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량한 이웃들 - 우리 주변 동식물의 비밀스러운 관계
안드레아스 바를라게 지음, 류동수 옮김 / 애플북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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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이 책을 읽지 아니할 수 없었다. 벌이 방 안으로 들어와서 한바탕 대소동을 벌였기 때문이다. 그것도 한두 마리도 아니고 자그마치 네 마리나!

그래도 안심하시라. (나만 안심하나?) 벌들은 진공청소기로 잘 빨아들여서 밖으로 내보냈다. 벌들 입장에서는 갑자기 다른 차원의 세계로 순간이동한 느낌이었으리라.

나의 귀촌 생활은 여름이 다가오며 벌레들과의 전쟁으로 바뀌었다. 뭐 솔직히 전쟁까지는 아니다. 그래도 거리두기 하고 싶은 그런 사이다. 제발 내 눈앞에만 나타나지 말면 좋겠는데, 이것들이 나와 가까워지고 싶은가보다.

벌레 이야기만 나오면 투덜투덜 말이 많아지지만, 이 책의 제목을 보면 '선량한 이웃들'이란다. 사실 생긴 게 좀 그래서 그렇지 나쁜 존재들은 아니니, 이들의 이야기를 좀 들여다보아야겠다.

그런 선한 마음으로 이 책 『선량한 이웃들』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안드레아스 바를라게. 독일의 원예학자, 식물학자이자 저술가, 강연자로 활동하고 있다. 하노버 대학에서 원예학을 공부한 후 식물과 관련된 분야에서 일을 해왔다. 다양한 입지와 그곳에서 자라나는 식물들에 대해 정통한 지식을 가지고 있으며, 그런 지식을 쉽게 풀어 설명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책날개 발췌)

이 책은 총 6 챕터로 구성된다. 챕터 1 '우리가 좋아하는 것들', 챕터 2 '돌보는 이에게 도움이 되는 말', 챕터 3 '의혹의 눈초리', 챕터 4 '땅 속의 일꾼들', 챕터 5 '정원의 불청객', 챕터 6 '정원을 위해 열일하는 동물들'로 나뉜다.



총 83가지 질문과 대답으로 구성된 책이다.

새들은 숨도 들이마시지 않고 어떻게 오래 노래할 수 있을까?

올빼미는 낮 동안 어디에 숨어 있을까?

꿀벌이 바깥을 돌아다니는 시기는 언제부터 언제까지일까?

여름철에 날이 점점 더 덥고 건조해지면 동물에게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거미들은 왜 유독 가을부터 대규모로 나타날까?

도마뱀은 물 수 있을까?

달팽이 퇴치, 왜 그리도 어려울까?

개는 크기가 어느 정도라야 들짐승을 쫓아낼 수 있을까?

등등 이 책의 목차만 보아도 궁금한 이야기들이 많다. 해당 이야기를 먼저 찾아보아도 좋겠다.



첫 문장부터 나의 격렬한 대답을 이끌어낸다. "네~~~~!!!!!" 대답하며 이 책을 계속 읽어나간다.

스트레스 없는 이웃 관계를 원하고 있는가? 잘 알다시피 그것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아야 한다. 여기서 수준이 더 높아지면, 크고 작은 일이 생길 때마다 힘닿는 데까지 서로 돕고 뒷받침하는 이른바 '잘 돌아가는 이웃 관계'가 만들어진다. (5쪽)

이 책을 읽어나가다가 36 '벌에 쏘였을 때 정말 도움이 되는 처방은 뭘까?'라는 글을 보며, 벌을 보고도 쏘인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던 오늘의 내 모습을 떠올리며 '철렁' 했다.

