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2월에 읽은 책 중 저에게 의미를 던져 준 책 5권을 소개합니다.

 

제 멋대로 기준이지만, 읽기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책,  제 생각을 바꾸고, 저에게 변화를 일깨워준 책을 위주로 하였습니다.

 

 

5몰입도가 뛰어나서 계속 읽게 되는 책 [청춘의 인문학]

 

 

 

 이 책의 저자는 안상헌이다. 2013년 초에 저자의 책 <인문학 공부법>을 읽으며 인문학 공부의 가이드라인을 잡아보았다. 지금 2014년 초에는 <청춘의 인문학>을 읽으며 인문학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지금 읽은 이 책은 나를 설레게 하는 책 중 하나였다. 강의식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현장감 있게 글에 집중할 수 있었고, 몰입도가 뛰어나서 계속 읽고 싶고,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지며 두근거리며 읽을 수 있었다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었다.

 

 이 책은 인문학을 삶과 따로 격리시켜 생각하던 나에게 생각의 폭을 넓혀주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인문학은 그렇게 어렵거나 멀리 있는 것이 아닙니다. 바로 우리 곁에 있고 늘 우리가 하고 있는 거예요. 단지 그 사실을 인식하지 못할 뿐이죠.'(34쪽) 마냥 어렵게만 생각해서 지금껏 인문학 속으로 빠져들지 못하고 배회하던 것이 아니었을까. 너무 경건한 마음으로 각오를 다지고 달려들어서 더욱 엄두가 나지 않았던 것이리라.

 

 이 책을 읽으며 인간, 문화, 역사를 포괄적으로 바라보는 시간을 가졌다. 인문학과 우리의 생활이 따로 떨어진 것이 아니라 함께 바라볼 수 있는 자세를 배웠고, 문학작품 속의 상징 읽기에 대해 염두에 두게 되었으며, 역사적 안목을 통해 인간다운 삶을 살아가기 위해 역사를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행복, 의미, 독서법, 직업 등에 대해서도 바라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특히 요즘 책을 읽는 시간은 많지만 제대로 된 독서를 하고 있는가에 대해 자문하게 되는 시간을 보내고 있었기에 '독서법'에 대한 이야기가 내 마음에 쏙 들어왔다.

 

 직접 강의를 듣지 못해도 책을 통해 현장감을 느낄 수 있었고, 저자가 전해주고 싶은 메시지가 나에게 제대로 전달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요즘은 누구나 꾸준히 공부를 해야하고, 갇힌 틀을 깨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이 책은 술술 읽을 수 있으면서도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강하게 들어오는 책이었다.

 

 

4위 생존 확률 0 퍼센트에 도전한 의사와 환자들의 이야기 [닥터스]

 

 이 책은 의사이자 작가인 저자 베른하르트 알브레히트가 실제 사례를 재취재하여 기록한 칼럼을 토대로 한다는 점에서 궁금한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저자가 에필로그에도 밝혔지만, 거의 도움을 주지 않은 사람도 있어서 반복적인 노력을 모두 허사로 만든 경험이 이 책의 준비 작업 중 가장 안 좋은 기억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의사와 환자는 그에게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어서 이 책이 출간될 수 있었을 것이다. 

 

이 책에는 9가지의 기적같은 이야기가 담겨있다. 정통의학체계에서 의사들에게 '의학예술'을 발휘할 여지를 주지 않지만, 이들에게는 예술가처럼 의술을 펼친 의사들이 있었다. 즉흥적 영감으로 치료법을 선택하고, 상상력을 발휘하고, 이성이나 명백한 이치보다 직감을 더 믿으며 미래의학을 만들어갔다.(10쪽) 일반적이지 않기에 그들의 용기있는 선택이 더 크게 와닿는다. 그들의 선택이 옳았기에 마음에 큰 파장을 남기게 되는 것이다.

