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펜하우어의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 삶이 불쾌한가 EBS 오늘 읽는 클래식
박은미 지음, 한국철학사상연구회 기획 / EBS BOOKS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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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박찬국 교수의 『사는 게 고통일 때, 쇼펜하우어』를 읽으며 쇼펜하우어에 대해 재인식했다. 쇼펜하우어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던 염세주의자인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고 매력을 느꼈다. 게다가 톨스토이, 투르게네프, 도스토옙스키, 에밀 졸라, 모파상, 앙드레 지드, 프루스트, 버나드 쇼, 서머싯 몸, 헤르만 헤세 등의 문학 세계에 폭넓은 영향을 끼쳤다고 하니 더욱 관심이 갔다.

그동안 잘 모르고 있었고 더 알고 싶다는 호기심이 생겨서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에 도전했는데, 그 책에서 아쉬운 것이 있다면 글씨가 너무 작고 빽빽해서 눈이 아프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한 번에 많은 분량을 읽을 수 없으니 몇 개월의 프로젝트처럼 거창하게 그 책을 읽어나간 적이 있다.

그러니 이 책을 보며 어찌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두께도 적당히 얇고 EBS 오늘 읽는 클래식 시리즈 중 한 권이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EBS 오늘 읽는 클래식 시리즈는 동서양 철학 고전을 쉽고 입체적으로 읽도록 도와주는 친절한 안내서이자 동반자라고 한다. 자칫 사상의 숲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독자에게 저자는 방향을 찾아주고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징검다리를 제공해 준다는 것이다. 한껏 가벼운 마음으로 이 책 『쇼펜하우어의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박은미. 철학커뮤니케이션 연구소장이다. 이해하기 쉬운 말과 글로 일반인과 철학 사이에 다리를 놓는 철학커뮤니케이터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자 철학커뮤니케이션 연구소를 설립했다.

이 책의 기획은 한국철학사상연구회가 했는데, 자기 성찰과 실천적 모색을 통해 철학의 대중화를 지향하는 철학 연구자들의 모임으로 1989년에 창립했다. '이념'과 '세대'를 아우르는 진보적 철학의 문제를 고민하며, 좁은 아카데미즘에 빠지지 않고 현실과 결합된 의미 있는 문제들을 통해 철학의 대중화에 앞장서고자 한다. (책날개 발췌)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라는 책 제목을 들으면 무언가 알 수 없을 것만 같고 그래서 더 멋있는 것 같은 느낌에 사로잡히게 된다.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는 제목을 이해하면 내용의 절반을 이해할 수 있는 책이다. 독자들이 이 책을 덮을 때 '책 제목을 왜 이렇게 지었는지 알겠다'라고 한다면 이 책이 해설서로서의 책무는 어느 정도 한 것이라고 여겨진다. (4쪽)

그러고 보니 길을 잃기 쉬운 때에는 누군가 안내해주며 꼭 보아야 하고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을 핵심적으로 짚어줄 필요가 있다. 이 책이 그 역할을 한다. 나는 두껍고 빽빽한 책을 겨우겨우 다 읽었다는 성취감보다는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에서 쇼펜하우어가 말하고자 하는 바의 핵심을 짚어보고 싶으니 이 책이 제격이었다.

이 책의 저자는 쇼펜하우어와 우리를 이어주는 중간 역할을 잘 해낸다는 생각이 든다. 그의 설명이 무슨 의미인지 와닿으니, 쇼펜하우어의 철학도 한껏 가까워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러면서 지금 나에게 필요한 철학적 사색을 하도록 이끌어준다.

우리는 갈등이 생길 때 저 사람이 일부러 나를 괴롭힌다고 생각하곤 한다. 그러나 그 사람은 그저 자기 방식대로 존재했을 뿐이다. 나는 내 방식대로 존재하고 그 사람은 그 사람 방식대로 존재할 뿐인데, 나는 그로 인하여 그는 나로 인하여 불편을 느끼는 것이다. 우리는 불편을 주는 상대방이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착각하곤 하지만, 그 사람은 내가 불편한지조차 의식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개별 존재는 모두 자신의 방식으로 존재할 뿐인데, 그것이 다른 존재에게 불편이 되고 고통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인간은 고통 없이 살고 싶어 하지만 쇼펜하우어에 따르면 그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일이다. (108쪽)




이제 우리는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의 마지막 부분에 도달했다. 쇼펜하우어는 자신이 말하는 의지의 부정이 '허무나 공허함에 지나지 않는 무(無)'로 보일 것을 알고 있기에 다음과 같이 말한다.

