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마흔, 붙잡아주는 화두
이지형 지음 / 흐름출판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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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을 불혹이라고 한다. 마흔이 되면 흔들리지 않고 안정된 삶을 살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이런 생각을 한 건 나뿐만은 아니었나보다. 머리말에 적힌 저자의 글을 보고 동시대에 살아가는 마흔 부근의 사람들이 공감을 많이 할 것이다. '마흔, 불혹이 망상임을 깨닫는 나이다. 잃어버린 것들에 대한 아쉬움에 휩싸여(과거), 불확실한 전망을 두려워하고(미래), 발 디딜 곳 마땅찮은 처지를 한탄하며(현재) 흔들린다. (6쪽)' 이 책은 삶에 지친 사람들, 흔들릴 때 단단히 붙잡아 나를 지탱해줄 수 있는 것이 바로 화두라고 하며, 화두들을 새롭게 분류하고 요즘 입맛에 맞게 풀이한 책이다.

 

요즘의 내 마음에 부합하는 책이다. 다양한 책을 읽으며 흔들리는 나를 붙들어매고 싶었지만 여전히 흔들리고 있다는 것은 핵심을 짚어내지 못하고 곁가지의 흔들림에만 관심을 집중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꽉 틀어쥐고 있던 물건들을 정리하며 애정을 갖고 관리할 것들만 추리고,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공허한 모임을 최대한 자제하게 된다. 마음의 번뇌를 리셋하며 복잡한 마음의 곁가지를 쳐내고 단순하게 내면을 들여다보니 이제는 화두 하나 붙잡아두고 생각을 집중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런 지금 이 책의 선택은 적절했다.

 

이 책에는 총 12장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옛사람들의 다양한 선문답을 훑어보는 것이 첫 번째 즐거움이고, 그에 이어지는 저자의 이야기를 보는 것이 두 번째 즐거움이었다.

보름달 밝게 뜬 어느 밤, 암두가 친구인 설봉, 흠산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암두가 맑은 물이 담긴 그릇을 기습적으로 가리키더니 동료들의 반응을 구한다. 흠산이 나선다.

"물이 맑으면 달이 나타나게 마련이지!"

설봉이 뒤따른다.

"물이 맑으면 달이 사라지지!"

암두는 아무 말 없이 일어나더니 물그릇을 발로 걷어차고 나가버렸다. (27쪽)

'판을 엎으면 새로운 세계가 열린다'라는 제목의 글 첫머리에 나오는 선문답이다. 두 사람을 통해 한 사물을 바라보는 두 가지 극단의 시각이 제시되었다면 판을 깔아놓은 암두는 물그릇을 확 차버리면서 스스로 판을 깨버린 것이다. 사물을 바라보는 이분법을 깨면 새로운 시각이 열릴 것이다. 이에 이어 알렉산드로의 고르디우스의 매듭 일화라든가 콜럼버스의 달걀 일화를 언급하며 프레임을 바꾸는 일에 대해 논한다.

 

선문답을 차근차근 읽으며 지금의 나에게 강하게 와닿은 부분이 무엇인가 살펴보니, '내려놓고 또 내려놓고'에 있었다.

한 스님이 조주를 찾아와 물었다.

"저는 일체를 버리고 텅 비운 마음으로 이곳에 왔습니다."

조주가 말했다.

"내려놓게 放下着!"

"네? 무얼 내려놓으란 말씀입니까?"

조주가 다시 말했다.

"그럼, 짊어지고 가든가 着得去!" (113쪽)

"방하착!"과 "착득거!"라는 두 마디의 말은 나를 깊은 생각에 잠기게 한다.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고 말하는 그 순간마저도, 짊어지고 갈 또 다른 짐들을 꾸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저자의 질문에 깊이 공감하게 된다.

