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병은 몸속 정전기가 원인이다
호리 야스노리 지음, 김서연 옮김 / 전나무숲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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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궁금함' 때문이었다. 반신반의. 어떤 이론으로 설명해나가는지 궁금한 생각도 들고, 어쩌면 그럴 수도 있겠다는 의구심에 읽게 된 것이다.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에도, 읽으면서도, 읽은 후에도 어리벙벙한 느낌이다. 아마 이런 가설은 처음 접해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일리가 있다. 그래서 솔깃하다. 지금껏 알고 있었던 것과 반대되는 것도 있고-화장품 바르는 방향이나 머리를 북쪽으로 두고 자라는 것, 미심쩍은 것도 있지만, 체내 정전기가 병의 원인이 된다면, 밑져야 본전이라는 심정으로 정전기를 제거하고 싶지 않겠는가?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니니 말이다.

 

 이 책에도 나같은 사람들을 겨냥한 말이 보였다.

이 책도 계몽활동의 일환이라고 보면 된다. 매일 아침저녁으로 땅에 손을 짚기만 해도 몸이 좋아진다는데, 속는 셈치고 한번 해보자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중략)... 아직 건강할 때 이런 습관을 들인다면 병원에 다니는 사람은 급감할 터이다.

(모든 병은 몸속 정전기가 원인이다/201쪽)

속는 셈치고 한번 해보자는 생각이 든다. 정말로. 다른 것은 아니더라도 흙을 만지고 흙을 밟으며 정전기를 방출하는 정도는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니다. 어른이 되어서는 아주 가끔씩만 그러고 놀았지만, 바닷가 모래사장을 맨발로 걸으며 파도따라 왔다갔다 하는 것만으로도 기분 전환도 되고, 건강에도 좋을 것이다.

 

 사실 다른 방법들은 실행하기 번거롭고 겁이 나기도 한다. 솔직히 식물을 태운 재를 구연산이나 초산 등에 녹여 마시는 것은 하기 싫다. 물에 1% 정도의 이온화 미네랄과 3~5%의 요소, 5~10%의 글리세린을 섞어 만든 로션도 썩 내키지는 않는다.

 

 이 책을 보면 나처럼 의심을 가진 친구가 등장한다. 체내 정전기에 관심을 가진 고교 동창 K. 저자는 그 친구에게 설명하듯 이야기해주고, 나도 함께 듣는 것처럼 이 책을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책을 읽다보니 저자가 체내 정전기를 떠올리게 된 계기가 나온다.

 현대인은 정전기를 발생시키는 생활을 일상적으로 하면서도 접지(earth)를 통해 정전기를 방출하는 것은 불가능한 환경 속에서 산다. 즉 정전기의 양은 포화상태에 달했고 균형도 깨진 상태라고 추측할 수 있다. 이것이 체내 정전기를 떠올리게 된 계기다.

(모든 병은 몸속 정전기가 원인이다/ 50쪽)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의 반응은 두 가지일 것이다. 미심쩍은 느낌이 드는 사람과 속는 셈 치고 해보고 싶은 사람, 어쨌든 우리는 병들지 않고 건강하게 살고 싶으니 말이다. 저자의 말에서도 사람들의 그런 마음을 엿보게 된다.

나는 '죽고 싶다'는 사람은 많이 봤지만 '병에 걸리고 싶다'는 사람은 본 적이 없다. 걸리고 싶어서 병에 걸리는 사람은 없다는 말이다.

(226쪽)

 

