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되어도 좋아
김진아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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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유난히 걷기 여행에 관한 책이 눈에 들어온다.
이번에 읽은 책은 <바람이 되어도 좋아>
남극에서 히말라야까지 그녀만의 걷기 여행이 담긴 책이다.

책의 첫 페이지를 넘기니 ’남극’을 여행한 사진과 그녀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정말 추워보인다.
읽을수록 더 추운 느낌이 든다.
영하 30~35도 사이라니!
지금 이곳은 거기에 비하면 추운 것도 아니라는 생각을 하니,
"남은 내 생에 다시 오지 못할 확률 99.999퍼센트......" (75p)라는 말이 확실히 와닿는다.
내 평생 그 곳에 가지 않을 확률 또한 99.999%

여행을 좋아했던 나는 더이상 떠돌아다니지 말고 정착을 해야한다고 생각했다.
당연히 그래야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너무 뻔한 나의 미래에 두려워지고 있다는 것...그것이 요즘 느끼는 현실이다.
그래서 저자가 일기에 적어 넣었다는 글귀가 마음을 울린다.

만약 내가 백수가 되어도 나는 아무것도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회사와 집을 오가는 미래는 나를 공포스럽게 한다.
나는 원래 여행가가 되었어야 한다. (275p)

하지만 일단 아무 것도 저지를 수 없는 현실에서
잠깐 이렇게 책으로나마 마음 속의 일탈을 경험해본다.
내 평생 가지 않게 될 곳 대부분과 내 평생 꼭 가게 될 곳 한 군데를 찜해놓고,
’언젠가는...’이라는 시간을 기다리며 오늘도 하루를 보낸다.
이 책은 시들어가던 나의 마음을 활활 불태워주는 열정이 느껴지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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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혜옹주 - 조선의 마지막 황녀
권비영 지음 / 다산책방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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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 전에 가장 눈길을 끌었던 것은 작가의 말이었다.
"쓰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이야기였습니다. 
고종황제의 막내딸로 태어났지만, 황녀로서의 고귀한 삶을 살지 못했던 여인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흔적도 없이 잊혀져버린 그 삶이 너무 아파 도저히 떨쳐낼 수 없었습니다."

조선의 마지막 황녀, 덕혜옹주
내가 알고 있었던 것이 사실 그것이 다였다.
더 알려고 하지도 않게 되었고, 더 알게 되지도 않았다.
그저 그렇게 역사 속에서 짧은 문장으로...그것도 잊혀져가고 있는 황녀의 이야기 <덕혜옹주>를 이번에 읽게 되었다.

그녀에 대한 책이 국내에 단 한 권밖에 없다는 사실, 그것도 일본 번역서로 밖에 없다는 사실이 정말 의외였다.
왜 아무도 그녀의 삶에 대한 글을 쓰지 않았던 것인가?
왜 아무도 그 이야기에 관심을 두지 않았던 것인가?

어느 시대라고 마냥 좋기만 한 때는 없겠지만,
특히 암울했던 시대...나라를 빼앗긴 망국의 시간들은 '황녀'라는 위치가 더 고통스러웠을지도 모르겠다.
일본에 볼모로 잡혀가서 감내해야 했던 시간들이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황녀이면서 자신의 생각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상황이 답답했다.
특히 일본으로 갈 수밖에 없었던 상황, 일본인과 결혼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 정신병원에 들어가서 보내야했던 세월을 읽으며 마음이 먹먹했다.

나는 그동안 왜 그렇게 역사에 대해 외면했던 것일까?
관심을 갖고, 궁금한 마음을 갖고, 바라보았어야 했다는 생각을 해본다.
나의 과거, 내 나라의 과거, 우리의 역사, 곧 우리의 뿌리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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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모른다
정이현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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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현 작가의 작품을 처음 접한 것은 <달콤한 나의 도시>에서 였다.
재미있게 읽으면서 도시인들의 삶을 바라보는 시간이 되었다.
읽던 시기가 내 나이 서른이 넘어갔을 때여서 그런지,
내가 도시에서 살고 있는 30대 여성이어서 그런지,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에 중간중간 공감하며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이번에 정이현 작가의 작품 <너는 모른다>가 나온다는 이야기를 듣고 기대를 했다.
그리고 벼르고 벼르다가 이번 주말에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시체가 발견된 것은 오월의 마지막 일요일 오전 열시경이었다.'라는 무시무시한 이야기로 시작되었다.
도시의 차갑고 살벌하고 외로운 느낌을 주는 문장이었다.
그렇게 시작된 이 책의 이야기는 어느 날, 
김상호의 딸이자 진옥영의 딸, 김혜성의 배다른 동생이자 김은성의 배다른 동생인 '유지'가 사라지면서 속도가 붙는다.

