 오니 말이다.

학창 시절에 선생님께서 옛 그림을 볼 때 "우와~ 복숭아다! 흠, 물고기네.' 그런 식으로만 볼 게 아니라, 그 안에 다 의미가 담겨있다고 말씀하셨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그때는 그냥 '그렇구나!'했는데,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그림마다 다양한 의미를 담고 있는 동양화의 세계를 말이다.

이 책은 청소년을 위한 동양 미술 수업 『동양화 도슨트』이다. 동양화의 장르별 역사와 특징, 미술관에서 도슨트를 듣는 듯한 흐름, 용어 사전 역사 상식으로 손에 잡히는 개념, 100여 점의 그림으로 감상하는 동양화의 정수를 이 책으로 만나본다.



이 책의 저자는 장인용. 성균관대학교 중문과를 졸업하고, 국립대만대학교 역사연구소에서 중국미술사를 공부했다. 한국국제교류재단에 다닐 때부터 출판 일을 시작했으며, 그곳에서 해외 박물관에 소장된 한국 문화재 도록을 여러 권 만들었다. (책날개 발췌)

이 책은 총 8장으로 구성된다. 1장 '동양화: 우리의 그림, 낯설고 신비로운 세계', 2장 '인물화: 실용적인 그림, 계급과 지위를 드러내다', 3장 '화조화: 감상하는 그림, 예술의 경지에 들어서다', 4장 '산수화: 압도하는 그림, 동양화의 정점에 오르다', 5장 '문인화: 영혼이 그린 그림, 점과 선은 정신이다', 6장 '사군자: 교양이 흐르는 그림, 품격이 먼저다', 7장 '풍속화: 평범하되 비범한 그림, 파격의 눈으로 세상을 꿰뚫다', 8장 '민화: 만인이 즐긴 그림, 가장 한국적인 것이 흐른다'로 나뉜다.

세계를 동양과 서양으로 나눌 때, 우리는 드넓은 아시아 대륙 전체를 동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림에서 '동양화'라고 할 때는 범위가 좋아집니다. 고작해야 중국과 일본, 우리나라가 속하는 지역의 그림을 뜻합니다. 세 나라가 같은 도구와 같은 재료로, 같은 스타일의 그림을 그렸고 여기에 동양화라는 이름을 붙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인도나 페르시아, 아랍의 그림은 동양화라고 부르지 않습니다. (21쪽)

이 책을 읽으며 먼저 그림 감상부터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동양화에 대한 기본 중의 기본부터 파악하고 시작한다. 동양화와 서양화는 그림을 그리는 도구, 즉 화구에 따라 구분한다(22쪽)고 하며, 그림을 그리는 시각에서 차이가 난다(23쪽)고 한다 등등 기본적인 지식부터 점검해 본다.



이 책에서는 한국화뿐만 아니라 동양화 전반에서 굵직굵직한 특징을 잘 잡아내어 핵심적으로 들려주니, 눈에 쏙쏙 들어온다.

게다가 청소년들이 읽기에도 쉽도록 중요한 사항은 형광펜으로 표시해주고, 배경지식으로 알아야 할 사항은 따로 박스 안에 작은 글씨로 표시해주니 하나씩 익혀가며 읽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잘 몰라도 하나씩 접하며 익힐 수 있도록, 혹시 어려울까봐 겁나더라도 일단 한 걸음씩 다가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책이다.



명나라 문인화의 대가인 심주(1427~1509)를 통해 되살아난 수묵의 화조화는 자연에서 마주하는 동식물을 묘사하는 한 장르가 되어 이어집니다. 일상에서 쉽게 접하는 꽃, 포도, 석류, 물고기, 게, 새우와 온갖 가축이 그림의 세계로 들어옵니다. 무엇보다 이 화조화의 소재들은 단순히 그림의 대상이 아니라, 화가의 마음을 투영하기 시작합니다. 울분과 괴로움이 그리는 대상을 통해 드러나는 것이지요. 자랑하고 싶은 점이 석류나 포도 같은 먹음직한 열매로 표현되기도 합니다. 이루지 못한 꿈은 황폐한 자연에 빗대어 어지러운 붓질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101쪽)

누군가 짚어줘야 비로소 알게 되는 것들이 있다. 특히 나의 경우, 미술에 대해서는 그렇다. 그냥 바라만 볼 때는 무슨 의미인지 도통 모르겠으나, 설명을 듣고 나면 바로 그렇게 보이는 부분이 있다. 그래서 이 책을 통해 하나씩 알아가는 점이 있어서 더욱 흥미롭게 읽어나갔다.