 몸 속에 정전기를 쌓는 생활습관은 현대 사회를 살아가면서 어쩔 수 없이 반복되는 습관일 것이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몸 속 정전기를 빼내는 습관을 지속적으로 해보고 싶다. 이 책으로 평범한 실천을 하고 싶어진다. 자연과 가까운 생활, 자연스러운 음식에서 우리는 건강에 가까운 생활을 하게 될 것이다. 호리박사의 건강 이론에 귀기울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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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작은 마을 - 어느 날 문득 숨고 싶을 때
조현숙 지음 / 비타북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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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의 작은 마을>이라는 제목 앞에는 '어느 날 문득 숨고 싶을 때'라는 수식어가 조그맣게 붙어있다. 저자는 조용하고 마음이 편해지는 그런 마을을 이 책에 담아놓은 것 같다. 그런 성향은 나의 마음을 끌리게 했다. 이 책을 보며 문득 숨고 싶어질 때면 갈만한 곳들을 물색해놓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껏 내 마음에 쏙 들었던 여행지를 생각해보면, 도시 분위기가 나는 곳이 아니라 작고 조용한 마을에 끌렸었다. 사람들이 별로 많지 않고, 북적북적하지 않고 조용한 곳. 그런 곳에서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산책하는 것이 좋았다.

 

 이 책 속에 있는 곳들 중, 내가 가본 곳은 베트남의 무이네, 타이완의 주펀이다. 그곳에서의 기억을 떠올리며 다른 곳들도 비슷한 매력이 있는 곳이라 짐작해본다. 도시에서의 메마른 감성을 채워주는 곳이었다. 바쁜 일상을 뒤로하고 편안하게 휴식할 수 있는 곳이었다.

 

 이 책을 보니 가고 싶은 곳들이 많다. 라오스의 씨판돈, 태국의 빠이, 중국의 따리,리장 등은 마음에 와서 강하게 기억된다. 다음에 여행을 가고 싶은 생각이 들면 주저없이 여행 계획 속에 들어갈 곳들이다.

언젠가 조용히 숨고 싶을 땐 이곳으로 와야지, 하는 생각을 하면서

대낮에 맥주에 얼음을 넣어 마시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134쪽 -태국 빠이)

 

 얼마 전 태국 빠이에 관한 <세계 배낭여행자들의 안식처 빠이>라는 책을 읽고, 배낭 여행자들이 잠시 머물려고 왔다가 아예 눌러앉아 버린다는 태국의 산골마을 '빠이'에 대해 알게 되었다. 여행자들이 좋다는 곳에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 직접 가서 그곳이 어떤지 확인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어떤 곳이 좋은지 별로인지는 사람마다 느낌이 다르고, 내가 가서 확인해봤을 때 그 가치를 진정 알게 되더라는 경험에서 우러나는 생각이다.

 

 누구에게나 마음이 편해지는 제 2의 고향 같은 곳이 있다. 친구 한 명은 2년 마다 꼭 들르는 곳이 있다. 때로는 같은 듯, 때로는 다른 듯, 그렇게 함께 나이를 먹는 것이다. 마음을 평화롭게 하고, 가슴이 따뜻해지는 휴식같은 곳, 그런 곳을 누구나 마음에 담아두고 있다. 저자는 여행을 많이 다녔고, 아시아의 작은 마을들 중 마음에 담아두고 있는 곳을 이렇게 알려주고 있다. 책을 통해 그런 곳들에 대한 정보를 쉽게 알 수 있다는 점이 기분 좋은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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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에 저와 함께 했던 책들 중에

6월에 상반기 결산 때에 5위까지 뽑아보았고,

12월에 하반기 결산을 하며 5위까지 뽑았답니다.

2012년 저에게 의미를 던져 준 책 10권을 소개합니다.

 

제 멋대로 기준이지만, 읽기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책,  제 생각을 바꾸고, 저에게 변화를 일깨워준 책을 위주로 하였습니다.

 

 

상반기 결산

 

5위 법정스님의 내가 사랑한 책들

 

이 책은 두꺼운 책인데에 반해 한 권씩 소개되는 분량은 그리 많지 않다. 어쨌든 읽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읽다보니 흥미로워진다. 처음에는 이 책에 담겨있는 책 중에 마음에 드는 몇 권만 읽으려고 했는데,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다 읽고 싶어진다. 책욕심인가? 제목을 모르던 책임에도 내용을 읽다보면 관심이 생기고 책을 구해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의 독서 생활이 다양하고 풍부해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4위 제주 밥상 표류기

 언어와 음식은 문화의 기본적인 부분일텐데, 나에겐 아직도 부족한 점 투성이다. 그런데 반가운 책을 만났다. <제주밥상 표류기> 처음에는 제주 음식에 대해 간단히 나열한 책인 줄 알았다. 하지만 읽다보니 재미까지 곁들인, 육지에서 온 내 눈높이에 딱 맞는 책이다.

