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의 은밀한 감정 - Les émotions cachées des plantes
디디에 반 코뵐라르트 지음, 백선희 옮김 / 연금술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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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왜 이걸 지금껏 몰랐지?'라며 경이롭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특히 식물에 대해서는 관심을 갖고 보면 무언가 다르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 책은 자연 에세이다. 일단 식물이 다르게 보인다기에 호기심이 생겼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주변 식물들을 다르게 볼 거라고 생각하니 꼭 읽어보고 싶었다.

"자연은 끊임없이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

우리가 할 일은 귀 기울여 듣는 것이다! (책 띠지 중에서)

이 책에서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하여 이 책 『식물의 은밀한 감정』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디디에 반 코뵐라르트. 1960년 프랑스 니스에서 태어났다. 불법 이민자와 추방 문제를 풍자적이고 우화적인 기법으로 다룬 『편도승차권』으로 공쿠르상(1994)을 수상하며 문학성을 인정받았으며 『사랑의 물고기』로 로제 니미에상(1984), 『유령의 바캉스』로 구텐베르크상(1986), 『반기숙생』으로 페미나 에브도상(1999), 『양아버지』로 마르셀 파뇰상(2007), 『우리 인생의 여자』로 메사르디에르상(2013) 등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했다.

그림은 황금비의 작품이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그림 공부를 하고 현재 미국 뉴욕에서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 재학 중이다.

이 책의 부록으로 식물들의 엽서가 제공된다. 흔히 볼 수 있는 것부터 낯선 것까지 다양하게 접해볼 수 있다.



이 책은 총 15장으로 구성된다. 1장 '땅 고르기', 2장 '식물의 상상력', 3장 '위험에 대한 지각', 4장 '유혹에서 술책까지', 5장 '식물은 칭찬에 민감할까?', 6장 '식물과 인간의 소통', 7장 '공감부터 연민까지', 8장 '연대의 이점', 9장 '식물의 언어', 10장 '식물과 음악', 11장 '식물의 슬픔', 12장 '식물, 버섯 또는 곰팡이?', 13장 '식물은 어루만지는 걸 좋아할까?', 14장 '식물과 죽음', 15장 '식물과 미래'로 나뉜다. 옮긴이의 말로 마무리된다.

믿기 힘들겠지만 식물은 느끼고 실행할 줄 안다. 곧 식물의 온갖 감정을 보게 될 것이다. 두려움, 굴욕, 고마움, 창조적 상상, 계략, 유혹, 질투, 대비원칙, 연민, 연대감, 기대감…. 그리고 최근에 입증되었듯이, 식물은 아주 단순한 수단과 더없이 놀라운 방법으로 스스로 느끼는 바를 전할 줄 안다. (15쪽)



이 책의 저자는 소설가다. 보통 식물에 대한 책을 학자들이 쓴 것을 보아서 그런지, 소설가가 들려주는 식물 이야기라는 점이 처음에는 낯선 느낌이었다.

하지만 디디에 반 코뵐라르트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의 어머니가 원예가였으니 어렸을 때부터 식물과 가까이 지내는 환경이었고, 식물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다. 그러니 식물에 관해 이야기를 좀 더 섬세하게 스토리텔링을 잘하며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그의 경험 또한 특별해서 읽으면서 기억에 강렬하게 남기도 했다. 그중 한 가지만 언급해 보아야겠다.

우리는 한 그루 나무 때문에 아플 수 있으며, 실제로 나는 그런 경험을 했다. 태풍에 약해진 3백 년 된 나의 배나무는 점점 더 그 가지들이 죽어갔다. 나는 온 힘을 다해 나무를 보살피며, 아름다움과 역사와 그늘, 나의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치유해준 에너지 교류 때문에 내게 나무가 얼마나 꼭 필요한 존재인지 아무리 얘기해도 소용없었다. 나무는 거의 일정하게 줄곧 시들어갔다. 그러던 어느 봄, 나무는 이례적으로 꽃을 피웠다. 베르사유 궁전에서 정원사로 일했던 진정한 노목 학자는 나무에 해야 하거나 하지 말아야 할 조치에 대해 내게 조언해주곤 했는데, 이 갑작스러운 일시적 호전에 내가 기뻐하는 걸 보고는 슬며시 이런 말로 나의 흥분을 가라앉혔다. "이 나무가 이렇게 힘들여 꽃을 피우는 건 곧 죽을 것이기 때문이네."

