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공부 - 2500년 인문고전에서 찾은
조윤제 지음 / 흐름출판 / 201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상에 책은 많고, 인문고전책은 자꾸 뒤로 미루다보니, 오늘도 여전히 '다음에 읽어봐야지.' 생각하게 되는 나를 보게 된다. 무슨 일이든 '나중에 시간나면~!'이라는 핑계가 붙으면 뒷전이 되어버리고 실현가능성이 거의 희박하다는 것을 그동안의 경험상 잘 알고 있다. 시간이 없다는 것도 핑계다. 정말 절실하게 원한다면 무슨 일이든 뒤로하고 가장 먼저 실행할 것이 아닌가.

 

대화에는 격이 있어야 하고 말에도 공부가 필요하다.

2500년 인문고전에서 찾은 말공부, 나도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인문고전 원서를 차근차근 읽겠다는 것은 아무래도 빨리빨리 다양한 책을 섭렵하고 싶어하는 나의 생활패턴과 맞지 않는다. 인문고전에 대한 갈망은 그저 아직 실현하지 않은 꿈이 되어버렸다. 과연 나중에 시간을 낼 수 있을까? 여전히 의문이다. 그렇기에 이번에는 누군가 인문고전에서 쏙쏙 뽑아낸 말과 해설을 통해 간접적으로 접해보며 말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책 <말공부>를 읽으며 옛사람들이 이야기한 지혜의 정수를 알차게 흡입해보기로 한다.

 

 

 



이 책에는 총 10장의 '말'에 대한 글이 선별되어 담겨있다.

촌철살인_단 한 마디로 끝내라

언중유골_평범한 말 속에 깊은 뜻을 담는다

지피지기_나를 알고 상대를 알면 백 번 대화해도 위태롭지 않다

언어유희_유머와 감성으로 통하라

우화우언_이야기로써 풍자와 교훈을 전한다

이류이추_비유와 인용을 활용한다

이심전심_마음으로부터 마음으로 말한다

일침견혈_한 방에 핵심을 찔러라

선행후언_먼저 실천하고 그 다음에 말하라

일언천금_사람을 살리는 말, 망하게 하는 말

 

 각각의 글은 《논어》《맹자》《장자》《사기》《한비자》등의 고전 속에서 뽑은 이야기로 시작한다. 그리고 그에 대한 해설이 이어진다. 또한 현대인으로서 그에 연관되는 상황이 언급된다. 말을 함에 있어서 어떤 부분을 염두에 둘지, 어떤 상황에서 이 고사가 적당하게 어울릴지, 어떤 교훈을 주는지, 글을 하나하나 읽어나가다 보면 다양한 이야깃속에서 지금의 나에게 맞는 문장을 뽑아낼 수 있다. 언어 생활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배경지식을 풍부하게 해주는 느낌이다. 고전 중에서 현대의 상황에 맞는 것을 잘 뽑아내어 이야기해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의 나에게 어떤 면에서 도움이 될지, 고전 속의 글이 다르게 다가오는 느낌이다. 생각에 잠기며 시간을 보내게 된다.

 

 고전 자체를 직접 접한다면 부담스럽고 난해한 느낌을 갖기 쉬웠겠지만, 여러 곳에서 발췌한 글을 한 권의 책에 모아 담았기에 부담없이 읽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글 자체가 어렵지 않고, 가독성이 좋기에 편안한 마음으로 읽게 된다. 다양한 주제의 글이 말과 관련된 이야기로 묶여서 천천히 읽다보면 어떻게 활용할지 감이 조금은 생기게 된다.