 

 

 

 

 

 

 

 

 

 

3위 이지 드로잉 노트

"이 책은 당신 안에 숨어 있는 창조력이 단단한 껍질을 뚫고 당당히 나올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책장을 열면 가장 먼저 이런 문구로 나의 자신감을 일깨워준다. 이 책을 보며 두 번 놀랐다. 생각보다 얇다는 것에 한 번 놀랐고, 얇지만 내가 원하던 드로잉의 세계가 잘 표현되었다는 것에 또 한 번 놀랐다.

나만의 시선으로 보이는 세계를 화폭에 담아볼 것이다. "아무리 훌륭한 렌즈를 장착한 카메라보다 내 눈으로 찍고 내 손으로 출력한 그림이 멋지다."라는 말에 동의한다. 내 눈으로 담아낸 나만의 세상, 세상을 표현하는 새로운 방식을 알게 되어 즐겁다. 그림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자신감을 얻게되는 책이다.

 

 

 

2위 리딩으로 리드하라

 인문고전을 위주로 독서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 찰나,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리딩으로 리드하라> 이 책은 인문고전을 읽을 계기를 확고하게 해주는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며 나의 독서를 다시 뒤돌아보았다. 큰 감흥이 없는 나의 독서 생활. 무언가 바꿀 필요는 있다. 하지만 어떻게? 지금 괜찮게 읽었다고 해도 얼마 지나면 절판되기도 하고, 몇 년 후에 보면 허접한 책이라는 느낌도 든다. 그런 면에서 보면 인문고전은 그 당시의 천재들이 쓴 책이고, 지금까지 살아남은 책이니 당연히 한 번 읽어봐야하는 명작이긴 하다.

막연하게 인문고전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에 불을 지펴준 책이다. 부록에 보면 이지성의 인문고전 독서 단계별 추천도서가 담겨있다. 1년차부터 10년차까지. 일단 지금 나는 리드는 하고 싶지 않아도 리딩은 하고 싶으니까.

 

 

 

 

 

1위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세상이 나를 괴롭힌다고 생각하세요? 내가 쉬면 세상도 쉽니다."

 내가 쉬면 세상도 쉬는데, 이렇게 간단히 생각할 수 있었던 것을 왜 며칠동안 스스로를 괴롭히며 힘들어했던 것인지. 책을 읽으며 내 생각을 바꿔본다. 관조적으로 나를 바라보며 별 것 아닌 현실을 느끼고, 내 마음을 편안하게 해본다. 잠시 쉬어가는 기분으로, 인생에 쉼표를 찍는 마음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마음을 쉬게 하는 시간을 가져본다. 나에게 많은 생각을 던져준 책이었다.

 

 

 

 

 

 

 

 

 

하반기 결산

 

5위 : <달라이 라마 111전>

‘마음으로 보는 사진과 글, 강한 끌림이 있는 책’

 

 푹신푹신한 양장본, 강한 끌림이 있는 사진, 한 장 한 장 아끼는 마음으로 넘기게 되는 책을 만났다.  

 이 책을 읽는 나의 심정은 복잡했다. 시간과 공간 여행을 하는 느낌이 들었다. 과거의 시간과 지금의 시간이 교차하고, 현재의 나와 과거의 내가 어우러지는 느낌을 받았다. 사진 한 장 한 장에 담긴 메시지가 강렬하게 다가왔고, 사진과 어우러진 글 또한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책을 통해서 보게 되는 것이 이렇게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는 것에 감탄하게 되는 그런 책이었다.

 이 책은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김경상과 50여 명의 문학인들이 힘을 합해 만든 작품이다. 소장하고 아껴두었다가 잊을 만한 때에 한 번씩 펼쳐들고 싶은 책이다. 눈에 보이는 사진은 마음을 흔들고, 마음으로 보는 글은 생각에 잠기게 한다. 사진과 글에 푹 빠져버린 책이다. 

