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쓰레기는 재활용되지 않았다 - 재활용 시스템의 모순과 불평등, 그리고 친환경이라는 거짓말
미카엘라 르 뫼르 지음, 구영옥 옮김 / 풀빛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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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보고 싶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외면하고 싶기도 했다. 내가 열심히 재활용 쓰레기라며 분리수거하는 쓰레기 중에서 실제로 재활용되는 쓰레기는 현저히 적다는 것도 알고 있으니 말이다.

이 책에서는 말한다. "당신의 쓰레기는 재활용되지 않았다"라고 말이다.

'재활용이라는 위안'에 가려진 플라스틱 재활용의 실체,

그리고 쓰레기 식민주의를 파헤친 인류학자의 '플라스틱 마을' 르포 (책 뒤표지 중에서)

내가 잘 모르고 있는 어떤 어마어마한 진실을 알게 될 것 같아서 긴장하며 이 책 『당신의 쓰레기는 재활용되지 않았다』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미카엘라 르 뫼르. 인류학 박사로, 엑스-마르세유대학에서 사회학 및 정치학을 가르치고 있다. 2011년부터 폐기물, 플라스틱 재료, 재활용에 대해 연구 중이며, 이 주제로 2019년에 논문 「플라스틱시티: 베트남의 삶과 생태학적 변혁에 관한 연구」를 썼다. 플라스틱 재료(특히 가방과 포장)의 생애주기를 추적하며 생태, 도시 및 정치의 중요성에 중심을 두고 있다. (책날개 발췌)

'추천의 말'과 '프롤로그_당신이 '분리수거한' 플라스틱이 도착하는 곳, 민 카이 마을'을 시작으로, ''플라스틱' 블랙박스_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사라진 것은 아니다', '쓰레기 패러독스_다시 태어났는데 또 쓰레기?', '재활용 마을에서 일어나는 일들_누군가는 진화하고 누군가는 퇴화한다', '돌고 돌아 다시 원점?_순환이라는 거짓말' 등의 내용을 들려준다. 에필로그_우리가 믿고 싶어 하는 '재활용'이라는 신화'로 마무리된다.

오늘도 나는 쓰레기봉투 하나와 재활용 쓰레기를 잘 분류하여 버리고 왔다. 쓰레기를 버리면 후련하다. 하지만 쓰레기들의 여정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과연 앞으로 어디로 어떻게 가게 될 것인지, 궁금하긴 하지만 일단 버리고 나면 내 손에서 떠나는 것이니 그다음은 내 관심에서 멀어지고 만다.

나는 주로 베트남 북쪽 지역에 있는 한 마을을 조사했는데, 이곳은 최근 수십 년간 세계 무역으로 발생한 플라스틱 재활용에 특화된 곳이었다. 누 꾸인 지역에 속한 민 카이 마을에서는 컨테이너에 담긴 천 톤 분량의 쓰레기가 매일 해체되고 수공업 공장에서 가공된다. 직업, 지위, 신분을 막론하고 수만 명의 사람이 이 작업에 동원된다. (21쪽)

어렴풋이 예상은 했지만 실제로 이런 이야기를 들으니 충격으로 다가온다. 내 눈앞에 보이지 않는다고 마음 놓고 있을 문제가 아니었다. 그 쓰레기들은 어디에서 헤매고 있는지 모를 일이다.



그런데 이 책에 있는 내용은 막연한 추측이 아니라 실제 상황이어서 더욱 마음에 파고든다. 박사 연구라고 하여 책상 앞에서 책만 살펴본 것이 아니라, 직접 현장을 누비며 생생하게 취재를 한 것이기에 가슴을 두드리며 충격을 주었다.

