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 누구의 것인가 - 한국 기업에 거버넌스의 기본을 묻다 서가명강 시리즈 23
이관휘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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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서가명강 23권 『기업은 누구의 것인가』이다.

서가명강은 서울대 가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강의 시리즈인데, 현직 서울대 교수진의 유익하고 흥미로운 강의를 엄선하여 담은 책이다.

일반인도 서울대 특강을 듣는 듯한 현장감으로 읽어나갈 수 있는 책이며, 평소에 별다른 관심이 없었더라도 이 책을 통해 특별하게 만나볼 수 있으니 이 시리즈는 늘 기대 이상이었다.

그러니 이렇게 23권이 출간되었고, 앞으로도 계속 출간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긴다.

이번에는 기업에 관한 이야기이다.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해서 이 책 『기업은 누구의 것인가』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이관휘. 서울대학교 경영대학과 노스캐롤라이나대 통계학과, 오하이오주립대에서 공부했고 럿거스뉴저지주립대와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를 거쳐 현재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하나은행 석학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동안 미국과 전 세계 주식시장을 대상으로 주식가격결정 등 투자론 분야를 주로 연구했고, 현재 학문적인 경계를 기업 지배구조까지 확장하는 중이다. 지배구조 이슈들을 모르고 한국의 주식시장을 이해한다는 것이 어불성설임을 깨달은 탓이다. 그간의 연구와 통찰을 알리는 활동에도 힘쓰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쓴 이 책은 지배구조와 대리인 문제에 대한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지식과 사례들을 다룬다. (책날개 중에서)

이 책은 기업 내부의 생태계에 관한 입문서, 다시 말해 안내 책자다. 이 책에서 나는 주식, 채권, 파생상품 등 유가증권의 가장 큰 기초가 되는 '기업' 자체에 대한 다양한 이슈들을 살펴볼 것이다. (들어가는 글 중 발췌)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된다. 들어가는 글 '개미를 위한 기업 생태계 입문서'를 시작으로, 1부 '주주가 기업의 주인이다?', 2부 '얽히고설킨 대리인 문제와 그 해법', 3부 '갈등은 어디에나 있다', 4부 '기업이 살아야 지구가 산다'로 이어지며, 나가는 글 '이것은 가장 기본적인 질문이다'로 마무리된다.



먼저 '들어가는 글'을 보면 '동학개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마음이 짠하다. 언제부터인가 '영끌'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영혼까지 끌어모은다는 뜻인데, 생각해보면 그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영끌해서 빚까지 최대한 지면서 좌불안석으로 지내야 하니 그 마음이 얼마나 견디기 어려울까.

그리고 앞과 뒤, 위와 아래 모두 막혀 도저히 빠져나가지 못할 것 같은 상황에서 벗어나려면 코로나19로 인한 주가 폭락과 급반등이 이어지는 2020년부터 몇 년 동안이 기회라는 것이다. 그러니 그때부터인가 주식과 암호화폐에 대해 여기저기에서 쉽게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사실 기본적으로 관련 공부를 하여 지식을 쌓아가는 것 말고, "아는 누구누구가 어디에 투자해서 얼마 벌었다더라"라는 카더라 통신에 약한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틈틈이 관련 지식을 공부하려고 하지만, 역시 만만치는 않은 일이다. 저자가 말하는 것처럼 우리는 각자의 분야에서 열심히 일해 살아남기도 바쁘고 힘든 마당에 틈틈이 짬을 내어 각종 정보를 모아야 하는 버거운 상황에 놓여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일반인에게 조금은 더 쉽게 설명해주며 핵심을 파악하고 기본을 다질 수 있는 책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이 책이 서울대 안 가도 들을 수 있는 서울대 특강이라는 점에서 읽어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쉽게 핵심적으로 파악해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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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통해 주주우선주의에 대해 살펴보고, 거기에서 파생되는 다양한 대리인 문제, 대리인인 경영자와 기업의 주인인 주주와의 갈등, 대주주와 소액주주의 갈등, 주주와 채권자 간의 갈등 등을 살펴본다.