 

이 책은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도 짤막하게 읽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한꺼번에 많은 분량을 읽는 것보다는 조금씩 읽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선문답은 궁서체로 담겨있으니 좀더 곱씹으며 천천히 읽는 것을 추천한다. '곁가지 다 쳐내고 딱 하나만 붙들고 살자!'는 표지의 글처럼 복잡한 마음 상태를 정리하고, 정리한 마음마저 한 차례 걸러내는 데에 도움이 되는 책이다. 그러다보면 내 마음에 어떤 것을 담고 지내야할지 보이게 된다. "방하착!"과 "착득거!"를 조용히 읇조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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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뇌 리셋 연습장
코이케 류노스케 글.그림, 김대환 옮김 / 잇북(Itbook)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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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이 복잡해질 때가 있다. 지나고 보면 아무 것도 아닌 일이 당시에는 심각하고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서 우왕좌왕한다. 살아가는 것이 버겁게 느껴질 때에는 몸과 마음이 지친 경우이다. 이럴 때에는 책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코이케 류노스케의 책을 읽어보기로 했다. 예전에 『생각 버리기 연습』을 읽으며 너무 무겁지도 않고 너무 가볍지도 않은 적당함이 마음에 들었던 기억을 떠올린다. 『버리고 사는 연습』또한 쉬운 언어로 핵심을 짚어주는 듯 구성되어 있다. 그것이 코이케 류노스케의 글 스타일인가보다. 코이케 류노스케는 도쿄대학교 교양학부를 졸업하고 현재 도쿄 세타가야 소재의 쓰쿠요미 사에서 주지로 일하고 있다.

 

코이케 류노스케는 2003년부터 웹사이트 '가출공간'을 열어 직접 그린 네 컷 만화와 에세이, 상담을 통해 마음 다스리는 법을 소개하고 있다. 심오한 내용을 네 컷 만화에 담았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이전 책에서도 그랬듯이 심오한 내용을 네 컷 만화와 에세이를 통해 대중에게 쉽게 어필하는 것이 그의 장점이다. 쉽게 읽으며 사색에 잠기고 싶다는 생각에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네 컷 만화만 가볍게 훌훌 건너뛰면서 읽다가 문득 깨닫고 나면 인간의 마음에 대한 개념이 잡히기도 하고, 마음속에 소용돌이치고 있는 번뇌가 한결 가벼워지기도 하는 장치를 마련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손에 들고 읽는 동안 때 묻은 번뇌를 리셋하는 연습이 될지도 모릅니다. (5쪽)

이 책을 대할 때 처음에는 네 컷 만화 위주로 읽어나가는 것이 좋다. 귀여운 동자스님과 참새 짹짹이, 야옹이, 곰돌이 등의 캐릭터가 깔끔하고 담백하게 다가온다. 슬슬 넘기며 네 컷 만화를 읽다보면 저자가 말하는 것을 좀더 보고 싶은 욕망이 생기게 된다. 그때에는 이어지는 설명을 좀더 읽어나간다. 그 안에는 우리의 일상이 들어있기도 하고, 어느 순간 인간의 마음을 잘 표현하기도 한다. 좀더 심오해지면 불교 이론이 나오기도 하고 《금강경》등의 경전이 들어있기도 하다.

 

이 책의 제목은 『번뇌 리셋 연습장』이다. 읽다보니 생각보다 마음속의 번뇌를 리셋하는 기능을 제대로 해낼 거라 기대된다. 일단 네 컷 만화 속의 캐릭터가 마음에 들었고, 내용도 무거움과 가벼움을 적당히 아우르며 균형이 잡혀있다. 스르륵 넘기다가 마음에 강하게 와닿는 부분을 오늘의 화두로 삼아도 좋을 것이다. 내가 오늘의 화두로 삼은 것은 '마음의 실밥 뽑기'이다. 네 컷 만화와 함께 저자의 글이 이어진다.

자기 이미지를 만든다. 그때마다 우리들의 마음에는 바느질 자국이 하나씩 늘어납니다. 바느질 자국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꼼짝 달싹 못하게 되어 자기가 누구인지,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 등을 전혀 모르게 됩니다. 그러기에 불도를 마음에 꿰맨 실밥을 뽑아내는 길이라고도 하는가 봅니다. 그런데 자기 이미지를 의식하는 '만'의 마음이 생길 때면, 마음에 바느질 자국을 만들 때면, 반드시 쾌감이나 불쾌감이 생길 것입니다...(중략)...무엇보다도 '만'의 마음이 나온 순간 그것을 붙잡아둘 수 있다면, 그만큼 '만'의 바느질 자국을 한 땀씩 없앨 수 있게 됩니다. 천의무봉까지는 갈 수 없더라도 더러운 바느질 자국이 줄어들도록 꾸준히 실밥을 뽑아야 합니다. (128~129쪽)