다행히 벌은 자기 벌집만 건드리지 않는다면 그리 공격적이지 않은 편이다. 벌이 다가오면 대개는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충분히 안전하다. 설령 꽃무늬가 그려진 셔츠를 입고 있거나 장미향을 풍길 수도 있으나, 벌은 두 다리로 걸어 다니는 거대한 존재에게서, 별로 얻어먹을 게 없음을 파악하면 제 갈 길로 날아가 버린다. 공포에 질려 두 손이나 신문지 따위로 허공을 휘젓고 주변을 마구 내려치는 행위로는 벌을 쫓지 못한다. 오히려 벌을 더 신경질적으로 만들 뿐이다. 그런 행동이 심해지면, 벌은 자신이 위협받는다고 여기는 모든 생명체의 근원적 물음, 즉 '한판 붙어, 말아?'에 '한판 붙자'로 대응한다. 이런 상황까지 오면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응급처치 키트를 갖고 있어야 한다. 안 그랬다가는 벌에 쏘인 것이 치명적 비극을 초래할 수 있다. (123쪽)

그러고 보니 오늘 나는 허공을 휘젓고 주변을 내리치는 등의 공격적인 행동을 한 것이 아니라, 불을 끄고 가만히 앉아있다가 벌이 밝은 창에 붙었을 때 단번에 진공청소기로 빨아들였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다. 나 좀 똑똑하게 처신 잘 한 것 같다. 으쓱.

그래도 혹시 벌에 쏘인다면 대처법은?

벌침을 핀셋이나 손톱으로 신속히 제거하고, 벌독을 입으로 빨아내는 행동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입, 목구멍 또는 목에 쏘이면 알레르기에 기인하지 않은 붓기도 치명적으로 커질 수 있으니, 이때는 즉시 의사의 진료를 받을 것이며, 냉찜질해주면 붓기가 심해지지 않는다. 붓기가 2~3일이 지나도 가라앉지 않으면 안전을 위해 의사의 진료를 받자.

그런 이야기들이 책에 있는데, 되도록 벌을 자극하지 말고, 혹시나 쏘이면 병원 가자.



책을 읽다 보면 날이 풀리며 접하게 되는 이웃들(?!)이 보이니 때로는 반가운 생각도 들었다. 나 또한 그들을 다 죽여 없애고 싶지는 않으니, 최선의 방법이 무엇인지 찾아보고 싶다.

습한 날에 나타나는 민달팽이. 가끔은 바퀴벌레 약까지도 배 터지게 퍼먹고 사라지는 그들이 나는 골치가 아팠다. 바퀴벌레 먹으라고 놓아둔 약을 왜 민달팽이가 신나게 먹는지, 그들은 그 약에는 전혀 지장이 없고 오히려 맛있는 간식인 건지, 혹시 그에 대해 아는 분이 있다면 알려주시라.

달팽이가 오지 못하도록 조치를 취하고 싶다면 인내와 일관성 그리고 맷집이 있어야 한다. 적어도 달팽이 퇴치제를 사용할 생각이 없다면 말이다. (211쪽)

결국 그런 거구나, 그런데 달팽이 퇴치제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달팽이들은 결국 정원으로 돌아가게 마련이니, 저자는 달팽이를 죽이는 방법에 대해서까지 이야기한다. 그런데 끓는 물을 들이붓는 건 좀 잔인하잖아. 그래도 저자는 저들을 빨리 죽음에 이르게 했노라 여기며, 달팽이에게 필요 이상의 기나긴 고통을 주지 않았다고 으쓱댄다.

하지만 달팽이들이 결국은 정원에 다시 나타난다니 차 타고 가서 남의 정원에 놓아줄 수도 없고, 마땅한 다른 방법이 없으니 그것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일단 모든 동식물을 해로운 것과 이로운 것으로 나누는 기존의 사고방식은 내려놓아야 한다. 그런 분별은 오로지 수확이 풍성해야 하고 식물은 흠결 없는 장식품이어야 한다는 인간의 관념에 뿌리박고 있기 때문이다. (6쪽)

그런 이분법적인 생각이 아니라, 이들과 함께 살아가며 동물 이웃으로 남기기 위해 적절한 방법을 모색해나갈 수 있는 책이다. 모두 죽여 없애려면 얼마나 잔인한 일인가. 하지만 피해를 입기는 싫은 거고. 그러니 그 중간 지점을 만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독일의 원예학자, 식물학자인 안드레아스 바를라게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는 것도 좋겠다. 정원에 일가견이 있고 식물들에 정통한 지식이 있으니, 그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나 또한 생각을 정리하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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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만에 배우는 경영학 수첩 - 바쁜 비즈니스 퍼슨의 배움을 돕기 위한 경영학 교양 입문서
일본능률협회 매니지먼트센터 지음, 김정환 옮김, 나카가와 고이치 감수 / 미래와사람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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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교양입문서 수첩 시리즈 중 『30일 만에 배우는 경영학수첩』이다.

