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단단하게 인생은 유연하게 - 정신과 의사가 권하는 인생이 편해지는 유연함의 기술
정두영 지음 / 더퀘스트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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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목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마음은 단단하게 인생은 유연하게'

항상 제목처럼 되기는 힘들어도, 가끔은 제목처럼 마음을 다잡고 살아갈 수도 있겠다.

이 책은 '정신과 의사가 권하는 인생이 편해지는 유연함의 기술'이라고 해서 읽어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사는 것 참 만만치 않지만, 이래도 한 세상 저래도 한 세상 그런 게 또 인생 아니던가.

어떤 변화에도 무너지지 않는 사람들의 비밀

문제가 반복된다면 마음의 틀을 바꿔라. (책표지 중에서)

인생을 살아가는 데에 조금은 편안한 자세가 될 것 같아서 이 책을 좀 더 구체적으로 읽어보고 싶었다.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해서 이 책 《마음은 단단하게 인생은 유연하게》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정두영. 울산과학기술원(유니스트)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이자 헬스케어센터 소속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서울대병원에서 수련했다. 매년 유니스트의 전체 인원의 10분의 1이 정두영 교수가 운영하는 헬스케어센터를 찾아 진로 고민과 업무 수행에서 생기는 불안, 우울, 무기력, 대인관계 문제 등을 호소한다. 그는 다양한 문제의 시작점에 심리적 유연성의 결핍이 있다는 것에 주목하여, 증상을 호전시키는 방법뿐 아니라 다른 문제를 마주치더라도 마음이 무너지지 않도록 스스로 대처하는 법을 함께 고민한다. (책날개 중에서)

어떤 사람은 변화를 마주칠 때마다 적응장애를 겪을 만큼 힘들어하지만, 어떤 사람은 힘들어하면서도 무탈하게 지나갑니다. 그 차이는 '심리적 유연성'에 있습니다. 심리적 유연성이란 경험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며 자신의 가치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행동을 지속하거나 변경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연속해서 다가올 변화에 완벽하게 대비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아픔의 본질적인 원인을 인식하는 것과 함께 어떤 상황이 닥치더라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연습하는 것이 삶을 살아가는 최선의 방법입니다. 계속되는 변화에 지친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 무탈하게 지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머리말 중 발췌)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된다. 머리말 '몸이 뻣뻣하면 건강에 안 좋듯 마음이 뻣뻣하면 인생살이가 힘들어진다'를 시작으로, 1장 '유연함을 잃어버린 순간, 문제는 반복되기 시작한다', 2장 '나의 불완전함을 받아들이면 인생이 편해진다', 3장 '마음은 유연함을 연습할수록 단단해진다', 4장 '다양한 인생살이 속 세상물정의 심리학'으로 이어지며, 맺음말 '삶을 살아가는 마음의 기본'으로 마무리된다.



이 책에서는 정신과 의사인 저자가 각종 일화나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주어서 관심 있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읽어나가다가 문득 공감하기도 하고 이런 점은 주의해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특히 '이유 없는 아픔은 없다'는 글이 마음에 들어온다. 마음을 잘 들여다보고 중간점검을 틈틈이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무서워하는 데 꼭 이유가 있어야 하는 건 아니란다."

프랑스 소설가 로맹 가리(필명은 에밀 아자르)의 《자기 앞의 생》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주인공 모모에게 로자 아주머니가 하는 말입니다. 로자 아주머니는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살아 돌아온 홀로코스트 피해자죠. 로자 아주머니는 모모에게 자신의 지하실을 일컬어 "내가 무서울 때 숨는 곳"이라며 위와 같이 말합니다.

상담센터를 찾아온 환자들 중에는 갑자기 몸을 통제하기 힘들어 무섭다며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침대에 누워 있는데 갑자기 숨을 쉬기 힘들었어요."

"어느 날부터 갑자기 사람이 많은 곳에 가기 힘들어요."

이 사람들과 로자 아주머니는 정말 아무런 이유 없이 아프게 된 것일까요?

아픔의 이유에 '갑자기'는 없다. (70~71쪽)



현재 한국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진료를 제공하는 대학교는 서울대학교, 카이스트, 유니스트가 전부라고 한다. 정신과 질환에 대해 여전히 부정적인 시선이 많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지 정신과 의사가 현 상황과 상담 일화 등을 들려주는 책을 다양하게 출간하는 것이 반갑다.