내가 알아듣지 못하자 그는 내 입장으로 바꿔서 설명하려고 애썼다. "만약 자네가 죽음이 임박했다는 사실을 안다면 책을 만들어서 살아남을 기회를 늘리려고 작업속도에 박차를 가하지 않겠나?"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나의 글쓰기 속도를 보자면 나는 유년기 때부터 임종 상태에 있는 셈이었다. 말하자면 그건 만기일을 예상하고 사는 방식이었다. 따라서 나는 배나무와의 대화를 달리했다. 때가 되면 그렇게 아름답게 꽃을 피운 채 평화로이 떠날 수 있을 테니 서두를 것 없다고 배나무를 안심시켰다. 배나무는 그 후 봄마다 더없이 아름답게 죽음을 준비하며 8년을 더 살았다. (186쪽)

또한 소설가가 식물에 대해 감성적인 글만 들려줄 거라는 선입견은 버리자. 저자는 갖가지 실험에 관해서도 들려준다. 이미 알고 있는 실험이든 그렇지 않든, 실험에 관한 다양한 인용에 그저 흥미로운 시선으로 저자의 이야기에 따라가며 시선집중하게 된다.

지금까지 읽었던 식물 관련 서적과는 또 다르게 작가만의 개성이 있는 식물 책으로 탄생했다. 경이로운 세계로 초대받은 느낌이다.



곳곳에 담겨 있는 식물 그림과 엽서가 특히 마음에 들었다. 식물 사진이 아니라 그림이어서 그런지 더 섬세한 시선이 느껴진다.

특히 요즘 수국의 계절인데, 수국을 직접 보는 것 못지않게 두근두근 설레는 마음으로 볼 수 있는 그림이어서 더욱 마음을 다해 감상하게 된다.

엽서 자체도 좋은 선물이고, 책 속에서 볼 수 있는 그림 또한 글자 속에서 풍요로운 쉼표를 마련해 준다.



이 책은 우리를 식물의 내밀한 세계로 안내해, 식물에 대한 우리의 오해와 편견을 바로잡게 해준다. 범인을 지목해 합법적인 증인으로 인정받은 수국, 실험에 몇 번 속고 나서는 의도를 파악하고 예상을 앞질러 덩굴손을 뻗는 꽃시계덩굴, 나뭇잎에 위해를 가할 생각을 품는 순간 즉각 반응을 보이는 드라카이아 등. 저자가 들려주는 경험담이나 역사적 사건, 과학적 발견이나 일화들은 하나같이 신기하고 경이롭다. 이동의 자유를 포기한 식물이 살아남기 위해 선택한 전략들은 놀랍도록 창의적이다. 식물은 눈과 귀와 입이 없어도 지각하고 소통하며, 뇌 없이도 지능적으로 행동한다. 유혹하고, 모방하고, 공격하고, 방어하고, 선택하고, 계산하고, 학습하고, 기억하고, 예견하고, 연대한다. 그러니 식물은 결코 수동적이지 않다. 난관에 봉착하면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해낸다. 은밀하고도 치밀하게 화학물질을 배출해 적에게 경고하고, 때로는 독을 품어 포식자를 죽이기도 한다.(207쪽, 옮긴이의 말 중에서)

식물에 관한 책을 읽다 보면 바깥의 식물들이 달리 보인다. 식물들이 지금껏 조용히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어서 그 존재감을 잘 몰랐다면, 이번 기회에 달리 보이게 된 것이다.

이 책은 식물을 대하는 내 마음을 바꿔주었다. 식물을 대하는 태도가 지금까지와는 또 다르게 이끌어주었다.

안 그래도 잡초가 무성해졌다며 투덜투덜했는데, 이 마음이 며칠이나 갈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전과는 다른 시선으로 이 땅의 식물들을 바라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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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와 성공의 인사이트, 유대인 탈무드 명언 - 5천 년 동안 그들은 어떻게 부와 성공을 얻었나
김태현 지음 / 리텍콘텐츠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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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언을 담은 책을 꺼내드는 것을 좋아한다. 짧으면서도 임팩트 있는 문장은 오랜 세월을 살아남은 글이다. 글의 힘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명언이다.

인문학자 지식큐레이터 김태현이 종류별로 명언집을 출간하고 있다. 이번에는 유대인 탈무드 명언을 엮었다.

