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일준의 나주 수첩 1~2 세트 - 전2권 - 송일준과 함께 하는 즐거운 나주 여행 송일준의 나주 수첩
송일준 지음 / 스타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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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을 보고 나서야 비로소 깨달았다. 내가 나주에 대해 정말 모른다는 것을 말이다. 지금 당장 '나주' 하면 떠오르는 게 무엇인지 말해보라. 나는 '배', 그리고 '배', 또다시 '배' 그랬다. 그러니 이번 기회에 이 책을 보고 나주에 대해 더 알고 싶었다.

그리고 저자는 <PD 수첩>의 송일준 PD인데, 퇴직 후 '제주도 한 달 살기'에 이어 '나주 오래 살기'에 도전했다는 것이다. 그 이야기도 궁금했다.

특히 띠지에 뼈 때리는 한 마디 말이 마음에 훅 들어와서 이 책을 읽어보고 싶었다. "꿈만 꾸지 말고 떠나라! 가슴 대신 다리가 떨리기 전에!"라는 것 말이다.

그가 들려주는 나주 살기 이야기가 어떨지 궁금해서 이 책 『송일준의 나주 수첩』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송일준. 1957년 영암에서 태어나 나주로 이사했다. 나주초등학교에 입학해 나주중앙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주중학교로 진학했다. 나주중학교 1학년 때 상경했다. 1984년 MBC에 입사해 3년 간의 AD생활을 거쳐 PD로 승격했다. 한국의 방송에 PD저널리즘이란 용어를 탄생시킨 <PD수첩>의 대표적 얼굴 중 한 명으로 <PD수첩>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책날개 발췌)

퇴직 후, 제주도 한 달 살기에 이어 나주 오래 살기를 시작했다. 나주는 유년시절의 모든 추억이 있는 곳, 친구들이 살고 있고 눈에 익은 풍경과 냄새가 있는 곳, 서울에 살면서 늘 그리웠던 곳이다. (프롤로그 중에서)

프롤로그를 보다 보면 이런 말이 있다. '나주 하면 배 말고 다른 걸 떠올리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나주를 가볼 만한 관광지로 생각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나주에서 살아보는 이야기가 궁금해서 이 책을 펼쳐들었지만, 솔직히 나도 배가 가장 먼저 떠오르고 그다음은 가물가물해서 저자의 이야기에 집중해 보기로 했다.

나주에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나주곰탕의 원조집이 있고 600년 역사의 홍어음식 거리가 있다. 영산강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풍경과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역사문화관광 자원들이 있다. (프롤로그 중에서)

솔직히 처음에는 그냥 '나주에 살아보니 좋더라'라는 감상 위주의 책이라고만 생각하고 집어 들었다가, 생각 외의 흥미로운 이야기 속에서 내 눈빛이 달라졌음을 고백한다. 눈이 번쩍 뜨였다. 흥미로워서. 이렇게 다양하고 맛깔스러운 이야기가 담겨 있을지는 이 책을 펼쳐보기 전에 미처 알지 못했다.

저자는 광주MBC사장을 끝으로 37년에 걸친 방송 생활에 종지부를 찍은 직후, 제주 한달 살기를 했다고 한다. "제주도 표선에 나주 금성산신을 모시는 신당이 있습니다" 한달 살기를 하러 간다는 말을 들은 나주의 지인이 정보를 제공해주었다고 한다. 신화에 의하면 제주도 서귀포 토산에 좌정한 신은 나주 금성산에 살던 귀 달린 '천구아구대멩이'라는 뱀이라는 것. 직접 토산리 신당을 찾아나선 이야기부터 시선을 잡아끌었다.

이 책을 읽으며 내가 나주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고 나주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정말 새로운 세상을 들여다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한 명씩 만나보는 듯했고, 그곳의 이야기를 하나씩 듣는 듯했다.

이 책을 읽으며 나주 곳곳을 돌아보는 듯했으니, 이 책을 읽고 나서 나주 여행을 떠나는 사람도 꽤나 있겠다고 짐작해 본다. 나주에 특화된 여행 가이드북으로 이 책이 큰 역할을 할 것이다.