특히 이런 말도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사는 거 나만 힘든 것이 아니고, 나만 방황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며 한시름 놓는다.

인생에서 나이를 먹었다거나 시간이 흘렀다는 이유만으로 익숙해지는 일은 없습니다. 특히 '나는 어떻게 살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답을 내리지 못한 채 사회에 첫발을 내디딜 때는 모든 것이 어려운 게 당연합니다. (100쪽)

이 책에서는 또한 코로나19로 바뀐 우리 일상과 우리의 마음도 이야기한다. 다같이 겪고 있는 힘든 상황이어서 그런지 이 부분에 대한 이야기도 관심 있게 읽어보았다.



이 책에서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보면 정말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암환자 연구로 박사 과정을 마치는 학기에 누나가 말기암 진단을 받았고, 발달장애 연구를 하는 동안 아이가 자폐스펙트럼장애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 그런 고백이 이 책을 더욱 집중해서 읽게 했나보다.

저자의 아이는 말이 좀 늦어 언어치료를 시작했다가 여섯 살에 자폐스펙트럼장애로 진단을 받았지만, 경계를 약간 넘은 정도라 치료를 열심히 받은 결과, 최근 검사에서는 자폐에서 벗어났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

정신과 의사인 저자도 전공의들에게 부부치료를 가르쳐주는 선배를 찾기도 했고, 지금도 한두 달마다 부부상담을 받는다고 한다. 그리고 40대가 되어서는 스스로 마음을 정리해보고자 정신분석가에게 분석상담을 받으며 삶의 방향을 틈틈이 점검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고 보면 정신과 진료 상담은 특정인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누구나 필요한 것일 테다. 그런 필요성을 인식하게 해주는 이야기가 담겨 있는 책이다. 정신건강에 대해 전반적으로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이니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여러모로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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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지배하는 기술
최형렬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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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잘하는 사람보다 일을 지배하는 사람이 이긴다!" 이 말에 이 책에 대한 호기심이 급상승했다.

그리고 이 설명도 이 책에 관심이 생기게 한다.

'SK그룹 서진우 부회장, EBS <자이언트 펭TV> 이슬예나 CP, CJ제일제당 김현진 부사장 등 국내 최전방 리더들이 먼저 읽고 추천하는 책'이라는 점 말이다.

또한 이 책의 프롤로그에 보면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사실 이 이야기가 핵심이기에 잘 기억해 두어야 하겠다.

"안녕하세요, SK의 최형렬입니다."

"안녕하세요, 최형렬입니다. 지금은 SK에 있습니다."

이 두 가지 표현은 비슷하면서도 어딘지 다른 느낌을 줍니다. (8쪽)

프롤로그의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한다. 저자는 몇 번 이직을 하고 다양한 환경을 접하면서 스스로를 소개하는 방법도 점차 후자의 표현으로 바뀌어갔다는 것이다.

"안녕하세요, 최형렬입니다."

"지금은 Ant group에 있습니다."

"지금은 Coupang에 있습니다."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이 한마디가 사실 별것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사실은 이 책 내용의 전부입니다. 회사 이름을 먼저 말하던 삶에서 자신의 이름을 먼저 말하는 삶으로 가는 것이 우리에게 더 큰 이득이 된다는 것이 제가 전하고 싶은 이야기입니다. 이런 방식이 우리에게 훨씬 더 독립적이고 자유한 삶의 높이를 허락한다는 것이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입니다. (9쪽)

그러고 보면 정말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어쩌면 신경도 안 쓰이는 사소한 것이지만, 꽤나 중요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인식하고 직장과 삶을 대하는 자세가 달라지는 일이라는 것을 짚어주는 것이다.

여기에서부터 이 책에 대한 궁금증은 더욱 커지면서 이 책을 어서 읽어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과연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해서 이 책 『일을 지배하는 기술』을 읽어보게 되었다.



