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의 시대 - 인플레이션 쇼크와 금리의 역습
김광석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방팔방으로 꽉 막혀버린 듯 도무지 알 수 없는 시기이다. 이 책에서는 말한다.

누구는 '오른다' 말하고, 다른 누군가는 '떨어진다' 말한다. 누구는 '담아야 한다' 말하고, 다른 누군가는 '팔아야 한다' 말한다. 언제까지 누구의 말을 듣고 판단할 것인가? 나 스스로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경제의 구조적 변화를 읽어내고, 돈의 이동을 관찰해야 한다. (4쪽)

맞는 말이다. 늘 휩쓸려 다니다 보니 내가 사면 떨어지고 내가 팔면 오르는 것이다. 아니, 이 책의 말처럼 사실 '내가 사면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떨어질 때 내가 산 것'이 맞겠다.

이 책은 이 시대를 관통하는 경제의 흐름을 한눈에 보여준다. 경제가 생물이라면, 금리는 피와 같다. 경기 및 물가와 같은 실물경제가 금리에 영향을 미치고, 금리는 다시 환율 및 증시와 같은 금융에 영향을 미친다. 이 책에서는 금리를 중심으로 한 경제의 흐름을 이해하고 개인의 투자 의사결정이나 기업의 경영 전략에 필요한 인사이트를 제공할 것이다. (9쪽)

지금 이 책을 읽어야만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게다가 이 책의 저자 김광석 교수님은 실물경제 최고의 지략가로, 대형 경제 유튜브 삼프로TV, 김미경TV, 신사임당 등에서 활발하게 출연하고 있다고 하니 기대감이 더 커졌다.

경제의 흐름을 한눈에 보기 위해 이 책 『긴축의 시대』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김광석. 경제 읽어주는 남자로 알려진 이코노미스트다. 교수, 연구원, 작가, 칼럼니스트, 대중 강연자, 자문위원, 경제 평론가, 유튜버, 블로거 등과 같은 다양한 직업과 활동들로 삶을 채워나가고 있다. 방송에서 경제 현안을 해설하고, 다양한 신문 및 저널에 경제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약 200여 편에 달하는 논문 및 보고서를 게재해왔다. 유튜브 『경제 읽어주는 남자』를 통해 매주 경제 현안을 강의하고 있고, 국내 기업, 정부 및 공공기관에 특강을 통해 인사이트를 전달하며, 국내외 다양한 포럼에서 경제와 산업을 아우르는 강연을 하고 있다. (책날개 발췌)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 의존하지 말아야 한다. 스스로 '경제를 보는 눈'을 가져야 한다. 눈을 감고 운전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경제를 보는 눈'을 선물하는 책이길 바란다. (11쪽)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된다. 1부 '초인플레이션 압력', 2부 '돈의 대이동', 3부 '긴축의 시대, 기준금리 빅스텝 인상', 4부 '금리의 역습, 반항하는 경제'로 나뉜다. 세계 경제의 불균형 회복, 공급망 병목 현상의 덜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파급력, 식료품 원자재 슈퍼 사이클 오나?, 기준금리와 물가의 관계, 기준금리 인상과 인하의 목적은 무엇인가?, 중앙은행과 통화정책의 궁극적 목표, 미국 연방준비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 가속화, 세계 주요국들의 통화정책 정상화, 한국의 금리 인상, 환율 전망이 말해주는 변화의 흐름, 한국 경제가 흘러갈 방향과 대응 전략, 고금리 시대 국내외 경제 전망, 부동산과 주식 어떻게 투자할 것인가? 등 14 챕터로 나뉜다.



저자는 선진국들은 3년 사이에 코로나19 이전의 경제 수준으로 돌아가겠지만 신흥국과 저소득 국가들은 전혀 회복되지 못할 것이라 전망한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이해하기 쉽게 비유해서 설명해주고 있다.

즉 어떤 한 반의 평균 성적이 올라서 담임 선생님이 자화자찬하고 있는데, 사실은 평소 성적이 상위권인 아이들만 성적이 오른 것뿐이고 나머지 아이들은 하나도 오르지 않은 것이지만 평균 성적은 올랐다며 좋아하는 모습과 같다는 것이다. 이런 설명들이 쉽게 눈에 쏙쏙 들어오도록 도움을 준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조목조목 잘 설명을 해주는데 예를 기가 막히게 잘 들어주어서 누구나 쉽게 무릎을 탁 치면서 이해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제 책인데 이렇게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는 것은 예시가 와닿아서 그렇다.