 

이 책을 복잡한 생각이 들 때 꺼내 들어서 내 마음속 번뇌를 리셋하는 데에 사용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꾸밈없는 산뜻한 기분이 느껴진다. 복잡한 마음의 곁가지를 쳐내고 단순하게 내면을 들여다보고 싶을 때, 불교의 시각을 잠깐 빌려 세상사를 바라보고 싶을 때, 특히 와닿는 내용이 많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쉬운 언어로 담담하게 핵심을 짚어주는 듯한 이야기에 이 책을 읽으며 마음속을 청소하는 시간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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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실천하는 인문학 - 꽉 막힌 세상, 문사철에서 길을 찾다
최효찬 지음 / 와이즈베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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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들어 인문학 공부에 관한 책을 여러 차례 읽게 된다. 이것도 인연이라는 생각이 든다. 무작정 책을 읽기 시작하던 때에는 어떤 책이 좋은 책인지 판단이 안 되고 막연하기만 했는데, 책을 읽다보니 내 곁에 두고 여러 번 읽고 싶은 책을 걸러내게 된다. 정신이 번쩍 드는 책이 나를 키운다. 잠이 들려고 하다가도 깨게 되는 것은 순전히 책덕분이다. 그 책이 나를 깨우는 것이다. 내 생각을 변화시키고 나를 뒤흔들며 일깨우는 책을 읽는 것이 진정한 독서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책을 찾기 위한 과정이 독서이고, 독서를 통해 실천의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 독서의 이유가 될 것이다. 책을 읽고 변화하지 않는다면 책을 읽는 것은 쓸데없이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 될테니 말이다.

 

이 책도 인문학 공부를 강조하는 책이다. "사색은 검색보다 강하다. 자신을 바꾸는 인문학 교실"이라고 빨간 글씨로 강조되어 있다. 위대한 인문학 현자들의 지혜에서 찾아낸 촌철살인의 교훈을 이 책 속에서 건져내본다. 독서인구가 점점 줄고 있는 시대적 분위기는 안타깝기만 하다. 꽉 막힌 세상에서 길을 찾기 위해서 인문학 공부가 중시되어야 한다. 이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인문학 공부는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으니까.

 

이 책의 저자는 최효찬. 1998년에 첫 책을 낸 이후 지금까지 서른 권 가까운 책을 출간했고, 자녀 교육과 독서 교육 분야, 인문학을 아우르며 융합적인 글쓰기를 하면서 자신만의 오솔길을 걸어가고 있다고 한다. 이 오솔길을 걸어가는 데 최고의 친구는 인문 고전을 비롯한 책들이다. 책을 읽은 뒤 인상 깊은 내용을 기록하는 '초서'를 습관처럼 하는 것이 그의 비법이다. 초서는 다산 정약용과 퇴계 이황이 즐겨했던 것인데, 훨씬 더 생산적인 독서를 할 수 있을 것이고 글쓰기에도 한층 자신감을 얻으며 어느날 문득 내공이 한층 깊어진 것을 느끼고 깜짝 놀라게 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이 책은 크게 5장으로 나뉜다. '새로움을 상상하다','마음가짐을 얻다','관계를 배우다','공부법을 정리하다','인생을 깨닫다' 이렇게 다섯 장에 총 48가지 이야기가 담겨있다. 방대한 독서와 사색으로 인문학 공부에 대한 동기부여를 해준다. 이 책을 통해 헤르만 헤세, 장 자크 루소, 생텍쥐페리, 퇴계 이황, 스티브 잡스, 니코스 카잔차키스 등의 이야기를 보게 되는 것이 흥미로웠다. 다양한 주제로 마음 속을 들여다보고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다. 어떤 사람에 대해 더 알고 싶은지, 어떤 책을 읽을지 방향을 조정해본다.

 

다양한 부분에서 사색에 잠길 수 있도록 제시해주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었다. 어떤 글이 눈에 들어오느냐에 따라 지금 나의 마음 상태를 짐작할 수 있다.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누군가의 어느 한 부분이 이해가 되지 않고 마음에 들지 않은 나에게 남회근의 말이 강하게 들어온다.

