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이슬털이 이순원 그림책 시리즈 1
이순원 글, 송은실 그림 / 북극곰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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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우리 시대 최고의 작가 이순원 그림책 시리즈 제 1권이다. 초등학생들을 위한 한국 그림책, 교과서에 수록된 감동의 산문을 파스텔톤의 따뜻하고 독특한 그림으로 만나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어머니의 이슬털이>는 이순원 작가가 2003년 10월부터 한국일보에 <길 위의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연재했던 짧은 글 중에 한 편이다. <어머니는 왜 숲 속의 이슬을 털었을까?>라는 제목으로 교과서에 실렸고, 지금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글과 그림이 어우러져 감동을 최대한으로 끌어내는 느낌, 이 그림책이 나에게 주는 느낌은 그런 느낌이었다. 글도 그림도 잔잔하게 마음에 와닿는 묘미가 있었다. 이 책은 아이들이 곁에 두고 여러 번 읽으면 그 느낌이 또 새로울 것이다. 어른들에게도 감동은 마찬가지라 생각된다. 이 책의 짧은 이야기를 슬슬 읽어나가다가 마지막에 뭉클한 감동을 느끼게 되고, 다시 앞으로 돌아와서 또 한 번 읽어보게 된다. 찬찬히 그림을 살펴보며 마음에 담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학교에 가기 싫어하는 까까머리 학생이다. 처음에는 학교로 가는 길 중간에 산에 올라가 아무 산소 가에나 가방을 놓고 앉아 도시락도 까먹고 시간을 보냈는데, 점점 대담해져서 아예 집에서부터 갖은 핑계를 대며 학교에 가지 않았다.

 

어느 날 어머니가 왜 학교에 안가느냐고 물었더니 공부도 재미없고, 학교 가는 것도 재미가 없다고 말했다.  어머니는 신작로까지 데려다 준다며 교복으로 갈아입으라고 했다.

 

 

 

 그렇게 학교로 향해가는 길에 어머니는 산길의 이슬을 털어내는 모습을 상세하게 글과 그림으로 표현해냈다. 어머니의 사랑이 오롯이 느껴지는 이야기였다. 그 장면 하나 하나가 생생하게 그림으로 재탄생된 따뜻한 그림책이다.

 

 

 

 어머니의 사랑으로 성장해나가고 어른이 되어서도 그 따뜻함이 성장의 밑바탕이 된 것이다. 파스텔톤 그림으로 어머니의 사랑이 오롯이 느껴지고 마음이 뭉클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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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 1 : 진리는 말하여질 수 없다 노자, 도덕경 시리즈 1
차경남 지음 / 글라이더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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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들어 노자의 도덕경을 천천히 음미하며 제대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유명한 '상선약수', '도가도 비상도' 등의 글귀가 노자의 도덕경에 나온 것이니, 더 많은 것을 보며 생각에 잠기고 싶었다.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고전의 힘을 느끼고 싶었기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그런데 이 책은 세 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짐짓 경건한 마음으로 다짐을 하며 마음을 다잡고 이 책을 읽어보기 시작했다.

 

 

 

 프롤로그에 보면 노자의 도덕경은 글자수로는 5천자에 불과하다는 말이 눈에 띈다. 5천자라는 것을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5천 자면 200자 원고지로 20~30매에 불과하며, 누구라도 1시간이면 읽을 수 있는 작은 분량이다.'라는 설명에 정신이 번쩍 든다. 그런 분량이지만 심오하고 어렵다는 인식을 강하게 받은 책, 노자의 도덕경이다. 처음의 경건하고 굳센 결심이 조금은 누그러든다.

 

 이 책의 장점은 술술 읽히는 재미였다. 정말 재미있다. 눈에 쏙쏙 들어온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이야기해준다. 처음에 말한 것처럼 도덕경 자체는 5천자에 불과한 분량이지만, 이 책에는 노자의 도덕경에 대한 이해를 위해 다양한 이야기가 소개된다. 언어철학의 대가인 비트겐슈타인, 성경, 바가바드 기타, 스피노자의 에티카, 도연명과 이백 등 흥미로운 마음으로 읽어나가게 되는 다양한 소재가 등장한다.

