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시계 1 - 송지나 대본집
송지나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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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드라마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드라마, 모래시계. 나에게 다시 보고 싶은 드라마 1위로 꼽힌다. 다시 보고 싶은데 그 당시의 감동과 다를까 두렵고, 바쁜 일상 속에서 늘 다음으로 미루고 있는 형편이었다. 조만간 한 번 보겠다고 생각했지만, 한 두 시간으로 끝날 일이 아니라 자꾸 미루게 된다. 24부작 드라마를 다시 본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 여전히 다시 못보고 있었는데, 이번에 대본집으로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얼른 읽어보게 되었다.

 

 

 

 방영 당시 최고 시청률 64.5%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우며 '귀가 시계'로 불릴 만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것을 기억한다. 최민수, 고현정, 박상원의 열연이 장면 장면 떠오르는 드라마다. 어디에 가나 모래시계의 장면이 사람들의 화젯거리였다. 또래 친구들과도, 어르신들과도, 대화를 나누다보면 모래시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그 당시에 대단한 인기였다. 이 책을 읽으며 모래시계의 감동을 되살려본다.

 

 모래시계 대본집 1권에는 드라마 모래시계의 1부에서 13부까지의 대본이 담겨있다. 처음 읽기 시작할 때에는 다소 생소한 느낌도 들었지만, 읽어나갈수록 익숙해지면서 몰입해서 보게 된다. 생각해보니 내가 1부부터 하나도 빼놓지 않고 다 본 것은 아니었다. 그렇기에 생소한 느낌은 당연한 것일테다. 다 잊은 줄 알았는데 대본집을 보며 대사를 곱씹어보니 머릿 속에 드라마 속 장면이 떠오른다. 이런 장면이 있었나, 생각되는 부분도 음성지원이 되는 듯 생생하게 들린다. 대본집을 보는 묘미가 이런 것이리라.

 

 책장 한 켠에 꽂아두고 다음에 또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대본집이다. 감동이 희미해질 무렵, 또 한 번 읽어서 그 감동을 되살리고 싶다. 조만간 시간을 내서 드라마 모래시계도 꼼꼼히 보고 싶어진다. 마음이 아득해진다. 지난 시간의 그리움과 그 당시의 화제 드라마 모래시계가 오버랩되는 시간이다. 추억을 읽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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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낯이 예쁜 코리안 - 독일인 한국학자의 50년 한국 문화 탐색
베르너 사세 지음, 김현경 옮김 / 학고재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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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르너 사세의 이력을 보면 독특하고 화려하다. 1941년 독일에서 태어나 1966년부터 4년동안 한국의 전라남도 나주와 서울에 살면서 한국과 한국문화를 처음 접했다. 이후 1975년 독일 보훔 대학교에서 <계림유사>에 나타난 고려 방언에 대한 논문으로 당시 서독 최초 한국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신라 향가에 대한 두 권짜리 저작으로 교수 자격을 얻었다. <월인천강지곡>독일어 번역본, 약 60편에 달하는 글과 논문 등 한국 문화 연구에 집중한 흔적이 대단하다.

 

 재작년 베르너 사세의 특강을 들었다. 파란 눈의 선비로 불리는 독일 출신 한국학자, 베르너 사세의 '벽안의 노신사가 그리는 동양화'를 주제로 강의가 펼쳐졌다. 직접 그린 그림과 설득력 있는 강의는 내 시선을 사로잡았다. 강연을 들으면서 책이 있으면 한 번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이 출간된 것을 보고 정말 반가웠다. 내가 태어나기도 전 한국을 접했고, 보다 더 오랜 시간 한국 문화를 연구한 독일인 베르너 사세의 한국 이야기를 편안한 마음으로 접해본다.

 

 

 

 한국인 친구와 동료들은 외국인이 더 객관적인 관점을 가질 거라는 생각으로 나에게 이런 이야기를 많이 했다. 물론 이런 기대는 충족되지 않는다. 한국인이든 외국인이든 자신의 사회적, 경제적, 교육적 배경에 좌우되며 아주 개인적인 인생 경험이라는 렌즈를 통해 문화를 해석한다. (책을 쓰면서 6쪽) 나또한 외국인인 저자가 더 객관적인 시선으로 한국을 바라보았을 것이라는 기대로 이 책을 읽어보았다. 하지만 어떤 사람이든 일단 그 사람의 인생 경험이라는 렌즈를 통해 문화를 해석하는 것은 '객관'이라 이름할 수는 없으리라 이해한다.

