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장 - 뉴욕타임스 부음 기사에 실린 지상의 아름다운 별들에 관한 기록
유민호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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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 오래 전에도, 지금도. 이 세상에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끊임없이 시간은 흐르고 있고, 사람들의 삶과 죽음은 계속된다. 지금껏 사람들의 사는 이야기를 담은 책은 다양하게 보았지만, 죽음에 대한 이야기는 왠지 주저하게 된다. 죽음은 아무래도 삶과 멀리 떨어진 무언가라는 생각이 강해서일 것이다.

 

 살짝 가라앉은 마음으로 읽어보았다. 이 책을 엄숙한 기분으로 읽게 되었다. 일단 행장 Obituary이라는 말이 생소해서 무슨 뜻인가 생각해보았다. 책 표지를 보며 그 뜻을 명확히 알게 된다.

 

행장(Obituary): 죽은 사람의 주변 인물들이 성명,자호,관향,관작,생년월일,자손록 그리고 평소의 언행 등을 서술하여 후일 사관들이 역사를 편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자료

 

 지금부터 100년만 지나면 이 세상은 싹 물갈이가 될 것이다. 한 때 세상에 살고 갔다는 기억만이 희미하게 남을 것이고, 어쩌면 평범한 수많은 사람들은 그저 그렇게 사라지고 말 것이다. 이 책은 묵묵히 빛을 발하다 사라진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라고 한다. 아주 유명해서 다들 아는 사람들이 아니라, 이런 사람들도 있었구나!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뉴욕타임스> 부음 기사에 실린 지상의 아름다운 별들에 관한 기록. 표지의 이 글을 보고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어떤 사람들의 무슨 이야기가 담겨있을지 궁금했다. 이 책에 등장하는 30명의 행장을 보니 생소했다.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몰랐을 사람들의 흔적이다. 일단 차례를 쭉 훑어보았다.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했다가 사라지며, 이름조차 생소한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다니 새삼스러웠다.

 

 나에게만 생소한 사람들이었지, 이 세상에 존재하며 의미있는 흔적 하나 남기고 간 사람들이었다. 그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생각에 잠긴다. 30명의 삶이 각각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질 만큼 위대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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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렘이 번지는 파리 감성여행 In the Blue 9
백승선 지음 / 쉼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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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느덧 번짐시리즈 책에 길들여졌나보다. 처음에는 그냥 읽어보았고, 그 다음에는 눈에 띄면 읽어보았는데, 이제는 기다리다가 덥썩 읽어보게 되었다. 나의 코드에 맞는 책, 내 감성에 적절히 윤활유가 되어주는 책이다. 이번에 읽게 된 책은 <설렘이 번지는 파리 감성여행>, 파리에는 몇 번 다녀온 기억이 있어서, 추억을 되살려주는 책이 되었다. 그곳에서의 시간과 장소, 나의 기억과 책에서 짚어주는 이야기, 그 모든 것들이 교차하며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시간이 되었다.

 

 역시 이번 책에서도 마음에 든 것은 사진과 그림이었다. 이 책도 역시 나에게 글보다 사진으로 많은 것을 이야기한다. 무엇보다도 과거의 내가 존재했던 그곳에서이 시간이 떠올라 웃음짓기도 하고, 안타까워하기도 하며, 책장을 넘기게 되었다.

 

 기차역의 아름다운 변신, 오르세 미술관, 그곳에서 그림을 대충 보고 지나쳤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림에 전혀 관심이 없어서인지 그렇게 대단하다는 작품들을 보며 별 감흥이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후회막급이다. 다음에 다시 가게 되면 미술관에 꽤나 많은 시간을 투자할 것이다. 그리고 파리를 다녀온 사람이나 현지인이나 모두가 공감하는 파리 최고의 공원이라는 뤽상부르 공원. 모처럼 해가 난 가을날, 그곳에서 해바라기를 하던 소소한 작은 기억에 미소짓게 된다.

 

 특히 퐁데자르에서 바라본 노을 이야기가 나올 때에는 나도 모르게 감성에 젖게 되었다. 감성 지수 상승, 감상에 빠져버리는 시간, 이런 시간을 책을 읽으며 갖게 된다.

퐁데자르 위에서는...

가장 멋진 센 강의 저녁노을을 볼 수 있다.

가장 멋진 거리 예술가들의 공연을 만날 수 있다.