『일을 지배하는 기술』은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변화한 일의 공식과 일의 태도를 점검하고 나아가 일과 삶을 조화롭게 영위할 수 있도록 실천적인 해법을 제시한 신(新) 직장생활 가이드이다. 현대사회의 직장생활을 방해하는 6가지 함정에 대해 짚어본 뒤, 기존 직장인의 개념에 주체성과 독립성을 덧입히는 작업들을 촘촘히 진행해간다. 이 책을 통해 일을 할 때 필요한 노력의 종류를 이해하는 것은 물론, 일을 하면서 나만의 정체성이 강화되고 삶의 가치가 증축되는 경험을 맛보게 될 것이다. (책날개 중에서)

이 책의 저자는 최형렬. 무신사의 29CM 신사업 기획 실장이다. 제품, 영업 및 제휴, 사업개발, 마케팅, 고객관리 등 전방위적으로 직무를 경험한 제품 기획자 출신의 사업 개발자다. 전 세계 최전방 리더들과 함께 글로벌 비즈니스에 대해 담론하면서 사업 구조의 공통점과 자본의 논리, 그리고 기업의 생태를 통찰하게 되었다. (책날개 발췌)

송강호가 "써브라임"의 송강호입니다"라고 하지 않으며, 하정우가 "워크하우스컴퍼니의 하정우입니다"라고 하지 않으면서도 그토록 성공적인 길을 걸어온 것처럼, 이효리와 김동률이 은둔하며 살다가도 자신이 원하는 순간 앨범을 내고 방송에 나왔을 때 여전히 대중의 애정을 잃지 않는 것처럼, 우리도 그들처럼 독자적으로 살아가지 않을 이유가 조금도 없습니다. 이제 우리의 독자적 직장 생활을 시작할 때입니다. (19쪽, 프롤로그 중에서)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된다. 프롤로그 '출근길, 당신 삶의 주인은 누구인가요?'를 시작으로, 1부 '절대로 회사에 의존하면 안 되는 이유', 2부 '독립과 자유는 어떻게 직장의 무기가 되는가', 3부 '직장생활을 방해하는 6가지 함정', 4부 '새로운 직장인 되기 연습'으로 이어지며, 감사의 글 '나를 향해 다가서도록 도와준 모든 분들께'로 마무리된다.



최형렬은 "내 삶의 주인은 누구인가?"를 집요하게 물으면서 조직에 종속되지 않고, 자신의 독립을 꾀하는 모험가다. 직장생활을 하는 자신을 자신에게 설명하고, 그 설명을 통해 자신에게 감동하는 이런 태도는 내가 강력하게 추천하는 삶의 방식이다.

_최진석 | (사)새말새몸짓 이사장, 서강대 철학과 명예교수

이 책을 읽으며 독자적인 직장생활이 무엇이고 왜 중요하며, 삶의 질과 양을 늘린다는 목적하에 더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직장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무엇인지 살펴보았다. 또한 직장생활을 방해하는 여섯 가지 함정도 짚어본다.

'감사의 글'을 읽다 보니 흥미로운 문장이 눈에 띈다. '첫사랑과도 같은 첫 직장 SK를 떠나기로 결심한 것은 사실 '떠남'을 결심한 것이 아니라 '다가섬'을 결정한 것에 가까웠습니다'라는 문장 말이다.

요즘처럼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은 거의 사라지고, 취직도 어렵고 이직도 잦은 때에 직장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질 필요가 있겠다. 나 자신을 잃지 않고 자존감을 챙기며 일을 지배하는 사람이 되기 위한 방법을 이 책이 하나씩 짚어줄 것이다.

특히 열심히 일하지만 확신 있게 살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고 도움을 받아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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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클래식 - 천재 음악가들의 아주 사적인 음악 세계
오수현 지음 / 블랙피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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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인이었던 하이든, 어른아이 모차르트, 짝사랑 마니아 브람스……

위대하지만 이상하고, 사랑스럽지만 어딘가 요상한

천재 음악가 16인의 삶으로 듣는 클래식 이야기 (책 띠지 중에서)

이 정도의 설명으로도 이 책에 호기심이 충분히 생겼다.

음악가에 대한 사적인 이야기는 여기저기서 조금씩 듣고 읽고 그랬지만, 이 책을 읽어보면 알 것이다. '오오, 이런 이야기가!'라는 반응이 나온다.

키워드로 정리해놓은 음악가들의 이야기이기에 일단 목차를 읽어나가다 보면 바로 궁금한 생각이 드는 음악가가 나올 것이다.

따분하기만 했던 클래식 교양은 이제 그만.

천재 음악가들의 스토리가 양념처럼 더해지니, 흥미진진하게 읽어나갈 수 있다.