 

 이 책은 총 3부로 나뉜다. 1부 한국 문화의 얼굴에서는 한옥, 정자, 마당, 한복, 밥, 김치에 대해 이야기하고, 2부 한국 문화의 속살에서는 선비, 유교, 무당, 불교, 한글, 전통시가를 이야기한다. 3부 한국 문화의 자화상에서는 띠 문화, 결혼, 전통 교육과 사교육, 한류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책을 읽으며 한국인으로서의 전통에 대한 생각을 재정립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각 나라의 다양한 음식 문화 취향에 맞춰 한식을 변화시키자는 내용의 마케팅을 권장하는 한식, 한국인은 거의 입지 않는 한복, 대부분이 아파트에서 살지만 전통 주거 공간으로 말하는 한옥, 다른 언어들을 섞어 씀으로써 보기 흉한 글쓰기 체계가 되어가는 한글. 우리의 전통문화에 대한 생각을 콕 짚어내는 느낌이다. 

 

 특히 한복에 대한 글은 인상적이었다. 홀대받는 최고 디자인의 옷, 한복이라는 소제목에서부터 한복의 현실을 느낀다. 예전에 모 호텔 식당에 한복을 입고 입장하려다가 거부당했던 사건은 유명했다. 한복은 이미 우리에게 명절 때나 입는 옷 정도로 치부되고 있다. 1996년 12월에 당시 문화체육부에서 주도한 캠페인으로 국민들에게 매달 첫 번째 토요일에 한복을 입자고 촉구하는 전국적인 운동이 있었다고 한다. 저자는 이에 반문한다. "왜 사람들이 정치인과 공무원들은 입지 않는 옷을 입어야 할까?" 실제로 저자는 외국인이지만 거의 개량 한복을 입는다고 한다. 개량한복이 단순히 아주 편하다는 이유로. 우리의 일상에서 거의 사라진 의상인 한복, 그 현실을 살펴보는 시간이 되었다.

 

 이 책에 실린 내용이 한국인이라면 기본적으로 생각해보고 짚어보아야할 내용이다. 하지만 이방인의 눈에 비친 한국 문화라는 책을 통해서야 살펴보게 되는 것 또한 지금의 현실이다. 때로는 한 집단의 외부에서 바라보아야 냉철하게 문제점을 짚어낼 수가 있다. 그 안에 속해있을 때에는 그것이 보이지 않는다. 이 책을 읽는 내 마음도 그랬다. 누군가 짚어줘야 '그래, 그런 점도 있었지' 깨닫는 시간이 된다. 독일인 한국학자 베르너 사세의 한국 이야기를 보며 우리의 현재를 점검해보는 시간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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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마을이야기 - 마을을 살리고 아이들을 살리는, 산촌유학의 감동 실화
쓰지 히데유키 지음, 박형구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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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구 1,900명인 작은 마을에 1,000명의 아이들이 찾아왔다!

'이런 마을 싫어'라고 했던 사람들이 이제 '이 마을로 독립하고 싶다'고 한다.

그 마을에 무슨 일이 일어난걸까?

전형적인 벽지산촌 야스오카 마을의 자연 속에서 마음껏 먹고 자고 놀고 일하는 아이들, 해맑은 표정으로 그곳 생활을 즐긴다. 이 책을 읽으며 그들의 생활 속으로 들어가본다.

