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속 파괴적 승자들
김광석.설지훈 지음 / 와이즈베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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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의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초가속'이라는 단어만 보아도 알 수 있듯이, 그 속도는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찔하다.

이 책의 서문 시작 글을 보면 '세상이 이렇게 변했구나!' 생각하게 된다. 이건 상상 이상이다.

2022년 1월 7일, 자동차 경주 역사상 상상하지도 못했던 일이 벌어졌다. 자동차 경주장에 시속 300km로 달리는 레이싱카가 있고, 관중도 있었지만, 운전자가 없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모터스피드웨이에서 열린 '자율주행 챌린지'에서 벌어진 일이다. 심지어 가로등마저 없는 깜깜한 어둠 속에서 라이트도 켜지 않은 채 달리는 자동차의 모습은 기존의 상식을 완전히 파괴하는 명장면 중 하나였다. 한 전문가의 설명이 인상적이었다. "This technology is not vision Based (이 기술은 시야(눈) 중심이 아니다)." 그렇다. 자율주행 기술 경주였지, 운전 실력 경주가 아니었다. (4쪽)

어떤가. 이 부분만 보아도 지금 현재, 세상의 변화는 내가 보고 있는 그것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이 책에서는 말한다. '속도의 경제, 한 번 뒤처지면 끝난다! 누가 더 빨리, 가속화할 것인가?'라고 말이다.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하는 지금,

생태계를 부순 승자들의 파괴력을 분석하고

상대를 압도하는 필승 공식을 밝혀낸 책 (책 뒤표지 중에서)

지금 이 시대에 꼭 알아두어야 할 압도적 승리의 공식들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 책 『초가속 파괴적 승자들』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은 김광석, 설지훈 공동 저서이다. 김광석은 한국경제산업연구원의 경제연구실장으로 경제와 산업을 연구하고 있고, 한양대학교 겸임교수로 디지털경제학을 강의하며 후학 양성에도 주력하고 있다. 다양한 정부 부처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면서 한국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을 위한 지략을 제시하고 있다. 설지훈은 한국디지털경제학회 이사로 활동하며 디지털 전환 대응에 관한 연구에 몰두하고 있으며, 글로벌 디지털 전환 모범 사례를 분석하여 한국 경제 발전을 위한 인사이트를 전달하는 데 힘쓰고 있다. (책날개 발췌)

디지털 전환은 거스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파괴자들이 등장해 기존의 생태계를 부수고, 판 자체를 바꾸어놓기 때문이다. 비즈니스 모델을 완전히 변화시키고, 차원이 다른 경쟁력으로 산업을 압도한다. 변화를 거부하고 안정을 택한 기업들은 과거에 파괴자들이었을지 모르지만, 변화된 생태계로부터 거부될 수밖에 없다.

디지털 리더십을 갖추어야 한다. 디지털 경제하에 산업의 패러다임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모니터링하고, 새로운 표준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책은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하는 지금 그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을 이해하고,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를 제기하는 데 목적을 두었다. (11쪽)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된다. 서문 '초가속, 미래를 당겨놓다'를 시작으로, 1부 '파괴자들, 어떻게 기존의 질서를 파괴했는가?', 2부 '6대 파괴적 물결, 파괴할 것인가? 파괴될 것인가?', 3부 '초가속 시대 액션 플랜'으로 나뉜다.



초가속 경제, 어제의 '혁신'은 오늘의 '옛것'이 된다. 기업이 아니라 소비자가 초가속 경제의 주인으로 거듭나고 있다. 그들은 기업과 정부가 정해놓은 방식에 수긍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의 '표준'을 재정립하면서 비즈니스 생태계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137쪽)

그러고 보면 세상은 변화하지 않는 것이 없다. 한때 인기가 엄청 좋았던 것이라도 어느 순간 사그라들거나 다른 무언가가 그 자리를 차지하며 급속도로 변화한다.

이 책에 담긴 내용이 새로워서 감탄하며 읽어나갔다. 코로나 시대를 거쳐가며 파괴와 변화로 새로운 틀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더 이상 과거의 혁신은 혁신 그 자체가 아니라 이미 옛것이 되어 있음을 인식한다.