우리는 으레 하는 말들을 몇 마디 나눴다. 프랑스에서 왔고 재활용에 대한 박사 연구 중이라고 나를 소개했다. 스노우는 우리가 플라스틱 가공과 관련된 직업에 관심이 많아서 이 마을을 다니며 어떻게 진행되는지 파악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긴 설명에 비해 분위기는 우호적이지 않았다. 그들은 끊임없이 허리를 굽혔다 펴기를 반복해야 하는 작업으로 고통스러워했다. 일용직으로 이들을 채용한 사업가는 10시간 동안 더러운 플라스틱을 해체하고 분류해 다시 포장하는 업무를 줬다. 회사는 파란 셔츠와 주방용 라텍스 장갑을 제공하면서 하루 일당으로 10만 동(약 3유로)을 지급한다. 사진 촬영을 허락받았지만 한 여성이 카메라 렌즈를 날카로운 눈으로 응시하면서 큰소리로 물었다. "프랑스에도 이런 일이 있나?" "아뇨, 없는 것 같아요." "그럼 날 좀 프랑스로 데려가." (60쪽)



사출기가 플라스틱 조각들을 녹이면 스크루의 내부 압력을 통과한 걸쭉한 용암 같은 것이 기계 주둥이에서 천천히 나와서 금속 골판에 떨어진다. 공기와 접촉하면 식어 버리는 이 폴리머 반죽의 색이나 외형은 재활용 라인에 들어가기 전, 폐플라스틱의 질에 따라 달라진다. 색깔은 민트색부터 밤색, 회색, 검은색까지 다양하다. 환기가 안 돼서 이미 후텁지근하고 공기도 탁한 작업장에서 사출기는 가스 기포를 내뿜으며 덩어리지고 김이 나는 걸쭉한 용암을 내보낸다. 노동자들은 매일같이 이런 공기를 마시는 것이다. (69쪽)

이 책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읽고 나면 지금껏 생각지 못했던 불편한 진실에 맞닥뜨리게 될 것이다. 그러면서 선한 이미지인 '재활용'이라는 것의 실체를 접하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며 재활용 작업이 어떤 사람들의 커다란 희생을 기반으로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쓰레기 처리 노동자들이 어떤 대우를 받으며 어떤 환경에서 일하는지에 관해서도 충격적인 진실을 접하게 된다.



차들이 지날 때마다 흔들리는 거대한 콘크리트 다리 밑에서 두 여성 농민이 강에 다리를 무릎까지 담근 채로 허리를 구부리고 투명한 비닐봉투를 강물에 씻는 모습을 보고는 깜짝 놀랐다. 항구에서 사용되었던 이 봉투에는 해산물이 남아 있었지만 그들은 개의치 않았다. 가난한 이 여성들은 최근에 새로 생긴 사출 공장의 재활용업자에게 되팔 수 있는 공짜 재원을 이곳에서 발견한 것이다. 세척한 투명 폴리머가 햇볕에 발효되면 악취가 제거되기 때문에 불결함을 없애는 이 작업을 추가하면 가치가 더 높아진다. 그들은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이 다리 아래에서도 돈에는 악취가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131쪽)

이 책에 실린 글들은 현장감이 있다. 인류학자의 '플라스틱 마을' 르포는 지금껏 한 시선으로만 보던 것을 다르게 바라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당신의 쓰레기는 재활용되지 않았다』는 재활용 쓰레기 처리 시스템과 흐름의 진실을 추적한 책이다. 저자는 재활용이라는 '신화'에 담긴 모순과 부조리, 그리고 거짓말을 폭로한다. 그럼으로써 쓰레기 재활용을 둘러싼 우리의 고정관념과 허위의식을 전복한다. 책상머리에 앉아서 쓴 앙상한 이론서가 아니다. 현장을 누빈 발걸음과 수많은 사람의 목소리가 생생하게 담긴 실증적인 현실 탐사 보고서다. (장성익 환경과생명연구소 소장 추천의 말 중에서)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엄청난 현실이다. 망치로 머리 한 대 맞는 듯한 상황이다. 생각지도 못했던 현실이 지구 어느 한 쪽에서 버젓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재활용'이라는 단어에 죄책감을 덜고 무조건 동의했던 사람이라면 이 책도 한번 읽어보면 좋겠다. 순환이라는 거짓말, 재활용이라는 신화를 다른 시각으로 들여다볼 기회가 되니 말이다.