클래식 이야기가 이렇게 재미있다니! 그건 재미있게 술술 풀어내는 이야기여서 그럴 것이다. 그들의 인간적인 면모를 엿볼 수 있어서 다르게 다가오는 것일 테다.

이 책 《스토리 클래식》을 읽고 나면 천재 음악가들이 엄청 먼 사람들이 아니라, 한 발짝, 아니 두세 발짝 쯤은 가까이 다가올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오수현. 서울대 작곡과를 졸업했고 지금은 <매일경제>에서 기자로 생활하고 있다. '음대 나온 기자'라는 독특한 이력을 십분 살려 정치 기사처럼 쉽게 읽히고, 경제 기사처럼 중요한 정보만 추려낸 클래식 이야기를 쓰고 싶다는 생각에 책을 쓰게 됐다. (책날개 중에서)

저는 서점 예술 코너를 찾아 《스토리 클래식》을 집어 든 분이라면 클래식 음악에 어느 정도 귀가 열린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분들이기에 더더욱 학창시절 교과서나 백과사전에서 읽었을 법한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지 않았습니다. 천재 음악가들의 아주 사적인 삶을 이야기해주는 책, 이 점이 책을 집필하면서 지향했던 지점입니다. 근엄한 초상화와 웅장한 교향곡으로 박제된 이들의 이미지를 걷어내고 그들 삶의 진짜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들도 우리처럼 한평생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기뻐하고 슬퍼하고, 상처를 주고받고, 자신감과 열등감을 오갔던 인간이었다는 것부터 시작하고 싶었습니다. (프롤로그 중에서)

이 책에는 16인의 음악가에 대한 글이 담겨 있다. 프란츠 요제프 하이든 '그때 그 시절엔 유니폼 입은 하인',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몸도 마음도 성장을 멈춘 슬픈 어른아이', 루트비히 판 베토벤 '35년간 무려 60번 넘게 이사 다닌 삶', 프란츠 슈베르트 '친구 잘못 만나 신세 망친 천재', 펠릭스 멘델스존-바르톨디 '과로로 너무 일찍 늙어버린 청년', 프레데리크 쇼팽 '사랑을 갈구했지만 허약하고 불완전했던 남자', 로베르트 슈만 '정신병 앞에 무너져 내린 거장', 프란츠 리스트 '오는 여자 안 막고 가는 여자 안 잡았다', 리하르트 바그너 '최악의 막장 드라마 주인공', 요하네스 브람스 '일평생 짝사랑만 했던 비운의 남자', 표트르 일리치 차이콥스키 '한 여성과 13년간 편지만 주고받은 사연', 자코모 푸치니 '오페라보다 더 비극적이었던 결혼 생활', 구스타프 말러 '지휘하다가 결혼식 올리고 돌아온 워커홀릭', 클로드 드뷔시 '여인들을 자살로 몰아간 희대의 나쁜 남자', 에릭 사티 'BGM의 창시자',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 '어느 내향형 음악가의 슬픈 사연'으로 나뉜다.



무엇보다 이 책은 클래식을 잘 아는 사람은 물론, 클래식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 일명 클알못까지도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며 읽어보고 싶게 만든다.

그러는 데에는 키워드의 역할이 크다.

멘델스존은 '과로로 너무 일찍 늙어버린 청년'이라고 하고, 드뷔시는 '여인들을 자살로 몰고 간 희대의 나쁜 남자'라는데, 도대체 무슨 사연이 있는 것인지 결국 읽어보고 싶게 만든다.

이들 중 멘델스존에 대해서 짚어본다.

베토벤, 하이든, 리스트, 바그너 등 19세기의 위대한 음악가 몇몇은 데스마스크를 남겼습니다. 덕분에 우리는 이들의 말년 얼굴을 어렴풋이나마 짐작해볼 수 있죠. 이 중에는 38세에 요절한 천재 음악가 펠릭스 멘델스존-바르톨디의 데스마스크도 남아 있습니다. 멘델스존의 데스마스크를 보면 마흔도 채 안 된 남성의 얼굴이라고는 믿기지 않습니다. 50대 중반으로 보일 정도로 실제 나이보다 늙어 보이죠. 멘델스존은 30대에도 흰머리가 많았다고 합니다. 그는 왜 이렇게 늙어버렸던 걸까요. (95쪽)

멘델스존은 어릴 적부터 아침잠을 줄여가며 하루 종일 과외 수업을 받았고, 성인이 되어서도 여유와 쉼을 즐기지 못했는데, 생산적인 활동을 하지 않으면 시간을 허비한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끊임없이 자신을 가혹할 정도로 몰아붙였다고 한다.