이 책이 흥미로운 것은 이론적인 이야기만을 들려주는 것이 아니라, 현재 우리 삶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예를 함께 들려준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보다 구체적으로 다가왔다. 들어본 것, 아는 것이 나와서 우리는 더욱 가깝게 느끼며 몰입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거기에서 한 걸음 나아간 현재와 가까운 미래의 모습까지 훑어볼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스타벅스는 과연 커피를 파는가, 나이키는 신발을 팔지 않는 신발 기업 등의 이야기도 당연한 듯한 것을 한 번 비틀어서 생각해 볼 수 있도록 시야를 폭넓게 만들어준다.

어느 여름날 스타벅스 굿즈 e-프리퀀시 열풍이 있을 때가 떠오른다. 그때 사람들은 커피를 주문하고 프리퀀시 굿즈만 챙겨가고 커피는 그냥 버렸다는 기사가 쏟아져 나왔다. 처음에는 도대체 왜 그렇게 인기인가 의문이 들었는데, 어느 매장에 얼마나 남았는지 확인하고 정보를 교환하며 쿠폰도 주고받는 사람들이 많으니, 어느 순간에는 나도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미 이름이 알려지고 어떤 상품을 판매하는 곳인지 알려진 기업도, 알고 보면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며 개념을 흔들어놓아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 책에서 들려주는 이야기에 집중하다 보면 해법이 보이리라 생각된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변화하지 않는 기업은 자연히 도태되리라 생각된다. 이미 현재가 된 상황도 상당히 파격적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러니 파괴할 것인가, 파괴될 것인가는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꼭 짚어보아야 할 문제일 것이다.

이 책은 경제 읽어주는 남자 김광석 교수와 한국디지털경제학회 설지훈 이사가 찾아낸 압도적 승리의 공식들이니, 이 책에서 들려주는 이야기에 주목하며 각각의 사례를 짚어보다 보면, 풀리지 않고 막막하기만 하던 현실에서 무언가 방법이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하는 시대에 무조건 승리하는 액션 플랜을 제시해주는 책이니, 이 책의 도움을 받아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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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파민네이션 - 쾌락 과잉 시대에서 균형 찾기
애나 렘키 지음, 김두완 옮김 / 흐름출판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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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쾌락 과잉 시대에서 균형 찾기를 이야기하는 『도파민네이션』이다. 피로사회에서 도파민으로 버텨내는 현대인을 위한 인간, 뇌, 중독 그리고 회복에 대한 안내서라고 한다.

'중독'이라니…. 글쎄 이걸 중독이라고까지 해야 하는 건가, 도통 모르겠다고 생각될 무렵, 이 책의 글이 정신을 번쩍 차리게 해준다.

디지털 세상의 등장은 이런 자극들에 날개를 달아주었다. 스마트폰은 컴퓨터 세대에게 쉴 새 없이 디지털 도파민을 전달하는 현대판 피하주사침이 됐다. '나는 아직 무언가에 중독된 적이 없다'고 자신하는 사람이 있다면, 장담컨대 머지않아 자주 찾는 웹사이트에서 그것을 만나게 될 것이다. (6쪽)

이 책에서 말하는 중독이란 무엇일까. 넓게 봤을 때 중독은 어떤 물질이나 행동이 자신 그리고/혹은 타인에게 해를 끼침에도 그것을 지속적·강박적으로 소비·활용하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다(27쪽)고 이 책에서는 말한다.

또한 과학자들은 중독 가능성을 측정하는 보편적인 척도로서 도파민을 활용한다고 한다. 뇌의 보상 경로에 도파민이 많을수록 경험의 중독성은 더 커진다는 것이다. 특히 뇌가 쾌락과 고통을 같은 곳에서 처리한다고 하는데…….

어떤 내용을 들려줄지 기대하며 이 책 『도파민네이션』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애나 렘키. 스탠퍼드대학교 의과대학 정신의학· 중독의학 교수, 스탠퍼드 중독치료센터 소장이다.

약물이든 쇼핑이든, 관음증이든 흡연이든, 소셜 미디어든, 우리 모두는 하지 않았으면 하거나 후회하는 행동을 하나쯤은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이 책에는 소비가 우리 삶의 동기가 된 세상에서 강박적 과용에 대처하는 과학적 처방을 제시하고 일상에서 쾌락과 고통을 관리하는 실천적 방법을 담으려 노력했다. (7쪽)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된다. 머리말 '탐닉의 시대에서 살아가기'를 시작으로, 1부 '쾌락과 고통의 이중주', 2부 '중독과 구속의 딜레마', 3부 '탐닉의 시대에서 균형 찾기'로 이어지며, 맺음말 '저울의 교훈'으로 마무리된다.