적어도 내가 잘 분리배출하여 버리는 쓰레기가 100% 재활용되어 좋은 곳에 쓰일 거라는 환상에서는 벗어나게 된다. 재활용이라는 신화에 대해 곰곰 생각에 잠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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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愛 물들다 - 이야기로 읽는 다채로운 색채의 세상
밥 햄블리 지음, 최진선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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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색깔에 관한 책이다. 모든 색에는 이야기가 있다고 하니, 그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었다.

그냥 '색깔' 하면 막연하지만, 다음과 같이 질문을 던지면 좀 더 구체적으로 다가올 것이다.

올해의 트렌드를 선도할 색은 뭘까?

세상에서 가장 불쾌한 색은 뭘까?

하얀색 웨딩드레스는 누가 처음 입었을까? (책 뒤표지 중에서)

이 책 『컬러애 물들다』를 읽으며 컬러의 세계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이 책의 저자는 밥 햄블리. 현재 컬러 스터디라는 웹사이트를 운영하며 사진, 미술, 저술 등의 분야에도 집중하고 있다. 색은 그의 모든 활동에서 필수적인 부분이다. (책날개 발췌)

색감은 스치듯 지나더라도 순간의 강렬함, 은은하게 스미는 우아함, 품격을 갖춘 고귀함 등 글로 설명할 수 없는 분위기를 자아낸다. 여기에 더해 우리가 느낄 수 있는 감성과 감정 기분까지 자극한다. 자연의 색이 우리에게 끼치는 영향, 일상에 깃든 색에서 받는 자극은 우리를 환상과 신비의 세계로 데려간다. 이 책에는 그 모든 것이 들어 있다. (16쪽)

이 책에는 색상에 관한 갖가지 흥미로운 이야기가 담겨 있다. 호기심을 자아내는 각종 이야기가 시선을 끈다.

나는 그중에서 세상에서 가장 불쾌한 색이 무엇인가 궁금하여 바로 196쪽을 펼쳤다. 우중충한 암녹색, 팬톤 448C 색상이라고 하는데, 현재 호주 담배의 25%는 크기에 상관없이 팬톤 448C 색으로 포장되고 있다고 한다. 호주 정부는 담배 포장 정책을 시행한 이후 흡연자 수가 11만 8천 명가량 줄었다고 한다. 하지만 연관성은 알 수 없는 것이다.

이에 대해 팬톤 색상 연구소 전문가는 '세상에서 가장 불쾌한 색'이란 없으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색' 또한 없다고 언급했다. 아름다운 색은 각자가 정하는 것이다. 색의 아름다움이란 보는 사람의 시각에 따라 달라진다. (197쪽)

이 책에서 색깔에 대해 흥미로운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읽다 보면 호기심도 생기고, 몰랐던 사실을 하나씩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 그러는 데에는 저자의 색상에 대한 관심이 한몫한다는 생각이 든다. 스스로가 색상에 흥미가 있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그에 얽힌 이야기를 독자에게 들려주는 듯한 느낌이 드니 말이다.



이 책에는 짤막하면서도 신기한 이야기들이 꽤나 많이 수록되어 있어서 흥미를 자아낸다. 예를 들어 2009년 '크레욜라'사에서 개발한 밀랍 크레용의 색깔은 상상력을 자극하는 이름들이 인상적이다.

외계인의 겨드랑이, 거대한 코딱지, 도깨비 악취, 선명한 제라늄 호수, 새스콰치의 양말, 톱밥, 강아지 목욕 냄새, 우드스톡의 진흙 등이다. 저자는 거기에 더해 우리도 눈에 보이는 색들에게 재미있는 이름을 지어보면 어떨까 제안한다. 자기만의 색을 가질 기회라는 것이다. 색깔과 상상력이 흥미로운 세계로 안내해준다.



이 책을 읽으며 색깔에 영향이 있는 건지, 아닌지, 그야말로 믿거나 말거나 이야기처럼 읽는 재미가 있다. 심각하게 생각해도 좋고, 근거 없다고 생각해도 상관없다. 이 세상은 한 가지 이유로만 설명되는 것은 아니니 말이다.