또한 왜 그런 문제들이 발생하는지, 이런 문제점들을 어떻게 줄여나갈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저자의 이야기를 들으며 파악해볼 수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ESG,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까지 이 책을 보면서 강의를 들으며 교양지식을 익히는 듯한 느낌으로 읽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각 부의 끝에는 Q&A, 묻고 답하기 코너가 마련되어 있다. 주식의 위험성과 그 위험에 따른 적절한 수익률은 어떻게 측정할 수 있을까?, 이 사회의 역할과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는 무엇을 통해 알 수 있을까?, 주주와 대리인의 갈등은 누가 규제하나?, 채권자는 기업 경영에 어떻게 영향을 줄 수 있는가?, 물적 분할과 인적 분할은 어떻게 다른가?, 기업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루어져야 할까? 등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 수록되어 있으니 도움이 될 것이다.



당신은 시장을 읽는 '눈'을 가졌는가?

지배구조를 알아야 기업가치도 안다! (책 뒤표지 중에서)

이 책에서는 금융자본주의 사회의 세포, 기업에 대해 짚어보고 있다. 꼭 필요한 것을 적절히 잘 짚어주며 쉽고 친절하게 알려주고 있으니 읽어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기업을 중심으로 돈의 흐름을 파악하는 재무경제학 강의는 보통의 개미들에게는 필수 생존 교양이라고 하니 잘 익히고 배워두면 현명한 투자 생활에 필요한 기본 지식으로 유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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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닮은 와인 이야기 - 미술관에서 명화를 보고 떠올린 와인 맛보기 Collect 14
정희태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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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과 명화를 엮으니 지금껏 맛본 적 없는 신선한 소재로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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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닮은 와인 이야기 - 미술관에서 명화를 보고 떠올린 와인 맛보기 Collect 14
정희태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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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와 와인, 이 두 가지를 엮어서 가볍게 담은 책을 만났다. 이렇게 엮는 것도 신선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술관에서 명화를 보고 떠올린 와인 이야기를 해준다니 솔깃했다. 독특한 느낌에 일단 시작도 전에 이 책의 매력에 빠져든다.

게다가 명화도 보고 교양이 되는 와인 지식도 챙기는 것이 얼마나 특별한가.

나로 말할 것 같으면 한없이 가벼운 와인 지식, 그리고 좀처럼 늘지 않는 미술 감상 능력의 소유자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 시간만큼은 저자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기로 한다.

『그림을 닮은 와인 이야기』를 읽으며 명화와 와인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보낸다.



이 책의 저자는 정희태. 와인과 미술에 취해 파리에서 살아가는 중이다. 와인의 중심 부르고뉴 지역에서 소믈리에 과정과 와인 시음 과정을 수료했고, 프랑스 각지의 와이너리를 방문하며 와인에 대한 경험을 쌓았다. 이후 프랑스 국가 공인 가이드 자격증을 취득했고,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미술관을 비롯한 프랑스 문화재에서 10년째 문화 해설사로 활동하고 있다. (책날개 발췌)

어느 날 오랑주리 미술관에서 클로드 모네의 <수련> 연작을 보는데 문득 샹볼 뮈지니라는 와인이 떠올랐습니다. 그림에서 전해지는 꽃향기와 따스함, 연못에 고인 물의 습함이 피노 누아로 만든 샹볼 뮈지니 와인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 와인을 들고 모네가 그림을 그린 장소에 찾아갔습니다. 마치 모네가 된 것처럼 모네가 보았을 풍경을 바라보며 이 와인을 마셨습니다. 이때 제가 느낀 감동은 말로 다 할 수 없습니다. 그렇게 그림과 와인을 연결 지으며 마시니 더욱 흥미롭고 재미있게 미술과 와인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로 작품을 볼 때마다 그림 속에서 느껴지는 이미지 혹은 작가의 인생과 성향에 따라 어울리고 의미가 연결되는 와인을 떠올려보았습니다. 반대로 와인을 마시면서는 향과 맛에 따라 연상되는 그림을 떠올려보았죠. 서로 닮은 작품과 와인을 함께 즐길 때 배가 되는 이 감동을 혼자서만 느끼기엔 아까웠습니다. 와인만 마실 때, 또는 그림만 볼 때 느낄 수 있는 각기 다른 감동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두 가지를 함께하면 감동은 배가 됩니다. 제가 느낀 이 감동과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프랑스에서 와인과 미술을 공부한 내용을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 이 책을 썼습니다. (7쪽)