1980년대에 짜장면 한 그릇이 500원 정도 했었는데 지금은 6,000~7,000원 정도 하니까, 짜장면 한 그릇의 가격이 10배 이상 올랐다는 것을 말하면서, "이런 말을 하면 무릎을 탁 치면서 "그때 짜장면 사둘 걸, 그때 짜장면 천 그릇 사놨으면 나 부자 됐는데"라고 하는 사람이 있을까?"라고 하는 말이나,

만일 부모가 자녀한테 용돈을 주다가 갑자기 용돈을 안 준다고 해보자. 중학교 2학년인 아이가 일주일 용돈을 10만 원씩 받다가 갑자기 용돈을 하나도 못 받게 된다면? 가만히 있을 아이는 거의 없을 것이다. 대부분의 아이는 크게 반발할 것이다. 경제학에서는 그런 현상을 '긴축발작'이라고 한다. (164쪽)

수능 시험 3일 남겨놓은 시점에 코피 터지게 공부하는가, 아니면 컨디션을 조절하는가? 어느 쪽이 더 현명한 방법인가?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은 보통 시험을 코앞에 남겨두고 공부량을 줄이며 컨디션을 조절한다. 마찬가지로 운동선수들도 중요한 운동 경기를 앞에 두고 운동량을 서서히 줄여간다. 도로가 만나는 지점에는 변속 차로가 마련되어 있고, 고속으로 달리던 자동차는 완만하게 감속한다. 이처럼 새로운 국면에 진입할 때 점진적으로 행동을 전환하는 것을 '테이퍼링'이라고 한다. (165쪽)

양적완화 조치의 점진적 축소를 뜻하는 경제학 용어, 다시 말해 통화정책에서도 유동성 공급량을 줄여나가되 천천히 줄여나가는 것을 테이퍼링한다고 표현한다는 설명에 앞서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찰떡같은 예를 들어주어 재미있게 읽어나가게 되었다.

읽고 나서 세월이 좀 흐른다고 하더라도 예를 들어주었던 내용이 강렬해서 쉽게 잊히지는 않으리라 생각된다.



이 책을 읽어보니 이 책이 2022년 하반기 최고의 경제전망서라는 말이 그냥 하는 말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경제에 관한 것이니 어렵고 딱딱한 자세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그냥 부담 없이 펼쳐들면 좋겠다.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예를 들어 설명해주니, '아, 그렇구나!'라며 읽어나가게 될 것이다.

사상 최악의 초인플레이션 시대여도 어떻게 대응할지 경제 로드맵을 이 책으로 살펴보며 방황하지 않고 기회를 발견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서가명강] 유튜브 채널에서 <긴축의 시대> 출간 기념 라이브를 무료로 볼 수 있다고 하니 관심 있는 분들은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본 리뷰는 21세기북스의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경제 #주식투자 #경제도서 #주식 #경제트렌드 #인플레이션 #경제도서추천 #경제읽어주는남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편함 속 세계사 - 129통의 매혹적인 편지로 엿보는 역사의 이면
사이먼 시백 몬티피오리 지음, 최안나 옮김 / 시공사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번에는 '편지'다. 그동안 다양한 소재로 세계사를 이야기하는 책을 보아왔는데, '편지'라고 하니 궁금했다. 편지야말로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 아니던가. 그런데 세계 역사를 바꿀 만한 계기가 된 편지들이 있다는 것에 호기심이 생겼다.

129통의 매혹적인 편지로 엿보는 역사의 이면이라고 하니 이 책을 한번 읽어보고 싶었다.

이 책에는 스탈린이 비밀경찰에게 죄인의 처형을 명령하며 보낸 짧은 편지,

열정적인 연인이자 정치적 동반자였던 예카테리나 대제와 포툠킨 왕자가 주고받은 편지,

홀로코스트 죽음의 수용소에 갇힌 남편에게 보내는 아내의 작별 편지,

찰스 1세가 자신의 운명을 결정지을 재판을 기다리며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 등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책 뒤표지 중에서)

편지로 세계사를 본다고 생각하니 흥미롭고 어떤 편지 글귀를 만나볼 수 있을지 기대되었다.