 

 이 책에 실린 아홉 가지 이야기는 모두 인상적이다. 이 책에 실린 사례는 삶의 희망을 가질 수 없는 심각한 상태의 환자이다. 삶을 기대하기 힘든 좌절 상태다. 오븐세척제를 들이켜 기도가 모두 녹아내린 인도 청년, 21주 5일만에 태어난 조산아, 만성통증증후군의 환자, 체온 17도의 저체온증의 환자, 대장암 말기 환자에게 시행된 간이식 등 삶을 상상하기 힘든 상태다. 그들에게 어떻게 놀라운 기적이 일어나는지, 이 책을 보며 눈을 번쩍 뜨고 집중해본다.

 

 이들의 이야기는 어느 것 하나 대충 흘려읽을 수 없는 강렬함이 있었다. 의사가 작가라고 해서 어려울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었지만, 그런 느낌은 책을 읽기 시작하자마자 없앨 수 있었다. 긴장감 넘치는 상황, 의학적인 설명, 의사와 환자들이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가고 그 상황을 모면하게 되었는지, 그들의 선택과 결과에 집중해서 읽다보면 어느덧 한 권의 책을 모두 읽어나가게 된다. 그들의 현실이 가감없이 표현되어 있다. 안타깝게도 그들 중 이미 사망한 사람도 있고, 징후에 적합한 치료라고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의료보험금고로부터 어마어마한 금액의 청구서를 받는 일도 있었다. 다양한 실질 사례를 통해 생각할 거리가 많았던 책이다. 아홉 가지 이야기에 집중하며 의사와 환자의 신뢰에 좀더 큰 의미를 느끼는 시간을 가졌다.

 

 

3위 당신이 세상에서 시가 되어라! [심심한 날의 오후 다섯 시]

 

 

 

 

 이 책은 제목부터 나의 시선을 확 끌었다. '심심한 날의 오후 다섯 시'라니! 그냥 스쳐지나칠 듯한 일상 속 평범한 시간을 글로 엮어내 의미를 부여하는 느낌이다. 이 책을 읽으며 김용택 시인의 글 속에서 내가 잊고 있던 것을 발견하는 느낌이다. '나도 그런 적 있었어.'라고 생각하거나, 이렇게 표현하니 그 심정이 구체화되어 마음에 와닿는다는 생각도 들었다. 내가 표현하지 못하는 것을 시인이 맛깔스럽게 표현한 것을 보며, 그 문장을 곱씹으며 감탄해본다. 이렇게 표현할 수도 있구나!

 

이 책을 읽으며 시인의 감성을 엿보는 시간을 갖는다. 해 저무는 봄날을 견디지 못했다며, 해가 지면 산들이 부풀어 올라 무섭다고 표현한다. '강변의 봄 풀잎 속에서 푸른 어둠이 기어 나오고'(173쪽) 라는 표현을 보면, 해질녘 그 시간에 누구나 볼 수 있는 풍경이면서도, 시인의 감성이 없다면 아무나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을 보면서 시인 김용택의 일상 속 소소한 이야기에서 시를 읽어내는 시간을 가졌다. 힘을 빼고, 거스르지 말며, 작은 움직임을 관찰하여 시를 발견해내는 모습을 본다. 이 책을 보면 일상 속 평범함 속에서 시인의 눈으로 관찰해낸 진심을 느낄 수 있다. 진심이 담긴 글은 읽는 이의 마음도 움직인다. 그래서 읽는 이의 마음을 잔잔하게 하고, 공감하게 한다. 이 책을 읽으며 나또한 그 감성을 느껴보는 시간을 가졌다.

 

 

2위 물고기를 통해 바라본 인류의 문명과 역사 [슈퍼피쉬]

 

 

 

 이 책은 읽을수록 더욱 흥미로운 마음이 생긴 책이었다. 읽을수록 매력적이고, 생각보다 많은 정보를 얻게 되는 책이다. 다 읽어갈 때 즈음에는 이 책을 읽기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보다 마음에 드는 책이었고, 기대 이상을 준 책이다. 이 책을 통해 인간사를 훑어보는 기회를 마련해보았다. 이 책의 장점은 물고기를 통해서 인류의 문명과 역사를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도록 하는 점이었다. 생생한 사진은 내용에 더욱 활기를 불어넣어주어 책 속에 빠져들 수 있도록 도와준다. 물고기를 매개로 해서 인간 삶의 역사를 훑어보는 것은 흥미롭다. 예전에 이런 시선으로 살펴본 적이 없기때문에 더욱 신선한 마음으로 집중해서 볼 수 있었다.