노벨상이 수여되기 시작한 1901년부터 2021년까지 노벨상 수상자 943명 중 유대인은 210명으로 22%를 차지한다. 유대인 인구는 약 1,500만명, 세계 인구 비중의 0.2%에 불과하다는 것을 생각하면 놀라운 성과다. 그뿐만 아니라 인류사에 큰 획을 그은 아인슈타인, 프로이트, 마르크스를 비롯해 대부호 록펠러, 경제학자 폴 새뮤얼슨, 언론인 조지프 퓰리처, 투자가 조지 소로스, 정치인 헨리 키신저,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구글 창업자 래리 페이지 등 전 세계를 쥐락펴락하는 인사 중 다수가 유대인이다. 유대인은 어떻게 세계의 중심에 우뚝 설 수 있었을까? (9쪽)

유대인은 5,000년 동안 끊임없이 이민족의 박해와 침탈을 받았으며 오랜 기간 나라 없이 헤매야 했지만, 유대인은 고유한 문화와 전통을 지키며 끈질기게 생명을 유지했고, 바로 그 원천이 『탈무드』에 있다는 것이다.

이쯤 되면 탈무드를 읽는 것까지는 거창하더라도, 탈무드에서 추려낸 값진 명언 정도는 접하고 싶어질 것이다. 그런 생각이 든다면 이 책을 들춰보는 것도 좋겠다.

이 책은 유대인 5000년 지혜의 원천 파워에 대한 통찰을 주는 책이다. (책표지 중에서)

탈무드 명언 중 어떤 명언이 인상적이고 내 마음에 들어와 소중한 의미가 될지 궁금한 생각이 들어서 이 책 『부와 성공의 인사이트, 유대인 탈무드 명언』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김태현. 인문학자, 지식큐레이터로 세상에 존재하는 현명한 지식과 그 방법을 찾아 끊임없이 사유하고 탐구하는 일을 하고 있다. 그동안 수만 권 이상의 독서를 통해 세상을 보는 통찰력을 키워왔꼬, 여러 분야의 지식 관련 빅데이터를 모으고 큐레이션을 하고 있다. 이러한 지식 큐레이션을 바탕으로 삶과 인생 관점의 변화를 통한 삶의 지식과 지혜를 추려내어, 사람들의 삶에 좀 더 긍정적이고 통찰력을 줄 수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젊은 시절에 대기업 근무, 사업가, 작가, 대중강연, 대학출간, 탐험가, 명상가 등 다양한 인생 경험을 하였으며, 대학 및 대학원에서 역사와 철학, 경제학을 공부했다. (책날개 중에서)

이 책은 유대인의 지혜를 담고 있는 탈무드 명언과 전 세계 상위 1% 유대인 위인들의 명언 중 770개를 엄선했다. 유대인 탈무드의 가르침은 우리의 인생에 새로운 통찰을 선물함과 동시에, "5천 년 동안 그들은 어떻게 부와 성공을 얻었는지" 우리에게 답을 줄 것이다. (10쪽)



이 책은 총 5부로 구성된다. 1부 '모든 것은 관계에서 시작된다', 2부 '부를 만드는 유대인들의 생활 철학', 3부 '불완전함에서 지혜를 길러 내는 탈무드 교육', 4부 '5천 년간 지켜온 그들만의 지혜', 5부 '세상을 움직이는 상위 1% 유전자들'로 나뉜다. 각 부의 끝에는 '나만의 탈무드 명언 필사 노트'가 수록되어 있다.

탈무드란 '위대한 연구'라는 뜻으로 5,000년간에 걸쳐 유대인을 지탱해 온 생활 규범이다. 법률, 전통적 관습, 축제, 민간전승 등 유대인의 삶의 철학과 지혜가 담겨 있다. 탈무드는 모두 20권, 1만 2,000페이지에 달하며 단어 수는 250만 개 이상, 중량은 75kg이나 된다. 인생의 의미는 무엇인가, 인간의 위엄이란 무엇인가, 행복이란 무엇인가, 사랑이란 무엇인가 등 유대인의 지적 재산과 정신적 자양이 모두 여기에 담겨 있다. 따라서 탈무드는 '유대인의 영혼'이라고 말할 수 있다. (9쪽, 들어가며 중에서)



쓱 읽어나가다보면 마음에 훅 치고 들어오는 명언에서 눈길이 머물게 될 것이다.

