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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이 마음을 살린다 - 행복한 공간을 위한 심리학
에스더 M. 스턴버그 지음, 서영조 옮김, 정재승 감수 / 더퀘스트 / 2013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의 제목에 먼저 마음이 갔다. <공간이 마음을 살린다>라는 제목에서 멈칫. '내 마음을 살리는 것이 공간'이라는 생각을 하며 그 말에 공감하게 된다. 삶에 치이다보니 감탄하는 마음이 줄어들고, 어떤 일을 하든 뜨뜻미지근한 느낌으로 시큰둥 했던 나의 마음을 살리게 해준 것은 공간의 이동이었다. 처음에는 여행으로 마음을 치유하고, 그 다음에는 이사를 하여 완치를 했다. 상처받고 힘든 마음을 달랠 수 있는 것은 공간이라는 생각에 강하게 공감한다.
제목에 감동하고 공감하며 이 책을 보게 되었다. 이 책은 행복한 공간을 위한 심리학이다. 저자 에스더 M. 스턴버그는 정신건강 전문가다. 저자 소개에 나오는 '신경건축학'이라는 단어가 생소했다. 이 책을 감수하고 추천의 글을 적은 정재승 카이스트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는 추천의 글에서 신경건축학에 대해 알려준다.
공간과 건축이 인간의 사고와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더 나은 건축을 탐색하는 학문을 '신경건축학'이라 부른다. (6쪽)

이 책은 처음에 기대했던 것과 약간 다른 느낌의 책이었다. 생각보다 두꺼웠고, 흑백 사진이 공간에 대한 감동을 덜어내었으며, 사진이 그다지 많지 않고 글이 많았다. 그리고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내용을 담고 있다. 공간에 대한 이야기만 담겨있을 줄 알았는데, 시각, 청각, 촉각과 후각 등 다양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해를 돕기 위한 것이겠지만 프롤로그에서 저자가 이야기하는 것이 크게 와닿지는 않았다. 표지와 제목에서 주는 강렬한 느낌에 어서 본론으로 들어갔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어서인지, 초반부의 장황한 이야기가 내게는 낯설기만 했다.
하지만 프롤로그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워밍업되어 본격적으로 이 책의 내용 속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치유의 공간은 우리 자신 안에서, 우리의 감정과 기억 안에서 찾을 수 있다.
가장 강력한 치유의 힘을 지닌 곳은 바로 우리 뇌와 마음 속에 있기 때문이다. (29쪽)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저자의 이야기에 공감하는 것보다는 나만의 이야기 속에 빠져들어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어쩌면 저자도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그런 느낌을 원했을지도 모른다. 각자의 생각에 빠져들며 이 책을 읽다보면, 처음 접하기에 낯설기만 했던 신경건축학에 대해 한 걸음 다가가는 느낌이 들 것이다.
나의 과거와 현재, 나를 둘러싸고 내가 존재했던 공간에 대해 생각해본다. 먼저 병원에 입원했던 시기를 떠올려보았다. 환자라고만 생각되고 이 증상이 과연 치료가 될지 모든 것이 막막하게만 느껴졌지만, 내 몸이 치유되던 때, 나는 세상이 아름다워보였다. 창틈 사이로 비치는 햇살이 경이롭고, 새소리가 유쾌했다. 창밖 풍경이 당신을 치유한다는 이야기에 공감하며 과거의 시간을 떠올려본다. 1984년 <사이언스>지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병실 창으로 자연풍경이 내다보일 때 환자들은 더 빨리 회복되었다. 이 말에 공감하는 순간이다.
그밖에 우리에게 영향을 주는 것은 많이 있다. 이 책에서는 다양한 색조, 빛의 파장,강도,리듬, 소리, 촉각과 후각 등이 우리의 마음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세세하게 이야기해준다. 맨 뒤에 보면 참고서적이나 논문이 여러 페이지에 걸쳐 담겨있고, 찾아보기 색인도 마찬가지로 여러 장에 걸쳐 있다. 한 번 읽고 넘길 책이 아니었고, 쉽게 빠져들게 되는 책은 아니었다. 하지만 읽어볼만한 책이었고, 신경건축학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이 유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