 

이 책을 통해 새로이 알게 된 지식도 많았고, 그런 점에서 책을 읽는 즐거움이 있었다. 물고기 잡이의 다양한 방법, 지역마다 다른 어종과 인간 역사와의 연계, 물고기 저장 방법을 통해 바라본 인류의 식문화, 종교와 물고기의 연계, 현대사회의 어획 관련 현황 등 이 책을 통해 포괄적으로 알 수 있었다. 오늘날 첨단장비로 무장한 대형 선망 어선이 무차별적으로 쓸어 담는 참치 어획량은 엄청나기에 지중해 참치는 현재 멸종 위기에 놓여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은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이 책을 읽으며 물고기를 통해 문명이 발달되는 모습을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와 미래에도 인간과 불가분의 관계인 물고기에 대해 통합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기회가 되었다. 너무도 흔하지만 언제 우리 곁에서 사라질지 모르는 '물고기'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에필로그의 제목처럼 '물고기, 고맙고 미안하고 경이로운 존재'라는 것을 이 책을 보며 깨달아본다.

 

 

1위 조르바같은 사람은 천년을 살아야 하는건데...... [그리스인 조르바]

 

 

 <그리스인 조르바>는 유명한 책이다. 제목만 들어도 이 책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듯 착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이 책의 책장을 넘기기 시작하고 나서야 알았다. 예전에 읽었다는 것은 전혀 상관없는 일이다. 중요한 것은 지금 이 책이 나에게 주는 의미이다. 지금 이 책은 내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준다. 책을 읽는 맛을 제대로 느끼게 해준다. 처음에는 가볍게 읽어보기 시작했으나, 다시 앞으로 돌아가서 찬찬히 읽어보게 된다. 지금의 나는 이 책을 한 줄도 빠짐없이 꼼꼼히 정독하며 조르바의 이야기에 매혹되었다. 나는 이 책을 펼쳐들었고, 이 책은 기가 막힌 표현으로 나를 작품 속에 빠지게 만들었다.

 

 이 책을 보면 조르바의 매력에 빠지지 않을 수 없다. 인간의 성품 표현을 기가 막히게 잘해서 작품에 푹 빠져들게 만든다. 투박한 말로 할 말 다하고, 툭툭 던지는 말이 다 맞는 말이니, 어찌 재미있지 않겠는가. 조르바의 여성 편력도 그렇다. 속되지 않고 오히려 경건하고 성스럽게 느껴진다. 속된 표현도 성스럽게 할 수 있는 묘한 재주를 가진 사람이다. 나쁜 짓을 해도 조르바가 하면 나쁘게 생각되지 않는다. 조르바의 이야기를 통해서 세상이 생명력을 갖고 태어나는 느낌이다. 나도 이 책의 두목처럼 어느덧 조르바의 매력에 빠져들고 만다. 그러니 조르바의 부재 또한 못견디게 허전한 일이었을테다.

나는 조르바의 말을 들으면서, 세상이 다시 태초의 신선한 활기를 되찾고 있는 기분을 느꼈다. 지겨운 일상사가 우리가 하느님의 손길을 떠나던 최초의 모습을 되찾는 것이었다. (78쪽)

 

 조르바는 단순명료한 사람이다. 조르바가 말하면 욕을 해도 욕같지 않고 재미있는 코미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다른 사람이 아니라 조르바이기 때문에 그런 느낌이 드는 것일테다. 아마 다른 사람이 그런 말을 한다면 책을 계속 붙잡고 있을 수 없었을 것이다. 조르바는 심지어 이런 말까지 한다. '두목, 나 지금 농담하고 있는 게 아니외다. 나는 하느님이 나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좀 더 크고, 힘이 세고, 나보다는 돌아도 좀 더 돌았겠지요만(155쪽)' 약간 위험한 듯한 발언도 조르바가 하면 괜찮게 느껴지니, 묘한 일이다. 이 책을 읽으며 인간의 마음 안에 있는 것을 신랄하게 뱉어내는 후련함, 시원함, 통쾌함을 느낄 수 있다.