이 책은 총 3장으로 구성된다. 머리말 '와인과 미술의 공통된 가치와 감정을 통해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것'을 시작으로, 1장 '와인과 미술에 담긴 가치', 2장 '작품과 와인에 스며든 감정', 3장 '명화 속 와인'으로 나뉜다.



이 책의 구성이 참신했다. 와인 하나, 명화 하나, 차근차근 음미하며 읽어나가는 느낌이 든다. 두 가지 다 나에게 익숙하지 않은 소재이지만, 그렇기에 저자의 역할이 큰 것이다. 어떻게 설명해주느냐에 따라 감흥이 다르게 다가오니 말이다.

그리고 와인과 그림의 접점을 짚어줄 때 그 또한 흥미롭게 접근한다. '똑같은 식물의 열매인 포도인데도 품종에 따라 와인에서 느껴지는 향과 맛이 달라지듯, 그림 역시 사용한 물감에 따라 작품에서 풍기는 느낌이 달라집니다. (50쪽)'라는 설명을 보고 나서야 '아, 그렇네.'라면서 그다음의 이야기를 궁금해하는 것처럼 말이다.

마리아주에 관해서도 마찬가지다. "생선에는 화이트 와인, 고기에는 레드 와인"이라는 말을 한 번쯤 들어보았겠지만, 그 말이 꼭 맞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효과적으로 좋은 마리아주를 찾는 방법은 우선 맛을 서로 보완해주고 잘 어울리는 맛의 상관관계를 알면 좋다는 것. 음식의 색에 맞추어 와인을 고르거나 소스의 색에 맞추어 와인을 고르는 등의 고전적인 방법도 있다고 한다.

음식의 무게감과 비슷한 무게감을 지닌 와인을 고르거나, 음식이 태어난 곳에서 만든 와인을 고르는 방법도 있다고 하니, 와인을 고르는 마리아주의 다양함을 신기하게 바라본다.

역시 거기에 이어 배색에 따라 달라지는 느낌, 색 마리아주 이야기가 이어지니 이 또한 흥미롭다. 와인과 음식처럼 그림을 그릴 때 가장 중요한 색에도 서로의 마리아주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알려주고 짚어주어야 비로소 보인다. 프랑스에서 와인과 미술 공부 10년의 세월을 이렇게 책을 통해 나눠주니, 눈을 반짝이며 읽어나간다.



상당히 정성스레 글을 담아냈다는 생각이 든다. 와인에 대한 글도, 그림에 대한 글도, 각각 따로 놀지 않게 부드럽게 교차하며 글을 풀어나간다. 섬세한 연결이 이 책만의 특징이다.



와인을 디캔팅 하는 이야기가 나오니 문득 예전에 만화를 통해 디캔팅을 접했던 순간이 떠오른다. 나는 왜 와인을 한 모금 마시면 너른 포도밭을 뛰노는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느냐며, 나의 능력을 지레 포기하며 와인과 더 멀어지게 된 계기가 되었다.

어쨌든 이 책에서는 와인이 디캔팅 과정을 거치듯 예술 작품도 관람자가 최상의 상태에서 보고 크게 감동할 수 있도록 복원작업을 거친다며 이야기를 이어간다.

그렇다면 수많은 복원 방법 중 가장 좋은 복원은 무엇일까요?

바로 전혀 손대지 않는 것입니다. (146쪽)

여기에는 <밀로의 비너스>와 <사모트라케의 니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 뒷이야기가 이 작품들을 더욱 흥미롭게 만들어준다.