 

 전체적인 것을 포괄적으로 아우를 수 있는 책이다. 노자의 도덕경을 이렇게 흥미롭게 읽은 시간이 뿌듯하다. 책 속의 다양한 이야기가 쏙쏙 들어오는 맛이 있으니, 정말 기대 이상의 책이었다. 어렵다는 선입견을 깨고, 두려움의 벽을 넘어서, 다양한 지식 도구로 나에게 노자가 스며드는 느낌이 들었다. 오랜만에 책 속의 깊이를 느끼며 독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런 책을 발견하면 가슴이 두근두근 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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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니, 자기사랑으로 가는 길
존 페인 지음, 최지원 옮김 / 나비랑북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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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쁘게만 돌아가는 세상이다. 내 안의 소리에 귀기울이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무의식적으로, 왜 그런지 이유도 모른채, 바쁘고 정신없이 하루를 마감하기도 한다. 그래서 가끔은 생각에 잠길 수 있는 소재가 되는 책이 필요하다. 책을 읽는 시간 만큼이라도 내 안에 집중해서 명상에 잠길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책을 통해 진리를 탐구하고 접근해보는 시간을 갖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렇게 이번에 읽게 된 책은 <옴니, 자기사랑으로 가는길>이라는 책이었다.

 

 

 

 이 책은 '옴니'라는 붓다의식과 그리스도 의식을 체현한 존재와의 질의응답으로 구성되어 있다. 세상에 절대적인 진리라는 것은 없고 모든 것은 상대적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문제를 이렇게 볼 수도 있겠구나!' 생각하게 된 책이었다. 책을 읽으며 생각에 잠기고, 나는 우주를 어떻게 바라보는가에 대해 짚어보는 시간이 되었다. 진리를 찾아가는 여러 가지 길 중 하나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그럴 수도 있겠구나!' 생각한 시간이다. 이 책을 읽는 시간은 완전히 공감하기만 한 시간은 아니었지만, 어느 부분에 있어서는 동의하게 된 그런 시간이었다.

 

이 책에서는 창조의 네 가지 원칙으로 사랑, 건강과 웰빙, 풍요, 창조력의 원칙을 이야기하는데, 그 중 가장 중요한 법칙은 '사랑의 법칙'이다. 여기서 사랑이란 '있는 그대로 온전하게 수용하는 것'이라고 정의하며 '허용'이라고도 표현한다. (45쪽) 지금 나는 나의 세상을 창조하고 있다. 나만의 기준으로 내 느낌을 믿고 살아가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것은 지금 현재, 내가 얻은 자신감이고 내 삶을 사랑하는 방법이다.

 

 "당신의 세상에서 창조의 역할을 담당하는 존재가 있습니다.

바로 당신입니다!"  (29쪽)

 

 책을 읽으며 진리를 탐구하지만, 어떤 책은 내 마음에서 튕겨져 나가기도 하고, 어떤 책은 마음을 뒤흔드는 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흘러가면서 잊혀지기도 한다. 이 책은 나에게 온전히 스며들지는 못한 책이었다. 하지만 전혀 쌩뚱맞은 책도 아니었다. 그것은 그저 책을 읽은 타이밍 문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순간에는 책이 온몸에 빨려들어가는 듯한 경이로움을 느끼게 되지만, 어떤 때에는 느낌이 와닿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럴 때에는 어느 정도의 시간동안 묵혀두었다가 다시 읽는 것이 필요하다. 이 책은 천천히 음미하며 읽어보아야 그 가치를 알게 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질문과 대답 형식으로 되어 있어서 다방면으로 생각하게 되는 책이었다. 소울메이트, 전생,끌어당김의 법칙, 사랑......이 책을 보며 생각에 잠기는 시간이 되었다. 정보 과잉의 시대에 내면에 집중하는 시간이 극히 미미했는데, 오랜만에 내 안에 집중하는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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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박범신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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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범신 작가의 소설은 <촐라체>를 시작으로 나의 눈길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연극무대에서 처음 만난 그 작품은 나중에 책으로 다시 찾아보았을 때에도 여전히 나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그 이후에 찾아 보게 된 박범신 작가의 다른 작품은 들쑥날쑥했다. 어떤 작품은 나의 기대감에 미치지 못했지만, <촐라체>를 처음 접할 때의 환희를 잊지 못해 항상 기대감으로 읽어보곤 한다.

 

 <촐라체>,<은교>,<고산자>. 이 세 작품이 박범신 작가가 말하는 '갈망의 삼부작'이다.

 

’지난 십여 년간 나를 사로잡고 있었던 낱말은 ’갈망(渴望)’이었다. 
[촐라체]와 [고산자], 그리고 이 소설 [은교]를 나는 혼잣말로 ’갈망의 삼부작(三部作)’이라고 부른다. 
[촐라체]에서는 히말라야를 배경으로 인간 의지의 수직적 한계를, [고산자]에서는 역사적 시간을 통한 꿈의 수평적인 정한(情恨)을, 그리고 [은교]에 이르러, 비로소 실존의 현실로 돌아와 감히 존재의 내밀한 욕망과 그 근원을 탐험하고 기록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은교/ 작가의 말에서)


 작가는 뜨거운 삶의 현장인 '저잣거리'로 돌아가야 되겠다고 생각하고 이 작품을 집필했다. 자식의 과외비를 벌기 위해 몸을 파는 어머니들이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을 거라는 자학적인 상상은 아프기 한량없다고 이야기한다. <비즈니스>는 중국에서 발행되는 잡지<소설계>와 우리 문예지 <자음과모음>에 동시 연재했다.