"소위 군자와 소인의 차이란 어떤 절대적인 경계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군자도 수시로 소인으로 변할 수 있고, 소인 또한 때로는 군자의 도를 지닐 수 있습니다." 이는 중국의 현자로 통하는 남회근이 쓴 『주역계사』에 나오는 말이다...(중략)..."좋은 사람도 어떨 때는 아주 나쁠 수 있습니다. 그 사람이 평시에 너무 좋았기 때문에 오히려 원래 나쁜 사람보다도 훨씬 더 감수하기 힘들 수 있습니다. 좋은 사람이기 때문에 도리어 고집스럽고 융통성이 없습니다. 아무리 바꾸려고 설득해도 바뀌지 않습니다. 원래 나쁜 사람보다 더 곤란하지요." (105쪽)

 

이 책을 읽으며 초서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 것도 큰 수확이다. 좀더 체계적으로 꾸준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산은 제자들에게 끊임없이 초서(책을 읽고 자신의 주견에 맞게 문장을 베끼는 것)를 하라고 요구했다. 나아가 제자들과 초서를 하고 이를 묶어 책으로 엮었다. 스승과 제자의 공동 작업인 셈인데, 다산이 500권을 저술하고 편저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제자들과 그 자신의 초서가 큰 기여를 했던 것이다. (228쪽)

 

인문고전은 읽을 때마다 다른 부분에서 나를 자극한다.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내가 전혀 다른 감상을 하기도 하고,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나와 타인이 전혀 다른 부분에서 공감하기도 한다. 혼자 읽는 것도 좋지만 함께 읽고 의견을 나누며 소통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이 책은 인문학 공부를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소통의 의미가 될 것이고, 인문학 공부의 입문을 망설이는 사람들에게는 동기 부여가 될 것이다.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에게 실천의 계기가 될 수 있는 책이다. 인문학 독서와 초서를 하고 싶게 만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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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수업 - 온전한 나로 살아가기 위한 최고의 질문
박웅현 외 지음, 마이크임팩트 기획 / 알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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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위험한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생각을 하고 감정에 휘둘리다보면 마음이 복잡해지니 바로 책장을 접듯 생각을 접는 것이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의 나는 사람이 되고자 한 것이 아니라 기계가 되고 싶었나보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찔하지만 나자신을 잃어버리는 전형적인 방법으로 휩쓸려 들어가고자 했던 것이다. 자발적으로 생각없이 살며 그대로 시간만 지나가길 바랐던 모양이다.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내가 다른 점은 책을 읽으며 생각하는 시간을 보내고 주체적으로 살려고 한다는 것이다. 행복을 무작정 유예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내 마음이 편하다면 그것이 행복한 감정이라는 것을 순간순간 느끼는 것이다. 어떤 일을 할 때 '왜'라는 질문을 하기보다는 수동적으로 따를 때가 많았다. 하지만 달라지겠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시작이라고 본다.

 

이 책은 박웅현, 진중권, 고미숙, 장대익, 장하성, 데니스 홍, 조한혜정, 이명현, 안병옥 등의 강연을 모은 것이다. 2015년 1월 이틀에 걸쳐 15시간 동안 펼쳐진 지식 컨퍼런스에서 다양한 분야에 있는 학자들이 청중들과 함께 소통함 뜨거운 열기를 채운 것이다. 질문을 하지 않는 분위기에서 학창시절을 보냈고 스스로 생각하기 보다는 지식을 흡입하는 데에 익숙했던 우리에게 '생각 수업'은 조금 낯설게 다가올 수도 있다. 하지만 정치, 경제, 사회, 환경, 과학 등 다양한 분야를 대표하는 연사들은 다양한 관점에서 지적 사유의 장을 마련해주었고, 이틀간의 강연은 이렇게 정리되어 책으로 출간된 것이다.

 

이 책은 강연을 글로 담아낸 책이기 때문에 현장에서 직접 강연을 듣는 듯 생생한 느낌으로 읽어나가게 되었다. '인문학'이나 '강연' 같은 단어를 전혀 무겁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그냥 편안한 마음으로 '어디 한 번 들어나볼까?'하는 정도의 가벼운 생각으로 접근해도 좋은 책이다. 읽다보면 지금의 나에게 꼭 필요한 문장이 톡톡 튀어나와 나에게 질문을 한다. 거기에 대한 답변을 찾아가는 것이 이 책을 읽는 여정이다.

