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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시작하는 여행 스케치 - 당당하게 도전하는 희망 그리기 프로젝트 ㅣ 지금 시작하는 드로잉
오은정 지음 / 안그라픽스 / 2013년 5월
평점 :
드디어 이 책 <지금 시작하는 여행 스케치>를 읽었다. 한 장 한 장 아끼면서! 이 책에 대한 기대감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이 책의 표지와 책소개를 보고 나서부터였다. 검색을 통해 저자가 이전에 쓴 책인 <지금 시작하는 드로잉>이 있음을 알고, 얼마 전 그 책을 먼저 읽어보았다. 약간은 두꺼운 듯한 책의 첫인상은 투박했지만 알면 알수록 진국인 사람처럼, 그 책도 읽어갈수록 깊은 맛이 느껴졌다. 그리고 드디어 오늘, 이 책 <지금 시작하는 여행 스케치>를 다 읽고 말았다.


이 책 역시 표지의 느낌은 두껍고 투박하다. 하지만 일단 책을 열어보면 그 맛이 다르다. 기대한만큼 나를 만족시키는 책이었다. 그림을 그리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아니라 여행을 하며 어떻게 세상을 바라보고 나만의 눈으로 표현해낼지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다. 그것이 나에게는 큰 의미이고 자신감을 준다.



보이는 것들을 진짜처럼 그리기보다는 세상과 내가 소통한 그 느낌을 어떻게 이야기해볼 것인가가 중요한 것이다. 대부분은 여행을 하며 긴 시간이 필요한 경험과 느낌을 사진에만 남기느라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여행 스케치는 내 눈과 마음으로 본 아름다운 장면들을 느린 그림으로 바꾸어내는 것이다.
29쪽
여행을 하며 그림을 그린다는 것에 약간 부담감을 느꼈다. 사람들의 시선이 거슬리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누군가 나의 작품을 쳐다보며 지나갈 때, 내 작품에 대한 열등감때문에 가려대느라 몰두할 수 없었음을 밝힌다. 사실 그들은 그냥 지나치는 사람들일 뿐인데, 나는 내가 보고 느끼는 것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드로잉을 택했음에도 여전히 자신없어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남의 시선따위는 이미 멀리 날려보냈다. 진짜처럼 그리는 것이 아니라 내가 세상과 소통한 느낌을 화폭에 담는 것에 신경쓰기로 했다. 저자의 글은 조곤조곤 내 마음에 침투해들어온다. 어느덧 그 이야기에 몰두해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마력을 느낀다. 그림과 짧은 에세이로 표현한 여행지의 모습을 보며, 나도 그렇게 여행지를 남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아무리 기억에서 희미해져도 드로잉한 그림만 쳐다보면 그 기억이 똑똑히 떠오를 것이다.
또한 여행 스케치를 떠날 때에 어떤 도구를 챙겨가야할지 막막하기만 했는데, 이 책 속에 담긴 그림을 보고 어떤 식으로 표현하고 무슨 도구를 가져갈지 예측해볼 수 있어서 좋았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여행을 떠나고 싶어진다. 스케치를 위한 여행 말이다. 그림 도구를 챙겨들고 온전히 그 시간 속에 빠져들어 즐기다 오고 싶다. 여행 스케치는 여행의 좋은 방도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껏 여행을 다니며 사진을 열심히 찍어왔지만, 하드디스크 속에서 잠자고 있는 내 안타까운 여행지 풍경이 떠오른다. 단 몇 장 만이라도 나의 마음에 쏙 드는 작품을 만드는 것이 별 취미 없는 사진을 찍는 것보다 훨씬 더 내 여행을 풍요롭게 할 것이다. 지금은 폭염에 고생하고 있으니, 조금만 선선해지면 약간의 도구와 스케치북을 들고 일단 떠나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