그리고 하나하나 세세한 내용은 이 책을 직접 읽어보면 더 재미있게 다가올 것이다.



혹시 페인트 색상을 고르다가 색 이름에서 눈을 떼지 못한 경험이 있는가? 개인적으로 '양상추만 첨가(밝은 민트 그린)'와 '할머니의 냉장고(황금색)'라는 이름을 좋아한다. 이런 이름들은 마케팅 수단이자 페인트의 효율적 관리에 이용된다. 그래서인지 페인트 색 연구자들은 자신의 작품을 창조하듯 매년 수백 가지의 새로운 이름을 고안해낸다. 정말 특이한 페인트 이름이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고 좋은 추억을 끌어낼 수 있을까? '할머니의 냉장고'라는 색을 보며 할머니와 함께한 행복한 시간을 떠올릴까? 추억이 담긴 이름이라면 부지불식간에 소비자의 감정을 충분히 자극할 수 있지 않을까.

소비자의 마음을 사기 위해 이름을 다양하게 짓는 것도 있지만, 페인트 색 이름이 다양한 이유는 업계의 관리지침이기도 하다. 페인트 업계에서는 색상 이름이 겹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페인트 회사들은 매번 구상한 이름이 유일한 이름인지, 판권을 취득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현존하는 모든 페인트 색 이름이 담긴 데이터베이스를 확인한다. 페인트색 이름이 날이 갈수록 새롭고 참신해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143~144쪽)



펼쳐들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어 읽게 되는 책이 있다. 이 책이 그랬다. '색깔' 하면 '빨강' '노랑' '파랑' 정도밖에 관심이 없다고 하더라도,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 책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겠다. '세상에나, 이런 것도 다 있다니!'라는 생각을 하며 읽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색깔에 관한 교양과 상식이 읽기 쉽고 재미나게 담겨 있는 책이니, 컬러의 경이롭고 흥미로운 세계로 들어가 볼 수 있다. "혹시 이 이야기 알아?"라면서 색깔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 하나 풀어나가면 그 모임에서 이야기꾼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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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낫한 지구별 모든 생명에게 - 아름다운 행성 지구별 여행을 마치며
틱낫한.찬콩.진헌 지음, 정윤희 옮김 / 센시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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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은 올해 타계하신 틱낫한 스님의 메시지여서 읽어보고 싶었다. 아니, 단순히 호기심을 넘어서서 읽어야만 하겠다는 의무감 같은 것이 느껴졌다. 때때로 어떤 책은 그 존재감이 어마어마해서 책 속 글자 하나하나가 생생하게 살아나 그 의미를 전달해주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 책처럼 말이다.

이 책 『틱낫한 지구별 모든 생명에게』를 읽으며, 틱낫한 스님이 어떤 메시지를 들려주시는지, 조용히 음미하며 명상하며 읽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틱낫한은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영적 지도자이자 선불교의 스승, 그리고 사회 변화를 위해 직접 실천한 행동가이다. 열여섯 살이던 1942년 선불교에 입문하여 승려가 되었다. '참여불교'를 주창하며 다양한 사회운동을 펼쳤으며, 베트남 전쟁이 발발하자 전 세계를 돌며 반전평화운동을 전개했고, 1967년에는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추천으로 노벨평화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1982년에는 프랑스 보르도 근처에 명상 공동체 '플럼 빌리지'를 세우고,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는 '마음다함' 수련을 통한 평화와 명상의 가르침을 전세계에 전하기 시작했다. 또한 2008년부터는 '마음다함'을 여러 학교와 대학에 도입하기 위한 훈련 과정을 개발하여 많은 교육자와 청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창의적이고 효율적인 수행법을 정립했다.