나주에 산 7개월 동안 띄엄띄엄 쓴 글이 어느 새 책 두 권 분량이 되었다. 아직 다 돌아보지 못했으니 여전히 써야할 것들이 많지만 일단 책으로 묶어내기로 했다. 나주만을 소재로 한 여행서로는 처음이지 않을까. (에필로그 중에서)

이 책에는 사람들도 있고, 음식도 있고, 관광지도 있고, 역사와 전설 등 온갖 이야기가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나주를 풍성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또한 저자 혼자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누군가 전해준 정보를 듣고 찾아가거나, 그곳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니 이 또한 이야기가 풍성해져서 흥미롭게 읽어나갈 수 있다.

그리고 1권에서는 중간중간에 저자 자신의 인생이야기를 들려주어서 살아가면서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들어볼 수 있어서 좋았다. 그 글을 보며 그의 생을 가늠해본다.

이 책은 스토리텔링이 잘 되어 있어서 흥미롭게 읽어나갈 수 있다. 천년고도 나주를 생생하게 만날 수 있는 책이다. 그 안에서 살아 숨 쉬는 사람들도 말이다. 여행은 결국 사람들과의 만남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이 책에서 그 또한 놓치지 않고 풍성하게 담아놓았다.

이 책을 읽고 바로 나주 여행을 떠나는 것도 괜찮겠다. 이 정도의 이야기가 있는 곳이라면 직접 가보고 싶어질 것이다. 아마 직접 가보면 더욱 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 나주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풍성한 이야기를 통해 나주의 현재를 들여다보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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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 피플, 나라는 세계 - 나의 쓸모와 딴짓
김은하 외 지음 / 포르체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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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페북 동네 힙 피플 앤솔로지01 "우리가 이토록 사랑받는 이유: 나의 쓸모와 딴짓"이다.

글 좀 쓴다는 사람들의 주요 서식지 페이스북에서 나만의 방식으로 관종력을 날마다 업데이트 하는 힙 피플의 농밀한 앤솔로지라고 하니 관심이 생겼다.

페이스북 인싸 9인의 저자들이 들려주는 제각각 개성 있는 딴짓의 세계가 어떤지 궁금해서 이 책 『힙 피플, 나라는 세계』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에는 9인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1장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당신을 위한 러닝메이트_아이스크리에이티브 대표 김은하', 2장 '인터넷 서점 MD가 웃음 욕심을 내는 이유_YES24 MD 손민규', 3장 '운명을 필연으로 만든 27년 차 경제 전문 라디오 작가_<손에 잡히는 경제> 라디오 작가 장주연', 4장 '얼떨결에 시작한 풋내기 기자, 대륙의 열성 특파원 되다_연합뉴스 기자 김진방', 5장 '고전이 지루하다고요? 오래된 것을 힙하게 소개하는 법_녹색광선(출판사) 대표 박소정', 6장 '나만의 작은 취향도 브랜드가 될 수 있다_더워터멜론(브랜딩 회사) 대표 우승우', 7장 '나는 사랑과 아름다움을 다루는 사람입니다_갤러리A 대표 오아영', 8장 '말없이 소통하는 정신과 의사로 사는 법_다사랑중앙병원 정신과 의사 최강', 9장 '퇴사 후 인플루언서가 되기로 결심했다_트렌드넷(SNS 마케팅 회사) 대표 백인혜'로 나뉜다.

예전에는 '관종' 하면 안 좋은 의미였다지만, 요즘은 관종의 시대다. 이 책에서는 말한다. '관종의 시대는 왔고, SNS! 일단은 해보는 게 답이다!'라고 말이다.

개개인의 SNS 활용이 활발해지면서, 일반인들도 연예인들 못지않게 셀피를 즐기거나 사생활을 노출하는 일이 많아졌다. 그러자 그들을 못마땅해 하며 비난하는 말도 탄생했다.

"너 관종이니?"