 

 조르바를 통해 인간의 절망적이고 슬프고 힘들었던 부분을 실컨 뱉어내고, 두목은 그러한 감정을 흡수해서 어루만져준다. 그들의 대화를 보다보면 이 책을 읽는 독자는 충분히 공감하며 빠져들게 된다. 조르바는 진정, 행동파 휴머니스트이다.

 

 작품이 다 끝나고 이 책을 번역한 이윤기의 글 <20세기의 오디세우스>를 읽는 것도 작품을 이해하는 데에 깊이를 더해준다.

 카잔차키스는 <영혼의 자서전>에서 이렇게 고백하고 있다. <내 삶을 풍부하게 해준 것은 여행과 꿈이었다. 내 영혼에 깊은 골을 남긴 사람이 누구누구냐고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꼽을 것이다. 호메로스, 베르그송, 니체, 조르바......> (445쪽)

 

카잔차키스가, 자기 삶에 깊은 골을 남긴 사람으로 마지막으로 꼽는 인물, 소설 <그리스인 조르바>의 야생마 같은 주인공 조르바는 실제 인물이다. (458쪽)

소설을 다 읽고 가볍게 읽다가 실제로 그런 인물이 있었다는 사실에 부러움이 가득해진다. 하지만 <카잔차키스가 그리스인이라는 것은 비극이다. 이름이 '카잔초프스키'였고, 러시아어로 작품을 썼더라면, 그는 톨스토이, 도스토예프스키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을 것이다>라고 말한 영국의 문예 비평가 콜린 윌슨의 말은 두고두고 생각해볼 일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열세 번째 배심원
아시베 다쿠 지음, 김수현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4년 1월
평점 :
품절


 제목에서부터 강렬한 끌림이 있는 책이다. 이런 류의 책을 자주 찾아 읽지는 않지만, 이번 선택에 후회 없을 만큼 흥미로운 시간이었다. 법정 미스터리 걸작인 <열세 번째 배심원>을 보면서 긴장감 넘치는 독서의 시간이 되었다.

 

 어느 날, 다카미 료이치는 솔깃한 제안을 받는다. "......자네, 누명 사건의 히어로가 되어볼 생각은 없나?" 농담처럼 들려온 제안에 점점 마음이 빼앗긴다. 그때 다카미 료이치는 무직 상태였다. 회사를 그만둔 지 1년이 지났고, 고용보험은 진작 끊어지고 퇴직금도 다 까먹어서 슬슬 빚쟁이들의 독촉이 걱정되기 시작한 무렵이었으니, 어쩌면 이 만남이 희망이 될지도 모르겠다고 기대한 것일까? 그 제안을 거절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그것은 생각 뿐! 덥썩 그 제안을 받아들이고 만다.

 

 "자네를 위해 준비해온 기획이라는 게 이거야. 요컨대 일부러 범죄자로서 경찰에 잡히고, 그 후 체험한 일들을 다큐멘터리 소설로 써보지 않겠느냐는 얘기지. 어때, 재밌을 것 같지 않아?"

결국 "하겠습니다."라 답하고, 그렇게 다카미 료이치는 덫에 걸려들고 말았다.

 

 긴박하게 진행되는 일들은 다큐멘터리 소설을 위한 장치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모든 증거를 용의자로 다카미 료이치를 가리키고 있다. 게다가 실제 강간 살인 사건의 용의자라는 무시무시한 혐의까지! 가공의 인물인 줄로만 알았는데, 일은 이 지경까지 커지고 있었다. 아무도 그의 결백을 믿지 않는다. '누명 계획'이다, 함정이다, 아무리 절규해도 모든 정황은 그를 가리키고 있으니 이를 어쩐다? 그래도 그를 믿어주는 단 한 명의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변호사 모리에. 그렇게 기나긴 법정 싸움이 시작된다.

