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히 사랑해
다니엘 글라타우어 지음, 유혜자 옮김 / 밝은세상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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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세 시, 바람이 부나요?』를 통해 다니엘 글라타우어의 소설을 접했다. 독특했다. 신선한 느낌에 단숨에 빠져들어 읽었던 책이다. 이메일 사랑 이야기를 다룬 그 책은 나의 예상처럼 전개되지는 않았다. 그들의 이야기는 사랑일까, 환상일까? 여운이 길게 남았던 소설이다. 해피엔딩으로 뻔하게 결말지어지지 않아서 오히려 현실적이었고, 그 점이 마음에 들었다. 시간이 꽤나 흘렀다. 몇 년이 지나 그 책을 읽던 기억이 희미해질 무렵, 다니엘 글라타우어의 새로운 장편소설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또다시 소설 속 세상에 들어가봐야할 때가 온 것이다.

 

 

 

『영원히 사랑해』이 책의 제목은 너무나 단순하고 흔하다. 어떤 이야기가 전개될지 머릿속에 그림이 당연스레 그려진다. 정말 그럴까? 뻔한 사랑 이야기는 진부할 것이다. 그렇다고 생각했다면 오산. 이 소설을 읽어나가다가 중반부 이후에 허를 찔리게 될 것이다. 그냥 달달한 소설일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은 작품이다. 오히려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진행되는 이야기에 정신이 번쩍 들면서 신선한 느낌을 받게 된다. 독일 아마존 출간 2주만에 15만 부 판매 기록을 세웠다니, 이런 느낌을 함께 한 사람들이 꽤 많은 것이다.

 

장르의 한계 속에 머물지 않는 작가! - 프랑크푸르터 노이에 프레세

도시 한가운데에서 벌어지는 '사이코 스릴러 소설' 탄생! - 스위스 라디오 DRS3

 

 

조명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유디트, 부활절 전날 슈퍼마켓에 들렀다가 운명적인 상대를 만났다. 영화에서 나올 법한 극적인 만남이었다. 한네스 베르그탈러. 건축설계사인 그는 상대를 특별하고 파격적이고 열정적으로 사랑할 줄 아는 남자였다. 매일매일 만나고 꽃 선물에 이벤트까지 너무 갑작스레 그들의 관계는 가까워졌다. 유디트는 혼란스럽다. 이것이 사랑일까, 아닐까? 사랑과 집착, 경계에 선 그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렇게 집착하는 사람을 만나면 숨이 턱턱 막힐 것만 같다. 그래도 사랑받는 여자의 마음은 그렇지 않은 것일까? 그냥 그렇게 소설 속 이야기를 따라가다가 보면, 소설은 제 2막을 열고 있다. 문제는 그들이 헤어지기로 하고 나서 일어났다. 이야기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사람의 몸과 마음을 황폐하게 만드는 독약같은 사랑이라 생각되다가도, 사랑일지 환상일지 알 수 없는 혼돈의 테두리에서 현실을 바라보게 된다. 현실 속의 사랑이 모두 이상적으로 흘러가는 것은 아니기에, 사랑의 단면을 바라보며 곰곰 생각에 잠긴다. 지금, 당신의 사랑은 안전한가요? 이 책은 질문을 던진다. 이런 사랑이 나에게는 오지 않기를.

 

 