저마다 상처 하나 씩 품고 사는 가족들,
각자 품고 있는 아픔이 커서, 다른 사람의 아픔까지 보듬으며 어우러지기에는
거리감이 느껴지는 가족의 모습이다.  
가족이라는 것이 원래 그렇지만,
너무 가까워도 숨막히고,
너무 멀어도 타인 같은 거리감에 오히려 타인보다 멀어지게 마련이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결속되기에는 각자 가진 이야기들이 복잡하게 얽혀있다.
'유지'가 사라지면서, 김상호는 김상호대로, 진옥영은 진옥영대로, 김혜성과 김은성은 또 그들대로
각자의 죄책감을 느끼며 유지의 실종을 받아들인다.
그러면서도 서로 속마음을 이야기하며 풀어나가지 않고
'너는 모른다'라는 제목 그대로 다들 자신만의 장벽으로 
자신의 모든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처음에 느닷없는 '시체' 얘기로 궁금한 마음에 다음 부분을 읽어나갔다면
중간 이후에는 도대체 유지는 어디있는지, 발견하게 되기는 하는 건지 궁금한 마음에 끝까지 읽게 되었다.
그렇게 이 책을 읽으며 각기 다른 아픔을 숨기고 있는 가족들의 모습을 지켜보게 되었다.

작가가 이야기하고 싶은 '가족'의 모습은 책 속에서나 볼 수 있는 화목하고 아름다운 모습이 아니라
그냥 현실 속에서 있을 법한 차가운 도시 속의 가족일거라 생각하니
쓸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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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오류
뤼디거 샤헤 지음, 박성원 옮김 / 열음사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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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예전에 <시크릿>을 읽고 힘을 얻은 적이 있다.
내가 지치고 힘들 때 나에게 힘을 주는 책이었고,
그것 하나만으로도 
다른 논란과는 관계없이 
나에게 의미 있는 책이고, 주기적으로 읽고 싶은 책으로 삼았다.
여행을 할 때 가지고 가서 읽으며 에너지를 충전하고 오기도 했고,
책꽂이에 꽂혀있는 책을 무의식적으로 집어 들었다가 새로운 힘을 얻기도 했다.

이번에 읽은 책은 <마음의 오류>다.
100만 독일인을 감동시킨 <마음의 자석>, 이 책으로 ’유럽판 시크릿’ 이라는 별칭을 얻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 책<마음의 오류>는 <마음의 자석> 다음으로 출간한 책이다.

표지나 구성, 두께를 보았을 때, 그리고 이미 ’유럽판 시크릿’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서인지,
<시크릿>과 비교하며 읽게 되었다.
그리고 얇은 책 두께에 비해 생각할 거리가 많아서 책장이 넘어가는 데에는 시간이 좀 걸렸다.

이 책은 우리의 눈을 가리는 일곱 가지 베일에 대해 이야기한다.
무의식, 두려움, 사고, 욕구, 내적 갈등, 정념, 자기기만 등 일곱가지의 베일과 그 뒤에 숨어 있는 진실을 알려준다.

