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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불과 중국 서예의 고전
로타 레더로제 지음, 정현숙 옮김 / 미술문화 / 2013년 2월
평점 :
절판
서예라고는 중학교 다닐 때에 방학 숙제로 잠깐 한 것이 전부였다. 몇 번 해보고 소질도 재미도 느끼지 못해서 그 다음에는 붓을 잡지 않았다. 포기하기에는 너무 어린 나이인데 말이다. 하지만 다시 붓을 잡은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빈 화선지에 채워가는 글씨는 글자를 쓰는 사람의 성격과 마음,혼을 오롯이 담아낸다. 재능을 타고난 사람이든 아니든 결국에는 많이 쓰는 사람의 글씨가 완성에 가까워진다.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최근 부쩍 서예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관심을 갖게 되니 과거의 역사가 궁금해지기도 하고, 흔히 알던 사람들 이외에 좀더 폭넓게 알고 싶었다. 저자가 로타 레더로제라는 것도 특이 사항이다. 독일의 미술사학자로 동아시아 미술사의 거장으로 불리는 로타 레더로제는 우리 나라에서도 고려 불화를 주제로 강연을 했다.
이 책을 읽으며 서예에 대한 지식을 보다 풍부하게 할 수 있어서 좋았다. 먼저 1장에서 서예의 역사적 발달에 대해 폭넓게 살펴보았고, 2장에서 구체적으로 미불에 대해 살펴보게 되었다. 미불이라는 중국 미술사에서 걸출한 인물을 여태 몰랐다니 안타깝다. 3장에서는 진나라 첩에 대한 미불의 지식으로 왕희지, 왕헌지의 작품 세계를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미불(1052-1107)은 서사 도구와 서예 기법에 조예가 깊었고 스스로 두루마리를 표구했다. 그는 중요한 서예작품들을 소장했고 역대 가장 뛰어난 감식가 중의 한 사람으로 칭송받았다. 그는 넓은 이론지식과 예술적인 명망을 조화시키고 비평을 관통하면서 중국 예술가 겸 감식가의 모범이 되었다.
(미불과 중국 서예의 고전 101쪽)
이 책의 마지막에 역자 후기를 보면, 이 책이 우리에게 두 가지 메시지를 더 던져준다고 밝힌다.
첫째, 명서가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준다.
둘째, 중국 역대 왕조의 황궁 내부 소장품이 지니고 있는 의미를 상기시켜준다.
우리가 명서가라고 부르는 사람들 대부분 뛰어난 감식안을 지녔다는 것에 동의하게 된다. 뛰어난 감식안을 지니기 위해서는 뛰어난 작품을 많이 보며 안목을 키우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전체적으로 나에게는 어려운 수준이었다. 한 번 읽고 끝낼 책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알지 못했던 생소한 세계를 처음 엿보게 된 느낌이다. 평범한 일반인을 위한 책이 아니라 전공자나 이 분야에 어느 정도 지식이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책이다. 이번 독서로 미불에 대해 알게 되었고, 서예의 역사적 발달에 대해 이해하는 시간이 되었다. 책 말미에는 색인이 있으니 필요한 자료를 찾아보기에 유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