교양입문서 수첩 시리즈는 철학, 심리학, 경제학, 경영학 등이 출간되어 있는데, 한 주제당 하루 15분 정도의 시간을 투자하여 읽을 수 있도록 안내해준다.

나는 하루에 조금씩 끊어서 읽으며 배울 수 있는 시리즈의 책을 좋아한다.

공부를 하든 하지 않든, 하루는 바쁘게 흘러가고 시간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마는데, 그래도 한 달 동안 무언가를 했다는 결과가 남으니 말이다.

꾸준히 무언가를 했다는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책이 마음에 든다.

이 책도 마찬가지 의미로 읽어보게 되었다.

경영학과 경제학은 뭐가 다를까?

어떤 조직이 좋은 조직일까?

경영 전략은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마케팅 방법이란 뭘까?

이노베이션을 만들어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비즈니스 모델이란 뭘까? (책 뒤표지 중에서)

이 책 『30일 만에 배우는 경영학수첩』을 통해 경영학을 효율적으로 익히는 시간을 가져본다.



이 책은 일본능률협회 매니지먼트 센터 지음, 나카가와 고이치 감수다. 나카가와 고이치는 오사카대학교 대학원 경제학연구과 경영학 전공 준교수이며, 자신의 유튜브 채널인 '나카가와 선생의 쉬운 비즈니스 연구'와 온라인 강좌를 통해 일반인들에게도 경영학 수업을 실시하고 있다. (책날개 발췌)

이 책은 DAY 1에서 DAY 30까지 구성된다. 경영학이란 무엇일까?, 회사란 무엇일까, 기업의 종류, M&A, 조직으로서 움직인다, 조직의 리더, 조직 속의 사람, 사람의 평가 관리, 인적 자원, 경영 조직론, 매니지먼트 컨트롤, 생산 관리, 프로세스 관리, 경영 전략의 기본, 조직 전략을 세우는 방법, 전략의 실행과 평가, 기업의 성장 전략, 참가 시장을 결정하려면, 다른 회사와의 경쟁, 마케팅의 기본, 마케팅을 진행하는 방법, 고객의 조사, 소비자의 심리, 채널 전략, 제품 이노베이션, 비즈니스 모델이란?, 수익 모델의 궁리, 사업 리스크를 낮추는 제품 제공 방법, IT 시대의 비즈니스 모델, 경영학의 미래 등을 배울 수 있다.



이 책의 감수자 나카가와 고이치는 말한다. 의학을 공부하지 않는다면 의사 선생님이 되기 불가능하고, 법률을 공부하지 않고는 변호사가 될 수 없는데, 비즈니스의 세계에서는 많은 사람이 경영학을 전문적으로 공부하지 않은 채 일하고 있다고 말이다.

물론 학문으로서 경영학을 공부하지 않고도 비즈니스에서 성공을 거둔 사람은 적지 않지만, '타고난 재능', '적절한 경험', '운' 같은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요인에 인생을 맡기지 않고 좀 더 적극적으로, 자신의 힘으로 미래를 개척해 나가기 위해 공부하자는 것이다.

많이도 말고 일단 기본적으로 30일 과정으로 하루에 15분씩만 할애해 보자. 이 책이 작은 노력을 위한 길을 제시해줄 것이다.



무엇보다 교양입문서 수첩 시리즈는 삽화와 간단하게 정리된 이야기를 통해 핵심을 전달해주고 있어서 도움이 된다.

이 책을 읽고 나서 흥미를 가지고 다양한 책으로 공부 방향을 뻗어나갈지언정, 일단 시작은 가볍고 부담 없이 해보아도 좋겠다.

이 책이 쉽게 발을 들여 일단 시작할 수 있게 하는 데에 도움을 줄 것이다.

아무리 바빠도 이 책 읽을 시간은 하루에 틈틈이 낼 수 있을 것이니 가볍게 접근할 수 있겠다.