 

 

4위 : <명화 속 비밀 이야기>

‘아는 만큼 보인다, 알게 되면 관심이 생기고 마음으로 볼 수 있다’

 

 

 재미있다. 빠져들어 읽게 된다. 읽다보면 궁금해서 멈출 수가 없다. 손을 놓지 못하고 계속 읽었다. 그 점에서 이 책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그동안 보통 명화에 관한 책을 읽을 때에는 경건한 마음으로 집중하며 애써 읽게 되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을 때에는 달랐다. 부담없이 집어들어 읽었는데, 궁금한 마음에 계속 빠져들어 읽게 되는 묘미가 있었다. 그것이 이 책의 장점이었다. 어려운 언어로 쓰인 글이 아니라, 누구든 호기심을 갖고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그 점이 마음에 들었다.

 이 책은 그림에 문외한인 사람이 읽기에도 손색 없는 책이다. 처음에는 별 관심없이 본 그림이어도, 이 책을 읽다보면 궁금해져 다시 앞 페이지로 넘어가 그림을 보고 또 보게 된다. 그러면서 하나씩 알아가는 즐거움이 있다.

 

3위 : <꿈이로다 화연일세>

‘소치 허련, 그의 스승 추사와 초의선사! 이 책으로 생동감있게 만나본다.’

 

 

 내가 제주도에 오지 않았다면, 서예와 그림에 관심을 갖지 않았다면, 읽어보지 않았을 책이다. 책은 적절한 타이밍에 만나 빛을 발하게 되나보다. 세 권짜리 소설이라는 것이 지금 나에게는 꽤나 많은 분량의 소설이었는데, 어느덧 소치의 마음으로, 추사의 마음으로, 초의의 마음으로, 은분의 마음으로 빠져든다. 분량이 많다고 생각되던 첫 마음은 책을 읽을수록 빠져드는 데에 따라 분량이 줄어드는 아쉬움으로 바뀌었다.

  전체 3권으로 이루어진 소설, 그것도 꽤나 두꺼운 책이지만, 책을 읽는 맛을 알게 해주는 소설이다. 살아있는 글이라는 느낌이 든다. 생생하게 펼쳐지는 생동감있는 표현에 중독된다. 뒷 이야기가 궁금해서 멈출 수가 없었다. 적절히 섞인 싯귀라든가 음성지원이 되는 듯한 사투리, 그들의 안타까운 이야기에 마음 졸이며 계속 읽어나갔다. 이 책에는 구수한 사투리와 그림, 차의 향기가 어우러진다. 거기에 사랑 이야기는 조미료. 감칠맛 나는 소설을 읽으며 옛시대의 한 사람이 되어 그들의 이야기를 지켜본다. 소치,추사,초의의 마음을 이 책을 보며 가늠해본다.

 구수한 사투리로 보여주는 심리적인 친밀감, 중간중간 섞인 싯귀, 머릿 속에 그려지는 차의 향기와 맛깔스런 향토적인 음식 등이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장점이었다. 저자의 묘사는 눈길을 뗄 수 없는 마력이 있었다. 대충 읽을 수 없는 힘이 있었다. 문장 하나하나에 살아있는 혼을 느꼈다. 무엇보다 소치 허련과 그와 인연이 되는 사람들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었고, 그에 따라 관심이 더 커졌다는 것이 이 책을 읽으면서 마음에 들었던 점이다.

 

 

2위 : <세상에 예쁜 것>

‘이제야 좀더 깊이 알게 되었습니다. 마지막 산문집이라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그런 책이 있다. 큰 기대하지 않고 펼쳐들게 되었는데, 읽으면서 책 속으로 빨려들어가 글자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싶어지는 그런 책 말이다. 뻔한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며 펼쳐들었는데 흥미진진한 느낌에 설레게 되는 그런 책이 있다. 이 책처럼.

  박완서 작가의 마지막 산문집이라는 것에 대한 궁금한 마음으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에는 짤막한 산문들이 차곡차곡 쌓여있다. 짧은 길이에 부담없으면서도 삶에 대한 태도가 압축되어 들어가있는 느낌이다. 가장 처음 나는 왜 소설가인가를 읽으면서 '아, 이래서 소설을 쓰게 되신거구나.' 깨달아본다.