이 책에서는 어찌 보면 하나하나의 사례는 낯설고 거리감이 느껴질지 모르겠지만, 결국에는 자신과의 접점, 인류와의 접점을 만나게 될 것이다. 예를 들면 이런 것 말이다.

왜, 우리는 전에 없던 부와 자유를 누리고 기술적 진보, 의학적 진보와 함께 살아가면서 과거보다 불행하고 고통스러워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우리가 모두 너무나 비참한 이유는, 그런 비참함을 피하려고 일을 너무 열심히 하기 때문이다. (64쪽)

특히 쾌락과 고통은 쌍둥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 신경과학자들은 도파민의 발견과 더불어, 쾌락과 고통이 뇌의 같은 영역에서 처리되며 대립의 메커니즘을 통해 기능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한다. 쉽게 말해 쾌락과 고통은 저울의 서로 맞은편에 놓인 추처럼 작동한다는 것. 그리고 오랫동안 과도하게 중독 대상에 기대면, 쾌락-고통 저울은 결국 고통 쪽으로 치우치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거기에 더해 희망적인 소식도 알아두어야겠다.

물론 희망적인 소식은 있다. 우리가 오랫동안 충분히 기다리면, 우리의 뇌는 중독 대상이 없는 상황에 다시 적응하고 항상성의 기준치를 정상 수준으로 되돌린다. 저울이 수평을 이루는 셈이다. 뇌의 저울이 수평을 이루면, 우리는 산책하기, 해돋이 구경하기, 친구들과 식사 즐기기 등 일상의 단순한 보상에서 다시 쾌락을 맛볼 수 있다. (78쪽)



경쟁주의와 능력주의가 만들어낸 수많은 시험과 자격증들, 과도한 업무량과 빼곡한 일정들, 그러면서도 높은 수준의 집중력과 학습효율을 요구하는 현대 사회에서 늘 피곤한 청소년들과 어른들은 주의력을 높이고 불안과 불면을 해결하기 위해 도파민을 입에 털어 넣는다. 쾌락을 절제없이 탐닉하고 행복을 초조하게 갈망하는 현대인들은 스마트폰, 소셜 미디어, 게임, 쇼핑 등을 통해 강박적 과소비에 탐닉하고 도파민 과다복용을 통해 쾌락-고통 저울의 눈금을 억지로 돌린다.

이 책은 피로사회에서 도파민으로 버텨내면서도 그 중독의 심각성을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우리들의 뇌에선 지금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를 냉철하게 알려주고, '어떻게 약물에 의존하지 않고 행복에 도달할 수 있는가'를 의학적으로 조언한다. 쾌락을 행복인 양 조급하게 찾아 헤매는 모든 현대인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_정재승, 뇌과학자, 『과학콘서트』 『열두 발자국』 저자

이 책을 읽고 솔직히 좀 혼란스러웠다. 어디까지가 중독이고, 거기에서 헤어나와야 맞는 건지, 거기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런데 그 부분은 차치하고, 이 책에서 들려주는 핵심은 이렇다. 이 책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이라고 해도 되겠다. 즉, 쾌락과 고통이 뇌의 같은 영역에서 처리되며 서로 맞은 편 추처럼 작용하는 것이니, 섣불리 쾌락을 좇아 조급하게 달려가지 말고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며 나의 하루를 어떻게 사용할지 깊이 생각해보았다. 보다 폭넓게 중독과 삶과, 인간의 뇌와 인생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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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이라는 모험 - 미지의 타인과 낯선 무언가가 하나의 의미가 될 때
샤를 페팽 지음, 한수민 옮김 / 타인의사유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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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만남'에 대한 섬세한 탐구서라고 하여 호기심이 생겼다. 이 책을 통해 만남에 대해 사유할 계기를 마련해 보고자 했다.

또한 이 책은 프랑스 전 서점 베스트셀러이며 아마존 철학 1위라고 하여 더 궁금했다.

게다가 이 책에 나오는 다음 글을 읽으면 구체적인 내용이 더욱 알고 싶어질 것이다.