이 책으로 공부를 하고 나중에 다시 찾아보고자 할 때에는, 책의 마지막에 색인이 있으니 도움이 될 것이다.

바쁜 비즈니스 퍼슨을 위해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경영학을 배울 수 있는 책이니, 하루에 조금씩 꾸준히 펼쳐보면 경영학에 대한 교양의 기본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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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물이의 수많은 어떤 날
김쑤야 지음 / 좋은땅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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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꼬물이 작가 김쑤야 작가의 그림 에세이, 펜화 일기다.

'펜화 일기'라는 것을 보고 나서야 '아, 나도 한때 취미로 그림을 그리던 때가 있었는데…….'라는 생각을 했다.

이렇게 순식간에 스쳐 지나가듯 가버리는 시간을 조금 더 의미 있게 붙들고 싶다면 기록하고 마음에 담을 필요가 있다.

무언가를 그린다는 것은 자세히 관찰하고 마음에 담는 것이 될 테니까.

잘 아는 것 같으면서도 막상 그리려고 보면 아무것도 모르겠으니, 그린다는 것은 정성껏 온 힘을 다해 마음에 담는다는 것이다.

오랜만에 서랍 속에 들어있는 펜을 꺼내보았다. 이미 딱딱하게 굳어버려서 세월의 흐름이 안타깝다. 한때의 열정이 사그라들었지만 이 책을 펼치며 그 마음을 다시 떠올려본다.

꼬물이 작가가 하루하루 찰나의 순간을 펜화 일기로 기록을 남기고 그것을 이렇게 책으로 출간했으니, 이 책 『꼬물이의 수많은 어떤 날』을 읽으며 꼬물이 작가의 일상과 생각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져 본다.



이 책의 글과 그림은 김쑤야 작가의 작품이다. 자신의 생각이나 경험을 드러내고 싶은 마음은 큰 데 비해 방법을 잘 몰랐던 그는 매일 아주 작은 순간도 일단 기록했다. 놓치고 싶지 않은 장소의 느낌도, 다시 써먹고 싶은 농담도, 지금 잠깐 다짐한 걸지도 모를 결심도 모두. 글로 부족한 날엔 작은 동그라미랑 코랑 점같은 눈이 박힌 그림까지 곁들였다. 그렇게 몇 년이 쌓인 일기를 우연히 주변 지인들이 보았고 자신들의 일화가 아닌데도 재밌게 읽어주는 걸 보고 이 책을 쓰기로 결심했다. (책 속에서)

꼬물이는 코가 오똑하기보단 아래로 살짝 휘어 콤플렉스인 제 모습을 형상화한 캐릭터입니다. 콤플렉스 때문에 누군가가 옆에 나란히 앉아 보는 것을 싫어하는 실제 성격과는 달리 그림으로는 살짝 휜 내 코도 괜찮지 않냐고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꼬물이는 항상 측면만을 드러내고 있어요. 어릴 적 쾌활한 듯 조금은 소심했던 성격 때문에 입은 없지만, 코와 콕 찍힌듯한 눈을 가진 얼굴, 그리고 다양한 동작을 통해 꼬물이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잘 알 수 있답니다.

꼬물이의 꼬물한 생각, 한번 읽어 보실래요? (책 속에서)



꼬물이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서 이 책을 들춰보았다.

그리고 그 안에서 나의 일상과 접점을 만난다.

그림이 섬세하다, 그림이 자잘하다.

이 차이는 내 그림에 대한 긍정적, 부정적 평가의 차이도 있겠지만

부모님의 흐려지는 시력 때문도 있을 것이다. (책 속 문장)

그리고 이렇게 자잘한 설명을 더하지 않은 짤막한 문장 만으로도,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은 자신의 부모님을 생각하게 될 것이다. 예전과는 다른 그런 것 말이다.



나는 책이 관상용도 아닌데 커버 예쁜 것만 읽는 못된 편독 습관이 있다.

단숨에 첫 장부터 끝까지 읽지는 않아도 힘들 때면 무작위로 펼치는

그런 책이어도 좋다. (49쪽)

나에게도 그런 책들이 있다. 그냥 손에 들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책 몇 권이 얼마나 위안이 되는데….