 

 이 책의 저자는 《논어》《맹자》《사기》등을 비롯한 동양고전 100여 권을 원전으로 읽으면서 문리가 트이는 경험을 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동양 고전이야말로 오늘을 읽고 미래를 전망할 수 있는 살아 숨쉬는 지혜의 보고임을 깨닫고 그것을 제대로 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제 나에게 필요한 것은 실행이다. 선행후언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논어》에는 "먼저 실천하고 그 다음에 말하라"는 공자의 가르침이 실려 있다. 제자인 자공이 은근히 자신의 말하기 능력을 뽐내며 군자의 자격을 묻자, 공자가 꾸짖음을 담아 가르친 말이다. 그만큼 말은 쉽고 실천은 어렵다는 말이다. (먼저 행동으로 보여라_284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젤롯 - “예수는 정치적 혁명가였다” 20년간의 연구로 복원한 인간 예수를 만나다
레자 아슬란 지음, 민경식 옮김 / 와이즈베리 / 2014년 3월
평점 :
품절


 예전에 인도 여행을 하며 델리에 있는 바하이 사원에 들른 적이 있다. 하느님, 알라, 야훼, 브라마 등의 명칭은 한 분이신 신성한 존재를 지칭한다고 하며, 그곳에 들른 사람들은 자신의 신에게 조용히 기도하면 되는 곳이었다. 어떤 면에서는 각각의 종교에서 좋은 점을 모은 듯한 느낌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힌두교, 이슬람교, 기독교 등의 익숙한 종교의 틀에서 자신의 신을 찾고 있다. 자신의 테두리 안에 있는 종교인이 아니면 배척을 하고 전쟁도 불사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때 느꼈다. 종교는 합리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을. 각 종교의 장점을 모아 통합하려고 해도 세계의 종교는 하나로 통합될 수 없음을.

 특정 종교에 대한 글은 자칫 잘못하면 위험할 수 있다. 사람들은 '합리적'으로 종교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믿는 종교에 대한 비판을 비난이라고 생각하며 살인이나 전쟁도 불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기 전 걱정이 앞섰던 것이 사실이다. 이 책을 볼 때 아슬아슬하게 경계선 상에서 줄타기를 하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했다. 어떤 때에는 줄타기 도중 살짝 휘청이는 듯 해서 관객 입장에서는 깜짝 놀라게 된다. 하지만 줄에서 떨어지지 않고 경계선을 넘어가지 않았다. 그런 매력이 있기에 종교 부문에서는 이례적으로 아마존 전체 베스트셀러와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른 화제작이 되었을 것이다.

 

 
 이 책에는 『세계종교 둘러보기』​의 저자 오강남의 추천사가 있다.

예수를 연구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그중 크게 두 가지로 나누면 '나사렛 예수' 즉, 역사적 인물로서 중점을 두는 연구신앙의 대상으로 받드는 '그리스도 예수' 연구를 들 수 있겠다. 이 책의 저자에 의하면 예수는 '정치적 의식이 투철한 유대 혁명가'였다. (추천사_12쪽)

 

 

 이 책의 저자는 레자 아슬란. 종교학자이자 작가다. 현재 캘리포니아대학에서 종교학과 문예창작학을 가르치고 있다. 작가소개란을 보면 그가 어떤 시각으로 글을 전개해나갈지 짐작할 수 있다. 이 책 『젤롯』은 종교적인 입장에서 예수를 바라본 것이 아니라 역사적으로 바라보려고 그 근거를 찾는 데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 흔적을 찾을 수 있다. 어떤 역사적 사건이든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다른 해석이 나올 수 있으며, 이 또한 실제 사실을 바라보는 하나의 관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복음서의 보도를 역사 비평적으로 분석하면 성서의 문학적, 신학적 부풀리기를 배제할 수 있고, 역사 속에서 살아 숨 쉬던 예수의 모습을 훨씬 더 정확하게 재구성할 수 있다. (31쪽)

 이 책을 읽으며, 물론 예수는 어떠한 금전적인 보상을 요구하지 않았지만 마술사나 치유자, 기적 수행자, 축귀자는 1세기 팔레스타인에서는 벌이가 상당히 괜찮은 전문직이었다는 그 당시 사회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었고, 예수가 말한 하느님의 나라가 어떤 의미일지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도록 여러 가지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1세기 팔레스타인에서 메시아에 대한 통일된 견해가 없기에 예수를 메시아로 받아들인 사람들조차 메시아가 실제로 어떤 인물인지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었다. 십자가 처형은 고대사회에 보급된, 대단히 일반적인 처형 방식이었고, 부활에 대한 견해를 성서와 당시 사회 분위기를 오가며 풀어내고 있다.