2014년 뇌출혈로 쓰러진 후 2018년 고향인 베트남으로 돌아와 생을 보내던 중 2022년 1월 향년 96세로 타계했다. 쉽고 간결한 글로 삶의 지혜와 평화의 가르침을 전하는 그의 책은 지금도 전 세계인들에게 큰 울림을 주고 있다. (책날개 중에서)



이 책의 일러두기에 보면 이 책에는 틱낫한 스님의 제자 진헌 스님의 글이 일부 실려있다고 한다. 해당 부분은 앞머리에 따로 표시를 해두어 틱낫한 스님의 이야기와 구분하였으니 참고하여 읽으면 된다.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된다. 이 책에 대하여 '상처 입은 지구와 인류를 위한 틱낫한의 마지막 명상'과 여는 글 '지구별 여행을 마치며'를 시작으로, 1부 '아름다운 우리 행성을 위해 놓아야 할 것, 채워야 할 것', 2부 '지구별을 치유하는 다섯 가지 수행의 길', 3부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나갈 공동체를 위하여'로 이어지며, 맺는 말 '경이로운 작은 행성, 지구를 보살필 시간', 나가는 글 '여러분이 미래입니다', 감사의 글 '용감한 전사이자 조용한 현자였던 틱낫한 스님을 기억하며' 등으로 마무리된다.



이 책은 귀한 말씀을 듣는 듯한 느낌으로 읽어나갔다. 한 글자, 말씀 하나 놓칠 수 없이 마음에 와닿아 나를 일깨운다. 이 책을 읽다보면 자연스레 속도가 줄어들고 정독하며 음미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서 마음다함의 수련을 나도 모르게 하게 될 것이다. 읽어나가다 보면 단순한 글자가 아니라 문득 그 의미가 더 커다랗게 뜻을 갖추어 내 마음을 파고드는 부분이 있다.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그 의미들을 건져내는 시간이다.

현재 순간을 깊이 파고들어 그 실재에 도달하면, 과거와 미래와 영겁의 순간에 닿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곧 자연이고 지구입니다. 그리고 비록 지구상의 균형이 깨지며 수많은 종이 사라져버렸다고 해도 지구는 여전히 균형을 되찾을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재의 순간에서 영겁에 닿을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데는 오랜 세월이 걸리지 않습니다. 우리는 찰나의 순간에도 영겁에 닿을 수 있습니다. 마음다함의 자세로 내쉬는 호흡 한 번, 지구 위로 내딛는 걸음 한 번으로도 시간을 초월할 수 있습니다. 현재의 순간에 깊숙하게 다가갈 때 우리는 모두 영겁 속에서 살아갈 수 있습니다. (28쪽)

마음다함의 자세에서 찾아볼 수 있는 것이다. 마음다함의 태도를 가지고 집중하며 삶을 살아가다보면 우리 안의 진리에 더욱 깊이 가닿을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어떤 순간에서든 마음다함의 자세를 가지고 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상의 소소한 그 무엇까지도 마음다함의 태도로 접하면 삶 자체를 더욱 깊이 있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틱낫한 스님은 예를 들어 차를 마시는 것에 대해서 말씀하신다. 차를 마실 때 마음다함의 자세로 뜨거운 물을 주전자에 부으면 내 안의 마음다함과 집중의 에너지가 그 안에 담기니, 그 순간 차와 물, 주전자는 모두 영적인 것이 된다는 것이다. 또한 마음다함과 집중의 에너지를 담아 양손으로 차가 든 컵을 쥔다면, 차를 마시는 행동은 매우 영적인 것이 되며, 마음다함과 집중과 통찰의 에너지가 닿는 것은 무엇이든 영적인 것이 된다는 것이다.

마음다함과 집중, 그리고 통찰력은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서 언제든 얻을 수 있고, 이런 에너지들은 우리를 영적으로 만들어줍니다. (121쪽)



또한 7장 '지구별을 위한 진정한 사랑의 마음'을 보면 살아 있는 지구별과 교감하기에 대해 나온다. 이 부분이 지구별을 대하는 내 마음을 짚어보고 마음다함의 자세로 함께 할 수 있도록 깨달음을 준다.