우리는 오히려 의지가 완전히 없어진 뒤 우리에게 남아 있는 것이 아직 의지로 충만한 모든 사람에게는 무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거리낌 없이 고백한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의지가 방향을 돌려 스스로를 부정한 사람들에게도, 우리의 그토록 실재적인 이 세계는 모든 태양이나 은하수와 더불어 무인 것이다. (71절)

저자의 해설과 함께 쇼펜하우어의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를 짚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생각보다 얇고 쉬운 설명으로 이어지는 책이어서 술술 읽어나갈 수 있다. 그러면서 핵심을 놓치지 않고 파악할 수 있어서 의미가 있다. 제법 멋진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꼭 보아야 할 것을 놓치지 않고 본 듯하여 흐뭇하다.

EBS 오늘 읽는 클래식 시리즈는 플라톤의 국가,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모어의 유토피아, 로크의 정부론, 스미스의 국부론, 홉스의 리바이어던, 베이컨의 신기관, 쇼펜하우어의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마르크스의 자본론, 맹자, 순자가 출간되었고, 계속 출간될 예정이다.

고전은 동서고금의 사상가들이 고심해서 쓴 글이며 지금까지 살아남은 값진 글들이지만, 고전 그대로 접하며 읽어나가다가는 자칫 책 읽기에 흥미를 잃거나 고전과 더욱 멀어지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 하지만 EBS 오늘 읽는 클래식 시리즈는 사상의 숲에서 길을 잃고 헤매지 않도록 방향을 찾아주고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징검다리를 제공해 준다고 하니, 한껏 부담감을 덜고 가벼운 마음으로 저자의 안내에 따라갈 수 있을 것이다. 이 시리즈의 다른 책들에 대해서도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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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완독 책방 - 인생이 바뀌는 독서법 알려드립니다, 2022년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 도서
조미정 지음 / 블랙피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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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법에 대한 책이 나오면 눈여겨본다. 읽어나가다가 나에게 적용하고 싶은 방법을 발견하면 그게 그렇게 좋다.

사실 나는 예전에는 바빠서 책 읽을 시간이 없다고 생각하던 사람이었지만, 지금은 그게 다 책 읽을 마음이 없었기 때문에 바쁘다는 핑계를 댔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쩌다 보니 책 읽는 재미에 푹 빠지게 되었고, 그러는 데에는 책에 따라 다양한 독서법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나서였다. 그래서 책을 통해 독서법을 점검해 보고 실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책의 저자는 <미료의 독서노트>를 운영하는 북튜버 미료라고 한다. 독서에 대한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해서 이 책 《30일 완독책방》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조미정(미료의 독서노트). 현재까지 3만 명에 가까운 구독자를 보유한 <미료의 독서노트> 북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으며, 온라인 필사모임 <재밌어서 씁니다>와 온라인 글쓰기 코칭 <쓰는 습관>을 진행하고 있다. (책날개 발췌)

좋아하는 단골 책방에 가서 마음을 쉬듯 30일간 매일 한 챕터씩 천천히 읽어보기를 권합니다. 그러는 동안 읽지 않고 쌓아두기만 했던 책을 얼른 읽고 싶어 여러분의 엉덩이가 들썩거린다면 좋겠습니다. 그럼 오늘부터 30일 동안, 완독이라는 수고로움을 즐겁게 누릴 때 어떤 크고 작은 기적이 벌어지는지 저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준비되셨나요? (7쪽)

이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된다. 1장 '완독 훈련 WEEK1: 완독 책방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2장 '완독 훈련 WEEK2: 먼저 가볍게 책과 친해져볼까요?', 3장 '완독 훈련 WEEK3: 펜과 노트를 들고 내게 맞는 독서법을 찾아봅시다', 4장 '완독 훈련 WEEK4: 삶의 무기가 되어주는 독서를 시작해봅시다', 5장 '완독 훈련 WEEK5: 읽기가 쓰기로 이어지는 마법을 경험해보세요'로 나뉜다. 쉬어가기 '북튜브 시작하는 법'과 '이 책에서 소개한 도서 목록'으로 마무리된다.

