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세스 바리 - 제2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박정윤 지음 / 다산책방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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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2회 혼불문학상 수상작이라는 말에 솔깃했다. 1회 수상작인 <난설헌>을 읽은 기억을 떠올린다. 문장력이 일반 글과는 다른 깊이를 느낄 수 있고, 작가의 상상력을 읽어내는 시간이 의미있는 것, 그것이 소설을 읽는 즐거움이다. <혼불>을 읽을 때 그 문장력에 감탄하며 읽었는데, 혼불문학상 수상작이라는 타이틀이 같은 감동을 던져준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렇게 1회 수상작을 읽은지 벌써 1년이 지났다. 2회라는 수식어가 세월이 빠르게 지나감을 느끼게 한다. <혼불>의 감동을 계속 느끼고자 혼불문학상 수상작은 꼭 읽어보겠다는 생각을 하며 이 책 <프린세스 바리>를 읽어보게 되었다.

 

 소설을 읽을 때 그렇다. 좀처럼 빠져들지 못하는 소설이 있는가 하면, 어느 순간 푹 빠져들어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소설이 있다. 이 소설을 읽기 시작했을 때, 처음에는 약간 낯선 느낌에 생각보다 실망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괜찮아. 수상작이라고 항상 좋을 수만은 없잖아!' 마음을 다잡고 그냥 무덤덤하게 읽어나가던 어느 시점에서였다. 갑자기 책 속으로 푹 빠져드는 것을 느꼈다. 그 다음에는 다른 일은 뒷전으로 밀리고 책에 몰두하게 되었다. 뱃속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지 않았다면, 저녁을 먹을 시간이 이미 훨씬 지났다는 것도 몰랐을 것이다. 모처럼 집중해서 읽게 되는 소설이었다.

 

 사실 제목에 '바리'라는 단어가 있어서 바리데기 신화와 비슷하게 흘러갈 것이라 생각하고 읽었는데, 이 책 속의 주인공 바리는 현실에서 재창조된 인물이다. <난설헌>을 읽을 때에도 그렇고, 이 책 <프린세스 바리>를 읽을 때에도 그렇고, 여인의 삶이 새삼 서글프게 느껴진다. 안타깝고 속상해지는 소설이지만, 울컥한 마음이 묘한 흔적을 남긴다. 불편하지만 읽게 되고, 일단 읽으면 빠져들어 오랫동안 마음에 여운이 남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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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이 라마 111展 : 히말라야의 꿈 - 달라이 라마, 사진으로 만나다
김경상 외 49명 지음 / 작가와비평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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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푹신푹신한 양장본, 강한 끌림이 있는 사진, 한 장 한 장 아끼는 마음으로 넘기게 되는 책을 만났다. <달라이 라마 111展> 이 책을 읽으며 생각에 잠긴다. 달라이 라마, 티벳, 다람살라, 꼬리에 꼬리를 물고, 15년 쯤 전을 떠올린다. 인도 여행을 하다가 다람살라에 갔는데, 달라이 라마를 접견하려면 한 달을 기다려야한다고 했다. 바로 포기하고 다른 곳으로 간 것은 약간의 귀찮음도 있었고, 한 달이나 기다려서 만나야한다면 만날 인연이 아니기 때문인 것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만큼 절실하지 않았던 것이었고, 다른 곳을 여행 다니다가 한 달 후에 다시 그곳에 가는 노력을 해볼만 한 일이었다고 생각된다. 지금은 나에게 인도 여행을 가는 것 자체가 큰맘 먹고 가야하는 것이 되었으니 말이다.

 

 이 책을 읽는 나의 심정은 복잡했다. 시간과 공간 여행을 하는 느낌이 들었다. 과거의 시간과 지금의 시간이 교차하고, 현재의 나와 과거의 내가 어우러지는 느낌을 받았다. 사진 한 장 한 장에 담긴 메시지가 강렬하게 다가왔고, 사진과 어우러진 글 또한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직접 내 눈으로 보는 것과 사진을 통해서 다른 사람의 눈으로 보게 되는 세상을 책으로 읽는 것, 독서의 장점을 새삼 느끼게 되는 책이었다. 책을 통해서 보게 되는 것이 이렇게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는 것에 감탄하게 되는 그런 책이었다.

