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작품 꼭 읽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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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고 푸른 사다리
공지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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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지영 작가의 소설은 일단 읽기 시작하면 소설 속 세상으로 쏙 들어가는 느낌이 든다. <봉순이 언니>,<고등어>,<사랑 후에 오는 것들>,<우리들의 행복한 시간>,<도가니> 등을 떠올려보면, 묘하게 빠져들게 되는 매력이 있는 작품이었다. 그런 느낌을 기억한다. 그래서 이번 작품도 그런 느낌을 떠올리며 읽어보게 되었다.

 

 소설의 경우에는 특히 스포일러로 김 새는 느낌을 받은 적이 많기 때문에 제목과 작가 말고는 다른 정보는 눈에 담으려고 하지 않았다. 그렇게 읽게 된 이 작품 <높고 푸른 사다리>의 첫 시작은 종교적인 것이기에 생각지 못했던 당황스러움이 있었다. 시작부터 종교적인 색채가 짙어서 살짝 걱정이 되었다. 어쩌면 예전의 몰입을 느끼지 못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걱정도 잠시, 강한 흡인력으로 나의 온신경을 소설 속 이야기로 끌어들인다.

 

  이번 작품 <높고 푸른 사다리>는 한 청년수사 요한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책의 묘미는 책을 읽어나가면서 등장 인물들의 마음 속으로 내 마음이 겹쳐버리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이었다. 성직자들은 우리와는 다른 세상의 사람들이 아니라, 그들도 인간이고, 인간적인 고뇌를 하며, 방황하는 영혼이라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며 느끼게 된다. 인간으로서 감내해야할 시기적인 역사와 그들의 인간적인 모습을 보며, 그 마음을 뼛속깊이 느껴보게 된다. 이런 것이 진정 소설을 읽는 맛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사랑의 섬광을 견디는 법을 배우기 위해

잠시 지상에 머문다.

 

-윌리엄 블레이크

 

 가장 먼저 윌리엄 블레이크의 말로 글을 시작하는데, 이때만 해도 '사랑'이라는 단어가 이 책의 상당 부분을 채우리라 짐작하지는 못했다. 소희가 등장하며 경건하고 겸허한 마음으로만 이 책을 읽어나가던 나의 생각은 '사랑'이라는 단어로 전환할 필요성을 느꼈다. 그들이 만나고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이 책에서는 와닿는 문장으로 잘 담아내었다. '한 사람으로 인해 온 우주가 기우뚱했고 그리고 다른 우주가 생겨나버렸다는 것을 나는 알았다.' (154쪽) 요한 수사의 소희에 대한 사랑을 느끼게 되는 절정의 문장이었다.

 

 사랑은 삶이다. 이 책을 통해 삶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사랑에 대해 생각해보고, 그 사랑과 함께 동반되는 다른 감정들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고뇌, 의심, 혼돈, 배신, 죽음, 침묵, 미래에 대한 공포, 위선 등 사랑과 같은 모습은 아니지만, 그러한 감정들은 사랑과 동반되는 감정이기에 마음 속에 소용돌이치는 복잡한 심정으로 종합화된다. 결국 우리네 삶 속에서 마주치게 되는 모든 감정을 이 책을 읽어나가며 만나게 된다.

 

 이 책의 반전처럼 느껴지는 부분은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소희의 이메일이었다. 예전에 <러브레터>라는 일본 영화에서 마지막 장면이 주는 느낌이 떠오른다. 어쩌면 이 마지막의 안타까움, 이미 과거의 시간이 되어버렸지만 어긋나는 운명의 처절한 아쉬움에 언젠가 이 책을 다시 손에 쥐어들지도 모르겠다는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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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버그 - 공정한 판단을 방해하는 내 안의 숨겨진 편향들
앤서니 G. 그린월드 & 마자린 R. 바나지 지음, 박인균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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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의 띠지에 보면 이런 말이 있다. "판단하기도 전에 당신은 이미 기울어져 있다"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마음 속에는 어느 쪽으로 기울어져 있으면서 스스로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판단을 내렸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은 자신은 신념에 따라 행동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또한 거짓말을 잘 안한다고 할 것이다. 적어도 악의적인 거짓말 말이다. 고정관념에 그다지 큰 영향을 받지 않으며, 열린 사고를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적어도 나의 경우는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었지만, 이 책을 읽으며 고정관념을 하나씩 깨어나가는 시간을 가졌다.