소설을 다 읽고 나서 저자에 대해 읽었다. 『영원히 사랑해』는 다니엘 글라타우어가 법원통신원으로 17년간 일하며 신문에 게재했던 실제 사건을 토대로 집필했다는 점을 보며 섬뜩한 느낌으로 마무리한다. 원래 실화를 바탕으로 하면 더욱 등골이 오싹한 법이니까. 사랑 이야기이면서도 남녀 심리를 넘나들며 위태롭게 진행되는 이야기에 '사이코 스릴러 소설' 인정! 아무래도 다니엘 글라타우어 작가의 작품 세계가 내 마음에 각인되어버린 듯하다. 다음 작품이 나오면 꼭 다시 읽어보리라 생각한다. 다음 작품이 기다려지는 작가, 내 마음에 두 작품 연속해서 특이한 감정을 심어준 작가다. 묘하게 마음에 스며드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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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사랑시 100선 - 개정판
신달자 엮음 / 북오션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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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에는 시를 되도록 많이 읽으려고 계획을 세웠다. 아직은 1월이니 꾸준히 실천하다보면, 한 해의 마무리 지점에 가서는 내 마음에 드는 시를 골라 선별해놓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또한 습관적으로 시를 찾다보면, 자연스레 가까워지는 날이 오리라 믿는다. 관심을 가지고 보니 이 세상에 시가 정말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사실 그동안 시와는 거리가 먼 편이었기에, 개인 시집보다는 테마별로 엮은 시집을 찾아 읽고 있었다. 아무래도 처음 접하기에 부담없고, 누군가가 골라놓은 명작을 읽는다는 것이 일단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런 나의 눈에 쏙 들어온 책이 있었으니, 바로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사랑시 100선』이다. 사랑에 관한 시를 신달자 시인이 엮었다. 시인의 감성에 쏙 들어온 사랑시 100편이 엄선되어 들어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 책이다.

 

이 책은 신달자 시인이 엮었다. 그동안 수상 내역과 시집 출간 내역을 보면, 꾸준히 열심히 활동해왔음을 알게 된다. 책의 앞을 펼쳐보면 선물할 수 있도록 이름을 적는 난이 있다. 누군가에게 선물해도 좋으리라 생각된다. 2015년 선물로 나 자신에게 주기로 하고, 이 책 속의 시를 천천히 읽어나갔다. 

 

시를 읽어나가다보니 내가 이미 알고 있는 시도 꽤나 있었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는 것을 보니, 아무래도 유명한 시가 많이 선정되었나보다. 모르는 시가 너무 많아서 낯선 느낌을 받는 것보다는 이미 알고 있는 시가 중간 중간 있는 것이 훨씬 거리감이 적다. 가까워지는 느낌이고, 생각보다 내가 시를 많이 알고 있다는 사실에 뿌듯하기까지 해진다.

 

시를 읽을 때에는 낭송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눈으로 읽을 때와는 또다른 맛이다. 조용한 밤이나 아무도 없는 조용한 공간에서 읽어보았다. 시가 다가오는 느낌이 색다르다. 뻣뻣했던 마음이 확 녹아내리는 느낌이다. 아무래도 시를 읽기로 한 올해의 계획은 제대로 실행될 것 같다.

 

이 책에는 시와 함께 그림 또는 사진이 실려서 좋다. 종이 질도 좋아서 선물용으로 괜찮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에게,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기분 좋은 선물이 될 것이다.

 

소장 가치가 있는 시모음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상처받는 영혼을 위로하는 치유와 공감의 사랑 이중주'라는 표지의 글이 잘 어울리는 한 권의 시집이다. 펼쳐들면 마음을 위로받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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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읽는 긍정의 생각 한 줄
루이스 L. 헤이와 친구들 지음, 김정우 옮김 / 경성라인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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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부정적이고 투덜대는 경향이 있었다. '생각'이 참 묘한 것이 부정적인 생각이 일단 싹터서 커지다보면 종잡을 수 없을 정도로 번져버려 삶의 원동력을 잃고 방황하게 된다. 그저 생각일 뿐이었고, 불만스러운 상황에 투덜댔을 뿐인데. 그래서 되도록 좋은 말만 하고, 나쁜 말은 삼키기로 했다. 혼잣말도 마찬가지! 누군가 험담을 하려고 하면 일부러 듣지 않기로 했다. 듣는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아니까! 그러면서 나에게도 변화가 일어났다. 요즘은 특히 '말이 씨가 된다.'는 엄청난 현실을 느끼고 있다.