이 책은 독자를 참여하며 함께 생각하면서 읽어나가도록 이끌어준다. '맞아, 맞아' 동의도 하고, '나도 이렇게 한번 해볼까'라면서 의견도 내면서 말이다.

'책을 읽어야 하는데 시간이 없다'는 생각은 무심한 애인의 태도와 닮았습니다. 시간 관리란 결국 마음 관리입니다. 시간은 항상 그 자리에 있어요. 내가 없다고 여기는 거죠. 여기까지 읽고 여러분은 판단을 하셔야 합니다. 나는 정말로 책을 읽고 싶은가, 아닌가. (23쪽)

그러면서 어떻게든 진심으로 책을 읽고 싶다면 독서 습관을 만들기 위한 5가지 마음 관리법을 알려준다고 한다. 그렇게 설명하니 진심 책을 읽고 싶은 사람이라면 마인드셋까지 한달음에 읽어나갈 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의 개인적인 노하우를 대방출하니 흥미롭게 읽어나간다. 리딩 트래커와 리딩 플래너를 만들어서 좀 더 적극적이고 재미있게 독서에 임할 수 있도록 방법을 제시해주니, 이또한 인상적이다.

어린 시절 칭찬 스티커를 받아 포도송이를 채우던 마음으로 리딩 트래커를 채워가자는 것도 혼자 혹은 함께, 아니면 아이들과 함께 독서 습관을 들이는 데에 도움이 되겠다.

나만의 서재를 꾸미고 이름을 붙여보라는 미션도 재미있다. 공간에 대한 이름은 생각을 안 해보았는데 이번 기회에 진지하게 이름 한번 붙여보아야겠다.



'열 권의 책을 대충 읽는 것보다 한 권의 책을 제대로 읽는 게 항상 더 나은 독서법일까?', '다독의 경험 없이 한 권의 책을 제대로 읽는 노하우는 어떻게 얻을 수 있을까?'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한 권의 책을 제대로 읽기 위한 독서 근력은 다독으로 만들어진다고요. (42쪽)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다독의 경험이 있어야 정독하고 싶은 책을 제대로 추려낼 수 있다. 때로는 정독할 책이 아님에도 정독을 한다면 그거야말로 시간 낭비다. 재독, 삼독, 발췌독, 정독을 위해서는 다독이 밑바탕이 되어야 책을 보는 안목이 생긴다고 본다.

또한 저자는 독서 편식을 응원한다. 책을 골고루 읽어야 한다는 생각은 일단 접어두고 좋아하는 작가의 책만 골라 읽는 '전작주의 독서'라든가, 얇은 책, 가독성 좋은 책만 선택해서 읽는 것도 완독의 성취를 느낄 수 있는 방법이라고 권한다. 읽으면서 신나서 동의하는 부분이 많다. 너무 진지하고 무겁게 접근하면 오히려 책 읽기 싫어진다.

이 책의 저자가 북튜버여서 그런지 내가 모르는 스마트폰 앱도 알게 되고, 알람 또는 타이머를 이용하는 방법 등 실제 유용하게 사용할 방법을 알려주어 도움이 된다.



'대충 성실하게'가 제 삶의 모토거든요. '성실한 대충주의자'의 삶이 '철두철미한 완벽주의자'의 삶보다는 부족하겠지만, '게으른 완벽주의자'가 되는 것보다는 낫지 않나 싶어요. 제게 '대충'이라는 단어는 '성의 없고 불성실하다'는 의미보다는 '힘 빼고 즐겁게'라는 의미로 여겨지는 것 같아요. (77쪽~78쪽 발췌)

가볍고 즐겁게 책읽기를 하고 싶다면 북튜버 미료의 30일 완독 훈련에 참여해보는 것도 좋겠다. 책 읽는 것이 비장하고 가시밭길을 가는 것 같기만 하다면 왜 책을 읽겠는가. 너무 진지하고 무겁게 접근할 것이 아니라, 힘빼고 즐겁게 참여한다면 독서의 세계는 무궁무진해질 것이다.