 역사인가 신화인가? 어떻게 신격화 시켰는가? 우리는 말도 안되는 이야기가 한 세대, 두 세대 거쳐 역사가 되고, 영웅이 되고, 신격화되는 수많은 이야기를 알고 있다. 뒷얘기 혹은 숨겨진 이야기 정도로 책이든 방송이든 어떤 매체로 접하게 된다. 그것이 진실이든 아니든, 단순한 모함인지 사실인지, 그런 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이미 검증할 수 없이 시간이 흐른 역사적 순간을 '이런 견해도 있다'고 바라볼 수밖에 없는 일이다. 이 책도 마찬가지다. 세세한 항목을 이것은 진실이고, 이것은 아니라며 파헤치며 연구하는 자세로 읽으면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기원후 70년 전까지만 해도 바울의 기독교는 파문당해야 마땅할 사상이었다. 그러나 그 이후에 상황이 바뀌었다. 2,000년이 흐른 오늘날, 바울이 만든 그리스도가 역사적 예수를 완전히 집어삼켜버린 셈이다. 이 땅에 하느님의 나라를 세우기 위해 제자들을 이끌고 갈릴리를 배회하던 혁명적 젤롯에 대한 기억, 예루살렘 성전 제사장들의 권위에 반발한 매혹적인 설교자에 대한 기억, 로마의 압제에 도전하다 실패한 과격한 민족주의자에 대한 기억은 역사의 뒤편으로 거의 자취를 감추었다. (에필로그_307~308쪽)

 역자후기에 보면 이 책을 어떤 사람들에게 권하는지에 관해 적고 있다.

 예수의 진면목이 궁금한 이들, 그러나 예수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이들, 또한 예수에 대해 좀 알고 있는 이들이나 예수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이들, 여러 가지 이유로 예수를 알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나또한 그 말에 동의하게 된다. ​이 책을 읽은 내가 그러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흥미롭게 이 책을 읽었고, 종교적인 접근이 아니라 역사적인 접근이기에 주석과 참고문헌을 꼼꼼이 살펴가며 읽어볼 수 있었다. 또한 당시의 종교, 사회, 정치적 분위기와 역사의 흐름을 좀더 포괄적으로 바라보는 시간이 되었다. 그동안과 다른 관점에서 '나사렛 예수'의 행적을 되짚어본다. 예수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이었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읽는 영미 현대철학 처음 읽는 철학
철학아카데미 지음 / 동녘 / 201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철학' 하면 떠오르는 것이 '고전'이다. 동양 철학과 서양 철학에 대해 포괄적으로 바라보도록 구성된 책도 많이 나와 있고, 각각의 사상을 심도있게 파고들어 연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도 있다. 거의 옛 시절에 발생한 고전이다. 하지만 역사는 계속되고 있고, 지금도 철학자는 당연히 존재한다. 그렇지만 '현대철학'이라는 단어에서 생소해져버린다. '현대철학자'라는 사람을 당장 떠올려보겠다고 마음 먹어도 다섯 손가락 이상 사용하지 못한다. 그러니 '영미 현대철학'에 앞서, 영미 현대철학의 영역이 어떻게 되며, 대표적인 철학자의 이름을 떠올리는 것은 내 능력 밖의 일이었다. 그래서 이 책《처음 읽는 영미 현대철학》을 읽어볼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책을 읽은 이유는 철학에 대한 지적 영역의 확장을 기대했기 때문이었다. 최근 동서양의 철학을 훑어보는 시간을 가졌기에 현대철학으로 영역을 확장하면 흥미로운 시간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영미 현대철학에 대해 잘 모르기에 책을 읽으며 알아가는 시간을 가져보고 싶었다. '처음 읽는'이라는 수식어도 이 책에 대한 접근성을 좋게 했다. 이 책을 보며 비트겐슈타인부터 제임슨까지, 강의를 듣는 마음으로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철학아카데미에서는 지금까지 1,300개가 넘는 강의를 했고, 그 가운데 좋은 반응을 얻은 강의 중 일부는 책으로 출간되었다고 한다. 이 책은 세 권으로 된 박스 세트 중 한 권이다. 《처음 읽는 프랑스 현대철학》,《처음 읽는 독일 현대철학》,《처음 읽는 영미 현대철학》 이렇게 세 권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프랑스, 독일, 영미의 철학계를 장식한 철학자 35명을 책을 통해 만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이 책《처음 읽는 영미 현대철학》은 처음 읽는 철학 시리즈의 마지막 권이다.

