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지 프로젝트
그레임 심시언 지음, 송경아 옮김 / 까멜레옹(비룡소)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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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자기 추워진 날씨, 알콩달콩 달달한 소설을 읽는 것이 제격이다. 따뜻한 커피 한 잔,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 한 권. 충분하다. 그렇게 펼쳐든 이 책, <로지 프로젝트>는 기대 이상으로 웃기고, 재미있고, 유쾌발랄한 소설이었다. 책을 펼쳐 들었을 때, 생각보다 재미있으면 기분이 상쾌해진다. 이 책을 읽으며 즐겁게 웃으며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이 소설의 남자 주인공, 돈 틸먼, 그 남자는 39세의 유전학 교수다. 지적이고 논리적이며 교수로서는 완벽하다. 하지만 사회성도 없고, 연애도 못한다. 책을 읽다보면 '아이고~ 이런 남자, 정말 답답하겠다.' 생각하게 된다. 그런데 그가 생각해낸 것은 '아내 프로젝트'. 결혼을 할 여자를 고르는 열여섯 장짜리 설문지를 만들었다. 이게 뭐야. 이 남자 어떡해. 뭐 이런 남자가 다 있냐는 나의 생각은 점점 돈 틸먼의 매력에 빠져들고 있었다. 늘 이성적이고 계획적인 생활을 하던 돈에게 어느 날 불쑥 나타난 로지 자먼. 돈은 로지의 생물학적 아버지를 찾는 데에 적극 도움을 주기로 한다. 로지의 '아버지 프로젝트'가 시작되며 그들의 이야기는 가속화된다.

 

 이미 돈은 로지의 친아버지를 찾는 '아버지 프로젝트'에 점점 집착하게 된다. 그러면서 로지와 자주 만나게 되는데......정말 정반대의 취향을 가진 그들이 티격태격 어긋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재미있었다. 로지의 생물학적 아버지가 도대체 누구일지, 그들이 찾아낼 수 있을지, 이들의 좌충우돌 DNA 취합기도 웃음을 자아낸다. 아무리 사회적으로 완벽하면 뭐하나, 눈치 제로 돈의 모습이 우스꽝스럽다. 하지만 그런 점이 은근 매력으로 비춰지는데, 로지는 과연 어떻게 생각했을까?

 

 이 책을 보면서 내내 영화로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서평을 쓰고 있는 지금, 이미 '소니 픽처스 영화화'라는 소식을 보게 되었다. 역시 사람들의 느낌은 비슷한가보다. 시각화되면 나름대로 재미가 배가될 것이란 생각이 든다. 캐릭터가 확실하게 살아있는 돈과 로지,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장면 하나 하나가 연상되는 섬세함. 이 책의 매력에 빠져드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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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1 - 제1부 한이 혼을 부르다
정상래 지음 / 행복에너지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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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리'하면 임권택 감독의 영화 서편제를 보았을 때가 떠오른다. 송화에게 약을 먹여 송화의 눈을 멀게 하던 장면이 떠오른다. 한이 있고 그 한이 소리로 승화되는 영화였다. 이 소설은 한을 소리로 승화시키고자 몸부림쳤던 여인의 이야기를 담았다.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했다. 오랜만에 대하소설 <소리>를 읽으며 기나긴 이야기 속으로 빠져드는 시간을 갖고 싶었다.

 

 

 

 <소리>는 정상래 대하소설이다. 총 8권의 긴 소설이 올해 안에 모두 출간될 것이라고 한다. 내가 읽은 것은 그 중 제 1권 <소리 1- 한이 혼을 부르다>였다. 솔직히 저자의 프로필을 보고 살짝 의문이 생겼다. 교육계에 몸담고 계시다가 2012년 초등학교 교장을 정년퇴임한 이력이 소설의 완성도에 과연 어떤 영향을 주었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기우였다. 이 책의 이야기 속으로 빠져드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착착 감기는 구수한 사투리는 읽는 맛을 더해주었고, 소리는 음성지원이 되는 듯 생동감 있게 귓가에 맴돈다. 생생한 이야기에 빠져들고 말았다. 읽는 맛이 느껴지는 소설이었다.

 

 하지만 책을 읽다가 몇 번이나 덮었다. 울컥하는 느낌 때문이었다. 안타까운 여인의 삶에 답답해서, 뒷골이 당기는 듯한 느낌을 여러 번 받았다. 그 시대 여인의 삶이란 이런 것이었던가! 마음이 아팠다. 이제 1권이면 도입부분에 지나지 않는데, 기구한 앞날이 예상되어 명치가 꽉 막히는 느낌이 들었다. 예나 지금이나 남의 일에 이런저런 입방아를 찧는 사람들이 있어 삶을 더 고달프게 한다. 조상의 가르침 허튼 데 없는 것인데 너무 성급하게 혼인을 시켰다느니......땅문서에 현혹을 당했다느니......아들이 벼슬길에 들면 그까짓 논 몇 마지기가 뭘 그리 대수롭냐고......간혹 돌팔매질을 할 때가 있었다. 그것까지만 해도 괜찮은 편이었다. 진정 가슴에 맺혀드는 말은 혼인을 잘못해서 벼슬길이 막힐까 싶다는 푸념의 소리였다. (189~190쪽)

