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친코 1 - 개정판 코리안 디아스포라 3부작
이민진 지음, 신승미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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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개월 전 나는 파친코라는 소설과 애플TV 드라마를 통해 잘 몰랐던 세상을 엿보게 되었다.

이는 내게 충격이었다.

파친코를 통해 처음으로 일본에 살고 있는 한국인 또는 조선인인 '자이니치'에 대해 인식했다는 것 자체가 나에게는 중요한 의미였다.

소설도 드라마도 각자의 개성으로 강렬하게 나에게 다가왔다.

몇 개월이 지난 지금, 나는 다시 파친코를 읽었다.

이민진 작가의 장편소설 파친코를 번역과 출판사를 달리하여 새롭게 출간한 것이다.

이번에는 이 책이 어떤 의미로 다가올지 궁금해서 《파친코 1》을 읽어보게 되었다.

미리 감상을 언급해 보자면, 다시 읽은 지금, 이번에는 대략 알고 읽으니까 더 진하게 우러나오는 느낌이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을 다 들여다보는 듯했다.

등장인물의 심리를 세세하게 들여다보도록 디테일하게 표현했다. 심리묘사를 정말 잘해서 읽는 맛을 깊게 해주니 역시 읽어보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저자는 이민진. 전 세계에서 뜨거운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는 한국계 미국인 소설가다. 경계인으로서의 날카로운 시선과 공감을 바탕으로 한 통찰력으로 복잡다단한 역사와 인간의 본질을 포착하며 '제인 오스틴, 조지 엘리엇을 잇는 작가'라는 찬사 속에 세계적인 작가로 발돋움했다.

1968년 서울에서 태어난 작가는 일곱 살 때 가족과 함께 미국 뉴욕으로 건너갔다. 예일대학교에서 역사학을 공부한 후 조지타운대학교 로스쿨을 졸업하고 변호사로 일했으나, 건강 문제로 그만두게 되면서 오랜 꿈이었던 글쓰기를 시작했다. 2004년부터 단편소설들을 발표하며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2008년 미국 이민자의 이야기를 담은 첫 장편소설 《백만장자를 위한 공짜 음식》으로 작가로서 이름을 알렸다.

두 번째 장편소설 《파친코》는 작가가 역사학과 학생이었던 1989년에 '자이니치'라 불리는 재일조선인의 이야기를 써야겠다고 결심한 후 2017년 출간되기까지 3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 집필한 대작이다. 일본계 미국인인 남편과 함께 4년간 일본에 머물며 방대하고 치밀한 조사와 취재 끝에 이 이야기를 완성할 수 있었다. 4대에 걸친 가족사를 일제강점기부터 한국전쟁, 일본 버블경제에 이르기까지의 역사적 흐름 속에서 다룬 이 책은 출간 즉시 미국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뉴욕타임스》, 《USA투데이》, 아마존, BBC 등 75개가 넘는 주요 매체에서 앞다투어 '올해의 책'으로 선정했고, 전미도서상 최종후보에 올랐다. 33개국에 번역 출간되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에 오른 《파친코》는, 2022년 애플TV에서 8부작 드라마로 제작·방영되어 다시 한번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새로운 역사를 써나가고 있다.

이민진 작가는 현재 뉴욕에 거주하며 '한국인 디아스포라 3부작'의 완결작이 될 세 번째 장편소설 집필에 몰두하고 있다. (책날개 전문)



2007년에 미국에서 출간한 첫 소설 《백만장자를 위한 공짜 음식》이 나오기까지 11년이 넘게 걸렸다. 그렇지만 그보다도 몇 년 앞서, 그 소설을 구상하기도 전에 나는 '모국(Motherland)'이라는 제목의 원고를 쓰고 있었다. 이 글은 긴 시간이 흐른 후 《파친코》로 바뀌어 2017년에 출간됐다. 첫 소설을 낸 후 딱 10년 만이었다.