멘델스존은 잘생긴 용모에 외국어, 그림 실력까지 다방면에서 탁월한 재능을 보인 만능 교양인(96쪽)이며, 쉬지 않는 자기계발형 인간이었던 것이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며 타고난 재능을 남김없이 불사른 천재, 그런데 무언가 씁쓸하다.

특히 멘델스존의 데스마스크를 보면 정말 38세 남성의 얼굴이라기보다는 50대 중후반으로 보일 것이다.

천재 음악가에 대한 글만 보고 아쉬울 필요는 없다. QR코드를 체크하면 주요 작품을 직접 들어볼 수 있다. 음악만 듣던 때와는 또 다르게 다가올 것이다.




특히 이 책을 읽으며 라흐마니노프에 대해 알게 되었다. 그동안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만 즐겨듣고 그에 대해서는 몰랐는데, 이번 기회에 새롭게 알게 되었다.

이 책에서는 클래식 작곡가들을 통틀어 가장 키가 컸던 사람이 누구였는지 퀴즈를 내고 있다. 정답은 러시아의 작곡가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는 198센티미터의 장신이었고, 큰 키만큼이나 손이 커다래서 아무리 어려운 작품이라도 우아하고 매끄럽게 연주해내는 피아니스트였다고 한다.

이제 이해가 간다. 라흐마니노프의 곡은 어렵다고 알려져 있는데, 키가 198센티미터인 사람이니 손도 컸을 것이고, 갖가지 기교를 커다란 노력 없이도 해낼 수 있는 신체적인 조건이 되었으리라 이해가 간다.



라흐마니노프가 이처럼 위대한 피아노 협주곡 2곡을 연이어 빚어내게 한 원천은 무엇일까요? 반짝이는 음악적 영감, 탁월한 작곡 기법, 타고난 감성 등을 떠올릴 수 있지만 가장 근원적인 원동력으론 피아니스트로서 그의 연주력을 꼽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일단 그는 신체 조건 측면에서 여타 피아니스트를 압도했습니다. 손이 얼마나 컸는지 왼손으로는 '도'와 한 옥타브를 지난 '솔'을 동시에 짚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것도 최대한 찢는 게 아니라 음악적으로 연주할 수 있도록 어느 정도 여유를 갖고 벌리는 게 그 정도였다고 하죠. (324쪽)

그런데 생존 당시 라흐마니노프는 피아니스트로서는 최고의 연주자였지만, 작곡가로서는 평단의 인정을 받지 못했다는 사실.

새로운 예술이 태동하는 시기에 라흐마니노프는 19세기 후기 낭만주의에 머물러 있는 듯한 스타일의 음악을 고수했으니, 혁신가들에게는 시대착오적 인물이었고 고인 물 같은 존재였다는 것이다.

음악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사전으로 꼽히는 《뉴 그로브 음악·음악가 사전》에서는 20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라흐마니노프의 음악에 대해 '단조로우며, 인위적인 선율로 구성돼있다'고 혹평했는데, 1980년 개정판에서 '그 시대 가장 뛰어난 피아니스트였고, 뒤늦게 꽃피운 러시아 낭만주의의 마지막 작곡가였다. 그의 (음악적) 언어는 신실한 표현과 능숙한 테크닉을 갖춘 것이었고, 차이콥스키등에게서 받은 영향은 라흐마니노프 자신만의 서정적이면서도 품격 높은 언어로 바뀌었다'고 평가했다(330쪽)고 한다.



이 책에서는 위대한 음악가 16인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QR코드로 그들의 음악을 감상해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준다.

목차에서 그들의 키워드를 읽으며 호기심이 생기는 내용을 찾아 읽어도 좋겠고, 그냥 처음부터 한 명씩 새롭게 알아가는 시간을 보내도 좋겠다.

저자가 기자여서 그런지 글 전체가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흘러가면서도 핵심 키워드를 놓치지 않아서 시선을 잡아끄는 힘이 있다.

재미있게 읽으며 몰랐던 사실을 알아가는 시간을 보낸다.