지금 나의 마음을 움직이는 그 명언을 따로 기억해두거나 적어두어도 좋겠다.

살아가며 그 말이 나에게 길을 안내해 주거나 힘을 줄 것이다. 문제가 생겼을 때에 해결하는 데에도 역할을 해줄 것이다.

말의 힘은 참으로 크다. 명언은 특히 그렇다. 당장 쓰이는 것이 아닐지라도 언젠가 나를 이끌어줄 등대 같은 것이다.



각부의 끝에는 "나만의 탈무드 명언 필사 노트"가 마련되어 있다.

앞서 읽은 구절 중 나의 것으로 만들고 싶은 명언이 있다면, 핸드폰으로 찍은 후 직접 손으로 옮겨 적어 나만의 탈무드를 만들고 개인 SNS에 올려보라고 권한다.

직접 손글씨로 적으면 그 맛이 다를 것이고, 글의 힘이 더욱 느껴질 것이다. 마음에 드는 명언을 책상 앞에 적어서 붙여놓고 틈틈이 음미하는 것도 괜찮겠다.

또한 캘리그래피 작품으로 보면 글이 더 멋져 보이는 힘이 있으니, 그렇게 작품으로 만들어도 좋겠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엥, 이 말도 탈무드에 나온다고?'라는 생각이 드는 명언들이 상당수 발견될 것이다.

나는 이제야 깨달았는데, 알고 보니 그 옛날 탈무드에 실려있던 것이라니, 더욱 대단하고 값지다는 생각이 든다.

책을 통해 지혜로워지는 것이 삶의 지름길이다.

이 책이 조금은 더 지혜로워지는 데에 필요한 도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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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인사
김영하 지음 / 복복서가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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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현재 소설 베스트셀러에 올라 있다. 그만큼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이 많아서 호기심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단지 그 이유에서만 선택한 것은 아니고, 이 책을 읽게 된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김영하 작가의 9년 만의 신작이라는 점에서였다. 짧지만 강렬했던 소설 『살인자의 기억법』 이후에는 사실 그의 산문으로, 혹은 방송으로 김영하 작가를 접해왔다. 그리고 그것이 더욱 익숙했다. 하지만 그의 소설이라니 궁금하지 않겠는가. 자그마치 9년 만이다.

또 다른 이유는 이 작품이 어떤 과정을 거쳐 세상에 나왔는지 알게 된 후에 더욱 호기심이 생긴 것이다.

이 소설은 원래 2019년, 한 구독형 전자책 서비스 플랫폼의 청탁을 받고 집필을 시작하여 2020년 2월에 그 독자들만을 대상으로 발표한 것이다. 그때는 이백 자 원고지 사백이십 매 분량의 짧은 장편이었으나 이 년에 걸친 개작으로 분량이 두 배 정도 늘어났다. 전면적인 개작을 통해 소설의 주제와 톤이 크게 달라졌다. 이 년 전 초고를 쓰던 시절의 가제는 '기계의 시간'이었고, 어쩌면 '작별인사'보다 그게 더 어울리는 제목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기계의 시간'이라는 제목이 이 소설에 맞지 않게 되었다. 지금으로선 '작별인사' 보다 더 맞춤한 제목은 떠오르지 않는다.

마치 제목이 어떤 마력이 있어서 나로 하여금 자기에게 어울리는 이야기로 다시 쓰도록 한 것 같은 느낌이다. 탈고를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원고를 다시 읽어보았다. 이제야 비로소 애초에 내가 쓰려고 했던 어떤 것이 제대로, 남김 없이 다 흘러나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303쪽, 작가의 말 중에서)

이 책이 나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올지 궁금해서, 김영하 장편소설 『작별인사』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김영하. 소설가. 장편소설로 『살인자의 기억법』 『검은 꽃』 『빛의 제국』 『아랑은 왜』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 『퀴즈쇼』, 소설집으로 『오직 두 사람』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오빠가 돌아왔다』 『호출』이 있다. 여행에 관한 산문 『여행의 이유』와 『오래 준비해온 대답』을 냈고 산문집으로 『보다』 『말하다』 『읽다』의 합본인 『다다다』 등이 있다. F.스콧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를 번역하기도 했다. (책날개 중에서)



지금은 혹은 아직은, 기계와 사람의 생김새가 명확히 구분된다. 누가 봐도 이건 기계다, 사람이다, 구분할 수 있는 세상이다.