히틀러에서 피카소, 람세스 2세에서 트럼프까지

세상에서 가장 은밀하고도 위대한 글을 모으다 (책표지 중에서)

지금껏 몰랐던 부분을 접하고 싶은 생각에 이 책 『우편함 속 세계사』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사이먼 시백 몬티피오리. 케임브리지대학교의 곤빌 앤드 캐이어스 칼리지에서 역사를 공부했다. 저서로 새뮤얼 존슨상, 더프 쿠퍼상, 마시 전기상의 최종 후보작이었던 《예카테리나 대제와 포툠킨》, 영국출판대상에서 올해의 역사책상을 수상한 《젊은 스탈린》, 소설 《사셴카》, 오프라 윈프리 올해의 책으로 선정된 《로마노프 왕가》, 전 세계적으로 100만 부 이상 판매되었으며 중국에서 웬진 올해의 책상을 수상한 《예루살렘 전기》 등이 있다. (책날개 중에서)

특이하고 재미있는 편지가 무척 많지만, 이 책에 실린 편지들이 단지 즐거움을 주기 때문에 선택된 건 아닙니다. 전쟁이든, 평화든, 예술이든 아니면 문화든 어떤 분야에서 특정 방식으로 인간사를 바꿔놓았기 때문이기도 하지요. 천재의 눈을 통해 또는 괴짜나 평범한 사람의 눈을 통해 아주 흥미진진한 삶을 엿볼 수 있는 기회를 주기도 합니다. 이 책에는 고대 이집트와 로마부터 현대 미국, 아프리카, 인도, 중국, 러시아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한 문화, 전통, 국가, 인종을 아우르는 편지를 모았습니다. (13쪽)

이 책은 사랑, 가족, 창조, 용기, 발견, 여행, 전쟁, 피, 파괴, 재앙, 우정, 어리석음, 품위, 해방, 운명, 권력, 몰락, 작별 등을 주제로 편지가 수록되어 있다.



사랑의 편지부터 정치권에서 명령을 하달하여 세계를 움직이는 내용까지, 다양한 편지를 볼 수 있는 책이다.

편지 한 장으로 세상을 쥐락펴락할 수 있다는 것도 놀라운 사실이었다.

특히 전후 사정을 알려주는 글과 함께 편지 내용을 공개해 주니 편지의 내용이 더욱 와닿았다.

별의별 이야기가 담겨 있어서, '오오~ 이런 일이 다 있었구나!' 하면서 흥미롭게 읽어나갔다.

인도의 간디가 히틀러에게 보낸 편지도 있고, 저명인사들이 친구 또는 애인에게 보낸 비밀스러운 편지까지도 이런 기회가 아니면 접하기 어려울 것 같아서 더욱 시선을 집중하며 읽어나갔다.

특히 T.S.엘리엇이 조지 오웰에게 출간 거절 편지를 보낸 것도 인상적이었다.

이 책에 의하면 '엘리엇의 깔보는 듯한 출간 거절 편지는 출판계 역사상 가장 부끄러운 실수 목록에 올라야 마땅하다(137쪽)'라는 설명을 해주는데, 후문과 함께 읽으니 더욱 흥미로웠다.



누군가의 편지를 보는 것이 남의 일기를 훔쳐보는 듯하다.

그런데 역사적으로 영향을 주며 남을 만한 편지들이어서 그런지, '아, 이래서 그런 일이 생겼구나!' 알아가는 시간을 보낸다.

저자는 이 편지 모음을 읽는 이들이 그 속의 용기, 아름다움, 진정성에 감탄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편지만을 읽는 것이 아니라, 이 책을 읽으면서 역사의 쟁점들을 함께 떠올려보니 이해의 폭이 넓어진다.

편지와 함께 세계사를 바라볼 수 있는 책이니 일독을 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 제153회 나오키상 수상작
히가시야마 아키라 지음, 민경욱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간의 욕망과 갈등과 미래의 그림을 상상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소설이니, 읽어보고 심사위원들의 극찬을 직접 느껴보면 좋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 제153회 나오키상 수상작
히가시야마 아키라 지음, 민경욱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소설을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한 것은 이 문장 때문이었다.