가장 아름다운 연인들을 볼 수 있다.

그리고

가장 설레는 추억을 만들 수 있다. (설렘이 번지는 파리 감성여행 中)

 

 퐁데자르를 걸었던 기억을 떠올린다. 나무데크를 밟는 느낌이 좋았고, 다양한 사람들이 풍경을 이루는 공간이 마음에 들었다. 가로등에는 누군가가 웃는 모습을 펜으로 그려놓았다. 메마른 기분에 예술적 감성을 들이붓는 느낌이 들었다. 특히 노을. 어느 곳에 여행하든 해뜨는 풍경이나 해지는 풍경은 특히 더 마음을 설레게 하는데, 노을이 깔리는 풍경은 마음을 물들인다. 퐁데자르의 노을을 담은 사진 한 장이 내 마음을 물들여버린다.

 

 이번 책 <설렘이 번지는 파리 감성여행>도 내 마음에 잔잔하게 흔적을 남긴다. 사진과 그림을 다시 한 번 마음에 담아본다. 조금더 시간이 흐르고 펼쳐보아도 다시 감상에 빠질 듯한 그런 작품들이어서 한 번 더 눈길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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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그리는 사람들을 위한 참 쉬운 유화 그리기 나도 화가 시리즈 1
한덕희 지음 / 로그인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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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 그림을 그리는 것은 특별한 사람들만 하는 줄 알았다. 적어도 나는 그림을 그릴 일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아예 관심밖에 두었다. 그런데 드로잉을 하며 내 안의 예술혼을 끄집어 내고 보니 이렇게 재미있는 세상이 있다는 것이 감탄스러웠다. 연필이나 파스텔로 그리던 것이 점점 판이 커졌다. 물감도 써보고 종이도 바꿔보고, 다양하게 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그러던 중 보게 된 책이 <처음 그리는 사람들을 위한 참 쉬운 유화 그리기>다.

 

 가장 먼저 이 책의 제목이 눈에 띄었다. 유화라는 것이 미술 관련된 사람들만이 그려내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나도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시작할 수 있겠다 싶으니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특히 2시간 만에 작품 하나 완성! 이라는 표지의 글을 보니 솔깃했다. 일단 두려움을 내려놓고 어떤 이야기가 담겨있을지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프롤로그에 큰 글씨로 쓰여진 말을 보니 나에게 하는 말인 듯, 마음에 와닿았다.

손재주가 없고

미적 감각이 없고

그림을 배운 적이 없고

그림에 대한 지식이 없어도 괜찮아요!

그림을 그리기 전에 책에서 가르쳐드리는 순서대로 '준비하기, 스케치, 채색계획'을 따라하면 바로 유화를 그릴 수 있어요. (5쪽.프롤로그)

조금 더 넘겨보니 내 생애 첫 유화 준비물이 보인다. 처음부터 거창하게 구비하지 말고 딱 이만큼만 준비하세요. 시작이 훨씬 쉬워진답니다. 초보자가 저지르기 쉬운 실수는 이왕 시작하는 거 제대로 해보겠다며 거창하게 준비해놓고 이용하지 않는 것이다. 재료들이 부담스럽게 자리잡고 있으면, 해야지 해야지 결심만 하고 뒤로 미루게 되는 면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최소한의 준비물만 주변에 있으면 부담없이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해보다가 정 마음에 안들면 그만두어도 부담이 없다.

 

 이 책의 장점은 쉬운 설명과 예시, 그리고 DVD가 첨부되어 있는 것이었다. 그림을 책으로만 배우는 것이 아니어서 좋다. 초보자들을 위한 세세한 설명, 콕 집어서 어떤 색깔을 썼는지 알려주는 섬세함이 마음에 드는 책이었다. 진짜 왕초보자의 입장에서 본 이 책은 정말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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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日1食 - 내 몸을 살리는 52일 공복 프로젝트 1日1食 시리즈
나구모 요시노리 지음, 양영철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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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1일 1식이나 1일 2식이라는 제목의 책이 출간된 것을 볼 수 있다. 예전에는 잘먹는 것을 중시했지만, 지금은 사실 너무 과하게 먹는 것이 만병의 근원이다. 많이 먹어서 생긴 병은 더욱 치료가 어려운 법이다. 이 책의 제목을 보면 조금 무리다 싶다. 실천하겠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그저 어떤 내용이 들어있는지 궁금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현재 일본에서 '1일 1식'으로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일본의 의학박사 나구모 요시노리다. 이런 저런 이론으로 도배된 책이 아니라 그가 직접 꾸준히 실행해본 이야기여서 솔깃했다. 10년 전 마흔다섯 살 무렵에 시작해서 지금껏 계속하고 있는 1일 1식이다.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점이 이 책의 장점이었다.