 

이 책은 총 9장으로 나뉜다.

박웅현의 '왜는 왜 필요한가', 진중권의 '우리는 왜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가', 고미숙의 '나는 내 삶의 주인으로 살고 있는가', 장대익의 '과학은 가치에 침묵하는가', 장하성의 '자본주의가 정의로울 수 있는가', 데니스 홍의 '생각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조한혜정의 '누구와 함께 살 것인가', 이명현의 '우리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안병옥의 '우리는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가'

광고인, 미학자, 고전평론가, 과학철학자, 경제경영학자, 과학자, 문화인류학자, 천문학자, 환경학자 등 활동 분야도 다양하고 그들의 이야기는 각각의 특색이 있어서 다방면으로 생각할 수 있는 소재를 던져준다.

 

지금은 어떤 시대를 닮았다고 생각하세요? 그리스로마시대인가요, 중세시대인가요? 저는 중세라고 생각합니다. 신의 자리에 대신 돈을 앉히면 맞을 것 같아요. 우리는 묻지 않습니다. 우리가 무엇을 원하고, 왜 하는지 질문을 던지지 않습니다. 그 질문이 돈을 버는 데 방해가 되기 때문입니다. 마치 신을 모시는 데 방해가 된다며 공부도 생각도 그만둔 성 베네딕투스처럼, 우리는 돈을 벌어야 하는데 시간도 없고 도움도 안 된다며 책을 읽지 않습니다. 대신 취업 공부를 하고, 스펙 관리를 합니다. (17쪽_박웅현)

그 시대를 사는 사람은 객관적으로 자신들의 모습을 바라보기 힘들다. 한참 지난 후에야 그 모습이 보일 것이다. 당연스레 생각하던 모습이 낯설게 느껴진다. 질문을 하지 않으며 돈에 매달리는 분위기에서 결코 자유로워질수는 없지만 선택은 지금의 나에게 달려있다는 것을 잘 안다.

 

정치,경제 등 우리 사회 안에서 볼 수 있는 문제를 시작으로 우주적인 관점에서 생각해보는 식으로 마무리된다. 결과적으로 다방면에서 생각해볼 수 있어서 뇌가 깨어나는 시간을 갖게 된다는 점이 의미 있었다. 눈앞에 닥친 일을 해치우느라 정신없지만 이 책을 읽는 시간 만큼은 내 안의 나를 깨우며 생각에 잠길 수 있어서 좋았다. 현장에서 강연을 듣는 듯한 느낌으로 부담없이 이 책을 읽되 생각은 깊이 잠기게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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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를 사로 잡는 0.3초 SNAP
패티 우드 지음, 김고명 옮김 / 북앳북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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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주변에서 어떤 사람을 만나게 되든 첫 만남의 순간이 있다. 첫눈에 호감이 가는 사람도 있고, 가까이 하고 싶지 않아 경계심이 생기는 사람도 있다. 별로 인상적이지 않은 사람도 있고, 왜 이제야 만나게 되었는지 안타까워지는 사람도 있다. 나또한 다른 사람들에게 내가 느낀 다양한 첫인상 중 하나로 기억될 것이다. 그동안은 사람은 한 번 봐서는 알지 못한다거나, 겉모습보다는 속마음을 중시하는 분위기에서 첫인상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지는 않기로 했었다. 하지만 사람을 알고 지내다가 틀어질 경우에 떠올려보면 첫인상에서 후한 점수를 주지 못한 것이 떠오르는 일이 여러 번 있었다. 그러다보니 다른 사람의 첫인상을 심도있게 기억하고, 나의 첫인상을 좋게 만들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중에 이 책이 눈에 들어왔다. '상대를 사로잡는 0.3초'라는 제목에 눈길이 갔다. 0.3초에 상대를 사로잡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 호기심이 생겼다. 스냅의 비밀을 알게 되면 가능하리라 생각되어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연구 결과를 보면 신기하게도 우리는 누군가를 처음 만날 때 1초도 안 되는 시간, 그야말로 찰나에 그 사람을 좋아하고 말고를 결정짓는다. 이게 '스냅 인상'이다. 스냅 인상은 빠르고 강력하며 기막히게 정확하다. 우리는 스냅 인상을 주고받는 능력을 타고나기 때문이다.(7쪽)