"몇십 년 만에 한 번 나올 만한 위대한 소설"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선정된 제153회 나오키상 대상 수상작! (책 뒤표지 중에서)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겠는가.

게다가 나오키상 후보작 중 단연 뛰어났다며 히가시노 게이고, 미야베 미유키의 찬사가 쏟아지니, 이 정도 되었을 때 이미 나는 이 책을 읽어보고 싶어서 안달이 났다.

생동감 넘치는 표현력, 힘찬 문장, 뼈대가 굵은 스토리텔링. "인생·청춘·가족의 해학과 비극"을 이해하고 이야기 전체에 유머를 감돌게 한, 모든 것이 빼어난 걸작이다.

_미야베 미유키

어떤 내용을 들려줄지 궁금해서 이 책 《류》를 읽어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이 책의 저자는 히가시야마 아키라. 1968년 대만 태생. 다섯 살까지 타이베이에서 지낸 후 아홉 살 때 일본으로 왔다. 그때부터 후쿠오카 현에 거주하고 있다. 2002년 <터드 온 더 런>으로 제1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대상에서 은상과 독자상을 수상했고, 2003년 이 작품을 고쳐 쓴 《도망작법》으로 데뷔했다. 이후 2009년 《길가》가 제11회 오야부 하루히코상을 수상한 것을 시작으로, 2013년에는 《블랙 라이더》가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2014년' 3위와 제5회 'AXN 미스터리 싸우는 베스트 텐' 1위를 동시에 차지하며 일본 전역에 자신의 이름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2015년, 《류》로 "20년만에 한 번 나올 만한 걸작"이라는 최고의 호평과 함께 제153회 나오키상을 수상하며 "지금 일본에서 가장 세계에 근접한 작가"임을 스스로 입증했다. (책날개 중에서)



맨 앞장에는 주요 등장인물에 대한 간단한 설명과 함께 14장의 순서가 나온다.

물론 이 이름들을 한꺼번에 기억할 수는 없겠지만 잘 표시해놓고 이 책을 읽다가 틈틈이 앞으로 와서 보면 이름이 곧 익숙해질 것이다. 등장인물 소개는 그때까지 길잡이가 될 것이다.



이 소설은 일단 펼쳐들면 시작부터 소설 속에 풍덩 들어가게 된다는 것을 감안하고 읽으면 된다.

사실 역사 배경 소설이니 천천히 익숙해지리라 생각하고 읽어나갔는데, 그냥 시작부터 생생한 장면이 펼쳐지는 것이다.

이것은 내가 소설 속에 쑥 들어갔거나, 소설 속 인물들이 내 눈앞에서 생생하게 활동하고 대화를 나누는 듯한 느낌이 들었으니, 이런 것을 필력이라고 하는 것인가 보다.

전혀 관심도 없고 읽을까 말까 하는 사람에게도 결국 글 속에 빠져들게 만드는 힘이 있는 글이다.




2019년 《내가 죽인 남자 나를 죽인 남자》로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된 히가시야마 아키라는 일본에서 활동하는 대만 출신 작가로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하지만 그를 일본 출판계 주류에 올려놓은 작품은, 제153회 나오키상 수상작인 바로 이 소설 《류》이다.

'살아 움직이는 듯한 캐릭터들이 거리를 활보하는 착각이 들 정도의 필력.'

'독자를 혼돈 속으로 끌어들이는 힘이 있다.'

이런 평에서 알 수 있듯 그의 작품에는 늘 땅을 뒤흔드는 듯한 커다란 힘이 느껴진다. (480쪽)

표현하기 어려운 단어까지도 위트 있게 표현할 수 있는 필력이 있다.

배경이 대만이라고 하여 낯설지만, 결국 그 낯선 느낌마저도 생소하지 않게 눈앞에 가져다가 펼쳐주는 힘이 있다.

역사와 현대 사회의 정치적 배경이라든가 인간사가 얽혀있는 미스터리가 녹아든 소설이다.

정치 이념의 이슈를 날카롭게 보여주어서 나에게는 미스터리보다는 역사 쪽에 방점을 찍은 소설로 다가왔다.

인간의 욕망과 갈등과 미래의 그림을 상상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소설이니, 읽어보고 심사위원들의 극찬을 직접 느껴보면 좋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보호받고 있다는 착각 - 온라인 검열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질리안 요크 지음, 방진이 옮김 / 책세상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얼마 전에 글을 올리다가 '사용할 수 없는 단어가 포함되어 있습니다'라는 메시지가 떴다.