나는 그들에게 다시 묻고 싶다. 관종이면 뭐 어때서? (93쪽)

이 책에서는 페이스북의 인플루언서들이 이야기를 펼친다. 나도 한때는 페이스북도 트위터도 해보려고 했으나 역부족이어서 지금은 맘 편한 네이버블로그에서만 지내고 있는데, 이들의 이야기를 읽고 보니 페이스북의 세상도 문득 궁금해진다. 세상은 넓고 이야기는 많다.






이 책에는 잘나가는 페부커부터 꿈나무 페부커까지 페이스북 세상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책을 읽다보면 페이스북을 하고 싶고 계정 만들고 싶은 충동도 생긴다. 이들의 이야기를 보면 아마 그럴 것이다. 페이스북에 들어가서 이들이 올린 글도 보고 싶고 그렇다.

재치있는 입담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어나갔다. 곳곳에서 한번 웃기도 하고, 진지하게 바라보기도 하고,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본다. 이들이 왜 페이스북을 사용하게 되었는지 그 이야기를 듣는 것도 흥미로웠다.

특히 페이스북이 SNS계 탑골공원이라 불린다는 이야기가 인상적이다. 이런 이야기도 있다. 페이스북은 40,50대의 놀이터고, 인스타는 20,30대의 놀이터고, 10대는 가상 세계에서 메타버스를 탄다고. (260쪽) 역시 같은 세상에 살지만 다들 제각각 다른 곳에서 놀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며 내가 몰랐던 세상을 들여다보는 느낌이 들었다. 페이스북 힙 피플을 만나는 시간을 가져볼 수 있는 책이니, 이들의 입담에 빠져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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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프픽션
조예은 외 지음 / 고블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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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읽을까 말까 고민 끝에 읽어보기로 했다. 왜 고민을 했냐면 너무 실감 나서 벌벌 떨게 될 것 같아서였다. 햄버거와 얽힌 학원괴담, 한국에서 노동을 하는 뱀파이어, 특히 '살인 청소로봇'이 무언가 무서울 듯해서 '안 볼란다' 했다.

나는 왜 이런 게 그렇게 무서운지 모르겠다.

출시한 지 불과 30년 만에 청소로봇이 주인을 살해하고 시민임을 자처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다른 언론사들이 인공지능의 위험성과 살인사건에 초점을 두는 반면 데일리K의 기사는 처음부터 끝까지 청소로봇 이야기로 채워져 있었다. R은 그 점이 맘에 들었다. 청소로봇 대신 시민 R로 불리길 바라지만 R은 자신이 청소부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다.

_「시민 R」

하지만 세상은 밝고 환하고 동화 같은 것만 있는 것이 아니고, 가끔은 학원괴담, 뱀파이어, 느와르, 외계인, 무협, 오컬트, 로봇살인 같은 것도 읽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쪽 눈 감고 보는 것도 나름 스릴 있고 좋다.

어쩌면 나를 뒤흔들고 말 문학작품을 놓쳐버릴지도 모른다는 아쉬움이 몇 날 며칠을 나를 끈질기게 설득하였고, 결국은 이 책 『펄프픽션』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에는 다섯 작가가 들려주는 다섯 편의 단편소설이 담겨 있다. 우리 시대 젊은 문학을 이끌어가는 작가 조예은의 「햄버거를 먹지 마세요」, 한국 블랙코미디의 최전선에서 각종 실험적인 시도를 하고 있는 류연웅의 「떡볶이 세계화 본부」, SF계의 독보적인 스타일리스트 홍지운의 「정직한 살인자」, 다양한 장르를 변주하며 장르문학을 선도하는 이경희의 「서울 지하철도 수호자들」, 청소년 소설과 동화에서 SF의 족적을 남긴 최영희의 「시민R」로 나뉜다.

펄프픽션은 20세기 초반에 유행했던 싸구려 잡지인 펄프매거진에 실리는 소설을 뜻했던 용어로, '싸구려 소설' 혹은 '삼류소설'을 의미한다고 한다. 주류문학의 협소한 기준에서 벗어난 다양한 양태의 소설 특히 장르소설을 조롱하는데 오용되기도 했으나, 하나의 장르로 재발굴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펄프픽션』은 21세기 대한민국식 펄프픽션을 정립해보고자 기획된 앤솔로지다.