 

 이 책은 배심제에 대해 다루고 있다. 배심제. 열두 명의 일반 시민이 심리에 참여해 직업 재판관을 대신해서 사실 인정을 하는 제도이다. 형사 재판에서 사실 인정이란 쉽게 말해 '유죄', '무죄'의 결정을 의미한다. (112쪽)

일본에서는 최근 이 제도가 부활되었는데, 아직까지는 문제가 많아서 이런 저런 이야기가 돌고 있는 상황, 직업 재판관에 의한 무죄율은 불과 3퍼센트였으나 배심원에 의한 무죄율은 17퍼센트에 이르렀으며, 그들의 시민으로서의 감각이 수사의 결함을 간파한 적도 많았다. (114쪽) 배심제로 진행되는 법정 미스터리를 바라보는 시간이 흥미진진했다.

 

 이 소설은 다카미 료이치가 무죄인 것을 알고 시작하게 된다. 결과를 이미 알면서도 어떻게 덫에 걸려들고,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는지 지켜보며, 그 혐의를 벗기 위해 어떻게 진행되는지 눈여겨 보는 시간을 갖는다. 결과를 알면 김이 샐 것이라는 일반적인 생각과는 달리, 무죄인 사람을 무죄까지 결론을 이끌어내는 과정이 흥미로워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이 책은 한 번 손에 잡으면 절대 놓지 않을 매력이 있는 작품이다. 결말을 향해가는 동안 어떻게 마무리될지 궁금한 마음이 가득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제 마무리인가 생각했던 부분에서 한 번 더 긴장의 끈을 꽉 붙들게 되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휴보이즘 - 나는 대한민국 로봇 휴보다
전승민 지음, 오준호 감수 / Mid(엠아이디) / 2014년 2월
평점 :
절판


 만화영화에 로봇이 나오면 당연하다는 듯 보았다. 그것이 지금 존재하는 로봇에 대한 것이 아니라 작가의 상상력 속에 존재하는 것이라는 점을 간과했다. 그동안 로봇이 걷거나 뛰고, 다양한 행동을 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미처 몰랐다. 현실 속에서 로봇이 어느 정도까지 발전하고 있으며, 그것을 위해 과학자들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이 책 <휴보이즘>을 통해 관심이 없던 분야에 대해 새로이 알아가고, 흥미롭게 바라보고, 경이롭게 감탄하는 시간을 가져본다.

 

 

 이 책의 저자는 과학전문기자다. 과학기자로서 특정 기관의 성과를 너무 두드러지게 보도하는 것은 피해야 할 일인데, 자칫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질책을 받기 쉽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큰 성과를 형평성에 발목잡혀 사실을 그대로 보도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하니, 그것이 이 책을 집필한 첫 번째 이유라고 밝힌다. 어쩌면 나도 신문 기사 한 줄에 나온 글만으로는 과학적인 성과의 대단함을 알지 못했을테니, 이 책이 반갑다.

 

 

 

 '로봇강국 대한민국'이란 타이틀 뒤엔 언제나 로봇 휴보가 숨어 있었다. '일본의 뛰어난 인간형 로봇' 아시모에 필적하는 로봇이 한국에 있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인간형 로봇을 연구하고 싶어하는 외국교수들도 누구나 한국, 그것도 KAIST 휴보 연구팀과 협력을 원했다. 미국의 유명한 대학에서 컨소시엄을 구성해 휴보 8대를 무더기로 구매하는가 하면, 세계적 IT기업인 구글에서도 휴보를 구입해갔다. 이들은 대당 5억 원 상당의 비싼 값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런 게 대한민국 토종 로봇 '휴보'에 대한 국제적 평가다. (8쪽)

 

 휴보에 대해 이렇게 대단한 평가를 받고 있었다니! 머리말을 보며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더욱 궁금한 마음이 생겨, 흥미로운 마음에 이 책을 계속 읽어나가게 되었다.