 글을 쓰려면 50대 이후에 쓰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삶의 경험이 오롯이 묻어난 이후에야 글의 깊이가 있다는 뜻일 것이다. 예전에는 그 이야기가 마음에 와닿지 않았었는데, 이 책을 보니까 무슨 뜻인지 알겠다. 다른 수필을 읽을 때와 글의 깊이가 달랐다. 모처럼 글 읽는 맛을 느끼며 글에 몰두하게 되었다.

 

 

1위 :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7-돌하르방 어디 감수광>

‘제주 허씨를 위한 제주학 안내서’

 

 

 진작 이 책이 나왔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제주허씨를 위한 제주학안내서'라는 말에 '좋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지금껏 제주관련 서적을 뒤적이면 거의 두 부류였다. 관광지를 겉핥기식으로 둘러보며 좋더라~ 하며 개인감상을 적기에 바쁜 여행서적과 조금은 난해한 역사를 담은 서적. 그나마 그 선입견에서 나를 조금 끄집어 내준 책이 있다면 <제주 역사 기행>과 <제주 기행> 정도였다. 그런데 이번에 이 책을 읽고 나서 한 권 더 보탠다. 제주에 관한 책 중, 제주에 관심은 갖고 있지만 아는 것은 많지 않은 나같은 사람들에게 강추하고 싶은 책이 있으니, 바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7 -돌하르방 어디 감수광>이다.

 이 책의 가장 앞에 보면 '제주답사 일번지'가 담겨있다. 제주에 관해 떠올려볼 때, 이곳만은 꼭 가봐야하는 곳이다!라고 생각한 곳이 지금껏 없었다. 그래서 역사적 의미와 아름다운 풍광을 담고 있는 그런 곳들이 더욱 마음에 와닿았다. 이 책에서는 그런 이야기들을 조목조목 담고 있다. 설명을 들으며 제주 구석구석을 여행하는 느낌이 들었다. 책을 읽으며 제주에 대해 더욱 애정이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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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일깨우는 옛이야기의 힘
신동흔 지음 / 우리교육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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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 시절, 책을 그다지 즐겨읽지 않았지만, 내가 유일하게 용돈을 따박따박 모아서 사던 책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한국전래동화'였다. 용돈을 아껴가면서 동네 문방구에서 한 권 한 권 사다 읽는 즐거움은 어디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사실 교육에 좋다는 다른 책들은 부모님이 사주셨지만, 그다지 재미있지 않았다. 나에게 재미있는 책은 따로 있었다. 하지만 어른이 되면서 옛이야기는 점점 멀어져 갔다. 그래서 이 책 <삶을 일깨우는 옛이야기의 힘>을 보니 옛날 생각이 아련하게 떠오르면서 생각에 잠기게 된다. 그때 한 권 한 권 모았던 책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그렇게 모아서 결국 전집을 다 구비해놓았던 것인지. 여전히 궁금해진다.

 

 이 책에는 옛이야기와 해설이 담겨있다. 어렸을 때에 누구나 접했을 법한 이야기이지만, 그때와는 다른 느낌이다. 저자의 해설을 보니 색다른 느낌이다. 전혀 새로운 느낌도 있고, 낯설기도 하다. 어른이 되어서 이런 식으로 옛이야기를 접하니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숨은 뜻이 있으리라 상상도 하지 못했는데, 딱딱 짚어주니 그 의미가 새롭게 다가온다. 한문을 공부할 때에도 원전 자체만 보면 알기 힘든 이야기가 각기 다른 해설을 보고 나면 그 의미가 콕콕 짚어진다. 마찬가지로 옛이야기도 그렇게 보니 그 재미가 더하다.

 

 가장 공감하게 된 이야기는 나무꾼과 선녀, 선녀와 나무꾼 부분이었다.