피카소가 시인 엘뤼아르와 우정 어린 만남을 경험하지 못했더라면 유명한 걸작 <게르니카>를 탄생시키지 못했을 것이다. 카뮈가 『반항적인 인간』을 쓸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여배우 마리아 카자레스에 대해 품었던 열렬한 감정 덕분이라는 것도 잘 알려진 사실이다. 볼테르가 『캉디드』를 세상에 남길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에밀리 뒤 샤틀레(최초의 여성 과학자이자, 수학자, 사상가이다. 그녀는 볼테르와 더불어 계몽주의 사상의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역주)와 지적인 교류를 서로 주고받았기 때문이다. 또한 유명한 노래 <완벽한 하루>는 데이비드 보위와 루 리드가 뉴욕에서 만나 함께 저녁식사를 하지 않았더라면 이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10쪽)

문득 정현종의 시 「방문객」이 생각난다.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 정현종의 시 「방문객」 일부

그러니 우리의 만남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욱 어마어마한 사건 아니겠는가.

그리고 이 책에 의하면 만남은 우연의 산물이 아니라 두 사람의 태도가 빚어낸 산물이라고 한다. 그러니 우연을 내 편으로 만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만남을 우리가 미리 준비할 수도 있다는 점을 이 책으로 증명해보이겠다는 것이다. 그 점에서 이 책을 읽어보고 싶었다.

어떤 내용을 들려줄지 궁금해하면서 이 책 『만남이라는 모험』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샤를 페팽. 현재 국립고등학교와 파리정치대학에서 철학을 강의하고 있다. 또한 《전향과 심리학》, 《철학 매거진》 등의 잡지에 글을 연재하고 철학, 형이상학, 윤리학 분야에서 독자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코너를 운영하고 있다. 『아름다움이 우리를 구원할 때』, 『실패의 미덕』, 『기쁨』, 『철학 주식회사』 등이 국내에 번역 출간되었다. (책날개 발췌)

우리는 타인들에게 의존한 채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만남이란 우리 인생에 덧붙여진 장식품 같은 것이 아니며 부차적인 소품 같은 것도 아니다. 오히려 만남은 우리에게 필수적이며 우리의 인격을 빚어내기까지 한다. 즉 인간이라는 존재가 평생 경험하게 되는 모험의 중심에 '만남'이 자리 잡고 있다. (10쪽)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된다. 1부 '만남의 징후들', 2부 '만남을 내 편으로 만드는 법', 3부 '진정한 삶은 만남이다'로 나뉜다.

이 책은 만남에 대한 개념부터 시작해서, 타인과의 만남에 대한 의미 등을 심도 있게 살펴볼 수 있는 책이다. 지금껏 '만남'이라는 것을 그냥 우연의 산물이며 별다른 의미가 없는 것이라 생각했다면, 이 책을 읽다 보면 그 사소한 만남조차도 커다란 의미가 있는 특별함을 느끼게 된다.

이 책을 통해서 철학적 사색과 함께 만남에 대해 되새겨볼 수 있었다. 특히 인류학적 해석, 존재론적 해석, 종교적 해석, 정신분석학적 해석, 변증법적 해석 등 우리 삶에 있어서 만남을 중점적으로 탐색해 볼 수 있어서 의미가 더 깊었다.

또한 이 책을 읽으며 어느 한 사람의 능력이나 기회에만 포커스를 두고 보았던 것들을 누군가와의 만남이라는 부분에 집중해서 살펴보는 기회가 되었다. 무언가를 보던 시각을 살짝 바꿔본 듯한 느낌으로 만남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 책을 읽으면 이 책의 띠지에 있는 "내 자신을 목격하는 일은 오직 타인의 세계에 도달할 때 가능해진다."라는 철학자 에마뉘엘 레비나스의 말이 의미 있게 다가올 것이다.



가스통 바슐라르는 마르틴 부버의 책 『나와 너』 서문에서 이런 말을 남겼다. "만약 나에게 사랑과 가정이 없다면 이 세상에 존재하는 꽃들과 나무들, 불, 돌멩이가 나에게 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오, 두 사람이 있어야 한다. 아니 적어도 두 사람이 필요하다! 하늘이 파랗다는 것을 알기 위해서는, 밝아오는 새벽의 여명에 이름을 붙이기 위해서는 두 사람이 있어야만 했다! 하늘과 숲, 그리고 빛과 같이 영원한 것들은 오직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속에서만 그것들의 본래 이름을 찾는 법이다."

이 아름다운 문장들은 시적인 섬세함을 발휘해, 우리가 이 책에서 살펴보았던 견해들을 요약하고 있다. (318쪽)

이 책에서는 우리의 존재 자체부터 다시 생각해 보도록 '만남'이라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즉, 저자는 다른 사람과 함께 있지 않고 오로지 홀로 있다면 우리는 어떤 존재도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는 홀로 있다면 어떤 가치도 띠지 못하며 어떤 것에도 도달하지 못하지만, 만남으로 이 모든 것이 충분해진다는 것이다.