 

 먼저 '마인드버그'란 무엇인지 짚고 넘어가야 한다. '뿌리 깊이 박힌 사고 습관이 사물을 인식하고 기억하고 추론하고 결정하는 과정에서 오류를 일으킨다는 의미로, 앞으로 이 같은 오류를 '마인드버그mindbug'라고 부르겠다.(24쪽)' 이 책에서는 마인드버그를 이렇게 정의한다. 이 책에서는 우리가 얼마나 고정관념 속에서 흔들리고 있는지 여러 가지 실험을 통해 이야기해준다. IAT 편향테스트를 통해 직접 문제를 풀어가며 내 안의 차별적 요소를 짚어볼 수 있다. 함께 참여하며 결과를 도출해내고, 나의 생각이 그러했었는지 다시 한 번 인식하게 된다. 그렇기에 저자의 이야기에 더욱 공감하게 된다. 참여하는 독서를 하게 되어 흥미롭다.

 

 마인드버그는 당장 눈에 보이는 시각적인 차이에 의해서도 논할 수 있지만, 넓게 보면 인종이나 민족, 심리적,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모든 종류의 인간 집단에서 파생되는 사회적 마인드버그까지 그 영역을 확장해서 생각할 수 있다. 그에 따라 생각과 행동의 차이는 상당히 달라진다. 작은 부분부터 큰 부분까지 사고의 영역을 확장하여 우리 삶에 뿌리깊이 들어와있는 마인드버그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본다.

 

 거짓말에 대한 이야기도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평범한 당신이 범하기 쉬운 오색 빛깔 거짓말'은 하얀 거짓말, 회색 거짓말, 무색 거짓말, 빨간 거짓말, 파란 거짓말. 이렇게 다섯 가지 거짓말인데, 사회 생활을 하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이야기라 생각한다. 나는 아니라고 생각할 문제가 아니라, 누구나 그렇다는 점.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시간이다.

 

 옮긴이의 말을 보면 이런 말이 있다. '이 책을 마무리하고 난 지금, 적어도 한 가지는 확실해졌다. 지금까지 나는 스스로가 편견 없는 사람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다.(304쪽)' 나또한 이런 마음으로 이 책 읽기를 마무리한다. 편향된 사고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은 누구나 그런 것이고, 없앨 수 있는 부분도 아닐 것이다. 하지만 편견인지도 모르고 있었던 부분들까지 끄집어내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된 것이 이 책을 읽은 의미였다. 편견을 없애자고 외치는 것의 가장 작은 첫 걸음은 편견을 인식하는 것일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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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의 배신 - 왜 뚱뚱한 사람이 더 오래 사는가
아힘 페터스 지음, 이덕임 옮김 / 에코리브르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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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이 찐 것 같지 않은데 자신은 살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살을 빼지 않아도 될 것 같은데 너도나도 살을 빼고자 한다. 바짝 마른 사람도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고 여기는 세상, 정상이 아니다. 물론 나도 한 때는 그 열풍에 휘둘려 다이어트의 시작과 실패를 거듭하며, 요요현상에 빠져들기도 했다. 다이어트에 대한 강박관념을 벗어던지고 나서야 오히려 비정상적인 허기짐에 따라 먹고 싶은 음식을 찾는 현상이 줄어들었다. 다이어트에 대한 스트레스로 오히려 살이 찌게 되는 것을 내 몸이 자체적으로 인식하게 된 것이다.

 

 

 

 이 책의 제목은 <다이어트의 배신>이다. 너도나도 살을 빼자는 다이어트 열풍에 반대되는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며 막연하게 느끼던 '다이어트에 대한 생각'을 구체화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저자는 유명 온라인 서점에서 '다이어트'라는 단어를 입력해보라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어째서 체중 감량에 관한 책이 그토록 많이 출판되어 독자들의 손에 들어가는지에 대해 두 가지 결론을 이야기한다. 첫 번째는 체중 감량에 관한 사람들의 관심이 엄청나게 높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기존의 다이어트 관련 책이 그다지 큰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것이다.(10쪽)

 

 시대를 살아가면서 우리는 '상식'으로 알고 살아가는 것이 있다. 하지만 다른 시대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터무니없는 우스꽝스러운 느낌을 받을 때도 상당히 많다. 이탈리아 우피치 미술관에 있는 <비너스의 탄생>의 비너스를 21세기의 기준에서 보면 날씬하지 않다. 상상에 빠져보도록 유도하는 이야기가 흥미롭다. 만약 2013년으로 이동한 다음, 모델 에이전시의 문을 두드린다면, 담당자는 비너스의 몸매를 못마땅하게 훑어보면서 이렇게 말하지 않을까? "아가씨는 상당히 매력적이지만 무대에 서려면 적어도 10킬로그램 정도는 감량해야 할 것 같군요." 현대의 체질량지수로 볼 때 비너스는 정확하게 '건강함'과 '병적인 상태'의 경계에 있다고 할 수 있다는 점. 약간 '체중 과다' 상태라고 진단하는 의사도 있을 수 있다. 주치의라면 체중 감량을 권할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특히 인상적이었던 세 가지 이야기를 짚어보려한다. 미네소타의 굶주림에 관한 실험, '이전 및 이후'에 관한 사진, 비만대사수술에 관한 이야기가 그러하다. 이 책을 통해 새로이 알게 된 것이고, 생각해볼만한 이야기임에 분명하다.