특히 저자가 알려주는 리딩 트래커 이용하기, 스마트폰 앱 사용하기, 독서법, 서평에서 필사, 독서 노트 쓰는 방법까지 스르륵 살펴보며 '나 이거 하고 싶어' 생각되는 것이 있다면 바로 실행해 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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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채널 × 우주에게, 우주로부터 EBS 지식채널e 시리즈
지식채널ⓔ 제작팀 지음 / EBS BOOKS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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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EBS 지식채널 x 우주에게, 우주로부터』이다. EBS 지식채널은 짧은 시간에 임팩트 있는 내용으로 시선을 사로잡기에 한때 챙겨보았지만 한동안 잊고 지냈다. 이번 기회에 우주에 대한 내용만을 엄선해서 한꺼번에 책을 통해 보고, 소장해두고 틈틈이 꺼내어 읽어보고 싶었다. 특히 우주에 대한 이야기이니 더더욱 설레는 마음으로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누군가는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을 헤아리며 시를 썼고,

누군가는 미지의 세계를 탐구하며 그곳에 닿기를 갈망했다.

오랜 시간 인류의 동경과 상상의 대상이었던 우주는

인간의 상상력과 과학기술의 결합으로 신비의 장막이 걷히고 있다.

달 탐험에서 화성 정착을 위한 준비까지, 급속히 전개되는 우주 시대!

'나'라는 소우주에서 광활하고 신비로운 우주까지,

우주를 향한 인류의 탐험은 언제나 흥미롭다! (책 뒤표지 중에서)



이 책의 저자는 EBS지식채널e. 세상 곳곳에서 포착한 다양한 테마 아래 우리가 알고 싶은 이야기, 알아야 할 이야기를 촘촘히 엮어 '살아 있는 지식'으로 전한다. 2005년 9월 5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16년간 2,800여 편이 방송되었다. 5분의 영상 속에 인문, 사회, 과학, 예술 등 우리 삶과 긴밀하게 연결된 주제들을 감각적이고도 예리하게 담아내 큰 호응을 얻어왔다. (책날개 발췌)

이 책은 총 5부로 구성된다. 1부 '우주에게, 인간으로부터', 2부 '뉴 스페이스 시대, 우주를 향한 도전', 3부 '우주 시대를 위한 과학자들의 아이디어', 4부 '또 다른 우주, 그곳에 닿고 싶다', 5부 '나는 오늘도 '우주'를 향해 떠난다'로 나뉜다.

EBS 지식채널 방송은 5분의 영상 속에 갖가지 지식을 전달해주고 있어서 영상미가 뛰어나다. 그런 면에서 비교해 보자면 이 책은 방송을 일일이 챙겨 보지 못하는 사람을 위한 서머리 같은 느낌이다. 처음엔 좀 더 큰 판형에 사진의 질도 좋았다면 하는 기대감이 있었다. 방송을 접해본 사람이라면 그런 생각을 할 법도 하리라는 것을 제작진도 잘 알 것이다.

그래도 처음의 낯선 느낌은 책장을 펼쳐들어 읽어나가면서 금세 사그라들었다. 원래 인간은 스마트폰 화면의 영상이나 극장에서의 대형 영상이나 적응하면 다 비슷하게 다가오는 것이니 말이다.

어쨌든 나는 요즘 방송을 챙겨본 적이 없으니 이 책을 통해 알게 되는 우주에 대한 지식이 흥미로웠다. 게다가 조금씩 나누어 접할 지식을 책을 통해 한꺼번에 접할 수 있으니 그 또한 시간을 절약해 주는 느낌이었다.



이 책을 읽으며 시선은 우주를 향하고 모르던 사실을 하나씩 알아가는 재미를 느낀다. 또 다른 지구와 생명체를 향한 끝없는 호기심, 우주 쓰레기에 관한 이야기, 우주 생활에서 가장 골치 아픈 것은?, 우주식량 고구마, 김환기와 고흐의 우주적 상상력 등등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어서 이 책을 손에 잡으면 흥미롭게 읽어나가게 될 것이다.