 

 이 책 《처음 읽는 영미 현대철학은 비트겐슈타인부터 화이트 헤드, 쿤, 롤스, 매킨타이어, 왈쩌, 퍼트남, 로티, 촘스키, 프레이저, 그리고 제임슨까지 총 11명의 영미 철학자들을 소개하고 있다. 각각의 원고는 2013년 그 무더운 여름, 철학아카데미에서 진행됐던 강의를 내용을 바탕으로 새롭게 재구성한 것이다. (들어가는 글_11쪽)

 

 이 책을 통해 영미 현대철학을 처음 접했다. 낯선 사람을 만나는 느낌으로 읽어나갔고, 처음 읽기에는 난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어떻게라도 접할 기회가 많은 철학자들이라면 그런 느낌이 덜 했으리라. 총 10명의 교수진이 강연에 임했고, 11명의 영미 철학자에 관한 꼼꼼하고 상세한 연구노트를 들여다보는 느낌으로 이 책을 읽게 된다. 생소함과 꼼꼼함에 책 읽는 속도가 더뎌지지만, 한 번 쯤 영미 현대철학을 짚어보겠다고 생각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각 철학자에 관련된 사상과 배경 등을 다룬 강의가 끝나고 나면 각 장의 끝에는 '더 읽어보면 좋은 책' 목록을 소개해준다. 관련 서적을 함께 찾아보며 정리하면 영미 현대철학에 대해 가지를 뻗어가며 공부할 수 있을 것이다.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과 노엄 촘스키에 관해서는 어느 정도 알고 있었기에 내가 알고 있는 지식에 더해 정리해보는 기분으로 이 책을 읽었고,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하는 철학자나 이름만 알고 있던 사람들의 철학에 대해 좀더 상세하게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한 번 읽어서는 쉽게 이해되는 책이 아니기에 다시 정독하는 시간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다. 공부하는 기분으로 달려들어 읽은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과학을 취하다 과학에 취하다 강석기의 과학카페 3
강석기 지음 / Mid(엠아이디) / 201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 제목에 들어간 '과학'이라는 단어에 벌벌 떨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럴 필요 없었는데 말이다. 이 책의 저자는 강석기. 화학과 분자생물학 전공, 연구원, 과학전문기자를 거쳐 지금은 과학전문 작가로 전업하여 과학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과학 한잔 하실래요?』『사이언스 소믈리에』 이후 3편으로 『과학을 취하다 과학에 취하다』를 출간하게 된 것이다.

 

 

 이 책은 동아사이언스의 인터넷 과학신문 <과학동아 데일리>에 매주 연재하고 있는 '강석기의 과학카페'의 글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지난해 발표한 글에서 35편, 2014년 발표한 글에서 3편을 골라 보완해 실었다. 한편 지난해 3월부터는 새로 창간한 월간지 <이감논술>의 '흥미로운 과학이야기'라는 코너에 에세이를 실었는데, 이 가운데 7편을 골랐다. 또 지난해 6월부터는 대한화학회에서 발행하는 월간지 <화학세계>의 '언론에 비친 화합물'이라는 코너에 에세이를 연재했는데, 이 가운데 4편을 실었다. 끝으로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운영하는 인터넷 과학신문 <사이언스타임즈>에 매주 연재하는 '일러스트가 있는 과학에세이'에서 한 편을 빌려왔다. (_서문 중에서)

 