그건 분명히 책에 있는 단어임에도 사용할 수 없다고 하니 난감하면서도, 그냥 '할 수 없군' 생각하고 넘어갔다.

지금까지 이런 적은 여러 차례 있어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정도는 검열 축에도 끼지 못하고, 인터넷 세상을 난잡하게 하지 않기 위해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옛날에는 책의 표현도 검열을 통과한 부분을 인쇄할 수 있었고 금서로 정해진 책은 읽을 수 없었으며, 영화도 검열을 통해 잘라낸 후에 상영했다고 하니, 지금은 개인의 자유가 최대한으로 주어진 세상이라 생각하면 되겠다.

하지만 그게 맞는 생각일까?

이 책의 주제는 좀 더 폭넓다. 거대 플랫폼과 그들의 검열, 그리고 그것이 사용자에게 미치는 영향과 대안이다.

플랫폼 대기업과 정부들이 결합한 감시 자본주의가 표현의 자유에 미치는 영향은 한 나라의 정권을 바꿀 수도 있고, 반정부 민주시위를 철저히 고립시킬 수도 있다고 하는데…….

이 부분은 미처 생각지 못했기 때문에 더욱 궁금한 마음으로 이 책을 읽어나가게 되었다.

무엇보다 자유로운 공간이라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은 모습을 이 책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해서 이 책 『보호받고 있다는 착각』을 읽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이 책의 저자는 질리안 요크. 저널리스트이자 사회운동가다. 현재 비아드리나 유럽대학교 '인터넷과 인권을 위한 센터' 연구원, 유럽대학교 객원 교수, 인권 단체 '전자프런티어재단' 이사직을 동시에 해내고 있다. (책날개 발췌)

이 책의 목적은 실리콘밸리의 주요 통신 플랫폼이 어떻게 별도의 시스템, 더 정확하게는 온라인에서 우리에게 허용되는 자기 표현 방식을 규정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을 만들어냈는지, 그 역사를 압축적으로 요약하는 것이다. 이 거버넌스 시스템은 감시 자본주의라는 더 큰 시스템 내에 편입되어 있다. (8쪽)

이 책은 총 10장으로 구성된다. 1장 '새로운 문지기들', 2장 '오프라인의 탄압이 온라인에서 재현되다', 3장 '소셜미디어 혁명가들', 4장 '사람보다 수익이 먼저', 5장 '극단주의에는 극단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6장 '빅토리아 시대를 살아가는 21세기 현대인들', 7장 '성과의 전쟁', 8장 '인간에서 기계로', 9장 '혐오의 전염성', 10장 '미래는 우리가 써 내려가는 것'으로 나뉜다.



책은 문제라고 생각지 못했던 부분을 짚어보고 함께 생각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 책은 그 부분부터 관념의 틀을 깨고 현실을 직시할 수 있도록 시야를 넓혀준다.

아마 이 책의 첫 부분을 읽어보면 그다음에 이어지는 내용을 더욱 집중해서 읽어보고 싶어질 것이다.

'아니, 그랬단 말이야?' 혹은 '그럴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의 전환이 이 책을 읽어나가는 원동력이 된다.

법이 민중의 참여나 승인 없이 밀실에서 만들어지는 사회를 상상해보라. 그런 사회에서는 언제라도 법이 바뀌거나 아예 다른 법으로 대체될 수 있다. 민주적인 참여도, 투명성도, 적법절차의 원리도 보장되지 않는 사회다. 그리고 법이 적용되는 지역의 상황에 대해 잘 모를 가능성이 높고, 최소한의 교육만 받은 먼 지역의 노동자나 최근 그 비중이 점점 커지는 머신러닝을 거친 자동화 시스템이 그 법을 집행한다. 오류가 발생하는 것이 당연하고 또 그런 사례들이 넘쳐나지만, 오류가 발생했을 때 개인이 그 오류를 바로잡을 방법은 거의 없다.

그런 사회는 실제로 존재하며, 바로 실리콘밸리가 창조하고 전 세계로 수출한 소셜미디어 플랫폼 안에 존재한다. 구글, 페이스북, 유튜브, 트위터, 텀블러 같은 플랫폼은 현재 전 세계 수십억 명의 언어적· 시각적 표현에 대한 통제권을 쥐고 있다. (25쪽)



오프라인의 탄압이 온라인에서 재현된다는 사실을 아는가.