 

 이 책은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김경상과 50여 명의 문학인들이 힘을 합해 만든 작품이다. 소장하고 아껴두었다가 잊을 만한 때에 한 번씩 펼쳐들고 싶은 책이다. 눈에 보이는 사진은 마음을 흔들고, 마음으로 보는 글은 생각에 잠기게 한다. 사진과 글에 푹 빠져버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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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브르와 오르세의 명화 산책 - 보티첼리에서 마티스까지 두 미술관의 소장 명화로 보는 서양미술 이야기
김영숙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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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써 2년이 흘렀다. '박물관,미술관 안가기'를 모토로 프랑스와 이탈리아 여행을 했다. 어짜피 봐도 잘 모르겠고, 별 관심도 없으니, 거기까지 가서 뭐하러 시간 낭비를 하느냐 하는 생각이었고, 여행을 마치고 와서도 나름 뿌듯했다. 한참을 그랬다. 물론 그 당시에는 예술에 아무 관심이 없었으니, 사실 봤다고 해도 정말 입장료만 아깝다는 생각을 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 책을 보며 나는 이상하게도 땅을 치고 후회를 하게 되었다. 파리에 3번을 다녀왔어도 루브르에 가겠다는 생각을 한 번 한 적이 없었다. 딱히 할 일이 없어서 한 번 가봤다가 길게 늘어선 줄에 질려 그냥 발길을 돌렸던 적도 있다. 속으로 내심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오르세 미술관에는 별 관심없지만 한 번 가게 되었고, 시큰둥 한 느낌이었는데, 이 책을 보며 이야기과 그림을 접하다 보니 아쉬움이 많아진다. 다시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니 말이다.

 

 그래도 다시 생각해보면 그 장소에 나 혼자 그림만 쓱 보러 간다면 역시나 아무 의미 없을거란 생각이 든다. 정말 방대하고 사람도 많고, 정신없는 느낌에 아무 작품이나 몇 개 보다가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누군가가 조곤조곤 설명을 해주었을 때 나의 관심은 배가된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나에게 의미를 던져준다. 별 관심없던 작품들이 설명을 들으며 궁금증이 생기고, 재미있기까지 하니, 이 책이 간접경험은 톡톡하게 해준다. 어쩌면 돈들여가며 발품팔아가며 힘들게 돌아다녀야 볼 수 있는 작품들을 방안에서 재미있게 설명해주는 가이드를 대동하고 편안하게 보게 되는 것 같은 느낌도 든다. 나중에 다시 넘겨보고, 또 읽어보고 하다가, 마음이 동하면 그림을 직접 보러 갈지도 모를 일이다. 일단 이 책은 쉽고 재미있게 설명을 해줘서 눈길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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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 바이블 - 수채화.유화.파스텔화.아크릴화의 완벽 비법 424
헬렌 더글러스 쿠퍼 엮음, 이수영 옮김 / 시공사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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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채화, 유화, 파스텔화, 아크릴화의 완벽 비법 424 라는 부제가 눈에 들어온다. 이런 경우 이런 말에 솔깃해서 기대감을 잔뜩 가지고 읽게 되면 실망 확률 100%. 하지만 그저 약간의 궁금증때문에 이 책을 선택했다. 슬슬 넘겨보다가 유용한 정보 한 두개 얻게 되면, 해보고 싶은 기법 한 두개 발견하게 되면, 그걸로 족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읽어보니 꽤나 유용한 책이 되었다.

 

 이 책에서 관심있게 본 부분은 수채화와 파스텔화에 관한 부분이었다. 유화는 시도해보려고 책을 읽긴 했지만, 아무래도 부담감이 크다. 두려움과 부담감이 줄어들면 언젠가는 해볼지도 모르겠지만, 일단 지금은 아니다. 게다가 이 책에도 나와있듯이, 안전성 문제. 그것이 나를 두려움에 떨게하는 가장 큰 이유다.