'진짜로 우주여행을 한다면 무얼 챙겨야 하지?'

우선 먹을 것을 챙겨야 한다. 그런데 감자칩은 곤란하다. 뜯는 순간 부서지며 여기저기 흩날리기 때문이다. 신발은 하나면 충분하다. 바닥에 발이 닿지 않아 더러워질 염려가 없으니까. 가족사진은 인형에 꿰매두는 것을 권한다. 우주비행선 안에서는 모든 물건이 떠다니니 좀 더 잡기 쉬운 물건에 붙여두라는 의미다. (237쪽)

실제 우주비행사들에게 허락된 짐 공간은 신발 상자 정도 되는 크기라고 한다. 우주여행을 한다면 신발 상자 정도 되는 크기에 어떤 짐을 꾸리는 게 좋을지, 각자의 생각을 들어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이렇게 우주에 대한 거창한 이야기 말고도 실제로 궁금할 법하고, 이 책을 계기로 생각해 볼 수 있는 이야기까지 접할 수 있다.

2021년 2월 19일 오전 5시 55분(한국 시각), 최초의 화성 토양 수집 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가 착륙에 성공했다. 마침내 수집한 화성의 바람소리 18초. 이는 토양 샘플이 지구에 도달하는 10년과 맞먹는 시간이다. NASA는 오래전부터 우주의 소리를 수집해왔다. 이는 화성의 독특한 기후 현상인 '모래 폭풍'의 근원지에 대한 중요한 단서뿐 아니라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주고 있다. (240쪽)

이렇게 알게 되는 토막상식들이 새롭고 재미있어서 이 책에 담긴 이야기에 저절로 시선을 집중하게 된다.



굳어가는 근육에 몸은 구속되었지만 우주를 향한 영혼만큼은 자유로웠던 과학자. 그는 우주에 대해 끝없는 의문을 품으며 연구에 정진해 블랙홀 증발, 양자우주론 등 현대물리학의 이론들을 정립했다. 나아가 가슴에 우주를 품은 물리학자였다. 별과 인간을 가장 가깝게 만들어준 그가 우리에게 남긴 당부의 말이 있다.

"고개를 들어 별들을 보세요, 제발 당신의 발만 보지 말고…." (285쪽)

시한부 판정 후 53년을 더 산 스티븐 호킹 박사가 우리에게 남긴 당부의 말이 인상적이다. 매일 그렇게는 하지 못하더라도 가끔은 이 말을 떠올리며 고개를 들어 별을 바라보는 여유를 가져보아야겠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별을 바라보는 마음이 새로워질 것 같다. 단순히 별인 것만이 아니라, 생명체가 살 수 있는 우주공간인 '골딜록스 존'일 수도 있으니 말이다. NASA 박사 윌리엄 보루키의 말에 의하면 밤하늘에 보이는 별의 20~50퍼센트 정도가 지구와 크기가 비슷하고 땅이 있는 행성을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 책을 통해 알게 되는 지식을 더하여 별을 바라보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눈으로 바라보게 될 것이다.

이 책에서 들려주는 우주 이야기는 짤막하면서도 흡인력이 있어서 어느 곳을 펼쳐들어 읽든지 집중해서 읽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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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로 읽다가 100점 맞는 색다른 물리학 : 하편 - 교과서보다 쉽고 흥미진진한 물리학 교실 재미로 읽다가 100점 맞는 색다른 물리학
천아이펑 지음, 정주은 옮김, 송미란 감수 / 미디어숲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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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의 일이었다. 뭐 재미있는 책 없나 둘러보다가 이 책의 상편을 꺼내읽었다. 그러니까 재미있는 책을 읽고 싶어서 집어 든 게 물리학이라니 정말 신기한 일이었다. 살다 보니 나에게도 그런 날이 다 있었다.

오늘은 그 감동을 이어서 '교과서보다 쉽고 흥미진진한 물리학 교실' 『재미로 읽다가 100점 맞는 색다른 물리학』 하편을 읽어보게 되었다.