 

 첫 번 째 인상적이었던 미네소타 실험 이야기를 이 책 소개대로 간단히 이야기해보겠다. 1944년 미네소타 대학에서 미군 참여 아래 이루어진 연구는 이후 과학계에 '미네소타의 굶주림에 관한 실험'으로 길이 남았다. 연구 방식은 간단했다. 한 무리의 젊은이들을 1년에 걸쳐 관찰하는 것이 전부였다. 처음 석 달 동안은 식량 공급에 변화를 주지 않았다. 처음 석달이 지나자 피실험자에 대한 칼로리 공급을 반으로 줄였지만, 피실험자들은 육체적 노동을 계속해야 했다. 6개월에 걸친 굶주림 기간 동안 실험에 참여한 모든 피실험자는 현저한 정신적 결함을 보였다. 심각한 집중력 감퇴와 언어 장애, 어지럼증과 균형 감각 상실부터 완전한 성욕 상실에 이르기까지 증세는 다양했다. 또한 극단적 피로와 추위를 호소하고 여름인데도 여분의 담요를 요구했다. 사회적 접촉을 기피하기도 했다. 많은 피실험자가 공포와 우울증을 호소하고 자살 충동에 시달리기도 했다. 오늘날 의사들은 이런 현상을 신경당결핍 증세로 본다. 이는 신경계에서 저혈당증이 일어나 발생한 현상이다. 일종의 혈당(포도당)공급 병목 현상이 뇌의 능률을 떨어뜨리고 제약하는 것이다. 간단하게 말하면, 혈당을 소비한 후 뇌의 기능이 하나씩 마비되는 것이다. (68~69쪽)

 

 두 번째로 '이전 및 이후' 사진에 대한 것이 충분히 공감되었다. 1960년대 초까지만 하더라도 미국에서는 탈색이나 화이트닝 산업이 호황을 이루었는데, 그들이 사용한 크림 속에 수은이나 히드로퀴논 같은 독성 강한 물질이 포함되었으며, 암 발생률을 크게 높일뿐만 아니라 피부를 상하게 하고 내장을 파손하며 신체 내부를 치명적으로 손상시킬 수 있다. 그런데 그 선전을 보면 오늘날 다이어트 산업과 크게 다르지 않다. "새롭게 개발한 획기적인 이 화학물질은 검은 피부를 흰 피부로 변모시키는 데 약효가 너무나 완벽해 흑인을 백인으로 착각할 정도다." 1949년의 광고 기사는 오늘날의 체중 감량제 광고와 섬뜩하리만치 닮은 점이 많다는 글에 공감하게 된다. 어쩌면 지금의 비정상적인 다이어트 산업 광고를 다른 시대에서 본다면 미친 짓이라고 여길지도 모르겠다.

 

 세 번째는 비만대사 수술에 관한 것이었다. 위 절제 수술에 관한 것이다. 최근 비만대사 수술 옹호자들은 이 수술법이야말로 제2형 당뇨병 치료를 위한 신뢰할 만한 방법이라고 주장하는데, 이 수술을 받은 과다 비만증 환자들은 수술 후 체중이 줄었을 뿐 아니라 혈액 속 포도당 수치도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수술 환자는 더 이상 당뇨병을 앓지는 않겠지만 그 대신 남은 평생을 배고픔 속에서 살아야 한다. 비만대사 수술은 뚱뚱한 사람들의 혈당은 낮추지만 뇌의 신진대사 불안정을 초래한다. (146쪽) 미국의 과학자들은 펜실베이니아 주에서 비만대사 수술을 받은 1만 6683명의 환자에 대한 자료를 분석했는데, 환자 중 31명이 자살로 생을 마감했고, 그중 30퍼센트는 수술 후 2년 안에 자살했다. 그리고 나머지 약 70퍼센트는 수술 후 3년 안에 자살했다. 수술 이후 뇌는 에너지를 급격하게 절약하거나 스트레스 시스템을 엄청나게 압박하는데, 수술 후 심각한 뇌 저혈당증으로 발작을 일으키거나 영양 결핍으로 인해 고생하기도 한다.