첫 작품 조예은의 「햄버거를 먹지 마세요」부터 강렬하다. 읽고 나니 햄버거가 무섭다. 당분간 햄버거 못 먹겠다. 이럴 줄 알았다. 너무도 실감 나는 글을 읽으며 장면 장면을 상상하니, 실제로 이런 일들이 있을 것만 같아서 그게 무섭다.



류연웅의 「떡볶이 세계화 본부」는 아마 대략 스토리를 알면 더 읽어보고 싶을 것이다.

한국에서 가장 맵고 맛있는 떡볶이를 만드는 우리의 주인공 김신전. 그는 영국에서 내한한 배우들에게 무심코 떡볶이를 먹였다가… 너무 매워서 배우들이 즉사하고 만다. 우연한 사고였지만 대중의 질타로 떡볶이 장사를 접고 일용직 노동자로 살아가는데, 그에게 찾아온 국정원 요원. 영국에서 김신전에게 도움을 요청했다고 한다. 말인즉슨 영국에서 활개 치는 뱀파이어들에게 피로 만든 떡볶이인 척, 겁나 매운 떡볶이를 먹여 죽여 달라는 것이었는데……! (보도자료 중에서)

그런데 더욱 재미있는 건 작가 후기에서 본 작품 탄생 비화였다.

이 작품은 한때 저에게 '교회에서는 부활절에 떡볶이를 먹는다'라고 뻥을 쳤던 친구 덕분에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그 친구는 떡볶이 소스가 '피', 하얀 떡이 '살'이라는 근거를 들었습니다. 저는 정말로 속아버려서 그 유사신학을 전파하고 다녔는데, 나중에야 친구가 저한테 와서 "풉. 그걸 믿었니?"라고 위로해주었습니다. (96쪽)



'이런 소재를 이렇게?', '이 이야기를 이렇게 끌어간다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스토리 전개가 박진감 넘치고 참신했다.

그리고 청소하기 싫어서 그러는 게 아니라 「시민 R」을 읽고 나니 저쪽에 가만히 있는 청소기가 눈에 거슬려 덮어두었다. 독자의 상상력도 끌어올려 주며 내 주변의 마이너들을 살아 숨 쉬게 만드는 책이다.




이 책은 고블 앤솔로지 『펄프픽션』이다. 21세기 대한민국식 펄프픽션을 정립해보고자 기획된 앤솔로지다.

이 책을 읽으며 실감나는 상상의 세계 속으로 초대받았다. 마이너한 대상을 주인공으로 한 펄프픽션인데 작품 하나하나 실제 사실인 듯 읽어나갔다. 소설을 읽으며 어느 순간 소설이라는 생각을 잊고 그게 실제상황처럼 생각되는 것은 그만큼 작품에 몰입하고 있다는 말이다. 그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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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리 아파트먼트 - 팬데믹을 추억하며
마시모 그라멜리니 지음, 이현경 옮김 / 시월이일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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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팬데믹 시대의 성장소설이라고 해서 읽어보기로 했다. '아홉 살 아이의 눈으로 바라본 팬데믹 시대'라는 부제를 보자마자 '아, 이거다!'라는 생각을 했다.

이 책을 받자마자 펼쳐들어 읽어본 이유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팬데믹 시대이지만 세상을 좀 따뜻하게 바라보고 싶어서 아이의 눈으로 그려낸 성장소설을 읽고 싶었다는 이유였고, 또 하나는 그 아이가 먼 훗날 손자들에게 들려주기 위해 이야기를 시작한다는 설정이 마음에 들어서였다.

아주 오래전 그때, 우리 모두가 이태리 아파트먼트에 머물고 있었습니다. 마티아는 2080년, 손자들에게 들려주기 위해 이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손자들은 할아버지의 시시한 상상 속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시시한 상상 속 그 이야기 속에 여전히 머물고 있는 전, 60년 후 마티아와 같이 이 시간을 보낸 우리의 아이들이 손주들에게 이야기를 전할 때 부디 그 아이들이 믿지 못하기를 바랍니다. 그저 아주 오래전 그날의 이야기일 뿐이길, 간절히 바랍니다. 하지만 잊지 않기를 바랍니다. 분명 힘겨웠지만 우린 그 순간에도 노래했고 춤을 췄다는 것을. 그 시간은 가족이 다시 가족이 되기 위한 순례길이었다는 것을.