명상은 현재에 머물면서 깊이 살피고, 주변의 사람들과 기적들을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의 존재를 알아차리고 나서 그들이 행복해하면 자신도 행복해집니다. 나는 가끔 보름달이 비추는 밤에 걷기 명상을 하다가 하늘에 뜬 달을 보면서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말하곤 합니다. "그곳에 있어주어서 고맙다. 달아, 별들아. 그곳에 있어주어서 고맙다." 그렇게 달과 별의 존재를 느낄 수 있습니다. 불이不二의 눈으로 바라보면, 나의 마음과 지구의 마음이 이어지며 둘 사이에 매우 밀접한 관계가 형성됩니다. 아름다운 지구를 비활성체가 아닌 살아 있는 존재로 바라보면, 곧바로 우리 안에 일종의 교감, 다시 말해 사랑의 감정이 생겨납니다. 함께 존재하는 것은 바로 사랑을 의미하는 것이니까요. (262쪽)

그런데 얼핏 보면 불교의 가르침이어서 다른 종교인은 해당이 안 된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틱낫한 스님은 말씀하셨다. '올바른 마음다함을 수련하기 위해서 부처가 될 필요는 없습니다. 이러한 가르침과 수련은 비단 불교를 믿는 사람뿐만 아니라 전 인류의 유산이기도 합니다. 불교 또한 불교가 아닌 요소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을 항상 기억해야만 합니다.(329쪽)'라고 말이다.

종교로서가 아닌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위안을 가져다줄 하나의 수련으로서 마음다함을 모든 곳에 알려 함께 살고 함께 깨닫자, 미래를 위해 깨어나자는 메시지를 전달해준다.



틱낫한의 《숲의 가장자리에서》 중에서

오늘 아침, 새들의 즐거움이 떠오르는

해를 반갑게 맞이하네요

나의 아이여, 새하얀 구름이

여전히 둥근 하늘의 천장 위에 여전히 떠 있는 것을

알고 있나요?

지금 어디에 있나요?

현재의 순간이라는 나라 속에서

고대의 산은 여전히 그 자리에 서 있지요.

하얀 문장이 새겨진 물결은

여전히 저 멀리 해변에 닿으려고 하지요.

다시 보면, 당신 안에 내가 있고

모든 잎과 꽃봉오리 속에 내가 있는 게 보일 거예요.

내 이름을 부르면, 곧바로 나를 볼 수 있지요.

어디로 가고 있나요?

오늘 아침, 오래된 푸루메리아 나무가

향기로운 꽃을 피우고

당신과 나는 한 번도 떨어져 있던 적이 없어요.

봄이 왔어요.

소나무는 반짝이는 푸른 바늘을 새로이 뻗어내고

숲의 가장자리에는

야생자두나무가 꽃망울을 터뜨리네요.

진정한 마음다함은 행복으로 가는 길이 아니라 행복의 길입니다. 올바른 마음다함에서는 호흡 하나, 걸음 하나하나가 곧 길이 됩니다. 그런 태도를 가져야 한다는 걸 계속 상기하면서 마음다함을 수련한다면 우리는 곧바로 평화와 차분함, 즐거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322쪽 발췌)

이 책으로 틱낫한 스님의 가르침의 전수를 전해 듣는다.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엮이는 데에는 진헌 스님을 비롯한 많은 제자들의 도움이 함께 해서 가능한 일이 되었다. 그들의 노력을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전해 듣고, 마음다함을 전해 들을 수 있어서 나에게도 큰 의미가 있다. 여운이 오래 남을 책이다. 틈틈이 꺼내들어 마음다함과 지구에 대해 명상하는 시간을 가져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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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놀이의 식물 디자인 레시피
최정원 지음 / 싸이프레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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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 홈가드닝의 세계에 발을 디디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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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놀이의 식물 디자인 레시피
최정원 지음 / 싸이프레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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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반려동물을 넘어서 반려식물에 대한 이야기가 폭넓게 들리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은 거기에 더해 좀 더 특별하다. 그냥 꽃 가게에서 대충 사 오는 식물과 화분을 넘어서서 좀 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느낌이 든다.