 

 

 이 책은 산촌유학의 감동 실화를 담은 책이다. "생활학교 다이다라봇치", "신슈 어린이 산적캠프", "야스오카 촌립 이나골짜기 안자네 자연학교" 이 책을 펼쳐들면 이들의 사진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예전에는 학창 시절 이런 생활을 꿈꿀 기회조차 없이 도시에서의 삶을 당연하다시피 하며 자랐는데, 요즘에는 아이들도 점점 대안학교라든지 시골의 삶을 잠깐이라도 접할 수 있도록 기회가 주어지고 있는 편이다. 부러운 느낌이 든다. 무엇보다 사람 살아가는 기분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책의 앞쪽에 보면 '다이다라봇치의 지도'가 담겨있다. '후지산에 앉아서 오이강에 훈도시(속옷)을 빨았다.' 후지산을 둘러싼 지역에서 전해지는 거인에 관한 민화다. 이 거인의 이름을 '다이다라봇치'라고 한다. 야스오카에는 마을 사람들끼리 옥호(집 이름)로 부르는 관습이 있다. (45~46쪽) 다이다라봇치라는 이름이 지어지고, 그곳에서 아이들이 어떤 경험을 하게 되는지 생생하고 현장감있게 볼 수 있다.

 

애초에 자연체험이나 생활체험이란 '불편한 것'이다. 달리 말하면 '생각대로 되지 않는' 것이다. 자연, 인간관계, 생활, 어느 것 하나 자신의 듯대로 되지 않는다. 거기에 마주하는 것은 더할 나위 없이 불편하다. 하지만 그 '불편함'이야말로 배움의 토대가 된다. (104쪽) 도시에서의 편리한 생활은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 그래서 요즘에 너도나도 힐링을 위한 걷기 여행 붐이 일어나고 있다. 몸을 움직이며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마음을 편안하게 되돌리는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무한경쟁 입시교육에 던져지는 아이들의 마음은 오죽할까? 그들에게 이런 체험이 즐거움의 본질을 파악하게 하는 계기가 되는 것임을 이 책 속 아이들의 이야기에서 볼 수 있다.

 

 나또한 이주민이다. 이 책을 읽어보겠다고 생각한 것은 도시에서 시골로 이주해온 이주민으로서 보게된 교육 환경 때문이었다. 이곳 사람들은 아이를 도시에 보내 교육시키는 것이 자녀를 잘 키우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외지인인 내가 보기에는 오히려 이곳이 정말 천혜의 교육환경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책을 보며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다. 점점 더 붐을 일으켜서 아이들에게 소중한 추억이 되고, 멋진 교육환경이 주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 책의 부록에는 국내 관련 사이트 및 기사가 실려있다. 농(산)촌유학이 우리나라에서도 실제적으로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제는 차별화된 교육이 필요한 때다. 너도나도 도시만이 교육을 위한 최적의 환경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넘어서야 한다. 이런 때에 이 책은 교육의 다양화를 위한 봇물을 터뜨리는 의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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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공원정대
배상민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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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배상민 작가의 단편소설 모음집이다.

안녕 할리

조공원정대

어느 추운 날의 스쿠터

헤드기어 맨

유글레나

미운 고릴라 새끼

악당의 탄생 - 슈퍼맨과의 인터뷰

아담의 배꼽

이렇게 여덟 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2009년 <조공원정대> 외 2편으로 제 1회 자음과모음 신인문학상(중단편 부문)을 수상한 배상민의 첫 소설집이다. 여덟 편의 단편소설이 수록되어있는 단편소설집이다. 먼저 <조공원정대>라는 제목이 눈에 띈다. 무슨 뜻일까? 두 번째로 수록된 동명의 단편소설 <조공원정대>에서 '조공'이라는 것은 팬들이 좋아하는 스타에게 선물을 갖다주는 걸 뜻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리고 조공원정대는 좋아하는 스타를 찾아가서 직접 선물을 주고 오는 팬들을 뜻한다나. 예전에 인터넷으로 기사를 검색하다가 조공 운운하던 것을 보며 경악을 했던 기억을 떠올린다. 그런 이야기도 소재가 되어 소설로 탄생한다.

 

 이 책에 실린 단편들의 소재는 암울하다. 텔레비전 프로그램 개그콘서트의 '오성과한음'이라는 코너가 떠오른다. 웃기긴 웃긴데 씁쓸한 무언가를 느끼게 되는 시간이다. 그 코너를 보면서 실제 현실 속에 그런 사람들이 있겠지, 생각하면서도 다들 자신의 모습은 아니라고 여긴다. 그런 유머 코드는 씁쓸한 뒷 맛이 있다. 이 책도 마찬가지로 현실 속에서 진짜 그렇게 살고 있는 사람들이 본다면 씁쓸하겠네, 생각하며 보게 된다. 뭔가 개운치 않은 뒷 맛이다. 그러면서도 암울한 유머로 승화시킨다. 웃기긴 웃기지만 영 이상한 기분이다.