 

 

 
 

그래서 이 책 『매일읽는 긍정의 생각 한 줄』을 읽어보게 되었다. 매일매일 긍정적인 생각 한 줄이 나의 삶에 윤활유 역할을 하리라는 기대감에서였다. 일단은 전체적으로 살펴보았고, 앞으로는 곁에 두고 하루 한두 가지씩 마음에 새기면서 읽어나가려고 한다. 2015년 한 해동안 매일 함께 할 책으로 선정해놓았다. 때로는 긍정에 배신감을 느끼기도 하는 것이 인생이지만, 어떤 때에는 긍정의 힘이 모든 것을 술술 풀어가며 인생을 따스하게 만들어나간다.

 

 

어제의 당신은 사랑과 이해의 향기였습니다.

오늘, 화내지 않는 당신의 웃음은 삶의 활력입니다.

당신이 가꾸는 화사한 내일의 꿈을 믿습니다.

당신은 너무 소중한 사람입니다.

누군가에게 선물해도 좋고, 스스로에게 선물로 주어도 좋을 것이다. 좋은 글귀는 우리 삶을 윤택하게 하는 것은 사실이니까.

 

이 책 속의 글귀는 읽을 때마다 그 맛이 다르리라 생각된다. 지금 나에게 콕 들어와박힌 말은 돈 미겔 루이스의 한 마디.

 

진심만을 말하라.

나 자신이 아닌 말은 입에 담지 말고,

다른 사람의 험담을 하는 일은 피하라.

진실과 사랑의 방향으로 말의 힘을 사용하라.

-돈 미겔 루이스

누군가에게 들은 말이든지, 누군가 투덜거리며 다른 사람의 험담을 시작하려할 때, 적극적으로 피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또 이 글귀도 마음에 와 닿는다.

 

당신의 과거에 일어난 일 중 어떤 것도

'지금 이 순간'

바꾸지 못할 것은 없다.

당신이 과거와 미래의 창조자이기 때문이다.

완전히 새로운

'지금 이 순간'을 만들어라.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조차 새롭게 말이다.

-크라이언

 

글귀 하나 하나 읽으며 나 자신을 되돌아보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진다. 내 안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는 시간을 보내게 된다.

스스로 물어보라.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다시 물어보라.

"내게 진정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당신이 무심코 필요 없는 것을 원하고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것 때문에 당신이 쉽게 힘을 잃는다는 것도

깨닫게 될 것이다.

-캐롤라인 미스, 피터 오키오그로소

 

영어 원문과 함께 쓰여있어서 원문을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다. 따로 찾아보는 번거로움 없이 함께 볼 수 있으니 말이다. 매일 긍정의 생각 한 줄을 마음 속에 새기다보면, 한 해가 지나고 나 자신을 돌아보았을 때, 지금보다 훨씬 마음의 여유가 생기고, 에너지 넘치는 삶을 살아가게 되리라 기대한다. 조금씩 읽어야하는 책, 오랜 기간 야금야금 마음에 담아야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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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내 인생의 가장 젊은 날입니다
이근후 지음 / 샘터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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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죽을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의 저자 이근후가 '인생의 사계절을 보내는 이들에게 편지를 띄운다. 이근후는 우리나라 정신의학계에 큰 영향을 끼친 정신과 전문의로 50년간 환자를 돌보고 학생들을 가르쳤다. 76세의 나이에 고려사이버대학교 문화학과를 최고령으로 수석 졸업하면서 세간에 화제를 불러일으킨 이력도 있다. 『나는 죽을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를 읽으며 살아가는 모습, 가족들과의 관계, 사소한 일상 속 생각 등을 종합적으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기에, 이 책도 궁금한 마음에 읽어보게 되었다.