물감에 함유된 안료 중에는 장기간 몸에 흡수되었을 때 해로운 것들이 있으므로 손에 많이 묻힐 경우 피부에 스며드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수술용 장갑을 끼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고, 핸드크림도 좋은 방법이다. (75쪽)

물론 비누와 따뜻한 물만으로 손을 깨끗이 씻을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지만, 유화를 그리고 싶다는 생각이 약간 시들어든 것을 보면 아무래도 뭔가 포기할 이유를 찾았나보다.

 

 이 책에는 정말 다양한 기법과 내용이 들어있어서 유용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초보자인 내가 보기에는 약간 생소한 부분도 있었다. 특히 파스텔화 소개 부분에서는 내가 알고 있는 파스텔이 아니어서 당황스러웠다. 이렇게 다양한 파스텔이 있었구나. 이런 것은 전공하는 전문가들이나 아는 것이었던가! 어쨌든 파스텔을 깨끗하게 보관하는 방법은 특이했다. 정말인지 직접 확인해봐야겠다.

 

 아무래도 이 책에 있는 다양한 방법을 익히기 위해서는 다음에 다시 이 책을 읽어봐야겠다. 다음에 읽을 때에는 생소함이 덜하고 좀더 많은 부분이 이해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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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객 미식쇼
김용철 글 사진 / MBC C&I(MBC프로덕션)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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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식에 큰 감흥이 없었다. 그저 한 끼 아무거나 먹는 것으로 살아갈 에너지를 얻으면 그뿐이었다. 그래도 일부러 이런저런 루트를 통해 맛집을 검색해서 가보기도 한다. 하지만 맛있다는 음식점에 가더라도 집에서 밥에 뜨끈한 국 한 그릇과 김치를 먹는 것만 못하다는 느낌을 받을 때도 많다. 속은 거북하고, 전국의 맛이 통일되어버린 조미료의 강한 느낌, 맵고 짠맛이 강해져서 그런 기분이 더 한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한 끼 근사하게 먹고 행복해질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외식을 하고 싶을 때 몇 번이고 가더라도 그 맛에 사로잡혀 버리는 그런 맛집을 골라놓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그런데 이 책 <맛객 미식쇼>를 읽다보니 내가 생각을 잘못한 부분이 있었다. 맛집이라고 어느 때나 맛있게 먹기를 기대했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모든 음식은 제철음식이라는 것이 있다. 제철 식재료로 조리를 하면 별 양념 필요 없이도 맛을 기가막히게 낼 수 있다는 사실을 망각했다. 이 책의 프롤로그를 보며 그동안 잘못 생각했던 부분을 수정해본다. 맛집을 기억하고 외식할 때 생각해낸다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제철 식재료를 기억해서 그 기간에는 꼭 맛보도록 기억해놓는 것이었다.

 

 이 책은 지금의 계절에 맞게 가을의 음식부터 소개해준다. 나물, 버섯, 고등어, 가을배추, 삼치 등 맛깔스런 식재료에 양념처럼 덧붙여진 이야기에 군침이 사르르 흘러내린다.

 

 특히 버섯 요리를 좋아하는 나에게 양양의 사에서 송이버섯을 만난 이야기는 상상만 해도 버섯 향이 가득해지는 느낌이다.

생애 처음으로 자연 상태의 송이를 본 순간이다.

감동적이다. 조금 떼서 앞니로 깨물어 보니 입안에서 소나무 한 그루가 자란다. (35쪽)

다음 번에 장을 볼 때에는 표고버섯을 좀 사와야지. 이 책에는 송이버섯 호박잎 구이 레시피가 나오지만, 표고버섯이나 그밖의 버섯으로 응용해도 된다고 친절히 적혀있기도 하고, 요리에 부담없이 표고버섯으로 만들어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산사의 스님들이 송이에 소금만 살짝 뿌려서 호박잎에 싸서 구워먹기도 한다니, 나도 그렇게 구워먹어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책을 보면서 새로운 맛의 세계에 초대받는 느낌이다. 주변에 두고 계절마다 스스륵 넘겨보며 마음에 드는 식재료로 가끔 나 자신에게 맛있는 음식을 선사해야겠다. 떠올리기만 해도 기분이 좋고 속이 든든해지는 책이었다. 이야기가 함께 있어서 그 맛이 더해진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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