베일이란 말하자면 당신이 세계와 삶, 사건, 사물, 사람들 혹은 자기 자신을 특정한 방식으로 인식하게끔 만드는 힘이나 상태다. (10p)
베일은 일종의 착각이다.
실재하지 않는 힘이다.
우리는 그 문제 속에 빠져들 것이 아니라, 객관적인 관찰자 입장에서 지켜봐야 한다.
그리고 사람이기 때문에 그런 문제들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겠지만,
베일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알고 있으면 벗어나는 데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이 책에서 관심있게 읽은 부분은 '자기 기만' 부분이었다.
아무래도 지금 나에게 가장 생각해볼 부분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언젠가는 모든 것이 잘될 거야. 이것은 우리의 희망이다.
오늘은 모든 것이 잘 되고 있어. 이것은 우리의 착각이다." 볼테르

삶이 원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지킬 수 없다. 삶과 함께 흘러가는 것이 우리의 과제다. (186p)

앞으로 나의 삶은 어떻게 흘러가야할지.
좀더 깊이 생각해봐야겠다.
그것이 지금 나의 과제다.

일곱 가지의 베일에 대해 생각해 본 후, 
마지막 부록에 담긴 표를 보며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삶이 나를 시험하는 어느 순간이 오더라도 ’베일’을 떠올리며 마음의 오류에 대해 생각해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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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를 둘러싼 불편한 진실 - 왜 콩고에서 벌어진 분쟁이 우리 휴대폰 가격을 더 싸게 만드는 걸까?
카를-알브레히트 이멜 지음, 클라우스 트렌클레 그래픽, 서정일 옮김 / 현실문화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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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를 읽으며, 기아의 진실, 부의 불공정한 배분을 알게 되었다.
이번에는 <세계화를 둘러싼 불편한 진실>을 읽으며, 다시 한 번 현실의 문제를 생각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제목은 "세계화를 둘러싼 ’불편한’ 진실" 이다.
세계화라는 것이 그저 좋은 것이라고만 막연하게 생각했는데,
실상은 그렇지만은 않은 ’불편한’ 진실을 알려준다.

처음에 "왜 콩고에서 벌어진 분쟁이 우리 휴대폰 가격을 더 싸게 만드는 걸까?" 라는 표지의 질문에 궁금증이 유발되었다.
그리고 이 책에는 그 해답이 담겨있다.
그 뿐 아니라 정말 세상의 불편한 진실들이 그래픽 자료로 담겨있다.
보다 객관적인 자료로 담겨있는 현실은 참으로 냉정하다.

그래도 세상은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생각했었지만,
자료로 나열된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커져가는 빈부 격차, 
예전보다 나아질 것 없는 현실!
시간이 더 간다고 더 좋아진다는 보장이 없을 것이다.
오히려 지금보다 더 안좋아질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니 기분이 가라앉는다.

여러 가지 면에서 불공평한 현실을 담았지만,
제일 관심을 가지고 본 분야는 제약 부분이었다.
예전에 "꽃의 전쟁"이라는 다큐멘터리에서 충격적으로 보았던 부분이기도 하다.
우리는 별다른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고 있던 꽃을 외국인이 관심을 가지고 가져가서 새로운 품종으로 등록을 하는 것이었다.
’미스김 라일락’이라고 알려져있는 식물은 우리 나라에 자생하는 꽃을 개량한 것이고,
우리에게 역수출될 현실에 놓여있었던 것이다.
힘이 없는 나라에서는 강자들이 세워놓은 규칙을 따를 수밖에 없고, 자신들의 것을 아무 소리도 못하고 빼앗기게 생긴 안타까운 현실이다.

지금까지 자신이 오랫동안 살아온 지역에 자생하는 약초에서 추출한 치료제를 내다 팔았던 인도 농민들이 갑자기 신약 물질 특허권 수수료를 다국적 제약사에 내야 하는 처지가 되기도 한다. (44p)

세계화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불편한 현실을 조목조목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다.
게다가 거대 제약회사들의 의약품 개발에 있어서도 불공평한 현실은 담겨있다.

거대 제약사들은 가난한 나라에서 ’제네릭(Generic: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의약품의 카피약-옮긴이)’이 판매되는 것을 조직적으로 방해하고 있다.(147p)

값비싼 약을 구입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저렴하게 약을 구입할 수 있는 기회는 제네릭의 공급이다.
하지만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자신들의 이권이 개입되어있으니 조직적으로 방해할 수밖에!


불공평한 세상을 알면서도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
그래서 이 책은 정말 불편하다.
세계화를 둘러싼 불편한 진실을 알게 되는 것은 정말 불편하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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