지금 나는 세 번째 소설 《아메리칸 학원》을 쓰고 있으며, 이 소설은 주제가 연결된 디아스포라 3부작 '한국인(The Koreans)'의 완결편이 될 예정이다. 나는 한국인 이야기를 쓰고, 가능한 한 오래 이 주제로 작업하고 싶다.

"왜 한국인 이야기를 쓰나요?"라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그 질문에 대체로 나는 이렇게 답한다. 우리가 매력적이기 때문에 한국인 이야기를 쓴다고.

내게 한국인은 지적으로나 감성적으로나 깊이 있는 이야기의 주인공이 될 가치가 있는 이들이다. 온갖 놀라운 상황들을 견디며 분투해왔기 때문이다. (한국의 독자들에게 중 발췌)



'고향'은 이름이자 단어이며, 강한 힘을 지닌다.

마법사가 외는 어떤 주문보다도

혹은 영혼이 응하는 어떤 주술보다도 강하다.

찰스 디킨스



이 소설 《파친코》 1권은 2부로 구성된다. 1부는 고향 1910-1933, 2부는 모국 1939-1962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역사는 우릴 저버렸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15쪽)

이 책은 이렇게 시작된다.

아마 이전에 소설을 읽은 사람들은 '나 그 작품 읽었는데…….'라는 생각보다는 '이번에는 어떻게 번역했을까?'하는 호기심에 책을 펼쳐들고 비교해 볼지도 모르겠다.

사실 내가 그랬다. 궁금해서.

첫 페이지만 살짝 보아도 다르게 했다. 번역하시는 분들의 노고가 느껴지는 부분이다.

이번에는 이 작품이 어떻게 다가오는지, 전체적으로 어떤 분위기로 어떻게 이끌어가는지, 다시 한번 파친코의 세계에 들어가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책을 읽고 애플TV 드라마를 보았고, 이번에 다시 책을 읽었다.

이전에는 못 보았던 것이 보이는 것은 다시 한번 이 작품을 접했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드라마에서 보았던 등장인물들이 눈앞에서 직접 대사를 하고 돌아다니는 듯 생생하게 살아움직이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이번 독서는 맛이 또 달랐다. 3D 영화를 보는 듯한 현실감으로 다가와서 전율하며 읽어나갔다.

디테일한 심리 묘사도 한몫해서 드라마를 볼 때 느끼지 못했던 부분까지 세세하게 짚어보았다.



그런데 아직 1권만 출간되어서 2권이 더욱 기다려진다.

예전에 읽은 사람도, 아직 책으로 읽지 않은 사람도, 드라마를 통해 알게 된 사람도, 이 책을 통해 작품을 접해보면 좋겠다.

작중인물들의 감성과 그들의 심리까지 섬세하게 들여다볼 수 있으니,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실감 나는 표현들이 책 속으로 빠져들게 만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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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향해 걷는 열 걸음 - 단 하나의 나로 살게 하는 인생의 문장들
최진석 지음 / 열림원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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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최진석 교수와 함께 읽는 인생의 문장들 『나를 향해 걷는 열 걸음』이다.

예전에 최진석 교수가 나온 방송을 한번 본 적이 있다. 노자에 관한 것이었는데 인상적이어서 기억하고 있었다. 그래서 더욱 반가운 생각에 이 책을 읽어보기로 한 것이다.

이번에는 이 책으로 열 권의 책과 함께 나를 향해 걷는 열 걸음을 들려주니 관심 있게 보게 되었다.