그때 비로소 완전한 시작의 문이 열린다고 하니, 저자의 시선으로 만남에 대해 사유해 보면 이 세상과 우리의 삶이 또 다르게 보일 것이다. 만남을 중점적으로 우리 인생을 바라볼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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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 상실, 사랑 그리고 숨어 있는 삶의 질서에 관한 이야기
룰루 밀러 지음, 정지인 옮김 / 곰출판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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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어보고 싶어진 것은 단순한 이유에서였다. '도대체, 왜, 이 책이 계속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보이는가' 하는 데에서 온 호기심에서였다.

그런데 제목만 보고는 소설인가 생각했는데, 자연과학책으로 분류되어 있어서 더 시선이 갔다.

게다가 《워싱턴포스트》, 《NPR》, 《시카고 트리뷴》, 《스미소니언》 선정 2020년 최고의 책이라는 점과 더불어 이 책을 격찬하는 추천사까지, 나를 뒤흔들었다. 나도 그런 책을 읽고 싶어서 늘 헤매고 있다. 완전히 넋을 잃을 정도로 매혹적인 책 말이다.

이 책이 나에게는 어떤 느낌을 줄지 궁금해하면서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를 읽어보게 되었다.

물론 이 책을 읽기 전에만 해도 나는 이 책에 이렇게 매혹될 거라 생각지 못했으니, 이 책이 전해준 파장에 충격이 크다. 이 책 저책 헤매며 독서를 하는 것은 이렇게 내 마음을 휘어잡을 책을 만나는 과정인 것이니, 이것만으로도 무척 두근거린다.



이 책의 저자는 룰루 밀러. '방송계의 퓰리처상'으로 불리는 피버디상을 수상한 과학 전문 기자로, 15년 넘게 미국 공영 라디오 방송국NPR에서 일하고 있다. 룰루 밀러의 논픽션 데뷔작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전기이자 회고록이자 과학적 모험담으로, 혼돈이 항상 승리하는 세계에서 꿋꿋이 버텨내는 삶에 관한 우화처럼 읽히는 경이로운 책이다. (책날개 발췌)

이 책은 총 13장으로 구성된다. 1장 '별에 머리를 담근 소년', 2장 '어느 섬의 선지자', 3장 '신이 없는 막간극', 4장 '꼬리를 좇다', 5장 '유리단지에 담긴 기원', 6장 '박살', 7장 '파괴되지 않는 것', 8장 '기만에 대하여', 9장 '세상에서 가장 쓴 것', 10장 '진정한 공포의 공간', 11장 '사다리', 12장 '민들레', 13장 '데우스 엑스 마키나'로 나뉜다.

이 책은 저자 룰루 밀러가 과학자이자 분류학자인 데이비드 스타 조던에 대한 이야기를 펼치면서 시작된다. 데이비드 스타 조던의 전문 분야는 어류로, 그는 새로운 종을 찾아 전 지구를 항해하며 시간을 보냈다는 것이다. 그렇게 조던은 수년, 수십 년에 걸쳐 지치지 않고 일했고, 그 결과 당대 인류에게 알려진 어류 중 5분의 1이 모두 그와 그의 동료들이 발견한 것이었다(16쪽)고.

그런데 1906년 어느 봄날, 지진으로 그가 수집한 표본들이 바닥에 내동댕이쳐져서, 수백 개의 유리단지가 바닥에 떨어져 박살이 났고, 유리단지에 넣어둔 이름표들이 온바닥에 나뒹굴고 있었는데, 데이비드 스타 조던은 포기하거나 절망하지 않고, 바늘을 집어들고 물고기에 이름표를 꿰매 붙였다는 것이다.

저자 룰루 밀러는 이 분류학자가 문득 궁금해져서 그에 대해 조사하기 시작한다. 이 책은 그 과정을 상세하고 생생하게 풀어가고 있다. 흥미로우면서도 어디로 튈지 모르는 혼돈. 그 이야기가 슬며시 마음을 적시며 다가온다.



솔직히 나는 처음에 이 책을 읽기를 주저하며 한참을 책장에 꽂아두었다. 이 책에 담긴 판화 그림의 음습한 느낌과 함께, 무언가 주저하게 만드는 분위기가 나를 멈칫하게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추천사가 있다.