 '과학', '사이언스'라는 단어의 거리감 때문에 이전 2권의 책을 아직 읽지 못하고 있었다. 궁금하기는 한데, 혹시나 난해하고 지루한 이야기가 담겨있으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만큼 힘들어지니 말이다. 하지만 이 책 『과학을 취하다 과학에 취하다』를 읽고 생각이 바뀌었다. 이토록 재미있는 과학 이야기라니! 이런 신선하고 재미있는 세계를 이제야 알게 되다니! 과학 이야기를 이렇게 재미있고 솔깃하게 풀어내다니! 쉽고 재미있게 이야기를 펼쳐나가서 몰입해서 읽다보니 어느덧 한 권의 책이 금세 끝나고 말았다.

 

 

 

 이 책은 총 아홉 파트로 나뉜다.

핫 이슈, 건강/의학, 영양과학, 생명과학, 신경과학/심리학, 수학/컴퓨터과학, 물리학/화학, 인물 이야기, 문학/영화

이 중 핫 이슈, 건강/의학, 영양과학, 신경과학/심리학, 문학/영화의 이야기에 특히 몰입해서 읽게 되었다. 읽는 사람마다 관심분야가 달라서 몰입하게 되는 부분도 조금씩 다를 것이다. 다양한 분야의 핵심적인 이슈와 과학적 정보가 밑받침된 글을 읽는 시간이 흥미롭다.

 

 지금도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서평을 쓰고 있다. 나의 관심분야 커피. 하지만 마시는 것은 즐겨도 커피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원두마다 다른 맛을 구별하기 힘들다. '추출 방식에 따라 맛과 향이 결정되는 커피, 스타벅스의 하워드 슐츠 회장이 가장 좋아하는 커피는 무엇일까?, '죽는 것을 잊은 섬' 주민들이 마시는 커피는?' 호기심을 자아내고 그에 대한 해답을 주니 집중이 잘 되는 책이다.

 

 

최근 그리스의 장수촌 주민들의 건강비결로 알려진 그리스식 커피. 이브릭이라고 부르는 용기에 원두분말과 설탕, 물을 넣고 끓이다 거품이 일면 잔에 따라 가루를 가라앉힌 뒤 마신다 (제공 위키피디아)

 

학술지 <혈관의학> 2013년 4월 호에는 유럽의 장수촌인 그리그 이카리아섬 주민들의 무병장수의 비결 가운데 하나가 커피를 마시는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실렸다. '죽는 것을 잊은 섬'이라고 불리는 이카리아섬의 주민들은 90세 이상 장수하는 비율이 유럽 평균의 10배에 이른다. 이카리아섬 주민들은 장수와 더불어 특히 심혈관계 질환이 다른 유럽인에 비해 적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88쪽)

모르던 사실을 알게 된 점에서 흥미로워지고, 참고문헌까지 함께 실려있으니 신뢰도를 높인다.

 

 보름달이 뜨면 수면시간이 20분 짤아진다는 연구도 흥미롭다. 달의 차고 기욺이 잠의 양과 질에 미치는 영향을 데이터로 나타낸 자료를 첨부했다. 그러면서 '필자처럼 산문적인 성향의 인간들은 빼고 시인의 감수성을 지닌 사람들만 선별해 위의 실험을 다시 해본다면 훨씬 극적인 결과가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121쪽)는 이야기를 덧붙인다. 간간이 웃음을 자아내는 코드가 있는 책이다.

 

 제목에 '과학'이라는 단어가 들어가지만 문학/영화도 빼놓지 않았다. 학술지 <사이언스>에 소설을 읽으면 타인에게 공감하는 능력이 향상된다는 연구결과가 실렸다는 이야기를 하며, 앨리스 먼로의 단편을 이야기한다. 「빨간모자」와 구성이 비슷한 동화 58편에 대해 계통수를 만들어 비교분석한 이야기를 흥미롭게 읽었다.