어떤 책들과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지 궁금해서 이 책 『나를 향해 걷는 열 걸음』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최진석. 서강대학교 철학과 교수를 퇴임하고, 사단법인 새말새몸짓 이사장으로 있다. 건명원 초대 원장을 지냈다. 저서로는 『노자의 목소리로 듣는 도덕경』 『저것을 버리고 이것을』 『인간이 그리는 무늬』 『생각하는 힘, 노자 인문학』 『탁월한 사유의 시선』 등이 있다. 『노자의 목소리로 듣는 도덕경』은 2013년 중국에서 번역·출판되었다. (책날개 중에서)

책 읽기는 '마법의 양탄자'를 타는 일입니다. 하늘을 나는 융단에 몸을 싣고 '다음'을 향해 가는 일,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힘이 곧 상상력이고 창의력이지요. 우리 모두 책을 읽고 '마법의 양탄자'에 올라탑시다. 여러분의 건투를 빕니다. (서문 중 발췌)

이 책은 총 열 걸음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 걸음 '미겔 데 세르반테스 『돈키호테』', 두 번째 걸음 '생텍쥐페리 『어린 왕자』', 세 번째 걸음 '알베르 카뮈 『페스트』', 네 번째 걸음 '헤르만 헤세 『데미안』', 다섯 번째 걸음 '어니스트 헤밍웨이 『노인과 바다』', 여섯 번째 걸음 '조지 오웰 『동물농장』', 일곱 번째 걸음 '조너선 스위프트 『걸리버 여행기』', 여덟 번째 걸음 '이솝 『이솝 우화』', 아홉 번째 걸음 '루쉰 『아Q정전』', 열 번째 걸음 '유성룡 『징비록』'으로 나뉜다.



이 책에는 최진석 교수와 문답식으로 대화를 주고받은 내용과 함께 '최진석의 독후감'이 담겨 있다.

짤막한 질문과 긴 답변이 이어지니, 북토크 형식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그렇게 언급한 책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배경지식을 채울 수 있고, 그렇게 몰랐던 사실을 하나씩 알아가는 시간을 보낸다.

또한 독후감을 통해 철학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깊이 있는 책 감상을 전해 듣는다.

특히 철학적 지식과 깊이 있는 통찰이 담겨 있으니 배움의 자세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겠다.



저자의 이야기는 흐름이 있어서 이 책을 순서대로 읽어나가기를 권한다.

나름의 순서와 흐름이 중심을 잘 잡고 있어서 순서대로 강의를 듣듯이 읽어나가면 좋을 것이다.

다 의미가 있는 것이니, 천천히 하나씩 짚어보면 좋겠다.

『돈키호테』 『어린 왕자』 『페스트』 『데미안』에 이어 이번은 『노인과 바다』인데요. 선정하신 책들에 어떤 흐름이 있는 것 같습니다.

『돈키호테』부터 『노인과 바다』까지, 이 책들의 큰 흐름은 '자기를 지키는 사람들, 자기를 함부로 내버려두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모두 끝없이 질문하며 탐험하는 인물들이 책에 등장합니다. 진짜 나를 발견하기 위해 애쓰는 자들이지요. 이전에 읽었던 『데미안』에도 이런 대목이 나오잖아요. "모든 삶의 목적은 자기 자신을 향해 걷는 일이다." 『노인과 바다』도 자기를 향해 걸으며 자기를 발견하고 스스로 지키는 자의 이야기입니다. (127쪽)



제가 '책 읽고 건너가기'를 총 열 편으로 구성하면서 이 열 편을 세 부분으로 나눠보았습니다. 『돈키호테』부터 『이솝우화』까지 여덟 편, 『아Q정전』 한 편, 그리고 『징비록』 한 편입니다. 『돈키호테』부터 『이솝 우화』까지의 구성은 전부 자기를 섬기는 자들의 이야기예요. 저는 일부러 이 여덟 편을 자기를 향해서 걷고, 자기가 자기에게 분명하며, 스스로를 궁금해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구성했습니다. 이 책들의 등장인물처럼 자기가 자기에게 분명한 사람만이 생각을 할 수 있어요. 자기가 자기에게 분명하지 않은 사람은 자기가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고, 자기가 왜 여기 있는지, 왜 사는지도 모르지요. 그래서 이어서 자기를 섬기지 않는 삶을 살면 어떤 일이 벌어지고, 인생이 어떻게 엉망진창이 되는지를 보여주기 위해 『아Q정전』을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많아지면 그 사회가 어떻게 되는지를 공유하기 위해 마지막으로 『징비록』을 뽑아봤습니다. (305~306쪽)

이 책은 나름의 순서를 정해서 최진석 교수가 들려주는 책 이야기이다. 단계별로 한 권씩 읽어나가며 생각의 폭을 넓혀볼 수 있겠다.