 

 이 책을 통해 인간형 로봇을 총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연구진행은 어느 정도까지 되어있는지 과거와 현재를 낱낱이 분석한 것을 살펴보게 된다. 이 책은 로봇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들도 관심을 가지고 부담없이 읽어나갈 수 있는 점이 장점이었다. '난 이 분야를 하나도 몰라.' 이렇게 생각했던 독자인 내가 읽어보기에도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이 담겨있었다. 지금 이 모습까지 발전시키기 위해 수많은 노력이 쏟아부어졌다는 점을 하나 하나 알게 된다.

 

 이 책에서는 다양한 사진과 도표로 로봇 개발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고, 세계 각국의 로봇 연구 역사도 짚어볼 수 있었다.

 

 

 

 로봇이 걷기 위해서 얼마나 인간이 힘들게 매달려야하는지 이 책을 보며 알게 된다. 발이 두 개든 네 개든 걸어 다니는 로봇을 만드는 것이 일단 힘든 일이고, 두발로봇보다 네발로봇이 까다롭다는 점도 새롭게 알게 되는 사실이다. 걷는 로봇 중 가장 골치 아픈 것이 네발로봇일 것이라는 점, 중심잡기가 그렇게 힘들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된다.

 

 이 책을 통해 세계 인간형 로봇을 총정리해보는 시간도 흥미롭다. 로봇에 대해 전혀 모르더라도 이 책 한 권 속에서 얻게 되는 정보는 풍부할 것이다. 미래과학과 로봇에 대해 관심이 많은 사람들에게도 당연히 유용한 책이겠지만, 잘 모르더라도 이 책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알아가는 기쁨이 있을 것이다. 과학 영역에 문외한이어도 술술 읽히는 맛이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철학을 권하다 - 삶을 사랑하는 기술
줄스 에반스 지음, 서영조 옮김 / 더퀘스트 / 201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살다보면 영혼이 훼손되는 듯한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정신을 놓고 바쁜 일상에 몰두하다보면, 순식간에 세상이 황폐해지고, 정신이 피폐해져버린다. 그대로 아무 생각없이 하던대로 바쁜 일상에 몸을 던지고 살아가게 되기도 하지만, 가끔은 근본으로 돌아가 철학적 사색을 할 필요가 있다. 실존의 몸부림이다. 살아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살아가는 지혜를 얻기도 하고, 정신이 번쩍 드는 깨달음을 얻기도 한다.

 

 같은 시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아니어도, 그들이 전해주는 메시지에 귀를 기울이다보면 지금 살아가는 나에게 커다란 가르침을 준다. 그런 의미에서 <철학을 권하다>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며 철학을 삶 이외에서 찾던 시선을 돌려, 삶을 철학적으로 바라보는 시간을 가졌다. 저자의 생각이 재미있다.

"아테네학당에서 하루쯤 청강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탄생한 이 책은 내 꿈의 학교이자, 내가 이상적이라 생각하는 일상철학 커리큘럼이다. 우리는 고대의 위대한 스승 열두 명을 초빙하여 오늘날 교육에서는 그냥 지나치고 마는 것들, 즉 우리 감정을 어떻게 다스려야 하는지, 우리 사회에 어떻게 관여해야 하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들어볼 것이다." (14쪽)

 

 먼저 이 책의 구성이 흥미로웠다. '기조연설, 오전수업, 점심시간, 오후수업 1부&2부, 졸업식'으로 나뉜다. 아테네학당에서 청강하는 기분이 든다. 저자와 같은 생각을 해본 적은 없으나, 그 생각에 충분히 공감하고, 이렇게 좀더 적극적으로, 청강하는 자세로 강의에 임했다.

 

 책을 읽는 것은 책 속에서 지식을 습득하는 데에 기본적인 목적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은 그냥 단순한 지식을 습득하는 것을 넘어서 좀더 생동감 있게 삶 속에 끌어들이는 역할까지 하고 있었다. 철학이 사람들을 살리기도 하고, 복잡한 삶을 깔끔하게 정리해주기도 한다. 단순한 수학공식을 외우는 차원을 넘어 응용문제를 푸는 듯한 기분으로 천천히 이 책을 읽어나갔다.