각 장의 끝에는 '아는 만큼 보이는 동양화'가 담겨 있다. 동양화의 다양한 형식, 동양화의 선과 채색, 화조화의 소재들, 산수화의 시점과 표현들, 문인화 속의 글과 시 낙관, 먹을 쓰는 여러 가지 방법, 동양화의 제목은 누가 어떻게 붙일까, 그림의 소재가 상징하는 것들 등 본문의 연장선상에서 알아두면 좋을 흥미로운 소재로 이야기를 들려준다.



동양화는 서양화처럼 겉으로 화려하게 드러내는 대신, 안으로 내밀한 즐거움을 나눕니다. 또한 식물이나 동물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 산이나 강과 같은 대자연을 향한 갈망과 자연과 인간과의 조화를 추구하는 면에서는 서구의 시각과는 다른 정신이 깃들어 있습니다. 아마 그것이 산업화와 자본주의의 관점에서 벗어나 앞으로 우리가 새로이 추구해야 할 관점일지도 모릅니다.

이 책은 청소년들에게 동양화에 이러한 즐거움이 있다는 걸 알려 주기 위해 쓴 것입니다. 처음부터 지레 겁 먹지 않도록 한자로 된 그림 제목은 모두 한글로 번역했고, 용어도 쉽게 풀이해서 넣었습니다. 그림에 들어가는 한문 구절도 모두 한글로 번역했습니다. 작은 재미라도 느껴서 한 걸음씩 더 나아가면 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동양화의 아름다운 세계를 여러분의 품 안에 넣을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327쪽)

아마, '미술' 하면 서양미술이 먼저 떠오를 것이다. 나도 미술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을 때 서양미술에 관한 책부터 훑어나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다 보면 동양미술, 우리 미술에도 호기심이 생기는 순간이 있다. 그 시작점에서 이 책과 함께 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렇게 인간이 되었습니다 - 거꾸로 본 인간의 진화
박재용 지음 / Mid(엠아이디) / 202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제목에서 허를 찔렀다. 그냥 제목을 보았을 때에는 사람답다는 의미의 그 인간인 줄 알았는데, 그림에서 그게 아니라는 것을 단번에 알게 되었고, 책표지의 문장 '거꾸로 본 인간의 진화'라는 것을 보니 정말 '인간'을 말하는 것이었다.

가끔은 이렇게 어마어마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보는 것도 재미있다. 찰나의 인간사가 티끌 같은 무게감으로 다가올 때, 어쩌면 상당수의 문제들이 별것 아니라며 툴툴 털어버리기에 좋기 때문이다.

이 책은 1만 년 전부터 다룬다. 우리에겐 아득히 먼 시간처럼 보이지만 진화의 역사에선 가장 최근이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간 진화의 오래전부터 현재까지, 인간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듣게 될지 궁금해하면서 이 책 『이렇게 인간이 되었습니다』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박재용. 과학저술가이자 커뮤니케이터이다. 과학과 과학을 만들어 낸 역사, 그리고 사회에 대한 이야기에 주된 관심을 가지고 글을 쓰고 강연을 하고 있다. (책날개 발췌)