고체처럼 분명하게,

액체처럼 부드럽게,

기체처럼 날렵하게,

물리학의 세계로 빨려 들어간다. (책표지 중에서)

이번에는 어떤 이야기를 읽게 될지 궁금한 생각으로 이 책 『재미로 읽다가 100점 맞는 색다른 물리학』 하편을 펼쳐들었다.



이 책의 저자는 천아이펑. 베이징시 제8중학 영재교육센터 물리 연구반 책임자이자 베이징시 시청구학과목 리더 겸 우수교사다. 20여 년 넘게 후학 양성에 헌신해 왔고 여러 편의 논문과 실험교구로 전국 1등상, 베이징시 1등상을 받은 바 있으며 물리와 삶을 사랑하고 과학의 대중화를 위해 앞장서고 있다. (책날개 발췌)

이 책은 총 3장으로 구성된다. 1장 '전기와 자기', 2장 '소리와 빛', 3장 '현대 물리'로 나뉜다. 각 장의 끝에는 '상상력을 펼쳐 봐!'와 '공부의 신 필기 엿보기'가 수록되어 있다.

먼저 이 책에서는 만약 전기가 없다면 세상은 어떻게 될지 상상하며 시작한다. 2018년 개봉한 일본 영화 <서바이벌 패밀리> 이야기를 들려주며, 정말로 전기가 사라진다면 우리가 맞닥뜨릴 현실은 절대로 영화가 보여주는 것처럼 원시적이고 순박한 상황만은 아닐 것이라고 언급한다. 그러면서 전기와 자기에 관한 현상과 법칙을 알아보자며 이야기를 펼치니, 대놓고 처음부터 전기, 자기, 쿨롱의 법칙, 암페어 법칙을 꺼내드는 것보다 훨씬 자연스럽게 이 책을 읽어나갈 수 있었다.



이 책에서 새로이 알게 되는 신기한 이야기에 더욱 시선을 집중하며 읽어나갔다.

제2차 세계 대전 기간에는 영웅적 활약을 펼친 사람들도 쏟아져 나왔지만 영웅적 활약을 펼친 '동물'들도 탄생했다. 전쟁터에서 특별한 활약을 펼쳐 인류에 공헌한 동물들은 디킨 메달과 같은 상을 받기도 했다. 종전 이후, 연합군은 총 66개의 디킨 메달을 수여했는데, 그중 1개는 고양이, 3개는 말, 29개는 개, 그리고 32개는 전서구(군용 통신에 이용하기 위해 훈련된 비둘기)에게 수여됐다. 전서구는 주로 먼 거리를 날아 정보를 전달하는 임무를 수행했다. 그렇다면 전서구는 어떻게 목적지를 정확히 찾아가는 걸까? 비밀은 자기장에 있다. (26~27쪽)

이렇게 이야기를 펼치면 여기에 이어 자기장까지 계속해서 읽어나갈 수 있는 추진력을 제공해준다. 공부를 재미있게 할 수 있도록 하려면 호기심을 갖게 만들고 거기에 대한 답변을 들려주어야 몰입도가 뛰어날 것이다. 그렇게 구성되는 책이어서 재미있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오랜 시간 동안 사람들은 전서구의 탁월한 방향 감각이 시력과 기억력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20세기 들어서야 과학자들은 전서구가 지구자기장을 통해 방향을 식별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과학자들은 훈련받은 전서구 수백 마리를 두 조로 나눠 그중 한 조는 날개 아래에 작은 자석을 매달고, 다른 한 조의 날개 아래에는 같은 크기의 구리 조각을 매달아 새장에서 수십, 수백킬로미터 떨어진 곳으로 데려가 날렸다. 그 결과, 구리 조각을 매단 비둘기는 거의 다 새장으로 돌아왔지만 자석을 매단 비둘기는 전부 어딘가로 날아가 버렸다. 이는 자석의 자기장이 비둘기 체내의 내비게이션 시스템에 혼란을 가져와 방향 감각을 잃게 만들었음을 의미한다. (30쪽)



이 책에서는 어려운 이론을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설명해주고 있다. 기본적으로 쉬운 것은 아니어서 '쉽게'라고는 말할 수 없지만, 이해하기 어려운 것을 이해하기 쉽게 다가올 수 있도록 설명해주려고 애쓴 흔적이 보인다.