 

 배가 부른 사자는 토끼가 눈앞을 지나가도 절대로 덮치지 않는다. 그러나 인간은 아침식사를 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점심시간이 되면 또 다시 밥을 먹는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인간은 짐승만도 못하다고 볼 수 있다. (29쪽)

 

 육식동물이 포획한 먹이에 소금을 뿌려서 먹는 일은 없다. 초식동물도 풀을 뜯을 때 소금이나 드레싱을 뿌리지 않는다. 아이가 먹는이유식에도 소금을 넣지 않는다.

여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자연에 존재하는 동식물에 함유된 염분만으로도 충분히 건강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115쪽)

 

이 책을 보며 박장대소한 부분이다. 웃고 공감하고, '이건 과연 그런 걸까?' 의심도 하면서, 책을 읽다보니 어느새 한 권의 책을 다 읽게 되었다. 이 책을 읽고 모든 면에서 다 실행해볼 수는 없다. 지금껏 균형을 이루던 생활이 하루아침에 혼란을 겪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금씩 실천을 해볼 수는 있다. 밤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의 골든타임에는 꼭 수면을 취해서 피부미인이 된다거나, 밥을 먹고 곧 수면을 취하거나, 걷기를 좀더 즐기며 건강하게 사는 것. 그런 것이라도 조금씩 실천하다보면 이 책에서 제시하는 건강모델에 한걸음 다가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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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서울을 걷다
권기봉 지음 / 알마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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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에서 태어나고 서울에 계속 살았다. 2년 전 서울을 떠날 때까지. 도시가 싫었다. 아스팔트 차가운 건물, 냉랭한 분위기에 경쟁만 부추기는 분위기도 싫었다. 밤낮없이 계속 깨어있고, 시끄러운 그 공간이 싫었다. 그냥 싫기만 했고, 그래서 떠났다. 그런데 한참을 떠나 있으니 서울을 객관적으로 보게 되고, 관심도 생겼다. 몇 십 년을 살아온 공간을 그렇게 무시했던 것에 대해 약간은 미안함도 생겼다. 게다가 요즘들어 서울에 관한 책이 다양하게 출간되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이 책도 그 중 하나였다. 그저 서울에 대해 조금 더 알고 싶다는 생각에 이 책 <다시, 서울을 걷다>를 읽게 되었다.

 

 요즘에는 전국적으로 걷기여행 열풍이 불고 있다. 그래서 이 책도 그냥 걷기 열풍에 편승한 책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냥 어디어디가 걷기 좋고, 경치 좋고, 그저 그런 이야기들이 담겨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런 생각만으로 집어든 이 책은 기대, 그 이상이었다.

 

 서울의 과거와 현재, 지속되고 있는 역사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게 된 책이었다. 서울 사람으로 살던 오랜 시간동안 서울에 대해 너무 몰랐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기에 그런 의미가 있었어?" 놀랍고 신기한 마음으로 이 책을 읽어나갔다. 지금 현재만 바라보며 미래를 향해 바쁘게 달려가는 일상 속에서 양념처럼 읽은 이 책에는 모르고 넘어갔던 서울의 과거가 맛깔스럽게 담겨있었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시간이 보다 진지해졌다. 서울의 현재는 생각보다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걷기여행책인 줄 알고 펼쳐들었던 책에서 진지한 역사를 생각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진지하게 읽은 이 책은 글자를 빠뜨리지 않고 읽게 만드는 집중력 강한 책이었다.

 

 서울에 대해서 좀더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저자의 입담은 덤. 술술 읽다보면 서울의 과거와 현재가 한꺼번에 들이닥칠 것이다. '네거티브 문화유산'에 대해서는 살짝 의견이 다르긴 했지만, 저자의 논리도 나름 일리가 있기에 공감하며 읽었다.

 

 이런 책이 서울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 관한 것도 출간되었으면 좋겠다. 이제는 정작 우리 주변의 공간이면서도 외면하고 있던 곳들에 대해 관심을 갖고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지금 이 책을 읽은 것이 정말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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