"장마다 수록된 독창적이고 정교한 삽화는 이 세상 것 같지 않은, 어찌 보면 악몽과도 같은 분위기로 우리를 매혹하며, 마치 19세기의 과학 텍스트나 성경을 손에 들고 있는 것 같은 고색창연한 느낌을 이 책에 불어넣어 준다. 흥미진진하게 감춰진 진실을 밝혀내는 책."

-《워싱턴 인디펜던트 리뷰 오브 북스》

세상 모든 것은 시선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나 보다. 나의 느낌도 이 책을 읽으면서 이 삽화여서 이 책의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으니 말이다. 독창적인 개성이 느껴지는 작품으로 보인다는 것은 그만큼 이 책에 매혹되었다는 소리다.

그리고 이 책에서 제인 스탠퍼드의 사망 사건이 나오면서 본격적으로 급물살을 타고 이야기가 진행되니, 더욱 몰입해서 읽어나갔다. 저자는 책의 후반부로 갈수록 탄력을 받아 글을 풀어내어 독자를 끌고 가는 재주가 있다. 자연과학 에세이를 소설처럼 읽게 하는 마법을 부린다. 결국 어느 순간부터는 책을 놓지 못하고 계속 읽어나갈 수밖에 없었다.



우생학은 1883년 유명한 박식가이자 찰스 다윈의 고종사촌인 프랜시스 골턴이라는 영국의 과학자가 만든 단어다. 《종의 기원》이 처음 출간되었을 때 골턴은 사촌의 책을 읽고 깊은 영감을 받아, 그 책을 "내 정신 발달 과정의 신기원"이라고 불렀다. 지구에서 생물의 배열을 결정하는 자연선택의 힘이 존재한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자마자, 그는 인류의 지배자 인종을 선별할 수 있도록 그 힘을 조작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떠올렸다. 요컨대 가난, 범죄, 문맹, "정신박약", 방탕함 등 그가 혈통과 관련된 것이라고 잘못 알고 있는 특징들을 교배함으로써 말이다. 그는 마음에 안 드는 사람들의 집단을 말살시키는 이 기술을 "우생학"이라고 불렀다. "좋은"과 "출생"을 뜻하는 그리스어를 조합해 만든 단어다. 그리고 그는 자기-다윈의 사촌인!-말을 들어줄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얼핏 과학적으로 들리는 '유럽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는 계획에 관해 이야기했다. (181쪽)

대다수의 사람들은 골턴의 생각을 무시하고 넘겼지만, 소수의 영향력 있는 과학자들이 열성적으로 옹호했고, 데이비드 스타 조던은 골턴의 생각을 제일 먼저 미국으로 들여온 이들 중 하나다. 그리고 그는 우생학적 불임화의 합법화를 주장하기 시작했다.

우생학 이야기를 경악을 하면서 보았다. 점점 많은 주들이 불임화법을 통과시키고, 부적합한 사람들에 대한 불임화를 실시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책 속 표현대로 싹둑, 싹둑, 싹둑!

그러다가 1916년 매디슨 그랜트라는 한 미국 남자가 (나중에 히틀러라는 한 독일 남자가 자신의 "성경"이라고 부르게 될) 우생학 책 한 권을 출판했고, 10여 년 뒤 독일에서 히틀러가 최초의 강제불임화법을 통과시켰다는 것까지, 그 모든 이야기가 그 시절에 일어났던 일이라니, 그리고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라는 과학자이자 분류학자인 사람에 대해 조사하며 알게 되는 충격적인 현황이었다니! 나 또한 모든 것이 혼란스러운 느낌으로 이 책을 읽어나간다. 결국 데이비드 스타 조던은 죽는 날까지 열광적인 우생학자로 남았다는 사실까지도.