클래식입문서로도 흥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단순히 사전식으로 나열되는 것이 아닌, 스토리를 담은 음악가들의 이야기여서 추천하고 싶은 클래식교양도서 예술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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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행복 대신 불행을 택하기도 한다
김진명 지음 / 이타북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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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정말 없었나? 하긴 없었을 것이다. 김진명 에세이 말이다. 『고구려』 시리즈 집필해야지, 틈틈이 『바이러스 X』 같은 소설로 현실 문제를 들여다봐야지, 에세이는 그 틈에 들어가기 힘들겠다.

그래서 더 값지다는 생각이 든다. 자그마치 첫 에세이다.

대한민국 대표 작가 김진명, 그의 첫 에세이 『때로는 행복 대신 불행을 택하기도 한다』를 읽어보게 되었다.



저자 소개가 심플해서 그 자신감과 당당함이 눈에 쏙 들어왔다.

저자 이름과 소설가라는 것 말고 또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예전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소설을 쓰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 하나면 충분하다는 자신감이 느껴진다.



왜 그렇게 잘 돌아가는거요?

그렇게 잘 돌아가서야 쓰겠소?

그토록 일이 잘되는 데는 필시 문제가 있을 거요.

이것이 바로 인문학이다. (책속에서)



이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된다. 1장 '내면의 힘을 키워라', 2장 '때로는 행복 대신 불행을 택하기도 한다', 3장 '그들은 아름다웠다', 4장 '역사 속 이야기를 찾아서', 5장 '시간의 흐름 속에서'로 나뉜다. 작가 인터뷰로 마무리된다.

어머니의 믹서, 가난한 날의 기억, 독서로의 권유, 인문학의 힘, 안중근의 어머니, 인간은 존재하는 자체로 인류 역사에 기여한다, 두 가지 다른 가르침, 첫 문장이 유명한 소설, 세상을 잘 살아가는 세 가지 비결, 내가 만난 도사, 세상에서 가장 편한 얼굴, 굿바이 바이칼, 공자의 고뇌, 광개토대왕비의 진실, 김재규는 왜 남산을 버리고 육본으로 갔나, 나는 왜 『고구려』를 쓰는가 등의 글이 담겨 있다.



부담 없이 술술 풀어내는 이야기에 집중하며 읽어나간다. 읽어나가다보면 마음을 콕콕 건드려주는 필치가 느껴진다.

먼저 독서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한번 생각해볼 일이다.

나는 일단 장시간 책을 보는 습관을 키우기 위해 재미있는 책들을 양으로 읽어내기 시작했고 지금 생각해도 이건 무척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독서 지도는 책을 좋은 책, 나쁜 책으로 나누어 좋은 책을 읽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이것은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 악서와 양서를 구분하는 기준도 어렵거니와 나는 악서도 양서 못지않게 나에게 이바지했다고 생각한다. (47쪽)

독서는 자연히 사색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라 나는 많은 시간 세상의 여러 분야에 대한 생각에 잠기게 되었고 그 이후 지금까지도 나의 눈과 귀를 통해 들어오는 세상의 모든 정보는 뇌 속의 데이터베이스와 의식에 결합하고 있다. (48쪽)

그런 독서 과정을 거쳤기에 그다음 단계로 나갈 수 있었고, 어떤 종류의 소설도 쓸 수 있게 되었다고 자부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 독서와 사색에도 시기가 있으니, 어릴 때 그런 능력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이 책은 점점 읽어나갈수록 흥미롭다. 개인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인문, 역사 등등 다양한 이야기가 즐비하기 때문이다.

짤막하고 다양한 이야기가 가득하다는 점이 에세이로서의 장점이어서 조금씩 끊어서 읽는 즐거움도 누릴 수 있다. 그러면서 몰랐던 지식을 채워가는 흥미로운 시간을 보내게 된다.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아서 무슨 이야기를 발췌할까 고민이 많았는데, 그중 「인간은 존재하는 자체로 인류 역사에 기여한다」가 인상적이어서 언급해본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기원전 300년경의 사람으로 당대의 가장 현명한 사람이었다. 그는 어떠한 질문도 대답하지 못하는 게 없었는데, 어느 날 제자가 찾아와 던진 이 질문만큼은 답을 할 수가 없었다.

"스승님, 파도는 왜 치는 겁니까?"