또한 '감사의 글'을 읽다보니 이 책이 개그맨이자 사업가인 고명환 대표와 나눈 대화와 「광주일보」에 실었던 독후감을 묶어 책으로 낸 것이라고 한다.

『돈키호테』를 시작으로 마지막에 선택한 『징비록』까지, 지금 현재 꼭 짚어보아야 할 책 이야기를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천천히 한 걸음씩 알차게 밟아가도록 도움을 준다는 느낌이 들었다.

어떤 의미가 있는지 짚어주니 이 책을 읽고 나서야 나 또한 그 통찰력을 건네받는 느낌이 들었다.

특히 일방적인 강의가 아니라 북토크 형식으로 현장감 있게 이야기를 들을 수 있으니 더욱 몰입해서 읽어나갈 수 있었다.

이 시대에 의미를 두고 읽어볼 만한 책을 차례차례 단계별로 읽어나가며 함께 생각할 수 있도록 짚어준다. 이 책과 함께 책 읽고 건너가기 내공을 키워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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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지식 - 그동안 모르고 살았지만 알고 있으면 사회생활의 무기가 되는 진짜 교양
김민근 지음 / 마일스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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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의 바다에서 누군가가 엄선한 지식들을 한 권의 책으로 만나보는 것은 특별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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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지식 - 그동안 모르고 살았지만 알고 있으면 사회생활의 무기가 되는 진짜 교양
김민근 지음 / 마일스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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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표지에 보면 이런 말이 있다.


그동안 모르고 살았지만 알고 있으면 사회생활의 무기가 되는 진짜 교양. (책표지 중에서)

이번 기회에 이 책을 읽으며 교양을 쌓아보기로 한다.

올바른 약 복용법

음식에 관한 재미있는 틈새 지식

여러 가지 술에 대한 상식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 TOP6

역사상 최고의 부자, 만사 무사 이야기

세계 경제를 뒤흔든 블랙 스완

……

(책표지 중에서)

그런 소소한 교양 지식을 이 책 『인생 지식』을 읽으며 쌓아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이 책의 저자는 김민근. '소장 가치가 있는 지식의 공유 공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네이버 블로그 <데미안의 지식창고>를 운영 중이다. 이 공간을 통해 본업과 취미를 살려 경제, 예술, 과학, 환경 등 다양한 지식의 경계를 넘나들며 이웃들과 즐거운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책날개 중에서)

<데미안의 지식창고>라는 블로그를 열고 그 앞에 '소장 가치가 있는 지식의 공유 창고'라는 수식어를 더해 차곡차곡 지식을 담았다. 창고에 쌓인 지식들 가운데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내용, 시간이 지나도 계속 꺼내보면 좋을 것 같은 지식을 가려 다시 한번 다듬어 이 책에 실었다. (10~11쪽 발췌)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된다. 1장 '지적인 삶: 과학·상식', 2장 '교양 있는 삶: 문화·예술·역사', 3장 '여유로운 삶: 경제·경영', 4장 '함께하는 삶: 환경·지구'로 나뉜다. 우리가 미처 몰랐던 의외의 발명가 5인, 식욕을 부르는 맛있는 냄새의 정체, 음식에 관한 재미있는 틈새 지식, 여러 가지 술에 대한 상식, 올바른 약 복용법, 고대의 세계 7대 불가사의, 커피 한 컵의 경제학, 기후 변화와 티핑 포인트 등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저자가 운영하는 블로그 <데미안의 지식창고>에는 지식을 공유하기 위해 찾아오는 분들도 1만 명을 향해가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그곳에서 많은 관심을 받은 내용이나 좋은 지식이라고 생각되는 것을 다듬어서 이 책에 담았으니 이 책의 가치가 더욱 크겠다.