 

 

 
 

책장을 넘기면 활짝 웃고 있는 저자의 모습과 함께 이런 글이 있다.
"거울 속의 노인을 보고 흠칫 놀랐다. '이게 나라고?' 내 딴엔 거울 속 저 노인보다 젊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너털웃음을 짓자 거울 속 노인도 따라 웃는다. 거울 속의 당신은 나와 함께 나이 들어갔다. 그런데 나라고 생각하니 갑자기 젊어 보인다. 그래, 지금의 나를 외면하지 않으면, 오늘이 내 인생의 가장 젊은 날이다."

 

 

먼저 이 책의 구성이 독특하다. 우리네 인생을 사계절로 나누어 봄,여름,가을,겨울에 해당하는 시기에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이야기를 건넨다. 네팔에서는 오래전부터 인생을 100세로 설정하고 이를 4등분하여 인생설계를 했는데, 이 책에서 그 방식을 차용한 셈이다. 삶의 첫 계절 봄은 25세까지로, 이 세상에 태어나 부모에게 배우고 사회에서 학습하는 시기인데, 이들에게 띄우는 편지가 1부 '세상과 나를 알아가는 그대에게'에 담겨있다. 두 번째 계절인 여름은 50세까지로, 익힌 것을 바탕으로 자신의 삶을 뜨겁게 사는 시기인데, 2부 '역할을 감내하며 오늘을 사는 그대에게'에 그들에게 띄우는 편지를 담았다. 75세까지는 되돌아보는 시기인 가을, 3부 '다시 온전한 나를 찾고자 하는 그대에게'에 저자 또한 그 시기를 보낸 사람으로서 편지를 적었다. 마지막으로 인생의 사계절이 끝나가는 시기 겨울, 힌두교에서는 76세 이후의 삶을 자유의 시기라고 한다. 4부 '행복하게 떠날 준비를 하는 그대에게'에 그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담았다.

 

이 책을 읽다보면 자신이 해당되는 시기에 대한 이야기에만 공감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지나온 계절인 봄, 현재에 해당되는 여름, 앞으로 다가올 가을, 겨울에 대한 이야기 모두 무엇인가 메시지를 던져주며 생각에 잠기게 한다. 이전 책에서도 느꼈지만, 이 책에서도 마찬가지로 내 마음과 일치되는 부분이 많다. 현재의 나와 내 주변을 생각하며 점검하기에 좋은 글이다. 막힘없이 술술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을 느낀다. 부드럽게 읽어나가다가 문득 어느 한 구절에서 눈길이 멈춘다.

 

한 번 지나간 시간은 영원히 돌아오지 않습니다. 영원히 살 수 없는 우리는, 매순간 영원 속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을 뿐입니다. 이렇게 한정된 현재를 영원 속에 새기는 것이 인생이니, 소중하지 않은 순간이 있을까요? (27쪽)

한정된 현재를 영원 속에 새기는 것이 인생이라는 언급에 인생을 깊게 생각해본다. 소중하지 않은 순간이 어디 있을까? 왜 지나고 나서야 소중했다는 것을 깨닫는 정도로 '현재'에 인색했던 것일까? 현재의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인식하게 된다.

 

이 책도 역시 소제목에서 깊은 인상을 주는 것이 많다. 소제목을 읽는 것만으로도 내용의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당신이 만나는 사람들이 당신이 사는 세상입니다.' 라는 소제목에서 주는 메시지는 사람들의 관계를 되짚어보게 된다.

'좋은 세상에서 사는지, 나쁜 세상에서 사는지, 그것은 오늘 내가 누구를 만나느냐에 달렸습니다. 그리고 나 또한 상대방의 세상인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42쪽)

어떤 사람들과 함께 하느냐에 따라 나의 세상이 바뀌고, 나 또한 그들의 세상에 속하게 됨을 깨닫는다.

 

저자가 정신과 전문의이기 때문에, 그에 관련된 이야기도 볼 수 있는데, 일반 대중에게 쉽게 전달해주기에 마음에 들었다. 특히 '환자는 가족을 대표해서 앓는다.'는 말이 마음 속에 맴돈다. 대부분 자신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내세우기 때문에 이 말이 더욱 와닿았는지도 모르겠다.