아리스토텔레스는 깊은 생각에 잠겼지만 아무리 골몰해도 파도가 왜 치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는 결국 바다로 가 파도를 바라보며 앉았다. 그러나 파도는 칠 때마다 모양이 달랐고 세기도 달라 생각에 진전이 없었다. 처음에는 바람인가 생각했지만 바람이 불지 않는 날에도 파도는 멈추지 않았기에 그는 고통스럽게 바다를 바라보다 걸음을 옮겼다.

직접 파도를 느껴보아야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처음에는 무릎까지, 다음에는 허리까지 점점 깊이 파도를 느껴보려던 그는 갑자기 몰려온 큰 파도에 그만 목숨을 잃고 말았다.

이것이 일설에 전하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죽음이다.

나는 이 이야기를 대했을 때 인간의 숙제와 우리 삶의 의미에 대한 중요한 시각을 얻었다.

먼저 생각해 볼 점은 그가 당시로서는 지구상에서 가장 현명한 사람으로 모르는 게 없었지만 파도가 왜 치느냐는 질문에 결국 대답을 할 수 없었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은 어떠한가.

대학생, 아니 중·고등학생, 심지어는 초등학생까지 이 질문에 올바른 대답을 할 수 있다.

-파도는 달이 지구를 잡아당기기 때문에 일어납니다.

2,000여 년 전 지구에서 가장 지혜로운 사람도 모르던 걸 지금은 어린애도 안다는 사실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인간의 숙제에는 기나긴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66~67쪽)

저자의 말처럼 지금 누구도 대답하기 힘든 근원적인 질문도 기나긴 시간이 흐르고 나면 아마도 어린아이도 대답할 수 있는 간단하고 쉬운 질문에 불과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존재하는 그 자체로 인류를 위해 공헌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니, 한껏 존재의 품격이 높아지는 듯하다.



광개토대왕비의 진실, 명성황후 시해 사건, 『고구려』를 쓰는 이유 등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가 가득하다. 발췌하고 싶은 글이 가득하지만 책으로 직접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미처 알지 못했던 진실을 알아가는 시간이 소중했고, 저자가 왜 『고구려』를 쓰는지 그 생각을 엿볼 수 있었다.

그러니 『고구려』 소설이 조금 늦어지더라도 이런 에세이가 출간되는 것이 반가운 일이다.

이 책을 통해 알게 되는 것이 가치가 있어서 누구나 읽어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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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밀한 이방인 - 드라마 <안나> 원작 소설
정한아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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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밀한 이방인》은 수지· 정은채· 김준한· 박예영 출연 쿠팡플레이 시리즈 <안나> 원작 소설이다.

이 소설은 시작 부분을 보고 나서는 궁금한 생각에 뒷이야기까지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나 먼저 알아보고 드라마로 제작했다는 점에서 더 호감이 생겨서 꼭 읽어보아야겠다는 결심을 하기에 이르렀다.

내가 이 소설에 관심이 생긴 것은 처음 두어 문단을 읽고 나서였다. 그다음 이야기가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인지 엄청 궁금해서 결국에 이 책을 읽고 만 것이다.

지난 3월, 나는 신문을 읽다가 흥미로운 광고를 보았다. '이 책을 쓴 사람을 찾습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신문 전면에 소설의 한 부분이 실려 있었다. 언뜻 뻔한 광고 같았지만, 첫 문장이 한눈에 들어왔다. 아무 생각 없이 글을 읽어나가던 나는 잠시 후 그것이 내가 쓴 소설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흠칫 놀라 안경을 쓰고, 그 내용을 처음부터 다시 찬찬히 읽어보았다. 내 기억이 맞는다면, 그것은 십여 년 전에 익명으로 펴낸 나의 첫 소설이었다. '난파선'이라는 제목을 단 검은 표지가 흐릿하게 떠올랐다. 당시 나는 출판사 공모에 내기 위해 그 책을 만들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것은 신비감을 더하기 위해서였지만,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다. 한 줄의 심사평도, 심지어 악평조차 실리지 않았다.

작가로 데뷔한 후에도 나는 그 책이 나의 비공식적인 첫 작품이라는 사실을 밝힌 적이 없다. 원고를 다시 고쳐쓸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최근에는 그 책의 존재를 아예 잊고 지냈다. 말하자면 기억 저편으로 사라진 책이었던 것이다. (7~8쪽)

여기에서부터 나의 호기심은 급상승했다. 어떻게 된 일일까, 그 책을 보여준 사람이라고는 별거 중인 남편이 유일하다는데 어떤 사연이 있는 걸까 등등 온갖 의문이 생겼다.