와인과 그림 이야기를 이렇게 풍부하게 들려줄 수 있다니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주제로도 와인 이야기 한 번, 명화 이야기 한 번, 교차하며 풀어나가니 두 가지가 다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풍부한 사진 자료도 한몫한다. 더욱 입체적으로 수업을 듣는 듯 현장에서 강의를 듣는 느낌으로 읽어나갈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이 와인과 미술에 조금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기를, 와인과 미술에 대한 안목을 높일 수 있기를 바랍니다. 평소에 와인을 좋아하고 미술을 사랑하는 분들이라면 새로운 시선으로 2가지 문화를 함께 만나며 색다른 즐거움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머리말 중에서)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미처 몰랐다. 와인과 미술이 이렇게 서로 닮은 꼴이며, 함께 하니 더욱 매력이 발산된다는 사실을 말이다.

와인과 미술, 동시 입문서로 손색이 없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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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여왕 - 아무도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자
후안 고메스 후라도 지음, 김유경 옮김 / 시월이일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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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최고의 스릴러 작가로 불리고 있는 후안 고메스 후라도의 장르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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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여왕 - 아무도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자
후안 고메스 후라도 지음, 김유경 옮김 / 시월이일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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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소설 읽는 맛을 잘 몰랐는데 이제 조금은 알 것 같다. 그리고 잠 안 오는 밤에는 스릴러가 제격이다. 이성보다는 감성이 지배하는 시간이어서 그럴까.

띠지에 있는 이 말을 일단 믿고 읽어보기로 했다.

"지난 10년간 스릴러 소설 중 단연코 최고의 작품!"

전대미문의 사이코패스 등장으로 3년 만에 다시 시작된 전설의 붉은 여왕 프로젝트.

지구상에서 가장 똑똑한 천재 비밀요원 안토니아 스콧과

힘세고 성질머리 더러운 경찰 존 구티에레스가 범인의 냄새를 맡기 시작한다.

"모든 사건의 스토리에는 증거가 남는 법이지." (책 뒤표지 중에서)

심장을 쫄깃쫄깃 쫀득하게 해주는 스릴러 작품을 기대하며 《붉은 여왕》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후안 고메스 후라도. 저널리스트이자 소설가다. 그의 작품들은 4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는 등 큰 성공을 거두었다. 2016년, 스릴러 소설인 《흉터》는 당시 스페인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자책으로 뽑혔고, 안토니아 스콧과 존 구티에레스의 환상적인 케미가 돋보이는 《붉은 여왕》을 시작으로 《검은 늑대》,《화이트 킹》의 총 3부작은 전 세계 100만 부 이상 팔리면서 크게 주목받기 시작했다. (책날개 발췌)

이 소설은 이렇게 시작된다.

안토니아 스콧은 하루에 3분만 자살을 생각할 수 있다. 다른 사람들에게 그 3분은 아주 짧은 시간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녀에겐 아니다. (…)

그녀는 프로포폴(간호사에게 뇌물을 먹여서) 같은 규제 약물을 구할 계획을 세우고, 1년 내내 얼어붙는 호수 중에서 집으로부터 가장 가까운 곳을 알아낸다(소리아에 있는 '네그라 호수'). 창문으로 뛰어내리는 건 별로 당기지 않는데, 우선 창문이 너무 작고, 혹시라도 상처만 입고 입원하게 되면 병원 식당에서 주는 구역질 나는 음식이 곧장 엉덩이 살로 갈 것 같아 찜찜하기 때문이다.

그녀에게 있어서 자살 방법을 생각하는 그 3분은 오로지 자신만의 3분이다. 그 시간은 신성하다. 그녀가 온전한 정신으로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6~7쪽 발췌)

소설의 시작은 호기심을 불러일으켜야 한다. 안토니아 스콧은 왜 그런 걸까. 어떤 사연이 있어서 자살을 생각하는 걸까. 그것도 하루에 3분만… 이렇게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며 호기심이 일어나서 그다음 이야기까지 펼쳐보게 되었다.