제대로 취미 생활로 도입하면 내 맘대로 환경도 디자인하고, 인테리어에도 도움이 될 테니, 그야말로 가드닝을 놀이로 제대로 즐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평범한 식물도 감각적인 작품으로 변신하는 식물 디자인 레시피 58가지를 담은 책 『정원놀이의 식물 디자인 레시피』이다. 분갈이부터 테라리움, 이끼볼, 액자 정원 ,합식까지, 단계별로 따라하면 근사한 작품이 되는 홈가드닝 클래스라고 한다.

'식물 디자인'은 단순히 식물에 어울리는 화분을 고르고, 수형을 잡는 시각적인 작업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랍니다. 식물은 살아있는 생물이기에 건강하고 아름답게 자랄 수 있도록 식물이 선호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까지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식물과 화분의 조합, 용토와 식재 방법, 식물을 키울 환경, 이 세 가지를 모두 살펴야 하기에 식물 디자인은 까다롭지만 그만큼 흥미로운 작업이랍니다. _프롤로그 중에서

어떻게 감각적으로 식물 작품이 탄생할지 호기심이 생겨서 이 책 『정원놀이의 식물 디자인 레시피』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최정원. TV CF를 제작하는 PD로 일하며, 내 손으로 만드는 크리에이티브한 일을 찾던 중 식물을 만나게 되었다. 식물과 화분, 다양한 흙과 돌을 이용해서 아날로그 방식으로 작업하는 '식물 디자인'에 큰 매력을 느껴 '정원놀이' 브랜드를 만들었다. 이름처럼 사람들이 가드닝을 놀이처럼 쉽게 즐길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클래스를 통해 많은 이들과 만나고 있다. 쉬운 가드닝, 즐기는 가드닝을 추구하는 '정원놀이'의 클래스는 식물로 마음을 위로받고 싶은 사람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책날개 중에서)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된다. 프롤로그 '정원놀이와 함께 시작하는 식물 디자인'을 시작으로, 1부 '관엽식물 디자인', 2부 '다육식물 & 선인장 디자인', 3부 '착생식물 디자인'으로 나뉜다. 각각의 식물 관리법과 작품까지, 식물 키우기 방법도 익히고 갖가지 작품도 만나볼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으로 식물 키우기 세계의 넓고 다양한 모습을 본다. '식물을 들이기 전에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식물은 단순한 오브제가 아닌 살아있는 존재라는 점이에요. 식물을 기르는 일에는 꾸준한 관심과 관리가 요구되며 적절한 환경을 조성해주어야 합니다.(23쪽)' 등등 이 책을 읽으며 그동안 인식하지 못했던 식물 키우기 세계에 초대받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식물을 키운다는 것은 생각보다 신경 써야 할 것이 많지만, 제대로만 해주면 환경이 달라지며 살아 숨 쉬는 초록 공간으로 탈바꿈된다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며 하나씩 알아가는 시간을 보낸다.




특히 이 책은 '이제 좀 관심을 가지고 한번 보기나 할까?' 생각하며 들춰보았다가도 한번 직접 만들어보고 싶은 작품이 눈에 들어와서 만들기까지 해나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How to make를 보면 만드는 방법까지 사진과 글로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TIP까지 알려주니 가드닝을 책으로 배워도 어느 정도 잘 따라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냥 만들기에 그치지 않고 관리법까지 제대로 알려주고 있으니 도움이 될 것이다. 만드는 법도 이렇게 보니 어렵지 않아 보여서 직접 만들어서 가꾸고 싶어진다.




특히 단순히 투박한 화분에 식물만 키우는 것이 지금껏 생각하던 것이라면, 이 책을 보면서 정말 다양하고 예쁜 작품들을 접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아기자기 조물조물 내 손으로 만들어내는 식물 세상이다.

갖가지 작품들을 하나하나 살펴볼 수 있는 재미가 있어서 직접 키우지 않더라도 '아, 이렇게도 만드는구나.' 감탄하며 감상만 해도 흥미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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