오싹했다. 그 잔인성과 무자비함이. 그 추락이 무지막지한 깊이와 그 파괴적 광란의 크기가. 토할 것 같았다. 내가 모델로 삼으려 했던 자는 결국 이런 악당이었던 것이다. 자기 자신과 자신의 생각에 대한 확신이 너무나 강한 나머지, 이성도 무시하고 도덕도 무시하고, 자기 방식이 지닌 오류를 직시하라고 호소하는 수천 명의 아우성 - 나도 당신과 마찬가지로 인간이요- 도 무시해버린 남자. (201쪽)

그리고 이 책의 제목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와 연관되는 부분까지, 이 책에서 들려주는 이야기가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때로는 책을 읽으며 내가 알던 세상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모든 것을 뒤흔들어버리는 새로운 세계로 들어가본다. 그러한 역할을 하는 책은 흔치 않은데 이 책이 그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또한 세월이 많이 흐른 뒤에도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는 것을 볼 수 있다. 데이비드 스타 조던에 대한 존경은 시간이 지나며 더 견고해지고, 오늘날 스탠퍼드대학 캠퍼스에 가보면 도서관에 있는 브론즈 흉상과, 그의 이름으로 불리는 심리학부 건물, 화려한 장식의 액자에 담긴 그의 초상화들을 발견할 수 있다(232쪽)는 문장이 이 책에 나오는데, 이 책이 출간되고 여섯 달 뒤, 스탠퍼드대학과 인디애나대학은 데이비드 스타 조던의 이름이 붙은 건물의 이름을 바꾸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이는 학교 학생들과 임직원, 교직원, 졸업생들이 편지와 기사, 온·오프라인 시위로 항의한 결과 내려진 결정이라고 한다.

세상은 얼핏 보면 변화가 없는 듯 벽창호 같은 느낌이 들더라도 이렇게 변화할 수도 있는 모습을 보며 거기에서 희망을 본다.

이 책이야말로, 혹시라도 앞부분에서 매력적으로 사로잡히지 못하더라도 꾹 참으며 계속 읽어나가기를 권한다. 아니, 그래야만 한다. 읽지 않았으면 몰랐을 어마어마한 진실을 접하게 되며, 그것은 책을 읽으며 얻게 되는 경이, 환희, 매혹, 기쁨 등으로 표현할 수 있는 그 무엇을 얻게 되는 것이다.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입소문이 난 책에는 이유가 있다. 그 사실을 이유로 삼아서라도 힘을 얻어 계속 읽어볼 만하다. 특히 이 책은 그렇다. 누군가 이 글을 읽고 스포일러로 생각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어디까지 언급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하고 싶은 말은 이거다. 읽어라, 무조건 읽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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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의 산책 - 자연과 세상을 끌어안은 열 명의 여성 작가들을 위한 걷기의 기록
케리 앤드류스 지음, 박산호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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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뒤표지에 보면 이런 말이 눈에 띈다. '여자들도 걷는다'라고 말이다. 여자들도 걷고 자신의 걷기와 생각에 관해 글을 썼고, 수 세기 동안 그렇게 해왔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산책이 남자들만의 전유물은 아닌데, '산책' 하면 떠오르는 사람들은 모두 남자이긴 하다. 그래서 여성들의 산책에 관한 이 책에 호기심이 생겼다.

이 책은 열 명의 여성 문인들이 걷기에 관해 쓴 글의 넓이와 깊이와 특징을 보여줌으로써 새로운 걷기에 대한 시각을 제시한다. 수많은 남성 작가와는 다른, 여성의 감각, 여성의 공간, 여성의 시각을 드러내며 우리가 보유한 편향된 걷기의 역사를 재평가하고자 한다. (책 뒤표지 중에서)

그러고 보면 글을 볼 때 '이 글은 남성의 글' 또는 '이 글은 여성의 글'이라는 느낌이 확연하게 다를 때가 있다. 그래서 여성 문인들의 걷기에 관해 쓴 이 책이 더욱 궁금해졌다. 어떤 이야기를 듣게 될지 기대하며 이 책 『자기만의 산책』을 읽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이 책의 저자는 케리 앤드류스. 엣지힐대학교의 영문학 강사로 여성의 글, 특히 낭만주의 시대 여성 작가들이 쓴 글에 대해 다양한 논문을 발표했다. 또한 이 책에서 소개하는 낸 셰퍼드가 쓴 편지들을 편집하기도 했다. 케리는 열성적인 등반가이자 스코틀랜드 등산 클럽의 회원이기도 하다. (책날개 중에서)