나는 선녀가 떠나는 상황을 두고서 이렇게 말하곤 한다. "아이가 셋이었으면 정말 안 떠났을까? 아니, 두 아이를 손에 끼고 한 아이는 품에 안고서라도 그녀는 올라갔을 것이다. 넷이라면? 한 아이를 등에 더 동여매고서라도 올라갔을 것이다. 다섯, 여섯이라면? 두어 명 남겨 놓고라도 올라갔을 것이다!"

 선녀는 무조건 떠날 사람이었다. 그것이 이 설화를 전승해 온 여인들의 마음자리였다. (121쪽)  

 

 모처럼 옛이야기를 보며 다양한 생각에 잠기는 시간이 되었다. 옛이야기는 읽는 사람에 따라 주제도 다르고, 각자 받아들이는 교훈도 전혀 다르다. 나라마다 비슷한 소재로 다른 이야기가 있기도 하고, 전혀 다른 결말을 맺기도 한다. 여는 이야기에 나온 이야기를 생각하며 피식 웃어본다. 나의 이야기도 굶어죽지 않도록 신경 많이 써야겠다.

 

옛날 얘길 그걸 듣구서는 누귀한테 가 얘길 안 하면 얘기가 굶어 죽어. 그러면 얘기가 굶어 죽는다구. 그러, 괜히 살煞이 되면 안 돼. 그러니까 얘길 해요. 오늘 저녁에 들은 거 아무 데라도 댕기면서 얘기를 해야 얘기가 자꾸 빠져나가면서 얻어먹구 살잖아.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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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더 데레사 111展 - 위로의 샘
김경상 외 지음 / 작가와비평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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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푹신푹신한 양장본, 강한 끌림이 있는 사진, 한 장 한 장 아끼는 마음으로 넘기게 되는 책이다. 예전에 <달라이 라마 111전>을 시작으로 이번에는 <마더 데레사 111전>을 읽게 되었다. 사진을 담은 책은 포장도 정말 중요하다. 사진의 강렬한 느낌을 그대로 전달하려면 이 정도의 인쇄물로 독자에게 전해야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물론 책의 가격이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한참 전 인도 여행을 하면서 콜카타를 가는 김에 마더 데레사가 있는 죽음을 기다리는 집에도 들러야겠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막상 콜카타에 도착하고 보니, 다른 사람에게 봉사하기 이전에 나 자신이 너무 혼란스러워지는 곳이었다. 여기에 더 있다가는 내가 어떻게 될 것 같아서 바로 발길을 돌려 샨티니케탄으로 향하고 말았다. 어쩌면 지금 다시 그런 상황이 오더라도 나의 선택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생각해보면 마더 데레사의 마음과 봉사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는 나의 심정은 복잡했다. 왜 그런지 마음이 불편한 느낌이었는데, 마음을 여는 열쇠 (-허금행) 부분을 보다보니 내 마음 상태가 어느 정도 짐작이 되었다.

나는 이 사진을 며칠 동안 계속 바라다보았다. 그러나 아무런 느낌도 생기지 않았다. 어떤 충동이 일어나서 겉핥기식의 자비심이라도 생기기를 바라고 있었지만, 차갑게 식어져서 그런 따스함 같은 것이 말끔히 소멸된 도시의 연약한 쥐새끼가 된 듯했다. (70쪽)

이 책을 읽는 나의 마음도 그런 감정들이 교차되며 묘한 심정으로 얼룩져 있었다. 책 속의 사진은 지극히 현실적이었다. 그 안에서 미소가 없었다면 삶의 희망이 보이지 않아 죽음만을 바라보는 시간이 되었을 것이다. 이 책을 보며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내 마음을 들여다본다. 사치스런 삶의 투정을 부리고 있던 것은 아니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쉽게 담기 힘든 장면들을 사진에 담아 독자에게 감동을 전해주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이 책 <마더 데레사 111전>도 <달라이 라마 111전>처럼 역시 소장하고 아껴두었다가 잊을 만한 때에 한 번씩 펼쳐들고 싶어진다. 눈에 보이는 사진은 마음을 흔들고, 마음으로 보는 글은 생각에 잠기게 하기 때문이다. 책을 보며 영혼이 흔들리는 느낌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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