 

 1권에서는 일본 유학 중인 허순이 열여덟의 나이에 부잣집 명문가 셋째 딸 성요와 결혼을 한다. 두 집안은 앙숙이었지만, 그들의 결혼은 집안끼리 필요에 의한 정략결혼이었다. 성요는 점점 시집살이에 고생을 하고, 그 인생은 순탄하지 않게 흘러가는데......2권의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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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뇌, 우울한 뇌 - 최신 심리학이 밝혀낸 낙관과 비관의 비밀
일레인 폭스 지음, 이한음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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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네 인생은 파도타기같다. 나 역시 낙관과 비관을 오고 가며 살아가고 있다. 긍정의 힘에 배신당하고, 비관적으로 세상을 보게된다. 그러다보면 너무 슬퍼서 다시 대책없는 이상주의자가 되기도 한다. 이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것은 '낙관적 현실주의자야말로 진정한 낙관주의자'라는 말이 마음에 와닿아서였다. 행동하는 낙관주의자는 어떻게 탄생하는지, 이 책 <즐거운 뇌 우울한 뇌>를 보며 '긍정의 배신'에 빠진 스스로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점찍어본다.

 

 

 이 책은 "낙관주의자와 비관주의자 모두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라고 마이클 J.폭스가 추천했다. 파킨슨병을 극복하고 최근 활동을 재개한 영화배우라는 말에 깜짝 놀란다. 영화 <백 투 더 퓨처>를 흥미진진하게 보았던 것이 언제던가. 그동안 그 배우에게 힘든 질병이 찾아왔었구나. 마음이 아팠다. 어쨌든 지금은 병을 극복하고 다시 활동을 시작했다니, 마음 속으로 박수를 보내고 이 책을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이 책의 저자는 일레인 폭스라는 심리학자이자 신경과학자이다. 이 책을 통해 낙관과 행복의 관계를 밝히고, 뇌를 재훈련시킴으로써 우리의 삶을 보다 풍요롭고 밝게 만들 수 있는 가능성과 방법에 관해 일러준다.

 

 이 책은 '뇌'에 대해서 글을 썼다는 점에서 느껴지는 부담감, 어려울 것이라는 선입견만 깨고 본다면, 읽는 데에 부담이 없는 책이다. 생각보다 얇고, 다양한 심리 실험과 사례 연구를 이야기하며 술술 읽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는 점이 장점이었다. 총 6장으로 구성된 내용을 보며 현재 학자들이 뇌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짚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뇌에 대해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이 책의 매력에 빠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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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바람도 그릴 수 있다면 - 만화와 사진으로 풀어낸 인도여행 이야기, 인도 여행법
박혜경 지음 / 에디터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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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아련한 기억이다. 배낭여행의 추억,하면 떠오르는 곳이 인도다. 지금도 당장 여행을 떠날 수 있다면 가고 싶은 곳이 단연 인도다. 사람 때문에 스트레스받지만, 사람으로 치유되는 곳. 안되는 것도 되는 것도 없는 여행지, 인도다. 필름 카메라를 쓰던 시절부터 디카가 생긴 시절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그곳을 여행했다. 북부에서 남부까지, 다양한 매력을 느낀 곳, 여행지로서의 충족감이 가장 높았던 곳이다. 물론 지금은 많이 변했겠지만.



수많은 여행 책자, 웬만해서는 특별함을 느낄 수 없는 그들의 여행기에 살짝 질릴 만도 하다. 이제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보고 싶다. 나의 그런 생각을 충족해주는 책을 만났다. <인도, 바람도 그릴 수 있다면>을 보며 나만의 인도 여행을 떠올리는 시간을 가졌다. 나의 여행과 교차되는 지점에서는 공감을, 그림을 그리는 여행을 보고 부러움을, 이 책의 제목을 보고 끌리는 느낌을 받은 책이다.

여행의 기억은 사소한 것이 거창하게 남을 때가 있다. 나에게 뭄바이에서 느낀 바람이 그랬다. 언제라도 그 바람이 떠오르면 인도에 가겠다고! 일기장 한 귀퉁이에 적어둔 글이 있다. 첫 인도 여행의 마지막 날이어서 더욱 감상적인 느낌이 가득했을 것이다. 그 이후 사소한 일상에서 인도를 떠올렸다. 살랑 부는 바람에 마음이 들뜨면 뭄바이를 떠올렸고, 삶과 죽음의 고뇌에 빠져들다보면 바라나시를 떠올렸고, 광적인 사랑을 보게 되면 아그라의 타지마할을 떠올렸다.