이 책의 여행은 육상 척추동물로서의 정체성과 척수동물로서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더 먼 과거 중생대와 고생대를 향합니다. 5억 6천만 년을 지나면 이제 생물로서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단계입니다. 세균과 다른 진핵생물로서의 우리는 누구인지, 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물의 일원으로서 우리는 누구인지를 살펴보는 지구 역사 가장 먼 시간대로까지 여행은 계속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여행은 떠난 곳으로 다시 돌아오는 것으로 완성됩니다. 이 책도 마찬가지여서 지금 여기에 서 있는 우리, 인간에게서 끝나게 됩니다. 책 앞에는 긴 여행의 지도가 될 간략한 계통도와 분기표를, 책 뒤에는 연대표를 실었으니 참고하며 읽으시길 권합니다. 이제 우리를 좀 더 잘 알아가게 될 여행을 시작하시죠. (11쪽)

이 책은 총 7장으로 구성된다. 1장 '인류의 여명', 2장 '열대우림을 나서며', 3장 '육지로 올라서다', 4장 '등뼈를 가진 동물', 5장 '감각의 진화', 6장 '생명의 시작', 7장 '인간을 다시 생각하다'로 나뉜다.




이 책에서 저자는 쉽고 재미있게 인간 진화를 한 권으로 훑어볼 수 있도록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언뜻 지루하고 어려울 수도 있는 이론이라도 실질적으로 이해하기 쉽게 상상할 수 있도록 이야기해주니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바로 '아!' 하면서 이해할 수 있었던 것을 하나 예로 들어보아야겠다.

그럼 인간은 어쩌다 불을 잘 사용하게 되었을까요? 언뜻 똑똑해서라고 생각하기 쉽겠지만 사실 무언가를 쥘 수 있는 손이 있다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개나 고양이가 불을 가지고 다니는 걸 상상해 보세요. 네발로 걷는 짐승이니 사용할 수 있는 건 꼬리뿐입니다. 하지만 꼬리는 눈의 반대쪽에 있어서 쉽게 가지고 다니기가 어렵지요. 결국 앞발이 손이 되어 무언가를 쥘 수 있는 경우가 불을 사용하기 좋은 조건이 되는 거지요. (38쪽)

인간의 진화 역사를 과거부터 현재로 거슬러 올라가며 설명해주니 점점 가까워지는 모습으로 읽어나갔다. 그러면서 몰랐던 사실을 하나씩 알아가며 지식을 채워나가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큰 틀에서 알아두면 좋을 지식을 채워나가고, 흥미로운 이야기도 곁들여서 '오~ 그렇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읽을 수 있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듣는 느낌이다. 하나만 예를 들자면 미각세포의 이야기도 파리나 물고기들의 경우에는 혀가 아닌 다른 곳에 있다는 것을 상상하며 읽는 재미가 있었다.

파리가 음식 위에 앉아 앞다리를 비비는 모습을 직접은 아니더라도 다양한 영상을 통해 본적이 있을 겁니다. 이 모습은 파리가 음식을 먹기 전 다리에 묻은 먼지를 터는 것이 아니라 이 음식이 먹을 만한지 아닌지 맛을 보는 장면입니다. (199쪽)

인간과 포유류는 대부분 혀를 통해 맛을 느끼지만, 다른 동물로 범위를 확대하면 파리 다리에 미각세포가 있는 것처럼, 물 바닥에 사는 물고기들은 변형된 앞가슴 지느러미에 미각세포를 가지고 있어, 이를 통해 바닥의 먹이를 알아낸다(199쪽)는 사실.

진화는 정말 흥미로운 주제입니다. 제가 약 8년 정도 사이 네 권의 책을 썼고 이제 막 다섯 번째 책을 펴냈지만 아직 여러분과 나누고 싶은 많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38억년에 이르는 지구 생명의 진화과정을 책 몇 권으로 모두 풀어낼 수 없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기도 하겠습니다. (276쪽)

저자에게 풀어낼 이야기가 가득하니 독자의 입장에서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아직 이야기가 많이 있다니 다음에는 어떤 이야기를 듣게 될지도 궁금해진다.

제목에서도 시선을 끌어들이고, 편안한 마음으로 이야기를 읽어나가다가 마지막 장에 부록으로 '지구생물 연대표'를 실어주니, 한 장으로 지구 역사를 살펴보는 것까지 알차게 읽어나간 책이다. 재미와 학습 모두 잘 챙겨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