정신의학 교과서에도 이런 말이 있습니다. '환자는 가족을 대표해서 앓는다.' 정신과 환자 중 꽤 많은 수가 가정환경과 가족 간 관계에서 병을 얻습니다. 표현이 극단적이지만 가해자는 가족 안에 있습니다. 결국 가정이 건강하지 못한 상태에서 가장 약한 사람이 마음의 병을 겪게 됩니다. 하지만 정작 환자를 데려온 가족은 자신은 정상이며 환자가 비정상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경우에 따라 의사는 보호자인 가족 또한 관찰해야 합니다. (157쪽)

 

 

 

 

이 책에서는 캘리그라피 작품을 함께 볼 수 있다. 교보생명 '광화문 글판'의 대표 작가인 박병철의 작품은 초중교과서 및 각종 제품의 브랜드, 광고, 달력, 출판물에서 볼 수 있다. 캘리그라피 작품이 글 사이사이에 있어서 전체적인 분위기를 상승시켜준다. 바라보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천천히 멈춰서서 생각에 잠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작품이다. 작품 감상을 함께 할 수 있기에 전체적인 분위기에 빠져들기 수월했고, 강한 인상을 남기게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근후 박사가 전하는 행복한 오늘을 사는 지혜를 엿보고 싶다면, 편안한 마음으로 인생을 점검해보고 싶다면, 이 책이 도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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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의 경제학
폴 크루그먼 지음, 안진환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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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이라는 단어를 보면 먼저 드는 생각은 '어려운 것'이다. 알고 싶지만 알기 힘들고, 읽고 또 읽어도 무슨 말인지 난해해서 변죽만 울리게 된다. 그저 '그래도 계속 접하다보면 어느 정도는 알게 되겠지.' 막연한 생각 뿐이었다. 이 책은 이런 나에게 어렵지 않게 다가온 책이다. '그게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그럼 이렇게 생각해보면 어때?' 편안하고 부드럽게 다가온다. 조금은 경직된 마음으로 불황의 경제학을 어떻게 바라보면 될지 도전적인 자세로 접근한 나에게 '경제도 우리 삶에서 나오는거야.'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라고 일러준다. 이토록 눈에 쏙 들어오는 경제학이라니! 이 책을 통해 거시적인 안목으로 세계 경제를 바라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먼저 이 책의 맨 앞에 있는 '폴 크루그먼과 이 책에 대한 세계 언론의 서평'을 짚고 넘어가야겠다.

▶불황의 경제학』은 읽을 가치가 충분한 책이다.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쓰인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지난 20여 년 간 전 세계에서 일어났던 금융과 경제 붕괴의 비극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 _로이터

▶크루그먼의 솜씨는 대단하다. 복잡한 경제 문제들의 숲과 나무를 함께 보고, 이를 알기 쉽게 해설한다. 어이없을 만큼 간단하게 설명해주기 때문에 독자들은 종종 다음과 같이 자문하게 된다. 왜 나는 이런 생각을 진작 못했던 거지?_보스턴글로브

▶지금까지 경제학의 핵심 명제는 공짜 점심은 없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크루그먼은 공짜 점심은 있다고, 다만 이것을 어떻게 가져오는지 알면 된다고 말한다._가디언

가끔은 책의 추천사를 보고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은 읽어보면 앞에 나열한 세계 언론의 서평이 딱 들어맞는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폴 크루그먼은 2008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이자 프린스턴 대학교의 경제학 및 국제관계학 교수이다. 혹시 교수의 글이 난해하고 읽기 어렵다는 선입견이 있다면, 이 책은 그런 선입견도 깨주는 역할을 할 것이다. 나에게도 그랬으니까.