 

 

 

 이 책 <비즈니스>는 일단 가독성이 좋다. 손에 잡으면 놓지 않게 되고, 무리없이 쭉 읽히는 점이 매력이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채울 수 없는 갈망, 고독과 슬픔을 소설이라는 틀에 잘 담아냈다. 천민자본주의 속에서 한없이 파괴되어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게 되는 소설이다.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채울 수 없는 무언가를 느끼게 된다.

 

"솔직히 말해 과외비를 벌려고 시작했지만요. 요즘은 그것만이 이유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가끔 해요. 그냥......오늘도 내일도 변화라곤 없는 무난한 시간들, 혹은 무난하게 마모되는 것 같은 인생이 너무 싫었던 건지도 몰라요. 이곳은 ......수렁이에요."

 

104쪽

 

 이 책을 다 읽고 보니 <비즈니스>라는 제목이 눈에 들어온다. 세상의 주인은 자본이고, 삶의 유일한 전략은 비즈니스. 사랑과 결혼조차 일종의 비즈니스에 불과한 사회. 교육도 비즈니스. 자본주의의 세상은 생각보다 우리 삶에 깊이 침투해서 커다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미 세상의 주인이 되어버리고 그 안에서 욕망을 움켜쥐며 바둥거리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게 된다. 그것은 인간이 어찌할 수 없는 사회구조적 문제이고, 큰 틀에서 사람들을 옭아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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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미스터리
J.M. 에르 지음, 최정수 옮김 / 단숨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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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얼핏 보았을 때, 셜록 홈스의 베스트 단편을 모아놓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자세히 보니 그것이 아니다. 그것은 소설의 새로운 소재이다. 셜록 홈스를 소재로 한 소설에 대해서는 생각해본 적도 없고, 읽어본 적도 없다. 시중에 나와있는 것도 몰랐기에 이런 발상 자체가 나에게는 참신했다. 이런 생각을 하고 소설을 집필했다는 것은 저자 자신이 셜록 홈스를 연모하고 그에 관한 책을 좋아하는 사람일 것이다. 처음에 명시한 홈스학자라는 부분에서 나는 아직 소설이 시작되지 않았다고 생각하며 검색까지 해보았다. 검색하니 이 소설에 대한 이야기뿐이었다. 처음부터 소설적 장치에 속아넘어간 모습이라니. 흥미로웠다.

 

 탐정 셜록 홈스를 연모하고 그에 관한 책을 좋아하는 호모 사피엔스. 학계와 의료계에 종사하는 전문가들은 이들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구분한다. (13쪽) 그렇게 시작한 이 소설은 홈스학자의 레벨을 1~3레벨, 4~6레벨, 7~10레벨로 나눈다. 4~6레벨부터가 입문 단계의 홈스학자들이다. 이따금 허구와 현실을 착각하며 셜록 홈스 동호회에 가입하고, 관련 세미나에 꼬박꼬박 참석한다. 7~10레벨은 최고 수준의 홈스학자들이며 타인과 교류하지 않은 채 자신들만의 배타적 집단을 이루고, 셜록 홈스가 실존 인물이었으며, 아서 코넌 도일은 셜록 홈스의 전기 작가인 존 H. 왓슨이 고용한 출판 대리인이었다고 믿는다.  

 

창작자나 독자들이 간혹 빠져드는 불가해한 열정, 픽션 캐릭터를 실존 인물이라 믿고 심지어 그와 사랑에 빠지거나 파괴적인 관계를 맺게끔 하는 그 심리적 상태를 나는 '홈스 콤플렉스'로 부르자고 제안하는 바이다.

-피에르 바야르, <셜록 홈스가 틀렸다>

 

 나는 셜록 홈스를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는 독자다. 추리 소설에 열광하지는 않고, 외면하지도 않는다. 이런 나에게 특이한 소재라는 생각이 든 소설이다. 내가 셜록 홈스 팬이라면 띠지의 말처럼 절대적으로 재미있다고 생각했겠지만, 나에게 '절대적'까지는 아니었어도 꽤나 흥미롭게 소설 속 이야기에 주목하는 시간이 되었다. 셜록 홈스 팬이라면 절대적 재미를 느낄만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왠지 나도 셜록 홈스를 실존 인물로 믿는 마니아적 상상 속에 빠져들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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