 

 이 책을 보며 특히 관심있게 눈에 들어오는 이야기가 '에픽테토스'와 '에피쿠로스'였다.

 에픽테토스는 "어떤 것들은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있고, 어떤 것들은 마음대로 할 수 없다"고 이야기하며,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것들'과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들' 목록을 보여준다. 그런데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것들 목록에는 우리의 몸,재산,명성,직업,부모,친구들,동료들,상사,날씨,경제,과거,미래,우리가 죽을 거라는 사실 등 얼핏보아도 꽤나 많은 것들이 있는데,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들의 목록에는 '우리의 믿음' 하나만 있다.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것을 통제하려고 하는 데에서 우리의 고통은 커지는 것이다.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은 우리의 잘못이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그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우리의 책임이다." -너스

자꾸 화를 내는 습관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화내지 않았던 날들을 세어보아라. - 에픽테토스

지금의 나에게 많은 생각을 던져주는 말이다.

 

 이 책을 통해 에피쿠로스 학파의 철학에 대해 자세하게 알아보고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 의미 있었다. 학창시절 에피쿠로스 학파의 철학은 수업 시간이나 시험 문제의 비중이 현저하게 적었던 기억을 떠올린다. 그 이후에 자세하게 들여다볼 기회가 없었는데, 이 책을 통해 각 학파를 면밀히 바라보고, 연관지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는 것은 흥미진진한 일이다.

 

 어려울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는 것이 철학에 대한 솔직한 심정이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고정관념을 깨고 흥미로운 시선으로 서양철학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이 시대의 지식인이라면 모두가 거쳐야 할 과정이다. 삶이 힘들다면 그럴수록 우리는 기본으로 돌아가 철학적인 사고를 하고, 삶의 방향을 잡아야 한다. 이 책이 나침반 역할을 톡톡히 해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할퀴어 주겠어! 세트 - 전3권 블랙 라벨 클럽 8
박희영 지음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4년 1월
평점 :
품절


 고양이에 대한 책은 되도록 보고 있다. 얼마전 나쓰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보면서 기묘한 상상력에 얼마나 웃었던지! 지나가던 고양이만 봐도 고양이가 떡 먹는 장면을 떠올리며 나도 모르게 키득키득 웃게 된다. 고양이가 나를 바라보며 주전자같은 외모라고 신기해하리라 생각해보면 다른 종의 재미있는 상상이다.

 

 나또한 다시 태어나면 고양이로 태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잠시 해본 적이 있다. 한낮 봄볕에 꾸벅꾸벅 졸고 있는 고양이를 보고, 나른한 행복함을 느꼈기 때문이다. 고양이 집사를 길들이며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살판 날 일인가. 나는 그저 잠시 동안 그런 생각을 했을 뿐인데, 이 책의 작가는 고양이가 된 이야기를 3권의 소설로 펴냈다. 상상력과 실천력에 감탄할 따름이다.

 

 이 책 <할퀴어 주겠어> 또한 작가의 유쾌한 상상력에 상큼발랄해지는 소설이다. 20세 윤청아, 오빠 청국의 친구인 진혁오빠를 우연히 보고 난 후, 첫 눈에 반했다. 3년 동안 열심히 공부하여 대학에 합격했다. 다이어트도 열심히 해서 멋진 몸매로 거듭나고, 이제 낭만적인 대학 생활만을 눈앞에 두고 있는 그 때, 교통사고를 당한다. 깨어나보니 고양이가 되어있다니! 이런 충격적인 일이 일어날 수가 있나!