또한 카테고리 별로 쪼개어 나눠서 담았으니, 순서대로 읽어도 되겠고 호기심을 가지게 되는 부분을 먼저 찾아보아도 되겠다. 유용하게 읽으며 지식을 채울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을 통해 갖가지 지식을 재미있게 접해본다.

이미 들어보았거나, 처음 접하거나 상관없이 모두 새롭게 읽고 익혀둘 수 있으니, 신선한 느낌으로 읽어나가며 지적 호기심을 채워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내용을 혼자 알아두어도 되고 함께 나눠도 좋겠다.

모임에서 분위기 띄울 때 살짝 소재로 삼아보면 분위기 메이커가 될 수 있겠다.

그냥 참신한 소재로 이야기 나누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혹시 이거 알아?"라며 이야기를 건네보다도 좋겠다.



카테고리 별로 나뉘어 있으니 틈틈이 꺼내들기에 좋은 지식 책이다.

지적인 삶(과학·상식), 교양 있는 삶(문화·예술·역사), 여유로운 삶(경제·경영), 함께하는 삶(환경·지구) 등 얕지 않되 어렵지 않고 신선하게 잘 담아냈으니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정보의 바다에서 누군가가 엄선한 지식들을 한 권의 책으로 만나보는 것은 특별한 일이라는 생각이 드니, 이 책의 도움을 받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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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의 방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30
버지니아 울프 지음, 이미애 옮김 / 민음사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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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버지니아 울프' 하면 떠오르는 시가 있다. 박인환의 시 「목마와 숙녀」이다.

이번 기회에 일단 감상하고 시작하기로 한다.

목마와 숙녀

박인환

한 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

목마는 주인을 버리고 거저 방울소리만 울리며

가을 속으로 떠났다 술병에서 별이 떨어진다

상심한 별은 내 가슴에 가벼웁게 부숴진다

그러나 잠시 내가 알던 소녀는

정원의 초목 옆에서 자라고

문학이 죽고 인생이 죽고

사랑의 진리마저 애증의 그림자를 버릴 때

목마를 탄 사랑의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세월은 가고 오는 것

한때는 고립을 피하여 시들어 가고

이제 우리는 작별하여야 한다

술병이 바람에 쓰러지는 소리를 들으며

늙은 여류작가의 눈을 바라다보아야 한다

……등대……

불이 보이지 않아도

거저 간직한 페시미즘의 미래를 위하여

우리는 처량한 목마 소리를 기억하여야 한다

모든 것이 떠나든 죽든

거저 가슴에 남은 희미한 의식을 붙잡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서러운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두 개의 바위 틈을 지나 청춘을 찾은 뱀과 같이

눈을 뜨고 한 잔의 술을 마셔야 한다

인생은 외롭지도 않고

거저 잡지의 표지처럼 통속하거늘

한탄할 그 무엇이 무서워서 우리는 떠나는 것일까

목마는 하늘에 있고

방울소리 귓전에 철렁거리는데

가을바람 소리는

내 쓰러진 술병 속에서 목메어 우는데

그 시를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읽어본 것도 사실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 책도 사실 오래전부터 읽어보려고 벼르던 책이다. 진작부터 책장 속에서 나에게 읽힐 차례를 기다려왔지만, 이제야 나와 만나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 책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중 제130권 『자기만의 방』이다. 버지니아 울프의 에세이이며, 이 책에는 『자기만의 방』과 『3기니』가 수록되어 있다. 『자기만의 방』은 1929년작이고, 『3기니』는 1938년작이다.