이 책에 별 다섯 개를 주고 싶은 마음이 생긴 것은 제목을 보자마자였다. 물론 내용이 별로였다면 살짝 별점을 깎았겠지만, 그렇지 않았다. 나에게는 여행의 추억과 학습, 그림과 사진의 매력에 빠져들게 된 의미 가득한 책이었다. 원하던 것처럼 각종 그림과 사진으로 인도 여행을 떠올리는 시간이 되었다. 다양한 주제로 인도 여행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학습서보다 학습적인 책, 요점 정리되어 있어서 쏙쏙 파악할 수 있는 책이었다. 그들의 언어, 종교, 결혼 풍습, 의상 등을 간편하고 재미있게 살펴보는 시간이다.


이 책의 장점은 그림과 사진이 함께 있는 것이었다. 그림을 보며 다양한 공간에서 짜이를 마셨던 기억을 떠올린다. 다 마신 후 길바닥에 던져서 깨는 토기잔이 인상적이었는데, 지금도 사용하고 있구나! 생각해본다. 가장 흔한 유리컵과 금방이라도 구겨질 듯한 얇은 비닐컵은 나도 인도 여행 중에 주구장창 사용했었지! 인도 여행 중에는 매일 짜이를 마시며 힘을 얻어놓고, 귀국하면 바로 믹스커피에 길들여지는 나의 입맛. 그래도 지금 당장이라도 다시 인도에 가면 바로 짜이 맛에 길들여질 것을 안다.


인도 여행에서 힘들었던 릭샤 흥정. 금액을 흥정하고 승차해도 나중에 다른 말 하기도 해서 곤욕이다. 이 책에 나온대로 1인당 금액이라든지, 숫자를 바꾸든지 하면서 속썩인다. 여행 중에 우리 돈으로 얼마 안되는 금액 때문에 기분이 언짢아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들이 원하는대로 주는 것도 다른 여행자들에게 민폐다. 난감하다.


깐야꾸마리 행 기차 안에서 한 인도인에게 저자가 찍은 인도여행 사진을 보여준 적이 있다고 했다. 정작 인도인은 평범한 사진 뿐이라는 반응이었다. 우리가 여행하는 이유는 일상에선 느끼기 어려운 자극을 위한 걸까? 그렇다면 평소 주변을 보는 시선을 조금 바꿔 보면 일상도 여행처럼 살 수 있지 않을까? 그 질문에 공감하게 된다. 한 가지 재미있는 건 나도 인도에서 찍어온 우체통이 있다는 사실! 이라는 글을 보고, 살짝 웃는다. 나도 있으니까.



여행을 하며 느낀 것이나 흥미를 느끼는 코드가 비슷하면, 그 이야기에 백배 공감하게 된다. 저자의 글과 그림이 나에게는 공감 백배의 시간을 준다. 마음에 드는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며 인도 여행을 생생히 떠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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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서둘러라 - 샘터와 함께하는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김재순 지음 / 샘터사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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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간 샘터를 보면 뒤표지에 글이 있다. 보통 잡지 뒷면에는 광고글이 있기 마련이었는데, 읽을만한 글이 뒷면을 장식하고 있어서 색다른 느낌이다. 표지를 꼼꼼하게 읽고나서야 책장을 펼쳐들게 된다. 그런데 뒤표지의 글을 한 사람이 오래 써왔다는 것을 이 책을 읽고서야 알게 되었다. 깜짝 놀라게 되었다. 그저 이런 저런 원고를 받아서 뒤표지가 채워진다고만 생각했는데, 한 사람의 열정과 인생이 묻어나는 글이라는 생각을 하니 새삼스럽다.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월간 샘터의 뒤표지글을 모아놓은 것이다. 이 책의 저자 우암 김재순은 43년간 매달 샘터 뒤표지글을 써왔다고 한다. 현재는 샘터사 고문이다. 1926년 출생, 1970년 월간 <샘터>를 창간했다. 정말 오랜 시간이다. 43년이라는 오랜 시간 동안 매달 꾸준히 샘터 뒷표지의 글을 다양한 이야기로 장식한다는 것, 정말 의미있는 일이다. 열정과 노력, 꾸준한 마음이 느껴진다. 흥미로운 마음으로 이 책 <천천히 서둘러라>를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월간 샘터 뒷표지 글을 모아놓은 것이기에 짧은 호흡으로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글들이 가득하다. 월간 샘터의 뒷표지를 장식했던 글들이니 그 역할을 톡톡히 하는 책이다. 잠깐 쉬는 마음으로 펼쳐들어도 좋고, 차 한 잔 마시면서 부담없이 꺼내 읽어도 좋다. 흥미로운 글도, 마음에 새기고 싶은 글도, 이 책에서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가볍지만은 않으면서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글이 여운으로 남는다.

 

 책을 읽으면 저자의 지식과 지혜가 핵심적으로 집약되어 전해지는 것이 느껴진다. 이 책을 읽으면서 특히 그런 느낌이 강하게 왔다. 쉽게 읽을 수 있으면서도 핵심이 전해지는 글은 마음에 여운으로 남는다. 깔끔하고 명쾌한 느낌의 글들이 모여있어서 읽는내내 마음이 맑아지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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