 

 그 이외에도 실험이나 연구 결과에 의해 도출되는 정보를 제공해주기에 개인적인 생각만 나열한 책이 아니라 좀더 폭넓게 다이어트에 대해 바라보는 계기를 마련해주는 책이었다. 다이어트를 해서 날씬한 몸매를 만드는 것이 '건강'이라고 생각하는 '상식'에서 벗어나, 좀더 폭넓게 바라볼 필요가 있음을 이 책을 읽으며 느꼈다. 누군가가 살을 빼서 예뻐졌다며 감탄하는 것이나, 살쪘다고 구박하는 것보다는 미의 기준을 '있는 그대로의 아름다움'으로 삼는 것은 어떨까. 이 책은 다이어트에 미친 세상에서 한 번쯤 현실을 직시해보는 시간을 마련해준다. 이런 류의 책이 좀더 다양하게 출간되어 시류에 무감각하게 휩쓸리는 사람들을 구제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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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한 유럽 TOP10 - 꿈만 꾸어도 좋다, 당장 떠나도 좋다 내가 사랑한 유럽 TOP10 1
정여울 지음, 대한항공 여행사진 공모전 당선작 외 사진 / 홍익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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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책자를 즐겨 읽는다. 돈과 시간이 들지 않아도 생생하게 여행지를 꿈꿀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떠나지 않아도 좋다! 이렇게 꿈꿀 수 있는 시간이 즐겁다. 여행기를 보다보면 주로 한 곳에 대한 심도 깊은 이야기를 보게 된다. 몇 군데에 대한 순차적인 이야기에 시들해질 즈음,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오는 책을 만났다. 이 책 <내가 사랑한 유럽 TOP 10>을 통해 인상적인 여행에 동참해본다.

 

 

 이 책을 펼쳐들면 여행의 아득한 그리움을 떠올리게 된다. 저자 정여울의 사인이 나의 그리움을 떠올린다.

유럽의 밤열차에서 당신의 그리움과 만날 수 있기를...

 

 

이 책 <내가 사랑한 유럽 TOP 10>은 기존에 보던 여행 서적들과는 느낌이 다르다. 사랑을 부르는 유럽, 직접 느끼고 싶은 유럽, 먹고 싶은 유럽, 달리고 싶은 유럽, 시간이 멈춘 유럽, 한 달쯤 살고 싶은 유럽, 갖고 싶은 유럽, 그들을 만나러 가는 유럽, 도전해보고 싶은 유럽, 유럽 속 숨겨진 유럽 등 다양한 테마로 유럽을 만나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

 

 

 

 

 각 테마별로 1위부터 10위까지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이야기들은 1위가 가장 공감되고, 10위는 덜 공감되는 것이 아니다. 1위에서 10위가 아니라, 그냥 열 가지를 나열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 이 책에 담긴 여행지는 이미 가본 곳보다는 가지 않은 곳이 더 많기에 이 책을 읽으며 새롭게 꿈꾸는 시간을 보냈다. 각각의 이야기가 간단명료하면서도 강한 끌림이 있기에 책 속의 다양한 여행지에 쉽게 빠져들 수 있었다. 또한 저자의 이야기는 여행지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일상 속에서도 교감을 이룰 수 있기에 친근하게 이야기에 귀기울이게 된다.

 

 

 베네치아 가면축제 기간에는 가본 적 없는 그곳, 저자가 직접 느끼고 싶은 유럽 7위로 꼽은 곳이다. 맨 앞에는 사진과 함께 여행 정보가 간단하게 제공된다. 글을 보면 베네치아 가면 축제의 분위기가 느껴진다. '가면의 진정한 매력은 '나의 사라짐'이 아니라 '다른 내가 되는 것'에 있다.(75쪽)'는 문장에서 생각에 잠기게 되고, 다른 책에서 한 문장씩 뽑아 들려주는 이야기도 공감하게 된다.

'당신이 자기 자신이 되려 하는데 모든 것이 그것을 가로막으려고 단합할 때, 어떻게 자기 자신이 될 수 있을 것인가.' - 자크 아탈리, <등대> 중에서 

 

 

 갖고 싶은 유럽 3위에 해당하는 밀라노 맞춤 슈트. '선물은 신들을 달래고 폭군마저 설득시킨다.-헤시오도스'

오직 그 한 사람만이 딱 맞게 입을 수 있는, 그의 피부처럼 자연스럽게 몸에 착 달라붙는 그런 옷. 단지 예뻐서가 아니라 그 옷을 짓고 주문하고 선물하는 사람의 마음이 담겨서 더욱 소중한 옷. 그런 옷을 누군가에게 선물하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야말로 선물 자체보다 값진 것이다. (227쪽)

 

 이 책을 읽으며 유럽 여행을 매개로 저자의 감성과 만나는 시간을 가졌다. 생각 이상, 기대 이상의 책이다. 유럽의 숨은 보석같은 여행지를 여행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읽는 시간이 의미 있다. 삶이 무미건조해질 때, 이 책을 꺼내들면 다시 감성으로 채울 수 있을 것이다. 유럽 여행이 떠오를 때, 이 책을 꺼내들면 내가 생각하던 유럽보다 훨씬 더 내 마음을 흔드는 그런 유럽을 만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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