20세기 페미니즘 비평의 선구자 버지니아 울프

여성 작가들을 다룬 최초의 문학사, 여성 문학 비평의 정전正典, 「자기만의 방」

페미니즘 비평을 넘어선 진지한 문명 비판과 총체적 대안의 발견, 「3기니」

(책 뒤표지 중에서)

드디어 이번 기회에 이 책을 읽어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이 책의 저자는 버지니아 울프. 1882년 런던에서 태어나 당대 최고 수준의 지적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환경에서 성장했다. 문예 비평가이자 사상가였던 아버지 레슬리 스티븐의 서재에서 책을 읽으며 어린 시절을 보냈고 오빠 토비가 케임브리지 대학에 입학한 후 리튼 스트래치, 레너드 울프, 클라이브 벨, 던컨 그랜트, 경제학자인 케인즈 등과 교류하며 '블룸즈버리 그룹'을 결성하기도 했다. 1907년 《타임스》 문예 부록에 서평을 싣기 시작하면서 『댈러웨이 부인』, 『등대로』, 『파도』 등 20세기 수작으로 꼽히는 소설들과 『일반 독자』와 같은 뛰어난 문학평론, 서평 등을 발표해 영국 모더니즘의 대표 작가로 인정받게 되었다. 소설가로서 울프는 내면 의식의 흐름을 정교하고 섬세한 필치로 그려 내면서 현대 사회의 불확실한 삶과 인간관계의 가능성을 탐색했다. 평화주의자로서 전쟁에 반대하는 주장을 펼쳐 온 울프는 1941년 독일의 영국 침공이 예상되는 가운데 평생동안 수차례 앓아 온 정신 질환의 재발을 우려하여 자살로 삶을 마감했다. 「자기만의 방」과 「3기니」가 1970년대 이후 페미니즘 비형의 고전으로 재평가되면서 울프의 저작에 관한 연구가 활발해졌고 「자기만의 방」이 피력한 여성의 물적, 정신적 독립의 필요성과 고유한 경험의 가치는 우리 시대의 인식과 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책날개 중에서)



일러두기

이 에세이는 1928년 10월 뉴넘 대학의 예술 협회와 거턴 대학의 오타에서 발표한 두 강연문에 기초하고 있다. 그 논문들은 전부 다 읽기에 너무 길었고, 그 이후에 수정되고 확장되었다. (책 속에서)

'하지만 '여성과 픽션'에 대해 이야기하라고 했는데 내가 자기만의 방이라는 말을 꺼낸다면 도대체 그게 무슨 관련이 있느냐고 말하겠지요.'라며 이 책은 시작된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고작해야 별로 중요해 보이지 않는 한 가지 의견, 즉 여성이 픽션을 쓰기 위해서는 돈과 자기만의 방이 있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10쪽)

별로 중요해 보이지 않는 의견이라지만 상당히 중요하게 다가온다. 지금도 여성이 글을 쓰려면 돈과 자기만의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은 당연한 것일 테니 말이다. 하지만 그 시절에 그 의견을 선구자처럼 제시했다는 것은 정말 파격적인 생각의 전환이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 모든 여성들이 일 년 내내 일하면서도 2,000파운드를 모으기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고 3만 파운드를 마련하기 위해 온갖 일들을 다 해야만 했다는 사실을 생각하며, 우리는 비난받아 마땅할 여성의 가난에 경멸을 터뜨렸습니다. 우리의 어머니들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었기에 우리에게 물려줄 재산이 없었을까요? 콧잔등에 분을 바르고 있었을까요? 상점 유리를 들여다보고 있었을까요? 몬테카를로에서 일광욕을 하며 으스대고 있었을까요? (35쪽)



읽어나가다 보면 여성에 대한 사고를 그 시절에 이렇게 하며 수많은 질문을 던졌다는 것이 놀랍다.

불행한 사실은 현자들이 여성에 대해 결코 똑같이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포프는 이렇게 말했지요.

대부분의 여성은 성격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다.

라 브뤼예르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성은 극단적이다. 그들은 남성보다 우월하거나 또는 저열하다.