이 책에서는 3백 년이라는 시간 속을 걸어온 여성들의 역사를 찾아냈다. 이 책에 나온 열 명의 여성은 글을 쓰는 작가이자 관찰자다. 우리는 1717년 출생한 엘리자베스 카터부터 리베카 솔닛과 린다 크랙넬 같은 현대 작가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삶과 작품과 걷기를 살펴볼 것이다. 물론 언덕과 계곡의 관찰자인 도로시 워즈워스도 있고, 산을 관찰한 낸 셰퍼드도 있고, 도시 산책자인 아나이스 닌도 있다. 단순히 움직이면서 자신의 몸을 쓰는 행위를 즐기는 여성이 있는가 하면 끔찍한 결혼 생활을 열심히 걸으면서 극복한 여성도 있다. 어떤 여성은 걸으면서 건강이 좋아졌고, 또 어떤 여성은 걸으면서 창의력이 샘솟았다. 우리가 이 책을 읽을 수 있는 건 순전히 작가 케리 앤드류스 덕분이다. (서문 9쪽, 캐슬린 제이미)

이 책은 총 10장으로 구성된다. 1장 '엘리자베스 카터', 2장 '도로시 워즈워스', 3장 '엘렌 위튼', 4장 '사라 스토다트 해즐릿', 5장 '해리엇 마티노', 6장 '버지니아 울프', 7장 '낸 셰퍼드', 8장 '아나이스 닌', 9장 '셰릴 스트레이드', 10장 '린다 크랙넬'로 나뉜다.



누군가가 짚어주었을 때 비로소 '아, 그렇구나' 생각할 때가 있다. 그동안 걷기와 다양한 사상가들의 철학을 이야기할 때, 니체, 랭보, 칸트, 루소, 소로 등 남성만을 떠올렸다. 이 책에서도 언급하듯이 그동안 걷기에 관한 책을 분석해보면 대부분 남성 산책자들의 예만 들었다는 것이다. 여자들도 걷는다. 그리고 여자들도 걷기와 함께 철학적 사색을 이어가니 그 부분에 대해 더욱 흥미를 느끼며 이 책을 읽어나간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그동안 당연한 듯 생각하던 것을 살짝 비틀어서 새롭게 바라보는 것 아니겠는가. 주일학교에서 오병이어의 기적으로 몇 명을 먹이셨냐는 퀴즈에 정답이 남자 수만 오천 명이라는 것을 듣고 충격을 받았던 어린 시절처럼, 남녀 누구나 산책을 하고 거기에서 큰 영향을 받으면서도 산책하는 사람에 대해서 쓴 글을 보면 거의가 남자였다는 것도 나름의 충격이다. 그래서 이 책이 더욱 나의 시선을 끌었다.



혹시나 이 책에 실린 작가들이 생소하다면 6장 '버지니아 울프'부터 읽어보아도 좋겠다. 그래도 이름이 익숙하니 무언가 친근한 느낌으로 시작할 수 있겠다. 버지니아 울프가 포함된 것은 탁월한 선택인 듯하다. 우리는 전부 생소한 것보다는 무언가 익숙한 이름이 있어야 더욱 관심이 생기니 말이다.

이 책을 순서대로 읽어도 좋지만, 시선이 끌리는 작가에 대해 더 알아가는 시간을 보내도 좋겠다. 아는 작가든 모르는 작가든, 여성 작가의 산책 이야기는 소재 자체가 흔치 않고 독특해서 신선하게 다가왔다.

아니, 그냥 1장부터 시작해도 되겠다. 엘리자베스 카터가 친구들에게 보낸 편지를 읽다 보면 장난기 많고 유쾌하고 엉뚱한 면이 잘 나타나 있으니, 우리 친구들 이야기를 들여다보는 듯 산뜻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 책은 이전에는 미처 인정받지 못했던, 열 명의 여성 문인들이 걷기에 관해 쓴 글의 넓이와 깊이와 특징을 보여줌으로써 기존과 다른 걷기에 대한 시각을 제시하려고 한다. (43쪽)

걷기는 운동을 위해서도 필요하고 명상의 효과도 누릴 수 있지만, 이 책으로 볼 수 있는 것은 좀 더 구체적이고 특별하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작가들은 저자가 공정하고 엄격하게 세운 기준에 따라 선정했다고 한다. 자신의 걷기에 대해 적극적으로 생각하고 돌이켜 본 작가 또는 자신을 작가이자 한 인간으로 이해하는 데 걷기가 도움이 됐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며, 걷기가 그들의 삶뿐 아니라 작품에 큰 영향을 미친 작가를 택했다는 것이다.

그렇게 고르고 골라서 담긴 10명의 여성 작가 이야기가 그동안 여타 걷기 관련 책과는 다른 신선한 자극을 줄 것이다. 읽으며 그 작가들의 이야기가 생생하게 되살아난 필치를 느끼며, 그들의 걷기를 들여다볼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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