'이 이론을 이 정도로 설명한 것은 정말 최선을 다한 거야.'라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와닿을 수 있게 구체적인 예를 들어가며 눈높이에 맞게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니 말이다.

그래도 이론적인 학습에도 도움을 받고 싶다면, '상상력을 펼쳐 봐!'와 '공부의 신 필기 엿보기'까지 꼼꼼하게 읽으면 될 것이다. 재미와 학습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영재교육센터 물리 연구반 책임자이자 우수 교사인 저자는 한 번쯤 궁금증을 가질 법한 질문들을 모아 갖가지 그림과 표로 이해를 돕고 '지식 카드', '선생님의 한마디', '상상력을 펼쳐 봐' 등의 코너로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춰 기본 개념을 잡아 준다. 읽다 보면 지식과 교양이 늘어나고 시험에서 100점 맞는 물리의 세계로 즐겁게 떠나 보자. (책 뒤표지 중에서)

이 책을 통해 전기와 자기, 소리와 빛, 현대 물리 등을 흥미롭게 접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물리에 자신 없는 사람으로서 처음부터 딱딱하고 엄숙하게 접하면 더 멀어지겠지만, 알고 보면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도 많고, 특히 생활 속에서 이러이러한 현상이 있는데 이게 연관된다는 것을 알고 보면 더욱 흥미롭게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다소 어려울 듯한 물리와 우리를 의외로 가깝게 만날 수 있도록 그 중간 역할을 잘 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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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공식 - 상위 1% 억만장자들이 부를 얻는 방법
윌리엄 그린 지음, 방영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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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 책은 『돈의 공식』이다. <뉴욕 타임스> 기자가 만난 금융계 아웃라이어 40인의 투자 법칙을 알려준다고 하여 관심이 생겼다. 그러고 보면 돈의 법칙은 정말 잘 안 보인다. '그때 그것만 했어도….'라며 지나간 기회를 아쉬워하는 것 말고, 지금부터 제대로 할 수 있도록 틀을 잡아주는 투자 법칙이 필요할 것이다.

누군가의 피나는 노력의 결과를 한 권의 책으로 만날 수 있다니 정말 값진 일이다. 그가 만난 사람들과 투자 법칙이 궁금하여 이 책 《돈의 공식》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윌리엄 그린. 미국의 저널리스트. 20년 이상 세계 최고의 투자가 40인을 독점 인터뷰하며, <뉴욕 타임스>, <포브스>, <타임> 지 등에 부와 성공에 관한 다양한 주제의 글을 기고하고 있다. (책날개 발췌)

이 책을 쓰는 동안, 오래전 세계 최고의 투자가들과 소중한 시간을 함께 보냈던 기억이 뜻깊게 다가왔다. 한편으로 로스앤젤레스에서 런던, 오마하에서 뭄바이까지 세계 곳곳을 돌아다닌 나는 오로지 이 책을 쓸 목적으로 40명이 넘는 투자가들과 대화하며 수많은 시간을 보냈다. 앞으로 수백만 명을 대신해 천문학적인 자산을 관리해 온 인물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이 대단한 투자가들이 우리 삶을 깨우쳐 주고, 풍요롭게 해주길 바라 마지않는다. 나는 거기에 승부를 걸겠다. (19쪽, 프롤로그 중에서)

이 책은 총 8장으로 구성된다. 프롤로그 '그들은 어떻게 부를 거머쥐었을까?'를 시작으로, 1장 '워런 버핏을 복제한 남자', 2장 '기꺼이 혼자가 되려는 의지', 3장 '영원한 것은 없다', 4장 '회복력 있는 투자자', 5장 '궁극의 정교함, 단순성', 6장 '정보의 유통 기한', 7장 '탁월한 성과를 만드는 습관', 8장 '어리석은 실수만 피해도 승산이 있다'로 이어지며, 에필로그 '더 부유하게, 더 현명하게, 더 행복하게'로 마무리된다.