동시대를 살았던 두 예리한 관찰자들이 보여주는, 전적으로 상반되는 의견이지요. 여성에게 교육받을 능력이 있는가 없는가? 나폴레옹은 여성이 교육받을 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존슨 박사는 정반대로 생각했습니다. 그들이 영혼을 가지고 있는가 그렇지 않은가? 어떤 야만인들은 여성에게 영혼이 없다고 말합니다. 반면에 어떤 사람들은 여성이 반쯤 신적인 존재라고 주장하며 그러한 이유로 그들을 숭배합니다. 어떤 박식한 사람들은 여성의 두뇌가 더 얄팍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여성의 의식이 더욱 심오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괴테는 여성을 찬미했고, 무솔리니는 여성을 경멸합니다. 어디를 돌아보든 남성은 여성에 관해서 생각했고, 그것도 서로 다르게 생각했습니다. (47~48쪽)

이렇게 생각해보자, 이렇게 상상해보자, 그렇게 함께 상상해보니 여성으로서 픽션을 쓴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그녀의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셰익스피어 시대에 어떤 여성이 셰익스피어의 재능을 갖는다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라는 말에 동의하게 된다. 셰익스피어같은 천재는 교육받지 못하고 노동하며 노예처럼 사는 사람들 가운데서 태어나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디스 셰익스피어의 생애는 『자기만의 방』에서 가장 유명한 대목이기도 한데, 철저한 가부장제 사회에서 교육을 받거나 돈을 벌 수 있는 권리 및 결혼 상대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마저 박탈당한 여성에게 재능을 발현할 수 있는 가능성이란 원천적으로 봉쇄되어 있으며, 더욱이 법과 관급으로 강화된 가부장제 이데올로기에 의해서 불합리한 갈등을 겪으며 온전하게 살아갈 수 없음을 시사한다(483쪽)라고 작품해설에서 언급한다.

16세기에 태어난 위대한 재능을 가진 여성은 틀림없이 미치거나 총으로 자살하거나 또는 마을 변두리의 외딴 오두막에서 절반은 마녀, 절반은 요술쟁이로 공포와 조롱의 대상이 되어 일생을 끝마쳤을 거라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시적 재능을 발휘해 보려고 시도한 천부적 재능을 지닌 여성은 다른 사람들에 의해 방해받고 저지되었으며 자기 내면에서 상충하는 충동들로 고통받고 갈가리 찢겨서 틀림없이 건강과 온전한 정신을 잃었을 거라고, 심리학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어도 확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77쪽)

어쩌면 별생각 없이 접했던 그 시대의 이야기일지 몰라도, 버지니아울프를 통해 들으니 생생하고 아프고 안타까운 현실로 다가온다.



『자기만의 방』 다음으로는 『3기니』를 읽어본다. 『3기니』는 『자기만의 방』보다 더 울분을 토하며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3기니』에서는 여성을 소외시킨 역사로 인해 도리어 여성들이 정치적, 문화적 정체성을 확립하고 파시즘과 전쟁에 대립하는 정신을 가지게 되었다고 이야기한다. 『자기만의 방』에서 암시된 아웃사이더로서 여성의 위상, 소유욕과 경쟁을 부채질하는 대학 교육과 전문직, 여성 억압과 자본주의적, 제국주의적 기획 및 전쟁과의 관련성, 가부장제 사회의 문명 결핍 등은 『3기니』에서 본격적으로 다루어지면서 가부장제 문화에 대한 대안 제시로 이어진다. (책 뒤표지 중에서)



『자기만의 방』에서 울프는 여성이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돈과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다고 역설하고, 『3기니』에서는 빈곤이 여성의 의식에 미친 영향을 상세히 분석하기도 한다. (472쪽)

이 책은 작품해설을 읽으며 배경지식을 접하고 다시 한번 생각을 정리해볼 수 있었다.

특히 버지니아 울프가 자살로 생을 마감했고 정신병력이 있다는 것이 선입견으로 작용했는지, 나도 사실 처음에는 상당히 감상적일 것이라 생각하며 이 책을 읽어나갔다.

그런데 오히려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독자 스스로 상상하게 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구체화시키니 예상 밖이었다. 그러니 점점 몰입해서 읽어나가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며 생각해보니 버지니아 울프는 그 시대에 남다른 사고를 창출한 선구자였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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