_김민주 《로마에 살면 어떨 것 같아?》, 《우리가 우리에게 닿기를》 저자

어떤 내용을 들려줄지 궁금해서 이 책 《이태리 아파트먼트》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마시모 그라멜리니.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태어났다. 이탈리아 신문 <라 스타파>의 저널리스트이자 부국장으로 활동하며, 다양한 에세이와 소설을 집필한다. (책날개 발췌)

이 책에는 젬마 할머니의 주방, 관리사무실, 주방, 발코니, 차고, 마당, 엘리베이터, 나의 방, 바이러스의 방, 거실과 로사나의 방, 엄마의 방, 출입문 등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프롤로그의 시작부터 몰입도가 높았다. 아마 우리가 지금 이 현실을 지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그 말이 맞기 때문에 더더욱 공감하며 '맞아, 맞아' 생각하며 읽게 된 것이다.

결국은 다 괜찮아 질 거야.

괜찮지 않으면 아직 끝이 아닌 거야.

-존 레논-

나는 바이러스 때문에 내가 끔찍이 싫어하던 사람과 집안에 격리되어 아이에서 어른이 되었다. 영웅들은 대개 자신이 태어나 살던 곳에서 안주하지 않고 미지의 세계로 모험을 떠난다. 그리곤 새로운 세상에서 만난 괴물을 죽이거나 괴물에게 죽임을 당할 때까지 싸운다. 나는 아홉 살에 집에서 한 발짝도 나가지 않은 채 그런 싸움을 했다. (9쪽)

이 글은 주인공이 2080년 12월 밀라노에서 쓴 기록이다. 기억을 떠올리며 손자들에게 그 이야기를 하면 아이들은 전혀 못 믿겠다는 표정이라고 한다. 아이들은 이 이야기를 시시한 상상의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프롤로그부터 본격적으로 어떤 이야기를 펼치게 될지 궁금한 생각이 들어서 다음 장을 읽는 손길이 빨라졌다.



나는 처음에 바이러스가 그리 싫지 않았다. 오히려 귀찮은 생일 파티를 생략할 수 있게 해주어서 고마울 따름이었다. 엄마는 혹시 팝콘 용기에 바이러스가 묻어오기라도 할까 봐 불안해하며 파티를 취소했다. 나는 바이러스보다 초대받고 올 친구들이 더 걱정이었다. 외부인이 내 방에 쳐들어와서 자기 것인 양 내 장난감을 가지고 논다고 생각하면 견디기 힘들었다. 그들은 하나같이 허락을 구하지 않은 채 내 일상을 엉망진창으로 만드는 악당이었다. (13쪽)

소설의 시작이 마음에 든다. 정말 아이의 눈높이에서 흘러가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은 살짝 내 심정이기도 해서 뜨끔하면서도 공감하며 읽어나갔다.

주인공 마티아의 아홉 번째 생일에서 시작된다. 코로나 시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생일 풍경이다. 그런데 초를 불 시간이 되니 마티아의 엄마는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처럼 겨우 피리를 불 수 있을 정도로만 숨을 내쉬어 초를 불게 했다는 것이다. 혹시라도 입에서 침이 튈까 걱정되어서라고. 하긴 요즘에는 생일 케이크에 초를 어떻게 꺼야 할지, 그 부분도 신경을 써야 할 듯하다.

이 소설은 장소별로 나뉜 것이 인상적이다. 그리고 발코니, 발코니에서 노래하는 장면을 뉴스에서 본 적이 있다. 그 소재가 나오니 뭉클한 것은 그 시대를 거쳐갔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격리 생활은 그냥 일상이 되었고, 이제 아무도 발코니에서 노래를 부르지 않고 박수소리도 사라졌다는 평범한 나날도 공감이 갔다.

39.9도.

체온계 숫자가 충격적일 수도 있지만 내가 체감하는 열은 그 온도만큼 심하지 않았다.