하지만 소설 속 세상은 지금보다 훨씬 먼 미래다. 휴먼매터스 랩에서 일하는 최진수 박사의 아들 철이는 홈스쿨로 집에서 공부하며 지내는 일상이 무료하다. 집에는 고양이 세 마리가 있는데, 그중 한 마리는 로봇이다. 고양이 로봇과 실제 고양이들이 서로 닮아가며 함께 살아가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집안이 좀 답답하게 느껴지던 그날, 바깥 산책을 나갔고 그 모든 게 달라져버렸다.

낯선 두 남자가 나타나서는 자꾸 등록이 되어있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이다.

휴머노이드 등록이 되어 있지 않다며 낯선 두 남자는 철이를 플라잉캡슐 안으로 던져 넣었고, 그렇게 전혀 낯선 곳으로 가게 되었다. 그리고 거기에서부터 독자도 사색의 세계로 들어가게 된다.

인간을 인간으로 만드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 팔, 다리, 뇌의 일부 혹은 전체, 심장이나 폐를 인공 기기로 교체한 사람을 여전히 인간이라 부를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인가? 나는 인류가 이미 20세기 후반부터 이런 의문들을 품어왔다는 것을 고전 SF 영화나 소설 등을 보면서 어렴풋이 짐작하고는 있었다. 하지만 그게 내 문제가 될 거라고는 생각해 보지 못했다. 내가 완벽하게 기계의 흉내를 내고, 그러다 언젠가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어떤 것들, 예를 들어 윤리 같은 것들, 그런 것들을 다 저버린 채 냉혹하고 무정한 존재로 살아가게 될 때, 비록 내 몸속에 붉은 피가 흐르고, 두개골 안에 뇌수가 들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대로 인간일 수 있는 것일까? (69쪽)

인간이 아닐 거라고는 한순간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철이의 이야기를 보며 그 마음을 따라가본다. 그리고 모험담처럼 이어지는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궁금해져서 점점 이 책에 빠져든다.



인간과 기계, 거기에 대한 사색은 소설이라는 매체 덕분에 깊고 풍부하게 할 수 있다. 다른 어떤 것보다도 소설을 통해 작가의 상상력이 발현되어 독자를 더 깊이 있는 세계로 끌어들인다.

그러니 스토리도 스토리지만, 인간을 인간으로 만들어주는 것에 대한 것과 자신을 인간이라고 철저하게 믿고 있는 AI, 달마라는 재생 휴머노이드와의 만남으로 이어지는 철학적 질문과 사색이 이 책을 더욱 입체적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특히 소설 속 이야기가 예상치 못했던 방향으로 전개되어서 '헉' 하면서 읽어나갔다. 늘 그렇지만 상상하지 못했던 부분으로 뻗어나가는 작가의 상상력이 소설을 읽는 맛을 풍부하게 해주며, 나의 생각도 그 너머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해주어서 소설을 읽은 보람을 느끼게 해준다.



삶과 죽음, 만남과 이별의 이분법을 허무는 김영하의 신비로운 지적 모험 (책 뒤표지 중에서)

처음에 이 책을 집어 들었을 때에는 지금이 아니라 미래 어느 날, 이런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생각으로 읽어나갔다. 하지만 읽다 보니 그게 아니었다. 지금 우리가 생각해 보아야 할 각양각색의 소재가 차곡차곡 담겨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 소설은 생각보다 더 엄청난 디스토피아의 세계를 보여주기도 하고, 인간적인 참으로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 모든 혼돈과 마무리,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스토리 자체를 따라가며 읽는 재미는 물론, 읽어나가며 철학적 사색을 함께 할 수 있으니, 여운이 남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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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의 시작과 끝에 대한 사색 - 무한한 우주 속 인간의 위치
앨런 라이트먼 지음, 송근아 옮김 / 아이콤마(주)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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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는 과학자 겸 인문학자 겸 소설가이다. 그래서 그런지 단순히 이론만을 설명해주는 책이 아니라, 과학책이자 철학책으로 만들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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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의 시작과 끝에 대한 사색 - 무한한 우주 속 인간의 위치
앨런 라이트먼 지음, 송근아 옮김 / 아이콤마(주)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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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펼쳐들어 읽을 때에는 미처 생각지 못했다. 겉보기에는 그냥 평범한 이 책 한 권에 내가 이렇게까지 푹 빠져들어 읽어나갈 줄이야!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에는 그냥 우주 관련 서적이어서 어디 한번 읽어보자는 생각으로 읽어보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점점 알수록 매력이 있는 책 아닌가.