그러고 보면 소설은 도입부가 중요하다. '읽다보면 재미있겠지'보다는 이왕이면 처음부터 확 눈길을 끌면 좋겠다. 그렇게 결국 이 책을 읽게 되었다. 그것은 도입부 덕분이었다. 이 책을 읽게 만든 힘은 도입부였다.




그리고 조금 읽어나가다가 소설 속 '나'가 『난파선』이 육개월 전 실종된 자신의 남편이 썼다고 주장하는 선우진이라는 사람을 만나게 되는데, 거기에서부터 소설은 속도를 붙인다.

"그 사람의 본명은 이유미, 서른여섯 살의 여자예요. 내게 알려준 이름은 이유상이었고, 그전에는 이안나였죠. 아무것도 확실하지 않아요. 여자라는 사실까지 속였으니 이름이나 나이 따위야 우습게 지어낼 수 있었겠죠. 그는 평생 수십 개의 가면을 쓰고 살았어요. 내게 이 책과 일기장을 남기고 육 개월 전에 사라져버렸죠." (14쪽)

'나'는 번역을 하고, 대학에서 교양 강의를 하며 아이를 키우고 있었다. 봄날 캠퍼스에서 문득 그녀를 떠올린다. 이 이야기는 소설로 쓸만한 꺼리가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유상, 이유미, 혹은 또다른 어떤 이름의 그 여자. 음대 근처에도 가본 적 없는 그 여자는 피아노과 교수로 재직했고, 그 와중에 학생들 다수를 콩쿠르에 입상시켰다. 그녀는 또한 자격증 없는 의사였고, 또 각기 다른 세 남자의 부인이자 한 여자의 남편이었다. 믿어지지 않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숨가빴던 그 여자의 인생에 『난파선』이 어떻게 끼어들었는가 하는 점이었다. (24~25쪽)

일주일 내내 마치 뭔가에 사로잡힌 것처럼 그 이야기에서 벗어날 수 없었고, 결국 소설로 쓰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에 그가 남겼다는 일기장을 보고 싶다며 진을 만나 이야기한다.

가짜 삶을 살았다는 그 여자가 일기를 썼다니 정말 아이러니한 일 아닌가. 그렇게 '나'는 이유미 혹은 안나라는 그 사람에 대해 취재하며 하나씩 알아가게 된다.

이름, 학력, 직업, 성별…… 모든 것이 거짓이었던 한 사람

허상을 겹치고 덧발라 만들어낸 수십 개의 가면 뒤에서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하는 진실의 민낯! (책 뒤표지 중에서)






정한아 소설가는 1982년에 태어났으며, 문학동네작가상, 김용익소설문학상, 한무숙문학상, 김승옥문학상을 수상했다. 장편소설 『달의 바다』 『리틀 시카고』, 소설집 『나를 위해 웃다』 『애니』 『술과 바닐라』가 있다. (책날개 중에서)

나는 늘 거짓말쟁이와 사기꾼들에게 마음이 끌렸다. 그들이 꾸는 헛된 꿈, 허무맹랑한 욕망이 내 것처럼 달콤하고 쓰렸다. 나는 그들을 안다고 생각했다. 내가 바로 그들이라고 생각했다. 언제나 그런 착각, 혹은 간극 속에서 이야기를 쓰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에야 내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다.

_'작가의 말' 중에서

이 소설은 한번 손에 쥐면 끝까지 읽어나가게 된다. 처음에는 그 정체가 궁금해서 주변인들을 취재하며 하나씩 얻게 되는 정보를 통해 그 인물을 알아가는 데에 흥미를 느낀다. 그런데 점점 인물에 대해 알아가면서는 들통날 것만 같아서 아슬아슬한 느낌으로 읽어나갔다.

아슬아슬하고 조마조마한 느낌으로 읽어나가다가 문득 내가 생각하던 판을 다시 짜야 하는 순간이 온다. 허상과 진실, 그에 대한 이야기에 몰입해서 끝까지 읽게 되었다.

기회가 되면 드라마도 찾아서 보겠지만, 일단 나에게는 소설의 여운이 그 못지않은 듯 강해서 한동안 머릿속에 소설의 여운이 남아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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