 

이 책의 저자는 패티우드. 《워싱턴 포스트》가 '보디랭귀지 전문가의 표본'이라 일컫고 《뉴욕 타임스》가 보디랭귀지 전도사로 인정한 저자는 첫인상, 보디랭귀지, 비언어적 의사소통을 연구하고 컨설팅하는 전문가로서 포춘 500대 기업, 전국 규모 단체, 사법,검찰,경찰기관을 대상으로 활발한 강연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 책은 총 10챕터로 나뉜다. 스냅 인상 주고받기, 몸으로 인사하기, 첫인상의 얼굴 등을 보며 스냅 인상을 어떻게 읽어낼지 짚어주고, 요즘 시대에 맞게 전화,이메일,SNS와 휴대용 전자기기로 좋은 인상 주는 법도 다루고 있어서 도움이 된다. 면접, 영업, 발표, 협상의 달인이 되는 법을 다룬 비즈니스 성공 인상 만들기, 데이트나 사교 모임에서 매력 발산하기 등 비즈니스와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정보도 제공해준다. 

 

이 책에는 읽을거리가 풍성하여 흥미롭게 읽어나갈 수 있다. '과학으로 풀어보는 첫인상의 비밀'이나 '포옹 회피 기술', '남자와 대화할 때 나란히 앉거나 서야 하는 다섯 가지 이유'와 '너는 나를 보고 나는 너를 본다' 등 박스 안에 적힌 글이 '쉬어가는 코너'처럼 흥미로우면서도 실질적인 정보를 다루고 있어서 눈에 들어왔다. 책의 내용을 책 속에서만이 아니라 실생활에서도 체크해볼 수 있는 '실습' 코너도 인상적이다. '어디에 앉을까?'의 경우에 상황을 제시해주고 답을 알려주는데, 실제로 해보고 결과를 체크해보는 것도 유용할 것이다.

 

이 책을 보며 아는 것은 더욱 돈독하게 하고, 모르는 것은 새롭게 알게 되어 기분이 좋다. 완벽한 악수의 비결, 첫인상을 향상하기 위한 눈 맞춤 팁 12가지, 진짜 미소와 가짜 미소를 구별하는 법, 다양한 팔짱의 종류와 의미 등은 당장 기억해두고 활용하기로 했고, 테크노 인상의 4대 원칙은 누군가를 만났을 때 꼭 염두에 두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온 국민이 고개를 숙이고 사는 나라가 있다. 왜? 기가 죽어서? 동전을 주우려고? 신발이 안 보일 만큼 살이 찐 건 아닌지 확인하려고?" 애나 T. 콜린즈가 사람들이 전자기기를 내려다보며 사는 세상을 희화해서 한 말이다. 실제로 요즘 많은 사람이 고개를 푹 숙이고 신통한 전자기기에 코를 박고 지내고 있다. 문자를 보내고 전화를 하는 등 어떤 식으로든 휴대용 기기로 교류할 때는 상대방만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이 어떤 인상을 받을지도 꼭 생각해봐야 한다. (206쪽)

'남들에게 나는 어떻게 보일까' 챕터를 보며, 남들이 무엇을 보는지 알고 첫인상 만들기의 중요성을 인식해보았다. 특히 '실습- 자기 분석'은 꼼꼼하고 세세하게 나자신의 모습을 분석해볼 수 있어서 스스로의 인상을 점검하고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자신에게 필요한 부분이 두드러져 눈에 쏙 들어올 것이다. 책으로만 읽는 지식이 아니라 직접 활용해보고 나만의 비법으로 기억해놓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읽고 실천해볼 수 있는 유용한 책이다. 나도 기억하지 못하는 내 몸의 신호를 조심스레 읽어보는 시간이 되었다. 타인들이 인지하지 못하고 행동하며 인상을 만들어낼 때, 그것을 읽어내고 인간 관계를 돈독히 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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