엄마는 전화로 의사인 페라리 선생님에게 조언을 구했다. 페라리 선생님은 엄마에게 복용할 약 목록을 길게 말해주었는데 약 이름이 모두 엘프 이름 같았다. 전부 올란, 옥신, 이딜로 끝나는 이름들이었다. 할머니는 내 양말에 양파를 넣으라고 조언해주었지만 열은 그 양파마저 집어삼켜버린 채 계속 올랐다. 바이러스가 거대한 모래 이빨로 나를 씹어 먹는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모든 게 흐릿하게 보였다. (201쪽)

응급실 풍경까지 온전히 아이의 시선으로 풀어나간다. 우주인 둘이 들어와 면봉으로 찌르고, 우주인이 <스타워즈>에 나오는 검 같은 것을 꺼내더니 손목에 고정시키는 등의 설명이 이어질 때, 그 장면이 생소하지 않고 생생하게 떠올랐다. 아마 다들 그럴 것이다.



드라마든 영화든 소설이든 코로나 시대를 반영하고 있는 작품이 있던가 생각해본다. 지금 시대의 사람들 모습을 문학작품에서 보고 싶다면 이 소설이 그 배경으로 실감나게 펼쳐내고 있으니 읽어보아도 좋겠다. 게다가 어린아이의 눈이니 너무 무겁지 않게 전개되어 밝고 따뜻하고 흥미로운 느낌이 든다.

물론 이 시기가 빨리 끝나기를 다들 열망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시기도 우리의 삶의 일부이다. 팩트의 기록도 필요한 일이겠지만, 문학 작품으로 길이 남기는 작업도 필요할 것이다. 어쩌면 이미 작가들의 작품으로 구체화되고 있겠지만 말이다.

보다 다양한 시선으로 이 시기의 우리들 모습을 보고 싶다. 문학작품이라는 매개를 통해 우리는 작품 안에서 인간 내면을 들여다보는 일을 하고 싶으니 말이다. 곧 그들의 작품도 읽을 기회가 오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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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노믹스 - 언택트는 계속된다! 플랫폼 승자들의 성공 법칙
윤상진 지음 / 포르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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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표지에는 이런 말이 있다. '언택트는 계속된다! 플랫폼 승자들의 성공 법칙'이라고 말이다. 사실 코로나가 시작될 때에만 해도 이렇게까지 오래갈 줄은 짐작도 못했다. 그리고 지금 현재, 여전히 확진자수 그래프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고, 그만큼 코로나19가 언제 끝날지 우리는 여전히 짐작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니 언택트는 계속될 것이며, 앞으로도 더더욱 계속될 것이라 예상되는 그런 위치에 있는 것이다.

이 책은 뉴노멀 시대 '플랫폼 경제'를 읽어주는 친절한 안내서를 표방한다. 어떤 내용을 들려줄지 궁금해서 이 책 《플랫폼노믹스》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윤상진. 플랫폼경제경영연구소 소장, 인테리어 플랫폼 기업 와이드플래닛 주식회사 대표이사, 소셜마케팅 및 컨설팅 전문 기업 와이드커뮤니케이션즈 대표이다. (책날개 발췌)

플랫폼 경제를 파헤친 이 책은 2012년에 출간한 나의 저서 《플랫폼이란 무엇인가?》의 후속작이다. 《플랫폼이란 무엇인가?》에서는 플랫폼에 대한 개념 정립과 전략을 살펴보는 것에 집중했다면, 이 책에서는 경제적인 관점에서 플랫폼을 상세하게 풀어냈다. (8쪽)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된다. 프롤로그 '손안의 플랫폼 경제, 세상 모든 것을 연결하다'를 시작으로, 1부 '플랫폼노믹스, 어디에나 플랫폼이 있다', 2부 '코로나가 끝나도 온택트는 계속된다', 3부 '플랫폼 비즈니스, 공간 저 너머로'로 이어지며, 스페셜 리포트 '세상 모든 것의 플랫폼'으로 마무리된다.