 

 게다가 완전 다른 세상으로 이전해왔다. 도대체 눈앞에 펼쳐지는 세상을 어떻게 받아들여야하는 건지. 상황은 최악이지만, 마냥 즐겁기만 한 상상의 세계에 푹 빠져보는 시간이 되었다. 진혁 오빠라고 생각했던 사람은 도대체 누구인가? 가장 싫은 사람이었던 류안과 점점 얽혀들어가며 벌이는 좌충우돌 로맨틱 판타지. 스토리도 스토리지만, 고양이에 대해 너무도 잘 알고 있는 듯한 묘사에 눈을 뗄 수 없었던 책이다.


 2권에서는 청아의 정체를 알게 된다. 그녀는 신수, 아기고양이 모습을 했다가, 사람의 모습을 했다가, 두 가지의 모습으로 변하게 된다. 류안과의 달달한 사랑 이야기가 2권에서 주로 진행된다. "갖다버려!"하는 주인을 "같이 가자"로 만드는 매력덩어리 아기고양이 윤청아.

 

 완전히 다른 세상으로 이전해왔고, 예전 가족들은 자신을 기억조차 하지 못한다고 하는데......도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하는 건지. 신수의 세계에 갔다가 다시 인간 세상으로 돌아오는데, 인간 세상에서 계속 살아도 괜찮은 건지......상상의 세계 속에서 그들의 이야기에 빠져들어본다.

 

 3권에서는 류안과 청아의 행복에 위기가 찾아오고, 아기고양이 청아는 황제에게 납치까지 당한다. 이들은 과연 행복한 결말을 맺게 될까, 슬픈 이별을 맞이하게 될까? 청아는 예전 세계로 돌아가게 될까? 궁금한 마음 투성이에 마지막까지 손을 뗄 수 없는 소설이었다.

 

 결말은 어느 정도 원하던 방향으로 흘러갔기에 가슴을 쓸어내리게 되었다. 소설이 다 끝났다고 생각했지만, 뒤이어 잇따라 나오는 에피소드도 볼거리가 쏠쏠했다. 다양한 시선으로 같은 사건을 바라볼 수 있게 한다.

 

 독자들에게 "혹시 고양이 아니세요?"라는 질문을 들었다는 저자. 그 이야기가 이 책을 읽으며 자연스레 이해된다. 어쩌면 그렇게 고양이에 대해 잘 아는지, 감탄하고 놀라면서 이야기를 보게 된다. 호들갑떨며 달려드는 앨런을 보며 생각하는 것이나, 커다란 벌레를 선물로 건네는 다른 고양이의 마음까지도. 고양이를 직접 키우는 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항상 옆에 끼고 관찰하고, 고양이의 마음 속으로 들어갔다 나와야 알 듯한 이야기들이 이 책 속에 정리되어 있을 것이다.

 

 각 장의 끝에 고양이 관련 명언이 담겨있는 것도 이 책을 읽는 즐거움이었다. 어쩌면 그렇게 맞는 말들만 했는지, 생각해보면 더욱 감탄스럽다. 이 책을 읽으며 고양이에 대한 생각을 실컷 할 수 있었다. 고양이 좋아하는 사람은 모여라! 달달상큼발랄한 로맨틱 판타지 <할퀴어 주겠어>에 푹 빠질 지어다.

 

 저자의 고양이 관련 이야기는 세 권의 소설로도 모자라다는 생각이 든다. 길고양이에게 밥을 챙겨주고 있는 나도 어느 순간 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들에게는 고양이 자랑을 하려다가도 입을 꽉 닫고 만다. 그들이 흥미로워하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생각에서다. 고양이를 싫어하는 주변인이라면 듣기 싫어할테지만,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고양이 이야기만 나오면 서로 공감하고 환장하게 된다. 고양이에게 서서히 길들여지는 집사가 된다.

 

 그렇기에 아기고양이 치즈태비를 떠올리며 이 책을 읽는 시간이 즐거운 휴식이었고, 기분 좋은 상상이었다. 길고양이들을 좀더 유심히 관찰하고, 그들의 마음을 헤아려보고 싶은 생각이다. 3권의 소설을 지루하지 않고 흥미롭게 읽게 되어 좋았다. 저자가 고양이 관련 소설을 또 쓰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