이 책을 통해 그 마음을 전해 듣는다. 나도 그렇다며 반가워한다.



어떤 일이든 꾸준히 한 것들이 쌓여 나를 만든다.

단, 수동적이 아닌 능동적으로 할 때 가장 온전한 내가 되고,

내가 되고 싶은 것을 정확하게 이해할 때 가장 완벽한 내가 되더라. (59쪽)

이 책은 글과 그림이 하나의 화두 같다고 할까. 소소한 일상인 줄로만 알았는데 한참 사색에 잠기도록 이끌어준다.

하긴 그런 날들이 꾸준히 모여 우리 자신이 되었고, 앞으로도 계속 내가 될 것이니, 짤막한 기록이나마 온 힘을 담아 해둘 필요가 있겠다.

그런 수단으로 펜화 일기 괜찮겠다.

이 책의 저자처럼 순간순간의 생각을 글로, 그림으로, 자신만의 개성 있는 방법으로 기록해둘 필요가 있겠다. 그러는 데에 영감을 줄 책이다.

또한 이 책을 읽고 나면 잘 아는 듯 사실은 잘 몰랐던 내 마음과 내 주변과 가족들에 대한 관심도 새록새록 되살아날 것이다.

스쳐 지나가며 별 관심을 갖지 않던 소소한 무언가도 진심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그 시선을 전해주는 책이다.



작가에게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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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중고상점
미치오 슈스케 지음, 김은모 옮김 / 놀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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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어보고 싶어서 벼르고 있었다. 표지부터 호기심이 생기고 그 상점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무척이나 궁금해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띠지의 말에 마음이 동요했다.

"비싸게 사서 싸게 팝니다.

아픈 마음까지도 매입합니다!" (책 띠지 중에서)

그러고 보면 중고상점의 물건 하나하나가 누군가의 사연이 담겨 있는 것일 텐데, 이 책에서 사람들의 갖가지 사연과 그 마음을 어떻게 표현했는지 들여다보고 싶었다.

어떤 이야기를 보게 될지 궁금해하면서 이 책 『수상한 중고상점』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미치오 슈스케. 2004년 『등의 눈』으로 제5회 호러서스펜스대상 특별상을 받으며 이듬해부터 전업 작가의 길을 걸어왔다. 같은 해 발표한 『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은 백만 부 이상 판매되며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2007년 『섀도우』로 제7회 본격미스터리대상, 2009년 『까마귀의 엄지』로 제62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 2010년 『용의 손은 붉게 물들고』로 오야부하루히코상, 『광매화』로 야마모토슈고로상을 받았다. 나오키상 사상 최초로 5회 연속 노미네이트된 끝에 2011년에는 『달과 게』로 제144회 나오키상을 받았다. (책날개 중에서)

이 책은 사계절로 구성된다. '봄, 까치로 만든 다리', '여름, 쓰르라미가 우는 강', '가을, 남쪽 인연', '겨울, 귤나무가 자라는 절'로 나뉜다.

도심 변두리를 지키는 작은 중고상점은 올해로 개업한 지 2년, 적자도 2년째.

중고 물건과 잡동사니로 가득한 안쪽 사무소에선 의뢰인이 찾는 물건은 물론, 남모르게 간직했던 사연까지 해결해 주는데……. (책 뒤표지 중에서)

책에 매력을 느끼게 되는 건 이 한 문단으로 충분했다. 그 상황만으로도 독자는 자신만의 이야기를 거기에 더하고 더하기 때문이다.

소설은 소설가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전부는 아니다. 독자는 거기에 이야기를 덧붙여 자신만의 작품으로 완성한다.

그 즐거움을 이 책을 읽으면서도 만들어간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 중고상점의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각 계절의 시작 부분은 이 책만의 독특한 매력이다. 계절과 함께 등장인물들의 모습이 눈앞에 펼쳐진다. 각 에피소드 시작 전의 경쾌한 도입부가 마음에 든다.