 

 여덟 편의 단편 소설을 다 읽고 무슨 말을 써야할지 난감한 기분이었다. 웃으면서 읽었지만 씁쓸한 기분이 남아 기분이 묘하게 더러웠다. 앙금이 남는 듯한 유머코드가 나에게는 무거웠다. 이 책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을 이경재 문학평론가가 시원시원하게 짚어주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오히려 해설을 읽으며 제대로 짚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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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의 독 - 내 몸을 망치는 11가지 이유
프랭크 오스키 지음, 이효순 옮김 / 이지북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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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학교에 다닐 때 매일 우유를 먹어야하던 때를 기억한다. 공부하기 싫어도 억지로 해야하고, 우유 마시기 싫어도 억지로 마셔야 했다. 우유는 완전식품이고, 성장기 아이들에게는 당연히 필요한 것이기 때문이었다. 나는 솔직히 책상 위에 놓아두었다가 버리기 일쑤였고, 반쯤 마시다가 잊은 듯 처리해버리기도 했었다. 하지만 우유와 상관없이 키는 아주 잘 컸다. 키가 크지 않았다면 모든 것은 우유를 먹기 싫어하던 나의 취향이 뒤집어 썼을 것이다.

 

 

 

 성인이 되어서 오랜만에 우유를 먹으면 속이 더부룩하거나 설사를 하기도 한다. 그것은 유당불내증 때문이라고 한다. 아랫배의 경련이나 부종, 방귀 등 불편한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 책의 초입에 유당불내증으로 고생한 에드워즈 부인의 이야기가 나온다. 40세가 넘은 사람들 대다수가 사실은 '유당불내증'이라는 설명과 함께.

 

 이 책에는 내 몸을 망치는 11가지 이유를 알려주며, 우유를 마시지 말라고 권00한다. 우유는 천연 식품이 아니라는 이야기부터, 아이들에게 우유가 위험하다는 이유를 조목조목 이야기해준다. 특히 우유에 칼슘이 많다는 것은 틀렸다는 이야기에 집중해본다. 평균적인 미국인은 우유를 통해 하루 807밀리그램의 칼슘을 섭취하고, 에스파냐 사람은 우유로 308밀리그램, 브라질 사람은 250밀리그램, 타이완 사람은 13밀리그램, 가나 사람은 8밀리그램을 섭취한다. 미국계가 아닌 사람들은 우유를 덜 마셨다고 해서 이가 빠지지도 않고, 되풀이되는 뼈 골절 때문에 움직이지못한다고 거짓말도 하지 않는다.(98쪽)

우리가 우유 마케팅 음모에 속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무언가 새롭고 설득력 강한 이야기를 보고 싶었는데,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는 느낌이었다.

 

 이 책은 초판 1쇄 발행일이 2003년 11월 18일이고, 내가 읽은 책은 개정판 1쇄 발행일이 2013년 1월 5일인 책이다. 이미 아는 내용이 가득한 느낌이 드는 것을 보니 어쩌면 예전에 읽어본 책이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예전에 서평은 커녕 읽은 책의 제목조차 남기지 않아서 읽었는지조차 기억에 남아있지 않는다.

 

 여전히 우유가 완전식품이라는 것을 배우고 익히며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환상을 깨고 현실을 바라보게 해주는 책임에는 분명하다.

 

우유가 완전식품이라는 주장은 유효하지 않다.

식품으로서의 우유는 유아에게 알레르기를 일으키고

좀 더 성장한 아이나 성인에게는 설사와 경련을 일으키며

더 나아가 심장마비와 뇌졸중을 일으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일반인이 우유의 유해성을 알게 된다면 송아지에게만 우유를 먹게 할 것이다.

송아지만 우유를 먹어야 한다. (16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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