 

 

 
 이 책을 읽으며, 편안한 마음으로 과학 이야기를 접하는 시간이 되었다. 커피 한 잔 마시며 부담없이 읽어도 좋을 책이고, 학생들에게도 유익한 책이 될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배우는 것이 많아지리라 생각된다. 이토록 재미있는 과학 이야기를 안 읽었으면 얼마나 아쉬웠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분 BOOn 2호 - 2014년
RHK일본문화콘텐츠연구소 편집부 엮음 / RHK일본문화콘텐츠연구소(월간지) / 2014년 3월
평점 :
품절


 RHK 일본문화콘텐츠연구소에서 발행한 일본문화전문잡지 『BOOn 2호』가 나왔다. RHK에서 발행한 격월간 잡지인데 '새로운 일본문화콘텐츠 전문잡지'라는 점에서 궁금한 생각이 들었다. 일본문화에 대해 일가견이 없기에, 잡지를 보면서 간단하게 현재의 일본문화의 흐름을 엿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단순한 호기심과 발행 초기 잡지라는 기대감으로 이 잡지 『BOOn 2014.2』를 읽어보게 되었다.

 

 

 먼저 잡지의 이름에 대해 짚고 넘어가야겠다. 무슨 뜻인지 몰랐으니까.

"BOOn [bu:n]이란 '유쾌한' 이라는 뜻을 가진 말로 '文化' 의 일본어 음독인 '분카' 에서 '분(bun)' 이라는 발음만 차용하여 표기한 것이다. 따라서 [BOOn]은 '유쾌한 일본문화 읽기' 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

 

 

 처음 이 잡지를 봤을 때, 잡지의 크기에 약간 당황했다. 일반적인 잡지 크기라고 생각했는데, 책의 크기와 같다. 200페이지의 분량에 다양한 내용을 담은 책이다. 크기뿐만 아니라 내용도 예상을 넘어섰다. 아주 긍정적인 방향으로! 제목과 목차로 내용을 짐작해보는 것과 직접 보았을 때 그 느낌이 다른 경우가 있다. 이 잡지가 그랬다. 그냥 일본대중문화를 쉽게 넘겨가며 연예계 동향이라든지, 소설가 작품 분석 정도의 콘텐츠를 생각했는데, 기대 이상의 콘텐츠를 담고 있다. 실로 다양하고 깊이 있는 글들이 가득했다. 예상 외의 다양성과 전문성을 두루 갖춘 일본문화 잡지라고 할 수 있겠다.

 

 

『BOOn 2호』에는 특집으로 '흔들리는 대지'을 다루고 있다. '3.11 이후의 문화, 3.11이후의 상상력'을 이야기한다. 영화보다 더 영화같았던 자연재해, 계속 뉴스를 들여다보며 같은 장면을 무한반복해서 보던 그 당시의 시간을 기억한다. 벌써 3년이 흘렀다. 당시의 전과 후로 일본 문화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분석하는 글을 읽어본다. 그 사건과 일본문화의 연관성을 생각하지 못했는데, 이 글을 보며 가늠해본다. 

 

 

「공중그네」,「인 더 풀」,「남쪽으로 튀어」의 작가 오쿠다 히데오에 관한 이야기도 흥미롭게 보았다. 그의 작품을 재미있게 읽었는데, 그냥 따로따로 이렇게 깊이 있게 분석한 글을 읽으니 더욱 새롭게 다가온다. 모르던 사실을 알게 된 느낌을 받는다. 확실히 이 분야에서 전문적이고 깊이 있는 시선을 담은 글이 모여 한 권의 잡지를 발행했다는 생각이 든다. 박노자의 특별기고 '미구회람실기, 동아시아적 근대의 한 원천'과 권이면+후루카와 다케시의 '한류 붐의 현재'도 특히 눈을 끌었던 글이다.

 

 일본 문화에 대해 다양한 콘텐츠를 담은 잡지다. 단순히 흘려 넘기며 읽을 것이 아니라 소장해두고 싶은 생각이 든다. 그렇기에 책꽂이에 쏙 들어가는 책크기로 만든 것이 마음에 든다. 그동안 대중문화라는 것에 대해 너무 가볍게만 생각했나보다. 이 잡지로 생각보다 많은 정보를 얻게 되었다. 격월간지인 이 잡지의 다음 구성 내용이 궁금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