 

 

저자는 이야기한다. '나는 이 책을 무미건조한 경제학 전문서로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딱딱한 방정식이나 어려운 도표, 알쏭달쏭한 전문용어 등은 가급적 피했다. 나 역시 명망 높은 경제학자로서 아무나 읽지 못하는 어려운 글을 쓸 수 있는 능력은 충분하다. 또한(나 자신의 것을 포함해서) 그 읽기 어려운 글들이 이 책의 이론적 바탕이 되어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 세상이 필요로 하는 것은 충분한 정보에 입각한 행동이다. 이런 종류의 행동이 일어나도록 유도하려면 경제학 박사 학위를 가진 사람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식으로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개진되어야 한다." (들어가는 말 中 12쪽)

 

보스턴글로브의 추천사에서 언급한 것처럼 이 책은 '복잡한 경제 문제들의 숲과 나무를 함께 보고, 이를 알기 쉽게 해설한다.' 경제학 서적이지만 '경제는 정치적 배경을 벗어날 수 없다'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사실 우리의 삶이 그렇듯이 모든 것이 복합적으로 맞물려 포괄적인 그림을 그리고 있기에, 전체적인 것을 아우르면서도 세세한 부분까지 속속들이 언급한다. 세계의 전반적인 흐름에서 아시아 각국의 문제까지, 이 책을 읽으며 하나 하나 짚어보게 된다.

 

 

이 책에서 자주 나오는 이야기가 있는데, 『세계가 만일 100명의 마을이라면』을 읽을 때의 느낌이 떠올랐다. 그 책을 통해 세계를 100명이 사는 마을로 축소시켜 살펴본 세상은 좀더 이해하기 쉬웠다. 나는 왜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생각했다. 마찬가지로 이 책에서는 '베이비시팅 협동조합'에 관한 이야기가 자주 언급된다. 이 이야기는 조안(Joan Sweeney)과 리처드 스위니(Richard Sweeney) 부부가 1978년 「통화이론과 그레이트 캐피톨힐 베이비시팅 협동조합의 위기」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기사의 내용이다. 그 이야기를 적재적소에 끌어들여 독자가 이해할 수 있는 폭을 넓혀주었다. 언뜻 보면 그 일화로 무엇을 설명할 수 있을까 의아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다보면 잘 들어맞는 표현에 감탄하게 된다. 거창하게 생각하면 어렵기만 한 세계 경제를 베이비시팅 협동조합의 예를 들어가며 설명해주니 이해의 속도가 빨랐다.

 

 

문제라고 생각하면 문제가 되고,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면 문제가 아니라고 했던가? 얼핏보면 먹고 사는데에 더 힘들어지는 상황이 올까 생각되지만, 불황, 공황, 그런 단어들에 마음이 움츠러드는 느낌이 든다. 다행히도 저자는 공황까지는 이르지 않을 것이라 이야기한다. "세계 경제는 공황에 빠지지 않았다. 현재의 위기 규모가 크긴 하지만 세계 경제는 십중팔구(100퍼센트 확신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공황에 이르지 않을 것이다. 공황 자체는 재현되지 않겠지만 (1930년대 이후로 잊고 있던) 불황 경제학이 놀라운 컴백을 했다." 이 책에서는 세계경제상황을 짚어준 이후, 불황 경제학에 대해 말하며, 비상 상황에 대한 대처 방법을 이야기해준다. 물론 개인이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이 책의 흐름대로 전체의 큰 틀에서 과거, 현재, 미래로 이어지는 큰 그림을 보며, 어떤 방식으로 가면 좋을지 방향을 짐작해본다.

 

'경제학'이라는 것을 이렇게 대중적이고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의 의미가 크다는 생각이다. 경제에 문외한이라고 생각되거나, 경제를 낯설고 어렵게만 느끼는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어렵게만 생각하지말고 이렇게 생각해보자. 의외로 간단하다'고 일러준다. 눈에 쏙쏙 들어온다. 편안하게 읽으며 불황의 경제학에 대해 거시적인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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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28 21:23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