나는 사실 인식조차 하지 못했다.

생각지도 못했던 것을 이 책의 저자 질리안 요크가 조목조목 짚어주며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으니, 이제야 비로소 인식해 본다.

구체적인 예시와 함께 이야기를 풀어나가니 이 책을 읽음으로 알게 되는 사실이 실로 놀랍다.

지구상에서, 지금도 어느 곳에서는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며 알아간다.

점점 더 계층화되는 온라인 세계다. 선출된 공무원과 두려울 정도로 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선출되지 않은 엘리트가 결탁한 임의적인 집단이 우리가 무엇을 말해도 되는지를 결정한다. 케이트 클로닉은 페이스북이 세계 지도자 등 주요 인사들이 "소수인데도 불구하고 규칙을 수정할 막대한 권한을 지닌" 장소로 진화하고 있다면서 우려를 표명했다. 실제로 국가 행위자와 기업에 의해 오래전부터 탄압당한 취약한 공동체를 상대로 그와 똑같은 탄압이, 이번에는 디지털 영역에서 또다시 반복되고 있다. (89쪽)



이 책을 읽으며 알게 된 사실.

사실 나는 이 글을 보며 엄청 충격을 받았다.

세상은 예전보다 표현의 자유를 누릴 수 있는 방향으로 변화해왔다고만 여겼는데, 사실은 편집과 삭제로 인해 더 역행하기도 한 부분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1873년 피렌체의 <다비드> 조각상을 찍은 초기 사진들에는 무화과 잎이 나온다. 1857년 이탈리아 토스카나 대공이 영국 빅토리아 여왕에게 선물한 복제품은 현재 런던 빅토리아 앨버트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데, 무엇보다 빅토리아 여왕을 비롯해 "감상하는 여자 귀족들이 얼굴을 붉혀야 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석고 무화과 잎을 붙였다. 그로부터 시간이 많이 흐른 근대에 들어와서도 미국 캘리포니아주, 호주 시드니, 이스라엘 예루살렘처럼 아주 멀리 떨어진 곳에서조차 <다비드> 조각상과 그 조각상의 그림이나 사진은 가리개를 하고 있다. 불쌍한 <다비드>는 지난 수세기 동안 수없이 검열을 당하는 모욕을 감내해야 했다.

그런데 페이스북은 이 조각상을 검열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다르게 기억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럴 만하지만 말이다. 지난 몇 년간 페이스북은 나체 기타 '성인' 콘텐츠를 금지하는 엄격한 정책에 따라 세계적으로 유명한 예술가들의 작품이 나오는 콘텐츠를 삭제했다. 심지어 그 정책은 종종 문서화된 정책과 정면으로 충돌할 때도 있다. 온라인 플랫폼에서 예술작품을 삭제하는 행위는 아마도 어떤 면에서는 무화과 잎 검열에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핵심적인 차이가 있다. 무화과 잎은 예술작품의 한 부분만을 가리지만 현대의 검열은 그 작품 전체를 완전히 지워버린다. (225쪽)



나는 거의 15년 동안 온라인 검열을 연구했다. 그중에서도 콘텐츠 관리를 연구한 지는 10여 년 정도가 되었다. 그동안 기업이 단순히 우리의 표현 능력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뿐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정체성 자체와 행위능력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이기 위한 수많은 시도를 목격했다. (388쪽)

이 책은 저자의 오랜 연구와 현장에서 느낀 자신의 의견을 심도 있게 펼쳐 보여주고 있다.

그 진심이 독자에게 전해져서 저자의 의견에 공감하고 집중하며 읽어나가게 된다.

특히 우리는 자유를 누린다고 생각해왔지만, 더 큰 통제 속에 놓여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이 책을 통해 눈을 뜨고 우리의 현실을 직시하게 되었다.

케이트 크로퍼드의 추천사에 의하면 "인터넷 거버넌스의 올바른 방향을 가리키는 이정표 같은 책이다."라고 언급한다.

지금이라도 우리가 알게 된 것이 많이 늦지는 않았다. 이 책이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니 함께 읽고 생각해 보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