이 책의 저자는 세계적인 천체물리학자라고 한다. 그는 소설, 에세이, 시집, 과학 저술 분야 등 장르를 넘나드는 다양한 작품활동을 해왔으며, 과학을 문학처럼 읽히게 하는 몇 안 되는 작가라고 하니 그야말로 솔깃했다.

또한 이 책은 세계적인 천체물리학자의 지적 권위와 소설가로서의 풍부한 표현력이 결합하여, 양자물리학, 우주, 생명과 마음, 의식의 기원, 팽창하는 우주 속 인간의 위치 등 현대 과학의 가장 놀라운 발견에 대한 과학자의 철학적 사색과 명상을 담았다고 하니 더 이상 망설일 것 없이 읽어보기로 한 것이다.

어떤 내용을 들려줄지 궁금해서 이 책 『모든 것의 시작과 끝에 대한 사색』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앨런 라이트먼. 현재 MIT의 인문학 교수이며, MIT 최초로 과학과 인문학 모두에서 동시에 교수직을 맡아 화제가 되었다. 전 세계 30여 개 언어로 번역 출간되면서 20여 편이 넘는 연극과 음악의 모티브가 되기도 한 세계적 베스트셀러 『아인슈타인의 꿈』과 내셔널 북 어워드 최종 후보작인 『진단』을 포함한 여섯 편의 소설을 비롯해, 2011년 시드니 어워드 '베스트 에세이'를 수상한 『엑시덴탈 유니버스』외 다수의 작품을 발표했다. (책날개 발췌)

이 책은 총 3장으로 구성된다. '있을 듯하지만 있을 수 없는 일들'과 '무와 무한 사이'를 시작으로, 1장 '무(無)에 관하여', 2장 '마음의 과학적 구조', 3장 '무한에 관하여'로 나뉜다.



예술 작품 속 상상력은 친숙하게 느껴집니다. 반면에 과학 속의 상상력은 낯섭니다. 그러나 알고 보면 숨 막힐 정도로 대담하고 빈번하게 상상하고 또 그것을 검증하는 분야가 바로 과학입니다. (12쪽)

이 문장을 보며 생각에 잠긴다. 문학적 상상력이기에 가능하다고 생각되던 것들이 있다. 현실에 있을 법 한 이야기이지만, 실제 있지는 않은 그런 일들이 소설에서 펼쳐지는 것을 보곤 했다.

그런데 이 글을 읽고 보니 과학은 대담하고 빈번하게 상상하고 그것을 검증하는 분야라는 것을 이제야 인식한다. 듣고 보니 그렇다. 그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어마어마한 위치를 이제야 인식해본다.

잘 모르고 알기 힘든 세계를 이 책을 통해 한 걸음 다가가서 바라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것도 엄청 흥미롭게.

이 책이 그 중간 역할을 참 잘해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일단 펼쳐들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게 된다.

마치 원서로 된 책을 펼쳐들었는데 해석이 되면서 줄줄 읽어나가는 듯한 느낌이랄까.

이게 어떻게 이렇게 쉽게 이해되지? 그러면서 왜 이렇게 재미있지?

뭐 그런 느낌이라고 할 수 있다.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가 벽돌책이어서 진입장벽이 높다면, 이 책으로 워밍업해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접근성이 뛰어난 우주 책이다.

그러는 데에는 저자가 이론물리학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라는 점이 톡톡히 그 역할을 하는 것이리라 생각된다.



"소설가이자 최첨단 연구를 수행하는 과학자의 시각으로 현대 과학의 가장 놀라운 발견에 대한 입문서를 제공한다."

_《퍼블리셔스 위클리》

이 책의 저자는 과학자 겸 인문학자 겸 소설가이다. 그래서 그런지 단순히 이론만을 설명해주는 책이 아니라, 과학책이자 철학책으로 만들어주었다.

그러니 이 책을 펼쳐들면 상상력을 자극하고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답변을 하며 독자를 무한히 뻗어나가는 사색의 세계로 안내해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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