이 책을 읽으며 알듯 말듯 한 그들의 돈의 공식을 하나씩 익혀본다. 물론 이론과 실전은 엄청난 괴리가 있지만, 이론이라도 기본적으로 파악하고 익혀두어야 실전에 도움이 되지 않겠는가.

버핏과 멍거 같은 마스터 투자가들에게 게임의 본질은 광기에서 벗어나 조울증을 앓는 시장이 (멍거가 이야기한) '가격이 잘못 매겨진 도박'을 제공할 때까지 냉정히 지켜보는 것이다. 열광적으로 뛰어드는 것은 매우 쉽다. 그러나 투자란 대부분 돈을 벌 확률이 돈을 잃을 확률보다 매우 우세해지는, 그런 드문 순간들을 기다리는 일이다. 버핏이 다음과 같이 말했듯이 말이다. "공이 들어올 때마다 매번 방망이를 휘두를 필요는 없습니다. 자신에게 알맞은 공이 들어올 때를 우리는 기다릴 수 있습니다. 문제는 자신이 펀드 매니저일 때 찾아옵니다. 우리의 투자자들이 '휘두르라고, 이 멍청아!'라고 계속 소리칠 때입니다. " (38쪽)

공이 들어올 때마다 매번 방망이를 휘두를 필요는 없겠지만, 어떤 공이 알맞은 공인지는 여전히 파악하기 어렵다. 그래서 나는 여전히 '그때 그 공이 알맞은 공이었는데….'라면서 지난 기회만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세상의 모든 부는 확률 게임이라고 하며, 투자 세계 최고 플레이어들의 8가지 성공 법칙을 알려준다. 투자라는 세계에 그냥 던져진다면 아무런 정보도 없고 막연하겠지만, 거기에서 일단 8가지 성공 법칙을 익히고 기본기를 다져놓으면 부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는 것이다.

책 속에 있는 연두색 종이를 뒤집어보면 노란색 바탕에 여덟 가지 성공 법칙을 안내해주는데, 그 내용이 이 책에서 8장에 걸쳐 안내되고 있으니 하나씩 참고하면 되겠다. 특히 중요한 말은 초록색 펜으로 강조해서 보여주니 금과옥조 삼아 기억해두면 좋을 것이다.



과거 한 기자가 밥 말리에게 물었다. "말리 씨는 부자인가요?" 그러자 이 음악가는 조심스럽게 답했다. "기자님이 말하는 부는 무엇을 의미하나요?" 기자는 구체적으로 물었다. "말리 씨는 많은 것을 소유하고 있지 않나요? 은행에 많은 돈이 있지요?" 이에 말리는 다시 질문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돈이 기자님을 부유하게 만드나요? 저는 그런 유의 부유함은 없습니다. 제게 부란 제 삶 그 자체예요, 영원히." (379쪽)

상위 1% 억만장자들이 부를 얻는 방법이 궁금해서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는데, 나의 생각은 부에 대한 근원적인 고민과 질문으로 그 영역이 확장되었다. 과연 돈이 무엇인지, 부가 무엇인지,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 사색에 잠기는 시간을 가져본다.



부의 의미와 축적 방법, 불안과 시간을 이기는 장기적인 투자 안목까지 배울 수 있는 이 책은 당신이 투자와 삶의 길목에서 내리게 될, 크고 작은 의사결정의 판단 근거가 되어줄 것이다.

_<워싱턴 포스트>

이 책으로 돈에 국한되어 그 공식을 배울 생각이었다면, 실제로 읽으며 생각해 보니 인생에서 크고 작은 의사결정의 판단 근거가 되어주리라 생각된다. 투자의 8가지 성공법칙은 투자뿐만 아니라 인생에 있어서도 도움이 될 기본적인 자세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누구나 알지만 실천은 쉽지 않은 그런 것이고 말이다. 그리고 실천 여부에 따라 이 책의 가치는 어마어마한 차이가 날 것이다.

무엇보다 이 책은 지난 반세기 동안 저자가 세계 최고의 투자가들을 찾아다니고 인터뷰하고,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데에 엄청난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부어서 그 결과로 탄생한 책이다. 값진 노력의 결과물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읽어나갈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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