그리고 소설은 소파에서 죽어 있는 십 대 소년을 보여주며 이 소설이 스릴러임을 잊지 않도록 상기시켜준다.

그 소년은 열여섯 살이나 열일곱 살밖에는 안 되어 보였다. 바지에 흰 셔츠를 입고 있고, 한때 갈색빛이 돌던 그의 피부는 이제 소파 커버와 거의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옅어져서 거의 투명할 정도였다. 삶의 모든 흔적이 몸을 떠났고 믿기 힘들 정도로 많이 야위었지만, 소파에 앉아 있는 모습은 정자세로 곧았다. 한쪽 다리는 다른 쪽 다리 위로 꼬고 있고, 오른손은 무릎에, 왼손은 진하고 거무스름한 액체가 가득한 와인 잔을 들고 있었다. 신발이나 양말은 신지 않았고, 맨발은 입술과 같은 청록색을 띤다. 눈은 뜨고 있고, 공막은 노르스름했다. 웃는 듯하게 살짝 열린 입이 꽤 외설적이었다. 아랫입술에서 피떡이 떨어져 턱의 패인 부분에 몰려 있었다. (58쪽)

그런데 그 와인 잔 안에는 와인이 아니라 피가 들어있었는데…….

"범죄 현장에는 피가 한 방울도 없습니다. 물론 컵만 빼고요." 박사가 말했다. 그 진한 액체는 소년이 손에 들고 있는 보헤미아 크리스털 유리잔 안쪽 벽에서 이미 굳기 시작했다. 그 살인자가 거기에 피를 부을 때, 분명 와인을 채우듯 잔을 가득 채웠을 것이다. (68쪽)



이 책의 제목 '붉은 여왕'을 보았을 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떠올랐다. 거기에서 나온 이름 맞고, 책에서 앨리스와 붉은 여왕이 달리고 달리는 구절을 언급한다.

"붉은 여왕은 앨리스에게 자신의 나라에서 가만히 있으려면 달려야 한다고 말합니다. 진화론에 따르면 포식자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적응이 필요한 거죠." (78쪽)

붉은 여왕 프로젝트는 유럽 연합의 각 국가에 있는 중앙 부서 및 특수 단위로, 언론에 숨겨야 했던 목표들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면 연쇄 살인마, 파악하기 어려운 폭력 범죄자들, 소아성애자, 테러리스트….

그리고 한 명의 붉은 여왕이 필요했는데, 그 여왕은 범죄 현장에 나타나서 보고 떠나는데, 진짜 경찰의 어깨너머로 보면서 변두리에서만 일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프로젝트가 시작되기 3개월 전에 스페인에만 붉은 여왕이 없었는데, 마침내 그녀를 알아보고 발굴한 것이다.

맨 처음에 나오는 하루 3분 자살을 생각할 수 있는 안토니아 스콧 말고, 천재적인 붉은 여왕 안토니아 스콧이 눈에 들어오면서 본격적으로 소설 속 세계에 몰입해서 읽어나간다.

"제가 볼 때, 이 살인자는 완전 범죄를 저질렀다고 생각할 겁니다. 하지만 실수를 저질렀어요. 그는 우리에게 두 가지를 남겼습니다… 두 가지를…." (123쪽)

두 가지가 무엇일까. 격하게 궁금하다. 그런 궁금증이 생기도록 하는 것이 이 책을 끝까지 읽도록 만드는 원동력이고 작가의 필력이다.

이 책은 유럽 최고의 스릴러 작가로 불리고 있는 후안 고메스 후라도의 장르소설이다. 전 세계 100만 부 이상 팔리면서 크게 주목받기 시작했는데, 거침없는 필력과 속도감, 영화를 보는 듯한 생동감으로 가득한 중독성 있는 이야기로 대중은 물론 비평가들의 입맛까지 사로잡았다고 한다.

이 이야기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안토니아와 존은 다시 돌아온다고 하니, 다음 이야기를 기다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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