플랫폼 경제는 플랫폼을 이용하는 참여자들의 생산, 소비, 유통 등의 경제 활동이 플랫폼에 의해 활발히 교류되면서 일정하게 형성된 경제권을 의미한다. 플랫폼 경제권은 상거래와 광고의 비중이 가장 크지만, 플랫폼을 통해 발생할 수 있는 사회 활동과 네트워크 효과 등의 직간접적인 경제 효과까지 포함할 수 있다. (20쪽)

이 책에 의하면, 플랫폼 경제를 의미하는 '플랫폼노믹스'는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경제체계로 떠오르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온택트 시대로 불리는 현재 모든 산업이 온라인으로 넘어오고 있고, 이러한 현상은 갈수록 가속도가 붙을 수밖에 없기에 플랫폼 기반의 경제 활동을 해야만 성공할 수 있는 시대로 재편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설명이 추상적이라면 구체적인 예를 통해 우리의 일상을 들여다볼 수 있다.

가까운 예로 우리의 하루를 돌아보자. 유튜브로 동영상을 보고, 페이스북으로 친구들 안부를 확인하고, 카카오톡으로 메시지를 주고 받으며, 온라인 쇼핑몰에서 장을 보고, 배달 앱으로 음식을 시켜 먹고, 오디오북으로 책을 들으며, 인공지능 스피커에게 음악을 틀어달라고 요청한다. 최근에는 중고 거래 플랫폼이 생겨나 중고품을 사고 파는 일도 쉬워졌다. 학생들은 온라인 수업 플랫폼을 이용하여 공부하며, 직장인들은 집에서 화상회의로 업무 미팅을 진행한다. 오늘 하루 얼마나 많은 시간 동안 얼마나 많은 플랫폼을 이용했는지 생각해보면, 플랫폼이라는 존재가 이미 우리 생활 속에 깊숙이 스며들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22쪽)

이 정도면 플랫폼이 낯설고 모르는 이야기가 아니라,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일상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미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전의 생활로 돌아가기 힘들다는 것을 다들 어느 정도는 직시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플랫폼 산업이 발전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니 이 책에서는 플랫폼 의존도가 점점 더 높아져가는 현실을 직시하고 그 핵심적인 내용을 짚어볼 수 있도록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며 플랫폼 경제란 무엇인가에서부터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의 확장, 메타버스, 미디어 플랫폼, 공유경제 플랫폼, 긱 이코노미, 긱 워커, 블록체인,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등을 하나씩 짚어보며 지식을 채워가는 시간을 보낸다.

더 이상 낯선 것만이 아니라 이미 우리 생활 안으로 들어와 있고, 알고 보면 익숙한 것들도 많기 때문에, 이 책을 읽으며 낯선 것을 익숙하게 받아들여보는 시간을 갖는다.



플랫폼 관점에서 보면 플랫폼이 아닌 것을 찾기가 더 힘들 정도로 플랫폼은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다. 하지만 모든 플랫폼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며, 그렇기에 우리는 플랫폼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플랫폼의 기본 개념을 이해한다면, 자신의 분야에서 더욱 다양한 비즈니스 전략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성공한 플랫폼과 실패한 플랫폼의 전략을 분석해 성공 원리를 찾게 된다면 보다 경쟁력 있는 비즈니스 전략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플랫폼을 구축할 때도 플랫폼에 대한 이해도가 높으면 좀 더 완성도 높은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다. 무엇보다 플랫폼은 끊임없이 등장하고, 경쟁하면서 진화하고 있기에 플랫폼에 대한 연구를 멈춰서는 안 된다. (218쪽)

거대 기업의 플랫폼까지는 아니더라도, 플랫폼 사업자로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지 이 책을 읽으며 공부해보는 것도 좋겠다. 또한 플랫폼 기업들의 성공과 실패 사례로부터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플랫폼에 대해 전체적이고 큰 틀에서 설명해주고, 그것을 또한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이해하기 쉽게 와닿도록 풀어나가니, 플랫폼 경제에 대한 친절한 안내서라는 설명이 잘 맞아떨어지는 느낌이 든다. 플랫폼 경제에 대해 알고 싶다면 이 책으로 시작해 보아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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