미니 트럭의 운전석에서 내리자 주차장 한구석에 핀 서향의 달콤새큼한 향기가 풍겨왔다. 아주 맑은 월요일 오후 세 시. 요 한 주 내내 몹시도 추운 날이 계속되었지만 오늘은 푸근하니 따뜻하다. 공기는 티끌 하나 없이 맑고, 나무 우듬지에서는 새가 지저귀고, 바람은 부드럽고, 지갑에는 돈이 없다. (9쪽)

미니 트럭의 운전석에서 내리자 옆집 담에서 얼굴을 슬쩍 내민 커다란 해바라기가 해를 가만히 올려다보고 있었다. 주변에는 유지매미소리가 울려 퍼지고, 하늘에는 새하얀 적란운이 뭉게뭉게 피어 오르고, 옷깃을 간질이는 바람은 기분이 좋고, 지갑에는 돈이 없다. (73쪽)

미니 트럭의 운전석에서 내리자 요 며칠 사이에 한층 차가워진 바람이 목덜미를 훑고 지나갔다. 해는 어느덧 자취를 감추었고, 흐린 날의 습한 공기가 주변을 가득 메웠고, 주차장 구석에서는 무릇이 빨간 꽃을 흔들었다. 그리고 역시 지갑에는 돈이 없었다.(149쪽)

미니 트럭 운전석에서 내리자 정면에서 불어온 차가운 바람이 코트 등 부분을 두둥실 부풀렸다. 해 질 녘이 되자, 주차장의 무릇꽃은 어느 틈엔가 모습을 감추었다. 숱이 적은 머리카락처럼 듬성듬성 나 있던 잡초들도 전부 시들었고, 공기는 한겨울의 단단함을 머금었으며, 지갑에는 돈이 있다.

있다! (249쪽)



히구라시 마사오는 스물여덟 살, 직원이 총 두 명인 이 가게의 부점장이다. 사찰 오호지의 주지가 억지로 팔아넘긴 오동나무 장롱 한 채를 싣고 왔다. "비싸게 사서 싸게 팝니다."라는 문장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소설을 읽을 때 등장인물들의 매력은 이 책을 읽어나갈 큰 원동력이 된다.

나와 가사사기는 사이타마시의 변두리에 있는 여기 가사사기 중고상점의 다락방에서 같이 생활하고 있다. 개업한 지 2년. 동거한 지 2년, 가게의 매출 상태도 2년째 적자를 기록 중이다. (14쪽)

앞부분만 읽어도 대충 상황이 그려진다. 직원이 총 두 명인 가게 가사사기 중고상점에서 벌어질 일들이 궁금해져서 이 책을 계속 읽어나간다.

단순히 중고물품을 사고파는 상황만이 아니라 일종의 탐정소설을 읽는 듯한 이야기가 심장을 쫄깃쫄깃하게 만든다. 이들에게 무슨 사연이 있는 것인지, 다음 상황이 어떻게 풀릴 것인지, 궁금한 생각에 계속 책장을 넘긴다.



이 세상은 어처구니없는 착각으로 가득하다고. 다들 그걸 알아차리지 못한 채 살고 있을 뿐이지. (227쪽)

사건을 풀어가며 전혀 엉뚱한 상황에서 해결되거나, 당연히 그것이라고 생각했던 것도 오해일 수 있다는 그런 모습들을 보며, 이들이 들려주는 말이 우리네 인생살이와도 마찬가지라고 여겨져 생각에 잠긴다.

이 책은 진지하고 심도 깊은 기존 문체와는 다르게 의도적으로 경쾌하게 쓰인 작품이라고 한다. 그래서 읽는 사람도 삶의 무게감은 내려놓고 가볍게 힐링의 마음으로 읽어나갈 수 있는 것이다.

워낙 세상이 어둡고 무겁고 그러니 그런 일들 털어버리고 소설 속 세상에서 힐링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세상이 조금은 더 따뜻하면 좋겠고, 내 주변에 이 소설 속 인물들 같은 사람들이 함께 하면 좋겠는, 그런 마음으로 말이다.

또한 가사사기의 뛰어난 추리력으로 함께 풀어가는 장면이 기대되기도 하고 흥미로웠다. 등장인물의 매력에 푹 빠져들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단숨에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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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노운
이진 지음 / 해냄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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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우리사회에서 낯선 소재이지만 이 소설로 가능성을 본다. 읽고 함께 생각해볼 청소년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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